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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과거시제
배명훈 지음 / 북하우스 / 2023년 3월
평점 :

『미래과거시제』는 배명훈 작가님이 7년만에 선보이는 단편소설 모음집이다. 표제작인 「미래과거시제」를 포함해서 총 9편이 수록되어 있는데 독특하지만 독자들을 사로잡는 매력적인 소재와 흡입력이 있는 글이 상당히 흥미롭게 다가온다.
'미래과거시제'라는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 작품은 어느 특정화된 시기도 아니며 어느 특수한 배경도 아니다. 그래서 시간적, 공간적 제약을 뛰어넘어 더욱 다양하고도 독창적인 작품이 탄생할 수 있지 않았나 싶다.

먼저 표제작인 「미래과거시제」를 보면 제목 그대로 시간이 교차한다고 딱 꼬집긴 뭣하지만 여러 시간이 혼동하는 시제 속에서 이와는 반대로 오로지 하나의 방향으로 흐르는 시제만 살아 온 은경이라는 인물이 미래시제를 살아보고픈 시도 속에 그녀가 사용해야 하는 언어 역시 제한적일 수 밖에 없다는 설정은 보통의 타임슬립을 소재로 한 과거 또는 미래로 가는 주인공의 낯설지만 흥미로운 경험과는 뭔가 차원이 다른 설정이 결합되어 묘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지금까지 이런 시간 이동이나 공간이동에서 벌어지는 SF 장르의 이야기 속에서도 쉽사리 만나기 힘들었던 언어적 설정은 작가님의 독창성에 감탄하게 된다.
이외에도 「수요곡선의 수호자」는 로봇 마사로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데 고래상어 그림을 보고 싶어서 바다로 가지만 순탄치 않았던 이야기이며 마치 비록 과장되긴 했으나 최근까지의 팬데믹 시대에 우리가 어떻게든 비말을 차단하고자 애썼던 순간들을 떠올리게도 하는 「차카타파의 열망으로」도 흥미롭다.

「임시 조종사」는 백수였던 로봇 조종술을 가진 주인공이 드디어 임무를 맡게 된 이후 경험하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는데 정말 특이했던 것은 판소리 형식으로 쓰여졌다는 것이다. 상당한 실험정신이라고 해야 할지, 독창적인 이야기만큼이나 독특한 시도라고 생각한다.
「인류의 대변자」 는 일종의 우주인들이 서울에 도착한 이후 벌어지는 이야기이며 가상현실에 잠재의식까지 결합된 이야기를 담은 「알람이 울리면」은 내용을 읽고 나면 오히려 제목이 상당히 매력적이다 싶은 생각이 들게 했던 작품이다.
총 9편의 작품들이 어느 하나 부족하지 않게 독창적인 아이디어로 마치 이야기에는 한계가 없다는 것을 보여주듯 재미있는 이야기를 펼쳐보이고 있다. 아주 오래 전 여러 작가님들의 단편을 모아 출간한 도서에서 작가님의 작품을 읽은 기억은 있지만 이렇게 작가님의 단독 단편모음집은 처음인것 같은데 그 처음을 상당히 매력적인 작품으로 시작할 수 있어서 좋았고 이번이 세 번째 단독 소설집인만큼 앞서 출간된 두 권의 단독 소설집도 기대된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