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이 - 할머니가 손자에게
김초혜 지음 / 시공미디어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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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양장인데 마치 겉표지를 없앤것 같은 느낌이 든다. 그래서인지 심플하면서도 왠지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일기장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내리사랑이라는 말이 있다. 손윗사람이 손아랫사람을 사랑한다는 특히 부모 자식간에 많이 쓰이기도 하는데 이 책은 특이하게도 할머니의 손자에 대한 내리사랑이 담겨져 있는 책이다.

 

자식도 분명 사랑스럽고 좋겠지만 손주에 비할수 없을텐데, 할머니는 얼마나 손자가 좋았으면 이렇게 그 마음을 표현했을까 싶어 그 사랑이 느껴진다. 게다가 1년 365이 하루도 빼놓지 않고 편지를 썼다고 한다.

 

이 책의 저자인 김초혜 시인은 1964년 <현대문학>으로 등단한 이후 국내 유수의 문학상을 수상하기도 했었고, 어머니를 향한 사랑을 표현한 연작시 『어머니』를 쓰기도 했다는데 이번에는 본인의 첫 손자인 재면 군에게 할머니로서 손자가 살아갈 삶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고 하는데 얼마나 사랑스러웠으면 이런 글을 썼을까?

 

재면 군이 이 책을 본다면 너무 행복하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들어서 부럽기도 하다. 할머니의 사랑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는 책을 읽을 수 있는 기회가 흔치 않을테고, 그마저도 모두에게 있는 일이 아닐테니 말이다.

 

현재는 국제중에 재학중인 중학생이라는데 주변으로부터 기대를 받을 정도로 학업 성적이 좋은가 보다. 그런데 할머니는 아이가 머리가 좋은 것보다 행실이 바르다는 점이 더 좋으신것 같다. 아마도 아이가 자신이 바라던 모습으로 건강하게 잘 자라주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 할머니의 마음이 고스란히 보이는 글귀가 이 책의 곳곳에 어쩌면 가장 많이 나올텐데 그것은 바로 할머니인 저자가 편지의 도입부에 빠뜨리지 않고 꼭 쓰는 “사랑하는 재면아!”이다. 이 단 두마디에 할머니의 사랑과 당부, 염려와 격려가 고스란히 담겨져 있는것 같다. 어쩌면 그 두 마디 이후 나오는 말들을 모두 함축해 놓은 것이 바로 “사랑하는 재면아!”가 아닐까 싶다. 이 말은 책의 중간 중간에도 나오는데 이런 편지를 받은 아이니 두뇌가 총명한것은 제쳐두고서라도 올바른 아이로 자라지 못할 이유가 없어 보인다.

 

그렇기에 이 책이 손자에 대한 지극한 사랑이 빚어낸 최고의 교육서라는 말에 공감하지 않을 수 없을것 같다. 이런 사랑을 받을수 있는 사람이니 손자는 아마 자신이 세상에서 얼마나 소중한 사람이자 행복한 사람인지 느끼고 있을것 같다. 그리고 바로 그 내리사랑이 지금의 아이를 있게 했을 것이다.

 

이런 책을 보면 어떻게 생각하면 별거 아닌것 같은, 어려울것 없는 편지 쓰기지만 그것이 불러 일으키는 효과는 실로 대단하구나 싶어져서 참교육방법이 무엇인지를 다시 한번 깨닫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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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알몸으로 춤을 추는 여자였다
쥘리 보니 지음, 박명숙 옮김 / arte(아르테)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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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생소한 소설의 경우엔 어떤 작품상을 받았다고 하면 왠지 좀더 신뢰가 가기 마련인데 이 책 역시도 2013년 프랑스 대중문학상의 권위라는 프낙(FNAC) 소설대상을 수상한 작품이라고 하니 내용에 좀더 관심이 갔던것도 사실이다.


제목이 나름 파격적으로 느껴지기도 하고, 어쩌면 주인공을 표현해주기도 하는 동시에 저자의 삶이 고스란히 녹아 있는 작품이라고 해도 좋을 것이다. 작가인 쥘리 보니 스스로가 십여 년간 유럽을 떠돌아다니며 예술가의 삶을 살다가 결국 그만큼의 시간을 산부인과 간호조무사로 일했고, 이 책의 화자인 베아트리스 역시도 도시 여러곳을 누리며 춤을 추며 박수를 받았던 삶을 살다가 지금은 산부인과 간호조무사로 일하기 때문이다.

 

작가가 실제로 간호조무사로 일하며 만났던 여성들을 이 책의 베아트리스가 대신하고 있는데 그녀가 자유로운 영혼으로 공연을 다니며 경험했던 내용과 현실의 이야기가 교차되며 나오고, 과거 베아트리스는 두 아이를 낳게 되지만 한 아이를 잃게 되는데 현실에서 산부인과에 오는 여인들 중에서 자신의 아픈 상처를 떠올리게 하는 일들이 일어나면서 이전의 삶에 대한 갈망과 광기를 가슴속에 묻고 살아가고 있지만 현실을 통해서 그것이 다시 깨어나는 것이다.

 

생명이 탄생하는 행복한 공간이기도 하지만 사산한 아이로 인해 표현할 수 없는 상처를 받은 여인들이 있는 곳이기도 한 산부인과에서 베아트리스는 그런 여인을 마주하게 되고 그녀는 결국 자신의 마음속에 있는 것을 찾아 예전에 여러 도시를 돌며 공연을 했던 공연단의 멤버와 만나게 된다. 베아트리스가 자신의 갈망을 쫓아 다시 춤을 출 수 있을지는 그 누구도 알지 못하겠지만 그런 생각은 분명 그녀를 행복하게 할 것이란 생각이 든다.

 

예술가의 삶과 현실의 삶에서의 괴리, 현실이 불러오는 과거의 상처, 다시 행복했던 시절로의 회귀 등이

작가의 경험으로 고스란히 담겨져 있는 책이다. 공감을 자아낼수도 그렇지 못할수도 있는 책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베아트리스의 감정을 표현하는데 있어서는 괜찮은 소설이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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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의 속사정, 남자의 겉치레 - <노자도덕경>과 「대학」으로 파보는 남녀의 즐거움 즐겁고 발랄한 동아시아 문명 시리즈 2
이호영 지음 / 책밭(늘품플러스)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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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도 너무 다른 남녀를 [노자 도덕경]과 [대학]으로 파헤치는 책이라고 하니 내용이 상당히 궁금했던 책이기도 하다. 둘을 읽어 보질 못했으니 내용을 알 수 없어 남녀에 대한 내용이 있는지도 알 수 없으니 어떻다고 말할 수도 없지만 남녀의 해석을 [노자 도덕경]과 [대학]으로 한다는 점은 신선한것 같다.

 
[노자 도덕경]에서 '여자의 속사정'을 [대학]으로 '남자의 겉치레'를 알아 본고 하는데, 남녀의 다른 점을 통해서 둘의 차이를 인정하 수 있게 하는데 저자는 여성이 남성보다 훨씬 많은 대화를 한다는 점에 주목하고 이것을 '친밀성'과 '애착'에 의해 가능하다고 이야기한다.

 

이 책을 보면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을 떠올릴 수 밖에 없는데 특히 이 책은 동아시아의 문명을 통해서 남녀를 해석한다는 점에서 좀더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겠다.

 

먼저 여성에 대해서 먼저 이야기를 하는데 '태초에 딸이 있었다'는 표현이 상당히 특이한데 여성의 가진 여자의 우월성을 언급한다. 그렇다고 해서 여자가 좋고, 남자는 나쁘다가 아니라 여성이 남성에 비해서 우월한 점을 이야기하면서 그것이 곧 여성의 강점인 동시에 두드러지는 특징이라고 말하고자 함이 아닐까 싶다.

 

문명의 기원을 여자라고 생각하고, 여자는 완전체라고 하면 남성은 야만적이여서 문화적으로 단련이 필요한 존재라고 표현하는데 그 표현이 상당히 새로운 관점으로의 접근이 아닌가 싶다. 여자가 지닌 생명 탄생의 능력을 높이 평가하는것 같다.

 

그렇다고 해서 남성이 모자라다는 표현은 하지 않는다. 그저 둘의 명백히 다른 차이를 말하고자 함이 아닐까 싶고, 지금과 크게 다르지 않는 분석을 보면 남녀가 바로 이 점을 인정해야 함을 이야기하고 있는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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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를 위한 아티스트 웨이 - 예술적 감성을 가진 아이 키우기
줄리아 카메론 지음, 이선경 옮김 / 처음북스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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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는 태어난 순간 순수한 백지와 같을 것이다. 거기에 어떤 것이 더해지느냐에 따라서 아이의 그림이 그려지는 것일텐데, 그중에서도 이 책은 아이의 예술적 감성에 대해서 이야기하는데 『부모를 위한 아티스트 웨이』의 경우엔 아이들이 미래를 향한 창조적 여행을 시작할 수 있도록 하는 재미있고 의식적인 창의성 함양에 그 목적이 있다고 저자인 줄리아 카메론을 이야기한다.

저자가 부모들에게 예술적 조언을 할 수 있었던 것은 그녀가 영화감독인 마틴 스콜세지와 결혼을 해서 <택시드라이버>, <뉴욕 뉴욕>의 시나리오를 공동집필하며 명성을 얻었는데 이후에도 30년 넘게 예술가로서의 삶을 살았기에 예술성에서 만큼은 인정할 만하고, 그녀의 굴곡진 삶에서 그녀를 건져낸 것 또한 창조 본능이였다고 한다.

 

그 어느 때보다 창조적 자질이 유용시되는 요즘 그녀는 아이들의 그런 창조적 자질을 발견하고 키울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책을 통해서 12가지의 방법을 제시하는데 그 내용을 보면 예술적 감성을 가진 아이로 키우기 위한 창조적 자질을 길러주는 동시에 올바른 아이로 자랄 수 있도록 하는 방법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저자가 말하는 12가지 방법이란 안정감, 호기심, 연결성, 한계, 자기, 독창성, 의식의 흐름, 주의력, 발견 능력, 겸손함, 독립심, 믿음을 기르자는 것인데 이것들을 보면 아이가 이 세상을 살아가는데 있어서 필요한 자질과도 일맥상통하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모든 사람들이 창의적인 존재라는 것과 부모가 창의적인 마인드를 가지고 있으면 아이도 그것을 배운다는 말을 저자는 이야기하는데 이 부분을 보면 부모로서의 자격과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 수 있을 것이다.

 

아이는 부모의 거울이라는 말처럼 부모가 어떻게 하느냐,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느냐는 분명 아이에게 커다란 영향력을 발휘하는 것이다. 그렇기에 부모이기에 아이가 예술성을 가진 아이로 자라기 위해서, 창조적 자질을 발견하고 발휘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12가지를 지닌 사람이 될 수 있도록 도와 주어야 하는 것이다.

 

이 책은 그렇게 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각각의 방법들에 대한 세부적인 이야기를 하고 있기 때문에 부모가 먼저 이 책을 읽고 내 아이를 위하는 마음으로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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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위대한 이들은 어떻게 배를 타고 유람하는가
멜라니 사들레르 지음, 백선희 옮김 / 무소의뿔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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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위대한 이들은 어떻게 배를 타고 유람하는가』는 발칙한 상상과 저자의 전문 분야가 만나 탄생한 아주 기발한 책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의 저자인 멜라니 사들레르는 프랑스 출신으로 박사과정을 밟고 있던 그녀는 논문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풀 겸 해서 터키로 여행을 떠나고 톱카피 궁을 방문하려고 기다리던 중 아즈텍 제국의 멸망 시기와 오스만 제국의 전성기가 겹친다는 사실을 문득 깨닫게 된다.

 

그리고 이 깨달음에서 착안해 자신의 무려 3주만에 이 소설을 완성하게 되고 이후 프랑스 문단은 그녀의 첫 소설에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유수의 매체로부터 놀라운 평가를 받아낸 이 작품은 180쪽이라는 비교적 짧은 분량이지만 그속에는 16세기 황금의 제국 아즈텍과 그 반대편에 자리한 오스만 제국을 나란히 등장시키는데 아즈텍이 유럽의 정복자들에 의해 멸망의 길을 걸었던 것에 반해 유럽을 위협했던 오스만 제국과 현대의 이스탄불에 있는 역사학자와 아르헨티나에 있는 역사학자가 아즈텍과 오스만 제국의 멸망과 전성기에 얽힌 비밀을 풀어가는 설정은 흥미로운 역사적 배경과 함께 미스터리한 분위기마저 자아낸다.

 

이야기의 시작은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대학의 역사학자이자 노교수인 하비에르 레오나르도 보르헤스가 터키에 있는 동료이자 역사학자인 하칸이 국제학술대회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도움을 받기 위해 그에게 낡은 두루마리를 보냈고 보르헤스는 그중 한 스케치를 통해서 완전히 새로운 그림 하나를 발견하게 된다.

 

분명 터키의 궁중 화가에 의해서 그려진 그림에는 아메리카 정복을 가리키는 연도와 아즈텍 여신이 그려져 있었던 것이다. 게다가 그 시기는 아즈텍 제국이 아직 무너지지 않을 때였기에 이는 곧바로 보르헤스의 지적 호기심과 함께 이전까지 연구를 뒤집는 놀라운 사실이 숨겨져 있을 것이란 기대감을 갖게 한다.

 

결국 보르헤스는 이에 집중적으로 파고들고 동시에 터키 이스탄불에 있는 하칸에게 이 놀라운 사실을 증명하기 위한 역사적 추적을 부탁한다. 처음에 친구가 미친게 아닌가 싶어하던 하칸 지금의 터키 역사를 뒤집을만한 사실에 접근해가고 과거 한 역사학자가 이 일에 연루되어 독살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그가 남긴 수수께끼의 단서를 찾아 그 모든 것이 가리키는 모스크로 가서 바닥 아래 감춰진 자그만 무덤에서 비밀을 마주하게 된다.

 

현대와 16세기를 오가면 이야기는 진행되는데 현대의 경우 보르헤스와 하칸의 진실을 추척하는 과정이 그려진다면 16세기의 경우에는 스페인의 침략으로 위기에 놓인 아즈텍 왕국에 얽힌 비밀이 밝혀진다. 콜롬버스가 아메리카의 히스파니올라 섬에 도착하고 결국 마을 전체가 파괴되는 가운데 죽은 것을 알려졌던 카오나보 추장의 동생인 마니카텍스는 카오나보와 협력했던 몇몇 인디언 추장들을 찾아가 이 사실을 알리고자 하고 아즈텍의 황제가 있는 테노치티틀란으로 향한다.

 

히스파니올라를 떠난 지 10년 만에 테노치티틀란에 도착하지만 황제인 목테수마는 마니카텍스의 말을 믿지 않는다. 그의 동생인 쿠이틀라우악만이 마니카텍스의 말을 믿었지만 섣불리 행동하다가는 자신도 왕위 계승자였던 관계로 반역죄로 몰릴 수도 있었기에 역시나 또다른 후계자이자 아직 어렸던 쿠아우테모크에게 진실을 전하는 동시에 그를 몰래 잠재워 유명한 주술사 등에 부탁해 아즈텍을 빠져나가게 했던 것이다.

 

그런 그가 터키에 도착한 이후 함께 왔던 다른 사람들이 그에게서 떨어져 정착을 하거나 모래폭풍에 사라져버리는 등의 일을 겪고 홀로 남겨진 이후 한 남자의 조언으로 왕실 근위대로 오게 되고 자신의 위치를 공고히 하기 위해 왕권에 위협할 사람들을 처리하던 술탄을 목숨을 구하게 되면서 그와 역사적인 대면을 하게 된다.

 

그렇게 현재의 술탄이 된 술레이만, 그가 사실은 바로 선대 왕이였던 술탄을 구해주었던 인디언 소년이였던 것이다. 이런 술레이만이 역시나 복수를 위해 여왕의 자리에 오른 록셀라나에게 스페인 카를 황제의 공격에 잠 못이루는 프랑스 왕의 동맹에 대신들과 한 마디 상의없이 동맹을 결정하고 이전과는 다른 모습을 보이는 것에 의아해 진실을 케묻게 되면서 이 모든 사실들이 밝혀지는 것이다. 술레이만은 자신의 아즈텍 왕국을 쳐들어와 그들을 멸망시킨 스페인 왕에 대한 복수를 하고 싶었던 셈이다.

 

아즈텍 왕국과 오스만 제국, 전혀 관련성이 없는 두 나라가 사실은 한 인디언 소년이자 후계자의 탈출, 그리고 새로운 나라를 세워 그 나라의 전성기를 가져왔다는 흥미로운 설정과 그속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이 책에 단숨에 빠져들게 하는 놀랍고도 발칙한 상상력을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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