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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사용에 있어서 띄어쓰기가 제일 어렵다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간혹 우리말 표현과 사용에
대해 다룬 책을 읽어보면 의외로 많은 부분에서 내가 우리말을 잘못 사용하고 있었음을 알게 된다. 어쩌면 많은 사람들이 나와 사정이 비슷할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치지 않는 것은 그것이 사는데 크게 문제가 없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받아쓰기할 것도 아니면 당장 우리말 사용에 관한 시험을 치뤄야 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그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우리말 백과사전을 읽는다는 것은 영어를 공부하기 위해 영어사전을 찾는 것에 비하면 그 비율이 상당히
적을텐데 흥미롭게도『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우리말 백과사전』는 소설가인 저자가 소설 창작과 시론을 공부하고 또 스스로 작품 활동을 함에 있어서
김동리 선생이나 서정주 선생과 구상 선생으로부터 가르침을 받고 그 과정에서 무의식적으로 ‘뜻도 모르고 자주 쓰는 우리말 시리즈’를 기획하게
되었던것 같다고 고백하고 있을 정도로 우리말을 제대로 사용하는 것에 관심을 갖게 된다.
갑오개혁 이후 한글 사용이 본격화되었고 우리말이 문학 언어가 된지는 햇수로 불과 100여 년이
넘는다니 사실 놀라운데 저자는 이 책을 통해서 아름답고 감동적인 표현이나 무구보다 정확하고 바른 어휘와 글을 쓰는게 먼저라는 가르침을 받았고 그
결과 소설을 쓰는 일 말고도 《우리말큰사전》류가 해내지 못한 작업을 꾸준히 해온 가운데 ‘뜻도 모르고 자주 쓰는 우리말 시리즈’를 여러 권을
펴내게 된다.
그러한 연장선상에서『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우리말 백과사전』는 우리의 생활 속에서 상대적으로
다양하게 쓰이는 말이라고는 할지라도 절대적인 의미로 고정돼 있어야 하는 경우도 있다는 점에 착안해 우리말 어휘를 보다 바르고 정확하게 정의하고
있는 사전을 선보이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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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서는 사람 관련 · 동식물 관련 · 기상, 자연현상 관련 · 도량형 관련 · 시간,
계절 관련 · 지리, 지형 관련 · 법률, 규정, 약속 등에 따른 구분 · 어휘에 따른 구분 ·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한자어에 이르기까지 총
9가지의 분류에 따라 우리말 정의를 내리고 있다. 또한 책 사이사이에 지나치게 딱딱해지는 것을 막기 위해 너무 과하지 않게 사진 이미지를
활용하고 있기도 하다.
단순히 우리말 하나를 제시하고 사전처럼 그 뜻을 적고 있는 것이 아니라 흥미로운 정의를
보여주는데 예를 들면 ‘얼마나 사귀어야 친구라고 할 수 있나’라는 식으로 질문을 통해 보다 바르고 정확하게 정의하고 있는 것이다.
한 가지 예를 들자면 ‘세월과 시간은 뭐가 다른가’라는 질문이다. 그게 그거 아닌가 싶기도
하고 크게 차이도 없어 보이고 사용에 있어서도 문제가 없다 싶겠지만 저자는 이 둘의 차이를 명확히 구분짓고 있다. 세월이 글자 그대로 해와 달
같은 큰 규모의 시간을 가리킨다면 시간은 시와 분을 주로 말하는 것으로 세월이 시간보다 크다는 것이다.
우리가 무의식 중에서 큰 구별없이 사용하는 우리말들을 이렇게 자세히 들여다보면 분명 그 의미가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되는데 한 번에 외울 수도 없는 책인만큼 곁에 두고 수시로 읽으면서 조금씩이나마 생활에서 올바른 우리말 사용을 위해 노력하면
좋을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