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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덤으로 향하다 - 리암 니슨 주연 영화 [툼스톤]의 원작 소설 ㅣ 밀리언셀러 클럽 97
로렌스 블록 지음, 박산호 옮김 / 황금가지 / 2009년 1월
평점 :
3.5
페이지, 줄, 자.
큰 줄거리로 보면 이야기가 두 건입니다.
먼저 한 레바논 계 마약 중개상(코리)의 아내가 납치됩니다. 백주의 납치인 데도 유력한 목격자는 없습니다. 본 것 중에 무엇이 기억으로 남는가 하는 심리적인 면을 건드린 부분입니다. 아무튼 마약 중개상은 백만 달러를 요구하는 범인들과 협상을 해서 40만 달러를 준비합니다. 형에게만 연락을 하여 돈을 들고 갔는데, 돌아온 것은 토막난 아내의 사체뿐입니다. 그래서 형이 AA클럽을 통해 알고 있는 사립탐정 매튜에게 의뢰가 옵니다. 매튜는 무허가 탐정입니다. 전직 경찰인데 쫓겨난 것 같습니다. 중개상도 경찰하고 이야기할 형편이 아니기 때문에(아내의 사체는 고민하다 동물병원 소각로에서 태워버렸습니다) 선택의 폭이 좁은 편이지요. 매튜의 생각으로는 범인들은 여러 번 동종의 범죄를 저질렀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파 보니 1년쯤 전에 비슷한 범죄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주변에 소문을 냅니다. 그랬더니 경찰에 신고가 안된 범죄가 하나 들어옵니다. 피해자에게 변호사를 붙여 경찰에 넘깁니다. 경찰도 재수사에 나설 모양입니다.
이번에는 다른 마약중개상의 딸이 납치됩니다. 부모인 척 전화를 해서는 아이를 조퇴시킨 다음 태연하게 학교 앞에서 데려간 것입니다. 이 사람은 러시아계입니다. 코리가 슬쩍 보았던 인물이여서 매튜가 관계하게 됩니다. 매튜는 강하게 요구를 하여 돈과 인질을 바꾸는 협상안을 마련합니다. 왜냐하면 코리의 부인은 죽어서 돌아왔기 때문에 밑져야 본전이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입니다. 러시아계 중개상은 돈이 부족하여 위조지폐로 일부를 마련할 정도입니다.
이건 따라갈 수 있는 표면상의 이야기이고요, 실제로는 어쩌면 일상적인 이야기일 수 있는 것들로 채워져 있습니다. 때가 1991년 경이니 아직 IT쪽이 덜 발달한 때입니다. 삐삐(페이저) 이야기가 나오고, 팩스를 칭송하는 듯한 대목도 있습니다.
자, 주인공은 전직 경찰입니다. 술을 끊은 지 2년이 되었고요. 창녀랑 애인 관계입니다. 주요 조연 둘은 마약 중개상입니다. 자신들의 표현에 의하면 도매상. 그러니까 수입해서 소매상에게 넘기는 역할이죠. 자신들의 표현으로는 깨끗하다는 것이지요. 뭘 훔치는 것도 아니고, 죽이거나 그런 것도 아닌 그냥 뭔가를 수입해서 다른 유통업자에게 넘기는 것이지요. 그게 금지품목이여서 이윤이 짭짤하다는 게 장점이자 단점일 뿐인 사업. 논리를 내세울 때 다른 것들(총기나, 술, 담배)의 해악을 비교합니다. 합법이냐 불법이냐만 다를 뿐이라는 것이지요. 사실 술이나 담배도 일종의 마약입니다. 중독성을 가지고 정의하자면요. 그런데 술은 역사시대보다 더 오랜 흔적이 있고, 담배는 너무나 보편적이여서 반발이 심한 차이가 있습니다. 마약은 좀더 중독성이 강하고, 퍼진 게 그리 오래지 않지요.
다시 돌아가서, 그래서 나오는 이야기들은 AA 모임에 대한 이야기, 애인 일레인의 이야기, 불확실한 인물인 떠돌이 소년 티제이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이야기입니다.
다루는 표면적인 이야기는 상당히 잔인합니다. 성폭행과 고문 후 살해하여 토막내거나, 살해 직전에 내보내는 것이니까요. 법적인 맹점에 대한 이야기도 있습니다. 여성을 강간한 죄는 25년인데, 젖가슴을 자른 죄는 15년 정도라고. 우리나라는 강간죄가 무죄이거나 집행유예부터 시작하는 게 더 어처구니 없는 상황이지만 말이지요. 어디나 사법체계는 좀 불합리하게 느껴지나 봅니다. 학교에서 배우기는 최소한의 상식을 강제하는 게 법이라고 배웠는데 말이지요. 법은 때로 비상식적이니 아마도 법 체계에 관련된 (일부) 사람들에게 상식이 부족한가 봅니다.
여기서도 나오는데, 자신이 걸은 전화번호는 기록에 남지만, 자신에게 온 번호는 데이터를 제공받지 못합니다. 사실, 자료가 있으니 DB를 재가공하면 뽑을 수 있는데 말이지요. 개인 정보 운운하는 세태가 되기 전에도 그랬던 것을 보면 귀찮다라는 게 확실히 대부분의 인간(조직)에게서 뭔가를 제공하지 않는 큰 이유가 되나 봅니다.
등장인물(가나다순)
마리 갓스카인드(1년 전 공식 희생자), 조 더킨(미드타운노스 경찰서 형사, 매튜의 전 동료), 루드밀라 란듀(유리의 딸, 14세, 루시아), 유리 란듀(러시아 마약 중개상), 매튜 스커더(전직 경찰, 무허가 사립탐정), 레일라 알바레즈(신문 기사에서 찾은 다른 희생자), 앨버트 월렌스(성폭행 전과자, 레이몬드의 동료), 드류 카플란(변호사), 팸 캐시디(창녀, 유방만 잘린 희생자), 레이몬드 조셉 캘린더(전 마약 단속국 임시 사무원), 존 켈리(브루클린 경찰서 형사, 알바레즈 담당자), 캐넌 코리(마약 중개상), 프랜신 코리(캐넌의 젊은 아내), 피터 코리(캐넌의 형, 마약 및 알콜 중독자), 데이비드 킹(유대계, 콩 브라더스), 토미 틸러리(매튜가 현역 시절 무죄로 믿어 힘썼던 살인자), 지미 홍(중국계, 콩 브라더스)
일레인(전직 창녀, 매튜의 애인), 티제이(떠돌이 흑인 소년)
151007-151007/151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