님아, 그 선을 넘지 마오 - 본격 며느리 빡침 에세이
박식빵 지음, 채린 그림 / 북로그컴퍼니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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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나 유명한 영화의 제목 패러디한 이 책, 『님아, 그 선을 넘지 마오』. 여기에서 말하는 선은 바로 예의, 상대방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다. 그것이 말로 하는 것이든 아니면 행동으로 나타내는 것이든.

 

몇 년 전 한 웹툰이 인기였다. 민사린이라는 며느리가 결혼 후 마주하는 생생한 시월드. 모두 한 사람의 이야기는 아닐거다. 그저 우리네 어머니의 어머니부터 시작해(어쩌면 그 이전부터 일지도...) 여전히 지금도 없지 않은 시월드의 모습을 가감없이 고스란히 담아냈다는 점에서 많은 여성들의 절대적인 공감과 불같은 공분을 샀으니 말이다.

 

 

그런데 이 책은 놀랍게도 저자가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있다. 정확하게는 자신과 시부모님과의 시월드를 담아낸다. 그래도 나름 사이다도 있다. 이런 시월드에서 여전히 며느리의 입장에서 사이다 발언이나 행동을 하기란 쉽지 않을텐데 그나마 최소한의 방어(?)와 공격은 하고 있다고 해야 하나...

 

그러면서 들었던 생각은 정말 이런 내용까지 다 써도 괜찮나 싶었다. 주변에서는 분명 저자가 누군지 알텐데 말이다. 그리고 가장 마지막에 든 생각은 바로 정말 시어머니의 막말에 가까운 언행은 나만 겪었던게 아니구나 싶었다.

 

참 신기하다. 시어머니들은 다 어디서 똑같은 교육을 받고 오시는건지... 그 상황에서 제대로 말 한 마디 대응도 못하고 고스란히 듣고 있었던, 그래서 화병에 걸릴것 같았던 그 답답하고 화났던 감정들이 그토록 오랜 시간이 지나도 솔직히 잊혀지지 않는다.

 

 

책에는 바로 그런 상황들, 솔직히 더한 상황들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다. 유산한 며느리에게조차 최소한의 선을 지키지 않고 날선 말들을 쏟아내는 사람들. 남인 나조차도 그 말에 화가 나는데 당사자는 오죽할까 싶으면서 서로 최소한의 예의를 지킨다면 얼마나 좋을까하는 생각이 간절해졌던 책이다.

 

그리고 며느리도 예의를 지켜야 겠지만 만약 스스로가 시월드로부터 부당한 대우, 막말을 받고 있다고 생각된다면 너무 참지는 말자고 말하고 싶다. 그야봐야 남는건 화병 뿐이니깐 말이다. 할말하면 막말 두 번 할까 한 번으로 정도로 줄어드는것 같고, 또 무엇보다도 함부로 말하지 않고 잠깜일지라도 조심하려는게 확실히 보이니 말이다.

 

이 세상의 가장 중요한 자신을 누군가가 함부로 대하도록 허락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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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의 위로 - 산책길 동식물에게서 찾은 자연의 항우울제
에마 미첼 지음, 신소희 옮김 / 심심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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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저자인 에마 미첼은 여러 개의 직업을 가지고 있다. 박물학자, 디자이너, 일러스트레이터. 그리고  『야생의 위로』는 이런 저자의 직업과 그의 개인적인 치부라고도 할 수 있는 우울증이 만들어낸 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무려 25년간 우울증을 앓았다는 저자. 그런 저자는 자연을 통해 위로를 받고 그 과정에서 치료에 도움을 받게 된다. 물론 이것이 만병통치약이라고 말하진 않는다. 실제 우울증 환자들의 치료법이기도 한 약물과 상담 치료도 했지만 여기에서는 스스로 자신의 상황을 받아들이고 이를 단번에 물리쳐야 할 대상이라기 보다는 어떻게 보면 생활 속에서 존재할 수 있는 것으로 받아들인 후 점차 완화하는 상황으로 나아갔다고 보면 좋을것 같다.

 

그저 외부의 자연 풍경을 산책한 이야기인가 싶지만 여기에는 충분히 과학적인 근거도 있음을 보여준다. 실제로 햇빛을 쬐면 기분이 나아지는게 사실이다. 그런데 자연 풍경까지 더해진다면 더욱 효과적일 것이다.

 

 

책에서는 저자가 1년 동안 자신의 집 주변을 산책하면서 관찰한 자연물들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데 사신도 많고 그림도 제법 담겨 있다. 또 단순한 체험기뿐만 아니라 과학적 근거까지 제시함으로써 에세이인듯 임상치료서인듯 그 중간 어디쯤에 있는 책이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지만 결코 지루하지 않다는 점이 이 책이 묘미라면 묘미일 것이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동/식물도감 같은 느낌도 드는 것이 자신이 관찰한 동/식물에 대한 이야기(정보)도 실고 있기 때문에  꼭 우울증이 있는 경우가 아니더라도 책에 담긴 동/식물들의 모습을 담은 사진을 보는 것과 동/식물에 얽힌 이야기들을 읽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의미가 있을 책이라고 생각한다. 

 

산, 들, 바다에 이르기까지 어느 한 포인트만을 다루고 있지 않고 또 무엇보다도 1년 사계절을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확실히 볼거리가 있는 책이여서 외출이 쉽지 않은 요즘 기분마저 우울해지는 때에 보기에 정말 좋은 책인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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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미안 + 수레바퀴 아래서 초판본 리커버 디자인 고급 벨벳 양장본 세트 - 전2권 코너스톤 초판본 리커버
헤르만 헤세 지음, 이미영 외 옮김, 김선형 해설 / 코너스톤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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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최근 책을 소개하는 TV 프로그램이 인기다. 한 권의 책에 대해서 여러 이야기를 하니 만약 책을 읽고 싶은 사람들은 이 프로그램을 보고 호기심이 가는 책을 골라 먼저 읽기를 해봐도 좋을것 같다. 이번에 만나보게 된 『데미안 + 수레바퀴 아래서 초판본 리커버 고급 양장본 세트』 역시도 바로 그 프로그램에서 소개된 책이다.

 

리커버북과 초판본이 인기인 가운데 이 책은 두 가지가 결합된 도서로 헤르만 헤세의 모습이 띄지에 있고 표지는 마치 원서 같은 느낌이 들어서 참 좋다.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작가로, 자전적인 성장소설을 통해 지금도 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데 먼저 읽어 본 『데미안』. 사실 이 작품은 헤세가 본명이 아닌 ‘에밀 싱클레어’라는 이름으로 출판했다고 한다. 싱클레어는 자신이 고백한 도둑질을 빌미로 크로머에게 협박을 받게 되고 그의 요구를 들어주면 줄수록 더 큰 족쇄가 되어 싱클레어를 옥죈다. 결국 집 안에서의 평화로운 세계는 집 밖의 공포스러운 세계와 극명하게 대비되고 오히려 바깥에서의 행동으로 인해 죄책감을 느끼게 된다.

 

그런 상황 속에서 데미안이라는 학생이 나타난다. 그리곤 싱클레어를 크로머로부터 구원을 해주게 되는데 하지만 어느 날 모습을 감춘 그를 찾아 데미안이 살았던 집으로 가게 되고 그곳에서 한 노파를 만나 그에 대한 이야기와 그의 어머니의 모습이 담긴 사진을 보게 되는데...

 

 

 『수레바퀴 아래서』는 1906년 헤세가 선보인 자전적 소설로 마을에서 수재로 알려졌던 한스는 신학도가 되기 위한 시험을 치고 합격한 뒤 신학원에 들어가지만 그곳의 강압적인 규율을 이겨내지 못한다. 결국 그는 학교를 그만두고 집으로 돌아와 신학과는 거리가 먼 삶을 살지만 끝내 스스로의 생을 마감함으로써 이야기는 끝이 난다.

 

이 작품을 보면서 놀라웠던 점은 시대만 다를 뿐 학업을 중시하는, 그래서 어떻게 보면 부모의 바람이 자식의 꿈에 투영되어 학교에 갇혀 대학 입시를 위해 공부를 하는 우리 학생들의 모습이 떠올라서 신기했다.

 

무려 100년이 넘은 소설임에도 어쩜 이렇게 여전한가 싶으면서도 한스의 모습에서 분명 나라가 다른데도 딱 현재의 대한민국 속 청소년들의 모습이 투영된것 같아 한편으로는 소설 속 인물이지만(한편으로는 헤세의 자전적 모습이기도 하다니...) 안타깝기 그지 없었다.

 

두 권 모두 어떻게 보면 아직 성숙하지 못한,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에 놓인 두 소년을 주인공으로 한 이야기나 오히려 아이를 둔 어른들이 읽는다면 설령 내가 그 시기를 지나왔어도 이제는 어른이 되어버려 그때의 마음을 제대로 읽지 못할 수도 있는 부분을 커버해줄 수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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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의 역사 - 책과 독서, 인류의 끝없는 갈망과 독서 편력의 서사시
알베르토 망구엘 지음, 정명진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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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좀 읽는다는 사람들, 특히 다양한 장르에 걸쳐서 읽는 사람들,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낯설지 않을 그 이름, 알베르토 망겔. 이 작품은 바로 그 알베르토 망겔이 전하는 『독서의 역사』이다.

 

그를 지칭하는 말들이 여럿 있겠지만 가장 인상적이였던 것은 바로 세계 최고 수준의 독서가인 동시에 장서가라는 것이다. 특히나 후자가 좀더 흥미롭게 느껴지는게 사실이다.

 

알베르토 망겔은 이 작품에서 독서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단순히 제목 그대로인 독서의 역사뿐만 아니라 본질적인 의미에서의 독서의 가치를 이야기하고 있기도 해서 더욱 의미있을 것이다.

 

ebook이 나오면 종이책은 사라질 거라고들 했지만 여전히 종이책은 인기다. 나 역시도 그렇다. 여전히 종이에 쓰여진 활자를 쫓는게 좋다. 그렇다면 이 독서란 언제부터 시작된 것일까? 무려 6000년이라는 역사를 이 책은 들여다본다.

 

인류가 역사 속에서 어떻게 책읽기를 했고 이 행위에 애정을 쏟아냈고 또 책을 통해 어떤 이익을 얻고자 했는가에 대한 이야기를 삶의 가치와 함께 연결지어 선보인다.

 

다른 나라는 어떤지 모르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성인 평균 독서량이 1년에 채 10권도 안된다는 뉴스를 본 적이 있어서인지 아주 오래 전 글자에 대한 욕망, 그리고 독서라는 행위를 통해서 얻는 기쁨을 마주한다는 것, 그리고 흔히들 독서는 왜 하느냐는 그 근원적인 물음에 대한 답변까지 만날 수 있는 이 책은 꽤나 멋진 책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알베르토 망구엘의 독서에 대한 취향이라고 할 수 있는 편력도 담겨 있어서 이를 보는 재미도 있지만 이런 지극히 개인적인 부분은 물론 책과 책읽기 전반에 걸친 보편적인 역사와 사실에 대한 내용도 담아내기 때문에 책은 그 자체로 독서의 효용가치를 대변하는 하나의 보고서 내지는 논문 같은 느낌마저 들 정도이다.

 

책 읽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겐 이보다 더 흥미로운 읽을거리는 없을것 같다. 마냥 재미있다고 표현하기엔 무리가 있을지라도 분명 호감어린 시선에서 읽어내려갈 수 있는 작품임에는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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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새, 바람 웅진 모두의 그림책 28
남윤잎 지음 / 웅진주니어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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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느새, 바람』은 요즘 같이 집에만 있어야 하는 나날들 속에 뭔가 대리만족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표지부터 봄내음이 물씬 풍긴다. 그리고 바깥으로 나갈 수 없는 때에 예쁜 그림 속 모습을 통해 왠지 마음도 정화되는 느낌이였다.

 

 

책은 글보다 그림이 많다. 유아도서라고는 하지만 그림이 참 예뻐서 어른이 보기에도 참 좋다. 온통 빛인 개나리도 있고 지금이 절정일지도 모를 벚꽃도 페이지 전체에 걸쳐서 펼쳐지기도 한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통해 유채꽃도 갈아업고 유명 벚꽃길은 통제되는 이때에 책을 보면서 내년에는 가까운 곳이라도 직접 가서 볼 있기를 바라본다.

 

 

우리가 못 느끼지만 우리 곁에 늘 존재하는 바람을 따라 일년 사계절의 계절 변화를 고스란히 담아낸 그림책으로 문득 그림 속 풍경과 사람들의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일상의 풍경이 이렇게 아름답구나 싶어진다.

 

봄에 집 주변의 피어있는 꽃을 보고 여름에는 푸른 녹음을 느끼고 가을에는 붉은 노을빛의 낙엽을 바라보는 것, 그리고 그 멋진 풍경을 소중한 사람들과 나누고 기념할 수 있는, 있었던 그 순간들이 참 행복했던 시간이였구나 싶어 소소했던 그 일상이 새삼 행복해진다.

 

아울러 전염병이 아니더라도 미세먼지 때문에 파란 하늘을 마음껏 본지가 언제인지 또 맑은 공기를 느껴본지가 언젠가 싶은 생각도 들게 하면서 한편으로는 그림책 속에 이 모든 것들이 다 담겨 있어서 그림이지만 보는 내내 행복한 미소가 지어지는 그런 책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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