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4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77
조지 오웰 지음, 정회성 옮김 / 민음사 / 200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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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표한 해가 1949년이고 구상한 때가 1948이여서 뒷자리의 역수인 1984라고 정했다는 뒷이야기를 많이 들어왔던 책입니다. 사실인지는 잘 모릅니다. 
 
이야기가 전개되는 세상은 완전히 통제된 사회인데 글을 쓴 시대가 시대인 만큼 요즘 우리들의 시각에서는 허접스러운 설정이 좀 보입니다. 어쩔 수 없는 측면이니까 넘어 갑시다. 다른 고문이라든가 하는 부분은 동 시대를 다룬 매체에서 많이 본 것이니 작가가 인용하여 사용한 것은 당연할 수도 있습니다.

또한 이 책의 주제를 차용하여 만들어진 다른 작품들이 그(이 책의 출간) 이후 많았다는 점에서 이 책의 가치가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비슷한 내용을 일전(20여 년 전?)에 TV에서 본 적이 있습니다. 아마 배경이 프라하의 봄이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2차 대전 후 체코의 공산당 지도부들이 대거 숙청되어 체포되고 고문과 회유를 거쳐 모두 유죄를 인정하고 대부분 교수형을 당합니다. 주인공은 살아남아 수용되었다가 풀려나 서구로 망명하였다가 프라하의 봄 때 귀국하는데 그가 본 것은 진입해 오는 탱크입니다.(프라하의 봄은 바르샤바 조약군에 의해 진압되었죠.) 이처럼 고문에 의한 거짓 자백과 공개 처형은 유사이래 인류에서 떠나지 않은 일이니 이 작품에 등장한다고 해서 별날 것은 없습니다.

마지막 처리 부분(환상 속에서 다시 자백하고 처형당하는 장면 및 빅 브라더를 사랑한다고 되뇌이는 장면)은 요즘의 소설에서 사용하는 풍조와 조금 다른 것 같은데, 생각을 좀 해 보았지만 다른 결말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일 것 같습니다.

통제된 삶과 그것을 깨닫는 사람에게 닥치는 시련은 일반적인 설정(현실)입니다. 특히 우리가 접하는 매체들에서는 자주 다루는 주제이기도 합니다. 작가가 다르면 다른 형태의 작품으로 우리에게 제시되는 것입니다. 

(8년 7월 31일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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햄릿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
윌리엄 세익스피어 지음, 최종철 옮김 / 민음사 / 199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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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도 30년만에 다시 읽게 되었는데, 솔직한 느낌은 [오셀로]보다 못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흔히들 말하기를 햄릿을 우유부단한 사람이라고 하는데, [최종철판 햄릿]에서는 그러한 면이 안 보인다.

나의 오래된 기억과 다른 점을 몇 발견하였는데, 예를 들어 묘지기가 오필리어를 위한 묘를 파고 있을 때 오래전에 죽은 (묘지기의 말에 의하면 9년이 지나야 썩는다고 했으니) 광대의 해골이 나온다. 그런데 나의 기억에는 오필리아의 아버지인 폴로니어스의 해골로 나와서 예전에 시체가 그리도 빨리 썩던가? 하는 의문을 갖고 지내왔었다. 뭐 기억이라는 것은 시간이 지나면 변질되기 마련이니 이 책의 내용이 옳다고 해두자.

[셰익스피어 인 러브]라는 영화를 보면 대본을 쓰는 장면이 나온다. 몇 장의 필사본만이 있고 연극이 끝나면 사라지는 게 당시의 풍경이었던 것 같은데(번역자의 작품해설에도 비슷한 내용이 나온다) 그 때문에 셰익스피어가 실존인물이라고 가정하더라도(워낙 논란이 많은 주제이니 이렇게 가정해 두자) 원본이 존재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따라서 전해 내려오는 여러 작품들처럼 이것도 다양한 형태의 대본이 남아 있을 것이다.

따라서 (다른 나라 말로 번역하는) 번역자가 자신의 고유한 작품을 재창조한다고 하여도 흠이 될 것은 없다. '사느냐 죽느냐, 그것이 문제로다'를 이 책에서는 '있음이냐 없음이냐 그것이 문제로다'로 하는 것은 오로지 번역자의 권한인 셈이다.

연극의 대본이라는 것을 감안할 때 말장난은 당연한 것이다. 왜냐하면 앞에 있는 관객들에게 보여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햄릿]은 [오셀로]보다 말장난이 더 심하게 나타난다. 또한 각 인물의 성격이 덜 드러난다.  

(추가) 01년 2월 판인데 알라딘에는 98년 판으로만 나옵니다. 정보를 수정하지 않은 듯합니다.

(08년 7월 30일 작성) (09년 6월 8일 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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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는 강물처럼
노먼 F. 매클린 지음, 권경희 옮김 / 밝은세상 / 200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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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리뷰어의 글을 보고 또 출판사의 리뷰를 본 다음 읽을 만한다고 생각되어 샀는데, 저랑 안 어울리는 책이네요.

영화로 유명한 [흐르는 강물처럼]과 저자의 '첫 작품'인 짧은 소설 [벌목꾼 짐] 두 편이 함께 수록되어 있습니다.

둘 다 이야기 자체에 치중한 단점이 있습니다. 자기 스스로를 위한 글이라면 적절하겠으나 남에게 보여주는 책이라면 단점으로 작용하는 것이지요.

간혹 비치는 좋은 문구와 감정은 이해하지만, 전체적으로는 읽은 것 자체만 남은 작품입니다.

어쩌면, 한국어로 번역하는 과정에서 원작의 "칭송받았던" 아름다운 부분이 탈색되었는지도 모르겠네요.

아무튼 실패한 독서로 기록되겠습니다. 

(08년 6월 23일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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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인 에어 네버랜드 클래식 26
샬럿 브론테 지음, 햇살과나무꾼 옮김 / 시공주니어 / 200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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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에 초등학교 명작동화로 되어 있어서 잠시 당황했습니다. 제 기억 속의 것은 그런 게 아니었으니까요.

사실 너무 오래 전에 읽어서 이젠 단편적인(게다가 영화를 몇 번 본 적이 있었으니 기억이 뒤죽박죽 되었습니다) 내용과 줄거리만 남아 잇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습니다.

책을 받은 지는 좀 오래되었지만 800여 페이지에 달하는 -비록 한 페이지에 겨우 23줄이여서 사실 페이지가 과장된 면은 있지만- 분량에 압도되어 시기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30년 전에 읽었던 것은 500여 페이지에 불과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당시에는 글씨가 훨씬 작았고, 세로로 2단 편집되어 있었습니다.

아무튼 오늘 시간이 되어 단번에 읽어내려갔습니다.

어렸을 때 읽었던 것과 비교하면 당시엔 난해한 문장이 많았고, 전반적으로 어두웠던(아마 일부의 기억은 본 책의 저자와 자매인 E 브론테가 쓴 [폭풍의 언덕]과 섞여버렸을 것입니다. 그래서 어둡게 느껴질 지도...) 데 반하여 좀더 가벼웠고- 제가 이젠 그 때보다 나이를 먹어서 그럴지도- 예전엔 못 느꼈던 앞뒤의 구성도 눈에 들어왔습니다. 곳곳에서 발견되는 사소한 사건이 사실은 연관지어진다는 것에서 옛글의 단순함 또는 반대로 정교함을 알 수 있었습니다.

인터넷에서 영어 원문을 받아 비교해 보니 일부 단어는 아무래도 현대 한국에서 널리 쓰이는 용어로 처리한 감이 있습니다.

그리고 전반적인 글 흐름은 여자가 쓴 것이라는 생각이 들도록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것이 번역자의 의도적인 것인지 아니면 원래 작품의 구성상 그랬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단 하나의 번역으로 알 수 있는 부분이 아니기 때문이지요.

시각을 바꾸어 아이의 입장이라면 이작품이 이해될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분명 초등학교 수준에서는 버거울 것 같습니다. 물론 줄거리는 전달되겠지만. 널리 알려졌다는 것이 대상 연령을 낮추는 조건 중 하나는 되겠지만 전부는 안 될 것입니다.

전체 구성으로 보아 어쩌면 몇 번이고 고쳐 썼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다른 고전에 도전하려고 합니다. 

(08년 6월 19일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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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와 고블린 웅진 완역 세계명작 1
조지 맥도널드 지음, 아서 휴즈 그림, 정회성 옮김, 김서정 해설 / 웅진주니어 / 200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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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에 어떤 책(다 읽은 후에야 [북풍의 등에서]임을 알았습니다)을 읽은 후 저자가 지은 책 중 걸작이라고 된 이것을 사게 되었습니다.

책을 펴들고 단숨에 읽었는데, 아주 재미 있습니다.

처음에 시작부에서 다른 어떤 책과 비슷한 형식의 전개가 이루어지는 느낌을 받았는데, 실제로 [북풍의 등에서]와 같은 형식입니다. 역시 동일한 작가임을 숨기지 않는군요.

[공주와 커디]라는 작품이 또 있다고 하는데 그것도 사서 봐야겠습니다.

작가가 의도하든 아니하든 하나의 작품은 보통 한가지 이상의 내용(의미)이 들어 있습니다. 그것은 표면상의 이야기외에 종교일 수도 있고, 교훈일 수도 있고, 풍자일 수도 있습니다. 반대로 아무것도 의미하지 않았지만 무의식 세계에서 반영된 것일 수도 있고요. 그래서 이중성 또는 다중성을 띠게 됩니다. 해석은 다양할 수 있고, 어느 하나만이 옳은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즉 읽는 사람이 새로운 해석을 하면 되는 것입니다. 물론, 뻔한 의도가 내보이는데도 무시하는 것은 인정받지 못하겠지요.

한 가지 흠은 책 뒤에 출판사가 붙인 교훈조의 이야기가 붙어 있는 것입니다. 정답이 없는 게 문학임을 생각해 볼 때 사족이 아닐까 합니다.

또 다른 흠은 판형이 기본형과 조금 달라서 너비에 비해 높이가 낮다는 것입니다. 변형본은 장기적인 면에서 볼 때 -책은 책꽂이에 꽂히게 마련입니다-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08년 6월 17일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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