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가 맞나요? 이렇게 아픈데? 아무리 파고 들지 않아도 미자씨의 어두운 삶이 보이는데 어떻게 이렇게 해맑은 표지로 (아, 압니다, 표지 색이 은근히 어두워요. 미자...라는 이름에서 언뜻 느껴지는 느낌도 있고 ..어른 이름일텐데 씨라고 붙여 부를 때엔 사연이 있지요) 어린이 표지로 시침 뚝 떼고 있으면 책장을 열면서도 아무런 준비를 할 수 없쟎아요.
그래서
얼마나 놀라고 또 무섭고 또 슬프고 그랬는지 모르겠어요.
미자씨의 사연이랑 성지의 사연이 겹치면서 자꾸 눈물이 났다구요. 아, 왜 이렇게 슬픈 이야기를 어린이 책에 넣으세요..... 아이가 책을 읽으면서 미자씨를 업신여기거나 성지에 대한 연민도 없이 책장을 넘길텐데 ... 그때마다 엄마가 끼어들어서 얘야, 미자씨가 얼마나 얼마나 불쌍한 인생인지 아니? 라고 끼어들 수는 없쟌아요. 그래서도 안돼구요.
그냥 지나버리면 그만일테지만
그런데 뭐라고 할까요. 미자씨는 거기, 저기, 그 자리에서 사람들을 돕고, 민폐도 끼치면서 살텐데. 자꾸 미자씨 상처 받는 일들이 더 생길텐데. 성지는 쑥쑥 자라겠죠. 그리고 그리고 ....
눈을 감아버립니다. 수많은 미자씨와 성지에게. 미안한 마음이 없진 않아요. 어쩔줄 모르겠어요. 인생이 뭐 이런가요. 마흔이 훌쩍 넘어도, 성지와 같은 나이의 늦둥이를 키우면서도 정말 모르겠어요. 고작 책을 읽을밖에요. 고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