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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말이 좋아서 밑줄을 그었다
림태주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21년 10월
평점 :
품절

책을 읽다가 좋은 문구를 발견하면 차마 귀한 책에 줄을 긋지는 못하고 색색깔의 펜을 이용해 노트에 따로 옮겨 적었던 기억이 난다. 딴에는 원래 내 글씨와는 다른 느낌으로 쓰겠다며 정리했던 기억이 있는데 지금 생각하면 그것도 일종의 필사이자 캘리그라피가 아니였을까 싶다. 물론 그때는 이런게 뭔지도 모를 때였고.
지금은 이럴 경우 휴대전화로 그 페이지의, 해당 문구나 문단을 카메라로 찍어 두고두고 보는 경우가 많다. 아무래도 휴대전화니 말 그대로 종이에 옮겨적는 것보다는 자주 볼 수 있지 않을까 싶은 마음에서인데 처음 『너의 말이 좋아서 밑줄을 그었다』 라는 제목을 보고선 그때의 추억과 지금의 모습이 떠올랐던 것이다.
그렇다면 이 책 속엔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까? 사실 말의 중요성은 말하지 않아도 알 정도로 널리 알려져 있고 실제로 스스로는 물론이거니와 타인에게 어떤 식으로 언어 표현을 하고, 주로 어떤 언어를 사용하는가에 따라서 인간관계도, 자신의 삶의 자제도 달라질 수 있음을 알게 되고나니 나이가 들수록 말하기가 조심스러워진다.
나도 그럴려고 노력하지만 내가 아이에게 좋은 말(비위를 맞추거나 아양을 떨거나 하는 등의 남에게 잘보이기 위한 가식적인 의미의)이 안 나올 경우 차라리 입을 다물고 듣기를 하라고 말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남에게 상처주거나 비난하거나 굳이 하지 않아도 될 말을 하기 보단 차라리 침묵하고 경청하는데 오히려 나의 이미지를 좋게 하는 것도 있고 입밖으로 잘못된 말이 나가 곤혹을 치르지 않아서도 좋으테니 말이다.
이 책을 보면서 이런 나의 생각과 정확히 일치한다고는 할 순 없지만 평소 내가 입밖으로 내뱉는 말들을 생각해보게 만들고 여전히 어려운 인간관계 속에서 태도 못지 않게 언어 사용이 상당히 많은 영향력을 미친다는 사실을 다시금 깨닫게 되었던것 같다. 그러면서 한번 더 말하기, 언어 사용의 조심성을 다짐도 해보게 된다.
책을 보면 다양한 상황 속에서 말로 인해, 그리고 말을 통해 사람 사이의 거리가 멀어질 수도 있고 가까워질 수도 있음을 알게 해준다. 직접적인 비난을 하지 않아도, 오히려 겉으로 보면 공손한 존댓말인것 같지만 이는 반대로 감정을 배제한 표현으로서 상대방에게 (이런 표현이 어떨지 모르겠지만) 예의바른 복수 아닌 복수를 하는 기분이랄까.
흔히들 '아 다르고 어 다르다'들 하는데 이 책을 보고 있노라면 우리말이 (표현에 있어서) 참 풍부해 많은 감정들을 이렇게나 잘 표현할 수 있구나 싶기도 하고 또 책을 통해서 다양한 말들, 다시금 노트에 옮겨 적고 싶게 만드는 좋은 말들을 만날 수 있었다는 점에서도 읽으면서 많은 사람들이 읽으면서 그저 내뱉는 말이 아닌 품격을 지닌 언어의 사용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으로 삼았으면 하는 바람이 든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