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주의는 왜 증오의 대상인가
자크 랑시에르 지음, 허경 옮김 / 인간사랑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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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는 왜 증오의 대상인가라는 질문은 꽤 심오해 보인다. 그리고 분명히 논해 볼만한 가치도 충분하다. 그렇기에 이 책이 흥미롭게 다가왔고, 읽고 싶었다.

그런데 책의 첫머리에 역자의 서문이라는 문구와 함께 말 그대로 이 책의 번역가가 이 책을 평가한 내지, 이 책을 번역한 것에 대한 소감을 적은 글이 나온다.

내 기대와는 달리 이 책은 책의 제목과 같은 주제에 대한 논거를 일반적이고 보편적인 견해에서 접근하는 것이 아니라, 프랑스 내의 민주주의 발달사나 민주주의에 대한 논의에서 접근하고 있다는 점이다. 근데 이점이 상당히 곤역이였다. 역자의 말처럼 그 표현이 상당히 수사적이다. 흔히 말하는 꼬고 꼬아서 설명하고 있다는 느낌이 너무 강하다.

그리고 책을 읽는 동안 내내 내용이 집중이 안 된다. 내 이해력의 부족과 부재일수도 있겠지만 도대체 뭔 얘기를 하고 있는지 잘 이해가 안 된다는 것이다. '민주주의는 왜 증오의 대상인가' 라는 질문에 대한 해답은 지루하고 난해하기 그지 없는 서문에서부터 1,2,3장이 지난 후에야 겨우 나온다. 1~3장까지는 프랑스 역사 속에서의 민주주의 발달사와도 같은 이야기들이 계속되기 때문에 정작 내가 알고자 했던 답변을 듣기엔 확실히 무리다.

뭔가 유명한 철학자, 사상가 등의 이야기와 저서들을 끌어 와서 상당한 시간을 할애해 가면서 글을 써내려 가곤 있으나 별 공감은 가지 않는 이야기들 뿐이다.

그나마 '민주주의는 왜 증오의 대상인가'라는 명제에 대한 해답은 4장에서 나온다. 4장에서도 물론 과거의 유명인들의 이야기를 인용하고 있긴 하지만 확실히 이전까지보다는 뭔 얘기를 하고 있고 뭘 말하고자 하는지 조금 이해가 되기 시작하는 부분이다. 그래도 역시나 어려운 건 사실이다.

이 책에서 가장 마음에 와 닿았던 문장은 바로 이것이다.

우리의 민주주의가 겪고 있는 악의 근원은 우선 소수 독재자들(oligarques)의 게걸스러운 탐욕이라고 할 수 있다. (p.156)



그 뒤로도 여러 이야기들이 나오고 있지만 이 문장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번역가의 역량 부족인지, 아니면 역자의 말처럼 프랑스 특유의 문장표현이 내 정서와 맞지 않는 것인지 잘 모르겠다. 하지만 문장이 좀 더 확실하고 명확하게 그리고 정리된 느낌이 들었으면 읽는 데 좀 더 즐거운 독서가 되지 않았을까 싶다.
꽤 시간을 들여서 읽었는데도 솔직히 완전히 이해가 안된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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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레와 제국 - 식민지말 문학의 언어, 생명정치, 테크놀로지 What's Up 9
황호덕 지음 / 새물결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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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일본의 식민지 말을 시대적 배경으로 하는 책들은 그 장르를 불문하고 참으로 다양하게 나와 있다. 이 책 역시도 언뜻 보면 그런 책들의 일종이 아닐까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하지만 이 책은 특별히 식민지말 문학의 언너, 생명정치, 테크놀로지라는 세 분야에 대해서 집중적으로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차별화를 두고 있다고 하겠다. 그러나 이전까지의 책과는 달리 어떤 역사적 흐름을 표방하는 것이 아니라 딱 식민지말이라는 그 당대의 특정 시대를 지목하고 있다는 점도 특이하다.

 

총 4장에 걸쳐서 3가지의 주제어에 맞는 식민지 시대의 이야기를 하고 있다. 1장에서는 먼저 신화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신화는 어느 시대 어느 나라에나 있었고, 존재해 오고 있다. 우리에겐 우리 고유의 단군 신화가 있어서 우리 민족의 뿌리에 대한 자긍심을 드높이는 것처럼, 식민지말의 일본에 나타났던 혹은 일본이 주장하고자 했던 신화를 들여다 봄으로써 그들이 식민지배의 통치와 정치에 대해 신화를 어떻게 적용하고 있는지 혹은 그 시대의 신화는 일본의 천황제에 어떤 작용을 하였는지에 대한 이야기다. 그리고 이에 대항한 반신화론과도 같은 우리나라 학자들의 신화론을 함께 게재함으로써 보다 폭넓은 이해의 장을 마련한다.

 

2장에서는 일본의 제국주의라는 제도를 확고화시키기 위해서 우리의 언어를 어떤 식으로 지배하고, 나아가 그 지배를 바탕으로 우리민족을 지배하고자 했는지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가 나온다. 이 장에서는 조선어학회 사건을 예로 들어서 한 나라의 언어와 학문, 언론을 지배함으로써 종국엔 그들의 삶까지 지배하고자했던 일본의 제도를 엿볼 수 있으며, 우리 나라의 사례 이외에도 일본의 제국주의의 피해국이였던 중국의 사례를 함께 접할 수 있을 것이다.

 

3장에서는 실제 채만식, 이광수, 김사량의 소설을 분석하여 식민지말 일본어의 지배로 인한 작가들의 전향과 저항 정치를 동시에 볼 수가 있다. 더이상 일본어는 외국어가 아니며, 국어의 지위를 갖게 되었다. 그런 상황 속에서 자신들의 작품을 통해서 일본의 정치에 저항한다는 것은 사실 쉽지 않았을 것이다. 그 상황에서 전향한 사람들도 있었을 테고, 저항하고자 했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작품 분석을 통해서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마지막 장에서는 식민지 지배의 정당성이나 그 운영을 국가를 운영하는 지배원리로서의 메커니즘적 접근과  그에 따른 필요로 등장한 기술 지배 즉, 테크놀리지적 접근에 대한 서술이다. 흔히들 우리나라의 발전을 위해서 식민지배를 했다는, 자신들의 지배로 우리나라의 기술과 산업이 발전했다는 면피적 주장과 식민지배의 당위성을 말하고자 하는 일부 식민지하의 지배자들과 지식인, 또는 그들을 포함한 일본측의 주장이 다분히 녹아있는 것이라 할 수 있겠다.

 

많이 다루어진 시대에 대한 쉽지않은 주제들을 가지고 책을 써내려 갔고, 그 내용 역시 쉽지 않았던 것 또한 사실이다. 하지만 문학과 언어와 사회, 그리고 기술 지배(테크놀리지)에 이르기까지 사회 전반적 흐름과 각 문제계(問題系)들의 유기적 연결이 자연스럽게 어울어진다. 또한 과거의 이야기를 그 속에서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과거의 분석과 파악을 통해서 현재의 문제 인식과 그에 대한 고찰까지 이어지는 과정이 독자들로 하여금 과거청산이라는, 양국의 재정립이라는 산재해있는 문제들에 대해서 다시한번 생각해 볼 수 있는 나름의 계기를 마련해 주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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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의 여자 - 오직 한 사람을 바라보며 평생을 보낸 그녀들의 내밀한 역사
김종성 지음 / 역사의아침(위즈덤하우스)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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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조선시대 왕에겐 3분류의 여자가 있었다.

궁궐의 노비, 궁녀. 왕의 첩, 후궁. 또 하나의 주상, 왕후.

모두가 궁안에서 오로지 왕을 바라보며 한편으로 그의 성은을 바라며 살기도 했다. 그동안 조선시대 왕에 대한 고증이나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한 소설, 역사책, 드라마, 영화 등은 많이 소개되었지만 정작 그보다 많은 수를 차지했던 왕의 여자들에 대한 접근은 볼 수 없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런 점에서 사실 이 책은 상당히 흥미롭다고 할 수 있겠다.

그리고 이런 자료를 한권의 책으로 엮어 냈다는 사실도 상당한 노력의 결과물이라는 생각이 든다.

 

저자는 이렇듯 왕에게 존재했던 3분류의 여자들을 조사하고 글을 쓰는 과정에서 흥미롭게도 3분류에 모두 해당하는 여인을 한명 발견하게 된다. 그녀는 바로 우리에겐 장희빈이라고 더욱 잘 알려진 바로, 희빈장씨 장옥정이라는 인물이다. 궁녀로 입궐해서 윤()을 낳아 세자에 봉해지자 희빈에 올랐다가 인형왕후가 폐위되자 왕비의 자리에 까지 오른 인물이다. 그렇기에 저자는 장희빈의 관점에서 이 책을 서술하고 생각했던 것이다. 이전까지의 역사서들과는 달리 이 책이 가급적 당파당론과 같은 그 시대의 정치적 배경을 배제하고자 하는 동시에 오로지 왕의 여자로서의 모습만을 담고자 노력한 것도 사뭇 다르다고 할 수 있겠다.

 

1장에서는 왕의 역사와 함께 시작되었다고해도 과언이 아닌 궁궐의 노비, 궁녀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궁녀의 역사에서부터 시작해서 궁녀를 선발하던 과정이나 모습, 궁궐에 거주했던 실제 그녀들의 숫자까지도 나오며, 얼마전 한국 공포영화 <궁녀>를 통해서 그녀들의 삶을 비교적 자세히 보여준 바 있는 궁녀들의 조직과 품계는 확실히 흥미로운 부분이였다.

그리고 그냥 왕이나 궁궐 내의 잡다한 일들을 할 것이라는 생각과 달리 상당히 분업화되고 전문화되어 있는 그녀들의 역할도 자세히 나온다. 또한 흔히들 성은을 입었다고 표현하는 왕과의 하룻밤과 왕의 여자였지만 모두가 사랑받지 못하는 슬프고 기구한 운명으로 인한 그녀들간의 동성애, 더 나아가 궁녀의 신분으로 정치적으로 이용당했던 모습도 잠깐 언급한다.

그리고 그녀들이 궁녀로 입궁해서 죽음에 이르기까지의 인생사가 담겨 있기도 하다. 궁녀는 원칙상 종신제였으나 죽음이 임박한 경우, 소속 전궁의 상전히 승한 경우, 왕궁에서 방출 결정을 내리는 경우, 타의에 밀려 왕궁이 방출 결정을 내리는 경우, 비위 사실이 발각된 경우에 한해서 궁궐을 떠나야 했다.

그리고 궁녀와 똑같이 대궐 사무를 처리하면서도 궁녀 신분을 갖지 않은 유사 궁녀라는 여인들이 있었다. 의녀를 제외하고는 무수리, 비자, 방자라 불리는 비정규직 궁녀였던 그들은 형식상으로는 궁녀의 보조자였으나 실질적으로 궁녀나 다름없는 존재이기도 했다.

 

2장은 보통 권력의 암투자로 비춰지는 왕의 첩인 후궁이다.

워낙에 장희빈의 영향이 큰지라 보통 후궁들은 왕의 사랑을 받고, 원자를 생산해서 국모의 자리를 노리려고 하는 모습으로 비춰질 때가 많았다. 여기서는 후궁의 역사와 함께 후궁이 될 수 있었던 4가지 방법을 통계상으로 잘 보여주고 있으며, 엄연히 그들 사이에서도 존재했던 서열인 후궁의 품계도 알아 볼 수 있다.

그밖에도 후궁의 직무와 함께 왕의 여자들이니 예쁘겠지란 우리의 생각에 궁금증을 해결해줄만한 자료이기도 한 후궁의 외모에 대해서도 언급되어진다. 그들은 우리의 기대와 달리 내실을 따져 선발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였기에 그 미모는 우리의 기대감을 충족시켜 주지는 못할 듯 하다. 그리고 그들의 최대 임무라고 봐도 좋을 수 있는 출산과 자녀 생산성에 대한 이야기와 왕의 어머니가 되기도 했던 후궁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궁녀와 같이 그들 최후의 삶의 모습까지도 자세히 소개하고 있다.

 

마지막 3장에서는 왕의 여인들 중에서 가장 서열이 높았다고 할 수 있는 또 하나의 주상, 왕후에 대한 이야기다.

여기에서는 역시 왕후를 선발하는 네 과정과 함께 실제 간택과 혼례로 이어지는 과정에 대한 전반적인 소개가 나온다. 그리고 후궁과 마찬가지로 왕실에서 중시한 특성은 미(美) 아니라 덕(德)이였기에 실제 왕후의 미모 역시도 우리가 TV 드라마를 통해서 보아온 그 미모와는 분명 차이가 남을 알아야 할 것이다. 보통 왕후를 내-외명부의 수장이라고 지칭한다. 그런 왕후의 실질적인 권한이나 명칭, 위상에 대한 것들이 나온다. 왕후의 부부생활은 쾌락이나 개인적 만족감이 아닌, 무엇보다 후계자 생산이 일차적이자 중요한 목적이였던 만큼 국가의 공식 의례로까지 여겨졌으며, 여기서는 그 준비와 실제 과정들이 비교적 자세히 나온다.  그리고 국왕의 어머니로서의 삶과 왕의 죽음이후의 삶과 본인의 사후의 모습까지도 소개하면서 왕후의 일생은 일단락된다.

 

본론에 덧붙여 이 책이 귀하다여기게 했던 또하나의 이유는 바로 부록에 나와 있는 조선시대 왕후 일람표였다. 학창시절 조선시대 역대 왕들을 열심히 암기했던 기억은 나지만 그간 어디에서도 조선시대 왕후와 후궁의 일람표를 본 기억은 없다. 그런데 여기서는 1대 태조의 왕후부터 27대 순종의 왕후와 후궁의 기록이 나온다. 그녀들의 간략한 신상명세서와 함께 선발되었던 방식, 자녀 정보, 현재 무덤의 소재지에서 개인적 특이사항에 이르기까지 이 부분만으로도 충분히 흥미로울 수 있는 자료가 아닐 수 없다.

 

드라마나 역사책에서 마치 배경같은 이미지와 간혹 권력을 얻고자 투기하거나 모함하는 모습이 아닌 그녀들의 전반적이고 객관적인 정보들에 대해서 알 수 있었던 점이 무엇보다도 좋았던 것 같다.

 

궁궐에는 한명의 왕이 존재했지만 그 보다 훨씬 많은 인생의 희노애락을 가진 왕의 여자들이 함께 했음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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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기의 음모론 - 우리가 믿는 모든 것은 조작되었다!
제이미 킹 지음, 이미숙 옮김 / 시그마북스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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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정부 정책이나 세계적 핫 이슈가 된 사건들에 대해서 많은 사람들이 음모론을 제기하는 것을 심심찮게 보아 왔을 것이다.

과연 어디까지가 음모론이고, 어디까지가 진실인지는 그 사건들의 당사자만이 알 것이다.

이 책은 바로 그런 음모론들을 모아 놓은 책이다.

그동안 많이 들어 봤음직한 사건들에 대해, "~하더라" 라는 식의 각종 의혹과 의문, 더 나아가 음모론까지 담겨 있다.

총 6가지 소주제에 걸쳐서 무수한 사건들을 다루고 있다.

개중에는 사건들간에 연관성이 있는 것들도 있다.

 

첫번째 장에서는 유명인사들의 <암살과 의문의 죽음 그리고 음모>론이 제기된다.

이 부분은 특히 대중들에게 잘 알려진 인물들을 다루고 있기 때문에 읽어 보면 그와 관련된 여러가지 음모론들을 접할 수 있을 것이며, 동시에 그의 죽음이 확실히 뭔가 석연치 않음을 알게 될 것이다.

그 유명한 존 F. 케네디부터 영국의 다이애나비, 교황 요한 바오르 2세에 이르기까지 실로 각계 각층, 각국의 인물들을 다루고 있다.

 

두번째 장에서는 최근 노르웨이 테러 사건과 같은 <테러 그 속에 감춰진 또 다른 음모>론이다.

다음달이면 벌써 10년이 되는 미국 9.11 테러 사건에 대한 각종 음모론에서 부터 타이타닉호의 침몰에 감춰진 음모론에 이르기까지 세계 각국에서 발생했던 굵직한 테러 사건들에 대한 다양한 음모론을 읽게 될 것이다.

 

세번째 장에서는 <의학의 발전 그 속에 감춰진 음모>론이다.

세계적으로 그 바이러스가 퍼져서 전세계인의 목숨을 앗아간 병들에 대한 실로 그럴 듯한 음모론들이다.

AIDS의 목적이 사실은 흑인, 동성애자, 마약 중독자를 말살하기 위한 것이라는 음모론부터 인구 억제와 사회적 문제계층(?)을 제거하기 위한 의도적 바이러스 유출같은 것들이 이 음모론에 속한다.

 

네번째 장에서는 <국가와 기업, 그 배후의 음모>론을 통해서 국가와 기업이 서로의 이익이라는 목적을 위해서 행했다는 각종 음모론들이 나온다.

흥미로웠던 점은 프리메이슨, 일루미나티 등과 같은 세계를 움직인다는 그 감춰진 실체들에 대한 이야기가 제법 등장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기업들이 국가의 암묵적인 묵인하에 어떻게 자신들의 이익을 극대화하는지에 대한 음모와 이를 통해 국가는 어떠한 이익을 반대급부로 얻게 되는지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도 나온다.

 

다섯번째 장에서는 <예술과 종교 그리고 역사 속의 또 다른 음모>론이 제기 된다.

역사 속에서의 예술과 종교의 모습을 통해서 나타나는 다양한 음모론을 보여 준다. 책과 영화로 많은 논란을 불러 일으켰던 다빈치 코드에 대한 이야기에서 부터 피사의 종탑이 기울어진 이유에 대한 흥미로운 해석과 그 유명한 토리노 수의(예수의 모습이 그려져 있다는), 셰익스피어라는 인물의 가공설, 엘리자베스 1세 여왕의 여장 남자설까지 가장 흥미롭고 재밌는 음모론이였다.

 

마지막 장에서는 <우주와 외계인 그리고 우리가 모르는 음모>론을 통해서 최근들어 많은 주목을 받기 시작한 외계인에 대한 많이 거론하고 있다.

외계인의 존재부터 로스웰 사건, 영국 왕족이 외계인이라는 음모론, 크롭 서클, 영화 맨 인 블랙이 실제로 존재한다는 이야기 등을 담고 있다.

 

이 책은 각 음모론마다 간결하지만 그럴듯한 사실일지도 모르겠다는 이야기들이 담겨져 있다. 그리고 그 진위여부는 아직도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한가지 공통점이라면, 음모론이 제기된 수 많은 사건들에 대한 관계자들의 해명이 명확하지 않으며, 어딘가 석연치 않은 구린내가 난다는 것이다.

물론 나름대로의 명확(?)한 해명을 한다고 하더라도 음모론자들의 그에 대한 반대의 주장을 하겠지만 적어도 책 속에서 보여지는 사건들에 대한 해명은 확실히 부족하다고 할 수 밖에 없으며, 관계자들의 처리과정에 의혹을 품기에 마땅해 보인다.

무엇이 진실인지는 알 순 없기에 끊임없는 음모론을 양성하고 있는 여러 사건들을 보면서 눈에 보이는 것만이, 귀에 들리는 것만이 진실이 아닐 것이라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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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식 - 행복의 중심
울리히 슈나벨 지음, 김희상 옮김 / 걷는나무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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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표지와 휴식이라는 제목은 정말 기가 막히게 잘 어울린다.

여러 매체를 통해서 소개된 글을 보고 상당한 기대감을 가지고 보았다.

하지만 총 6장에 걸친 휴식에 대한 이야기 중 정말 괜찮았던 부분은 5장과 6장이다. 대중지의 과학 전문 기자다운 글솜씨를 부려도 너무 부렸다.

현대인의 바쁜 일상과 좀처럼 제대로 쉬지 못하는 삶에 진정한 휴식의 의미와 가치를 일깨움과 동시에 휴식을 실현하도록 돕겠다는 의미있는 뜻은 전반부의 과학스러운 논거들에 의해 빛이 오히려 퇴색한 느낌이다.

휴식이라는 책의 제목만 보고서 참 편안하게 읽어도 좋겠구나 싶었다.

하지만 4장에 걸친 이야기는 왜 그리 지루한지 모르겠다. 휴식이 필요하다고 느끼는 점은 모두가 공감한다. 그런 점을 거의 책의 반 이상을 차지하는 분량에 걸쳐서 굳이 장황하게 설명할 필요가 있었을까?

작가 정신이라고 보기 보단 오히려 이 책에서는 저자의 과학 전문 기자 정신이 투철이 반영된 것 같아 난 오히려 아쉬웠다.

휴식하기 위해 읽었던 책에서 오히려 스트레스와 피로를 느끼는 아이러니함이라니...

3장과 4장 사이의 <위대한 게으름뱅이의 갤러리>에 나오는 여러 유명인사들의 휴식 사례들은 적당히 읽어 볼 만 했다.

하지만 그 내용이 너무 많이 차지한다는 느낌이 들었던 것도 사실이다.

책을 읽어 보면 작가가 휴식이라는 주제로 글을 쓰기 위해서 부단히도 많은 자료들을 수집하고 이를 바탕으로 글을 써내려 갔다는 것은 느낄 수 있었으나 한편으로는 신문의 과학 섹션의 칼럼을 보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을 떨쳐 버릴 수가 없었다.

그나마 5, 6장에 걸친 본론은 읽을만 하다.

5,6장에서는 본격적으로 자신에 대한 진단과 함께 휴식을 갖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들이 제시되고 있기 때문이다. 휴식을 찾기 위해서, 그리고 그런 휴식을 갖기 위해 자신의 현 상황을 변화시키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임을 제시함과 동시에 그에 대한 자세한 방법들이 나오기 때문이다.

과거에 비해 과학기술, 정보 발달 등으로 인해서 인간은 이전보다 많은 여유 시간이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휴식 시간이 줄어든 것은 늘어난 시간에 비례해서 그에 대한 욕구와 담당해야 할 업무 또한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저자는 보고 있다.

그렇기에 이러한 상황에서 자신에게 여유로움을 주는 방법과 함께 아무것도 하지 않고 지내는 것에 대한 얘기를 하면서 이야기는 시작한다.

하지만 전반적인 글의 흐름을 본다면 약간의 체계성은 떨어지는 느낌이다. 각 장마다 조금씩 휴식에 대한 방법이나 그 효과 등이 제시되면서도 결론은 끝에 가서 나온다. 처음 도입부나 중반부는 글의 흐름상 휴식의 필요성이나 왜 휴식을 제대로 취하지 못하는 지에 대한 중점적인 얘기가 있어야 할 것인데, 이 책은 어쩐지 서두와 결론이 지속적으로 섞여 있는 듯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어찌보면 지극히 결론이 예상되는 당연한 얘기를 참 어렵고도 길게 얘기하는 것도 능력이구나 싶다.

하지만 진짜 재주를 가진 사람은 당연한 얘기를 독자로 하여금 감동받게 서술하는 사람이 아닐까하는 생각을 갖게 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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