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몬 케이크의 특별한 슬픔
에이미 벤더 지음, 황근하 옮김 / 멜라이트 / 2023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어떤 음식을 먹었을 때 그 음식에 담긴, 좀더 구체적으로는 그 음식을 요리한 사람의 감정이 그대로 느껴진다면 과연 어떤 기분일까? 이제 아홉 살 생일을 맞이한 로즈, 엄마가 구워준 레몬 케이크에서 이전에는 느낄 수 없었던 맛을 느끼게 된다.

바로 감정의 맛이다. 그 음식을 만든 엄마의 감정이 고스란히 느껴지고 그 감정들에는 결코 행복하다고 할 수 없는 감정들이 담겨져 있다면 로즈는 어떤 기분일까? 마냥 좋지만은 알을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누군가의 감정에 쉽게 동요될 수 밖에 없는 아직은 어린 나이의 로즈에겐 더 힘들지 않을까?

특별하다면 아주 특별한 이 능력을 너무 이른 나이에 갖게 된 로즈. 마치 누군가의 속마음이 자신도 모르게 들리던 일본 드라마나 미국 영화가 떠오른다. 자신은 표현하지 않았지만 오히려 그래서 더 솔직한 그 감정들을 마주하게 된 로즈는 좋든 싫든 그 감정들을 고스란히 보아야 하기에 힘들것도 같다. 자신의 의지와는 절대 상관없는 일이다.



지극히 평범하게 살아 온 로즈의 일상도 바로 이 느껴지는 감정 탓에 이제 로즈의 눈에는 평범함이란 옷을 입은 진짜 모습을 보이게 되는데 사실 너무 불편할 것도 같다. 마치 한 공간에 있지만 그곳에 집중할 수 없고 상대의 보여지는 모습과 진짜 감정을 비교하게 된다면 말이다.

결국 로즈는 음식을 먹는게 편하지 않다. 먹을 때마다 만든 이의 감정이 느껴지니 그럴 수 밖에. 더군다나 너무 어린 나이에 굳이 몰라도 되었을 가족들이 지닌 비밀 아닌 비밀들을 알게 되면서 과연 로즈는 이 상황을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해 혼란스럽다. 그동안 자신이 당연하게 생각했던 모습이 사실은 겉치레에 지나지 않았다거나 진짜 모습은 자신도 알지 못했다는 사실을 쉽사리 받아들이긴 힘들테니 말이다.



그럼에도 결국엔 가족이란 울타리 속에서 새롭게 알게 된 사실들을 통해 가족들을 이해해보려 애쓰는 모습은 아홉 살 아이를 더욱 대견하다 싶게 만들기도 한다.

살다보면 가장 가까운것 같은 사람들이 의외로 서로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 알겠거니 싶어서 더 그런지도 모르겠다.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진짜 원하는게 뭔지 가까운 이와의 답답한 상황을 보면서 한번쯤 그 속마음을 알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있다면 로즈의 능력은 한편으로는 부럽기도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모르는게 약일까 싶기도 하다.

그래도 다행히 로즈는 자신이 가진 능력을 잘 활용할 수 있는-가족들을 이해하기 위한-방법을 알아내어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참 대견하기도 하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해저도시 타코야키 - 김청귤 연작소설집
김청귤 지음 / 래빗홀 / 2023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지구의 미래에 대한 예측 가운데 디스토피아적 전망이라고 하면 지금처럼 지구 온난화가 계속될 경우 빙하가 녹게 되고 결국 바다로 흘러간 빙하(녹은 물들)가 해수면을 상승시켜 해수면이 낮은 지역부터 서서히 바닷속에 잠긴 후 끝낸 지구 전체가 바닷 속으로 가라앉을 것이라는 것이다. 한때 지구 재난을 그린 영화를 보면 이런 예측을 담은 내용 중 상징적인 모습이 바로 자유의 여신상이 잠기는 모습이였다. 


그렇다면 정말 그런 시대가 인류 멸망 전에 도래한다면 인간은 그속에서 어떻게 살 것인가? 이번에 만나 본 김청귤 작가의 신작 소설집『해저도시 타코야키』는 총 6편의 단편을 통해서, 미래의 지구 특히 해수면 상승으로 지구에서 육지가 점점 사라져가는 모습 속 인류의 생존기를 그리고 있다.




각 작품 속주인공은 모두 다르지만 그들이 사는 지구의 모습이나 인간의 생존 상황을 보면 점차 상황이 심각해짐을 알 수 있다는 점에서 단순한 단편소설이 아닌 연작소설임을 알 수 있게 한다. 동시에 그 과정에서 마치 동식물의 진화처럼 변화되는 환경에 적응한 인간도 있지만 결국엔 도태되거나 생존 과정에서 죽고 마는 존재도 있는데 가장 먼저 나오는 「불가사리」라는 작품에서는 점차 해수면의 증가로 육지가 줄어들자 바이러스가 퍼지게 되고 그 과정에서 인류는 상남기 위해 유전자 조작이나 다른 동식물과 유전작을 결합한 새로운 인간을 만들어내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위적으로 조작된 유전자는 변이를 통해 점차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가운데 결국 불가사리에서 해법을 찾으려고 하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음을 보여준다.


「바다와 함께 춤을」에서는 결국 바다에 모든 것이 잠긴 후 인간은 배위에서 생활을 하게 되는데 그 와중에 진화의 중간단계처럼 바닷속에서 오랫동안 숨을 참을 수 있는 인류가 존재하고 이들은 가라앉은 도시 속에서 쓸만한 물건들을 찾아와 일종의 물물교환을 하며 생계를 이어가는데 그 와중에도 계급이 존재해서 아주 작은 배에서 생활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크루즈에서 사는 사람들이 있다. 그리고 이 크루즈에서 사는 사람들은 해저도시에 들어가고 싶어 귀중한 물품들을 구하려는 모습이 지구가 멸망해도 인류는 변하지 않는 존재들인가 싶어 씁쓸해진다. 게다가 그런 물건들을 구하기 위해 돌고래를 이용하기 위해 학대하는 인간과 그런 돌고래를 구하려는 인간의 대립은 참 인간에 대한 잔인함을 다시금 느끼게 한다.



「파라다이스」는 아예 수중 생활에 적응하며 마치 인어처럼 물속에서 생활이 가능한 존재가 출현하고 배에서 생활하는 인간(수인:水人)이 존재하는 가운데 생존을 위한 목적이 아닌 놀이와 유희를 위해 바다 동물들과 소통하는 능력을 가진 수인의 능력을 이용해 자신들의 탐욕을 해결하고자 하는 인간의 잔혹함에 참혹함을 느끼게 하는 이야기였다.


「해저도시 배달부」는 돔으로 이뤄진 해저도시에서 생활하는 인간들이 식량 자원을 얻기 위해 애쓰지만 쉽지 않은 가운데 다른 해저도시와의 물자 내지는 인간을 교류할 수 있도록 해주는 수인 배달부를 둘러싼 탐욕을 그리고 있는데 자신들의 생존을 위해서는 누구보다 필요한 존재이나 그 누구도 이들의 능력을 존중하고 수인 배달부에 고마워하지 않는 모습이 그려진다. 그리고 이런 해저도시의 이야기를 좀더 담아낸 「해저도시 타코야키」는 인간들이 사는 해저도시의 돔을 청소하는 누군가의 목숨을 담보로 또다른 누군가의 생존이 보장되는 아이러니함을 느낄 수 있는데 앞선 이야기와 함께 이어 보면 좋을것 같다.


이상의 이야기만 보면 과연 인류에겐 희망이란 없는 것인가 싶은 생각이 든다. 영화처럼 일말의 기대감도 없는 것인가 하는 생각도 들지만 마치 영화 <월E>처럼 우리가 알지 못하는 어느 곳에 새싹이 자라듯 산호 트리」에서는 바닷 속 신인류가 살아남은 가운데 다시금 세상이 이전처럼 회복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그리고 있어서 마냥 불행만이 있는 이야기가 아니라 조금이나마 희망을 가져볼 수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에 책을 덮는 순간 씁쓸하고 참담했던 마음을 조금이나 덜 수 있게 하는 작품이였다. 


더 늦기 전에라고 말하기엔 이미 늦었다는 관측이 많은 지금의 지구 상황을 보면 이런 세상이 오겠다는 생각과 함께 시간이 흐르면서 인류의 생태환경도 참 많이 달라질 수 있겠구나 싶어 지극히 판타지적인 그리고 SF적인 이야기지만 그 어떤 이야기보다 현실감이 느껴지면서 또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던 놀라운 작품이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사색 판매원 호시 신이치 쇼트-쇼트 시리즈 2
호시 신이치 지음, 이영미 옮김 / 하빌리스 / 2023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하빌리스에서 선보이는 호시 신이치 쇼트-쇼트 시리즈 두 번째 이야기 『사색 판매원』이다. 시리즈가 무려 누계 판매 5000만 부를 돌파했다고 하니 실로 엄청난 판매고가 아닐 수 없다. 도대체 시리즈 내용이 어떻길래 이 정도의 판매고를 올렸을까 싶어 너무나 궁금했고 책을 직접 만나보니 작가의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참 대단하다 싶었던 작품들이다. 

 

먼저 쇼트-쇼트라는 대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 작품은 쉽게 말하자면 단편 모음집인데 보통의 단편이라고 할 때 생각하는 길이보다 더 짧은 내용이라 쇼트-쇼트가 붙은 것이다. '초단편'이라고 봐야 할 작품 속에는 그래서인지 한 권의 두께가 제법 두껍다는 점을 감안한다고 해도 무려 41편의 작품들이 실려 있다. 

 

시리즈 총합 41편이 아니다. 목차만 봐도 알겠지만 이게 과연 소설인가 시의 제목인가 싶을 정도로 상당하게 나열되어 있음을 알 수 있는데 보통 한 편당 10분이면 읽을 수 있다고 하는데 책 자체도 문고본처럼 종이를 두껍지 않은 종이로 제작해서 정말 가볍게 휴대하고 다니면서(전체 페이지나 책 두께이 비해) 읽을 수 있는 책이라 더욱 매력적이다. 잠깐의 이동 중간중간에도 한 편은 거뜬히 볼 수 있을것 같은 느낌이니 말이다. 

 

 

책의 내용도 상당히 흥미롭다. 단순한 소재의 이야기가 아니라 미래를 배경으로 재미난 이야기를 담고 있어서 앞서 이야기 했듯이 호시 신이치라는 작가의 기발함이 더욱 두드러지는데 범죄자들이 새로운 행성에 격리된 후 벌어지는 생존을 둘러싼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거나(「처형」) 영업 사원의 놀라움을 다시금 맛보게(?) 될 표제작 「사색 판매원」도 흥미롭다. 

 

여기에 정말 이런 기능을 가진 기계가 발명이 된다면 소중한 사람들과 사별한 이들에겐 한편으로는 큰 위로가 되고 또 자신도 이후 남겨진 사람들과 이야기 할 수 있으니 죽음이 영원한 이별로 여겨지지 않을테니 마냥 두렵거나 슬프지는 않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기도 했다(「순교」). 

 


마냥 재미있기만 한 이야기들이 아니라 그속에 담고 있는 인간의 욕망과 가장 기본적인 감정인 희비극을 잘 담아냈구나 싶은 생각이 들게 한다. 짧다고 해서 쓰기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오히려 짧은 길이 속에 재미와 작가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모두 담아낸다는 것은 긴 호흡의 문장들보다 더 힘들지도 모른다는 점에서 새삼 더욱 놀랍기도 하고 대단하다는 생각도 든다. 

 

판타지한 요소들을 이질적이지 않게 그려내고 있다는 부분도 작가의 놀라운 능력일거란 생각이 든다. 아무리 판타지, SF 장르라 할지라도 너무 허무맹랑하면 독자들의 입장에선 황당함이 느껴질 수 밖에 없는데 그런 감상이 들지 않게 하기 때문이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트러스트
에르난 디아스 지음, 강동혁 옮김 / 문학동네 / 2023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어떤 책을 선택할 때 있어서 장르는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어떤 장르인지에 따라 그 작품 속에 진행되는 이야기에 대한 픽션과 논픽션의 정도도 달라지겠지만 독자들의 입장에서도 이 작품은 받아들이는 어느 정도의 선입견이라고 해도 어쩔 수 없겠지만 이 장르에는 대략 이런 분위기의 내용이겠지라는 기대감을 갖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한 명(커플)의 인물에 대해 총 4부에 걸쳐 소설, 자서전, 회고록, 일기라는 형식을 차용하고 있는 작품이 있다면 그 자체로 상당히 흥미롭게 느껴지지 않을까?

 

바로 에르난 디아스의 『트러스트』가 그러하다. '2022 미국 매체 최다 선정 올해의 책'이라는 문구가 눈길을 끈다. 이는 곧 화제성에 있어서만큼 최고였다는 셈인데 이미 첫 번째 작품인 『먼 곳에서』을 통해서 퓰리처상 최종후보에 올랐던 작가였던만큼 아마도 그의 다음 작품에 대해 많은 기대감이 있었을텐데 두 번째 장편소설에서 이렇게나 흥미로운 구도를 보인다는 점에서 대단하게 느껴지며 무엇보다도 문학, 특히나 소설이라면 재미가 있어야 하는데 이 작품은 앞선 평가가 과장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이라도 하듯이 재미있다. 

 

작품 속의 주요 밀드레드 베벨이라는 인물은 20세기 초에 미국의 월스트리에서 일명 미다스의 손으로 불리며 막대한 부를 쌓아올린 앤드루 베벨에 대한 이야기가 1부 채권이라는 타이틀 하에 소설로 먼저 등장한다. 좀더 구체적으로는 헤럴드 베너라는 소설가가 앤드루 베멜과 밀드레드 부부에 대한 이야기를 쓰면서 앤드루의 성공과 그들의 부부의 결혼생활이 어떠했는지를 그리고 있으며 이어 나오는 2부 나의 인생에서는 소설 속 장본인인 앤드루 베벨이 헤럴드 베너의 소설에 대해 일종의 반박의 목적으로 쓴 자서전 성격의 글이다. 역시나 어느 정도 자신들 부부에 대한 미화가 그려질 수 밖에 없는 이야기다.

 

세 번째로 나오는 회고록을 기록하며에서는 사실 자서전은 앤드루 베벨이 직접 쓴 것이 아니라 대필 작가가 썼다며 바로 그 대필 작가가 쓴 일종의 회고록으로 그 주인공은 앤드루의 비서이다. 세간에 알려진 베벨 부부의 진짜 모습을 둘러싸고 고발, 반박, 재반박을 떠올리게 하는 이야기의 전개가 아닐 수 없다. 그렇기에 3부의 회고록에서는 대필 작가가 다시금 앤드루 베벨에 대한 일종의 고발을 하는 이야기다. 그의 추악한 모습을 폭로하는 것일수도 있겠다.

 

마지막 선물에서는 그동안 비교적 이야기의 초점이 앤드루 베벨에 머물러 있었다면 드디어 그의 아내인 밀드레드 베벨의 육성(고백)을 들어볼 수 있는 순서로 이리저리 회자는 되었지만 그동안 앤드루에 비해 전면에 나서지 않는 것 같았던 밀드레드가 일기라는 형식을 통해 자신의 이야기를 한다는 점에서 과연 폭로와 반박, 재반박으로 이어지는 이야기 속 월스트리트 성공 신화의 주인공으로 여겨지던 앤드루 베벨에 대한 진짜 모습은 무엇일지를 알 수 있을지, 아울러 왜 그녀는 마지막에 이르서야 이 진흙탕 같은 싸움에 등판하게 되었는지도 궁금해지지 않을 수 없다. 

 

20세기 초 월스트리트의 전설적인 성공 신화 속 인물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진실찾기는 마치 현재의 모습을 보는것 같은 기분이 들게 한다. 사람들 사이에서 대단한 인물로 여겨지는 존재에 대한 추악한 모습, 일종의 진실 폭로가 갑작스레 일어나면서 이를 둘러싼 당사자와 관계자들의 반박과 재반박, 측근의 이야기까지 곁들여지는 최근 만나볼 수 있는 여러 사건들과 너무나 닮아 있기 때문이다. 

 

한 편의 소설로만 이야기가 그려졌다면 이런 생각이 들진 않았을것 같고 작품 전체의 임팩트나 몰입감도 낮았을것 같은데 이 묘한 4단계에 걸친 마치 검증 절차 같은 이야기가 신선하면서도 더욱 재미있게 느껴졌던 작품이다. 

 

 

#트러스트 #에르난디아스 #문학동네 #올해의책top10 #뉴욕타임스베스트셀러 #신간소설 #베스트셀러 #독서카페 #리딩투데이 #리투서평단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불행한 당신을 위하여
김다윤 지음 / 팩토리나인 / 2023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삶에서 후회의 순간이 누구에게나 있기 마련이고 때로는 할수만 있다면 그때 당시로 돌아가 뭔가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하는 생각을 하게 될지도 모른다. 물론 우리는 그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기에 아쉬움과 미련을 갖게 되고 바로 이런 점 때문인지 이런 소재를 활용한 작품들이 의외로 많이 소개되는 것인데 비록 현실은 불가능할지라도 작품 속에서나마 이를 실현시켜 준다는 점에서 독자의 입장에서는 정말 그렇게 했을때 결과는 정말 바뀔 수 있을지에 대해 궁금증이 들 것이다. 

 

그리고 이런 이야기가 작품 『불행한 이들을 위하여』에도 등장한다. 흥미로운 점은 이 작품 속에서 다온이라는 대학생이 얻게 되는 책 제목이 바로 동명의 작품, 『불행한 이들을 위하여』이라는 점이다. 

 

그녀에겐 과거 발생했던 사건 속으로 돌아가 그 사건의 가해자를 벌 줄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 이럴 경우 사람들은 어떤 생각을 할까? 실제 그 사건 속으로 갈까? 아니면 그냥 그대로 묻어둔 채 살아갈까? 이런 엄청난 일이 가능하다면 분명 그에 따르는 댓가도 있을거란 생각을 누구라도 할 수 있을테니 그걸 감안하고서도 선택할지, 아니면 말지는 당사자의 몫일 것이다. 

 

작품 속에서 다온은 8년 전 사건을 잊지 못하고 있다. 가정폭력 끝에 아빠가 불을 지르고 그 사건으로 엄마가 죽는다. 사실 어쩌면 다온 역시 피해자일수도 있는 상황에서 엄마의 죽음은 그녀로 하여금 왜 신고하지 않았던가에 대한 죄책감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하고 있다. 

 

어떤 사건이 발생하면 우리는 가해자의 행태에 분노하고 이후 그들이 제대로 법적 처벌을 받지 못함에 분노하며 또 여전히 범죄자의 인권보다 못한 피해자의 구제라는 현실 앞에 답답함을 느끼게 되는데 만약 이런 상황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사적 복수가 일어나지 말라는 법도 없을것 같다. 

 

그런 가운데 마주하게 된 붉은 책의 정체는 누구라도 범죄의 피해자가 될 수 있지만 그 피해자를 위한 구제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가해자는 제대로 처벌받지 않은 상황에서 피해자는 여전히 불행 속에서 상처를 치유받지 못하고 있음을 고스란히 보여주는것 같아 안타깝다. 

 

세상에 이분법적으로 나쁜 사람, 착한 사람으로 딱딱 나눠질 순 없겠지만 적어도 자신이 저지른 부분에 대해서만큼 처벌이 이뤄져야 하는거 아닌가를 생각해보게 되는 작품이며 그 과정에서 피해자에 대한 이야기에 관심을 두고 여전히 불행한 시간을 살고 있는 사람들을 위해, 붉은 책의 올바른 사용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게 만드는 작품이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