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도서관에 꼬마들의 발걸음이 시작됐다.

겨우내 뭘하고 노는지 책보러도 안 오던 아이들이 1학년 입학하고, 3학년으로 올라갔다고 놀러왔다.

책장에서 보고 싶은 책을 골라 4~5권씩 읽고는 뭔가 하고 싶은 눈치여서,
만다라를 출력해 색칠하고 코팅해 잘라내어 펜던트를 만들었다.

만다라도 각자 마음에 드는 걸로 고르라고 했더니 기어이 같은 것으로 골랐다.

돌아갈 땐, 알라딘이 제공한 독서공책에 읽은 책을 적어서 한 권씩 주었다.

어제도 독서공책을 가져와 읽은 책을 적었고, 안 가져온 아이는 포스트잇에 적어갔다.

우리 딸들에게 카톡으로 요 사진을 보냈다.

막내는 우리가 빠져나온 자리를 동네 아이들이 채워준다며,
"애들은 재밌었겠네. 나도 책 많이 읽어야지!" 라는 기특한 다짐을 보내왔다.

오늘은 사흘째, 한 녀석도 오지 않았다.

어제는 중요한 약속이 있었는데

아이들이 해거름에 와서 책을 두 권씩 읽은 후 책놀이는 하지 않고 보냈더니 그래서 안 왔나?
작심삼일도 사흘마다 하면 된다고 했는데, 꼬마들도 사흘을 도서관에 오는 건 쉽지 않은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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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에게 침대매트를 치우고 좌식 의자를 놓을거라고 했더니, 매트는 치우지 말란다.

도서관 매트에서 통통 튀어오르기도 재밌다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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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골라주거나 간섭하지 않고 마음대로 꺼내서 보라고 했더니, 각자가 골라온 책을 서로 바꿔보기도 했다.

아이들이 제목을 보고 골라 어제 그제 읽고 간 책들~

 

 

 


 

 

아직 어려서 글밥이 많은 책은 안 읽었다.

그래서 '가부와 메이'시리즈도 2권 읽고 멈췄다.

 

 

 

 

 

엊그제 일요일,아빠 차를 타고 기숙사로 간 막내는 벌써 집에 오고 싶고 엄마가 보고 싶단다.

재밌긴 한데 피곤하고, 밥값이 너무 많이 들어 비싼건 사먹을 엄두도 안 난다고...

잉여롭게 지낸 몇 달간 집에서도 별로 해 먹인 게 없다.

김치볶음밥, 김치김밥, 김치부침개, 샌드위치 등 반찬없는 밥만 먹여 체력보강을 못 해 줬다.

먹고 사는 건 별 돈 안들이고도 사는데, 다른 일에 너무 많은 돈이 들어가서 사는 게 만만찮다.

이번 토욜엔 아들이 휴가오는데 밥이라도 해 먹이려면 쌀도 사와야 한다.

혼자 있으니 4킬로짜리 쌀을 사다 먹는데, 남은 쌀을 큰딸한테 다 주고 사흘째 밥도 안했다.

그래도 굶지는 않으니, 내가 사는 것 자체가 더불어 사는 삶의 실현이다.^^

 

 

막내가 필요한 책 정보를 톡으로 보내왔다.삼남매 초등부터 고등학교까지 열여섯 해, 문제집 사주는 일은 이제 끝났지만 아직도 산 넘어 산이다.

난 <국부론>을 읽지 않았다.

마음산책에서 나온 <고전탐닉>에 나온 국부론 이야기만 읽었을 뿐이지만, 우리 막내는 <국부론>을 읽겠지? 아무렴 책읽기도 엄마보다 한 수 위로 살아야지~^^

<고전탐닉>저자 허연이 인용하고 소개하는 글을 읽어보면....

 

모든 개인은 그가 좌우할 수 있는 모든 자본에 대해서 가장 유리한 용도를 발전하고자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 물론 그의 1차 관심사는 자기 자신의 이익이다. 그러나 그 이익 추구가 필연적으로 사회 공공의 이익을 추구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보이지 않는 손'에 이끌러 자신이 전혀 의도하지 않았던 목적을 추구하게 된 셈이다.

 

 '보이지 않는 손'은 <국부론>에 단 한 번 등장하지만 책 전체를 대변하는 키워드로 종종 활용된다. 스미스는 중상주의에 입각한 보호무역을 비판하면서 시장의 힘을 강존한다. 그는 이기심에서 시작된 생산 활동이 국내 산업을 성장하게 하고, 해외 무역으로까지 확대되면서 결국 국부로 연결된다고 생각했다. 나아가 개인과 기업의 이익추구를 보장하는 자유로운 경제 활동이야말로 국부의 원천이라고 믿었다.

 

"우리가 저녁식사를 기대할 수 있는 건 푸줏간 주인, 양조장 주인, 혹은 빵집 주인의 자비심 때문이 아니라 이익을 추구하는 그들의 생각 덕분이다. 우리가 바라보는 건 그들의 인간성이 아니라 자기애다."

                                                                           (고전탐닉~184쪽, 마음산책)

 

<고전탐닉>에서 저자 허연은 <국부론> 가운데 가장 유명한 구절은 언제 읽어도 훌륭한 스토리텔링이라고, 위 글을 인용했다. 내가 아는 <국부론>은 요게 전부다.

 

본격적인 공부를 하려면 딸들도 나도 읽어야 할 책이 많을 것이다.

딸들이 올라가기 전날까지 보고 간 책들은 아직 식지 않았는데...

 

 

 

 

 



큰딸은 영화 <노예12년>을 보고, 흑인을 구원하는 브래드 피트의 금발머리는 마치 예수를 상징하는 것 같다고 했다.

영화를 보고 뭔가 찜찜했늗데,
흑인의 얘기지만 백인의 개입으로 구원했기 때문에 그네들의 입맛에 맞아 영화제작을 하지 않았겠냐고....

어린 날에 읽었던 에이브 시리즈를 찾아 읽고 올라갔다.

 

 

 

 

 

 

 

 

 

 

 

 

 

 

그리고, 『요리를 욕망하다』, 『식품과 조리 원리』, 『한국식 재료를 이용한 맛있는 프랑스 디저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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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14-03-06 15: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담 스미스의 <국부론>보다 <도덕감정론>이 더 흥미로울 것 같아 저는 도덕감정론으로 샀었죠.
인간 통찰의 글이 담겨 있어서 밑줄을 그으며 읽었고 제가 인용해서 글을 쓰기도 했죠.
보이지 않는 손, 오랜만에 들어보는 말이네요.

루쉰의 책을 다시 읽어야겠어요. 읽은 지 오래됐어요. 저는 다른 출판사의 책을 가지고 있어요.
이것밖에 아는 책이 없다는... ㅋ
새내기들과 행복한 봄을 보내세요. ^^

순오기 2014-03-08 16:05   좋아요 0 | URL
도덕감정론, 저도 한번 봐야겠네요.
루쉰, 도서관에서 빌려봐서 저도 다른 출판사 걸로 봤어요~
새내기들은 좋을 때지요~ ^^

꿈꾸는섬 2014-03-06 16: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새학년되어 도서관 나들이한 친구들은 즐거웠겠어요. 우리 애들은 요새 동네에 새로 생긴 영어작은도서관 다니는 재미로 살아요. 책뿐아니라 dvd도 볼 수 있어 좋다네요.
든든한 아들이 동생 데리고 다녀주니 정말 좋아요.^^

순오기 2014-03-08 16:06   좋아요 0 | URL
영어도서관은 아이들 뿐 아니라 부모들이 더 좋아할 것 같네요.
현준이는 동생을 잘 돌보는 듬직한 오빠네요~ 짝짝짝!!
우리집에서 영어그림책 읽어주기 진행했을 때, 엄마들이 좋아했는데...
지금은 봉사자가 없어 못해요.ㅠ
 
13기 활동 마감 페이퍼를 작성해 주세요.

신간평가단을 하면 좋은 책을 만나는 즐거움과 더불어 미션 수행 부담이 만만치 않다.

책을 읽을 때는 가볍게 부담없이 읽는데, 막상 리뷰하려면 여러가지로 망설여진다.

호의적인 리뷰가 줄줄이 올라오는데, 아쉬운 점을 까칠하게 드러내기도 편치 않다. 

이런 부담과 게으름으로 차일피일 미루다 보면 마감일 닥쳐서 부랴부랴 끼적이거나 날짜를 넘기기도 일쑤다.

그래서 14기는 신청하지 않고 쉬어 가기로 마음을 굳혔다.

 

13기 마지막 미션, 내 맘대로 BEST 5를 뽑아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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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2014-03-01 13: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언제나 즐겁게 만나면 아름다운 책이리라 생각해요.
오늘 하루, 새로운 삼월에도
예쁜 책과 함께 즐거운 이야기를 길어올리셔요~

순오기 2014-03-03 18:09   좋아요 0 | URL
^^

2014-03-04 16: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순오기 2014-03-05 02:37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잘 쓸게요.
이젠 딸들의 문화생활에도 일조를 하겠네요.^^
 

수능 끝나고 잉여잉여한 삶을 살던 막내가 한국사능력검정 1급을 땄다.

대한민국에서 한국사 실력이 가장 좋은 집단이 고등학생이라니까, 배운거 까먹기 전에 시험을 치면 좋을 듯하여 권한다. 아들은 문제집만 사고 공부도 안하고 시험도 치지 않았지만, 막내는 공부를 안했어도 시험을 보고 당당히 합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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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책을 많이 읽으면 올바른 역사관도 갖고 지식도 생겨서 한국사능력검증을 보면 좋을 거 같다.

나도 시험을 봐야지 하면서도 그냥 넘어가는데, 막내가 가져온 시험문제를 봤더니 어려웠다.

무엇보다 문항마다 제시된 1~5번을 보면서 뭐가 맞고 틀린지 정확히 모르면 맞출 수가 없더라는... ㅠ

 

 

 

 

 

 

 

 

역사드라마로 배우는 역사가 아니라 제대로 된 역사책으로 바르게 배우면 좋겠다.

책을 읽고 현장 답사를 하면 더할나위 없고, 초등생이라면 역사일기 시리즈가 좋을 듯...

 

http://www.aladin.co.kr/events/wevent_detail_book.aspx?pn=140217_sakyejul_history&start=pbanner#comment

 

 

 

 

 

 

 

 

 9권까지 구입했는데, 10권도 나왔다.

세트 구성도 있고...

 

3월 12일까지 이벤트 퀴즈도 맞추면 3명에게

'암사동으로 떠나는 역사일기 답사교실'에 초대한다니 응모하면 좋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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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계절 역사 일기 시리즈 완간 기념 이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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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서울 답사는 뽑아줘도 못 가지만, 지난 주말 두 딸들과 함께 우리지역 유적 답사에 참여했다.

광산구청과 상상공작소 봄이 함께하는 '전라도닷컴' 구독자를 위한 '영산강 물결투어'

'물길투어'지 왜 '물결투어'냐 ~ '투어'라고 영어로 써야 하냐 시시비비도 있었지만

고봉 기대승을 기리는 '월봉서원'과 풍영정, 신창동 유적지와 무양서원까지....

 

나는 여러번 가봤지만, 우리애들은 큰딸 고1때 해설사님을 모시고 이웃들과 답사한 이후 거의 10년 만이다.

탁본도 뜨고 활비비 체험도 하는 때이른 봄 나들이로 즐거운 일정이었다~

 

 

 

 

KBS와 KBC 취재진이 함께 했는데,
나는 버스 옆자리에 KBS 리포터가 앉는 바람에 버스에서부터 인터뷰를 했다.

우리막내는 풍영정에서 KBS랑 했고, KBC는 막내랑 내가 출연한 인연이 있어 반가움에 인터뷰에 응해줬다.

신창동유적지에서 열심히 참여한다고 막내랑 같이 마무리 인터뷰 했는데, 찍었다고 다 나오는 거 아니지만.

KBS는 월요일밤, KBC는 화요일 아침에 나온다는데... 나왔는지 다시보기로 봐야겠다.^^

 

아~ 참, 전라도닷컴에서 제공한 맛있는 점심과 <영산강 350리, 그 길을 걷다> 책도 선물받았다.

고마움은 영원한 <전라도닷컴> 정기구독자로 살겠다는 다짐으로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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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퍼남매맘 2014-02-19 17: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따님들과 함께한 행복한 나들이였네요.
막내 딸이 역시 공부를 잘하는군요.

순오기 2014-02-19 22:13   좋아요 0 | URL
대한민국에서 고3이 한국사 실력 가장 좋다잖아요.^^
역사여행이라 아주 유익하고 즐거웠어요, 딸들과 함께 해서 더 좋았고요!!

순오기 2014-02-19 19: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구청 평생교육사님이 어제 방송에서 인터뷰 나오는 거 봤다고 전화하셨다.
방송 나오면 누군가는 보는구나, 실감하면서 다시보기 찾아보는 중...ㅋㅋ

순오기 2014-02-19 22:12   좋아요 0 | URL
인터뷰는 내가 먼저 하고 막내도 했는데, 방송은 내가 말한 것만 나온다.
우리막내는 옆에 서 있고... 큰딸은 얼굴 팔리는 거 싫다고 안했다.ㅋㅋ

꿈꾸는섬 2014-02-19 19: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대단해요. 공부 안하고도 1급에 척 붙다뇨. ㅎㅎ 다시보기 올려주세요.

순오기 2014-02-19 22:10   좋아요 0 | URL
다시보기 확인했더니 첫번부터 우리가 배경으로 자주 나오네요.
리포터 중심으로 진행되는 프로그램이지만 일정을 주욱 같이 했고
인터뷰는 끝판에 했는데도 앞부분에서 나오고.... ^^

KBC 광주방송, 생방송 남도의 아침 2월 18일 첫부분에 나옵니다.ㅋㅋ
http://www.ikbc.co.kr/?r=home&c=2/199/201&uid=189178

꿈꾸는섬 2014-02-20 13:34   좋아요 0 | URL
ㅎㅎ재밌게 봤어요.^^
마지막 순오기님의 인터뷰 인상적이에요.
우리 고장, 우리 지역부터 알아가야할 것 같아요.
그리고 막내가 엄청 늘씬하게 이쁘네요.^^

서니데이 2014-02-19 21: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국사능력시험이 교육부에서 주관하는 시험이네요. 합격자에게 인증서 우편으로 보내주는 건가요.

순오기 2014-02-19 22:06   좋아요 0 | URL
인증서는 인터넷 사이트에서 합격 확인하고 출력했어요.
따로 보내주거나 그러지는 않는가 봅니다.

서니데이 2014-02-19 23:12   좋아요 0 | URL
댓글읽고 사이트 보고 왔습니다.
직접 출력해야하는 거군요.

마노아 2014-02-20 23: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이맘때 수험생의 역사 점수가 제일 잘 나오지요. 지혜로운 선택이에요.
모녀가 함께 답사도 다녀오고 참 좋은 시간이에요. ^^

순오기 2014-02-22 14:28   좋아요 0 | URL
고3 실력이 사라지기 전이라 만점은 아니지만, 나름 흡족한 점수를 얻었어요.
잉여롭게 사는 중에 한가지라도 의미있는 일을 했다는 것으로 자족해야지요!^^

페크pek0501 2014-02-21 08: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들, 막내, 두 딸들...이라니요.
그러면 순오기 님은 4남매를 두셨습니까?

순오기 2014-02-22 14:30   좋아요 0 | URL
응~ 헷갈리게 적었나요?
두 딸 중 셋째를 막내라 칭했는데...
애가 둘이면서 둘째를 막내라 칭하는 거 우린 용납하지 않아요.
적어도 막내라고 지칭할려면 셋은 돼야 한다는 게 우리식구들 지론이지요.ㅋㅋ

4남매라면...다 커서 내게 온 덩치 큰 아들까지 넣어서!ㅋㅋ

하늘바람 2014-02-22 07: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기 언니 이젠 에너지여사라기보다 존경스러워요. 그래서 세 아이들이 다 바르고 잘 되었나봐요

순오기 2014-02-22 14:31   좋아요 0 | URL
우리가 경제개념이 부족한거지요.
돈도 써본 사람이 위력을 안다고, 우린 아주아주 극빈하게 살아서 돈의 위력을 모르니 돈욕심도 없나 봅니다.ㅜ

잎싹 2014-02-25 10:2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좋은 시간들이었겠어요.
여전히 멋지게 사시네요.^^

순오기 2014-02-25 18:07   좋아요 0 | URL
잎싹님도 바쁘신지 통 볼 수가 없네요.^^

희망찬샘 2014-03-09 16: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짝짝짝!!!

순오기 2014-03-13 23:33   좋아요 0 | URL
^^
 

 

안타까운 소식에 가슴이 떨린다.

리조트 붕괴 사고, 그 아까운 젊은이들이 꽃도 피워보지 못하고....

기본과 원칙을 자키지 않는 자들의 욕망에 희생된 그대들이 아까워 눈물이 난다.

 

 

사고가 난 시간에 우리 막내도 OT 중이었다.

어제 두 차례 카톡으로 소식을 주고받으며 안심은 되었지만. 2박 3일 일정이라 오늘밤 돌아온다.

학부 선배들의 소집과 공식적인 MT와 OT까지 서울 나들이 세번에 경비가 많이 들었다.

참가비와 왕복 고속버스비에 심야와 새벽 택시비도 만만찮아 50여만원이나 들었다.

이 외에도 머리부터 발끝까지 단장하느라 입학축하금에 세뱃돈까지 다 써버렸다.

 

셋째라서 국가장학금 다자녀 적용 등록금 절반을 지원 받아, 실제로 납부한 건 예치금 포함 250만원 정도.

한 학기 기숙사비도 100만원 가까이 냈는데, 70여만원은 나중에 환불받는다.

이런저런 준비로 들어가는 돈이 엄청나다.

어찌됐든 등록금은 아빠가 냈지만, 그 외에 들어가는 건 엄마가 줄 수 밖에 없어 이웃에게 빌렸다.ㅠ

 

이 와중에 큰딸도 저 하고 싶은 공부한다고 다시 대학에 들어갔다.

대학졸업 후 2년 간 제가 벌어 살면서 학비를 마련했다니 막을 수도 없고

나 역시 가지 못한 길에 대한 미련을 평생 갖고 있으니, 제 알아서 하겠다는 걸 말릴 수도 없다.

2월 한달 집에 와 있는 큰딸도, 오늘 아침 OT로 서울 갔으니

오늘밤 딸들이 돌아오기까지는 마음을 놓지 못하겠다.

 

대학만 졸업시키면 엄마에게 경제적 도움을 주겠지 기대했는데,

앞으로도 오랫동안 기대할 수 없겠다. 그래서 내 주머니는 희망이 안 보이고.... ㅠ

 

자식에게 돈 벌어오라고 키우는 건 아니지만, 우리 땐 당연히 돈을 벌어 부모님께 드렸다.

나도 고등학교 졸업하고 직장에 다니며 집 장만을 도왔고, 동생 학비도 보탰다.

우리 딸은 저 하고 싶은 거 하느라 보탬이 되지 않아 괘씸하지만, 그렇게 살라고 요구할 수도 없다.

나도 올해 방송대 교육학과 3학년에 편입해서 우리집엔 14학번이 셋이다.

 

남편은 지방근무라 한 달에 한 번이나 오고, 아들은 군대 가 있어 6주마다 휴가 오고,

두 딸들은 대학 기숙사에 들어가 있을 테니,

전생에 나라를 구한 여자 순오기 여사는 혼자 돈벌면서 짬짬이 공부나 해야겠다.

 

저희들도 하고 싶은 거 제대로 못하고 살지만

앞으로 씀씀이를 최대한 줄인 극빈의 삶을 살아야 될 거 같다.

돈은 없어도 다들 저 하고 싶은 거 하니까 즐겁고 행복하게 살기를 바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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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14-02-19 16: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대학 편입 축하드립니다^^ 오기님의 공부 의욕은 끝이 없어라~~~
우리집에서는 저만 놀아요^^ ㅎㅎ

순오기 2014-02-19 22:25   좋아요 0 | URL
세실님은 대학원 다녔지만, 난 대학원 공부는 못해요.
그냥 말귀 알아듣는 것으로 자족하는지라... ^^

건조기후 2014-02-19 17: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생에 나라를 구한 여자 ^^: 전 결혼도 안 했는데 저런 말이 왜 이렇게 와닿는지 모르겠어요 ㅎㅎㅎㅎㅎ
편입까지 하시고 정말 대단한 순오기님.. 큰 따님도 어머니 닮아 학구열이 그렇게 높은가봐요. 멋진 모녀 ^^

순오기 2014-02-19 22:25   좋아요 0 | URL
전생에 나라를 구해서 식구들 다 내보내고 편하게 지내는데
돈은 저를 따르지 않네요.ㅠㅠ
우리가 학구열이 높은 게 아니고, 일하기 싫어하는 게으름족이 아닐까 하는 생각....

수퍼남매맘 2014-02-19 17: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큰 딸이 본인이 하고 싶은 공부를 하나 보군요. 응원합니다.
순오기 님도 열공하시길 바라요.
14학번이 셋인 집안, 흔하지 않을 거예요. 모전여전이 느껴집니다.

순오기 2014-02-19 22:23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14학번이 셋이다 되니... 애들 아빠가 '참, 우리집도 대단하다!'라고 했답니다.ㅋㅋ

꿈꾸는섬 2014-02-19 19: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입이 안 다물어져요.
14학번이 셋이라니...
홈런 친 막내도 자기 공부하는 큰따님도 편입하신 순오기님도 모두모두 응원합니다.
정말 멋진 가족이세요.^^

순오기 2014-02-19 22:23   좋아요 0 | URL
글쎄, 우리가 다 현실감이 부족한가 봐요.
어렵게 살았으면 돈 버는데 주력해야 하는데, 다들 돈버는 일에는 관심 없고....ㅜ

2014-02-19 20: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2-19 22: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2-20 15: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2-19 21: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2-19 22: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서니데이 2014-02-19 22: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4학번으로 새로 시작하시는 것 축하드립니다.
순오기님, 방송대 교육학과라면, 나중에 교생실습도 하시나요. ^^

순오기 2014-02-19 22:16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교육학과 교생실습 나가는지는 모르겠고, 평생교육사 자격을 취득한다는 것만 알아요.
3.1 오티를 가봐야 자세한 것을 알게 될 듯...

숲노래 2014-02-20 00: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보조금을 받았어도 250만 원이라니 @.@
딸들은 새내기 되어 꽃단장을 하고 싶을 테니
등록금 못지않은 돈이 들겠군요 ^^;;;

머잖아 따님들이 새내기로 공부를 할 뿐 아니라
예쁜 사랑을 하는 꽃소식도 띄우시겠어요.

모두들 몸 튼튼 마음 즐겁게 새로운 공부 하시기를 빕니다~

순오기 2014-02-22 14:33   좋아요 0 | URL
워낙 고등학교까지 옷이든 뭐든 사준게 없어서 장만할 게 많아요.
그래도 축하금으로 감당했으니 다행히 엄마 주머니에서 나간 건 많지 않네요.^^

머잖아 꽃소식, 사람소식 두루두루 전하면서 행복하게 살아야지요, 고맙습니다!!

양철나무꾼 2014-02-20 15: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축하드려요.
축하드린다고 하지만, 마냥 축하드린다고만 할 수 없는 것이...
전 이제 공부는 힘들더라구요~--;
순오기님의 용기가 부럽습니다.
용기는 부러워만 하고,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마음에서 우러나는 무한 응원 정도~(,.)

순오기 2014-02-22 14:35   좋아요 0 | URL
제 공부는 죽어라 하는 거 아니고,
모르던 거 하나 알아듣는 정도로 족해서 크게 스트레스는 받지 않을 겁니다.
하지만 딸들은 열심히 공부해서 장학금 팍팍 받아야지요~ ^^
저는 방송대 등록금도 국가장학금으로 돌려받을 수 있으니 돈 안들이고 배우는 거죠.^^

님의 마음에서 우러난 무한응원에 기운이 팍팍 납니다~ 꾸벅*^^*

2014-02-20 23: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순오기 2014-02-22 14:37   좋아요 0 | URL
그래서 정동하의 무한반복 열창에 위로받는 하루를 보내고 기운냈어요!!
용기 불끈, 희망도 불끈~~~~ ^^

페크pek0501 2014-02-21 08: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대박!
축하드립니다.
특히 순오기 님의 새로운 출발을 힘차게 응원하겠습니다. !!!!!!!!!!!

순오기 2014-02-22 14:37   좋아요 0 | URL
대박이라 믿고 힘 낼게요!^^
응원 고맙습니다~

하늘바람 2014-02-22 07: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우러러보여요 14학번 둘에 오기 언냐까지 참으로 급 반성 이네요

순오기 2014-02-22 14:39   좋아요 0 | URL
하늘바람님이 두 아이 키우는 일보다 더 큰 게 어딨어요???
나도 삼남매 키울 땐 딴 일 못했어요.
막내 두 살 돼서야 공부에도 눈을 돌릴 수 있었는 걸요.

2014-03-09 16: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순오기 2014-03-13 23:34   좋아요 0 | URL
님 서재에 댓글 남길게요~^^
 

우리막내가 어제 고등학교를 졸업했다.

요즘은 졸업식 일정이 빨라졌다.

날짜만 빨라진 게 아니라, 졸업식 진행도 빨라져 금세 끝났다.

학교에 따라 다르겠지만,

3년간 죽어라 공부하고 노력한 아이들을 이름도 안 부르고 대표만 달랑 단상으로 불러 올렸다.

큰딸 때는 일일이 이름을 불러 세웠고,

아들학교는 모두 단상으로 불러 올려 상을 주었고, 수상자가 아니어도 모두 주인공인 졸업식이었다.

막내는 소위 자사고 졸업식인데 너무나도 허망하게 끝났다.

송사 답사도 없고, 빨리 끝내야 할 요식행위를 해치우는 느낌이라 낯설었다.

진즉 자사고 반환으로 버려진 카드였지만, 그래도 아이들에게 너무 소홀하다 싶어 앙금이 남는다.

 

졸업식에 가기 전, 이웃에 사는 엄마한테 전화가 왔다.

자사고생 모집할 때, 학부모에게 안내할 때 스카이 가는 아이들에겐 100만원의 장학금을 준다고 했는데

서울대에 간 아이만 100만원을 준다면서 자료를 보여주고 이의제기를 하자고...

내가 자료를 안버리고 모아두는 사람이라 찾으면 있겠지만, 찾을 시간도 안되고 부질없는 짓이라 생각됐다.

우리아이와 나는 그걸 기억하지도 않고, 내 상식으론 학교가 그런 걸 명문화 햇을 거 같지 않았다.

예를 들면, 명문대에 가서 학교를 빛낸 학생에게 장학금을 지급하겠다 정도로 기록하지

학교 이름이나 장학금 액수를 적지 않고, 설명할 때 스카이나 금액을 거론했을지 모르지만 근거로 제시할 수 없다는 것.

졸업식이 끝나도 자료를 갖고 학교에 가서 장학금을 받아내자고 하는데, 이미 물건너 간 일이지 싶다.

 

어쨋든 아이가 원하는 학교와 학부로 진학하게 됐으니 만족하고

게다가 우리 남편은 1997년 학부모가 된 이후, 처음으로 아이들 학교에 갔는데 무엇을 더 바라겠는가!!^^

 

 

막내는 수능 이후 날마다 잉여롭게 사느라 토지도 5권을 읽다가 멈췄다.

그래도 수능 끝난 날 온 <미생>과 <정글만리>는 금세 다 읽었지만...ㅣ

언제 이렇게 놀아보겠냐 싶어, 내 마음엔 안 들지만 그냥 봐준다.

읽고 싶은 책으로 찜하라는 알라딘 이모의 졸업선물을 아직 고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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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퍼남매맘 2014-02-08 23: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먼저 막내 따님 졸업 축하드려요.
학교가 졸업식에 너무 성의가 없네요. 요즘은 졸업장만큼은 한 명씩 수여하던데..... 많이 속 상하셨겠어요.

순오기 2014-02-12 04:03   좋아요 0 | URL
졸업식 자체가 성의 없었고, 교실로 들어가 졸업장과 앨범을 받고 선생님과 단체 사진 찍는 것으로 끝!!
단체사진도 내가 말해서 아이들이 모두 교실 앞으로 나와 선생님을 둘러싸고 찍었어요.
그래도 그시간이 제일 좋았던 듯...^^

hnine 2014-02-08 06: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혹시 사진 올라오나 들락달락합니다 ^^
막내 따님 졸업 축하합니다.
약속한 것인데 그 장학금을 받아내야 한다는 상황이 좀 씁쓸하긴 하지만요.
아마도 지금은 책이 별로 보고 싶지 않을지도 몰라요. 앞으로 책 읽을 시간은 무궁무진하니까 좀 더 잉여롭게 (!) 시간을 누리게 두어도 좋지 않을까 싶네요.

순오기 2014-02-12 04:02   좋아요 0 | URL
사진은 못 올렸어요.
요즘 식구들이 모여서도 바빴고, 정산서 만드느라 바쁘기도 해서...

장학금은 미련을 두지 않아 자료도 찾지 않았어요.
우리딸은 책보다 즐거운 것들이 너무 많아서 그냥 잉여롭게 지냅니다.
월욜 새벽차로 엠티가서 목욜 심야에나 내려 올 듯하네요.

숲노래 2014-02-08 08: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가 앞으로는 느긋하게 스스로 제 삶을 가꾸면서
아름답게 살아가기를 빌어요.
장학금 따위야 없어도 그만 있어도 그만이지요.
삶을 고작 그런 돈 몇 푼으로 갈무리할 수 없으니까요.
아이 마음에 즐거운 웃음빛 감돌기를 빕니다.

순오기 2014-02-12 03:55   좋아요 0 | URL
장학금은 많이 받으면 좋겠지만.... 억지로 되는 건 아니니까요.
좋은 말씀 늘 고맙습니다~

단발머리 2014-02-08 08: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대표 하나 달랑 준다면 좀 서운할 거 같아요.
그래도 순오기님 막내는 원하던 곳에 들어갔으니까요. 서운함이 조금.. 덜어지셨겠지만서도,
아... 장학금은 아, 졸업한 마당에, ... 그래도 순오기님 판단이 옳으신 것 같아요.

아, 잉여로운 삶은 아직도 2주가 남았군요. 잠깐 숨고를떄도 있어야죠. 와하... 그래도 부럽다^^

순오기 2014-02-12 03:54   좋아요 0 | URL
졸업식 끝나고 장학금은 생각도 안합니다~자료도 찾아보지 않았고요.ㅜ
다른 일로 분주해서 날밤 새우는 중이라....

잉여로운 우리 막내는 월욜 새벽 고속버스로 3박 4일 엠티 갔는데
집에 오고 싶다고.... 밤 10시에 보낸 카톡을 방금 봤어요.ㅋㅋ
요즘 언니랑 잉여롭게 지내는 재미가 엠티보다 더 좋은가봐요.^^

서니데이 2014-02-08 16: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막내 따님 졸업 축하드려요. 요즘 졸업식은 제가 기억하는 졸업식과는 많이 다른가봐요. 저희 때는 졸업장이든 상장이든 대표 외 몇 명으로 하는 것이 많았어요. 한 사람씩 수여하면 시간은 많이 걸려도 당사자에겐 좋은 기억으로 남겠네요.

순오기 2014-02-12 03:52   좋아요 0 | URL
졸업장은 교실에서 주는데
그래도 수상자들은 이름이라도 불러야 되잖아요.ㅠ
그 중에는 졸업식에 단상에 올라보려고 3년내 열실히 했던 아이들도 있을테니...

2014-02-08 23: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순오기 2014-02-12 03:51   좋아요 0 | URL
항상 분에 넘치는 댓글 고맙습니다~
제가 세상에 와서 가장 잘한 게 아이를 셋 낳은거라고, 기본은 셋이라고 말하지요!^^

카스피 2014-02-09 17: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사진이 없어 몰랐는데 댓글을 보니 졸업하신 자제분이 따님이신가봐요.막내따님 졸업식 축하드립니당^^

순오기 2014-02-12 03:49   좋아요 0 | URL
예, 막내는 딸입니다~ 아들은 가운데고요.^^
사진 올린다 해놓고 다른 일로 분주해서 못 올렸네요.ㅠ

2014-02-11 12: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순오기 2014-02-12 03:48   좋아요 0 | URL
저장했어요~ 아마도 2월말 입학식에 가지 않을까 싶네요.^^

2014-02-12 07: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순오기 2014-02-17 09:08   좋아요 0 | URL
우리 막내 책은 사절한다는데...^^
오늘도 새벽에 고속버스로 OT 갔어요,
벌써 세번째 새내기 대학생의 서울나들이!!

페크pek0501 2014-02-13 14: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대학 입시 스트레스에서 해방되신 것을 축하드려요.
부럽습니다. 저는 아직 해방되지 못했어요. ^^

순오기 2014-02-17 09:10   좋아요 0 | URL
입시 스트레스는 별로 받지 않은 엄마였는데
우리집엔 14학번이 세 명이나 돼서, 올해는 스트레스를 많이 받을 듯해요.ㅠ

2014-02-15 11: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순오기 2014-02-17 09:10   좋아요 0 | URL
3박 4일 엠티에 이어 2박 3일 오티 갔어요.
서울나들이에 경비가 엄청 들어요.ㅠ

잎싹 2014-02-25 10: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늦었지만 막내의 졸업을 축하드립니다.

순오기 2014-02-25 18:09   좋아요 0 | URL
졸업 축하 고맙습니다~
잎싹님 둘째가 우리 아이랑 같지요, 아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