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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딜 수 없는 사랑
이언 매큐언 지음, 한정아 옮김 / 복복서가 / 2023년 3월
평점 :

이언 매큐언의 작가로서의 절정기의 포문을 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작품, 『견딜 수 없는 사랑』은 1997년도 작품이다. 제법 오래된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작품을 살펴보면 세련된 문장이 돋보여서 이언 매큐언을 좋아하는 분들에겐 새로운 옷을 입고 발표된 이 책에 다시금 손이 갈 것으로 생각된다.
작품을 읽고나면 새삼 책을 살포시 덮고 표지를 다시 쳐다보게 된다. 별뜻없이 한 남자의 뒤통수라 짐작되던 모습을 넘어 이 남자의 시선 어디쯤에 닿아 있을 열기구가 상당히 의미있게 다가오기 때문이다.
상당히 독특한 작품이라고 단언할 수 있는 이 작품은 조와 클래리사라는 한 커플에게 부지불식간에 발생한 사건 이후 펼쳐지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는데 평범하다곤 할 수 없지만 아예 없으리란 보장은 없을것 같은 사건이 불러 온 그 이후의 이야기가 묘하다면 상당히 묘한 이야기다.
조는 클래리사와 소풍을 가고 그곳에서 한 소년이 탄 열기구가 날아가는 사건이 발생한다. 조는 당연하게도 도움을 주고자 열구기를 잡으려고 달려가고 이런 조의 행동과 똑같은 행동을 보인 남자들이 네 명이 있었다. 조는 이들과 함께 열기구에 달려 있는 밧줄을 잡게 된다. 일단 소년이 탄 열기구라 날아가는 것만은 막고 싶었을 본능적인 행동이였을 것이다. 그러나 조까지 포함해 다섯 남자가 매달린 열기구는 그들의 무게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땅으로 붙잡히기는 커녕 마침 불어 온 돌풍의 영향을 받아 떠오른다.
만약 이런 상황이라면 과연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할까? 열기구가 계속 올라가면 모두가 열기구와 운명공동체가 된다. 오히려 열기구에 매달린 남자들의 목숨이 그들이 구하고자 했던 소년보다 더 위험한 상황에 처할 수도 있다. 그러니 손에서 밧줄을 놓고 싶어지지 않을까? 아니면 모두가 이 밧줄을 붙잡고 있다면 어떻게든 소년을 살릴수도 있으니 계속 잡고 있어야 할까? 딜레마가 아닐 수 없다.
결국 그 절체절명의 순간, 소년을 비롯해 다섯 명의 남자의 운명을 가를 그 순간 네 명의 남자가 밧줄을 놔버린다. 물론 조도 포함되어 있고 오직 존이라는 한 남자만 밧줄을 잡고 있게 된다. 그리고 이후 존은 추락하고 만다. 그렇다면 이야기는 이 줄을 놓은 사람들의 도덕성(과연 이 상황에서 조를 포함한 네 명의 남자들에 대한 도덕성을 질타할 수 있을까도 논쟁이 될 수 있겠지만), 내지는 양심의 가책에 대해 이야기를 이어가야 하겠지만 왠걸 이야기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간다.
그 밧줄을 함께 붙잡고 있던 남자 중 한 명인 제리라는 남자가 뜬금없이(정말 독자의 입장에서는, 어쩌면 조만큼이나) 조에게 사랑을 고백한다. 이 무슨 말도 안되는 상황인가 싶다. 혹시 사건의 충격에서 나온 트라우마의 영향으로 조가 조금 이상해진게 아닐까 싶은 주변 상황들은 독자들로 하여금 2차 충격 내지는 혼란을 부여한다.
게다가 죽은 존을 둘러싼 이야기는 또다른 감상 포인트로 작용하는데 지극히 평범한 날 뜻하지 않은 사건에 휘말린 조와 그의 선택, 그 과정에서 희생된 존이라는 남자의 죽음에 이르기까지 이언 매큐언은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방향으로, 전혀 예측할 수 없었던 스토리 전개를 보인다. 그러니 과연 누가 예측이나 할 수 있을까 말이다. 뜻밖의 사고에 사랑이 튀어나오고 미스터리가 등장하는 셈이니 이보다 더 도발적인 작품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굉장한 작품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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