침대의 목적
다나베 세이코 지음, 조찬희 옮김 / 단숨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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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도 사랑도 자연스럽게~~침대의 목적

 

 

 

 

연애의 결과가 꼭 결혼이어야 할까. 단 한 번의 결혼을 위해 얼마나 많은 연애가 필요할까.

 

결혼을 위한 준비 단계에서 여자들이 거치는 과정들은 무엇일까.

 

어떤 남자가 나의 결혼 상대로 괜찮을까.

 

 

 

 

<침대의 목적>

 

이 책은 일본판 <섹스 앤 더 시티> 라고 할까.

 

일본에서 12부작 드라마로 인기를 끈 소설이다.

 

저자는 일본의 대표 여성작가인 다나베 세이코다.

 

 

 

주인공 아카리는 작은 무역회사에 다니는 10년차 커리어우먼이고 31살의 미혼이다.

 

 직장에선 베테랑이지만 아직도 미혼인 점이 왠지 주눅 들게 한다.

 

결혼이 마음대로 안 될뿐더러 남자들이 프러포즈를 안한다는 게 요즘 그녀의 고민이다.

 

 

 

 

 

결혼이 생각보다 쉽지 않게 되자, 이전에 살던 여성전용아파트를 정리하고 5층짜리 맨션으로

 

독립을 한다. 좋아하는 물건으로 원룸을 채우고 가구점에서 특별히 제작한 더블 침대를

 

구입하게 된다. 마치 결혼의 희망을 침대에 건 것처럼. 이젠 침대에서 함께 사랑을 나누고,

 

 함께 아침을 맞이 할 남자만 있으면 된다.

 

준비된 여자, 좋은 여자 스타일의 상차림이 완성된 것이다.

 

 

 

올드미스인 그녀가 요즘 언제 어디서나 무의식적으로 하는 습관이 있다면

 

'결혼할 남자가 있다면' 하고 상상하는 것이다. '나 이렇게 하고 싶어. 이렇게 해줘.' 라고

 

 

조르고 싶은 사람이 옆에 있었으면 싶은 것이다. 아카리는 스스로를 어른스럽지만

 

순진한 여자, 나이도 적당히 먹었으나 아직은 백마 탄 왕자를 기다리는 순정녀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남자에 대해서는 개방적인 편이다.

 

 

그녀의 친구인 요시코는 대학 동창이다. 아직 남자 경험이 없는 낭만 처녀. 부모님의

 

과보호 속에 아직도 통금 시간을 지켜야 하며 독립은 꿈도 못 꾸는 처지다.

 

 

 

아카리 주변엔 연하남 후미오가 있다. 귀엽기는 하지만 듬직함과 기대고 싶은 마음이

 

생기지 않는 남자다. '한 번 해볼래?'는 그의 노래다.

 

직장 거래처로 알게 된 스미타미는 49의 기혼남. 그는 말솜씨로 여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줄 아는 사냥꾼이다.

 

직장동료인 우메모토는 이야기도 통하고 요리도 할 줄 알고 민첩성도 있지만

 

결혼까지는 아니다. 고상한 부분이 오히려 '그럴 마음'을 느끼지 못하게 하는 지도

 

모른다.

 

 

 

아카리는 개방적인 연애관을 가졌지만 결혼이 종착역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이젠 자유연애의 단계를 벗어나 진지한 결혼을 하고 싶어 한다. 하지만

 

아무리 주변을 둘러봐도 딱히 마음에 드는 남자가 없다.

 

 

 

나 때문에 애타하는 남자들이 내 주변에서 맴돌고 있으면 좋겠어.

 

그러다 '이 사람이다' 싶은 남자랑 결혼하는 거야. 나는 여자의 그런 인생을

 

꿈꿔왔다. 결혼도 하지 않을 남자랑 더는 복잡하게 얽히고 싶지 않다.

 

......

 

어머나, 이 남자 참 편리한 남자네! 이런 걸 해주는 남자를 다른 여자한테

 

넘길 수야 없지. 나는 우메모토에게 맹렬히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

 

나이는 겉으로만 먹는 게 아니라고. 남자가 진심으로 감동한 건지

 

그냥 하는 말인지 후각으로 구별할 수도 있는 연륜 있는 여자란 말이야.

 

(본문 중에서)

 

 

 

 

그러다 원룸의 옆 건물에 있는 학원 강사인 규타를 알게 된다. 동네에 버려진 소파를

 

혼자서 낑낑 거리며 들고 오는데, 그가 대신 들어다 주겠다고 나선다. 그리고

 

소파를 리폼 해주고 작은 탁자 까지 만들어 준다. 지나치게 진심이고 지나치게 현실적이면

 

 가족과 같은 느낌이지 남자 느낌은 없는데...

 

그래서 자신에 대한 관심이 없나 보다 싶었는데 .....

 

 

 

좋은 여자 스타일 , 준비된 여자의 완성은 침대라는 그녀.

그녀에게 침대는 과학이 아니라 감성인 셈이다.

침대를 장만하는 순간 결혼에 더욱 집착하게 되는  그녀의 이야기가 전혀 새롭지 않다. 

 

 

 

 

가볍게 만나 엔조이 하다가 불쑥 나이가 든다고 느껴지는 날부터 결혼을 생각하는 여자들

 

. 연애는 아무하고나 할 수가 있지만 결혼은 자격을 따지게 되고 끌림을 따지게 된다.

 

 그저 그런 결혼은 얼마나 무의미 한가.

 

자유가 지나치면 안정을 원하는 걸까.

 

연애와 결혼에 대한 그녀들의 수다는 식상한 듯하지만

 

언제나 그 나이엔 통과의례 같은 것이다.

 

 

 

 

 

이 소설은 더 나이가 들기 전에 안정을 찾고 싶어 하는 올드미스의 심리를

 

 

산뜻하게 그려냈다.

 

노골적이고 뻔한 이야기들이지만 이야기를 풀어내는 작가의 힘이 느껴진다.

 

저급하지 않고 민망하지 않은 수다의 연속에 읊조리는 묘미까지 있다.

 

솔직한 연애담을 물 흐르는 듯 풀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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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승직 상점 - 상 - 한국 자본주의의 첫발을 떼다
박상하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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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 최초의 기업인을 만나다^^ - 박승직 상점(상)

 

 

 

 

 

 

 

 

젊은 날, 나는 상인이 되고 싶었다. 그러나 누구도 그 길을 가르쳐 주는 이는 없었다. 나는 오직 스스로 그 길을 찾아 나서야만 했다. (본문 중에서)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기업이 두산이라고 한다. 올해가 창립 117주년이 되는 해이다.

박승직.

그는 두산 그룹의 창업자이다.

빈농의 아들로 태어났지만 상인의 본성을 타고난 걸까.

어릴 적 부터 아버지 심부름으로 송파 장터에 갈 때면 장사꾼들의 호객 행위, 장터 풍경에 신명이 나곤 했다. 그러다 세상물정을 알면 농사일이 힘들어진다는 아버지의 잔소리에도 불구하고 소작농으로 살기 싫다며 집을 나와 버린다.

 

 

 

 

나는 아버지처럼 살아가지 않으리라. 주어진 운명에 결코 그대로만 순응하진 않으리라. 은쟁반 위에 물그릇을 떠받들듯이 항상 기를 펴지 못한 채 파르르 떨리는 가슴으로 살아가야 하는, 나는 그런 아버지처럼은 살아가지 않으리라. 아버지로부터 대물림 받은 이 지긋지긋한 궁핍과 굴욕스러움을 내 자식에게 만은 결코 물려주지 않으리라. (본문 중에서)

 

 

 

 

그는 송파 장터에서 우연히 알게 된 또래 김만봉으로 인해 종로에 있는 석유전에 취업을 해 보부상이 된다. 이전과는 전혀 딴 세상에 온 듯, 그전과는 보이는 것도 달라 보이는 신비함에 며칠을 보내다 결국 아버지에게 끌려 다시 고향으로 간다.

 

 

 

아버지의 부탁으로 해남관아의 책실로 3년을 지내게 되면서 도움을 주게 된 쌀녀와 그녀의 오빠 맹추와 사랑과 우정을 쌓아간다. 3년이 지나 고향으로 올라오면서 쌀녀에게 받은 말늧 세 가지. 말의 씨라는 의미의 말늧은 하늘 만이 안다고 하는데.....

 

하늘만이 안다는 말늧 세 가지는 무엇일까.

 

 

 

 

다시 종로를 찾아 간 박승직은 석유전에서 행수로 일했던 김정우 진사를 찾아가 상인의 가르침을 받게 된다. 개성상인의 유래와 그들의 상도, 노자의 현실을 보는 안목, 행수가 직접 터득한 지식 등을 익히게 된다.

 

 

 

행수는 개성상인들의 스무 가지 상술을 다시금 다섯 가지 상략으로 묶어 설명했다. 다름 아닌 도전 정신과 근검절약, 정직과 믿음, 협력과 동료 우선, 기회의 포착과 발굴, 권력과의 거리 유지가 그것이었다. (본문 중에서)

 

 

 

상인의 스승이야말로 다름 아닌 노자라고 말했다.

.....

장자가 현실을 초월하여 해탈할 것을 가르친다면, 노자는 냉엄한 현실을 꿋꿋이 헤쳐 나가는 지혜를 가르치고 있다는 것이었다.

......

손자는 물의 형상을 보고서 이상적인 병법을 찾은 데 반해, 노자는 물의 형상을 보고서 이상적인 형상을 찾은 것이라네.

......

세상에 물만큼 약한 것이 없으면서도 또한 물만큼 강한 것을 이길 수 있는 것도 없다는 게 곧 노자의 발상이며, 중국인들이 전통적으로 갖는 지혜의 출발점이라는 것이다.

(본문 중에서)

 

 

 

 

 

세상에 태어날 때부터 가진다는 生知는 가장 확실한 자신의 자산이며 역량이라던 행수의 말에 그는 완전히 탈바꿈한다. 제대로 된 멘토를 만난 것이다. 그의 타고난 생지는 무엇이었을까.

 

 

 

 

 

 

유학을 중시하던 조선은 농업을 중시하고 상업을 천하게 여기던 나라였다.

일찌기 실용성에 눈을 뜬 실학자들이 상업의 중요성을 외쳤지만 그들은 정치 실세가 아니었기에 정책으로 펼칠 수는 없었다. 환영받지 못하는 직업인 상인에 그가 그토록 끌렸던 이유는 무엇일까.

 

 

조선말, 개항이후 서양문물과 일본문물이 급속도로 들어오면서 세상은 점점 변해져 간다. 열강들이 들어올수록 조선 상인들의 입지는 더욱 어려워져 가고...

 

 

 

 

 

처음에 보부상으로 일하며 전국을 떠돌던 박승직은 그 경험을 밑천으로 종로4가에 박승직상점을 열게 된다. 처음에는 포목 전문이었다가 박가분을 팔기도 했던 그.

그는 힘들 때마다 먹적골 행수가 일러 준 스무 가지 상술, 다섯 가지 상략, 사람의 됨됨이를 판별하는 여덟 가지 방법 등을 되새기며 힘을 얻었다.

 

 

포목 상인의 대표들과 모여 일본 상인들에 맞서 종로 상계를 지키기 위한 최초의 주식회사인 '광장주식회사'를 설립하기도 한다.

 

 

 

 

그가 성공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애초에 다짐했던 부지런함과 근검절약, 약속을 지켜 신뢰를 쌓아가자는 신념을 한시도 잊지 않았기 때문이리라.

 

 

 

 

 

 

 

이 책은 박승직의 삶을 소설 형식으로 슨 기업소설이자 위인전이다.

책 속에는 근대 종로의 모습, 자본주의자 태동하던 시절의 이야기, 가난을 물려주지 않으려 노력을 했던 선조들의 이야기가 들어 있다.

 

박승직의 차분한 성격, 비상한 머리, 끈질긴 집념, 불굴의 용기, 상도를 지키고자 했던 원칙 준수 등에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성공은 그저 얻는 것이 아님을 준비하고 실천하는 대범함이 있어야 함을 깨닫게 된다. 장수 기업이 되려면 창업주의 정신도 중요함을 느끼게 된다.

 

책 속에 덤으로 나온 개성 상인 ,즉 송상의 이야기가 흥미롭다.

노자, 장자, 공자, 맹자의 현실을 대하는 비교도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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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치드 매치드 시리즈 3
앨리 콘디 지음, 송경아 옮김 / 솟을북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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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창조적인 열망과 사랑과 믿음을 통제한다는 건 불가능함을 일깨운 소설. 가까운 미래의 모습이 어떨지는 모르겠지만 모두가 행복한 사회가 되었으면 하며 바라게 된다. 중고등학생들이 엄~청 좋아할 만한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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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치드 매치드 시리즈 3
앨리 콘디 지음, 송경아 옮김 / 솟을북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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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아무리 기억, 시, 사랑을 통제해도 자유와 사랑, 창의력은 본능!! - 리치드

 

 

 

기억, 행복, 사랑, 결혼, 질병, 직업.... 무엇 하나 마음대로 할 수가 없는 통제된 사회, 소사이어티.

몸의 조직 샘플을 보관하고 온갖 데이터를 저장해서 바코드로 지정하는 사회.

빨간색, 파란색, 녹색으로 된 알약으로 기억과 질병을 통제하고 언어와 감정까지 조절하는 소사이어티.

이렇게 시스템이 개인의 삶을 완벽히 통제하는 사회가 가능할까. 그 속에서도 행복이 존재할까.

 

 

20130720_085035_resized[1].jpg

 

 

 

 

<리치드>는 금단의 로맨틱 판타지 소설인 <매치드> 시리즈의 마지막 편이다. 1, 2 편을 읽지 않아서 인터넷 검색으로 대략의 줄거리를 파악하고 읽기 시작했다.

 

 

 

1편 <매치드>는 모든 것이 통제된 근 미래 사회를 배경으로 한다. 소사이어티에서는 센트럴의 오피셜들이 개인의 삶과 기억까지 결정한다.

17 살이 되면 중요한 의식인 '매칭파티'에서 반려자가 결정된다. 주인공 카시아의 반려자로 결정된 상대는 어린 시절부터 함께 해 온 가장 친한 친구인 믿음직스럽고 잘 생긴 잰더였다. 그러나 다음날 매칭상대의 정보가 들어 있는 마이크로카드에서 잰더가 아닌 다른 소년의 얼굴에 마음이 끌리게 되고,,,, 그는 '일탈자'로 평생을 소사이어티의 이면에서 조용히 살아가야 하는 카이였다 . 카시아는 잰더와 결혼하면 편안하고 행복하게 소사이어티의 시스템에 안주할 수 있다. 그래서 일탈자 카이에 대한 사랑은 혼란스럽기만 하다.

 

 

2편 <크로스드>는 금단의 사랑을 택한 카시아와 목숨이 위협받는 상황에서도 카시아를 다시 만나기 위해 길을 나서는 카이의 이야기다. 전쟁터의 총알받이로 끌려간 카이를 찾아 바깥 지방으로 향한 카시아는 마침내 그가 몇 개의 단서를 남기고 무사히 탈출했음을 알게 된다. 그 과정에서 그녀는 여태껏 자신이 살아온 것과는 달리, 시스템의 보호를 받지 못한 여러 종류의 삶을 만나게 된다. 두 연인은 황량한 바깥 지방에서 재회하지만 , 그들의 사랑을 방해하는 것은 소사이어티뿐만이 아니다.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며 드러나는 비밀들에 충격을 받게 된다.

 

 

 

 

 

모든 사람들의 인생을 통제하는 시스템 사회 소사이어티. 오피셜이라는 관리자들이 사람들을 통제하고 관리하는 일을 하지만 소사이어티에 반대하는 봉기세력은 인도자를 중심으로 반란을 계획한다.

 

 

이렇게 작은 반역의 행동들을 저지르는 사람이 나만이 아니라는 것을 안다.

 

흐름에 맞서 헤엄치는 사람들과 심연 속에서 천천히 움직이는 그림자들이 있다.

 

 나는 어두운 것이 태양 앞을 지나가면 위를 쳐다보는 사람이었고, 땅과 물이 하늘과

 

만나는 곳을 따라 미끄러져가는 그림자 그 자체였다.(본문 중에서)

 

 

 

 

모든 것이 규정대로 정해져있는 소사이어티의 삶이 싫어 봉기 세력에 가담하기로 하는 카시아.

그녀는 겉보기에는 소사이어티 센트럴에서 일하는 일반의다. 그러나 남몰래 봉기를 위해 일하고, 기록보관자들과 거래한다.

 

카시아는 소사이어트를 무너뜨리기 위해 바꿔치기한 알약을 사람들에게 먹이면서 서서히 전염병을 퍼뜨린다. 어느 날 불려간 센트럴에서 매칭 정보를 바꿔치기 해서 소사이어티 최고의 성취인 매칭파티를 엉망으로 만들어 버린다.

 

 

물론 봉기세력의 인도자는 그 전염병의 치료약을 개발한 상태다. 소사이어티가 해결 못하는 전염병을 구실로 세상을 잡아 보겠다는 것이다.

 

전염병에 걸린 사람들을 치료하기 위해 환자들을 돌보는 카시아. 하지만 곧 전염병은 돌연변이를 일으켜 새로운 치료약이 필요하게 된다.

카이는 바깥세상에서 봉기세력의 유능한 에어십 조종사가 되어 전염병이 퍼지는 곳에 약을 전달하는 일을 맡았다. 그러나 늘 카시아 곁에 가고 싶다는 마음뿐이다.

 

 

 

 

내 세상의 중심에 카시아가 있는 한, 세상이 아무리 작아져도 상관없었다. 나는 카시아와

 

함께하려고 봉기에 합류했다. 그러나 그들은 카시아를 다시 센트럴로 보냈고, 지금 나는

 

계속 날아가고 있다. 내가 생각해낼 수 있는 범위 안에서 그녀에게 가닿을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기 때문이다. 소사이어티가 나를 쏘아 떨어뜨리지만 않는다면.(본문 중에서)

 

 

 

돌연변이 바이러스가 급속히 퍼지면서 상황은 점점 악화 되어 간다.

봉기세력에서도 원인과 치료법을 찾지만 방법이 없다. 소사이어티에서의 감시가 느슨해진 틈을 타 봉기세력에서 카시아를 데려간다. 인도자는 카이와 카시아, 잰더에게 치료약 개발을 시킨다. 계속 빠른 속도로 퍼지는 전염병에 의해 소사이어티도, 봉기세력도, 그 외 세력도 함께 힘을 모아야 함을 알게 된다.

 

 

결국 카시아는 할아버지와 어머니의 기억을 조금씩 떠올리며 치료식물을 찾게 되고 카이와

함께 하게 된다.

 

 

 

“카시아.”

 

 

그가 내 이름을 노래처럼 불렀다. 그의 목소리는 언제나 그런 음악을 품고 있었다. 그는

 

계속해서 내 이름을 불렀다. 함께 움직이며 내가 약함과 강함 사이의 이상한 공간에 붙잡힐

 

때까지. 어지러움과 명료함 사이, 욕구와 포만감 사이, 주는 것과 받는 것 사이의…….

 

"카이."

 

나도 그를 불렀다. (본문 중에서)

 

 

 

 

우리는 기억을 돌려받을 수 있지만, 서로 이야기하고 서로를 믿어야 가능한 일일 거야.

 

전에도 그렇게 했다면 치료약을 더 빨리 발견했을지도 몰라. 그 사람이 무슨 이유로

 

들판에 식물을 심었는지 누가 알겠어? 어쩌면 치료약에 그 꽃이 필요하리란 걸 알고

 

있었는지도 몰라. 어쩌면 우리 어머니처럼 그냥 그 꽃이 아름답다고 생각했을지도 몰라.

 

 하지만 우리는 아름다움 속에서 답을 찾는 일이 많잖아. (본문 중에서)

 

 

 

 

 

완벽한 통제 시스템이 아무런 문제가 없다 해도 선택의 자유가 없는 인간들에겐 낙원이 아니다. 자유를 원하는 인간 본능이 깨어나는 날 봉기는 일어나게 되어있음을 보게 된다. 글쓰기, 그림 그리기, 노래하기 등 모든 창의적인 것이 통제된 사회에서도 자유본능이 깨어나는 날 창조적인 열망도 불타오름을 본다.

 

 

통제된 사회가 완벽하게 움직인다 해도 인간본질까지 다 바꿀 수는 없음을 , 사랑과 믿음이 승리함을 보여주는 소설이다. 온갖 어려움을 딛고 사랑과 창의력을 찾은 주인공들의 용기에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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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 미래 사회를 다룬 소설을 읽다보면 주로 통제된 사회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지배자와 피지배자의 구분이 명확하고 어느 누구도 자유롭지 않은 설정들.

약, 기계, 컴퓨터로 모든 것이 통제된 사회 속에서 감정도 반납한 채 살아가는 생활은 기계와 같은 부품일 뿐이다.

그러다가 감정이 살아나면 봉기가 일어난다. 사람들이 모여서 의견을 모으게 되면 반란이 일어난다. 자유를 위한 혁명.....

 

 

헝거게임.png

 ( 영화 <헝거게임> 중에서)

 

 

 

이 책을 읽으면서 예전에 읽은 <헝거게임>이 생각났다. 룰에 따라 꼭두각시 같은 움직이는 것도, 사는 구역이 신분에 따라 정해지는 것도, 소설이 3부작인 것도, 소설이 영화화 된다는 것도 공통점이다. 영화로는 <헝거게임>은 곧 2부가 나온다고 하고 <매치드>는 곧 1부가 나온다고 한다. 청소년들이 열광한다는 점도 공통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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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덕 2013-07-20 09: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인간의 창조적인 열망과 사랑과 믿음을 통제한다는 건 불가능함을 일깨운 소설.
가까운 미래의 모습이 어떨지는 모르겠지만 모두가 행복한 사회가 되었으면 하며 바라게 된다.
중고등학생들이 엄~청 좋아할 만한 소설이다.
 
[eBook] 키친하우스 (체험판)
캐슬린 그리섬 / 문예출판사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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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인노예와 백인노예의 가족보다 진~한 사랑과 음식이야기 -키친 하우스

 

 

제목에서부터 가족 간의 따스함과 군침 도는 음식냄새가 솔~솔 풍긴다.

그러다 백인 주인님이 살던 빅하우스를 위해 음식과 노동을 지원하던 노예들의 숙소가 키친하우스라는 설명에 어두운 이야기겠구나 했다.

하지만 읽어 내려가면서 따뜻함과 끈끈함을 느끼게 되는 소설이다. 와~ 대반전이다.

 

키친하우스.jpg

 

 

노예들의 고단한 생활, 백인들의 잔인함과 비인간성을 다루고 있지만 이 소설 속에 흐르는 것은 가족 간의 끈끈한 사랑이 테마다.

한 핏줄이 아니어도 어렸을 때부터 같이 자란다면 형제나 가족 이상의 정을 느끼는 것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통~하나 보다.

어렸을 때의 사랑받고 인정받은 추억, 사랑 없이 학대 속에 자란 경험 등이 자라면서 강력한 영향을 미치는 것도 세상 어디에나 똑 같나 보다.

희망을 갖는다는 것은 삶에 생기를 주지만 희망을 잃는다는 것은 살아갈 의욕을 상실하게 하나 보다.

 

 

노예로 사는 것 자체가 잘못된 것이라는 것을 알지만 누구에게도 그런 말을 할 수 없었던 시절의 이야기. 법으로도 , 인력으로도 어찌할 수 없었기에 그저 당하는 게 전부였던 노예들의 세계.

운명이거니 숙명이거니 하며 받아들이던 시절의 인권이야기가 가슴을 아프게 하지만 그렇게 복종만 강요되는 세상에서도 가족 간의 정이 누구보다 끈끈했던 흑인노예와 백인노예의 이야기를 읽다 보니 사랑과 믿음의 힘을 느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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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캐슬린 그리섬. <키친하우스>는 그녀의 첫 소설이다. 출간 직후 무명의 신인 이라는 점에서 큰 관심을 받지 못하다가 미국의 여러 독서클럽에서 독자들의 입소문을 타면서 출간 2년 만에 '2012년 화제작'으로 떠오른 소설이라고 한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모임을 통해서 입소문이 나서 베스트셀러에까지 오른 작품이라는 설명에 공감이 간다. 기존에 읽은 노예들의 이야기와는 다른 관점이다.

이 책은 남북전쟁 이전 18세기, 버지니아 주 담배농장에서 살았던 노예들의 이야기를 다룬 역사소설이다.

 

 

백인 노예 소녀 라비니아.

라비니아는 아일랜드계 교사였던 부모님의 갑작스런 죽음으로 충격을 받고 모든 기억을 잃은 채 키친하우스로 오게 된다. 백인이면서도 주인님의 노예가 된 것이다. 어리고 제대로 먹지 못하는 자신에게 따뜻한 온정을 베푸는 흑인 노예 부부를 마마와 파파라 부르며 따르게 된다. 그리고 몇 살 위인 혼혈 노예 벨이 라비니아를 거의 딸처럼 키우게 되면서 그녀에게서 친숙한 정을 느끼게 되고......

주인님이 돌아가시고 마님의 병세가 나빠지자 헌신적인 간호를 했다는 사실을 인정받아 마셜의 이모님이 사는 윌리엄스버그로 동행하게 된다. 거기서 다른 삶을 모색해보지만 달리 방법은 없고, 계약노예 신분에서 벗어날 때 쯤 멋진 청년이 된 마셜의 청혼을 받아들인다.

윌리엄스버그에서의 좋은 환경보다도 늘 키친하우스를 동경한 그녀. 소꿉놀이 흑인 친구들, 흑인 부모들이 늘 그리웠던 그녀는 드디어 마셜과 함께 돌아오는데...

 

 

흑인 노예 벨.

벨은 흑인엄마와 빅하우스 주인님 사이에 태어난 혼혈 딸이다. 어렸을 적에는 빅하우스에서 사랑받고 살았지만 엄마가 일찍 돌아가시고 주인이 백인 아내를 맞이하면서 키친하우스로 쫓겨난다. 그래도 주인은 다른 사람들 몰래 자신의 딸을 아끼고 특별한 감정을 갖지만 이 사실을 모르는 마님은 남편의 정부로 오해한다. 그녀의 아들 마셜도 자신에게는 없는 아버지의 사랑이 벨에게 향하는 것을 보며 오해와 증오심을 키우게 된다. 마셜의 증오와 성폭행으로 인해 아들까지 낳으면서도 자신이 마셜의 누이라는 말도 못하고 그저 참기만 한다.

거대한 법과 제도 앞에서 아무 힘도 없는 그녀는 증오심을 키우기는 하지만 키친하우스를 너무도 사랑한다. 왜냐하면 그곳엔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들로, 자신의 사랑을 가다리는 사람들로 가득하기 때문이다.

사랑은 아무리 힘든 일에도 견디게 하나 보다.

 

 

이 소설은 노예의 삶을 다루고 있지만 노예제도의 부조리에 맞서서 노예해방을 외치진 않는다.

해방문서를 받아 노예 신분에서 벗어나는 것보다 더 절실한 것은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 사는 것이다.

더 좋은 환경에서 자유롭게 사는 것보다 어릴 적부터 자신을 받아주고 사랑해주던 가족들과 사는 것이 최고의 행복이었던 것이다.

이 소설은 혈연이 아니어도 한 곳에 오래 머물면서 다져진 우애가 가족 이상의 뭉클한 감동이 있음을 말하고 있다.

피부색이 다른 두 노예가 들려주는 이야기는 흑인과 백인, 노예와 주인, 속박과 자유보다

가족, 사랑, 선과 악 에 대한 기본 원칙들을 말하고 있다.

더 행복해야 할 빅하우스는 무너지고 불행해 보이는 키친하우스는 살아남는 것을 보면서 사랑과 희생을 생각해 본다. 어렸을 적에 사랑을 받고 자란 아이와 애정 결핍 속에 자란 아이의 결말도 흥미롭다.

   

노예제도의 비인간성을 목도하고, 노예들의 고달픈 하루를 보기도 하지만 결국 사랑이 승리함을 보면서 가슴 한 쪽이 따스해지는 소설이다.

키친하우스를 통해 요리되는 각각의 음식들과 빵들에 대한 묘사는 너무도 생생해서 직접 맛보는 듯하기도 했다.

 

이 소설은 노예들의 대합창이고 대서사시다. 가정의 따스함을 노예시절을 통해 풀어낸 매력적인 이야기다.

 

 * 이 책은 한우리 서평단의 지원을 받았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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