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라임 오렌지나무 나의 라임 오렌지나무 1
J.M 바스콘셀로스 지음, 박동원 옮김 / 동녘 / 200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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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교적 늦은(?) 나이에 이 책을 제대로 읽었다. 그리곤 내 책장 속 책들 중에서 Best Books 중 한권으로 당당히 자리 잡고 있다. 그리곤 자주 읽히겐 된 셈이다.

워낙에 많은 번역본이 있기도 하다. 내게도 한권 더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이 책은 기타의 번역본들 중에서 가장 단정한 느낌이 든다.

 

충분히 사랑스러운 아이 제제의 모습이 소설 속에서는 제대로 사랑받지 못하는 모습이 참으로 안타까웠던 소설이다.

아이의 세계에서 제제의 사랑스러운 모습은 어른의 눈에 철부지이고, 말썽꾸러기 같은 아이, 악마같은 아이라는 것으로 비춰지기도 한다.

대가족 사이에서도 제제는 어느 누구로부터도 진정한 보살핌과 애정을 받지 못하고 살아간다.

제제는 누구에게도 이해받지 못하는 자신의 감성과 이야기를 라임오렌지 나무와 이야기를 하며 위로를 받는다.

그리고 우연한 기회로 알게 된 뽀르뚜가 아저씨와 나이를 초월한 우정을 나누게 된다.

이제 더이상 제제는 외롭지도 않다.

자신의 마음과 이야기를 진심으로 들어주는 친구가 둘이나 있는 셈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소년의 행복한 하루도 어느날 갑작스럽게 기차사고를 죽은 뽀르뚜가 아저씨의 죽음으로 끝이 난다.

그리고 소년은 깊은 슬픔 속으로 침잠하게 된다.

가족들은 그런 소년의 모습을 이해할 수가 없다. 그들과는 함께 공유한 추억이 없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추억을 공유한 사람들은 상대가 누구이든지 어디에 있든지 영원히 끊어지지 않는 인연이라는 끈으로 연결된 채 살아간다.

이제 제제는 더이상 철없던 소년이 아닌다.

제제가 뽀르뚜가를 잃은 이후 더이상 이전의 제제는 사라지고 없는지도 모른다.

 

사람은 자의든 타이든 언젠가는 철이 들게 마련이다. 철이 든다는 것은 어쩌면 세상이 결코 무지개빛만이 아니라는 것을, 나의 찬란한 꿈대로만 되지 않는다는 것을, 내 조그만 행복마저도 처참히 부서질 수 있다는 것을 인식하는 것을 의미하는지도 모르겠다.

제제가 뽀르뚜가를 잃던 그날의 절규에 가슴이 함께 무너지던 책이다.
 

절대로 잊지 않아. 다시 말하지만 너만을 위해서야. (p.49) 

인생이란 생각처럼 그렇게 쉬운 게 아니야.(p.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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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스펜스 하우스 - 책 마을에서 길을 잃다
폴 콜린스 지음, 홍한별 옮김 / 양철북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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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좋아하는 한 사람으로서 지구상에 이런 곳이 있다는 걸 처음 알았다.

그리고 이 책을 통해서 꼭 한번 헤이온 와이에 가보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모든 책들의 종착지, 헤이온 와이.

영국의 작은 시골 마을 헤이온 와이는 전세계에서 들어 온 책들이 이주민처럼 자리를 잡은 곳이나 주민들의 대부분이 책과 관련된 일에 종사를 하고, 마을 가게의 대부분이 서점을 한다.

그것 만으로도 책중독자, 책매니아들에게는 충분히 매력적인데, 여기서는 현대 신간보다는 고전을 더 많이 볼 수 있다는 점도 특이하다. 누군가의 사망으로 처치 곤란이 되어 버린 유품들과 함께 경매장에서 처분되어 이곳 서점상들에게 구매되기도 하고, 더이상 판매가 불가능해진 책들이 이곳으로 흘러 들어오기도 하는 것이다.

이 책의 저자인 폴은 샌프란시스코에서 영국으로 온 초보 작가이다. 자신의 작품의 출간을 앞두고 있다.

작가라는 직업에 걸맞게 폴은 책을 좋아하고, 많고 다양한 책들을 보유하고 있다.

그리고 조금 독특하다 싶은 책들을 더 좋아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한다.

폴은 샌프란시스코 생활을 정리하고 영국의 시골 전원 생활을 즐기고자 아내 제니퍼와 아들 모건을 데리고 영국으로 온 경우이다.

폴은 헤이온 와이에 정착하고자 집을 구하고 있는 중이다. 그리고 헤이온 와이에 있는 많은 서점들 중의 하나인 부스의 서점에서 일하고 있는 중이다.

오래된 책들만큼이나 오래된 마을에서 마음에 드는 집을 찾기란 무수한 책더미 속에서 명작을 찾는 것만큼이나 어려운 일이다. 폴 역시도 여러 곳을 둘러 보지만 마땅한 집을 찾기가 쉽지 않다.
결국 자신들의 뜻대로 집이 구해지지 않자, 폴은 편집된 자신의 최종 원고본을 들고 다시 미국으로 돌아 오게 된다.
마지막 장면이 조금 독특하다. 영국인이 되려고 했지만 그러질 못했던 폴이 미국 여권이 없어서 영국 여권으로 입국하는 장면이다. 그러나 입국심사대에서 문제가 되어 입국 심사원와 나눈 대화 중에서 "당신이 영국인이 아니라는 걸 명심하시길 바라요. 당신은 미국인이에요." 라고 나온다.
폴이 영국인이 되려다 여러가지 문제들도 다시 미국에 돌아 오게된 약간의 아쉬움과 앙금이 남았던 걸까. 폴은 마지막에 "전 미국인입니다." 라고 다짐하듯 얘기하는 것이다.
약간은 생뚱맞은 결말 같기도 하고, 영국에 대한 미련을 버리려는 같기도하고 아무튼 조금 특이한 결말이다.
요즘은 예전만큼 헌책방이 별로 없다. 예전 내가 중고등 학생일때만 해도 동네에 중고서점은 몇 있었다.그래서 내게 필요없어진 책을 가져다 주고, 다른 책들로 바꿔오거나 거기서 구경을 하기도 했었다.
시중에 없는 책도 거기에 가면 꼭 한권 정도는 있었는데 말이다.
세계 최고라 불릴만한 헌책방 마을인 헤이온 와이를 보면서 내 유년시절이 떠올랐다.
헌책방이라는 테마 마을로 재탄생한 헤이온 와이에 대한 순수한 여행 정신이 생겨난다.
그냥 들어간 책방에서 무수한 책더미 속에서 그저 집어낸 책 한권이 몇 백만 파운드의 가치를 가진 책일지도 모르는 어느 유명한 작가의 원본일지도 모르니 말이다.

리뷰에 소개된 사진은 책소에 나오는 헤이와 왕인 리처드 부스의 서점내부 사진이다. 현재는 이렇게 온라인 사이트가 개설되어 있다. 궁금하신 분들은 한번 들러 보시길... (http://www.boothbooks.co.u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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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혜옹주 - 조선의 마지막 황녀
권비영 지음 / 다산책방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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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식간에 책을 읽어 내고 나서 처음 느낀 점이라면 그녀가 만약 고종의 바람과는 달리 대한제국의 황녀로 이름을 남기지 않았더라면 오히려 행복하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을 해본다.

물론 고종의 뜻한바는 이런 결과는 아니였겠지만 결론만 따지고 본다면 오히려 그녀는 여념집 여성보다 더 못한 삶을 살았는지도 모르겠다.

조선의 마직막 황녀라는 그녀의 신분이 오히려 그녀에겐 덫 같이 작용했지 않았을까.

자신의 신분으로 인해 한 순간도 자유로웠던 어린 시절조차도 어찌보면 자유롭지 않았던 삶을 살았던 덕혜옹주.

어쩌면 이렇게도 그동안 그녀의 삶과 인생, 그 존재조차도 까맣게 잊혀진 채로 있었을까.

그녀의 삶에 대한 연구가 일본에서 활발하고 그녀에 대한 자료조차도 일본에 더 많이 있다는 것이 아이러니다.

조선의 가장 높고, 고귀한 신분이였을 그녀가 일본으로 건너가 강제로 결혼식을 올리고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고 남편과 하나 남은 딸에게 조차 버림 받은 채 결국은 한국으로 귀환하기 전까지 정신병원에 있었다는 사실은 실로 놀랍기 그지 없다.

황실을 재건하려는 많은 움직임이 그동안 꽤 있었던 걸로 안다. 정부 차원에서도 뭔가 조치를 취했어야 하지만 정말 조선 황실을 재건하려는 사람들도 덕혜옹주에 대한 조치를 좀 더 빨리 취했어야 하지 않았을까하는 안타까움마저 남는다.

그녀가 일본으로 떠나기전 사진을 보면 정말 어린 소녀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누군가가 지켜줘야 했을 그녀의 삶이 다시 환국하기 전까지 얼마나 고단했을까는 상상조차 할 수가 없다.

나라가 힘이 없어 자국민을 지켜 줄 수 없었던 현실이 가슴 아플 뿐이다.

이제는 예술이라는 장르의 한 소재를 통해 대중앞에 부활한 그녀의 삶을 비록 소설로나마 만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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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의 무게
애니타 슈리브 지음, 조한나 옮김 / 북캐슬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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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 전의 이야기와 현재의 이야기가 적절하게 배치되어 있는 소설이다.

사진 기자인 진은 100년 스머티노즈에서 발생한 "메인 주의 루이스 H. F. 와구너 재판'에 대해서 기사를 쓰려고 출장을 오게 된다.

진과 함께 동행한 사람들에는 그녀의 남편 토머스, 남편의 동생 리치, 리치의 여자친구 애덜린, 그리고 진과 토머스의 딸 빌리다.

다섯 사람은 리치의 요트를 타고 휴가 겸 해서 쇼울 아일랜드 군도에 온 것이다.

진은 취재를 하는 가운데, 애덜린과 토머스의 관계를 점차 의심하게 된다. 그리고 처음 토머스를 만나게 된 과정을 생각하면서 자신들의 결혼 생활에 대해서도 다시금 생각해 보게 된다.

시내의 도서관에서 100년 전 1873년 3월 5일 밤의 사건들에 대해 조사하다가 그 사건 속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은 마렌이 남긴 회고록을 보게 된다.

그 회고록을 통해서 100년 전 사건들이 수면 위로 떠오르게 된 것이다.

과연 사건의 진실은 무엇이었을까?

진이 그 사건 속으로 들어 감과 동시에 진은 현실 속에서 토머스와 애덜린, 리치와의 관계 속에서 혼란과 질투, 의심이 생길만한 일들을 겪게 된다.

100년 전 노르웨이에서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며 미국으로 건너 왔던 마렌, 그의 남편 존, 마렌의 언니 캐런, 오빠 에번, 에번의 아내 아넷, 존의 동생 매튜는 스머티노즈의 작은 오두막에서 함께 생활하게 된다.

회고록을 통해서 마렌은 근본적으로 그날의 사건이 발생하게 된 연유가 바로 존의 사촌동생이 존에게 미국으로 올 것을 적은 편지를 받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어쩌면 모든 사건의 시작은 그 이전에 일어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아무튼 마렌은 자신과 나이차가 많이 나지 않던 에번에게 오빠 이상의 감정을 느꼈던 것 같다.
그리고 이 감정들에 대해서 언니 캐런이 다소 심각하게 받아 들였던 것 같기도 하다.
어쩌면 캐런은 에번과 마렌 사이의 정신적 교감을 질투했는지도 모를 일이다.
그렇게 마렌과 존이 미국에 온 후 캐런도 미국으로 오게 된다.
그리고 그뒤 오빠 에번이 그의 아내 아넷과 함께 스머티노즈에 오게 된다.
오빠에 대한 반가움과 동시에 아넷에 대한 질투를 통해서 진은 자신이 애덜린에게 질투를 느끼고 있음을 알게 된다.
아넷과 같은 미모, 청춘, 매력에 비해 자신의 초라함이 더욱 크게 느껴졌을지도 모르겠다.
그와 동시에 마렌과 마찬가지로 애덜린이 자신의 자리를 빼앗았다고 느꼈을지도...
결국 사람은 자신이 느끼는 바대로 사건을 받아들이게 마련이다.
캐런이 마렌에 대해 느꼈던 감정들이 오해에서 비롯되었듯, 진 역시도 애덜린과 토머스에 대해서 오해를 한 것인지도 모른다.
결국 이 모든 것에는 자신만의 생각으로 사건을 판단하고, 질투와 분노, 증오가 한데 어울린 감정의 소용돌이가 결국은 인간의 상식적인 수준을 넘어선 순간 모든 사건은 본인의 의지와는 상관없는 방향으로 흘러간다는 것을 보여준다.
마렌과 진은 그 감정의 소용돌이 순간에 되돌이킬 수 없는 행동을 하게 된다.

"경험을 해보지 않았다면 누구도 이해할 수 없을 것이다. 분노가 온몸과 마음을 지배하면 어떤 행동을 하게 되는지 겪어보지 않았다면 모를 것이다. 그 분노가 너무 깊어서, 빠르게 모든 감각으로 파고든다. 영원히 후회할 행동을 저지르게 된다.(p.324)"

이 단락이 아마도 진과 마렌의 심정을 단적으로 대변하는 것일 테다.
그리고 둘은 평생을 영원히 후회할 행동을 저지른 댓가를 짊어지고 살아갈 것이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었을 때 우리는 과연 내가 무슨 짓을 저질렀는지를 되돌아 보게 된다. 하지만 그때는 이미 사건을 되돌리기엔 늦은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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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나의 봄이다
박주미 지음 / 디앤씨미디어(주)(D&C미디어)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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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과 달리 예쁜 미모를 가진 여동생을 좋아해서 쫓아온 이훤을 여동생의 부탁으로 쫓아내주기 위해서 만나러 나간 준희.

예쁜 연희(준희의 여동생)와 달리 철지난 고사리마냥 뻣뻣하기 그지 없는 준희가 처음부터 못마땅한 이훤이다.

너무나 멀쩡한 기럭지의 소유자인 이훤에게 준희는 점차 마음을 빼앗기지만, 동생 연희를 좋아했던 그 사실에 섣불리 다가설 수도 자신의 마음을 표현할 수도 없는 상태이다.

그와 반면에 너무나 잘난 자신의 외모에도 전혀 동요조차 느끼지 않는 준희에 대한 오기로 그녀의 마음을 사로잡은 뒤 뻥 차주겠다는 포부로 준희에게 계속 접근하는 이훤이지만, 점차 준희의 매력에 빠져 들면서 무뚝뚝하고, 자신에게 관심조차 보이지 않는 준희로 인해 오히려 가슴앓이를 한다.

그러는 사이 이훤의 누나이자 큐레이터인 이화를 화실의 원장님을 통해서 알게 된 준희는 화가 지망생인 미대생이다.

이화는 준희의 참된 매력에 매료되어 자신의 동생 훤에게 소개를 시켜 주고 싶어한다. 물론 여기까지는 서로가 서로의 관계를 모르는 상태다.

점차 서로의 감점이 깊어지는 준희와 훤.

결국 훤은 애초의 계획과는 달리 준희에게 사귀자고 말하고, 준희도 자신의 감정에 솔직해 지기로 결심한다.

그리고 둘의 교제를 알게 된 누나는 진심으로 두 사람을 축하해주며 기뻐하지만, 이화와 이훤의 어머니인 김여사는 둘의 교제에 반대하며, 좋은 집안의 딸과 훤을 정략결혼 시키고자 한다.

자식들의 감정보다 사회적 체면과 자신의 대외적 이미지를 더욱 중시하는 전형적인 모습이다.

결국 "난 이 결혼에 반댈세!!"를 외치는 김여사로 인해 준희의 아버지까지도 마음이 돌아서게 되고, 준희는 헤어지기 싫다는 아버지에 언쟁끝에 아버지가 쓰러지시자 훤과 헤어진다.

그렇게 서로의 삶을 살아가지만 서로에 대한 애정과 그리움은 그대로다.

훤과 그의 누나는 어머니를 대신해 준희의 아버지에게 사과하는 한편 마음을 돌리려 애쓰고, 결정적으로 훤이 위출혈로 쓰러지면서 상환은 반전된다.

준희의 아버지의 포기이자 승낙으로 훤의 어머니까지 마지못해 둘의 사이를 인정하면서 둘은 결혼식을 올리게 된다.

결국 둘은 보기 좋게 딸 둘, 아들 둘을 낳고 행복해진다. 그리고 준희는 화가로서의 성공도 동시에 이루게 된다.

진정한 사랑으로 주변의 역경을 이겨낸 로맨스 소설의 전형적인 결말이지만 해피엔딩이라 말 그대로 해피한 독서 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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