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농장' 읽었을 때 서재 친구들이 '1984'는 더하다며 말렸는데 그 말을 들을껄 그랬다. 꾸역 꾸역 읽다가 이걸 필독서 목록에 올려둔 학교 선생님들이 원망스럽고, 차라리 한 살이라도 어릴 때 읽을걸 생각도 들었다. 그래도 끝까지 다 읽고, 아 이럴걸 알았지, 그런데 이 찜찜함은 뭐냐 이 드러븐 기분은. 


설정이 넘치게 많고 (작가 생각에 독자가 잘못 알아먹을까바) 그 설명이 이어진다. 주인공 윈스턴이 일기를 쓰고, '금서'를 읽고, 그가 오브라이언과 대화할 때 특히나. 반복되는 설명이 많아서 지루한데 그건 윈스턴이란 인물의 성격 탓인지도 모른다. 사십대 후반의 그가 이십대 줄리아와 밀회를 가질 때, 그가 어머니에 대해 회한어린 기억을 떠올릴 때는 뻔하게 익숙한 기분도 든다. 줄리아가 열여섯에 처음 만난 상대는 육십대 할아버지, 그는 이 사실이 발각될까 두려워 자살했다고했다는 것도. 윈스턴은 구질구질 감상적이며 자신의 기억과 역사에 대해 고민하는 것 같지만 멍청할 만큼 쉽게 남을 믿는다. 그 문방구 아저씨, 오브라이언, 줄리아 등을 금세 믿을뿐아니라 반역도 방황도 바로 저질러버린다. 그가 오브라이언 앞에서 맹세한 걸 보면 그가 대의를 위해서 형제단에 들어가는 것도 아니다. 그가 하겠다는 폭력, 패륜의 목록은 매우 긴데, 그걸 감당하고 이루려는 목적이 ...?그러는 동안 윈스턴은 옆집 여자, 빨래 너는 여자, 줄리아 등 여자들을 향해서는 품평질도 멈추지 않는다. 


인상적인 장면은 감옥에서 윈스턴이 옆집 남자 파슨스를 만날 때다. 파슨스는 응가를 참지 못하고 바지를 내리고 일을 본다. 윈스턴은 얼굴을 감싸는데 곧바로 텔레스크린에서 "감옥에서는 얼굴을 가리면 안된다!"며 불호령이 떨어진다. 파슨스는 응가 한무더기를 싸지르고 (냄새 포함) 다른 감방으로 옮겨진다. 엉덩이는 까도 되지만 얼굴을 가릴 순 없다.


소설 속 세뇌 과정 이후가 조금 더 다듬어졌더라면, n회차 시술에 대한 디테일 묘사가 있었더라면, 관심법 시전하는 오브라이언이 조금 더 그의 시스템에 대해 이야기했더라면 어땠을까, 생각해봤다. 그래봤자.... 현실이 더 다이내믹 디스토피아인 건 불변. 


책이 지루해서 실망스러웠지만, 야, 나도 1984 완독했다! 외쳐본다. (그런데 피할 수 있으면 피하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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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2-09-04 14:3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안읽은 눈 여기 있습니다. ㅎㅎ

유부만두 2022-09-04 20:40   좋아요 3 | URL
이 책에는 여러 상찬의 말이 많지만 ... 어쩔 수 없이 시대와 작가의 역량에 한계를 지닌 것을 확인했습니다. 그런데 선생님, 선생님은 읽으셨을줄 알았어요. 학생들에겐 숙제 내셨습니까, 혹시? .... (그러지 마세요)

바람돌이 2022-09-04 21:18   좋아요 3 | URL
저도 나름 인기관리라는걸 합니다. 그 관리 중의 하나가 숙제가 뭐야? 그런거 안내줍니다. ㅎㅎ

유부만두 2022-09-04 21:36   좋아요 1 | URL
선생님!!!! 짱이세요!!!!

새파랑 2022-09-04 16:0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지루하셨군요 ㅋ 전 그래도 재미있게 읽었었는데 ㅎㅎ 그 상상력이 놀라웠습니다~!

유부만두 2022-09-04 20:42   좋아요 2 | URL
새파랑님 재미있으셨다니 다행이에요. (괴로운 건 저 하나로 족합니다. ㅜ ㅜ ) 전 주인공도 줄리아도 등장 인물 모두가 너무 작위적으로 느껴졌어요. 새파랑님께 인상적인 이 소설의 장면은 무엇이었을까, 궁금해요.

새파랑 2022-09-04 20:50   좋아요 2 | URL
전 빅브라더가 지켜보고 있는 그 음울한 분위기가 좋았습니다 ㅋ 마지막 부분에 서로 배신하는 부분도 좋았고. 좀 작위적이긴 하죠? 동물농장도 좀 그랬던거 같긴 합니다 ^^

유부만두 2022-09-04 20:56   좋아요 2 | URL
그쵸... 계속 춥고 음울해요. 서로 배신한 거 .. 은근 쓸쓸했죠. 그런데 주인공이 줄리아 뻣뻣해지고 못생겨졌다고 해서 미웠어요. (아니, 이 늘그니가!!!!) ㅎㅎㅎㅎ

Falstaff 2022-09-04 16:0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하여튼 <1984>, <동물농장>은 이렇게 정리가 된다니까요!
˝유통기한을 넘긴 알레고리˝ ㅋㅋㅋㅋ

유부만두 2022-09-04 20:43   좋아요 3 | URL
그러니까요! 선생님. 근데 알레고리....도 아닌거 같았어요.
그래도 숙제 끝내서 홀가분 합니다. (검사 도장 찍어주세요)

잠자냥 2022-09-04 22:09   좋아요 2 | URL
알레고리가 없어서 더 촌스러움;;;; ㅜㅜ

기억의집 2022-09-04 20:0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6월쯤에 1984 오디오북으로 들었는데.. 전 조지 오웰의 여성 인식이 이 정도였나 실망스러웠어요. 첫 장면부터 강간을 이야기 하지 않나.. 어렸을 때 읽었을 때는 잘 몰랐던 것을 오디오북으로 들으면서 조지 오웰이 여성을 어떤 식으로 바라보는지 알게 되었고 코끼를 쏘다 에세이에서 백인 지배하의 제국주의의 폭력이 무색해지는 대목이 제법 있어서 좀 놀랬어요….

유부만두 2022-09-04 20:37   좋아요 1 | URL
그쵸. 전 줄리아의 이야기나 어머니 또 이웃 여자를 대하는 주인공의 시선, 묘사가 너무 혐오스러워서 아, 이 정도였나, 놀라면서 읽었어요. 더해서 중국/동양의 묘사가 너무나 유럽중심이라, 아무리 깨인(깨어있다고 자신하는) 작가라도 유럽 백인 남자는 어쩔 수가 없나 싶었어요.

잠자냥 2022-09-04 22:0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현 시대에 읽기엔 참 낡은 부분이 있죠. 오웰의 대표작들이 좀 그런 거 같아요….. ㅎㅎㅎ

유부만두 2022-09-05 08:04   좋아요 2 | URL
정말 그래요. 동물농장은 얇기라도 했지....하아....
그래도 묵은 숙제를 해치웠다는 뿌듯...하지도 않아...하아...

책읽는나무 2022-09-05 11:0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동물농장만 읽고 1984는 아직 안 읽었어요.
그런 내용?(안 읽은 책이라 띄엄띄엄 읽었습니다만) 인가요??
음....집에 책은 있긴한데 나중에 읽긴 해봐야 그 느낌 알게 되겠죠?ㅋㅋㅋ
그나저나 이제 아드님께 놀림 받지 않으시겠어요. 조지 오웰 책 두 권이나 읽었으니까요^^

유부만두 2022-09-07 06:04   좋아요 2 | URL
네, 이제 아이한테 다른 책 읽으라고 할 수 있어요. 무슨 책 이야기만 하면 ‘엄만 1984 읽었어요?‘ 라고 해왔는데 ... ㅎㅎ

mini74 2022-09-05 12: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전 고딩때 이 책 읽었어요. 멋진 신세계랑 같이 읽었는데 멋진 신세계가 전 더 좋았어요. 동물농장이랑 어린이만화책이 나왔는데 돼지들 막 귀엽게 생기고 ㅎㅎㅎ ㅠㅠ 그게 왜 꼭 만화책으로까지 초딩들이 봐야하는지 모르겠어요 ㅠㅠ

유부만두 2022-09-07 06:06   좋아요 1 | URL
멋진 신세계도 만만치 않게 다크한 디스토피아 소설이죠. 그건 어느정도 소설 같아서 읽었는데 1984는 꽤 힘들었어요.
미니님 말씀에 동감이요. 이 소설들은 아무리 다듬고 만화로 만들어도 어린이용은 아니죠. 그럼요.

psyche 2022-09-23 09:2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너무 옛날에 읽어서 저런 내용이 있었나? 했네. 기억이 하나도 안 나
 

역시 미미님의 추천으로 읽은 남의 서재 구경하며 감탄하기 책이다. 이 책은 판형도 무게도 <베스트셀러 작가들의 서재를 공개합니다> 208쪽, 203X140mm, 395g 과 차이가 난다. <예술가의 서재>는 한길사 책이라 사진의 아름다움과 책 제본의 완성도는 기본이다. 서지 정보에 280쪽, 200X280mm, 700g으로 나와있으나 내가 부엌 저울로 달아보니 1.2kg 정도 나온다. 소고기 두 근. 


예술 각 분야의 정점에 있는 여러 사람들의 서재 책장의 사진은 그 자체가 예술이 되고, 나는 아...이번 생은 글렀구나, 하는 생각이 들게 한다. 아 이런 서재를 갖고 책도 엄청나게 읽고 성공한 인생을 사는 사람들이 있군요. 네. 하지만 비교를, 감히, 하다니. 나 따위가. 그저 눈으로 감상하고 현실의 서민은 나의 책을 주섬주섬 챙겨 읽기로. (책장 이야기는 결국 부동산 문제로 이어진다, 젠장) 매우 아름다운 예술의 공간을 구경할 수 있다. 어지럽고 엉망이라는 서재도 멋지기만 하더라. 


각 챕터 사이사이에 여러 서점, 도서관 소개가 있어서 '혹시나 몰라, 돈을 모아서 나도 여행을..' 상상하며 그 목록을 적어 놓았다. 그 중엔 앤 패칫이 경영하는 미국 내슈빌의 서점 <Parnassus>도 들어있다. 칼 오베 크나우스고르, 조너선 사프란 포어, 아트 슈피겔만, 실비아 휘트먼의 서재와 이야기가 인상 깊었다. (그들의 책을 더 검색하고 장바구니에 담는...) 자, 나도 책장 정리 좀 해볼까?! 일요일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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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anca 2022-09-04 09:0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헉, 저도 지금 이 책 읽는데 서재들이 너무너무 부럽고 근사해서 반했어요.

유부만두 2022-09-04 13:38   좋아요 3 | URL
그쵸. 서재들이 하나 같이 범접할 수 없는 예술이더라고요.
심지어 ‘엉망‘이라는 크나우스고르의 꽁초들마저;;;;

바람돌이 2022-09-04 13:5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멋진 서재를 갖고 싶은 우리 모두의 꿈! 집 욕심도 오로지 멋진 서재를 위해서지 말입니다. ㅎㅎ
그래서 이렇게 다른 이들의 멋진 서재를 보고 대리만족을 하는지도요. 저도 도서관에 가면 이 책 찾아봐야겠습니다. ^^

유부만두 2022-09-04 20:45   좋아요 2 | URL
책의 사진이 정말 정말 멋져요. 그런 서재를 갖고 싶고, 또 샘이 나서 책을 더 사게되는 부작용이 있습니다......

미미 2022-09-04 14:0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만두님 두번씩이나 언급해주시다니 부끄럽지만 뿌듯하네요!*^^*
책이 참 묵직하고 근사해서 한장 한장 넘기는 기쁨도 몇배!ㅎㅎㅎ

유부만두 2022-09-04 20:46   좋아요 2 | URL
미미님 책 목록 종종 따라 읽고 있어요. 덕분에 멋진 책 두 권 만나서 기뻤어요. ^^
그쵸. 이 책 묵직하고 고급스럽게 어나더 레벨의 서재를 보여줘서 감탄 감탄했어요.

책읽는나무 2022-09-05 11:2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 샀어요ㅋㅋㅋ
처음 책 알라딘에 떴을 때 사고 싶었는데 비싸서 미루다가 실물 영접하고, 부럽지만 홀딱 반해서 그냥 질렀어요.
크나우스고르 작가는 서재를 쳐다보고 있음 오래살 수 있겠나? 싶던데...체격이 건장해보여 절로 안심했었어요. 담배꽁초가...와!!!
저는 펭귄북스 표지 디자이너분의 책 등 사진이 넘 마음에 들어서...펭귄북스에 애정을 쏟기로 방향을 틀고..ㅋㅋㅋ
한강작가 소설도 읽는 예술인도 있고, 파친코 책 표지도 보이더군요. 절로 뿌듯하더라는~
참 어제 도서관 가서 베스트셀러 작가들의 서재 책 빌려 왔는데 전 이 책 판형 보고 깜놀했다는~ㅋㅋㅋ

유부만두 2022-09-07 06:07   좋아요 1 | URL
ㅋㅋ 거꾸로 너무 작아서요?

저도 펭귄북스 디자인 이야기 인상적이었어요. 특히 드라큘라 표지가 마늘꽃 모티브라고??!!!!
 
베스트셀러 작가들의 서재를 공개합니다 - 위대한 작가들이 책을 읽고 관리하는 법
리아 프라이스 지음, 장진영 옮김 / 유엑스리뷰 / 2020년 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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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미님 덕분에 알게된 책.
서재와 책장 사진은 당연히 멋지고 “베스트셀러 작가”들의 인생 책 목록과 책을 대하는 태도가 매우 흥미롭다.
—-

“저는 책을 잃어버리는 것을 아주 싫어합니다. 그래서 누구에게 무슨 책을 빌려줬는지 기록합니다.”_엘리슨 벡델


“<등대로(To the Lighthouse)>에 대해서는 뭐라 이야기하기가 어렵네요. 이 소설을 읽을 때마다, 이전에는 이해하지 못했던 것들이 새로운 의미로 다가오거든요. 마치 제가 서서히 이 소설 자체가 되거나 이 소설과 함께 성장하는 느낌입니다. 이 소설은 인생을 함께 살아가는 친구나 연인 같은 존재에요.””_엘리슨 벡델


“그냥 집중해서 글을 읽습니다. 완전히 집중하지 못하는 책은 저를 위한 책이 아닙니다. 또 절대 소설책에 메모하지 않습니다.
소설을 읽을 때 그 소설 속에서 삽니다. 시를 읽을 때도 마찬가지입니다.”_레베카 골드슈타인


“가지고 있는 책의 대부분은 읽었습니다. 읽지 않은 책과 읽지 않을책을 가지고 있는 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존재의 목적에 맞는 서재를 가지는 것이 저의 꿈입니다. 서재에 보관된 책은 당연히 읽어야 합니다. 잘못된 정보를 바탕으로 충동적으로 구매한 책들도 있습니다. 가끔 서재에 그런 책들이 보이면, 흰머리 뽑듯이 서재에서 퇴출시킵니다.”_레브 그로스만


“책을 한 장소에서 다른 장소로 옮긴다는 것은 아주 큰일이죠. 그래서 책을 사기 시작했다는 것은 그곳에 정착하겠다고 결심했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_소피 지이


“중년이 된 지금은 소장하고 있는 책을 보고 있으면, 하루에 담배 2갑을 피우는 흡연자가 담배를 바라보는 심정이랄까요? 정말 끊고 싶은데 끊을 수가 없는 담배처럼, 버리고 싶은데 책을 버릴 수가 없습니다. 무엇보다 전 제가 소장하고 있는 책들이 좋습니다. 접힌 책 귀퉁이와 여백에 적힌 메모는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것들입니다. 하지만 가끔 책들이 사라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책과 가구와 같은 물건에 발이 묶이는 것이 너무 끔찍합니다.”_클레어 메수드


-책을 친구에게 빌려주나요?
“간단한 규칙이 있습니다. 너그럽게 이기적으로 행동하라. 친구에게 책을 그냥 줍니다. 절대 빌려주지 않습니다. 빌려 준 책은 다시 돌려받을 수 없으니까요.”_제임스 우드


“ 제가 한 때 사랑했던 책들을 헐뜯고 싶지 않습니다. ‘나는 그대를 모르네. 낡고 오래된 책이여.‘라고 말하며 자신들의 과거의 독서 취향을 경멸하는 사람들의 도덕적 판단이 항상 의심스럽습니다.”_필립 풀먼


“12년 전에 프랑스에서 이곳으로 왔습니다. 프랑스에서는 16년 정도 살았습니다. 그때 여러 사람들을 집에 초대해서 책을 나눠주는 이별 파티를 열었습니다. 이때 대부분의 책을 정리할 수 있었습니다.”_에드먼드 화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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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2-09-03 18:48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레베카 골드슈타인의 말이 인상깊네요. 살래요!

유부만두 2022-09-03 19:08   좋아요 3 | URL
작가들의 책 이야기가 좋았어요. 공감가는 부분도 많고요. 전 사진보단 인터뷰 글이 좋았어요.

미미 2022-09-03 19:39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오!! 만두님 저는 사진이랑 작가들의 인생도서 위주로만 훑어보고 왔었는데 책 이야기도 재미있네요! 엘리슨 벡델은 인생책을 책 사진대신 그림으로 직접 그려서(처음에 그림인줄 몰랐어요ㅋ)나중에 다시 보고 깜짝 놀랐어요.^^*

유부만두 2022-09-04 08:07   좋아요 2 | URL
저도 벡델의 책 그림이 좋았어요. ^^
이 책에 실린 서재 책장 사진이 친근해서 마음에 들었어요. 함께 읽은 (역시나 미미님 추천) 예술가의 서재는 어마어마 하잖아요. 그런데 실린 이야기를 읽으니 책 읽기에 진심인 사람들의 심정은 비슷비슷하기도 해요. (더 분발하겠습니다)
덕분에 아름답고 멋지고 위안이 되는 책들을 만났어요. 감사합니다.

그레이스 2022-09-03 23:14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가지고 있는 책은 대부분 읽었습니다˝가 확 눈에 들어옵니다.;;

라로 2022-09-04 00:41   좋아요 4 | URL
가지고 있는 책이 별로 없는 것 아닐까요??😅
저는 가지고 있는 책 거의 대부분 못/안읽었어요. ㅠㅠ

그런데 사고싶은 책이 또 한 권 늘었군요!!😅😅😅

유부만두 2022-09-04 08:08   좋아요 3 | URL
그레이스님// 그쵸?! 정말 대단한 자제력 (책 구매나 읽기나 얼마나 대단한 계획성을 가지고 하는 걸까요)의 소유자에요.

라로님// 저도 그렇게 생각하기로 했어요. ㅎㅎㅎ 저도 일단 관심 간다 --> 산다 --> 그런데 언제 읽지? 하는 흐름입니다.

책읽는나무 2022-09-04 09:57   좋아요 2 | URL
다 읽으면 산다!!!
그런 계획성이라면 가지고 있는 책 대부분 읽었어요~라고 대답할 수도 있겠군요.ㅋㅋㅋ

책읽는나무 2022-09-03 23:2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작가들의 서재 사진이 거의 우리네 모습 같아 보입니다ㅋㅋㅋ
안그래도 이 책도 찜해둔 줄 알았었는데 아니었군요.

유부만두 2022-09-04 08:09   좋아요 4 | URL
이 책의 서재 사진들은 노력하면 나도! 라는 마음을 생기게 하니까....이건 이것대로 위험한 책입니다. 하지만 뭐 어때요~ 알라딘에서 이런건 평균이자나요.

책읽는나무 2022-09-04 09:58   좋아요 3 | URL
예전에 작가들의 인터뷰집 재미나게 읽은 적 있었어요.
수십 명의 작가들이 나와서 꽤나 벽돌 책이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이 책은 그 때 인터뷰한 작가들의 서재 공개란 같은 느낌의 서재 책같아 보이네요. 그때 대부분 미국 현작가들이었는데 인터뷰 읽으면서 서재도 좀 보여줬음~ 싶었는데ㅋㅋㅋ

전 클레어 메수드 작가의 말이 와 닿습니다^^

유부만두 2022-09-04 13:39   좋아요 3 | URL
저도 그래요. 이사나 청소 정리할 때면 책들이 ‘애증‘의 대상이 되지요. 하지만 곧 까먹고 다시 책들을 들여오고 ...반복이죠.

바람돌이 2022-09-04 14:1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레브 그로스만이란 분의 저 이야기를 마음속에 새겨야 하는데..... 읽지 않았고, 언제 읽을지 모를 책들을 쌓아두고 또 책을 사는 나라는 인간!! ㅠ.ㅠ

유부만두 2022-09-04 20:46   좋아요 2 | URL
아... 바람돌이님, 저도요. 찌찌뽕.

mini74 2022-09-05 13:2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책을 사기 시작한다는 것은 정착한가는 것 ㅎㅎㅎ 이삿짐 센터 아저씨 눈치봤던 생각나네요 ㅎㅎ 가지고 있던 책은 다 읽었다는 레브 그로스만 이 분 혹시 상상의 동물 유니콘 아니십니까 ㅎㅎ

유부만두 2022-09-07 06:08   좋아요 1 | URL
저도 책 사는 것 = 정착, 에서 이사 생각했어요. ^^
 

<모스크바의 신사>를 이제는 읽어야 할 이유가 하나 더 생겼네요.이유를 적립하느라 4년전 구입하고 모셔두었습니다. 이완 맥그리거 주연의 시리즈물로 나온다고 합니다.



https://www.hollywoodreporter.com/tv/tv-news/ewan-mcgregor-a-gentleman-in-moscow-paramount-plus-showtime-1235205198/
Ewan McGregor to Star in ‘A Gentleman in Moscow’ for Paramount+, Showtime – The Hollywood Repor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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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수하 2022-08-30 09:4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완 맥그리거… 나이는 적당한데 키는 좀더 커야 할 것 같은데… ㅎㅎ

어쨌든 좋아하는 책과 배우라 기대됩니다 ^^

유부만두 2022-08-31 10:20   좋아요 1 | URL
소설의 주인공이 장신이군요. 어서 읽어서 배우와의 싱크로율을 가늠해보겠습니다. ^^

Falstaff 2022-08-30 09:5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아오, 이안 맥그리거, 새파랗던 청년이 어느새 이렇게... ㅜㅜ

유부만두 2022-08-31 10:21   좋아요 1 | URL
그러니까요. ㅜ ㅜ 세월엔 장사없다지만.

미미 2022-08-30 10:1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오!! 저도 이완맥그리거 좋아합니다ㅎㅎ저에게도 이 소설을 읽어봐야할 이유가 생겼군요. 알려주셔서 감사해요*^^*

유부만두 2022-08-31 10:21   좋아요 1 | URL
미미님께서도 아직 이시군요. ^^

다락방 2022-08-30 10:26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오옷 어쩐지 잘 어울리는 것 같아요! ㅎㅎ

유부만두 2022-08-31 10:21   좋아요 1 | URL
그래요??? 이거 이거 어서 읽어서 그 느낌을 알고 싶어요.

잠자냥 2022-08-30 10:4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잘 어울리네요. ㅎㅎ 제 친구 중 이완 덕후가 있는데 이 소식 알려줘야겠어요.

유부만두 2022-08-31 10:22   좋아요 1 | URL
아, 나도 알고 싶어요. 그 비슷한 점 찾기!

라로 2022-08-30 14:4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그의 독특한 영어 발음이 생각나요,, 환상적인 캐스팅이네요!!

유부만두 2022-08-31 10:22   좋아요 0 | URL
전 ‘물랭루즈‘의 노래 장면을 좋아해요.
어서 소설을 읽어야겠어요.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너무 재미있다고 극찬을 들으면서 시작했는데 처음 150쪽 정도까지 사람들이 우루루 나와서 저마다의 삶을 던져놓는 통에 정신 사납다. 첫 사람이 킬러인게 으잉? 뽀인트.


3월 파리발 뉴욕행 에어 프랑스. 비행중 난기류를 만나 고생을 했지만 비행기에 탄 사람들 모두 그럭저럭 땅위에 도착해 살아가고, 죽고, 앓고, 싸우고, 죽이고, 숨기고, 만나고, 헤어진다. 시간은 흘러 6월 초여름이 되었다. 그런데 3개월 전의 똑같은 그 비행기가 똑같은 승객 승무원을 태우고 나타난다. 여기까지가 소설의 1/3.


당황한 공항측은 미국방부에 연락하고 급히 이들을 공군 비행장에 따로 며칠간 수용, 검사한다. 과연 이들은 복제인간들인가? 프로그램인가? 아니면 악마의 농간인가? 중반부는 이를 둘러싼 종교 철학 과학 정치계의 논쟁...이라기엔 짧게 훑고 지나간다. (테드 창 소설 '당신 인생의 이야기'가 얼핏 떠오른다.) 어렵더라도 더 막 파들어갔다면 어땠을까? 어렵지도 않고 사람만 많아 어수선하고 가늠할 만한 해법(도 아닌 것들)만 나열된다. (아, 매트릭스 영화나 다시 볼까) 


고민 끝에 이들을 3개월 앞서 도착한 다른 버전들과 만나게 한다. Bizzaro World. 모든 생체기록과 기억은 3개월 차이만 두고 동일한 사람들. 이들은 과연 어떻게 이 분리, 혹은 기적을 수용할 것인가. 이 시간차에 생기는 엇갈리는 인간 관계는 어떻게 수습할 것인가..... 이게 소설의 후반부다. 


기대보다는 재미가 덜했다. 딱 예상 만큼의 일이 벌어진다. 미국 대통령은 에어 프랑스 기체의 변이를 둘러싼 국제적 위기에 중국 주석에게 먼저 연락하고, 중국은 역시나 말하지 않는 꿍꿍이가 있고, 킬러는 죽이고, 병은 피할 수 없으며, 미친놈은 어린이를 학대하며, 아저씨 작가는 자기 세대와 지식을 감추려 하지 않는다. 술 이야기 많이 나오고 야한 장면도 있고 뭐 작가가 팔아보겠다고 결심한 티가 났다. 더해서 아포리즘이 많고 여러 책과 작가들이 언급된다 (존 쿳시, 말라르메, 알프레드 자리 등) 그런데 사람들의 고민, 이별, 화해의 계기는 임신, 아이, 사랑이다. 아저씨 작가의 고집인지 로망인지. 그나마 프랑스 작가라 결혼식이나 환갑잔치가 없어서 K드라마와는 구별이 된다. 


공쿠르상 대상이라지만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될만큼 적당히 현학적이며 꽤 시시하다. 그나마 킬러가 여러 번 출연해서 썰고 찌르고, 더해서 미친 개독교도 나와 테러하는 장면 말고는 소설 속에 등장한 작가(자신의 아노말리 분신?) 만큼이나 밋밋하다. 사건 수습도 얼렁뚱땅이라 빈틈이 많이 보인다. 그냥 다 신분세탁에 이주 시켜줌. 땅 큰 나라 미국 만세입니까. 붕괴되는 사람이 안 보여서 좀 실망이다. 쌈박질을 쌈박하게 해보란 말야. 유럽 미국에서 많이 팔려 읽혔다는데 코로나 시국의 봉쇄 상황 덕이리라. 작가의 운이다. 브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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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i74 2022-08-24 15:1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코로나가 누군가에겐 운빨이 되어주기도 하는군요. 저 이 책 평이 좋아 궁금했는데 만두님 시원시원한 리뷰 👍

유부만두 2022-08-25 17:57   좋아요 1 | URL
평이 다들 좋아서 기대치가 높았어요. 그러다 읽어서 그런가, ... 설정 말고는 딱히 매력적이지 않더라고요.

바람돌이 2022-08-24 21:0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초기 설정으로는 진짜 독특할거 같던데 음.... 그렇단 말이지요. ㅎㅎ

유부만두 2022-08-25 17:58   좋아요 2 | URL
그쵸. 설정이 멋지잖아요. 그런데 그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게 너무 오올드 하더라고요. 하지만 바람돌이님께서 읽으신다면 다른 재미를 발결하실지도 몰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