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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터 2014.10
샘터 편집부 엮음 / 샘터사(잡지) / 2014년 9월
평점 :
품절
10월호에서는 대한민국을 방한한 그 어느 유명 인사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관심과 사랑을
받은 프란치스코 교황의 이야기가 담겨져 있다. '신의 자비에는 한계가 없다.'는 감동적인 말씀을 하신 교황님의
방한은 그 종교를 믿지 않는 사람들조차도 교황님은 좋아하게 만들었다.
진정한 종교의 의미가 무엇인지, 종교인의 자세와 이웃을 사랑한다는 것이 무엇인지를 제대로 알게
해준 살아있는 성인의 모습을 방한 내내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국민들이 더 많은 감동을 받았을 것으로 생각된다. 그렇기에 프란치스코 교황님과 관련된
에세이를 읽음으로써 다시 한번 그 의미를 되새겨 볼 수 있었던것 같다.
그동안 보여준 책들에서 느꼈던 감성을 떠올리면 이 작가의 실제 모습은 의외다 싶어진다. 마치
국내에서는『잿빛 무지개』,『여섯 잔의 칵테일』,『어젯밤 카레, 내일의 빵』,『푸른 하늘 맥주』 등으로 유명한 모리사와 아키오를 떠올리게 한다.
우리에겐 웹툰 작가로 불리는 강풀이 그 주인공이다. 그의 작품은 미스터리와 감성 장르를
아우르는데, 최근 그가 주목받는 이유는 결혼한 지 7년 만에 얻게 된 딸을 위한 책을 펴낸데서부터이다. 이전부터 그 작품성만큼은 인정받아 온
그이지만『안녕, 친구야』에 이어 최근『얼음 땡!』을 출간하면서 강풀 작가의 새로운 느낌의 작품을 만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자신의 아이를 위해 동화책을 썼다는 유명인들의 이야기를 간혹 듣게 되는데 강풀 작가 역시도
딸을 위해, 딸이 도움이 필요한 누군가의 손을 잡아줄 줄 아는 아이이자 나눔을 실천하는 아이가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창작한 두 권의 책에 담긴
의미를 떠올리면 딸의 존재는 강풀 작가에서 또다른 작품 세계를 열어준 계기가 된 것이 아닐까 싶어진다.
<그곳에 내가 있었네>에서는 경북 청송의 영화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의 촬영지인 주산지가 소개된다. 영화를 통해서 주산지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졌을 것인데, 이미 10년이 지난 지금에서도
아직까지 가보지 못해서인지 그곳은 영화의 특수기법이 만들어낸 신기한 곳으로 여진다.
10월호에서는 이런 주산지의 풍경과 주변의 모습, 그 모든 것을 이루고 있는 곳곳들에 대한
소개를 하고 있어서 사진 속 주산지와 글속에 묘사된 주산지를 매치시키다 보면 꼭 가보고 싶어진다. 영화 속에서 주산지의 사계절 모습을 너무나
아름답게 담아냈던게 기억이 나는데 실제로 보아도 그 감동은 이어질것 같다.
가끔 입맛이 없어지면 예전 엄마가 해주시던 음식이 생각이 난다. 소위 집맛이라 불리는 엄마의
요리들은 나에겐 일종의 소울푸드나 마찬가지여서 월간 샘터의 <할머니의 부엌수업>을 보면 엄마의 요리가 자연스레 떠오른다. 이번달에는
손주들과 만들어서 맛있게 먹을 수 음식을 소개하고 계시는데, 떡 잡채와 산적, 배숙이 그것이다.
음식맛은 손맛이라고들 하는데, 할머니와 함께 만든다는 것이 아이들에겐 잊지 못할 추억이 될
것이며, 그렇게 만들어낸 음식은 세상 그 어떤 음식보다 맛있어서 두고 두고 아이들은 할머니의 손맛을 떠올리게 될 것이다.
이번 달은 '미운 정이 들었다'라는 주제의 특집 기사가 실려있고, 매월당 김시습이 전하는
'하루아침의 걱정이 아닌 평생의 근심을 걱정하라.'가 <옛 공부벌레들의 좌우명>에 소개되어 있다. <명사 초대석>에서는
재일학자 강상중 씨가 말하는 그의 소설 작품인 <마음>이라는 작품을 통한 삶과 죽음에 관한 좌담 형식의 내용이 나오기 때문에 주제와
관련해서 책도 한번 읽어 볼만할것 같다.
개인적으로 인상적이였던 섹션은 헌책방 주인이 헌책 속에서 찾아낸 옛 주인의 흔적과 거기에
담겨져 있는 진심(眞心)을 사진과 글을 통해서 읽을 수 있는 코너인 <헌책이 말을 걸었다>이다. 학창시절 필요한 참고서와 책이 있을
때, 집 근처에 있었던 헌책방으로 달려갔다.
그러다 내가 찾는 책을 발견해 스르륵 책장을 넘겨보면 내가 이 책을 발견하기전 주인이였을 이의
흔적을 발견하게 되기도 하는데, 묘한 느낌이 들었던 기억이 난다. 그래서인지 이 코너도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고, 이제는 사라졌을지도 모를 그
헌책방을 떠올려 본다.
이렇듯 매달 정해진 섹션의 새로운 이야기와 새로운 주제에 선정된 우리 우리 이웃은 물론
유명인들의 이야기를 함께 읽을 수 있는 책이라는 점에서 월간 샘터의 매력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매달 길지도 그렇다고 결코 짧다고 할
수 없는 이야기들을 읽고 있으면 세상의 여러 모습을 만나는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