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우면 종말 - 안보윤 산문
안보윤 지음 / 작가정신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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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





『외로우면 종말』이라는 제목 때문에라도 읽어보고 싶어질 이 작품은 소설가 안보윤이 처음으로 선보이는 산문집이기도 하다. 안보윤 작가는 데뷔 20년 차로 현대문학상을 비롯해 이효석문학상 대상을 수상한 작가이기도 하다.

소설가의 첫 산문에는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까? 개인적으로 똑같은 제목으로 소설을 집필해 보셔도 상당히 흥미롭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참고로 이 책에 담긴 내용들은 2024년과 2025년에 《세계일보》와 《매일경제》를 통해 연재해온 칼럼들을 다듬어서 엮은 글들이라고 하는데 어쩌면 연재를 통해 만나 본 독자들도 있을 것이다.

게다가 이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바는 내가 아닌 타인에 대한 배려와 마음, 그리고 사랑이다. 비록 내가 힘든 상황 속에 놓여 있을지라도 굴하지 않은 고귀한 정신력을 보여주기도 하고 또 주변의 상황들로 인해 분명 누군가를 원망할 수도 있고 그것이 분노로 이어진다고 해서 한편으로는 그 마음이 이해될 것도 같지만 그렇게 하지 않는 마음과 자세는 보는 이로 하여금 실로 대단한 사람이라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누군가를 위해 마음을 쓰고 배려를 하는 행동이 쉬울 것 같지만 결코 그렇지 않다는 것을 우리는 잘 안다. 특히 도와야 한다는 것은 알지만 스스로도 마음 속에서 여러가지 장치들이 섣불리 행동하지 못하게 할 때가 있기에 그런 것들을 뛰어 넘어 타인을 돕고 상대의 힘듦에 공감한다는 것은 결국 우리가 홀로 넘기기 힘든 어려운 순간 왜 연대의 힘이 필요한가를 여실히 보여주는 반증이 아닌가 싶다.

사람이니 서로 돕고 살아간다는 말이 예전 같지 않은 요즘, 그럼에도 미담처럼 흘러나오는 내가 아닌 타인을 위한 배려나 누군가를 걱정하고 안부를 묻는다는 것은 관심의 발로일 것이다.

삶에 무엇이 정답인가를 논하기는 참 어렵지만 타인에 대한 배려와 누군가를 향한 연민이 있다는 것은 무엇보다도 의미있는 것임을 이 책을 통해서 알게 된다. 그리고 이런 모든 마음들은 스스로에게도 향해야 한다는 것을 다시금 깨닫게 되는 책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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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실수집가
오야마 세이이치로 지음, 윤시안 옮김 / 리드비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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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





미스터리 소설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트릭이 있다면 바로 밀실이다. 독자는 마치 작품 속 탐정이나 형사 내지는 등장인물이 되어 밀실 트릭을 풀어야 한다는 점에서 확실히 흥미로운 요소이다. 그런데 이번에 만나 본 『밀실수집가』는 연작 단편집의 형태를 띄는데 각기 다른 시대, 그리고 다른 장소에서 발생한 밀실 살인 사건 5건을 다룬다는 점이 독특하다.

보통 한 시대를 배경으로 연쇄살인사건이 발생한다거나 시대를 달리해도 한 두 건 정도가 등장하는 것에 반해 이 작품에서 무려 다섯 건이 등장하는데 이런 사건을 풀어가는 존재 역시 경찰이 아닌 밀실수집가라는 존재이다.

밀실에 얽힌 비밀을 풀어낸 후 결국 사건의 해결하는데 지대한 공헌을 하는 이 특별한 존재가 풀어갈 본격 미스터리 5건은 무엇일까?


가장 처음 등장하는 밀실 살인 사건은 무려 1937년에 발생한 것으로 「버드나무 정원」이란 제목의 작품이다. 한 학생이 책을 두고 왔기에 다시 간 학교의 음악실에서 발생한 총격 살인 사건으로 이로 인해 음악 교사가 죽었지만 놀랍게도 음악실은 밀실 상태다. 그렇다면 조금 전 음악 교사와 이야기를 나누던 이는 어디로 간 것일까?

1953년에 발생한 「소년과 소녀의 밀실」은 다른 사건으로 빈집에서 잠복하고 있던 경찰이 소년 소녀의 시체를 발견하지만 그 집은 밀실이라는 점이였으며 「죽은 자는 왜 추락하는가(1965년)」에서는 5층에 살던 남녀가 6층에 살던 한 여성이 추락하는 것을 목격하지만 그녀의 진짜 사인은 다른 이유이며 그녀가 추락하기 전 집안이 밀실 상태였음이 밝혀지는 이야기다.

「이유 있는 밀실(1985년)」은 의문의 인물이 자신의 살인을 고백하고 실제로 피해자가 발견된다. 밀실 상태였던 사건 현장의 트릭이 밝혀지긴 하지만 범인이 왜 이곳을 밀실로 만들었는가에 대한 이야기가 핵심이라는 점이 단순히 밀실의 트릭을 푸는 보통의 작품들과는 다른 결을 보여서 흥미로웠다.

마지막 「가야코네 지붕에 눈 내려 쌓이네 (2001년)」는 가장 최근에 발생한 밀실 살인 사건으로 자살하려던 여자를 구한 의사가 밀실 상태의 자신의 집에서 살해당한다는 이야기인데 과연 여자의 자살 시도와 의사의 발견은 정말 우연일까? 아니면 어떤 연관성에서 비롯된 살인인가하는 생각을 내내 하면서 밀실 트릭을 고민했던것 같다.

하나의 이야기가 아니라 각기 다른 다섯 건의 밀실 살인 사건을 담아내서 다채로운 밀실 트릭을 만나볼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였던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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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를 가로지르는 은하향초
김청귤 지음 / 다산책방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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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청귤 작가가 그려내는 힐링과 감동의 SF연작소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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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를 가로지르는 은하향초
김청귤 지음 / 다산책방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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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





SF소설이자 연작소설인 『우주를 가로지르는 은하향초』는 최근 여러 편의 SF소설을 통해 알아가는 김청귤 작가님의 작품이다. 작품의 제목이기도 한 은하향초(또는 우주향초로 불려도 될지 모르지만)란 과연 무엇일까 싶은 궁금증으로 더욱 기대하게 만든 작품이기도 하다.

연작소설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끌고 앞선 이야기나 다른 이야기 속 인물이 다른 작품에선 어떻게 등장해 어떤 영향을 줄지도 궁금했다.



사후 세계를 그린 작품들은 많지만 사실 임사 체험을 했다거나 환생의 삶을 산다는 존재도 있긴 하지만 이는 극소수라 어떤 과학적 근거가 없어 현재를 살아가는 사람으로서는 그저 상상하기만 할 뿐인데 이 작품에서는 우주에 있는 향초 가게인 은하향초를 배경으로 한다는 점이 흥미롭다.

이곳에선 마녀가 존재하고 그녀가 향초에 불을 붙이면 우리는 마지막으로 별이 된 존재와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 문득 이런 마지막 기회를 얻게 된다면 난 누구를 만나고 싶을까 싶은 생각 누구나 해보지 않을까 싶은데 이는 사람마다 다를 것이고 이 책에서는 그런 다양한 사연들이 펼쳐진다.



누군가와의 마지막 만남은 필연적으로 슬픔을 동반할 수 밖에 없는 이야기다. 그것이 사람을 잃은 사람이든, 자신이 키우던 반려동물이든, 심지어는 안드로이를 사랑한 사람이든...

상실의 아픔을 당사자가 아니고서야 누구도 단정지을수도 측정할 수도 없다는 점에서 각자가 이런 상실을 갖고 은하향초를 찾아오고 결국 그리움을 대상을 만난다는 이야기는 애초에 감동과 힐링 판타지가 될 수 밖에 없는 스토리일 것이다.

알고 봐도 재미있는 김청귤식 힐링SF소설인 셈인데 그럼에도 이런 작품을 보게 되는 것은 결국 상실과 그리움, 마지막으로 한 번만이라도 보고 싶다는 간절한 바람 같은 것들이 지극히 보편적인 감정이라는 점에서 누구나 공감할 수 있어서일 것이다.

게다가 연작소설이라 각자의 이야기가 펼쳐지는 조각들에서 서서히 하나의 퍼즐처럼 맞춰지기에 더욱 흥미로웠던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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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긴 매듭
배미주 외 지음 / 사계절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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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긴 매듭』은 다섯 명의 여성 소설가가 선보이는 단편 모음집이라는 점에서 굉장히 흥미롭다. 제목에서 매듭이라는 단어가 주는 끈끈함은 모계전승이라는 흥미로운 작품 포인트가 있고 이는 최근 여러 작품에서 많이 만나볼 수 있는 연대라는 또다른 표현일 수도 있다는 점에서 과연 어떤 이야기를 펼치고 있을지 더욱 기대될 수 밖에 없는 작품이였다.

지구 멸망에 가까운 암울한 시대에 여러 장애를 안고 태어나 결국 엄마마저 자신을 떠나 버린 이삭의 정착기를 그린, 존재하지만 장애가 없는 '정상'적인 이들에겐 존재하지 않는 이와 같은 취급을 받는 이삭의 모습이 그려지는 「이삭은 바람을 안고 걷는다」에서 시작된 이야기는 개인적으로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 가장 궁금했던 정보라 작가의 「엄마의 마음」으로 이어진다.

집안 대대로, 그러나 어떻게 보면 여성에게만 내려오는 저주이기도 한 사실을 듣게 된 완과 그런 완을 저주에서 살아남고자 재촉하는 어머니의 모습 속에서 어쩌면 여전히 존재할지 모를 가부장제의 비판이 그려져 신선한 발상이라 역시 정보라 작가님답다 싶었다.

이외에도 의문의 메시지 같은 문장을 둘러싸고 진실을 쫓아가는 생명과 진화의 소재를 다루면서도 오히려 그속에 존재하는 비인간성을 보여주는 「행성의 한때」, 「거짓말쟁이의 새벽」은 2대의 4자매를 둘러싼 원인을 알 수 없는 병을 둘러싸고 그 고통의 진실을 파헤치며 가족간의 유대를 넘어 자매라는 더욱 가까운 존재들의 연대를 만나볼 수 있다.

마지막 「오랜 일」은 지금도 현실에서 너무나 많이 일어나고 있는 여성 대상의 범죄와 이를 세상이 어떻게 다루고 있는가를 보여주는데 다섯 작품 모두 비현실적인 배경이나 상황 설정이 그려지지만 그속에 담긴 메시지나 주인공들이 처한 상황은 그 어떤 현실보다 더 현실 같아 의미있게 다가왔던 작품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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