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즈 - Memories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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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편 <매력적인 장미>

 

 때는 2092년 10월 12일 우주에서 수색중이던 코로나 우주선은 노랫 소리의 S.O.S구조 신호를 보내는 우주선을 한 척 포착한다. 헤인즈와 미구엘은 R2-3005지역 일명 우주의 묘지안에서 발하는 조난 신호를 받고 구조지원을 나간다. 조난 신호를 발하는 우주선에 도착한 두 사람은 우주선이 매우 낡았음에 놀란다. 코로나호로부터 3시간 이내에 돌아오라는 명령을 받고 그들은 우주선 내부를 순찰하기 시작한다. 그런데 거기서 그들은 놀라운 광경을 목격한다. 그곳에는 환상의 세계가 펼쳐져 있었다. 오페라 극장같이 잘 지어진 바로크식 무대장치와 공연장치가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중앙에는 어느 마담의 아름다운 초상화가 그려져 있었다. 초상화의 주인공은 에바 프리델. 2030년대의 사람. 이탈리안 댄스페스티발의 최고 솔로가수. 비엔나 뮤직상 수상. 도쿄 국제 초페라 페스티발 대상에 빛나는 잘나가던 오페라 가수였다. 그리고 이 우주선은 그녀의 추억을 위한 것이었다. 우주선의 모든 장식과 장치들이 그녀를 위해 움직이고 있었다.
 헤인즈와 미구엘이 각각 흩어져 수색하게 되자 점점 더 많은 환상이 나타나게 되는데....


 

장르: SF미스테리
감독: 모리모토 코지

 

 사진이란 무엇인가? 현재를 살아가는 인간이 현재의 시간을 잡아놓기 위해 애쓴 흔적이라고 할 수 있다. 사진을 본다는 것은 곧 자신의 과거를 추억하는 행위이다. 현재의 시간이 영화로울수록 그 강도는 더해진다.

 <메모리즈>의 첫 에피소드인 이 <매력적인 장미>는 그런 점에서 독특한 매력을 발하는 작품이다. 기억속의 여자 에바 프리델은 자신의 영화로움을 영원히 보존하고자 그녀의 영광스런 추억으로만 가득찬 우주선을 만들어 우주를 떠다닌다. 그녀가 죽은 후에도 그녀의 망령은 살아있게 하기 위해서다. 이른바 우주를 떠도는 추억의 우주선.

 주인공인 헤인즈와 미구엘은 우연히 에바의 망령이 깃든 우주선을 발견하고 우주선을 탐색하기 위해 들어간다. 헌데, 얼마지나지 않아 에바의 추억과 자신의 과거가 뒤엉키면서 현실이 환상이 되고 환상이 현실이 된다. 그곳에서의 모든 환상은 그녀의 추억이자 그들 자신의 추억이었다.

 이 작품은 과거를 추억한다는 것이 얼마나 허황되고 불행한 것인지를 보여주고 있다. 그녀의 추억속에 사람들을 매몰시키면서 그녀는 무엇을 얻었을까? “추억은 도피수단이 될 수 없다”는 헤인즈의 말이 그녀의 가장 아픈 곳을 찔렀을 것이다. 그렇다. 추억은 과거일 따름이다.

 이 작품은 현재를 살아가는 사람이 과거에 매몰될 수 없으며, 추억에의 집착이 무의미함을 화려한 영상을 통해 보여주는 수작이라고 할 수 있다. 
 

제2편 <악취탄>

 제약회사에 근무하는 다나까 노부오는 지독한 감기에 걸려 고생하고 있었다. 동네 의원에서 주사를 맞았지만 영 차도가 없었다. 사무실에서 계속 기침을 하고 코를 풀자 동료 직원이 새로 개발한 해열제를 먹어보는 것이 어떠냐는 제안에 노부오는 과장방에서 파란병에든 빨간 캡슐의 신약을 먹는다.  노부오가 신약을 먹은 후 얼마지나자 회사내에 이상한 냄새가 퍼진다. 아픈 탓에 휴게실에서 잠을 자고 깨어난 노부오는 자신이 너무 많이 잤다는 것을 깨닫는다. 다음날 아침 일어난 것이다. 아침의 사무실은 너무도 조용했다. 카운터의 아가씨가 잠을 자고 있어 노부오가 깨우니 죽어 있었다. 그리고 모든 사무실의 사람들이 죽어 있는 것이었다. 제약회사에 남은 사람은 자신 혼자임을 알고 당황한다. 과장 방에 찾아간 노부오는 경보등을 켠다. 그러자 모든 문이 폐쇄되고 제약회사 본사에 연결된 대형스크린이 켜진다. 회사내의 무인카메라로 상황을 본 회사의 지도부는 당황해하며, 노부오에게 빨간 캡슐이 들어있는 파란 약병과 서류를 들고 도쿄 본부에 있는 신약 개발부장 교이치를 찾아오라는 지령을 받는다. 드디어 노부오는 자전거를 타고 도쿄로 간다. 하지만 노부오가 밖에서 본 것은 날아가던 새가 떨어져 죽으며, 한 겨울의 들판에 벚꽃과 해바라기가 만발한 기이한 풍경이었다. 도로의 모든 차들은 사고로 파괴 되었고, 사람은 죽어있었다. 영문을 모르는 노부오는 도쿄로 발을 재촉한다.


장르: 블랙 코미디
감독: 오카무라 덴사이

 마지막 반전이 압권인 이 작품은 여러모로 <노인 Z>와 닮았다. <노인 Z>에서 오토모 가츠히로는 일본의 복지문제를 블랙 코미디적 형식을 통해 강하게 비판했었다. 이 작품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고 볼 수 있다. 미래의 생체병기가 얼마나 위험하고 무서운지를 이 작품을 통해 경고하고 있다. 무거운 주제를 유쾌한 코메디로 냉소적으로 비판한 감독의 역량이 잘 발휘된 작품이라 하겠다. 

 주인공 노부오가 먹은 약은 국가 기밀의 화학약품 이었다. 노부오가 먹은 약이 그의 몸속의 물질과 혼합되어 냄새가 만들어지고 그 냄새의 양은 그의 활동량, 감정의 변화, 신진대사 활동에 비례하며 땀을 흘려도 냄새로 변한다. 이 사실 때문에 기상이변이 생기고 사람이 죽어간다. 이것을 감상하는 중간에 간파하기란 쉽지 않다. 또한 마지막의 기상천외한 반전을 예상한 사람도 드물 것이다. 특히 노부오 한 사람을 죽이기 위해 육,해,공군이 모두 동원되어 폭격을 퍼붓는 장면과 마지막 우주복을 입은 사람이 노부오였다는 기상 천외한 발상은 감독이 보여줄 수 있는 블랙코미디적 연출력의 절정이었다. 황당하고 웃긴 장면이었지만 그냥 웃고 넘길 수만은 없게 만드는 장면이다.

 예상을 뛰어넘는 스토리 전개와 반전의 여운은 웃음과 함께 덴사이 감독이 무엇을 비판하는지 엿볼 수 있는 걸작이다.


제3편 <대포의 거리>  

 

어떤 꼬마가 잠자리에서 일어남과 동시에 가족의 하루가 시작된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각 가족이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하는 일을 보여준다. 꼬마는 학교로 가서 군수에 관련된 것을 배운다. 목표물을 정확히 맞출수 있기 위해 삼각함수를 배우고, 정확성을 위해 광행차를 만들어 외부인자를 계산한다. 가격의 궤도에 영향을 주는 풍속과 풍향과 같은 기후요소는 화학시간에 배운다. 꼬마의 아버지는 포탄을 싣는 일에 종사한다. 무수히 많은 사람들속에서 기계적인 명령에 부속품처럼 움직이는 일이다. 꼬마의 어머니는 포탄을 제작하는 어느 공장에서 일을 한다. TV, 라디오 등 일상의 모든 일들이 대포를 쏘는 일에 집중되어 있다. 그리고 모든 집들의 위에는 대포가 설치되어 있다. 온통 요새화된 도시 전체가 무기고다. 시간이 되면 모든 집들 위의 대포들은 일제히 어떤 방향을 조준한다. 그리고 중앙의 대포를 쏘기 위해 일제히 사람들이 동원된다. 하루 두 번 포를 발사하기 위해 사람들은 명령에 일사분란하게 움직인다. 탄약을 내리고 포의 각도를 맞추고 장전한다. 발사명렬은 한 사람의 장군과 같이 생긴 사람에 의해 행해진다. 방독면을 쓴 채 탄 발사를 숨죽이며 지켜보는 사람들. 그들에게는 여유가 없어보인다. 그리고 아무 목적 없이 발사장면을 보고 환호하는 사람들. 그리고 그들은 또 한발의 포 발사를 위해 같은 행동을 반복한다.


 

장르: SF
감독: 오토모 가츠히로
원작: 오토모 가츠히로

 

22분 18초 동안 한 컷으로만 보여주는 이 작품은 어떤 새로운 공간에서 한 꼬마의 하루의 일상을 그리고 있다. 이 전에 오토모 가츠히로가 보여주었던 그 어떤 작품보다도 실험성과 상징성, 비판정신이 함축된 작품이다.

 감독은 모든 일이 대포를 쏘는 일에 집중되어 있는 한 도시를 보여준다. 하나의 병영국가와 같은 이 도시는 이탈리아의 파시즘, 독일의 나치즘, 일본의 군국주의를 연상시킨다. 포를 쏘아 보이지 않는 적을 섬멸하는 대의를 위해 개인의 행복은 희생되어야 함을 강조한다. 어디서 들려오는지 모르는 끊임없는 지시 사항들, 통제된 사회, 자유 없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여준다. 각 개인들은 포를 쏘는 일정한 절차로서 맡은바 직무는 잘 수행하지만 그들의 얼굴에는 의욕이 없고 생기가 없다. 한마디로 불행한 얼굴을 하고 있다. 그들은 누구를 위해서 대포를 쏘는지, 적이 누구인지를 알지 못한다. 아니 알려고도 하지 않는다. 그들에게 있어 단 하나의 목적이란 시키는 데로 포를 쏘는 일 뿐이다.

 한 편의 추상화를 감상하는 듯한 이 작품에서 오토모 가츠히로가 말하고자 하는 바는 무엇일까? 아마도, 감독은 현대 자본주의 사회에서 사회의 부속품으로 매몰되어 가는 인간 소외를 비판하고 싶어 하는 듯하다. 좀 더 들여다 보면, (보이지 않는 적을 위해 대포로 무장한) 도시의 이데올로기적 허위의식을 극명하게 드러냄으로써 인간이 지양해야 할 사회가 무엇인지 말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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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스터즈 : 거친 녀석들 - Inglourious Baster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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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가박스에서 약간의 기대감을 갖고 본 영화다. 

단지 쿠엔티 타란티노 감독에 브래드피트가 주연이라서 판도럼을 밀어내고 보게 되었다~ 

(앗, 근데 아무리 할인되는 카드가 없다지만 관람료 9000원은 터무니 없는 가격인거 같다. 이제 영화는 조조만 봐야하는지도...근데, 우라질~ 조조는 재미난 영화가 별로 없다는 사실...극장 끼리 담합을 했나부다~ --;;) 

관람료 9000원을 내는 순간 짜증이 쓰나미 처럼 밀려왔지만, 그래..영화만 재밌으면 그래도 울화감은 덜 치밀겠지.. 하는 마음으로 봤다~ 

얼마의 시간 후, 나는 정말 유쾌하게 극장을 나올 수 있었다. 최근 극장에서 본 영화 중 가장 재미있게 본 작품이다. 

특히, 타란티노 감독이 그저 그렇게 흐를 수 있는 내용의 영화를 멋지게 뽑아 냈다는 것에 박수를 보냈다~  

물론 줄거리 자체는 흔히 볼 수 있는 내용이다. 반전도 없고, 그렇다고 <라이언 일병 구하기>처럼 스텍터클한 전투장면이 있는 것도 아니다. <에너미 엣더 게이트> 처럼 극적 긴장감이 고조되는 부분도 없다. 

하지만 영화는 유쾌하게 재밌다. 바로 순간 순간을 기막히게 연출한 감독 덕택이다. 여기에 나이를 먹어가면서 거품이 빠진 브래드 피트의 연기와 한스 역을 맡은 크리스토퍼 왈츠의 연기가 이 영화는 연출과 배우 빼면 남는 것이 없는 영화라는 것을 입증한다. 

왈츠의 연기는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정말 압권이었다. 이 영화의 사실상의 주인공은 한스 역의 왈츠였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  

순간 순간 웃음을 터뜨르게 하는 타란티노 감독의 기발하고도 의외의 연출력 덕분에 다소 심각할 수 있는 영화가 유쾌해 졌다.  특히 영화를 희곡처럼 제1장, 제2장, 제3장 각 소주제를 붙여 구성한 것은 매우 신선했다~

약간의 잔인한 장면이 없지 않았지만 전체적으로 기분좋게 영화관을 나올 수 있는 오락영화이지 않나 생각된다.   

지금 극장에서 할인 카드 없이 9000원을 몽땅 지불하고도 이 영화를 볼 가치가 있느냐고 묻는다면, 고개를 갸웃 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9000원의 효용을 넘는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기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는 <팬도럼>이나 <2012> 그리고 <시간여행자의 아내>를 볼 수 없는 분들에게는 최고의 대체 영화일 수 있고, 그렇게 본다면 절대 후회 안할 영화라 자부하는 바이다~ 물론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이다..ㅎㅎ 

 

아~~ 한 가지 더..시대적 배경이 제시되고 있지만 이 영화는 그 어떤 역사적 사실과는 무관한 완전한 사발이라는 거..ㅋㅋ 환타지 영화라 봐도 무리가 없는 그런 영화다.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현실적인 이야기를 기대했다면 뒤통수를 어루만져야 할지도..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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썸머워즈 - Summer Wars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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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 개봉 아니메인 썸머워즈는 가볍지 않은 주제를 담고 있다.  

이 작품은 정보사회에서의 재앙이 그대로 현실사회에서의 재앙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사실을 경고하고 있다. 특히 전통을 기반으로하는 시골사회도 예외는 아니라는 점을 상기시킨다.

하지만 전체적으로는 2퍼센트 부족한 느낌. 

플롯 구조는 나름 괜찮았지만(그래도 그 엄청난 재앙을 고등학생이 해결한다는 거는 아닌거 같다..) 감동을 주기에는 밋밋했지 않았나 생각한다. 

일단, 인터넷을 기반으로 하는 정보 사회에서 있을 수 있는 재앙을 의미있게 그린 것에는 후한 점수를 주고 싶다.  

비주얼면에서도 아주~ 훌륭했다..

하지만 이 작품이 진짜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여기에 있지 않았다. 감독은 할머니로 대변되는 대가족 중심의 전통(시골)사회의 소중함을 일깨우고자 했다. 정보사회에서는 전통적 가치가 점점 퇴색되어 가기에..  

그렇기 때문에 마지막 할머니의 유언이 이 작품의 주제를 응축시켜 전달하고 있다.

가족끼리 항상 열심히 살고, 같이 밥을 먹으라고.. 배고프게 혼자 있지 말라고.. 

공감이 가지만 웬지 감동적이지는 않다..ㅎ 너무 들이대는 주제의식이랄까..하여간~

지부리 극장판을 재밌게 본 사람이라면 이 작품도 재밌게 감상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감동은 보장하지 못하지만..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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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일런트 힐 - Silent Hill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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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로즈는 몽유병에 걸린 딸 샤론을 치료하기 위해 무의식속에서 찾는 싸일런트힐을 찾아 떠난다. 그곳이 딸을 치유할 수 있는 유일한 단서가 있다는 확신을 갖고. 하지만 싸일런트 힐은 30년전 모든 것이 불타없어진 유령도시중 하나라는 걸 안다. 남편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싸일런트 힐을 향해 간다. 힐로 가는 도중 철제 문을 부수고 도로를 달리다가 과속으로 여자 경찰에게 쫓긴다. 경찰을 따돌리려다가 갑자기 나타난 수상한 아이로 인해 약간의 교통사고를 당하고 로즈는 의식을 잃는다. 깨어나 보니 딸은 없어지고....정신을 차린 곳은 바로 찾던 싸일런트 힐. 눈처럼 재가 내리는 바로 그곳에 도착해 있었다....전에 <출발비디오 여행>에서 보았던 부분은 여기까지 였다. 그다음 싸이렌 소리와 함께 조용하고 고요한 도시는 크리쳐들이 우글데는 지옥의 모습으로 바뀌어진다. 없어진 딸을 찾아 건물로 들어간 로즈는 무시무시한 체험을 하면서 죽을고비를 넘긴다.
 

에스에프 영화와 호러영화 마니아인 나에게 오랜만에 기대를 충족시키는 영화를 만났다. 싸일런트 힐. 게임을 영화화한 작품이라는 걸 나중에야 알았지만 보고 즐기기에 전혀 부족함이 없었다. 감독이 싸일런트힐 게임의 열광적으로 좋아했다는 것도 물론 나중에 안 정보였다.
 

약간은 잔인했지만 비주얼적인 면은 훌륭했다. 스토리가 별루라도 비주얼만 받쳐주면 얼마든지 재미있게 감상할 수 있는 나에게 <싸일런트 힐>은 보너스도 듬뿍 안겨 주었다. 식스센스에서나 볼 수 있었던 인상깊은 반전으로 영화를 복기하게끔 만들었던 것이다. 와~ 
 

처음에는 마짐막 장면이 이해가 가지 않았다. 도데체 그 악마의 소굴인 싸일런트 힐에서 빠져나와 집으로 왔는데, 왜 아무도 없냐는 것이다. 바로 그 시각 남편은 집에서 잠을 자고 있었는데 말이다! 그리고 그 시간 비가내리고 있어야 하는데, 왜 비도 안오고 안개가 낀것처럼 히뿌연하게 안개만 끼어 있느냐는 것이다. 더군다나 마을 주위에 사람도 없었다.

아하~ 같은 시간 돌아온 공간은 남편이 있는 집이 아니었다. 남편이 받은 전화는 잡음으로 인해 통화할 수 없고, 열린 문에는 로즈가 타고온 차가 없다는 사실에서 로즈와 남편은 같은 시간에 서로다른 공간에 있게됨을 알게된다. 바로 이점에서 영화의 전체 내용은 새롭게 재구성되어 다가온다.
 

살아있는 사람들은 싸일런트 힐을 찾을 수가 없고, 거기 간다 하더라도 거기있는 사람들을 만날수도 없다.(이상한 점은 남편과 경찰이 거길 갔다는 것이다) 재가 날리는 싸일런트힐의 모습을 볼 수 있는 자체가 살아있지 않다는 사실이었다. 여자경찰과 로즈가 정신을 잃었다가 깨어난 순간 그들은 이미 살아있는 사람이 아니었던 것이다! 두 여자의 피흘리는 상처와 나중에 힐에서 딸과 함께 나올때 부서진 경찰 오토바이가 그걸 알려주고 있다. 그럼 죽은 것이냐...죽은 것도 아닌, 중간계에 갖혀 있다고 보는게 좋을 듯 싶다. 로즈의 남편이 그녀를 찾아 힐의 학교를 찾을 당시 로즈는 바로 그 학교에 갖혀 크리쳐들의 공격을 받고 있었다. 바로 문 넘어에 있는 로즈를 남편은 향수 냄새로 알아챌 수 있었지만 서로 다른 공간에 있었기때문에 만날 수 없었다. 중간계에서 죽어야 진짜 죽는 것이다. 싸일런트 힐은 산자도 죽은 자도 아닌, 바로 망자의 저주가 걸린 곳이었다.
 

영화는 현란한 영상속에서도 만만치 않은 내용을 담고 있었다. 비록 평론가들한테서는 최악의 평가를 받은 작품이지만 내 생각에는 최고의 호러영화라고 높게 쳐주고 싶은 심정이다. 끝의 반전은 살았으되 저주가 풀리지 않은 상황을 상정하면서 2부를 예고 하고 있었고, 싸일런트 힐이라는 저주의 공간 자체도 알렉사의 아픈 사건속에서 정당한 플롯구조를 완성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재미있게 보았지만 영화를 이해하기는 쉽지 않았다. 부분적으로 말이 안돼는 엉성한 부분도 눈에 띤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이만한 호러물은 당분간 만나기 힘들듯 하다.

참고로 영화를 악마주의로 쉽게 풀어서 설명한 분이 있어 그분의 글을 퍼와 봤다. 싸일런트 힐을 이해하는데 충분한 도움이 될 거 같어서리...안그렇게 생각하는 분도 있지만 서도..
 

먼저 난 악마는 믿지 않는다.
대신 악마에 관한 규칙은 알고 있다.  마치 뱀파이어가 자식을 못낳고 빛에 약하듯 악마에게도 나름의 규칙이 있다. 악마는 인간의 몸을 빌려야만 현세에 존재할수 있고 자신을 간절히 찾는 인간에게만 나타날수 있다. 악마는 약속은 어겨도 계약은 반드시 지킨다.
그이유? 내가 어떻게 알아. 아주 오랜 세월동안 인간의 이야기와 글을 통해 정의된 건데.

그럼 간단히 개념 정리를 했으니 설명들어간다.
왜 악마는 샤론을 통해 주인공을 자기에게 오게 했을까?
왜 악마는 세상으로 못나가고 사일런트힐에만 있었을까?
왜 악마는 주인공이 딸 샤론을 찾게 도와 줬을까?
왜 악마는 알렉사의 복수를 끝까지 해 줬을까?
왜 광신도들은 살아 있었으면서도 사일런트힐에 있었을까?
왜 샤론은 몽유병이 있었을까?


여기엔 다 이유가 있다.
알렉사는 마녀라는 소문으로 학교에서는 왕따 이상의 존재였고, 결국엔 광신도들에게 화형까지 당하게 된다. 알렉사의 증오는 어느정도 일까? 그런 알렉사에게 악마가 나타난다. 악마와 알렉사가 손을 맞대는 순간, 둘의 계약은 성립된다. 알렉사를 통해 악마는 현실 세계에 어느 정도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게 되었고, 대신 악마는 알렉사의 복수를 완전히 마쳐야 한다. 그게 계약이니까?
영화를 보면 알겠지만, 알렉사는 불에 타 움직일수가 없다. 그런 알렉사의 몸에 악마가 들아 가봤자 전신 화상을 입은 알렉사를 통해 무엇을 할수 있을까? 악마가 들어가 화상을 치료하면 되지 않겠냐고? 영화 오맨과 엑소시스트를 보라! 숙주인 인간이 죽으면 악마도 끝난다. 왜 재생을 못시킬까? 그건 악마에게는 허락되지 않은 신의 영역이기 때문인다.

악마의 목적은 인간의 몸을 빌려 현실 세계 존재하는것이다. 그이유? 나도 몰라.
일단 악마는 알렉사를 통해 사일런트힐 에서만 영향력을 행사할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알렉사와의 계약을 마칠때까지는 악마는 사일런트힐에서 벚어날수 없다. 왜냐고? 알렉사의 몸이 사일런트힐에 있었고, 알렉사의 복수의 대상인 광신도들이 아직 사일런트힐에 있었기 때문이다. 그들을 죽이면 되겠지만, 문제는 그들이 교회안에 있기 때문에 죽일수가 없다는 것이다. 그들 또한 사일런트힐에서 도망칠수 없다. 주인공과 여경찰이 그곳에서 못나간것과 마찬가지다. 그래서 악마는 알렉사와 꼭 닮은 샤론을 주인공이 입양하게 한다. 그리고 아이의 꿈을 통해 조정한다. 그래서 사람들은 샤론이 몽유병이 인줄 안다. 그냥 샤론안으로 들어가면 되지 않겠냐고? 앞에서 설명했듯이 악마는 알렉사의 계약을 마쳐야 한다. 다만 숙주가 아니더라도 자아가 잠든 사람은 악마도 어느 정도는 조정할수 있는것같다. 다만 어떤 여러 조건들이 갖추어져야만 한다.

어쨋든 주인공은 샤론을 통해 사이런트힐에 들어 왔고, 여러 과정을 통해 드디어 악마앞까지도달한다. 이때 악마는 주인공과 거래를 한다. 딸을 만나게 해주는 대신 자신을 교회 안으로 들어갈수 있게 해달라고. 악마는 인간이 진심으로 원해야만 인간과 거래 할수 있다. 영화에서 보면 주인공과 악마가 껴안을때 악마가 주인공 안으로 들아가는 것처럼 보여주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왜냐면, 마지막 부분에서 주인공이 광신도의 여수사한테 칼을 맞고 피를 흘릴때, 땅이 꺼지고 그 밑에서 악마가 사다리를 타고 올라오기 때문이다. 다시말해 주인공의 몸속으로 들어간게 아니라 교회안과 자신의 세계와 연결시켜줄 매개체를 넣었을 뿐이다.

앞에서 말했듯이 악마는 알렉사와 계약을 맺은 이상, 주인공이 아무리 자신을 원해도 그 안으로는 들어갈수 없다. 결국 교회안으로 잠입을 성공한 악마는 알렉사 앞에서 알렉사의 최대 복수 대상인 광신도들을 알렉사 스스로 죽일수 있게 해준다. 그걸로 악마와 알렉사와의 계약은 끝났다. 악마는 자유고 자신이 그동안 꿈을 통해 길들인 샤론안으로 들어간다. 악마가 알렉사의 복수를 마쳐준건 그게 계약이기 때문이고, 주인공과 딸을 만나게 해준건 주인공을 통해 교회안으로 들어가야 했기 때문이다. 그래야 계약을 완전히 마칠수 있게 되고 계약이 끝나야만 샤론의 몸으로 들어가 현실세계로 들어 갈수 있기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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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깔끔한 분석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래서 퍼 왔구요. 이해하면서 복기하면 싸일런트 힐에 대한 대단한 재미를 느낄 수 있습니다. 이 글을 읽고 싸일런트 힐이 악마이론을 충실히 따라서 적잖이 놀란게 사실입니다. 그러니 높은 점수를 줘야 할 밖에요. 뭐, 이렇게 머리아프게 생각지 않더라도 비주얼면에서 충분히 재미를 느낄 수 있습니다. 저도 이런 게임이 있는 줄도 모르고 봤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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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북 - Black book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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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 벤호벤 감독 작품은 언제나 나를 실망시키지 않아서 좋다~

평이 하도 좋아서 영화를 감상했는데...정말 압권이다. 
 

실화라는데...정말 이런 드라마 같이 산 여자가 또 있을런지...주인공 엘리스 역을 완벽히 연기해 낸 캐리스 밴 허슨의 연기가 최고였다. 사랑했던 연인 문츠 대위가 총살당했다는 소리를 듣고 오열하는 장면은 잊을 수 없다. 신들린 듯한 연기자...그녀의 이름을 각인하기에 충분했다~


내부자가 범인이었다. 대다수의 동료 레지스탕스를 팔아넘긴 악당은 레이첼(=엘리스)가 아닌 믿었던 동료였다...돈에 눈이 어두워지면 그렇게 되는건가..
 

탄탄한 시나리오와 반전으로도 이 영화를 볼 가치는 충분하다. 거기다가 눈부신 연기를 펼친 여주인공은 최고의 보너스!
 

잊혀지지 않는 명작 <이노센트>, <피아니스트>이후 전쟁을 바탕으로 한  최고의실화영화 중 한 편으로 꼽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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