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뜰에 골칫거리가 산다
황선미 지음, 봉현 그림 / 사계절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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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나 유명한 책인 『마당을 나온 암탉』의 황선미 작가의 책이라고 하니 이 책을 더욱 읽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이번 이야기 역시도 완전히 낯설지 않게 느껴지는 것이 매력이라면 매력인 책이라고 할 수 있을텐데, 65세의 강 노인은 결혼도 하지 않은 사람이지만 사회적으로 경제적으로 엄청난 부를 이룬 사람이기도 하다.


그리고 강노인은 어릴적 추억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산동네 백 번지로 돌아온다. 그렇게 자신의 집에서 어린 시절의 모습을 떠올려 보게 된다. 그런 강노인의 집에 동네 골칫거리들이 자신의 집을 드나들게 되자 어떻게든 막아 보려 하지만 생각만큼 쉽지가 않다.

 

 

산동네에서도 가장 크면서 오래된 강노인의 집은 그가 오래전 소유한 그대로 자리잡고 있고 그는 그집에서 그동안 하지 못했던 일들을 해보면 자신의 인생을 살고 있었던 것인데 분명한 사유지인 그곳에, 자신의 집 뒤뜰에 아이들이 드나들고, 누군가는 텃밭을 가꾸고, 마을 사람들은 이 뒤뜰을 통해서 마을 뒷산을 오간는 상황이였던 것이다.

 

자신이 어릴적 살던 집으로 돌아온 강노인이지만 정작 자신은 뒤뜰로 가는 방법을 모르는데 그건 그가 어릴적 살았던 곳이 집이 아닌 창고였기 때문이다. 그렇게 완벽한 사유지인 뒤뜰은 집주인이 자신은 오히려 모르는체 마을 사람드은 모두가 드나드는 곳이였던 셈이다.

 

 오래 전 미국으로 입양된 적이 있었던 강노인은 창고에 살면서 뒤뜰에 가는 것이 허락되지 않았던 아이이기도 했다. 그리고 자신의 아버지는 집주인 딸의 그네를 나무에 매주려다 떨어진 후 죽었고, 아버지가 없던 그는 결국 입양을 가야 했던 것이다.

 

그렇게 뒤뜰은 강노인에게 지난날의 아픔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장소였고, 이로 인해 강노인은 사람들이 뒤뜰에 들어오지 못하도록 모든 길을 막아 버린다. 하지만 사람들이 출입하지 않는 뒤뜰은 오히려 더 엉망이 되어 간다.

 

강노인은 버찌마을 아이들이 예전 자신이 어릴시절 집주인 딸의 손녀이기도 하고, 손자이기도 하는 것과 같이 그곳에 예전 자신이 알던 사람들이 그대로 살고 있음을 알게 된다. 그리고 변호사를 불모두가 자신과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골칫거리가 있다고 생각했던 뒤뜰은 그렇게 서로에게 소중한 공간으로 받아들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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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베르터의 고뇌 세계문학의 숲 42
요한 볼프강 폰 괴테 지음, 김용민 옮김 / 시공사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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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제목인 『젊은 베르터의 고뇌Die Leiden des jungen Werther』를 보면 왠지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을 떠올리게 하는 작품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그리고 사실 이 책은 우리나라에서 널리 알려진 대로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이 맞다고 한다.

 

무려 18세기에 발표된 작품이며, 스무 살 무렵의 괴테 본인의 경험이라고 할 수 있는 실연과 친구의 자살 이후 4주 만에 쓴 작품이기도 한 이 책을 기존의 제목과는 다른 ‘베르터’의  ‘고뇌’로 표기한 것은 ‘베르테르’는 ‘Werther’의 일본식 표기이며 독일어 원음으로 표현하자면 ‘베르터’에 가깝기 때문이라고 한다. 역시나 ‘슬픔’ 역시도 원문의 표기에 따라서 ‘고뇌’로 표기하는게 더 의미가 있다는 취지라고 한다.

 

실연과 친구의 자살이라는 키워드는 지금 이 시대에도 그다지 놀랍지 않은 일이다. 모두가 둘을 동시에 경험할 수는 없겠지만 “누구든 이 책이 오직 자신만을 위하여 쓰인 것이라고 생각되는 시기가 있을 걸세. 만일 그러한 시기가 자신의 인생에 단 한 번도 없다면 불행한 일이겠지.”라는 괴테의 말처럼 누구라도 경험할 수 있는 일임에는 틀림없다.

 

사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은 오래 전 우연히 읽었다. 집에 있던 얇은 책에 눈길이 갔고, 빼내어 읽었던 책을 단숨에 읽었던 기억이 난다. 십년도 훨씬 전에 책을 읽고 나서 베르테르, 즉 베르터가 너무 안됐다는 생각을 떠올렸었다.

 

베르터는 친구에게 악혼자인 알베르타가 있는 로테와의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편지의 형태로 보내게 된다. 결국 베르터의 자살로 베르터의 사랑은 끝이 난다.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베르터의 선택은 죽음이였고 이것을 통해서 베르터가 이루지 못한 사랑에서의 자유를 찾았을지는 알 수 없을 것이다. 오히려 이런 베르터의 죽음이 그후 '베르테르 효과'로 회자되고 있으니 말이다.

 

이미 약혼자가 있던 로테를 사랑하고, 그녀를 잊을 수 없었던 그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지만 그녀에 대한 어쩌면 일방적일지도 모를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친구에게 보내는 편지 속 그는 행복하지만 또 불행한 젊은이였을 것이다. 자살이 그의 비극적인 사랑을 더 극대화시켜서 그가 더 안타까웠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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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임금 잔혹사 - 그들은 어떻게 조선의 왕이 되었는가
조민기 지음 / 책비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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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이라고 하면 최고의 권력을 가진 인물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런만큼 자신이 원하는대로 뭐든지 다 할 수 있는 자리처럼 느껴지는 것도 사실이지만 사실 왕의 자리란 외로워 보인다. 맨처음 세자로 책봉되어 다음 왕이 되기 위한 수업을 받게 되겠지만 그 세자가 되기 위해서도 치열한 궁중 암투다 싶을 정도의 싸움이 있고, 되고 나서도 당연한 수순으로 편안하게 되지는 않았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게다가 되고 나서는 더 큰 힘든 일이 있을 것이다. 왕이 어떤 사안에 대해서 자신의 마음대로 모든걸 결정할수는 없었을 것이다. 자신을 둘러싼 신하들이 있고, 이들도 왕권의 견제하는 역할을 했을테니 사사건건 제약을 받지는 않더라도 손쉽게 처리하지는 못했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때로는 자신의 생각과 반하는 결정을 신하들의 조언을 받아 해야 했을 것이다.

 

게다가 왕이란 자리에 앉은 이후로는 끊임없이 자신의 죽일지도 모르는 두려움이 노출된 상태로 살아가야 했을지도 모른다. 어쩌면 작정하고 속이자면 가장 쉽게 속일수도 있는 것이 왕이라는 존재일 것인데 최근 방송되고 있는 <정도전>이라는 드라마를 보면 왕이 되기 위해서, 왕으로 만들기 위해서, 왕이 되는 것을 막기 위한 전쟁 아닌 전쟁이 일어라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조선의 왕이란 어떤 사람이였을까? 어느 한 왕에 대한 이야기가 아닌, 왕으로 태어난 사람, 왕이 되기 위해 만들어진 사람, 때로는 왕이 될 사람으로 태어났지만 실제로 왕이 되지 못한 사람들까지, 우리가 단지 조선의 왕에 대해서 배울때 나열되는 왕위에 앉은 사람들에 초점을 맞추기 보다는 조선의 왕이 되기까지의 이야기와 그 자리를 앉은 이후 어떻게 지켜냈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또한 조선의 왕위에 오른 사람은 총 26명으로 이들 중에는 왕의 아들에서부터 동생, 손자, 방계종친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출신이 있었으며, 이들 중에서는 처음에는 분명 왕위에 오를 순위에도 들지 못했지만 결국에는 왕이 된 경우도 있었고(대표적으로는 세종이 있다.), 역사에 한 획을 그을 만한 일을 해내려다 결국 내외부의 세력을 이겨내지 못하고 끝나버린 왕도 있으며, 역사의 재조명으로 인해 왕으로서의 자질은 충분했지만 결국엔 왕위로 오르지 못한 채 세자로 생을 마감한 이들도 있다는 것을 보면 왕이 되는 것도 쉽지 않지만 그 자리를 잘 지켜나가는 것도 결코 쉽지 않았음을 알게 된다.

 

조선의 임금인 왕들에 대해서 새롭고도 흥미롭게 접근한 부분이 이 책의 매력이라는 생각이 든다. 왕의 업적에 치중했던 기존의 책과는 달리 왕이라는 존재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어서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였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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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초등학교 - 지구촌 친구들이 들려주는 학교 이야기
에스텔 비다르 지음, 마얄렝 구스트 그림, 김주경 옮김 / 조선북스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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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초등학교』를 보면서 과연 어떤 시스템으로 되어 있으며, 그속에서 아이들은 어떤 것을 배우고 어떤 생활을 할지 상당히 궁금해진다. 간혹 다큐멘터리를 통해서 외국의 교육 시스템이나 학교에 대한 이야기를 보다 보면 참 부럽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 아이들의 자유와 꿈이 보장받는것 같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물론 이러한 경우가 모든 나라의 학교에 적용되는 것은 아니지만 부러운 것이 사실이다.

 

 

세계의 초등학교들에 대해서 소개하기에 앞서서 세계지도 위에 책에 등장할 초등학교의 위치가 국기로 표시되어 있고, 그 학교의 가장 큰 특징이 함께 표기되어 있다. 예를 들면 미국의 초등학교는 '내 생각을 잘 말하는 것이 중요'하고, 핀란드 초등학교의 경우에는 학생이라면 일단 좋아질것 같은 '시험도 없고, 숙제도 없다'고 한다.

 

보다 자세한 내용을 읽어 보면 이 말들이 의미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 수 있을 것이기에 이 글들만 봐도 충분히 기대하게 만드는것 같다.

 

 

이제는 학생이 될 일은 없지만 예전을 생각하면 가장 마음에 드는 것이 핀란드 초등학교일 것이다. 내용을 앍다보면 왜 전세계에서 가장 모범적인 초등학교인지를 알게 될 것인데, 학생들간의 경쟁을 없애고 모든 학생들에게 공평하게 기회를 준다고 한다. 어쩌면 인간이 받아 마땅한 대우를 핀란드 아이들은 초등학교 때부터 익숙해지는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체험학습을 하고, 8시에 시작된 수업은 45분 수업 이후 30분 휴식, 다시 45분 수업이라는데 10분 정도를 쉬었던 기억이 나는 우리나라의 학교에 비교하면 왠만한 수업을 하나 더 할 수 있는 시간을 쉬는 핀란드 아이들이 마냥 부러워지는건 어쩔수가 없는것 같다. 그리고 12시 30분이면 학교 수업이 모두 끝난다고 한다. 이후 아이들은 각자의 활동을 하게 되는데 함께 어울려 아이스하키나 묄키 게임을 하기도 한단다.

 

책에는 소개된 국가의 초등학교 자체에 대한 특징적인 내용을 알려주기도 하고, 이와 함께 그 나라의 문화가 고스란히 녹아 있는 내용도 함께 읽을 수 있어서 단지 초등학교에 대한 이야기를 읽는 것 같지만 의외로 많은 것을 알게 되는 책이기도 하다.

 

두 명의 선생님이 두 가지 언어로 수업을 하는 '이스라엘, 평화의 학교', 백인과 흑인이 함께 수업을 받는 '남아프리카 공화국, 흑인과 백인의 학교', 토요일에 시작하는 학교인 '알제리의 이슬람 학교', 춤, 요가,연극 등 예술 활동을 즐기는 '방과 후 활동이 다양한 인도의 학교' 등이 나오는데 저마다의 장점과 매력이 있고, 나라의 전통과 나라의 위치한 지역이 주는 특색에서 학교 운영이 이루어지는 경우도 있다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요즘 초등학교는 어떤지 알 수 없으니 평가하긴 힘들겠지만 그래도 좋은 부분들, 아이들을 위해 적용해 볼 수 있는 부분들은 도입해서 우리 문화에 맞게 조절해 봐도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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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장 속 인문학 - 키케로부터 코코 샤넬까지 세상에서 가장 스타일리시한 인문 강의
김홍기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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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이 단순히 추위와 적으로부터 인간을 보호하는 단순한 기능을 넘어선지는 오래다. 옷차림이 하나의 전략이 되었고 패션은 한 나라의 주요한 산업이 되기도 하고 이와 관련한 사업 분야도 많을 정도로 단순하지 않다.

 

언제 어떤 옷을 입느냐하는 것은 그 사람의 내면을 먼저 어필하기 힘든 상황에서 중요한 판단 요소로 작용할 정도이며 심지어 옷장에 어떤 옷이 있느냐에 따라 그 사람에 대해 알 수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가 되었다.

 

그렇기에 『옷장 속 인문학』의 주장대로 지금 자신의 옷장 속에 어떤 옷들이 담겨 있는지를 통해서 그 사람의 생각은 물론 삶의 방식까지도 알 수 있다는 말은 지나치지 않아 보인다. 책에도 언급된 바 있는 칼럼니스트 주디스 마틴의 말을 인용해보자면 사람들이 두 번째로 많이 물어보는 질문이 바로 오늘 뭐 입지?라고 한다. 첫 번째는 나를 정말 사랑해?라고 하는데 이 두 질문을 생각해 볼때 우리가 선택한 옷장 속 옷들 역시도 자신을 표현하기 위해서, 또는 누군가에게 사랑을 어필하기 위함이라는 이유를 생각해보면 둘은 불가분의 질문이 아닐 정도라고 말한다.

 

이 책의 저자는 특이하게도 경영학을 전공한 국내 패션 큐레이터 1호라고 하는데 패션을 통해서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철학 등의 이슈를 읽고 말하고 쓴단다. 현재도 이와 관련한 분야에서 자신의 능력을 선보이고 있는데 옷이 삶의 총체임을 말하며 옷과 관련해 인문학적인 접근을 선보이는 이 책이 흥미로울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더욱이 책에는 옷과 패션에 관해 패션 분야의 유명인들은 물론 각계각층의 유명인사들의 사례와 그들의 이야기를 먼저 언급함으로써 이어서 나올 본론이 더욱 궁금해지게 만드는데 옷의 보다 고차원적인 기능과 목적을 적절히 비유해서 좋다.

 

다만, 책의 내용적 특성상 관련 사진 자료를 활용했다면 이야기가 더 재미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던 부분은 아쉽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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