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궐로 떠나는 힐링여행 : 덕수궁 인문여행 시리즈 10
이향우 글.그림, 나각순 감수 / 인문산책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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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수궁이라면 돌담길로 유명하고 나 역시도 그외에는 딱히 아는게 없는거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조선시대의 대표적인 궁궐 정도로만 알고 있었기에 더욱 궁금했던 책이 바로 『궁궐로 떠나는 힐링여행 덕수궁』이였다. 만약 접근성이 조금 더 좋았다면 이 책을 읽고 가봤더라면 그저 궁궐의 외양이 약간의 역사적 의미만 알고 넘어가는 것 이상으로 더욱 많은 걸 알 수 있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이 아쉽기도 했다. 

 


사실 덕수궁은 경복궁으로 대표되는 조선시대 왕궁에 비해 다소 그 급이 낮아보이지만 이는 워낙에 다른 궁궐들에 관심이 집중된 이유도 있을것 같다. 그런데 알고보면 조선시대 역사 속에서 가장 마지막으로 지어졌다는 궁궐이기도 한 덕수궁의 경우 조선이 자주국가로서의 면모를 내세우기 위해 스스로 황제로 칭하고 대한제국이라 하기 시작한 이후의 정궁이기도 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경복궁 못지 않은 역사적 의미를 지닌, 특히 조선의 역사 마지막 그리고 한국 근대사의 한 부분을 차지함에 있어서 상당히 중요한 궁궐이기도 하다. 

 

그런 궁궐이 비단 돌담길로만 유명하기엔 너무 아깝고 이와 더불어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우리의 역사와 함께 대한제국의 정궁이였던 덕수궁을 올바른 역사적 관점에서 구석구석 살펴 본 이 책이 더욱 의미있게 다가온다. 

 

 

특히 이 책이 좋았던 것은 궁궐을 구석구석을 정밀하게 잘 담아내고 있다는 점이다. 궁궐 내 위치한 작은 건물들이나 장소의 위치, 그 쓰임새나 외양만을 훑고 지나가는 것이 아니라 관련된 역사적 의미, 심지어는 현판에 대한 해석이나 기둥, 지붕, 처음 지어질 당시의 고증 자료, 일종의 조경에 쓰이던 괴석에 이르기까지 소소한 부분까지 놓치지 않고 소개해주고 있어서 마치 문화재 해설가의 깊이있는 설명을 들으며 궁궐을 산책하는 기분마저 들 정도이다. 
 

그런 의미에서 책표지로 돌아가 저자가 어떤 분이신가 살펴보니 '한국의 재발견'이라는 단체 소속으로 우리궁궐지킴이로 활동하면서 문화재청장의 표창까지 받은 수상경력이 있다는 사실에 그럼 그렇지라는 생각에 절로 고개가 끄덕여진다. 

 

이 분야의 전문가셨던 것이다. 게다가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출신을 십분 활용해 책에서는 덕수궁 내부의 이모저모를 사진으로 담고 있기도 하지만 직접 그린 그림도 함께 실려 있어서 이또한 똑같은 모습도 사진과 다른 느낌이라 색다른 볼거리를 제공한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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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생지, 개미지옥
모치즈키 료코 지음, 천감재 옮김 / 모모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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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매매 여성을 대상으로 한 연쇄살인사건의 발생. 두 건이 발생한 상태이다. 그리고 또다른 사건의 축에서는 식품공장에 무려 3년간 지속된 악성 클레임 사건이다. 전혀 접점이 없어 보이던 두 사건은 어떻게 마주하게 되었을까? 바로 세 번째 희생자라는 공통점이 생긴 것이다. 연쇄살인이라는 점에서 성매매 여성을 상대로 한 범죄는 더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인데 식품공장에서는 이미 세 번째 희생자를 언급한 협박장이 도착하게 된 것이다. 

 

과연 전혀 다른 이 두 사건이 어떤 관련이 있는지가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사실 성매매를 한다고 하면 사회적으로 여론이 그다지 좋진 않을 수 있다. 그렇지만 엄연히 그들도 범죄 피해자임은 확실한 사실이며 세 번째 희생자를 막기 위해서라면 돈을 준비하라는 협박문은 실로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결국 이 사건은 보도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인데 이때 피해자들의 직업이나 그녀들이 미혼모로 자신의 아이를 제대로 돌보지 않았다는 점이 혹여라도 여론에 부정적일 수도 있다는 저점에서 이 부분은 보도되지 않는다. 

 

하지만 곧이어 놀랍게도 자신을 범이라고 주장하는 인물이 등장한다. 게다가 범인(이라고 주장하는)은 사건의 패하자에 대해 제대로 보도하라고 이야기하면서 정작 돈은 필요없다고 말한다. 애초 세 번째 피해자를 만들기 싫으면 돈을 준비하라는 말과는 결이 다르다. 

 

  

그런 가운데 식품공장의 악성 클레임을 조사하던 기베라는 기자가 있었고 기베는 두 사건의 접점을 생각하며 사건을 파헤치기 시작한다. 

 

그리고 밝혀지는 진실은 가히 충격적이며 또 지극히 현실의 한 단면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저 소설 속 이야기가 아닌 충분히 어느 사회에서나 일어날 수 있는 법의 사각지대, 보호와 복지의 사각지대에서 발생할 수 있는 사건이며 태어날 때부터 정해지는 부와 빈곤의 세습이 얼마나 한 사람의 인생을 현실에 가둘 수 밖에 없는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작품이기도 하다. 

 

모든 것을 사회탓, 제도탓으로 돌릴수는 없겠지만 분명 우리나라 역시 복지의 사각지대 속에서 어처구니없이 보호받지 못한 채 생을 마감하는 사람들이 존재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 작품은 그 어떤 사회파 미스터리보다 더 냉철하게 그리고 생생하게 사회문제를 보여주는 작품이라 생각한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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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너의 365일
유이하 지음, 김지연 옮김 / 모모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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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극히 평범해 보이는 열일곱 소년 소야. 교내에선 문제아도 모범생도 아니다. 공부를 엄청나게 잘하지도 그렇다고 하위권도 아닌 평범하디 평범한 소야의 일상이 순식간에 무너지는 일이 발생한다. 바로 그에게 도착한 일명 블랙 레터. 시간이 점차 지날수록 일상에서 자신이 볼 수 있는 색깔이 점점 줄어들다 결국 온세상이 무채색으로 변해버리는 무채병에 자신이 걸렸다는 사실을 통보받은 것이다.

 

 

학교에서 돌아 오던 소야가 우편함에서 발견한 블랙 레터. 일단 가족들은 모르게 한다. 그리고 학교에서도 어렸을 때부터 친구인 가케루와 리카에게도 비밀이다. 무채병을 현재로썬 치료제가 없다. 불치병인 셈이다. 게다가 보통은 발병 후 1년 즈음 자연사하듯 죽음을 맞이한다. 이에 소야는 가족과 친구들에게 미리 알려 그들이 슬퍼하는 가운데 세상을 떠나기 보단 일상을 보내고 싶은 것이다. 

 

그런 가운데 교내의 우등반에서 공부를 하는, 전교 1등을 하는 히나라는 여학생이 자신의 반에 전학을 오게 되고 우연히 블랙 레터의 존재를 들키게 된다. 그러면서 시작된 1년 동안의 시한부 연애. 

 

너무나 예쁘고 공부도 잘하는 히나는 왜 자신의 제안을 받아들인 것일까? 그저 자신에게 주어진 현실이 속상하고 억울해서 괜히 히나에게 억하심정으로 화를 내듯 제안한 교제에 히나는 아무런 반대없이 수락했다. '너는 왜 그랬을까?' 소야의 머릿속엔 그 생각이 떠다닌다. 
 

 

그러나 히나와 연인이 되고 하루하루 데이트를 하면서 소야는 점점 진짜로 히나를 좋아하게 된다. 그러면서 1년 후 혼자 남게 될 히나에게 그 마음을 고백하는 것이 어떻게 보면 잔인한 일이 아닐까하는 마음에 쉽사리 고백마저 하지 못하는데...

 

참 기묘한 소재다. 일상에서 색깔이 사라진다니... 온통 무채색으로 보이는 세상은 어떤 느낌일지 상상도 가지 않는데 소야에겐 붉은 계열의 색이 사라진다. 흥미롭게도 가장 마지막에 남는 색은 가장 먼저 사라진 색깔과 대비를 이루는 것으로 소야에겐 푸른 계열의 색을 가장 오랫동안 볼 수 있는 셈이다. 

 

분홍빛의 벚꽃이 날라는 날 처음 만난 히나와 소야. 빨간색이 잘 어울릴것 같지만 그 색이 보이지 않는 소야를 위해 푸른 계열을 입는 히나의 마음이 참 예쁘면서도 아련하다. 이런 상황 속에서 히나를 제외하곤 아무도 소야의 상황을 모르니 어찌됐든 소야는 평범한 일상을 보내지만 점차 사라져가는 색채에 곤란한 일들이 생기기도 한다. 색깔을 구별할 수 없게 되니 말이다. 

 

어쩌면 끝이 정해진 이야기는 독자들로 하여금 이미 최루성 로맨스로 눈물은 당연 예약처럼 보이지만 작품의 반전은 말미에 이르면서 절정을 이룬다.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어렴풋이 짐작을 하게 된 히나와 소야의 첫만남과 그들의 오랜 관계, 그리고 두 사람의 예정된 결말과 함께 어쩌면 별도로 진행되고 있을 히나의 이야기까지. 

 

가슴 먹먹해지는 이야기는 슬프면서도 아름답게 마무리되지만 그럼에도 마지막에 남겨질 친구와 가족들을 생각하면 슬픔이 더 크게 와닿는 로맨스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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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닿을 수 없는 너의 세상일지라도
미아키 스가루 지음, 이기웅 옮김 / 팩토리나인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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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이 책은 지난 2019년에 출간된 『너의 이야기』의 재출간본이라고 한다. 제목도 완전히 다르거니와 표지도 너무 달라서 다른 책으로 보일 정도인데 작가의 인생작이라고 적혀 있으니 더욱 궁금해진다. 

 

원래 제목으로 일본에서 출간되었을 당시에도 상당히 화제가 되었고 인기로 이어졌던 작품이 독자들의 요청으로 이렇게 재출간 되기까지 했다니 놀라운데 과연 인간이 가지고 있는 기억이라는 것이 허구를 주입할 수 있는가, 그렇게 했을 때 서로가 기억하는 부분이 달라질 수도 있을텐데 그로 인해 현실에도 혼동이 생기지는 않을까 싶은 궁금증이 생겼던 것도 사실이기에 작가는 과연 이 의억이라는 가상의 기억을 둘러싸고 이야기를 어떻게 풀어갈지 궁금했다. 

 

전작들 역시 독특한 소재로 남다른 스토리를 보여 준 만큼 단순한 기억의 이식이 아닌 가상의 기억과 가짜 추억을 구입하고 주입한다는 설정이 확실히 흥미롭게 느껴진다. 

 

애초에 자신에게 없는 기억들을 구입한다는 설정도 특이한데 마치 자신이 사고 싶은 물건들을 구매하듯 존재하지 않은 기억을 구입하는 대상 역시 부부나 부모 등 대상도 다양하다. 문득 나라면 어떤 기억을 구매할까 싶은 생각을 해보게 되는 것도 당연지사다. 

 

사람들이 자신에게 없는 것을 부러워하고 동경하듯 어떻게 보면 기억 역시 그런 대상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예를 들면 부모 자식간에 좋은 추억이 없거나 기억나는게 없거나 또 애초에 자신이 가질 수 없는 기억들을 갖고 싶은데 그걸 실제로 구입할 수 있다면 한번쯤 구입을 시도해볼 수 있을것 같긴 하다. 

 

게다가 단순히 기억을 기억을 구입하는 것을 넘어 원치 않는 기억을 지우기도 하고(어쩌면 이 옵션이 더 수요가 많을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바꾸기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과연 이렇게 조작 내지는 제거된 기억이 진정으로 내것인지, 그 이후 일어날 일들을 당연히 생각해볼 수 밖에 없는 가운데 작가는 바로 이런 상황 속에서 발생하는 일들을 그리고 있다. 

 

자신에겐 존재하지 않는 소꿉친구라는 존재와 그 존재와의 기억. 치히로는 이런 기억을 소유하게 되고 도카는 이런 치히로의 기억 속 존재로 치히로에겐 첫사랑이기도 하다. 그러다 의억이 아닌 현실에서 도카와 비슷한 사람을 우연히 마주치게 되면서 혼란이 발생하는데 과연 이 상황 속의 진실은 무엇일까, 어디까지가 의억이고 어디까지가 현실일까 싶은 궁금증이 생기면서 어쩌면 이 모든 기억들 중 단지 치히로가 기억하지 못할 뿐 그에겐 어떤 소중한 기억이 존재했던게 아닐까하는 의구심도 커지게 된다.

 

제목에서부터 이들의 관계가 해피엔딩이 될 수 없음을 은연중에 암시하고 있는것 같아 시간이 지속될수록 안타까움이 더해지는 이야기이다. 상당히 독특하지만 한편으로는 애절한 로맨스 소설 같은 작품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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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0시의 몸값
교바시 시오리 지음, 문승준 옮김 / 내친구의서재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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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라우드펀딩을 들어보았을 것이다. 그런데 이 크라우드펀딩을 인질의 몸값으로 활용하는 미스터리 스릴러 작품이라니 이보다 더 기발하긴 힘들겠다 싶은 작품이 바로 『오전 0시의 몸값』이다. 신초미스터리대상을 수상한 작품이기도 한데 무려 미나토 가나에와 미치오 슈스케가 추천한 작품이기도 하다는 점에서 믿고 볼 수 있을것 같다. 

 

작품 속에서 한 대학생이 실종된다. 그 대학생은 보이스피싱 사건에 연루되어 있었고 이와 관련해서 변호사와의 법률상담까지 했지만 실종되고 만 것이다. 그렇게 실종된지 이튿날에 범인으로 부터 기묘한 협박이 시작된다. 

 

무려 10억 엔이 달하는 몸값도 적지 않아 보이는데 이 몸값을 반드시 크라우드펀딩으로 모금하라는 것이다. 게다가 주어진 시간은 딱 24시간이다. 그러니 하루만 준다는 것이다. 보통 크라우드펀딩이 얼마나 기한이 주어지는지 알 수 없지만 이 사례만 보면 턱없이 부족하다 못해 빠듯한 시간이다. 우리 돈으로 100억 정도에 달하는 돈이 결코 액수도 만만치 않다. 

 

과연 이게 가능한 일일까? 게다가 범인은 왜 이런 기막힌 요구로 협박을 하는 것일까? 무엇보다도 이렇게 거액의 몸값을 특정화한 이유가 있지 않을까 싶은 생각도 들면서 과연 이 사건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도 함께 주목할 수 밖에 없는 작품이다. 

 

심지어는 여기에 더 까다로운 조건이 붙는데 한 사람이 펀딩할 수 있는 금액(상한액)과 펀딩 횟수까지 범인은 정해준다. 어찌보면 10억 엔이라는 금액만큼이나 더 기묘한 조건이 아닐 수 없다. 설령 누군가 선의로 이 거액을 펀딩해주고 싶어도 한 사람이 모두 낼 수 없는 상황이니 말이다. 

 

작품을 읽으면 읽을수록 과연 이 크라우드펀딩에 대해 여론과 국민들의 반응도 흥미롭다. 유명인사 부부의 딸, 보이스피싱 범죄에 연루된 나코라는 인질(납치된 대학생), 그리고 특정화된 펀딩 회사까지. 이 모든 것들이 그저 무작위로 선택된 것이 아닐거라는 생각과 함께 범인들의 기상천외한 요구사항들에 더욱 주목할 수 밖에 없는 것이 사실이다. 

 

그렇기에 상당히 독특한 설정의 작품이자 이 사건에 연루된 사람들의 관계와 범인의 진짜 목적, 그리고 사건을 해결해나가는 과정도 흥미롭게 전개되는 작품임에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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