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 독 - 2013년 케이트 그린어웨이 수상작 책 읽는 우리 집 5
레비 핀폴드 글.그림, 천미나 옮김 / 북스토리아이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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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이 일단 예쁘고 책의 주제도 좋은 책이라는 점에서 일단 괜찮다는 생각을 했던 책이고 읽고 나서는 귀엽기도 하고 유쾌한 내용이기도 한 책이다. 두려움에 당덩히 맞서서 그것을 이겨내는 막내 ‘꼬맹이’의 활약이 무척 기대된다.

 

 

어느날 아침 검은 개 한 마리가 호프네 아저씨 집앞에 나타난다. 맨처음 검은 개를 발견한 호프 아저씨는 호랑이만 한 검둥개가 나타났다며 경찰에 신고를 하기까지 한다. 그리고 다음에 일어난 호프 아주머니는 깜짝 놀라 찻잔을 떨어트리며 집 앞에 코끼리만 한 검둥개가 나타났다고 소리치며 검둥개가 자신들이 있는걸 모르게 하기 위해서 불을 끄라고 말하기까지 한다.

 

다음으로 애들라인이 일어나서는 칫솔을 떨어트리며 티라노사우르스만 한 검둥개가 있다고 소리치고, 커튼까지 닫아 버린다. 그 다음엔 모리스가 곰 인형을 떨어트리면서 집 앞에 빅 제피만 한 검둥개가 있다고 소리친다. 가족들은 한 목소리로 모두 이불 밑에 숨으라고 소리치며 실제로 그렇게 다들 숨어 있는다.

 

 

마지막으로 호프네 가족의 막내 ‘꼬맹이’가 일어나게 되는데 다른 가족들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현관문을 벌컥 열고 나간다. 모두들 검둥개가 막내 ‘꼬맹이’를 잡아 먹을 것이라고 나가면 안된다고 소리치지만 막내 ‘꼬맹이’는 유유히 나가 버린다.

 

 

그렇게 마주한 검둥개 앞에서도 꼬맹이는 무서워하기는 커녕 술래잡기라도 하는 것 마냥 이리저리 뛰어다니기까지 한다.

 

"따라올 테면 따라와 봐라. 따라 오고 싶은면 덩치를 줄여라."

"다리는 뚱뚱한데, 얼음은 얇지. 살을 빼지 않으면 퐁당 빠지지."

"네 배는 똥똥해, 내 배는 날씬해. 똥배만 없으면 쑤욱 통과할 텐데."

 

이런 노래까지 부르면 마치 검둥개를 놀리기라도 하는 것처럼 나무 밑으로, 꽁꽁 언 연못으로, 놀이터로 돌아다닌다. 그리고 검둥개도 여전히 꼬맹이를 따라 다닌다.

 

 

그렇게 해서 집으로 꼬맹이가 들어가자 검둥개 역시도 따라서 들어 간다. 그 사이 가족들은 잡동사니 방어벽 뒤에 숨어서 꼬맹이가 검둥개를 빨래 바구니로 잡는 그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그리고 나서 자세히 보니 생각했던 것만큼 크지도 않고, 사납지도 않다는 것을 깨닫고 자신들이 꼬맹이보다 못하다고 이야기한다.

 

사실 알고 보면 별거 아닌 것도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서 커다란 두려움으로 다가오기도 한다는 것과 두려움은 결국 자신이 속으로 키우기도 한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서 깨닫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당히 맞서는 것이 그 두려움을 이겨내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는 것을 알게 해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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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의 강 - 2012 볼로냐 라가치 상 수상작 Dear 그림책
마저리 키넌 롤링스 지음, 김영욱 옮김, 레오 딜런.다이앤 딜런 그림 / 사계절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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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의 시작은 상당히 평화로워 보이는 숲속 집에서부터 시작된다. 플로리다 외딴 곳 울창한 숲의 우거진 나무들 사이에 칼포니아와 버기 소스의 집이 나온다. 아직 어린 여자 아이인 칼포니아와 칼포니아의 강아지 버기 호수는 행복한 하루 하루를 보낸다. 타고난 시인인 칼포니아의 시를 들으면서 아주 특별한 일이 생길 것 같은 어느날 아침 놀라운 경험의 시작된다.

 

 

칼포니아의 아빠는 가난한 이웃들에게 생선을 파는데 요즘은 생선이 잡히지 않아서 가게 문을 닫게 될 것 같아 불경기로 모든게 팍팍해졌다고 이야기한다. 아빠가 가게로 일하러 가시고 나서도 칼포니아는 아빠가 하신 말씀이 계속해서 떠오른다. 하지만 자신은 작은 송사리 말고는 잡아 본 물고기가 없어서 어떻게 도와드릴수 없음을 깨닫게 된다. 그리고 낚시할 때 지렁이를 미끼로 쓴 기억을 떠올리고 칼포니아 자신이라면 어떤 미끼를 좋아할지 곰곰히 생가하다 예쁜 분홍빛 주름 종이로 커다란 장미를 만들어서 머리에 달고 숲속 마을에서 가장 지혜로운 알버타 아주머니를 찾아간다.

 

아주머니에게 사정을 이야기하고 아빠를 돕기 위해서 자신이 낚시를 하러 가야 한다며 커다란 물고기를 잡을 수 있는 곳을 알려 달라고 말한다. 그러자 아주머니는 '비밀의 강'을 말해 준다. 숲속에 비밀의 강이 있는데 커다란 물고기들이 살고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메기, 농어, 모래무지, 날치들까지 있다고 한다. 그러면서 "네 코끝이 가리키는 대로만 따라가려무나."라고만 이야기해 준다.

 

 

어디에 있는 줄도 모르는 '비밀의 강'을 찾아서 코끝이 가리키는 곳으로 따라가자 정말 많은 물고기들이 있는 강에 도착하게 된다. 칼포니아는 지금 자신의 집과 마을 사람들이 겪고 어려움을 이야기하며, 물고기들을 잡아야 겠다고 사실대로 물고기들에게 이야기하고선 머리에 달았던 분홍 종이 장미 송이로 낚시를 하게 된다. 다행히 엄청나게 많은 메기들을 잡게 되고, 칼포니아는 길고 가늘며 뻣뻣한 실유카 이파리를 메기의 아가미에 끼워서 집으로 돌아 온다.

 

 

자신의 코끝을 따라가 보지만 어느덧 날은 저물고 집으로 가는 길을 잃어 버리기까지 한다. 게다가 가는 길에 큰 부엉이님, 곰, 검은 표범을 만나게 되면서 잡은 메기를 건넨다. 그러는 상황에서도 무서움을 잃지 않기 위해서 시를 짓는다.

 

 

그렇게 무사히 마을로 돌아 온 칼포니아는 알버타 아주머니에게 가장 맛나 보이고 통통한 메기 한 마리를 드리고 드디어 집으로 돌아 온다. 늦게까지 집에 오지 않는 칼포니아를 걱정하시던 부모님은 딸이 가져 온 메기 덕분에 이제 놀라게 되고, 다음날 가게에서 즐거운 마음으로 사람들에게 물고기를 팔게 된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서 숲속 마을도 점차 형편이 나아지게 된다.

 

 

시간이 흐른 어느날 칼포니아는 다시 한번 비밀의 강을 찾아 나선다. 하지만 코끝을 따라가면 보였던 그때와 달리 이제는 어디에서도 비밀의 강을 찾지 못한다. 그리고 이 이야기를 들은 알버타 아주머니는 사실 비밀의 강이란 없으며, 어떤 일은 딱 한 번 일어난 뒤에는 절대로 다시 일어나지 않는다고 이야기 해주신다.

 

"비밀의 강은 네 마음속에 있단다. 네가 원할 때면 언제든 그곳에 갈 수 있지.

자, 눈을 감아 보렴. 그럼 보일 테니까."(p.43)

 

그렇게 들려준 알버나 아주머니의 이야기에 칼포니아는 힘든 시기에 자신의 가족과 숲속 마을을 도와 준 비밀의 강을 떠올리면 감사하게 된다.

 

존재하지 않았던 비밀의 강을 그럼에도 찾아내서 메기를 가득 잡아 왔던 칼포니아의 그 정성과 노력, 그리고 믿음이 바로 비밀의 강을 존재하게 했던게 아닐까 싶다. 자신만의 욕심을 채우지 않았던 모습이야 말로 힘들고 팍팍했던 시간을 견녀낼 수 있었던 원동력이였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그리고 어리지만 당찬 모습과 착한 마음씨를 보여준 칼포니아가 대견스러워지는 책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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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 문학의 즐거움 41
후쿠다 다카히로 지음, 김보경 옮김 / 개암나무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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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중학생 한 명이 또 자살을 했다. 이유는 학교 폭력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서.... 피해 학생이 적어 놓은 내용을 보면 참 경악스럽다. 같은 나이의 학생이 다른 아이에게 어떻게 저런 일을 할 수 있을까? 고통스러움을 넘어서는 수치스러움에 그 학생은 자살을 선택한게 아닐까 생각하게 될 정도이다. 특별한 이유도 없다. 그냥 마음에 안들어서 그랬다고 말하기도 한다. 심지어 피해 학생을 도와주거나 하면 그 학생도 왕따를 비롯한 학교 폭력의 또다른 희생자가 될 뿐이다. 그래서 아이들은 모른척 한다. 알면서도 모른척 넘기려하는 학교 선생님들처럼...

 

새로운 학교로 전학가서 즐거운 학교 생활을 하는 아카리는 자신에게 친절한 도시 학교 아이들로 인해서 잘 적응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어느날 사고를 당한 에미코의 일에 대해서 의문을 품고, 그 사건에 가려진 진실을 알아 내려고 노력한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이제는 아카리가 왕따의 대상이 된다. 에미코와 관련된 일이 밝혀져서는 안되겠기에 아카리를 향한 괴롭힘은 더욱 거세인다.

 

자신도 전학오기 전의 학교에서 다른 아이를 괴롭히도 했던 아카리는 이제는 오히려 자신이 피해자이 놓이게 된다. 그럼데도 진실을 밝히려고 노력하는 그 모습에서 요즘 아이들이 보여줬으면 하는 모습이였음을 깨닫게 된다.

 

'아카리' 같은 아이가 있다면 학교 폭력은 사라질까?

 

물론 금방 그렇게 되지는 않을 것이다. 다만 잘못에 동조하지 않는 그 모습이야말로 지금 우리 아이들이 겪고 있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근본적인 대책이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기에 힘든 상황이지만 진실에 맞서 싸우는 '아카리'를 응원하게 되는 것 같다.

 

지극히 현실적인 이 이야기를 초중고등학교의 필독서로 선정해야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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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번지 유령 저택 2 - 다시 뭉친 공동묘지 삼총사 456 Book 클럽
케이트 클리스 지음, M. 사라 클리스 그림, 노은정 옮김 / 시공주니어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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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우연히 알게 된 책인데도 상당히 재미있고 의외로 가볍지만은 않은 책이기도 하다. 책을 읽기 전에 나와 있는 살짝 귀엽기까지 한 경고문은 이 책의 재미를 더한다. 마을의 지도와 그 이외에도 책 내용 중 일부를 그림으로 그려 놓은 책의 앞뒤 표지 안쪽은 이 책의 어느 한 곳도 빈틈을 허용하지 않을 정도이다.

1권에서 으슥한 공동묘지 길 43번지의 스푸키 저택에서 조용히 책을 쓰고자 했던 작가 부루퉁 B. 그럼플리가 스푸키 저택에 남아 있던 드리미 호프라는 소년과 함께 그 저택의 주인이였던 유령 작가 올드미스 C. 스푸키와 함께 엮이면서 고통스러울것 같았던 셋의 동거가 의외의 결과를 낳아서 부루퉁과 올드미스는 소설을, 드리미가 그림을 그린 소설을 내놓으면서 사람들의 인기를 끌게 되어 함께 사이 좋게 지내는 이야기가 그려졌다. 그리고 이런 내용은 2권을 시작하기에 앞서서 간략하지만 알차게 설명되어 있다.

셋이서 평화롭게 살아가던 어느날 아이들을 안전하게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세워진 아동청소안보국의 본부장인 막무가내 테이터가 익명의 편지를 받고 드리미 호프의 안전을 이유로 드리미의 부모님이 파이에서 돌아오기 전까지 겁나라 숨막혀 시립 고아원에 맡기기로 하고, 유령이 있다고 주장하는 부루퉁은 겁나나 섬뜩 시립 정신 병원에 갇히게 된다.

그리고 막무가내 데이터는 할로윈과 같은 행사를 없어져야 한다고 주장하는 동시에 유령 책들은 아이들에게 위해하기 때문에 불살라 버려야 한다고 말한다. 또한 드리미의 부모님은 자신들에게 짐이 되는 드리미를 스푸키 저택에 버려두고 갔으면서도 이제는 자신들이 새로 출간할 책의 홍보에 도움이 될 것 같아 데리고 가려고 한다. 두 사람이 갇혀 있게 되자 독자들에게 새로운 소설 꼭지를 줘야 하는 상황이 불가능하게된다. 그래서 생각해 낸 것이 예전에 올드미스가 써놓은 작품을 대신 보내자는 것이였다.

아무리 생각해도 자신의 원고를 찾지 못하는 올드미스는 여러 곳에 익명으로 편지를 보내게 되는데 처음에는 막무가내 데이터의 영향으로 믿지 않던 사람들도 올드미스만이 알고 있는 사실 앞에 도움을 주게 된다.

결국 부루퉁과 드리미는 겁나라 숨막혀 시립 고아원에 온 이동도서관 차를 통해서 탈출하게 되고, 올드미스의 무덤을 파헤쳐서 유령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증명하려던 막무가내 데이터 덕분에 관속에 넣어 두었던 원고도 찾게 된다.

결국 올드미스의 활약으로 막무가내 데이터는 정신병원에 갇히게 되고, 드리미의 부모님이 보내 온 편지를 근거로 부루퉁과 올드미스는 드리미를 아들로 입양한다.

그렇게 해서 드리미는 자신이 좋아하고 자신을 좋아해주는 사람들과 자신이 좋아하고 잘 하는 일을 함께 할 수 있게 되면서 이야기는 끝이 난다. 물론 독자들에게 보내줘야 했던 소설 꼭지는 부루퉁, 올드미스, 드리미가 살고 있는 43번지 유령 저택 이야기를 담게 되고 이 이야기는 독자들의 호응을 받게 된다.

자신의 책이 출간되기 전까지는 자신이 살던 스푸키 저택에서 살겠다는 올드미스의 유언이 결국 드리미와의 인연으로 시작해서 부루퉁까지 함께 하게 되면서 세사람은 각각 남남에서 하나의 가족으로 재탄생한다.

낳아준 드리미의 친부모들의 정신상태가 결코 이해되지 않았기에 드리미를 진정으로 아끼고 사랑하고 지켜줄 부루퉁과 올드미스와 드리미가 함께 할 수 있어서 참 다행이다 싶기도 했다. 솔직히 다음편에서 드리미의 친부모가 어떤 모습으로 등장할지도 궁금해진다. 그래도 사라지지 않을 것이란 생각이 드니 말이다. 그리고 과연 세사람의 43번지 유령 저택 이야기는 어떤 결말을 맞이할지도 이 책을 읽는 내내, 다음권을 기다리는 동안에도 궁금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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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시지 머리 피리 부는 카멜레온
애넷 코르디나 지음, 최용은 옮김, 히스 맥켄지 그림 / 키즈엠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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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도 제목이 상당히 흥미로웠던 책이다. 그리고 아이가 몇 번이고 읽으려고 했던 책이기도 하다. 표지속 그림의 소시지 머리를 하고 굉장히 불쾌하면서도 시크한 표정을 짓고 있는 아이의 사연은 무엇일지 어른인 나도 궁금해지는 책이였는데 내용도 재미있다.

 

 

방학 첫날 엄마의 서두르는 목소리가 루시에게 들려 온다. 배낭에 필요한 물건들을 챙겨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부모님 모두가 일을 하셔서 방학때가 되면 할머니집에서 부모님이 다시 데리러 오기전까지 머물러야 하는 것이다.

 

아이들이 방학에 대한 기대감으로 행복에 부풀어 있을 동안에도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루시는 할머니 집을 오가야 한다는 그 사실에 집중하고 있다. 딱봐도 할머니집에 가는게 결코 즐겁지만은 않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데 루시는 할머니와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이 싫어서일까?

 

 

절대 그렇지는 않다. 오히려 루시는 할머니를 좋아한다. 하지만 딱 한가지 문제가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부모님이 루시를 데리러 오겠다는 전화가 오면 할머니는 부모님에게 예쁘게 보여야 한다며 루시의 머리를 빗어 주시는데 거기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엉킨 머리카락을 풀고, 부드럽게 쓸고, 손으로 배배 꼬아서 길쭉하고 통통 튀는 용수철 뭉텅이를 만드시는데 그것이 꼭 묵어 놓은 소시지 같다는 것이다.

 

루시는 바로 그 소시지 머리가 너무 싫어서 할머니집에 가기가 싫다. 루시가 혼자서 할 수 있다고 해도 결국 머리는 소시지 모양이 되어 버린다.

 

 

할머니 집으로 가는 차안에서 루시는 생각하고 또 생각하지만 별다른 방법이 없다. 그렇게 온 할머니 집에서도 루시는 그 방법을 생각하게 된다.

 

마이클 오빠처럼 짧게 자를까?

모호크족처럼 양옆의 머리를 짧게 깎고, 헤어 젤로 가운데 머리카락을 막대기처럼 꼿꼿하게 위로 세울까?

가수의 레게 머리를 만들까?

파멜라 이모처럼 벌집 모양으로 만들까?

스님처럼 머리카락을 빡빡 멀이 버릴까?

 

 

온종일 방법을 생각하던 루시는 자신에게 꼭 필요한 물건이 있는 비어 있던 손님 방으로 들어 간다. 할머니가 소시지 머리를 만들기 위해서 자신을 부르기 전에 일을 끝마치려고 말이다.

 

 

그리고 얼마 뒤, 부모님이 데리러 오시는 그 시간에 할머니는 루시를 찾기 시작한다. 소시지 머리를 만들기 위한 얼레빗과 솔빗을 손에 드시고 말이다.

 

"루우우우우우시!" "루우우우우우시!" "루우우우우우시!"

 

바로 그 순간 할머니는 말을 딱 멈추고 놀란 눈을 똥그랗게 뜨고 루시의 쳐다 보신다. 정확히는 루시의 폭탄 맞은것 같은 빨간 머리를. 할머니는 너무 놀라 제대로 말씀조차 하지 못하시고 앉은 자리에서 루시를 배웅하게 된다. 손님방에서 빨간 가발을 발견한 루시는 그것을 쓰고 난생 처음으로 할머니의 집으로 다시 올 것을 기대하며 집으로 돌아간다.

 

나름 귀여웠던 통통거리는 소시지 머리가 너무 싫어서 자신만의 계획을 세웠던 루시의 모습이 절박해 보이기까지 하면서 재치있기도 하다. 한편으로는 할머니의 낙이였을지도 모를 소시지 머리 만들기를 더이상 볼 수 없으니 누군가는 아쉬워 할지도 모르겠다.

 

 

루시의 소시지 머리를 보고선 책위에 진짜 소시지를 올려 놓는 아들 녀석들. 루시가 저토록 끔찍하게 싫어하는 소시지 머리가 아이들의 눈에는 재미난 이야기로 보였나 보다. 만약 자신들이 루시처럼 된다면 결코 재밌지많은 않을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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