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의 시대 (양장) 앤의서재 여성작가 클래식 4
이디스 워튼 지음, 신승미 옮김 / 앤의서재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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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미소설 『순수의 시대』는 여성 최초로 퓰리처상을 수상한 이디스 워튼의 작품이라는 점이 눈길을 끈다. 그만큼 작품성에서 인정받은 작가의 대표작이라는 점에서 '순수'라는 의미가 새삼 정말 우리가 생각하는 그 순수의 단편적인 의미만은 아닐 것이란 생각도 들었다.

 

작품은 1870년대 초의 뉴욕 상류사회를 그려내고 있는데 흥미로운 점은 작가 자신의 자전적 이야기가 담겨져 있다는 점에서 어떻게 보면 지극히 개인적인 관점일 수도 있지만 그만큼 생생한 이야기를 만나볼 수 있는 기회일 것이다. 

 

 

앤의 서재 여성작가 클래식 시리즈의 4번째 도서이기도 한 이 작품은 여성이 글을 쓰기 쉽지 않았던 시대 그 어려운 일을 해냈고 또 작품으로 다른 사람들에게 큰 영감을 선사한 여성 작가들의 고전 작품들을 선별해 독자들에게 선보이고 있다. 

 

마치 자격을 갖추듯 모든 것을 뉴욕 상류사회에 걸맞게 갖춘 뉴랜드 아처는 앞으로 자신의 삶까지도 충분히 잘 될거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그러나 이런 뉴랜드의 생각은 약혼 상태인 메이 웰랜드의 사촌인 올렌스카 백작 부인의 등장으로 예상치 못한 변화를 겪게 된다. 

 

자신과 그리고 약혼녀와는 너무나 다른 자유분방한, 그러면서도 뉴랜드가 당연시 했던 관습과 규칙, 기준 보다는 개인의 자유, 감정과 욕망을 중요시 올렌스카 백작 부인의 매력에 뉴랜드가 빠져드는 것이다. 
 


기존에 자신이 진리라고 믿었던 가치관마저 흔들리는것 같은 뉴랜드지만 지금 자신이 발 딛고 있는 뉴욕 상류사회를 쉽사리 벗어나지는 못한다. 스스로도 이 사회가 추구하는 것들의 모순을 알지만, 그래서 어떤 것이 진짜 삶인가를 알게 되었지만 이미 길어진 사회 통념이나 가치관은 흔들릴지언정 자신이 속한 사회 모든 것을 버리기엔 어떻게 보면 오히려 더 현실적인 인물이지 않나 싶은 생각도 든다. 

 

만약 뉴랜드가 올렌스카 백작 부인과의 만남을 통해 그녀가 알려주는 개인의 감정과 욕망에 충실한 삶으로 자신의 삶 모두를 옮겨갔다면 오히려 이 책은 이만큼 주목받지 못했을거라 생각한다. 어떤 것이 자신이 원하는 삶인지를 알았으나 현실에 머물 수 밖에 없는 인식, 나아가 결국에는 현실의 기준에 자신을 맞추는 그 이중성이라고 해야 할지 아니면 지금 당장 스스로가 다른 선택을 한다고 해서 뭔가 달라질리가 없다는 생각을 통해 지극히 현실적인 판단을 하기에 이 작품이 둘의 괴리에서 오는 뉴랜드의 감정을 잘 묘사하고 있어 더욱 의미있게 다가온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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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음이 닮았다 - 과학적이고 정치적인 유전학 연대기 사이언스 클래식 39
칼 짐머 지음, 이민아 옮김 / 사이언스북스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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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낳고 나면 병원에서 사진을 찍어 주었었다. 생후 1일차의 모습은 정말 양수 속에 있다가 나온 상태라 붓기 때문에 누굴 닮았는지도 잘 모르겠다 싶은데 이후 그 모습을 보면서 정말 놀랍게도 할아버지를 닮았다. 너무 닮아서 정말 놀랐고 커가면서도 아빠의 어릴 적 사진을 보고 마치 우리 아이 같아서 더 놀랐다. 새삼 유전자의 힘이 대단하구나 싶었던 기억을 『웃음이 닮았다: 과학적이고 정치적인 유전학 연대기(She has Her Mother’s Laugh: The Powers, Perversions, and Potential of Heredity)』를 보면서 떠올려 본다.

 

표지에는 두 명의 사람이 있다. 성인과 아이다. 그런데 놀랍게도 두 사람의 표정이 너무나 흡사하다. 아니, 똑 닮았다. 어른과 아이라는 차이점을 제쳐두고 얼굴만 보면 살포시 미소짓고 있는 표정이나 전체적인 얼굴 형과 분위기가 너무 닮았는데 그래서인지 제목과도 너무 잘 어울린다. 

 

그런데 이 책이 쓰여지게 된 이유를 보면 이와 별반 다르지 않은데 예일 대학교 분자 생물 물리학 및 생화학 겸임 교수이면서 과학 저널리스트이기도 한 칼 짐머는 자신의 딸이 태어날 즈음 그 딸에게 유전 질환이 발생할 수 있음을 알게 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이를 계기로 유전에 관심을 갖고 자신의 가계도를 추적하기까지 한다. 

 

천만다행으로 저자의 딸은 건강하게 태어났는데 놀랍게도 딸과 부인의 모습이 너무나 닮았다고 한다. 특히 웃는 모습이 닮았다는 점에서 이 책의 제목을 따왔다고 한다. 

 

사실 유전, 유전자와 관련한 다양한 연구가 현재도 진행되고 중이다. 조상의 유전 형질을 연구함으로써 가족력과 같은 정보도 얻을 수 있고 미리 대비를 할 수 있는 부분은 충분히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런 점은 분명 의미있는 연구일 것이다. 

 

하지만 모든 것에는 동전의 양면처럼, 유전학의 연구를 통해 인류에게 도움이 되는 정보를 얻을 수도 있겠지만 형질의 유전을 자칫 잘못 활용해 우성 형질을 가진 사람들과 그렇지 않은 사람으로 나눠서 차별을 하는 우생학과 같은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얼마 전 TV에서 미국이 우생학을 어떻게 자국민들에게 적용했는가를 보여주는 프로그램을 본 적이 있어서인지 이 책의 내용이 더 크게 와닿았던것 같다. 

 

일반인이 유전학에 대해 자세히 이해하기란 쉽지 않다. 지극히 전문적인 분야인 탓도 있을텐데 이 책은 상당히 흥미롭다. 다양한 형질의 유전을 추적하는 과정을 고스란히 담아내고 있고 그 과정에서 알게 된 많은 사례들을 소개하고 있는데 독자들의 입장에서 이런 사례를 함께 보는 것이기 때문에 이해하는데 확실히 도움이 된다. 

 

다양한 센터나 연구소의 연구 결과를 통해 독자들은 한 권의 책으로 만나볼 수 있는데 방대한 분량만큼이나 실제로 유전된 형질 사례가 정말 많아서 유전학이 정말 신기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처음 의도가 어떠했든 자료가 관련 모이다보면 그걸 분류하고 종합 과정에서 좋지 않은 의도로 사용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도 이 책이 우수하다고 생각했던 부분인데 우생학을 비롯해 인종주의, 성차별 등의 문제에 유전학이 활용될 수 있다는 유전학의 암(暗)도 가리지 않으면서 그럼에도 인류가 유전학 연구에 주목하는 이유를 동시에 보여주어 더욱 의미있는 책이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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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약국의 딸들
박경리 지음 / 다산책방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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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리 작가 타계 15주년 기념 특별판으로 제작된 『김약국의 딸들』은 『토지』와 더불어 박경리 작가의 대표작으로 문학이 시대를 반영한다는 말이 무엇인가를 고스란히 보여주는 작품이기도 하다. 

 

무려 1962년 처음 출간된 작품이라고 하는데 나 역시도 학창시절 읽어 본 기억이 있다. 그런데 오래된 것인지 디테일한 내용들이 잘 기억나지 않던 차에 이렇게 기념작을 읽을 수 있어서 더욱 좋았던것 같다. 

 

작품의 주요 배경은 구한말부터 시작해 일제강점기까지를 담고 있다. 유교적 가치와 현대적 가치가 공존하던 시기, 그러면서 여전히 신분적인 차이도 존재했던 시대에 동양의 나폴리라 불리는 통영이라는 도시를 배경으로 약국을 운영하는 김봉제를 중심으로 그의 가족사가 담겨져 있지만 이는 곧 이 시대의 한 부분이라 할 만큼 특수하나 또 한편으로는 시대적 보편성을 보여주는 대목도 있어 흥미롭다.

 

 

봉제에겐 봉룡이라는 나이차가 나는 동생이 있다. 봉룡은 첫 번째 부인 일찍 죽었고 그에 대한 소문이 흉흉한 가운데 후처 숙정과 결혼 해서 성수라는 아들을 두었지만 그저 소문이 아니였던 것인지 아니면 숙정을 좋아했던 욱이 도령이 통영에 온 것이 비극이였던 것인지 결국 사달이 나고 만다. 

 

봉룡은 아내 숙정을 의심해 살인을 저지르고 숙정마저 스스로 목숨을 거두는데 결국 살인 후 달아난 봉룡의 부재까지 더해져 결국 성수는 봉제 부부가 키우게 된다. 이후 성수는 봉룡이 운영하던 약국을 물려받고 운영하며 한실댁과 결혼해 무려 딸 다섯을 두는데 이 시점이 바로 제목인 '김약국(성수)의 딸들'이라고 할 수 있겠다. 

 

한 가지에서 태어났지만 다섯 딸은 외모도 성격도 제각각이다. 게다가 가지많은 나무에 바람 잘날 없다더니 다섯 딸의 삶이 참 드라마틱하다. 그러다보니 통영에서 유지였던 김약국(여기서는 '김약국 家'라고 해야 할것 같다)을 완전히 무너지게 만드는 것 역시 이 딸들 중 하나라는 사실이다. 
 

 

부자가 망해도 3대를 간다는데 김약국 네는 그렇지 못했던것 같다. 시대적 과도기에 그 변화를 제대로 읽지 못했던 탓도 있고 어떻게 보면 남겨진 유산을 제대로 관리할만한 인물이 없었던 것일지도 모르겠다. 

 

집안의 몰락도 몰락이지만 딸들 역시 딱히 행복해 보이는 삶을 산 인물이 없는것 같아 참 안타깝기 그지없는데 또 어떻게 보면 자업자득인 면도 없지 않아 누굴 탓하기도 어렵다는 생각이 든다. 그나마 시대의 변화를 제대로 읽었다고 해야 할지, 가장 이성적인데다가 당시로서는 드물게 여자이지만 상경해서 공부를 하고 세상을 볼 줄 알았던 것일지도 모르지만 집안의 몰락과 가족들의 비탄에도 불구하고 본인은 새롭게 변화하는 시대에 걸맞는 인물로 성장했으니 한편으로는 대단하다 싶은 마음도 든다.

 

그저 신영성이라고 하기엔 부족한 현명한 인물이라고 봐도 좋을것 같다. 오랜만에 다시 만나 본 『김약국의 딸들』은 왜 박경리 작가의 대표작인가를 이해하게 만드는 작품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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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드나잇 뮤지엄 : 파리 - 하루의 끝, 혼자서 떠나는 환상적인 미술관 여행
박송이 지음 / 빅피시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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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드나잇 뮤지엄에는

오래 전

불안과 희망, 고뇌와 확신 사이에서

묵묵히 그림을 그려온 화가들의 명작이

전시되어 있다.

 

이제 조용히 이곳의 문을 열어 보면 어떨까.

용기만 낸다면, 당신이 기대한 위로와 힘을

얻을 수 있을테니까. (책 中)

 

『미드나잇 뮤지엄: 파리』는 표지나 제목을 보면 마치 환상소설같은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정말 모험을 떠나듯 갈색을 문을 열고 들어가면 마치 영화 <미드나잇 인 파리>의 주인공이 환상적인 모험을 하듯이 말이다. 그래서 어느 한편으로는 '환상적인 미술관 여행'이라는 문구가 상당히 적절해 보이기도 하다.

 

이런 환상적인 분위기는 프랑스 공인 문화해설사가 참여했다는 점에서 전문성을 더하고 있는데 마치 파리 뮤지엄을 패키기 여행하듯 오르세 미술관을 시작으로 루브르 박물관, 오랑주리 미술관, 퐁피두 센터, 로댕 미술관, 프티 팔레, 파리 시립 현대 미술관, 마르모탕 미술관, 귀스타브 모로 박물관으로 이어지는 7일간의 명화 여행은 실제로 파리를 방문해 이곳들을 직접 눈으로 관람할 즈음을 대비해 알고 가면 좋을 내용들이 가득하다.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겠지만 파리하면 문화와 예술의 도시라는 말이 있다. 그 대표적인 예로 파리 곳곳에 자리한 뮤지엄은 전세계의 많은 문화 애호가들은 물론 관광객들을 파리로 모이게 하는데 한 몫한다. 그리고 책에서는 7곳을 선정해 전문가의 해설을 들을 수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예전이라면 파리의 루브르 박물관을 관람하고픈 마음이 컸었던 것에 비해 최근에는 오르세 미술관으로 마음이 이동한다. 

 

원래 오르세 미술관은 뮤지엄의 목적으로 만들어진 곳이 아니다. 기차역이였던 곳을 뮤지엄으로 만든 것인데 언젠가 자연채광이 높은 창을 통해 그야말로 쏟아지듯 들어오는 모습을 보고선 기차역의 변신이 놀라웠고 이런 곳을 거닐면 어떤 기분일지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게다가 이곳에 인상파 화가들의 작품이 많다고 하니 왠지 오르세 미술관의 분위기와도 잘 어울리지 않나 싶다.

 


우리가 그림을 감상하는 것은 단순히 예술 작품의 아름다움을 위해, 또는 유명 화가의 명작을 보기 위해서인 경우도 있겠지만 누군가는 그런 그림들을 마음의 위로와 힘을 얻을 수도 있을거라 생각한다. 어쩌면 이 책의 목적이나 의도 역시 이런 부분에 더욱 클 것이다. 

 

그렇기에 실제 이 책의 작가가 파리에서 12년을 살면서 무려 130여 개의 미술관과 박물관을 직접 방문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그중에서도 자신에게 가장 인상적이였던 미술관을 추려 소개하는데 그녀가 프랑스 공인 문화해설사라는 점은 더욱 신뢰감을 갖게 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7곳의 뮤지엄, 40개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는 책은 어떻게 보면 작가 자신이 그림을 통해 받았던 감동 이상의 감상을 넘어 그림이 가진 힘을 많은 독자들과 공유하고 싶었을거란 생각이 든다. 책에서는 뮤지엄 그 자체에 대한 역사를 소개하고 그 뮤지엄이 어떤 식으로 작품을 배치하고 있는지 등과 같은 대략적인 뮤지엄 소개를 해준다. 그리고 그곳에서 어떤 작품들을 감상하면 좋을지(놓치지 않고 꼭 보면 좋을 작품들이라고 해야 겠다)도 알려준다. 

 

그리고 나오는 작품들과 작가에 대한 이야기는 배경 지식을 통해 우리로 하여금 작품 감상의 폭과 이해를 넓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알고 보는 것과 모르는 상태에서 보는 것은 그 감상과 감동에서 천양지차일 것이다. 

 

관광명소로 이미 유명한 곳들이라 많은 사람들에게 익숙한 뮤지엄도 있지만 이 책을 통해서 처음 접해보는 곳도 있었고 그런 곳들에 소장된 작품들은 무엇이 있는지를 이번 기회를 통해서 알아가는 것도 좋았다. 특히 그 뮤지엄에서 빼놓지 않고 봐야 할 작품 리스트는 실제로 이곳을 찾았을 때 참고하면 좋을 정보이고 무엇보다도 말 그대로 명화를 좀더 깊이있게 이해할 수 있게 해주는 작품과 화가, 그리고 배경에 얽힌 이야기를 함께 설명해주고 있는 점은 단순히 명작을 감상하는 차원을 넘어 그림이 더욱 의미있게 다가오는것 같아 좋은 감상 포인트가 되어 줄 것이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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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괴어사 - 지옥에서 온 심판자
설민석.원더스 지음 / 단꿈아이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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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왕조의 여러 왕들 중에서도 유독 인기가 많은 왕을 손꼽으라면 단연코 새종대왕과 정조대왕일 것이다. 유일하게 대왕이라 불리는 점만 봐도 두 왕이 살아생전 엄청난 업적을 이뤘다는 사실을 알 수 있는데 그중에서도 정조의 경우에는 아버지인 사도세자나 이후 그의 죽음 등과 관련해서 여러모로 이야깃거리가 많은 왕임에 틀림없다. 

 

드라마틱한 소재가 많아고 봐야 할텐데 그래서인지 역사적으로 팩트인 이야기도 많이 다뤄지지만 여기에 픽션이 가미되어 더욱 흥미로운 이야기들도 많다는 점이 특징이라는 특징이다. 

 

 

이런 정조 시대를 배경으로 하면서 K-요괴를 등장시키고 있는 판타지 소설이 바로 『요괴어사-지옥에서 온 심판자』이다. 작가는 한국사 강의로 유명한 설민석 작가이며 이 책이 그가 선보이는 첫 번째 장편소설이라는 점에서 또다른 시대의 작품이 또 나올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제목의 '요괴어사'는 어떤 면에서는 정도의 애민정신이 돋보이는 조직을 지칭하는데 살아있는 백성을 살피는 것만으로도 사실 왕의 당연한 도리 같지만 실질적으로 이를 행한다고 하면 대단한데 죽은 백성까지 살핀다는 점이 다소 의외라는 생각도 들면서 한편으로는 이미 죽었는데 어떻게 살핀다는 것인지 궁금할 수 밖에 없는 부분이였다.

 


 

그리고 본격적인 이야기를 보면 실제 기록으로 남아 있는 설화 속의 다양한 괴물들이 등장하는데 이름도 생소한 괴물들이 많아서 이 당시 이런 괴물들이 등장했던 이야기를 접했던 백성들의 입장에서는 꽤나 무서웠을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요괴어사의 역할은 제목처럼 요사스러우면서 괴이한 일을 살피는 어사이다. 흔히 탐관오리를 찾아내 벌을 주었던 암행어사가 떠오르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그렇게 18세기의 조선 정조 시대 이해하기 힘든 괴이한 일들이 발생하면서 정조는 죽은 사람을 볼 수 있는 벼리, 뛰어난 무장인 백원, 광탈, 예언자 마냥 미래를 볼 줄 아는 무령이라는 인물들로 구성된 요괴어사대라는 조직을 만들고 결국 살아 생전 천대받았다가 죽어서도 제대로 그 죽음을 마무리하지 못한 채 무관심에 방치되어 억울하게도 요괴가 되어버린 이들을 도와주게되는 것이다. 

 

신분에 귀천이 있어 가장 많은 수를 차지하면서도 어떻게 보면 가장 대우받지 못했던 다양한 민초들의 사연을 어루만지며 죽어서는 요괴라는 존재로 또 한번 사람들로부터 질시를 받는게 아닌가 싶게 안타까운 존재들을 챙기는 모습은 정조가 평소 백성을 생각했던 모습과 겹쳐져 더욱 흥미롭게 다가온다. 

 

이번이 첫 번째 장편소설이라고 하니 과연 시리즈처럼 이어갈지 아니면 완전히 다른 시대의 기이한 사건을 그릴지는 미지수지만 이번 한 번의 소설 작품에서 끝나진 않겠구나 하는 생각에 다음 이야기도 있을것 같아 은근한 기대감이 든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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