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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올해 발표된 사루비아 선정작가 4인 중 박다솜 작가 작품을 봤다. 종이의 물성을 실험하면서 꿈을 불러와 인간의 가치를 새롭게 환기하는 작품들. 89년생. 이화여대 미대 학부 및 대학원 출신. 22년 금호영아티스트 선정작가. 나름대로 의미 있는 작품들이지만 화면이 외국 작가들에서 많이 봤던 거. 저게 동시대 회화의 담론이라니. 스페이스 사루비아에 급실망했다. 대안 공간에서 볼만한 회화가 아니랄까.




나는 대안공간(사루비아, 루프 등)이 국전 보다 더 동시대적이라서 회화도 회화의 본질을 건드리거나 과감한 실험정신이 돋보이는 작가들을 선정하는 줄 알았는데, 대안 공간이라고 해서 특별히 다를 게 없다는 인상이 짙다. 24년도 루프 공간에서 봤던 회화는 이해할 순 없었지만 시도는 그럴듯했고 이런 시도도 가능 하구나 하는 걸 느꼈다. 실험정신이 돋보이는 작업. 동시대 회화가 건들여 볼 수 있는 가능성. 당시 이해할 수 없고 내용과 형식이 정합적이지 않았지만 그 불편함이 의외로 회화의 새로운 가능성을 생각하게 했다. 대안 공간 다운 전시였다.



 

근데 2026년 사루비아는 너무 안전지향인듯해서 실망이 컸다. 이랜드나 태평양에서 공모하는 것과 다를게 뭐지? 라는 느낌. 그래서 원래 대안 공간 이란 곳에서 가지는 일종의 선입견. 즉 대안공간에서 선정되는 작가란 이야, 진짜 회화에서 미친넘이 나왔구나. 이런 시도를 하다니. 매우 전복적이네라는 생각이 드는 작가들이 선정되는 공간인 줄 알았다는 말씀. 뭐랄까 박다솜 작가가 보여주는 작품들은 내가 루프에서 봤던 날 것과는 심하게 대비되는 화면이었다. 그래서 학맥에 의해 정교하게 위치지워진 작가 같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내가 박다솜 작가 작품을 보면서 느낀 게, 제도권(대학)에서 동시대 회화를 하면 정교하게 조율된 화면이 된다는 거. 한국미술계의 생리겠지. 평론가와 큐레이터가 지향하는 바가 딱 박다솜의 회화를 보면서 느껴진다랄까. 날것이 아니라 세현되게 포장된 느낌이 강하다. 문법 안에서 변주라는 느낌. 감각은 세련됐지만 위험성은 관리되어 있고 제도 내부에서 충분히 해석 가능하며 낯설지만 불편하지는 않은 방향. 이게 요즘 동시대 미술을 지향하는 한국의 시선인듯하다.

 



한국은 왜 현 시점에서 이 이미지가 한국 동시대 회화를 대표한다고 생각한 걸까? 종이물성 실험은 이미 회화에서 끝났고, 페미니즘--꿈 주제 역시 비엔날레의 복재에 지나지 않는다. 왜 지금 박다솜의 회화가 한국의 동시대 회화의 첨병인가? 대안 공간의 게이트 키퍼들은 이런 질문에 답해야 할 것이다. 2000년에서 2010년대 영미 유럽 30대 회화들 보면 확실히 화면에서 말하는 바가 강력했다. 특히 추상은 화면이 매력적이고 다층적이며 어떻게 이런 화면을 구축했지! 하는 놀라움을 줬다. (지금 내가 갖고 있는 도록을 봐도 역시 매력적이다) 이에 비하면 박다솜 작가의 화면은 나쁘게 말하면 유아틱하고 좋게 말하면 감성회화처럼 보인다. 한국의 대안공간들은 시간을 거꾸로 가는 듯하다.

 

60년대 아스거 욘이 벼룩시장에서 구입한 그림에 낙서를 한 행위가 한국의 현재 대안공간의 시선보다 훨씬 급진적이고 강력한듯하다. 60년대 그런 시도를 했는데말이지. 폰타나는 캔버스를 찢기까지했는데, 그에 비해 26년 한국의 대안공간 사루비아는 너무 안전지향적인 듯하다. 2-3년 전 비엔날레 주제가 여전히 대안공간까지 점유한 느낌. 페미니즘-몸에 대한 주제가 아직까지 한국 동시대회화에서 강력한 걸 보면, 한국은 참 미술에서는 담론을 선언하는 위치에 있지는 못한 듯하다. 올해 사루비아 선정 작가 보고 느낀 내 실망의 본체다.

 

비교 대상으로 영국의 핫한 동시대 작가 자데이 파도주티미 작품들을 함께 올려본다. (20년 전시 모습) 대학원 졸업(20년, 당시 25세)하고 몇 번 전시회를 했는데, 작품들을 사려고 줄을 섰다는 20대 여성 작가의 작품이다. 박다솜 작가의 계열과 비슷한 반추상에 선을 사용하는 면까지 비슷하지만, 화면의 에너지가 다르다. 평면에서 자기 언어를 끝까지 밀어붙임 느낌이 강하다. 내가 박다솜 작가의 작품이 유아틱하다고 느낀 지점이다. 전달되는 에너지 면에서 너무 확연한 차이가 난다. 안전한 동시대 회화는 이 정도가 대안공간에서 볼만한 화면이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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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그림을 컬렉션해서 집에 걸어 둔다고 하면, 꼭 이렇게 묻는 분들이 있다. 그림을 사서 걸어두는 삶은 어떤 삶이냐고. 일종의 위화감의 다른 표현같다. 아주 엔날에 내가 4벽을 모두 책으로 둘러놓은 곳에서 책을 읽는다고 하니까, 어떤 분이 책을 읽는 그런 한량같은 생활은 자기는 상상도 하지 못한다고 했던 말이 기억난다. 대동소이한 말이라서.

 

그 사람의 뒷말이 위화감의 실체를 뒷받침했다. 책을 소장하고 읽으려면 서재라는 공간이 필요하고 그만한 공간이 있으려면 부르주아가 아니면 안 된다고. 그럴까? 당시 나는 10평짜리 전세를 살고 있었고 평생의 소원이던 서재 벽 4면을 책으로 채울 수 있었기에 뿌듯했는데 어떤 이에게는 이게 부르주아적 생활방식이었나보다.

 

음주와 흡연을 하지 않으니, 상대적으로 돈이 적게 나가고 기호품 중 책은 의외로 돈이 적게 드는 취미 컬렉션 중 하나다. 1300권을 산다고 해도 저렴한 헌책방에서 사면 150만 원 정도밖에 들지 않는다. 7년 정도 지나면 약 1천 만원으로 2000 천 권 넘게 모을 수 있다. 이게 부르주아적인 삶인지 잘 모르겠다. 음주와 흡연을 7년 정도 했다고 하면 1년에 150만 원만 될까.

 

어쨌든 책 이야기를 소환했던 건 그림 컬렉션이 취미 생활의 끝판왕이라는 인식이 강해서이다. 컬렉션을 해 보면 안다. 컬렉션의 끝은 미술품 구매라는 걸. 돈도 돈이지만, 구매에 아주 큰 돈이 들어가니 공부를 하지 않을 수 없다. 심미적 안목이 뒷받침 돼야 엄한 걸 구매하지 않는다. 갤러리가서 갤러리리스트의 사탕발림에 넘어가 막 데뷔한 신진작가의 10호 그림을 3백만 원에 사는 우를 범하지 말라는 거다.

 

미술품 중 대중에게 그나마 접근성이 쉬운 게 그림이다. 갤러리나 아트페어에 가면 그림이 주가 되는 이유가 다 있는 거다. 대중이 쉽게 사서 집 거실에 편하게 걸 수 있는 게 그림이기에 미술품의 대명사가 그림이 된 거.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집에 그림 하나 걸려 있으면 분위기가 달라지고 소유자의 취미가 고상한 것으로 승격되는 마술을 발휘하곤 하니까.

 

헌데 일반적인 직장인들은 안다. 집에 그림을 걸어놓는 직원이 없다는 사실을. 그리고 그림을 어디서 구입해야 하는지 아는 사람도 많지 않다. 그럼에도 아트페어에 가 보면 사람들이 넘친다. 놀라지 않을 수 없는 현실이다. 아트페어는 그림 장터와 마찬가지의 공간이다. 마트에서 물건을 사듯이 그림은 아트페어에 가야 다양한 매물을 볼 수 있고, 구매할 그림의 선택을 늘릴 수 있어 좋다.

 

원래 그림을 파는 곳은 갤러리다. 우리나라는 마트처럼 갤러리가 동네에 있지 않다. 물론 있는 곳도 있긴 하지만 금새 망한다. 대부분 갤러리들은 모여있다. 강남 청담동, 종로 인사동, 서대문구 홍대부근 등에 몰려 있다. 그렇지 않으면 살아남지 못하기 때문. 그림은 사치재로 분류되기 때문에 비싸다. 그래서 이렇게 모여 상권이 형성되지 않으면 홍보도 어렵고 그림 팔기도 힘들다.

 

아까 위에서 책 얘기를 했는데, 그림은 책과 동일한 기호를 표출하는 물건이지만 경제적으로 그 가치가 확연히 구분된다. 책은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그림은 매우 비싸다. 책은 대중적인 상품이고 그림은 절대 대중적이지 않은 사치재이기에. 그래서 그림을 걸어놓는다고 하면 일반적이지 않은 삶이 된다. 적어도 우리나라에서는 위화감을 발생시킬 정도로 다른 세상의 삶이 된다.

 

그도 그럴 것이 갤러리에 가서 그림 가격을 물어보면 기가 찬다. A4용지 크기만한 신진작가 그림이 50만 원이란다. 미키마우스를 그린 작은 그림이. 위화감을 느낄만한 가격이다. 그래서 일반인들이 그림을 걸어놓는 삶은 상상할 수 없다.”는 고백이 나온다. 고액 연봉을 받는 사람 중 그림을 향유할 줄 아는 특권층이라는 인식을 암암리에 내포하고 있다. 취미활동이 아닌 쓸모 없는 작은 그림을 몇 백만 원을 주고 살 수는 없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도시근로자 평균 임금을 생각할 때 갤러리 그림값은 일반 샐러리맨들이 접근할 수 없는 가격이다.

 

왜 사람들에게 이런 생각이 자리잡게 되었을까? 나는 우리나라의 미술시장이 기형적이기 때문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대한민국은 다른 선진국에 비해서 그림 시장이 가장 많이 왜곡되어 있다. 그림을 집에 걸어놓는 집이 5가구 중 하나라는 통계는 참으로 많은 것을 나타내는 지표다. 통계 숫자보다 표면적으로 느끼는 바는 아마도 10가구 중 한 집이 그림을 걸어놓을 것이다. 아니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30가구 중 하나이지 않을까. 내가 아는 직원만 100명이 넘는데 집에 그림이 있는 집은 딱 1곳이었다. 그 이유가 자기 언니가 회화를 전공했단다.

 

생활 문화 전반에 그림을 향유하는 분위기가 아니다. 심지어 벽은 아무 것도 걸어놓지 않아야 한다는 인식을 갖고 있는 분들도 만나 봤다. 뭔가를 걸거나 붙여 놓으면 안된다고. 참 특이한 나라다. OECD 선진국 중 우니나라만큼 미술 저변이 없는 나라는 거의 없다. 필리핀이나 인도를 대상으로 찍은 다큐멘터리를 봐도 집에 그림 하나씩은 다 있다. 멕시코나 아르헨티나는 말해서 뭘할까. 그 나라 주민들의 집들은 우리나라보다 못하면 못했지 결코 좋은 환경의 집이 아니다. 그럼에도 벽에 그림이 걸려 있음을 본다.

 

우리나라는? 없다. 대체로 없다. 당신의 집을 생각해 보면 된다. 사무실에는 그림이 있는가? 회사 사무실에는? 최근에 교육을 들으러 연수원에 간 적이 있다. 연수원 화장실을 가니 김환기 복제 그림들이 작게 걸려 있는게 보였다. 연수원 직원들에게 그 작은 그림들은 어떻게 설치되었는지 물었다. 돌아온 대답이 걸작이었다. 놀라면서 화장실에 그림이 있어요?” 쉬하는 변기 눈높이에 변기 위 마다 붙어있는데 말이다.

 

그만큼 우리나라 사람들은 그림에 관심이 없다. 하도 바쁘게 사니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이제 선진국을 넘어 국제 공급망을 좌우할 정도로 큰 나라가 됐는데, 문화면에서도 강국으로 올라섰는데 여전히 미술 문화는 바닥을 면치 못하고 있다. 문학이나 미술은 아직도 아프리카 보다 못하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그 이유는 위에서도 언급했다시피 향유할 수 있는 문화가 형성되지 않아서다.

 

제일 큰 원인이 우리나라 미술 시장에 있다. 아니 원죄는 미술인들이겠지. 상아탑에 갇혀 그들만의 리그를 최우선시했기에 비리도 많고 시장이 왜곡되는 걸 도외시했기 때문이다. 10집 건너 그림이 있는 나라에 연 전시회가 1만여 건에 달하는 나라는 세계 어디에도 없다. 그러니 저렴한 그림 시장이 형성되지 못하고 작가들은 연봉 500만 원도 안 되는 생활고에 시달리다가 작가의 길을 포기하게 된다. 위에서 그림을 사서 걸어 두는 생활을 상상도 하지 못한다고 했는데 그 이유가 그림값이 터무니없이 비싸기 때문이다.

 

아트페어나 갤러리에서 경력이 일천한 신진작가 1호 그림이 30만 원을 넘는다는 건 아주 심각한 시장 왜곡이다. 타 상품과 비교해 가격(작가)의 선택폭이 너무 좁다. 외국처럼 저가 작품을 취급하는 갤러리가 있어야 하는데 그런 시장이 전혀 없으니 비싼 그림이 대접받는 이상한 시장이 형성되는 거다. 미국이나 유럽은 동네 작가들을 위해 3만원, 5만원, 10만원 정도의 그림을 파는 갤러리들이 꽤 된다. 아마추어 작가나 등단한지 얼마 되지 않은 신진작가들을 위한 갤러리다.

 

10(50×45cm) 그림 한 점에 5만 원이나 10만 원 정도면 그리 비싸지 않아 집에 좋아하는 그림을 걸 만하지 않을까. 헌데 우리나라는 이런 시장 자체가 없다. 멕시코나 브라질 심지어 인도에도 있는데 말이다. 세계에서 순수 미술 작가들은 대체로 가난하지만 우리나라 작가만큼 어려운 나라도 없을 듯하다. 저가 그림 시장 자체가 없으니 작가들이 그림을 팔래야 팔 수 없는 거. 갤러리와 계약을 해야 하는데 그림값이 10호에 200백 이상이니 누가 그림을 사겠는가.

 

물론 우리나라에서 좋은 원화 그림을 10만 원 내에 살 수 있는 곳이 아예 없지는 않다. 소규모 경매를 이용하면 중견 화가 이상의 10호 작품을 10만원 이하로도 낙찰 받을 수 있다. 1천원부터 시작하는 경매가 있어 운이 좋으면 원로 작가의 원화를 말도 안 되는 가격으로 얻을 수 있는 기회가 있다. 하지만 이는 매우 예외적인 사례이고, 경매에 참여하려면 공부도 많이 해야하고 내가 좋아하는 그림이 확고해야한다. 그렇지 않으면 구매하고도 후회하게 된다.

 

어쨌거나 내가 하고 싶은 얘기는 그림을 사서 걸어 두는 삶이 현실과는 유리된 특권적 삶이 아니라는 점이다. 쉽게 얘기해서 어떤 사람은 버버리 코트를 300만 원에 사서 그 브랜드를 향유하지만 나는 그 정도 퀄러티 상품을 10만 원에 사서 그 클래식함을 즐긴다는 차이다. 책도 마찬가지. 누구는 3만 원 정가 주고 사지만 나는 헌책방을 전전하며 같은 책을 5천 원에 데려오는 삶 말이다. 이게 현실과는 유리된 특권층의 삶인지 모르겠다.

 

나는 갤러리에서 좋은 그림을 500만 원, 1천만 원 주고 살 돈이 없다. 그 정도 작가는 경매 시장에 나올 확률이 거의 없다. 쉽게 말해서 되팔 수 없는 그림들이다. 나는 그림은 무조건 최대한 싸게 구입해야 한다는 지론을 갖고 있다. 그래야 나중에 되팔 수 있다


 농촌풍경, 122×61cm, 캔버스에 유채


쉽게 생각해서 국전 심사위원장이나 교수 출신 30호 그림을 1천만 원에 구입했다 치자. 갤러리 적정가격이다. 하지만 갤러리에서 산 그림은 절대 그 가격에 되팔 수 없다. 10만 원에 구입했다면? 되팔 수 있다. 이 정도 경력의 30호 그림이면 30만 원에 내 놔도 수요가 있다. 되팔 수 있게 된다.

 

그런 그림을 집에 사서 걸어놓는 삶이 특권층의 삶이라면 할 말이 없다. 요즘 브랜드 코트 한 벌도 아울렛에서 사면 20만 원이 넘는다. 내 임금이 월 200만 원이라면, 한 달에 취미로 20만 원 정도 지출하는 삶이 특권층 삶이라면 사람들이 비웃겠지. 근데 그것이 그림이라면


갤러리에서 5백 만원에 팔리는 그림을 10만 원에 살 수 있다면 그건 특권층의 삶이 아니라 그림 덕후의 삶이겠지.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옷 덕후, 책 덕후들은 해당 상품에 대한 가격에 빠삭해서 좋은 품질의 상품을 아주 저렴하게 살 수 있다. 그림 덕후도 마찬가지. 그림을 싸게 사서 그림 자체를 즐기는 삶. 이건 특권층의 삶이 아니라 덕후의 삶이지 않을까. ()

 

 

[덧]

1. 나중에 기회가 되면 갤러리에서 5백 만원 정도에 팔리는 원화 그림을 50만 원 미만에 살 수 있는 방법을 써 볼까 한다. 

2. 위 그림은 내가 몇 년 전에 인터넷 온라인 경매에서 10만원에 낙찰받은 그림이다. 박수근 그림을 좋아해서 박수근 화풍이 있는 그림을 컬렉션하곤 한다. 이 그림은 박수근 화풍에 작가적 색채가 드러나 입찰해서 데려온 그림이다. 당시 작가 서명을 알아볼 수 없어 작가 미상작으로 저렴하게 나온 작품인데, 열심히 찾아 보고 공부해서 작가 이력을 알게 됐다. 작가 미상의 저렴한 작품은 이런 매력이 있다. 심지어 1천원부터 시작하는 경매가 있어 좋은 작품이 5만원에 낙찰되는 경우도 간혹 있다!

3. 이 그림을 지인(미술가임)이 집에 와서 보고 낙찰 받은 가격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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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rgettable. 2026-04-04 14: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림도 좋아하고 집에 짝퉁 프린트 액자나 미술관 포스터 등 여러개 있는데요. 이런 진짜 그림 걸어 놓는 것도 위시입니다!!! 제겐 아직 오지 않은 미래랄까요. 그림 진짜 멋지네요..

yamoo 2026-04-06 09:07   좋아요 1 | URL
그림 좋아하는 분들 의외로 많고, 이런 분들이 주로 프린트를 액자해서 걸어놓더라구요. 포스터를 액자해서 걸어 놓은 분들도 봤습니다. 물어보니 원화는 너무 비싸서 감당이 안된다더군요. 저도 오지 않을 미래처럼 보였지만 어느 순간 그림을 구입하고 있습니다. 누군가에게 그림을 선물받거나 어떤 루트로 원화 그림을 소장하게 되면 그때부터 그림을 사게 된다고 누군가 그러더군요. 어쨌거나 포겟님의 위시가 이루어지길요!!

카스피 2026-04-05 13:5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개인적으로 야무니처럼 커다란 서가가 있는 집에서 한번 살아보는 것이 소원이지요.사실 책 구매가 흡연과 음주에 비해서 그나마 돈이 덜가고 건강을 안 해치는 저렴한 취미(물론 값비싼 고가의 취미도 있겠지요)임에는 틀림 없으나 조그만 방에서 책만 가득 쌓아놓고 사는 것도 사실 쉽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누구 말 마따나 서가 1평을 넓히기 위해서 서울에서는 평당 수천만원이 들어가다고 하니 책을 모우는 취미도 가난한 서민에게는 사치인가 봅니다ㅜ.ㅜ

yamoo 2026-04-06 09:10   좋아요 0 | URL
물론 책을 디피하기 위해서는 공간이 필요하긴합니다만, 어떻게든 쌓아놓고 살아도 되긴 합니다.ㅎㅎ 책때문에 불편하지만^^;;
엔날에 제가 시도했고, 아는 분도 지금 지금 쟁여놓는 방법인데 책을 바닥부터 천정까지 벽을 따라 일직선으로 쌓는 겁니다. 꽉 채우면 기둥처럼 되요..ㅎㅎ 책도 아주 많이 쟁여넣을 수 있어 좋습니다..ㅎㅎ
 

지난 주 토요일, 단체전 <화이위조>가 끝났다. 올해 첫 전시. 작년에 신진작가 개인전을 통해 선발된 선정작가들과 기존 중진 작가들을 모아 갤러리에서 기획전의 형식으로 분기마다 한 번씩 하기로 했다고. 그 첫 스타트다.

 


단체전 참가 작가 13인 중 교수급 3명, 중진 작가 2명이다. 중진 작가 2명 중 한 분은 한국미협 이사. 어쨌든 모두 10년 이상 아트페어와 다수의 개인전 및 부스전 이력을 갖고 있는 작가들이다. 이들과 같이 단체전을 할 기회는 많지 않은데 갤러리 관장님이 소속 작가들의 유대감을 높이고자 기획한 전시라 의미 있는 전시였다

 

요즘 입학 시즌이다. 요새 미대 입학하는 분들 중 일부는 40대 이상이신 분들이 있단다. 같이 선발된 작가분 중 한 분이 40대 중반의 나이에 추계예술대 미대를 졸업하고 올해 홍대 미대 대학원에 진학했다. 단체전 전시 오프닝 때 같이 전시한 중대 교수분이 요즘 늦게 미대에 입학하는 분들이 많다고 하셨다.

 

지난 11, 3 학생이 미대 진학 예정이었나보다. 커뮤니티에 미대에서 대학레벨이 얼마나 중요한지 묻는 질문을 올렸다. 그러자 대다수가 대학 레벨은 무시하지 못한다는 조언을 남겼다. 미대 출신이 아니더라도 작가로 성공한 분들이 꽤 많다. 장욱진 화백도 살아생전에 미술은 가르쳐 배워서 되는 게 아니라는 걸 분명히 밝히기도 했다. 서울대 교수였던 분이 말이다.

 

미대 나와서 작가 생활 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부지기수인데 반해, 어제 소개 받은 한 분은 인사동에서 30년 이상 액자집을 운영하다가 3년 전부터 작가로 데뷔해서 한 점에 수백만 원 하는 그림이 전시회에서 10점 이상씩 꾸준히 팔린다고 했다. 물론 미대 출신이 아니다. 미대 가서 배우는 건 우리나라에서 기법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듯하다. 우리나라 미술교육은 작가로서 가장 중요한 걸 가르쳐주기 않기 때문.

 

디자인과 미술에서 학벌보다 중요한 게 실력이다. 실력은 실기 능력에서 오는 게 아니다. 실기 능력은 일종의 기능이자 테크닉이다. 시간만 들이면 누구나 할 수 있는 기능이다. 미술과 디자인 분야에서 가장 중요한 게 생각하는 능력이다. 다르게 생각할 줄 아는 능력. 이건 우리나라 미술대학 커리큘럼에 완전히 빠져있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미대는 그냥 이름 어느 정도 알려진 대학 아무대나 들어가 인문학을 열심히 공부하는 게 작가로서 성공하는 가장 빠른 길일 듯하다. 실기는 C 학점 정도로 하고, 나머지 모든 시간을 역사, 문학, 철학, 미술사 등에 투여하는 거. 그럼 3학년 정도부턴 길이 보이기 시작한다. 미술이나 디자인에서 실기보다 더 중요한 게 철학과 기획력이기 때문.

 

맨날 미술학원에서 입시 미술만 하는 게 우리나라 미대 입시생의 현실. 학부 때는 교수가 그리라는 대로 그려 학점 따고(교수 말 안들으면 학점 안 줌), 졸업하면 작가적 철학이 부재한, 그림그리는 기능인으로 전락하게 된다. 어떻게 작가 생활을 해 나갈까. 미술대학에서 성공하려면 아이러니하게도 실기보다 인풋이 중요한데, 이건 각자의 몫이 된다. 학교 커리에 없으니까.

 

인문학적 지식이 깊을수록 사물을 다르게 볼 수 있는 능력이 커지고 그게 디자인과 미술 분야에서 가장 중요한 능력인데 우리나라에서는 간과되고 있는 실정. 제일 중요한 걸 대학에서 가르치지 않는다는 거. 현재 우리나라 미대 출신 중 잘 나가는 작가들은 모두 낙제생이었다는 건 무얼 말하는 걸까? 한국 미술대학 교육의 부실함은 오래전부터 계속 회자되어 온 문제다.

 

나 역시 미술 비전공자다. 비전공자로 한계도 있지만, 장점도 있다. 생각에 있어 자유로움, 이게 창의적 작품활동에 큰 동력을 제공한다. 무엇보다 나같은 비전공자는 전공의 역할이 작업에서 빛을 발한다. 이게 미술대학 출신들과 차별점이다. 어떻게 보면 미술과 관계없는 전공이 작가 생활하는 데 결정적인 도움이 된다.

 

보통 미술에서 가장 중요한 게 재능이다. 이 재능을 어렸을 때부터 그림 잘 그리는 능력으로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작가 활동을 해 보면 안다. 작가 활동에서 가장 중요한 재능이 마케팅 능력이란 것을. 이 재능 하나로 작가로서의 성공 여부가 결판난다. 그래서 경영학과 출신 작가들이 큐레이터 보다 홍보를 잘하는 경향이 있다. 그림만 잘 그려서는 작가로서 절대 성공할 수 없다.

 

미술대학을 희망하는 학생들이나 학부모에게 다시 한번 당부드린다. 한국 미술대학에서 대학 레벨은 아무 효용이 없다. 미술대학을 정말 가고 싶다면 아무 정규 미술대학 아무 곳이나 가서 문학, 철학, 역사 공부를 가열차게 하시라. 실기는 대충 따라가고 앞의 공부를 찾아 열심히 하면 작가로서 성공할 기회가 훨씬 많아질 거다. 작가로서 성공하고자 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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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피 2026-03-17 00:1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야무님 말씀에 120% 찬성하지만 학력위주의 대한민국 사회에서 에술에 문외한인 사람들은 아무래도 작품 그 자체보다는 작가의 간판(주도 대학이나 입상경력)에 더 집착하는 것이 사실이지요.물론 재능이 엄청 뛰어난 천재적인 작가라면 굳이 대학 간판에 연연할 필요는 없지만 보통의 재능을 가진 사람들이라면 아무래도 대학에 연연 할 수 밖에 없다고 여겨집니다.이른바 인 서울 상위권 미대라도 나와야 화가로서 큰 명성을 떨치지 못해도 다른 방향으로 자기 밥 벌이는 할 수 있기 떄문이겠죠ㅜ.ㅜ

yamoo 2026-03-17 09:41   좋아요 0 | URL
미대 졸업생들이 대개 비슷비슷하다 보니 학벌이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는 듯합니다. 광고인 이제석의 경우를 보면 실력이 출중해도 학벌 때문에 외국 유학했는데...지금은 과거와는 좀 분위기가 많이 변한 거 같습니다. 기업에서 디자인 졸업생 선발할 때 실력 위주라고 합니다. 작가 중 잘나가는 분들 보면 서울대 홍대 출신 아닌 분들도 많아요. 뭐, 작가가 학벌이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만은...^^;;
 

회화 중에 정물화가 있다. , 화병, 주전자, , 과일 등을 그린 그림. 세잔의 사과 그림은 너무도 유명하다. 정물화로 유명세를 떨치기는 좀처럼 힘든데 말이다. 우리나라에서는 구자승 화백이 정물화로 인기가 많고 유명하다.

 

근데 정물화는 왜 그리는 걸까? 초현실주의나 다다이즘에서 보았을 때 정물화는 현대적이지 않은 주제다. 개인적으로도 궁금했다. 화가들은 도대체 정물화를 왜 그리는 걸까?

 

공부를 좀 해 보니, 사물과 공간에 대한 기본기를 익히기에 정물화 만한 주제도 없었다. 사물과 사물의 관계 뿐만 아니라 그걸 보는 화가의 관계도 잘 드러내 주기에. 작가에 따라서 사물을 대하는 방식이 천차만별이고.

 

구성이나 구도를 잡는 것 또한 작가의 능력이라 이런 걸 보는 재미도 솔솔하다. 여기에 작가의 화풍과 개성이 더해지면 정물화라도 엄청난 매력을 뽑낼 수 있다. 세잔의 사과 그림처럼 말이다.

 

최근에 정물화의 매력에 빠져 몇 자 적어 본다. 정물화는 화가에 따라 진짜 천차만별이다. 단순하기에 화가의 개성을 가장 잘 볼 수 있는 장르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다. 좋은 작품을 감상하면 기분이 매우 좋다.

 

정물화는 회화 중에서 매우 정적인 화면이라 다소 심심할 수 있지만 화가만의 특색이 잘 드러난 작품을 보면 감동도 느낄 수 있는 장르다. 최근에 발견한 나만의 느낌이다. ㅎㅎ

 

개인적으로 도상봉 작가의 그림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화풍 변화도 없었고 그림 자체가 좀 밋밋하고 작가의 서사가 없어 그냥 그랬다. 헌데 정물화를 보면서 생각이 달라졌다.

 

도상봉은 일생을 두고 지속적으로 풍경화나 정물화를 그렸다. 도자기에 일가견이 있어서 그런지 도자기 그림도 많이 남겼다. 특히 백자에 꽂힌 꽃 그림을 많이 그렸는데, 처음엔 잘 그린 그림으로만 생각했다. 정물화를 쭉 감상하다 보니 도상봉만의 개성이 보였다. 다른 어떤 화가도 도상봉처럼 그리지 않았다.




회화에서 정물은 극히 제한된 사물의 배치이다. 하지만 요구되는 바가 적지 않다. 그것이 회화라면 언제나 짜임새 있는 구도를 염두에 두어야 한다. 위에서도 언급했지만 회화에서 구도와 구성이 가장 극명하게 요구되는 주제다.

 

이는 화면의 밀도에서 드러난다. 좋은 정물화는 안정적인 구도에서 사물의 밀도를 보여줘야 한다. 그래야 대상들 간의 관계가 드러나며 일상적인 사물을 새롭게 인식할 수 있게 된다.

 

헌데 도상봉의 정물화에는 이런 밀도감을 느낄 수 없다. 짜임새 있는 구도도 없다. 대신 그 자리를 공간의 균질함이 차지하고 있다. 도상봉의 정물화를 보면 한결같다. 부드러운 파스텔 색조가 부드럽게 퍼져가는 느낌이 강하다.

 

<국화>에서 보듯이 국화가 꽂혀 있는 화병이 불안정하게 크다. 저런 식으로 구도를 잡는 작가는 거의 없다. 헌데 도상봉은 저런 구도로 많은 정물화를 남겼다. 매우 특이해서 오래 보고 있으면 마음이 가라앉는 느낌이 든다.

 

그래서 그런 걸까. 평론가 오광수는 <21인의 한국 현대미술가를 찾아서>(시공사, 2003)에서 도상봉의 정물화를 다음과 같이 평했다. “만년의 화면들이 짙은 관조의 세계로 돋보이는 것은 고른 숨결처럼 잔잔하게 덮어가는 색조와 안으로 스며드는 듯한 부드러운 톤의 다독거려진 터치와 색조의 포화 때문이다.”

 

오광수는 도상봉의 정물화 기법을 포만의 효과라고 명명했다. 이를 통해 도상봉은 관조의 세계를 성취했다는데, 이는 잘 모르겠고 어쨌든 대상을 기이하게 강조했지만 부드럽고 풍만한 색조의 퍼짐을 통해 대상을 다시 볼 수 있게 했다는 점에서 보면 확실히 그만의 개성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이라 하겠다.

 

도상봉의 <국화>는 구자승의 정물화와는 또 다른 면을 보여 주기에 좋았지만 변월룡의 작품을 보면서 정물화의 경지를 새롭게 느껴볼 수 있었다. 남한에서는 잊힌, 북한에서는 제거된 화가.

 

페테르부르크 출신의 이 고려인 화가 작품을 보면서 나는 단순한 정물화가 얼마나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지 체험할 수 있었다. 그림 한 점만으로도 그가 얼마나 대가인지 단박에 알 수 있었다.

 



과천 국립현대미술관에 걸려 있는 <진달래>를 보고 그 자리를 뜨지 못했다. 어떻게 이런 과감한 구도를 택해서 정물화를 그렸는지. 전체를 덮고 있는 화사한 진달래 꽃은 봄의 계절감을 만끽하게 한다.

 

옆 쪽 문지방으로 보여지는 먼 산의 풍경과 떨어져 있는 진달래 잎은 원경과 근경의 조화를 통해 '풍경적 정물'이라는 모습을 보여준다. 방에 떨어져 있는 나무 숟가락(파이프?)과 흩어진 꽃들, 낮은 위치에 있는 화병 등 산만하고 무질서해 보이지만 가운데 있는 흐드러진 진달래로 인해 화면은 정돈된다.

 

밀도감 보다는 대상들의 관계를 통해 '자연의 시간'을 느끼게 하는 작가의 능력은 혀를 내두르게 한다. 구도의 자연스러움은 대상의 단조로움을 극복하고 공간을 새롭게 창출한다.

 

하나의 화면에서 공간과 시간 그리고 오후의 상실감을 동시에 느끼게 하는 작품이라니!. 정물화를 이렇게도 표현할 수 있다는 사실에서, 변월룡이라는 작가의 작품이 더 궁금해진다. 내가 본 정물화 중 가장 빼어난 작품이 아닐까 한다.

 

밋밋하고 식상하다고 생각했던 정물화. 구자승 화백의 정물화가 규범이라고 생각했던 내게 도상봉과 변월룡의 정물화는 새로운 지평을 열어주었다. 또 어떤 정물화가 내게 큰 감동을 줄지 다른 작가의 정물화를 찾아 나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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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26-02-25 14:2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도상봉 화가의 그림 좋아하는데…^^
오광수 평론가의 평에 공감해요.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yamoo 2026-03-09 11:19   좋아요 0 | URL
도상봉 화가의 작품들을 보면 60년대 활동했던 화가들에 비해 임팩트 있는 그림이 없다고 생각했고, 지금도 이 생각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김환기, 박고석, 손상기, 장우성, 유영국 등과 비교하면 그렇습니다. 그럼에도 자기 색을 끝까지 밀고나간 그 지속성은 대단하다는 생각입니다.

감사합니다! 엣지나인님~~^^

stella.K 2026-02-25 19:5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아까 스맛폰으로 볼 때와 노트북에서 볼 때랑 좀 다르네요.
저는 노트북에서 보면 화면이 커서 더 좋을 줄 알았거든요.
소박하고 정감있어 보이는데요? 60년대 그림을 보는 것 같습니다. ㅎㅎ
요즘도 그림 그리시죠?^^

yamoo 2026-02-26 09:32   좋아요 1 | URL
대체로 도상봉의 대표작들은 60넌대 그렸기 때문이에요..ㅎㅎ
근데 당시 정물화를 그린 대부분의 작가들은 도상봉처럼 대상을 캔버스 꽉차게 그리지 않았어요. 비례를 해치는 구도인데...도상봉은 죄다 저런 그림을 지속적으로 그렸다는...^^;;

요즘도 그려요~~ㅎ 올해 역시 개인전이 잡혀 있기에..^^;;

Forgettable. 2026-02-25 21:3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얼마 전 과천 국현미에 갔다가 본 것 같은 그림이군요. 기억을 되살려보니 진짜 이렇게도 한국의 아름다움을 잘 표현해 놨다니 하며 감탄했는데요. 이 글을 읽고 보니 오히려 이국의
시선이 담겨 있기에 더더욱 한국의 미를 잘 드러난 작품이 아닌가 싶네요..

yamoo 2026-02-26 09:36   좋아요 0 | URL
변월룡의 많은 작품들을 보고 싶은데....이미 회고전은 지났고...앞으로 다시 기획될 전시를 기다릴 수밖에 없어 아쉽네요. 모스크바 미술관에 남아 있는 변월룡의 그림도 무척 궁금합니다. 검색하면 몇 점의 이미지가 뜨는데...그걸 보면 변월룡의라는 작가가 얼마나 대단한지 놀랍니다. 변월룡을 발굴한 미술사가에게 상을 줘야 할 듯싶어요~~ㅎㅎ

페넬로페 2026-02-27 14:3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진달래 정물화 넘 좋아요.
봄의 기운이 넘쳐 캡쳐해 제 카톡 프사에 넣었어요 ㅎㅎ
그림을 너무 못 그리는 저는 학교 다닐 때 정말 정물화 그리기가 싫더라고요.

yamoo 2026-02-28 10:51   좋아요 1 | URL
저 진달래 그림...정물화 중에서 제 원탑인 그림이 됐습니다..^^

저두 학창시절 그림을 너무 못 그려 잘 그리는 학우들 되게 부러워 했고, 그림을 못그려 미술시간을 너무 싫어했습니다. 특히 정물화 그리기...아그리파 그리는데 종이 찢어버린 게 몇장인지 셀 수도 없어요..ㅎㅎ
 

"그림은 취미로 그리나요?"

 

처음 나가는 모임이나 기존 모임의 새로운 사람을 만나 인사를 나눌 때 나는 꼭 내 본업을 말하지 않고 작가라고 소개한다. , 예전부터 숱하게 듣던 물음, “혹시 예술하세요?”라는 물음에 대해 미리 대비해서 그냥 작가라고 소개한다.

 

그러면 8할 정도의 사람들은 전업 작가시냐고 묻는다. 그래서 본업은 따로 있는 직장인이라고 하면, 뒤따라오는 물음, “그러면 그림은 취미로 그리세요?”

 

(아비투스, 캔버스에 콜라주, 10F, 2025)


요새 내 소개를 작가라고 하면 숱하게 묻는 물음이다. 뭔가 내 직업을 소개했을 때 이렇게 구체적으로 관심을 표명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게 신기하다. 전에 뭘 한다고 하면 그러냐고 후속질문 따위는 없었는데 말이다.

 

, 다 이해한다. 취미로 그림을 그리는 사람들이 정말 의외로 많다는 사실을 취미 미술학원 다니면서 눈으로 봤으니까. 정말 많았다. 취미로 그림을 그리는 사람들이. 그리고 다 잘 그렸다. 미술대학을 나온 사람들처럼 잘 그렸으니까. 개중에는 정말 미대 나온 전력이 있는 사람도 있었다.

 

그렇다면 취미로 그림을 그리는 것과 전업 작가(프로 작가)와의 차이는 무엇일까? 취미로 그림을 그리는 사람들 중에는 화력이 10년을 훌쩍 넘는 사람들이 쌔고 쌨다. 그렇다고 해서 취미미술 화력 10년이 넘은 사람들을 보고 전문 작가라고 하지 않는다. 그 취미 경력자도 자신을 아마추어라고 인식하고 있으니까.

 

아마추어 작가와 프로작가의 차이. 이건 정말 내가 아마추어 작가에 머물기 싫어서 많이도 생각해 봤던 주제다. 하지원이나 구혜선의 그림을 보고 그렇게도 논란이 많았던 것이 이 주제와 닿아있어서다.

 

내 그림이 하지원이나 구혜선의 작품 취급(평론가들 공히 레퍼런스만 있다는 거)을 받는 것이 싫었다. 그럴려면 자신만의 독창적인 조형 언어가 있어야 한다. 그게 프로와 아마추어 작가를 구별하는 시금석이고, 나는 적어도 그렇게 생각하는 부류다.

 

자신만의 조형 언어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은 일종의 논문 쓰기가 비슷하다. 레퍼런스(참조)를 넘어서는 자신만의 색깔이 그림에 드러나야 하는 게 일차적인 조건. 그리고 다음이 주제와 대상을 선택해서 형상을 그리는 능력. 이게 되면 자신만의 조형 언어를 갖게 된다.

 

자신만의 조형 언어를 갖고 작품을 발표하는 게 소위 전업 작가(또는 프로 작가)라 할 수 있다. 이렇게 활동하는 작가들의 그림이 모두 좋은 것은 아니다. 잘 그린 그림들은 넘쳐나지만 좋은 그림은 많지 않다.

 

그렇다면 잘 그린 그림과 좋은 그림의 차이는 무엇일까? 나는 이 차이를 시대성두고 있다. 즉 그림이 당대의 시대성을 담을 수 있느냐다. 그림을 무척 잘 그리는 작가도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는 그림을 그린다. 추상화든 구상화든 자신의 감정을 캔버스에 담는 작가들이 무척 많다.

 

형상은 다 좋다. 스킬도 좋고 정말 잘 그리는 작가들이 넘쳐난다. (인사동이나 강남의 그 많은 갤러리에 가보라!) 그런데 뚜렷한 주제 구현 없이 자기 감정을 주로 드러내는 그림을 그리는 작가들이 많다. 시대성 보다는 자신의 감정이 주를 이룬다. 물론 자신의 감정을 화폭에 담는 능력도 아무나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하지만 시대성 보다는 자기 감정을 캔버스에 소모하는 것은 자기 얘기를 주야장천 하는 소설 작품과 다르지 않다. 자신의 감정을 시대성에 어떻게 승화시키느냐가 중요한데, 이를 해내는 작가들이 드물다. 그래서 좋은 그림을 찾기가 어려운 것

 

주제를 구현하는 방식도 그렇다. 형상만 멋진 작가들이 넘쳐난다. 이걸 왜 그렸냐고 물으면 순간의 내 감정을 놓치고 싶지 않아서라고 답하는 작가들이 무척 많다. 프로 작가는 자신의 조형 언어로 주제를 구현하는 예술가다.

 

철학자가 자신의 철학적 주제를 글로 표현하듯이, 화가는 자신의 주제를 조형 언어로 표현하는 거다. 미술대학을 나오지 않은 나같은 사람조차 이해하는데, 우리나라 미술대학을 나온 사람들 중 상당수가 이런 식으로 작품활동을 하지 않는다. 대개 자심의 감정이 최우선이다.

 

나는 자신의 감정만을 표현하는 작가들을 프로 작가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 형상과 기법이 아무리 훌륭하다고 할지라도 그렇다. 자신의 생각을 주제에 맞게 형상을 창조하고 시대성을 담으려고 노력하는 작가야말로 진정한 프로 작가라고 생각한다.

 

이건 미술대학을 나왔냐, 전업으로 그림을 그리느냐 하고는 다른 차원의 문제다. 이건 예술 활동의 본질에 관한 것이다. 취미로 그림을 그리는 사람일지라도 이런 방식으로 그림을 그린다면 그는 취미로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 아니라 프로 작가다. 이건 전업(專業)의 문제가 아닌 것이다. ()


하지원이나 구혜선의 그림을 나는 폄하하지 않는다. 다만 그들이 자신의 조형언어로 주제를 구현하여 시대성을 담는 창작 활동은 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은 그들의 설명으로부터 충분히 인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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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nsient-guest 2025-06-12 05: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결국 전업이라면 단순히 잘 하는 걸 떠나서 자기만의 무엇인가가 있어야 한다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노래 잘하는 사람은 많지만 자기 노래를 하는 사람은 그보다 훨씬 적은 그런 취지로 이해했어요. 이렇게 계속 그리다 보면 전업으로 넘어가는 것도 가능하지 않을까요??? yamoo님의 화풍, 그리고 담고 싶은 걸 담고, 그걸 타인이 보고 느낄 수 있는 그런 단계라면요..ㅎ

yamoo 2025-06-12 18:28   좋아요 1 | URL
적절한 비유입니다! 자기 노래를 하는 사람은 많지 않죠.
우리나라에서 전업 작가의 연봉이 천만원이 안됩니다. 그림이 팔리지 않아요. 아무리 좋은 그림이라도 30년 화력의 출중한 화가라도 그림은 팔리지 않아요. 우리나라에서 그림을 구입하는 층을 생각하면 답이 나옵니다. 전업작가에 들어서는 순간 버터지 못해요. 팔리는 그림은 있지만 영속성을 담보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직업이 있으면서 작업을 하는 게 최선이에요. 전업으로 하지 않아도 작품활동은 할 수 있으니까요..^^

transient-guest 2025-06-13 00:24   좋아요 1 | URL
밥벌이는 다른 일로 하셔도 이렇게 artist로 계속 가시면서 고민하시고 고찰하여 그림으로 표현하고...활동하신다면 이미 전업작가가 아닌가 생각합니다.ㅎㅎ 어떤 경우 취미와 직업 = 돈이 되고 안되고 혹은 밥벌이를 하느냐로 구분하기도 하는 것 같지만 그게 늘 맞는 방식은 아니라고 봅니다. ㅎㅎ

감은빛 2025-06-18 18:2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야무 작가님. 멋집니다.

제가 장발에 수염을 기르고 있어서 어디 가면 다들 예술 하시냐고 묻습니다.
들을 때마다 예술이란 것을 할 수 있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그림을 그리는 작가도 그림으로 먹고 살기는 어렵군요.
글 쓰는 작가도 마찬가지죠. 글만 써서 먹고 사는 작가는 정말 소수입니다.
저도 언젠가는 작가라고 당당하게 말하고 다닐 수 있는 날이 오면 좋겠습니다.

yamoo 2025-06-20 09:49   좋아요 0 | URL
오~~ 감은빛 님 장발이시군요! 그 나이대에 장발이면 다 예술하는 사람일 줄 알겁니다..ㅎㅎ 저도 머리가 길어 자를 시점이 되면 다들 예술하냐고 여전히 그럽니다..ㅎㅎ

네, 각종 상이란 상은 모조리 휩쓴 화가라도 그림이 반짝 팔릴 수는 있지만 그런 그림 자체는 비싸기에 거의 사는 사람이 없어요. 우리나라 컬렉터 하는 사람들이 2천명도 안됩니다. 재력가들이라도 그림이 좋아 1점에 몇 천만원 짜리 그림을 사는 사람이 없기에 엄청난 그림을 그리는 작가도 빛을 못보죠.

글은 그래도 향유하는 사람들이 많고 접근성이 그림보단 쉬워서 일단 발굴된 작가 책이 나오면 마케팅 열심히 하면 어느 정도 책 판매는 됩니다. 미술판 보다는 훨씬 나아요..ㅎㅎ

창작하고 발표하면 그것이 뭣이 됐든 작가라고 할 수 있어요..^^

페크pek0501 2025-06-20 12:0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림에서 중요한 건 시대성, 이군요. 글도 마찬가지일 듯합니다. 요즘 작가들의 소설이나 에세이를 읽는 이유는 시대성을 보기 위함이죠. 또 한 가지 중요한 게 있다면 인간의 본질, 이라고 봅니다. 판타지 소설에서도 인간의 본질을 담아내는 것을 보면 감탄하지 않을 수 없죠.^^

yamoo 2025-06-20 14:22   좋아요 0 | URL
음....인간의 가치 아닐까욤? 그니까...저같이 비트겐슈타인의 철학을 지지하는 입장에서는 본질이란 없다고 보기에 인간의 가치가 적절할 듯싶은데...
본질주의자 입장에서는 페크님처럼 말씀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림 역시 본질을 추구합니다. 그래서 저같은 경우 모더니즘과 결코 타협할 수 없더군요. 모더니즘에 선험적인 거부감이 들었던 이유가 있었던 거..^^;;

하나의책장 2025-06-21 03:1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작가님, 예술가셨군요☺️
사실 배경이 예쁘다는 소리만 많이 들었지 백드롭 페인팅에 대해서 질문받아본 건 처음이었거든요.
제가 색 입히는 것을 좋아해 처음에는 드로잉북을 활용하다 백드롭 페인팅을 취미로 삼게 되었어요.
미술(예술) 부분은 깊게 생각해보진 않았었는데, 어느 분야든 고충은 있겠지만 그림의 경우 체감되는 깊이감이 남다를 것 같습니다.

yamoo 2025-06-23 06:53   좋아요 0 | URL
음...책을 전문적으로 사진찍기 위한 배경을 마련해 두었다는 것이 놀랍습니다!
책 사진 배경을 위해 백드롭 페인팅을...생각도 못해봤습니다!! 정말 깜놀입니다~^^

그림에 대한 체감되는 깊이감이라...그림을 그리기 전에 봤던 거와 그린 후에 봤던 거는 좀 다른 거 같아요. 좀 더 가까이 가서 어떤 기법으로, 어떤 구성으로 그렸는지에 좀더 방점이 찍힙니다..ㅎㅎ

백드롭 페인팅은 정말 좋은 취미인듯합니다~백드롭해서 배경 인테리어 하는 분들은 꽤 봤지만 그걸 책 사진 배경 찍기 위해 활용하는 분은 처음 봐서 너무 신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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