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 읽기 시작했는데 '한국어 번역판 저자 머리말' 두째 쪽에서 머뭇, 하게 되었다. 


9쪽, 마지막 문단 셋째 줄 


"이 책이 나온 이래 가장 최신의 흥미로운 페미니즘 이론은 신물질주의 페미니즘(new materialist feminism)이다. [...] 스테이시 알라이모와 수잔 헤크만은 그들이 편집한 책 <물질적 페미니즘 Material Feminisms>의 서문에서 페미니즘은 물질의 중요성을 강조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다른 책에서 '신유물론적 페미니즘'이라는 표현을 읽었는데 이 책에서 '신물질주의'라고 번역한 이유가 무엇일까 궁금하다. 아시는 분 계시면 댓글로 알려주세요. 


****

추가: 읽다보니 <페미니즘 이론과 비평> 3장에는 '유물론'이라 나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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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3-01-12 22: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는 바 없어요. 하지만 그냥 저 영어단어 머티리얼을 그냥 단어 그대로 직역한게 아닌가싶은데요. ㅎㅎ

유부만두 2023-01-12 22:16   좋아요 0 | URL
이상해서요;;; 이미 신유물론적 페미니즘으로 쓰는 용어를 왜 굳이 다르게 번역했을까요?

건수하 2023-01-13 08:46   좋아요 0 | URL
저도 바람돌이님 처럼 생각... 번역자에 따라 의견이 좀 갈리는 걸까요?

scott 2023-01-12 22:3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신물질주의 페미니즘(new materialist feminism)은 질 들뢰즈가 처음 제시 했고 여전히 논쟁 중이지만 포스트 모더니즘에서 이 용어를 최근에서야 쓰고 있습니다

유부만두 2023-01-12 23:25   좋아요 1 | URL
우리말 번역에서 “신유물론적 페미니즘” 대신 “신물질주의 페미니즘”은 처음 봐서요.

책읽는나무 2023-01-12 23:0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그래요?
전 신물질주의도 페미니즘 분류 용어 중 하나인 줄 알고 그냥 읽었어요.😅

scott 2023-01-12 23:02   좋아요 0 | URL
👍👍👍

책읽는나무 2023-01-12 23:21   좋아요 1 | URL
전 몰라서 그냥 그런가보다~ 했었던?? 긁적긁적!!!

단발머리 2023-01-13 10:3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답글 달고 싶네요. 그러나............... (아는 게 없어서리) 고구마 삶으러 갑니다.

유부만두 2023-01-13 11:33   좋아요 1 | URL
아는 게 없어서 저도 고구마 먹다가 질문 글 올렸어요.
 

고구마 찌면서 고구마 책을 연달아 읽었다. 다양한 모양과 크기의 고구마들 이름이 의미심장하다. 다들 고구마의 뛰어난 소화제 효력을 강조하며 대단한 방귀를 노래한다. 과연??

고구마 책들이 재밌구마! 고구마 맛있구유. 작가 이름이 글씨, 사이다유! 두 책이 함께 셋뜨유. 같이 고구마 먹으면서 읽으면 재미가 (냄시도) 곱절이유. 아주 어린 아가들이랑 같이 읽으면 꺄르르 넘어갈꺼구마! 우리집 고등학생도 좋아했슈. (난 호박고구마 보다 밤고구마가 좋아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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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23-01-12 21: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밤고구마로 예상됩니다. 김치랑 먹으면 너무 맛있겠네요.
저도 내일 점심은 고구마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유부만두 2023-01-12 21:48   좋아요 1 | URL
밤고구마 맞아요! 반은 두유랑, 반은 물김치랑 먹었어요. 집에 사이다가 없어서요. 이제 내일은 온식구들이 붕붕거릴 각오를 하고 있습니다. ㅋㅋㅋ

바람돌이 2023-01-12 22:2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밤고구마파!! ^^

유부만두 2023-01-13 08:23   좋아요 0 | URL
적당히 퍽퍽하고 적당히 물렁한 밤고구마!

페넬로페 2023-01-12 22: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감자보다 고구마 좋아합니다.
저는 호박고구마파예요.
낼 점심엔 고구마 쪄야겠어요^^

유부만두 2023-01-13 08:24   좋아요 1 | URL
호박고구마도 은근 매력있죠. (그래도 밤고구마 포기 못함요) ^^
 

<흑뢰성>의 단호한 장군 무라시게는 여러 곳에서 겁장이 도망자로 그려졌다. 홀홀단신 탈주 후에 무라시게는 "도분(道糞)", 길가의 똥이라고 자신을 칭했다. <효게모노>의 그림은 더 잔인하게 다기를 짊어지고 지하 땅굴로 도망가는 무라시게를 그려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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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78년 늦가을, 파죽지세로 전국을 평정 중인  오다 노부나가에 대항해 지금의 오사카 근처의 아리오카성에서 아라키 무라시게가 반역을 일으킨다. 하지만 동맹을  약속했던 인근 성들의 성주들은 하나둘 오다측에 투항한다. 무라시게는 오다 측의 전령으로 온 구로다 칸베에를  죽이거나 돌려보내는 대신 지하 감옥에 가두어버린다.


그 겨울, , 여름, 가을, 한 해에 걸치도록 믿었던 반-오다 쪽 모리의 원군은 오지 않고 전세는 불안하다. 성에 모인 다양한 무사들의 소속 부대들  사이에는 갈등이 생기고 무라시게 자신도 리더십에 위험을 느낀다. 매 계절 하나씩 생기는 살인 사건과 괴이한  일이 마치 부처님의 징벌이라도 되는듯 성 안에는 소문이 돈다. 무라시게는 지하 감옥의 칸베에와 독대를 통해  해결의 실마리를 얻고 범인을 찾아낸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성 안의 기강은 흔들리기만 하며 잡히지 않는다.  그런 무라시게에게 위안이라면 폭력적인 오다에 대항한다는 명분, 다도(茶道)에서 얻는 평온함, 그리고 아름답고 불심이 깊은  처 지요호의 응원이다. 그것이 응원이었나?  


이미 역사와 다른 여러 창작물을 통해 무라시게는 시간과 군력을 낭비하고 개인적인 덕질(차기 모으기)에 빠져 패배하고 혼자 도망친 무능하고 비겁한 무사의 대명사가 되어버렸다. <흑뢰성> 소설 전체도 어찌 보면 그 오명을 빌드-업하는 과정이라 할 수 있다. 칸베에의 지략이 도왔지만 결국 자기 손으로 망쳐버린 무라시게  자신의 명예. 하지만 작가는 처음부터 끝까지 매우 호의적으로 억울한’  무라시게의 얼굴에서 똥칠을 닦아준다. 문장은 간결하고 비장해서 지요호가 나오는 장면은  패왕별희를 연상시키기도 하지만 바꿀 수 없는 역사에 무라시게는 항우가 되지 못하며 명석한 칸베에(또 다른  다도인)은 임진왜란의 악역일 뿐이다.  


서장은 칸베에 등장과 하옥으로 아리오카성의 상황을, 네 개의 장은 계절별로  벌어지는 사건과 해결, 마지막 가을과 종장은 아리오카성의 함락 과정과 칸베에의 이후 이야기다. 소설 중반쯤 가면 조금 지루해 지는데 그쯤 책을 덮고 영화 <한산>을 보았다. 초반에 칸베에 역의 윤제문 배우가 히데요시의 사자로 나와 일장 와키자카 야스하루(변요한 분)에게 전쟁을 독려한다. 아리오카성 지하 감옥 시절에 다친 다리는 비단 옷에 가려 보이지 않고 얼굴엔 세월과 지방이 많이 쌓여있었다.

"자네의 책략을 따르면 나는 천년이 지나도록 천하에 악명을 남기겠지. 자네는 내 목을 치는 대신 내 이름을 치려 했나." - P489

"나는 ‘도라사루‘가 아깝다. 천만 병사에게 목숨을 걸라고 명령해 온 내가, 내 물건은 차항아리 하나가 이토록 아쉽구나." - P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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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삭매냐 2023-01-12 10:2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모모야마 시대 이야기는 막부
말기 시대와 더불어 난세로
이웃나라에서 가장 좋아하는
시기인가 보네요.

그 시절에 대한 서사가 끊이지
않는 걸 보면 말이죠.

칸베에는 히데요시의 모사
구로다 칸베에인지 궁금하네요.

유부만두 2023-01-12 10:30   좋아요 1 | URL
네 맞아요. 바로 그 칸베에 입니다.
전국시대는 이야기의 화수분이죠. 새해에 nhk에서 또 드라마 나왔어요. <どうする家康>, 도쿠가와 대신 도우스루(어쩌지) 이에야스;;; 코믹을 섞겠지만 처자를 죽일 수 밖에 없겠죠.
 

이번만은 다에코와 두 자매의 감정이 소원해지지나 않을까, 특히 유키코와의 사이가 어떻게 될 것인가 하고 내심 걱정하고 있었다. 어느 날 저녁 집에 돌아온 데이노스케는 사치코가 보이지 않았으므로 찾아볼 생각으로 욕실 앞 다다미 여섯 첩 크기 방의 장지문을 열었다. 유키코가 툇마루에 무릎을 꿇고 앉아 있고 다에코가 발톱을 깎아 주고 있었다. 

"언니는?" 

"언닌 구와야마 씨 댁에 갔어요. 아마 곧 올 거예요."

다에코가 이렇게 말하는 사이에 유키코는 발등을 살며시 옷자락 안으로 감추며 앉음새를 바로 했다. 데이노스케는 여기저기에 흩어져서 반짝반짝 빛나는 발톱을 다에코가 무릎을 꿓고 하나하나 손바닥에 주워 담는 모습을 흘깃 보고는 곧 문을 닫았다. 그 한순간 자매의 아름다운 정경이 오랫동안 인상에 남았다. 그리고 이 자매들은 의견의 차이는 있을망정 사이가 틀어지는 일은 좀처럼 없다는 것을 새삼 알게 된 것 같았다. 




둘째 사위는 어느 날 저녁 두 처제들을 보며 자매들의 우애를 생각한다. 이 소설의 평범하고도 매우 내밀한 장면을 영화판 <세설 The Makioka Sisters, 1983>에서는 노골적인 성애 장면으로 만들어 놓았다. 둘째 사위 데이노스케는 영화 초반부터 아름다운 유키코가 음식을 먹는 장면을, 그녀의 입을 (클로즈업) 홀린듯 쳐다보고, 중반부엔 유키코의 옷입는 것을 도와주다 포옹한다. (그걸 부인이 목격하지만 결국 오해(??)라며 나중에 화해함) 하지만 맹하달까, 무심한 유키코의 표정은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 아름다움의 정수인 유키코가 결혼을 하자 '눈'이 내리는 창밖을 바라보며 데이노스케는 눈물바람으로 혼술을 한다. 영화판 <세설>은 1930년대가 아닌 1980년대 쇼와 시기의 화려하고 무거운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안볼걸 그랬지) 

자매들이 서로 발톱을 깎아준다거나 발톱에 매니큐어를 발라주는 것은 친밀감의 표시이다. <바닷마을 다이어리>에서 일본의 또다른 네 자매 (막내는 아버지의 불륜/두번째 부인에게서 태어남)도 언니가 막내의 발톱 정리를 해주며 어릴적 추억을 나눈다. 이 장면에서 막내가 언니들과 드디어 스스럼 없는 사이가 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농염한 영화 <세설>의 발 장면 때문에 이 장면이 오염된 기분 마저 든다. 



그나저나 나는 왜 변태같이 '발'과 '발톱'에 집착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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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나무 2023-01-11 14:3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주로 손과 손톱에 집착하곤 하는데 만두님은 발과 발톱에??ㅋㅋㅋ
저는 손이 못나서 집착하거든요.
혹시 만두님도??^^

유부만두 2023-01-11 18:32   좋아요 2 | URL
ㅎㅎㅎ 평소엔 아닌데 이 소설 읽으면서 ˝반짝반짝 빛나는 발톱˝ (ㅂ ㅂ ㅂ 두운법)에 꽃혀서 연결되는 발톹 이야기를 하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