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레멘 음악대가 밴드 브레멘으로 돌아왔다. 시대와 장소가 바뀌었지만 여전히 버림받고 고통 받아서 인간에게 적대감을 가진 동물들. 실험실에서 그 고통을 당하고 눈까지 멀었지만 인간에 대한 애정으로 갈등하는 강아지는 안타깝지 그지없다. 말, 닭, 개, 고양이는 '우리도 브레멘 음악대 처럼' 하자, 며 힘을 합치기로 하고 인간들이 모인것을 보고 겁을 주려고 하지만...아, 이 인간들은 너무 친절하고 그들의 정체를 알아봐준다. 그들도 밴드를 하고, 세상에 '루저'들의 목소리를 내지르고 있었거든. 이들 인간과 동물은 힘을 합치고, 목소리와 몸짓을 합쳐 밴드를 키운다. 해피 엔딩! 쓸모 없는 것들이 자신들의 목소리를 낸다. 우린 괜찮다고, 참견과 동정 따윈 치우라고, 우린 계속 꿈꾸고 잘 살아갈거니까 애정과 진심으로 바라만 보라고. ....

 

급 화해일까. 아니면 동물들끼리는 소리를 내기 힘들테니 인간이 필요하다는 걸까. 재미있는 그림과 셀프 홍보 (유설화 작가의 작품들 '슈퍼 거북' 과 '으리으리한 개집' 이 언급된다)가 귀엽기도 하지만 이야기 초반의 비판정신이 사라지고 급한 협동 모드로 바뀌어서 당황했다. 인간은 적...아니었어? 밴드의 인간들도 사연이 있었겠지만...그래도 발단/전재/위기/절정/결말...에서 절정이 쏙 빠지니 어째 이야기 책을 읽고도 속은 기분이 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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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래가 바다 위로 뛰어오르는 이유. 심오한 비유일 책 제목이 책 내용과 인물로는 잘 설명되지 않는다. 나만 못 알아먹은건가.

 

생생한 인물과 박진감 넘치는 자전거 추격전으로 시작부터 흥미진진했다. 과하게 친절한 설명 대신 암시를 하거나 필요한 설정들을 미리 뿌려 놓기도 한다. 복선. 아이들은 선악의 분리 대신 다양한 모습으로 그려진다. 그러나 세련된 것 처럼 보였던 이야기는 중반부터 늘어지면서 여기 저기 깔린 의미들을 연결시키기에 버겁다. 주변 인물들은 어쩐지 의도적이고 자전거는 진즉에 사라졌다. 학교의 주먹왕, 갑작스런 사건과 떠나버린 친구, 이민 간 자식들을 감싸는 이발소 노인, 서점에 대한 고집을 부리는 책방 노인, 가족과 친구 사이의 선을 긋는 사람들, 천연덕스레 남학생을 좇아다니는 말괄량이 옆집 여학생, 강원도, 바다, 지하실, 말많아 사고와 설명을 도맡아 하는 아이,.... 익숙한 설정에 익숙한 갈등과 관계들이 보인다. 하지만 유치한 어린이 활극으로 빠지지 않으려 안간힘을 쓴다. 마지막엔 처연히 날아가는 나비와...아, 맞다, 고래.

 

연재되었던 소설일까, 각 챕터들은 그 안에서는 긴장을 불러오기도하지만 전체를 끌고가는 힘은 보이지 않는다. 화자 원섭과 푸름이 사이의 문제, 각자가 달리 바라보는 우정은 무엇이었을까. 진정성이 있으니 표현이 서툴러도 이해하시라...는 말은 아무것도 해결해 주지 못하는데. 가족들 사이의 끈끈함 혹은 지겨움을 희화하지 않고, 엄마들 모습이 억척스런 빠마에 학원 타령, 혹은 쇼핑 타령이 아니고 덤덤해서 괜찮았지만 그만큼 '가족' 대신'친구' 관계를 더 들여다 보는 것 같다. 자신이 보여주고 싶은 모습으로 만드는 관계. 선택적으로 잊거나 잊힐 수 있는 관계. 어느정도 거리와 예의가 필요한 관계. 그러다가 ... 오래된 친구 관계에 금메달을 걸어주며 결말은 뻔하게 정리된다. 노인들은 다른 자리로 떠났고 원섭의 형 한섭은 여전히 싸늘하게 존재감이 없고, 아이들은 얼렁뚱땅 화해를 해버렸다. 이리 저리 복잡한 마음의 원섭. 고래가 뛰는 이유는 여전히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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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스포일러. 책을 읽지 않던 가족이 책을 맛있게 즐기게 되었다...는 이야기인데. ‘맛있는 책 요리점’에 이르기까지의 여정이 너무 지루하고 뻔했다. 삼세번의 법칙이라지만 거만하고 어려운 책, 지저분하고 해로운 책은 피해야한다는 전형적 독서지도.

책을 만드는 과정, 요리사들의 협업에 대한 내용과 책요리를 즐기는 과정은 재밌지만 짧아서 (직접 각자의 책을 즐기라는 의도겠지) 아쉽다. 결말로 아빠는 출근길에 재미있게 웃을 수 있는 책을 읽고 엄마는 요리책을 읽으며 가족과 친구를 위해 요리한다;;; 책을 늘 주위에 뒀지만 열어서 한줄한줄 그 맛을 음미하지 않던 사람들이 책맛에 빠지게된다면.....그건 꿈일까. 김유 작가의 전작 ‘내 이름은 구구 스니커즈’처럼 전형적인 인물들, 억지스러운 설정과 과한 비유에 너무 달고 느끼한 맛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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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폭력의 피해자였던 민준이는 전학간 동네에서는 강해지려고 애쓴다. 같은 반 경수가 아이들에게 치이는 걸 보곤 얼른 가해 무리에 끼어든다. 발도 걸고 밀치는데도 별 반응 없는 경수. 민준이와 경수는 택견 수련장에서 만나게 되는데... 택견 사부님은 덩치도 큰 사람이 별로 힘자랑도 안해서 민준이의 성에 차지 않았다. 하지만 진짜 강한 사람은 타인을 괴롭히는 '악당'을 제압할 수 있는 존재. 민준이는 경수에게 사과하고 다른 아이들이 습관처럼 경수를 놀리는 행동에 제동을 걸었다. 강한 사람은 남을 도울 수 있어야 한다. 너무 아름답고 착한 이야기라 자꾸 현실을 돌아보고 마음이 아파진다. 그래도 자꾸 가르치고 되새겨야한다.

 



 

치하루(천번의 봄)아저씨가 나와서 일본 작가의 책인가 싶었는데 프랑스 작가의 글에 일본 아티스트의 그림이다. 동물들에게 책을 읽어주는 친절한 아저씨, (내복만 입고 돌아다니다) 집에 와선 고양이에게 책을 읽어달라 조른다. 집사를 바라보는 쿨한 고양이 표정도 재미있고 글을 가르치는 결말도 신선하다. 때론 다른이가 읽어주는 책 듣는 일도 마음이 포근해지고 좋아.

 

 

책만 읽던 남작이 전쟁에 들고 나간 건 책. 무겁고 두꺼운 책. 전쟁과 평화...가 무기가 된다. 책으로 적을 맞추어 쓰러뜨리는 게 아니라 적군이 읽도록 한다는 게 反轉이라면 反戰. 적군이 밤새 읽고 종전 선언. 다 못읽어서 싸울 시간이 없다고. 아군에겐 2부를, 적군에겐 1부를 떨어뜨려서 서로 대화를 유도하기도 한다니...이건 독서모임이야. 결국 종전이 되었으니 다행이지만 책이라고 다 좋은 평화주의 책만 있는건 아니고.... 어이없지만 '전쟁과 평화'가 나와서 반가웠다. 책 던질 때 뽁뽁이도 택배 박스도 없이 던지만 책이 망가질텐데...안타까운 마음도 들었다.

 

 

가로 세로 방법으로 읽는책.디테일 그림 설명이 줄거리보다 더 많아서 구석구석 살펴보게 된다.고양이와 새들을 불러모으는 아이, 아니 기사. 비를 두려워 하지만 ('마이 리틀 자이언트'의 거인들도 비를 두려워했음). 배를 곯는 이웃, 아니 성의 백성들을 위해 빵을 굽고 초콜릿케익 배달 하느라 자신의 두려움을 극뽁했다. 작은 동물들이 함께 모여서 빵도 굽고 사다리도 함께 만든다. 하하호호 화기애애. 이웃들의 애정 화살, 작은 그 얼굴의 세세한 감정표현도 재미는 있는데...너무 심심하다. 큰 책, 기사, 초콜릿, 빵, 새, 다 나와도 뭔가....재미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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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애와 읽었던 책인데 이번에는 우리말 번역으로 다시 읽었다. 부드러운 번역문과 어린이에 대한 애정이 담긴 섬세한 문장, 세련된 장 전환, 역시 로이스 로이.

 

덴마크, 하면 햄릿만 있는게 아니라 말을 타고 시내를 다니며 직접 국민을 만나는 크리스티앙 국왕도 있고 그를 사랑하는 국민이 있다. 그 국민 중에는 유태인도 있고, 유태인 친구를 챙기고 보살피는 안네마리 가족같은 사람들이 있다. 생명과 정의, 그리고 사랑하는 이들의 안전을 지키기위해 싸우는 사람들도 있다. 그 모든것을 어린이들이 보고 배우며 자란다. 그 이야기가 책이 되고 멀리 떨어진 나라의 아줌마도 아이들과 읽으면서 자기네 나라 역사를 생각한다. 그리고 부끄럽다가 조금은 희망을 가진다.

 

엄마의 고향 어촌 마을에서 유태인들의 탈출 작전을 돕던 중, 중요한 물건이 남아있는 것을 발견한 안네마리. 엄마는 발목을 다쳐서 움직일 수 없고 시간이 없다. 안네마리가 항구까지 숲을 가로질러 바구니를 들고 뛰어가야만 한다. 독일군인들을 만났을 때 '어리숙하게 굴어야' 한다고 엄마가 말했다. 용기있는 안네마리, 어두운 숲, 두려운 마음, 하지만 자신이 구해내는 친구를 생각한다. 독일군인은 늑대 같다. 늑대 만큼 사나운 사냥개를 끌고 다니며 바구니 안의 빵을 멋대로 꺼내 먹고 던진다. 하지만 군인은 빨간 모자, 아니 안네마리의 용기와 정의를 향한 마음을 얕잡아 보았다. 그리고 다행히 빛을 끄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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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yche 2018-05-10 00:3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로이스 로리 좋아! 이 책도 좋지만 역시 The Giver는 최고. 그치?

유부만두 2018-05-10 07:57   좋아요 0 | URL
The Giver는 그야말로 인생책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