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도서인『엉망진창 나라의 앨리스』는 이야기의 흐름상 적어도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다음편
같은 느낌이 드는데 '엉망진창'이라는 제목에도 불구하고 이 책에서 엉망진창 나라의 시장이 된 모자 장수는 기존의 사회질서를 뛰어넘는, 기존의
단점을 모두 보완한 이상적인 나라가 바로 엉망진창 나라라고 말하면서 아이러한 분위기를 연신 자아낸다.
마치 기존의 사회의 정치, 제도, 사회 구조 등의 전반에 걸친 부분들의 문제점을 개선하고자
아예 문제 자체를 차단해버리고 그렇게 함으로써 문제를 잘 해결했다고 말하는 우를 범하고 있는게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드는 것이다.
특히나 이런 사회 정치 분야의 이야기를 존 켄드릭 뱅스는 흥미롭게도 소설 형식을 빌려와 동화를
풀어나가듯 서술하고 있고 바로 그런 이유로 독자들은 상당히 쉽게, 또 재미있게 이 부분에 접근할 수 있을 것이다.
이야기의 시작은 온종일 비가 내리는 어느 날 어머니는 도박을 싫어함에도 불구하고 자선 활동을
위해서는 자신의 원칙마저 한 수 접고 2주마다 집에서 브리지 파티를 열게 되는데 이 파티가 행여나 나쁜 영향을 미칠까 아래층에는 내려오지
못하도록 한다.
이런 이유들로 인해서 그날은 하루종일 심심하게 방에서 보내고 있었다. 바로 그때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오고 그들의 존재가 바로 앨리스가 이상한 나라에서 신기한 여행을 하는 중에 만났던 모자 장수, 삼월 토끼, 체셔 고양이, 하얀
기사라는 것을 알게 된다.
그리고 이야기 끝에 그들의 표현대로라면 모자 장수가 '엉망진창
나라(Blunderland)'라는 아주 멋진 도시를 만들었다는 말이 나오게 되고 도시 안에 있는 모든 건 개인 소유가 아닌 시민들 차지가 되는
도시로 초대를 받는다.
누군가는 가지고 있고 누군가는 그렇지 않아 생기는 문제를 없애기 위해 모든 것을 시의 소유로
했다는 이야기, 기차 사고가 발생하자 기차의 앞뒤 양끝을 없애려다 문제가 해결되지 않자 아예 기차를 하나의 고리로 만들어버렸다는 어처구니 없어
보이는 이야기, 심지어 아이들까지도 시의 소유물로서 시에 있는 보육원에서 과학적 요법이라는 황당한 교육방식으로 관리되는 것이다.
어떤 문제가 발생했을 때 우리는 이를 해결하고자 여러가지 방안들을 고려하면서 최선의 결과를
얻으려고 하는데 아이러니하게도 가장 이상적인 모델로 만들어진 엉망진창 나라는 그 안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말 그대로 엉망진창이 되어버렸던
것이다.
뭐든 과유불급이다. 조화와 균형있는 발전이 중요한 것인데 엉망진창 나라에서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는 것이 오히려 다른 문제를 발생케하고 외부인의 시선에서는 더 큰 문제로 보여지는 것이다. 이야말로 사회풍자 그 자체가 아닐까 싶어 많은
것을 생각해보게 만드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