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youtube.com/watch?v=mZHSWmdoPBM&feature=share

http://m.artnstudy.com/n_lecture/LecDetail.asp?Lessonidx=hdna001&Displayidx=

전체 20강 중 첫강의 유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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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넬로페 2022-10-05 11:0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유료강의인데 지금은 유튜브로 볼 수 있는거네요. 들으면 좋겠어요.
유부만두님, 정보 감사해요^^

유부만두 2022-10-05 11:07   좋아요 2 | URL
첫강만 유툽 공개고 나머지는 유료인 것 같아요. ^^

페넬로페 2022-10-05 11:14   좋아요 1 | URL
아, 그렇군요 ㅎㅎ
 

SF 걸작에 대한 오마주 단편집 <책에 갇히다>에 수록된 전혜진 작가의 <푸르고 창백한 프로메테우스>를 읽었다. 구픽 출판사의 <책에 갇히다>의 후속으로 <책에서 나오다>라니 의미심장하다.  



전혜진 작가는 이전 단편집의 <모든 무지개를 넘어>에서 암울한 미래 세계에서도 책을 찾아 읽는 어린 아이를 보여주면서 (지루했지만), 책에서 어떤 해결을 바라지만 결국 책에 갇히고 마는 사람들 (어쩌면 나도 그렇고) 이야기를 했다. 여러분, 책에선 밥도 돈도 안 나온다. 그리고 단행본 <여성, 귀신이 되다>는 옛 설화와 문헌에 남은 한 많은, 하지만 제대로 목소리를 내지 못한 여성의 이야기를 담았다. 









이번에 전혜진 작가의 오마주 대상은 메리 셸리와 <프랑켄슈타인>이다. 그녀의 이름에 '셸리'가 붙게되는 바로 그 결혼식 전날 밤에 메리는 악몽에 소스라친다. 퍼시 셸리의 전부인의 유령을 보고 자신의 행동이 불러온 결과를 고민한다. 자유연애의 시기, 낭만파 시인 퍼시의 주변에 수많은 여인들. 그녀들은 퍼시의 발목을 잡고 사회 규약과 함께 그의 자유를 막는 '괴물'이 된다. 하지만 <다락방의 미친 여자>에서 다루는 괴물의 의미와 차이가 있다. 이 단편에서는 <프랑켄슈타인> 집필 직전의 상황, 특히 퍼시 셸리와 바이런경이 얼마나 많은 여인들의 삶을 흔들고 그녀들의 목소리는 무시했는지 '다소 한국 드라마 같은 분위기로' 상상해본다. 이 소설의 메리는 (그리고 저자도) 사회의 인정에 끝까지 매달린다. 소설에는 낭만 시인들의 여성 편력이란 너무 익숙하고 지저분한 이야기, 여성들에겐 덫과 같은 공식들을 펼쳐져 있다. 좀 지겨워 지려할 때, 전혜진 작가는 푸른 수염 같은 셸리, 성적 사회적으로 유린당하고 괴물의 모습으로 죽고 그 후에도 박제되는 메두사 같은 자신(더해서 셸리의 전부인 해리엇)을 내세운다. 바이런의 전처와 딸, 앤 이사벨라 밀뱅크와 아다 러브레이스의 빛나는 업적은 <진리의 발견>에서 읽은 바 있어서 찌질한 바이런의 푸념 부분을 읽을 땐 풋, 하고 웃어주었다. 사생활 속의 딜레마에 빠진 (자유사상가이지만 남자에게 매인) 메리 셸리를 아주 가깝게 만난 느낌이 들지만 그녀를 그저 만 16세 '소녀'로 칭하는 것과 제목에 '남편'을 올려 놓은 것은 마음에 들지 않는다. <프랑켄슈타인> 오마주는 시작하려다 만 느낌. 궁금하면 읽을 수도 있겠지만 뭐 굳이 .... 란 감상. 



남자의 오명이 뒤집어쓴 오물 같은 것이라면, 여자의 오명은 낙인찍히는 것이었다. - P207

퍼시가 무어라 말하든, 해리엇은 합법적인 아내이자 피해자였고, 그에게서 남편을 빼앗은 괴물은 메리와 그 자매들일 터였다. 한 집안의 세 자매가 번갈아 한 남자에게 유혹당하다니. ‘셸리부인‘의 눈에는 메리와 그 자매들이 마치 신화 속의 괴물 자매, 고르곤 세 자매처럼 보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우리는 처음부터 괴물이었을까.
우리는, 그리고 당신은, 어쩌다가 괴물이 되어 버린 걸까. - P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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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다락방의 미친 여자> 14장에서 스포는 이미 당했고 저자인 조지 엘리엇의 개인사를 소설에 투사해 해석하는 것에 거부감마저 들었지만 앨리엇의 대표작 <미들마치>보다는 얇아서 읽기 시작했다. 


초반부에서 만나는 아홉 살 매기는 빗기기 힘든 억센 검정 머리칼에 어두운 피부, 말은 안듣는데 글은 잘 읽는 똘똘한 아이다. 아버지 친구가 놀러왔을 땐 총명함을 빛내며 <악마의 역사>를 읽는다. 어린아이가 읽기에 이건 좀...하는 아저씨에게 검은 몸에 빨간 눈을 한 악마의 모습 그림을 내보이며 설명도 당차게 한다. 매기 아버지는 그 책이 고급 장정에 세일이라서 사주었을 뿐인데. 이토록 총명하고 사랑스런 딸이지만 "아, 얘가 아들이었어야 했는데"가 아빠의 속 마음이다. "어릴 땐 해가 될 게 없지만, 너무 똑똑한 여자 애는 꼬리 긴 양보다 나을 게 없지. 그렇다고 값을 더 받을 것도 아니고 말이야." 머리 모양 흉을 들으면 승질 내며 자기 머리칼을 잘라버리는 아이, 금발인 사촌 루시에게 골을 부리는 아이, 세살 위 오빠 톰에 비해 차별 당하는 걸 의식하는 아이, 구박당하느니 집시의 여왕이 되겠다고 가출하는 꼬마가 주인공인데 어떻게 재미가 없겠냐고요!!! 


그런데 어째 쎄하긴 했다. 아홉살 아이가, 오빠랑 뛰댕기며 노는 게 제일 좋은 어린이라지만 '난 똑똑한 여자가 될거야'라는 결심을 하며 책읽기를 즐기는 아이가 어떻게 나중에 커서 오빠랑 한 집에 살며 수발을 드는 장래 희망을 가질 수가 있지?? 싸우다가도 금방 기권하면서, 오빠, 나 미워하지마, 라며 매달린다. 아홉살 열두살 열네살 매기는 내내 그런다. 아이 돈 언더스탠 허. 


이 소설은 저자의 개인사에 바탕해서 (저자가 유부남 편집자와 공공연한 관계를 유지하며 그를 '남편'이라고 칭해서 사회적으로 지탄을, 가족에게선 의절을 당한다) 남매의 '궁극적 화해'를 아름다운 자연과 섬세한 심리 묘사를 통해 그렸다고 하.지.만. 매기가 목매는 절대적 가치는, 부모가 편애하는 오빠, 자신을 여자라고 무시하는 오빠를 향한 더없는 사랑??? 모든 선악, 행불행의 기준이 바로 그 오빠 (그리고 그 이전엔 아빠, 엄마와 이모들이 다 못났다고 구박하는 매기 자신을 인정해주는 유일한 사람)의 인정???? 이랍니다.


매기네 집은 플로스 강의 물방앗간을 운영하고 있는데 강물 사용을 둘러싸고 법적 분쟁이 일어난다. 매기 아버지는 소송에 지고 파산에 이른다. 이 과정에서 아버지의 과한 '자신감'이 일을 그르쳐버린다. 그러니 이 소설은 아버지의 몰락 후 자식들이 분투하며 가세를 일으키는 이야기이긴 한데 매기에게 주어진 역할은 매우 제한적이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에선 능력있는 어머니의 사후에 아버지가 넋을 놓아버리자 스칼렛이 팔을 걷어부친다 (그리고 연애와 결혼을 삼세 번 한다). 90년대 드라마 <엄마의 바다>에선 아버지의 파산, 사망 후 생활력 없는 어머니를 보호하며 장녀(고현정 분)가 생활 전선에 뛰어 뜬다 (그리고 연애를 한다). 여기서 매기는, 너무 어린 (중2쯤 나이의) 나이에 학교를 그만 두고 여러가지 일(교사일 포함)을 한다. 그리고 그 다음 일자리를 가기 전에 스무 살 즈음에 고향에 돌아온다. 그녀는 더이상 몬난이가 아니라 매력적인 여성이 되어 있었다. 심지어 억세고 엉켜있던 머리칼도 말을 잘 들어서 엄마가 좋아한다. 이젠 엄마 말에 대들지도 않아서 엄마는 '니가 이렇게 이뻐질줄 몰랐다'라고 감탄한다. 도도한 부자 이모들도 다들 칭찬+참견이다. 니가 무슨 일을 한다고 그러니? 이젠 얌전히 있다가 시집이나 ... 


한편, 오빠 톰도 더이상 공부 못하는 멍청이에 개구장이 도련님이 아니라 세상 현실에 눈떠 돈을 모으고 가장 역할을 한다. 아버지의 무모함과 어머니의 '여성성'을 측은히 여기며 집안을 일으켜 세우는 데 전념이다. 더해서 하나 있는 여동생을 아끼고 챙기라는 아버지 유언에 따라 동생을 '통제'한다. 그래서 여동생은 필립, 스티븐과의 관계도 오빠의 허락을 먼저 받아야만 한다. 


내가 가장 짜증난 부분이 여기다. 매기는 소설 내내 어깨에 아빠와 오빠를 얹어놓고 있다. 필립과 스티븐이 그녀에게 접근해 사이가 애틋해질 때도 그렇다. 오빠나 루시를 슬프게 하고 싶지 않다고, 가족들을 실망시키고 싶지 않다며 자신의 양심과 원칙을 이야기하지만 매기는 이 두 남자들을 정말 좋아하는 것 같지 않다. 딱 한 번, 매기가 고모네 집에 다녀오는 길에 자신이 이기적으로 행동한다면, 그래서 피해자들이 생긴다면, 그런다고 안될 일이 뭐란 말인가, 라는 생각을 해본다. 하지만 그뿐. 매기는 자신의 행동에 진심을 두지 않고 계속 눈치를 보고 핑계를 댄다. 그래도 상황은 꼬이고 그녀의 평판은 땅에 떨어진다. 이 모든 게 빅토리아 시대의 위선적 사회 규범 때문이라고??? 매기의 어정쩡함 탓이 아니라? 


매기의 비참한 처지에대해 저자는 사회 여론을 만드는 부인네들의 편견,고집을 공들여 비난하고 그에 '힘없이' 따르는 남자들을 감싼다. 필립은 툭하면 '자살할래'를 입에 올리고 스티븐은 '그런 짓'을 저지르고도 매기의 매력에 넘어간 불쌍한 사람이 된다. 이들은 저자의 눈에 매기의 자만심에 희생당한 순정남들이다. 남자들은 가산을 탕진해도 위로가 필요하며 부인네들은 편협하고 이기적인 존재들이라 생각없이 그저 남편과 '아들~'을 부르며 울기만 한다. (예전 드라마 <아들과 딸>이 떠오르는데 매기는 후남이처럼 독립적이지 않다. 그저 자신이 진실하면 된다, 다들 선함을 알아줄거다, 라고 고집만 부린다.) 그러니 남편도 아들도 없는 여자는 사회라는 뭍에서 설 곳이 없고 물에 빠지는 결말은 정해져 있었다. 저자 조지 엘리엇도 설 곳이 없었다. 그녀가 남자 이름을 쓰는 것도 여러 생각이 들게 한다. 


마지막 장면은 피할 수 없는 귀결로 보이지만, 애초부터 톰 오빠는 매기를 아끼지도 않았다. 그의 분노는 자신의 가부장 위치에 대한 매기의 반항(이라지만 매기의 반항 의지는 빠지고 부재 상태임. 소설 내내 매기의 의지는 '도망가기'에만 적용된다)을 절대 용서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런 위기 상황이 아니었더라면. 아, 그러니 저자가 보기엔 톰 오빠도 다시 불쌍해진다. 


하지만 정말 불쌍한 건 나라고요. 첨에 맘을 다 매기에게 주고 시작했는데, 이렇게 배신을 당해서, 일요일에 헛헛한 마음으로 유툽 다큐도 찾아봤는데도 충분한 위로가 되지 않는다. 저자 조지 엘리엇은 지적인 성취와 현실 연애는 자신이 하고 극적인 남매의 화해는 매기 몫으로 만든 셈이다. 하지만 '보수적' 사회의 용인은 끝까지 받지 못했다.


이 BBC 다큐는 진짜로 소설 스포입니다. 그래도 조지 엘리엇의 육필 원고를 보여주는 멋진 스포일러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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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2-09-25 15:1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조지 앨리엇은 어차피 읽긴 할건데 음 이런 내용이군요.
매기에게 맘주지 않고 읽기 시작해야겠습니다. ^^

Falstaff 2022-09-25 17:35   좋아요 3 | URL
그게..... 마음 주지 않기가 쉽지 않으실 거 같은 걸요. ^^

유부만두 2022-09-25 17:58   좋아요 2 | URL
맞아요. 초반에 홀랑 빠져서 읽게 돼요. 이야기가 흥미진진 꽤 속도감 있게 펼쳐지거든요.

바람돌이 2022-09-25 19:11   좋아요 3 | URL
그럼 배신당할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하고 읽는걸로.... ㅎㅎ

단발머리 2022-10-10 12:3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 링크 보물입니다. 저 지금 밖이라서 집에 가서 볼게요!! 만세!!!

유부만두 2022-10-11 16:21   좋아요 0 | URL
저 링크 좋아요. 그런데 스포일러 범벅이니 먼저 책을 읽으시는 걸 추천합니다. 욕하면서 읽는 그 맛, 바로 조지 엘리엇 소설입니다.
 

책을 읽고 바로 감상을 적어놨어야 했는데.... 생활에 치여서 며칠을 지내버렸다. 


정희진의 책을 읽으면 통쾌하게 등짝을 맞는 기분이 든다. 경험과 기억 속에 안고 살던 불쾌함에 공감해주는 단단한 문장 때문이리라. 저자의 글은 상냥하거나 부드럽지 않다. 책 전체의 분위기는 매끄럽지도 세련되게 정리되지도 않았다. 다만 저자는 '~ 같다'는 문장 대신 '~이다'라고 칼같이 잘라서 쓴다. 그 문장에 힘이 들어있다. 한두 곳에서 생각의 차이는 느꼈지만 이 책의 소재가 영화이니 다양함은 필수이다. 영화와 생활에대한 여러 해석을 독자는 각자 '정신 차리고' 고민해야 한다. 


영화 <그래비티>와 <비밀은 없다>를 이 책 덕분에 이제서야 보았고, 아니었다면 그 멋진 서사와 감동을 놓쳤으리라, 하지만 놓친줄도 몰랐겠지. 정희진 저자의 이번 시리즈는 그전에 내가 저자에게 가졌던 불편함 대신에 묵혀왔던 고민에 공감을 주어 어떤 가능성을 생각하게 해주었다. 저자가 글로 전해주는 경험에 감사하는 마음이다.


...아, 난 왜 이렇게 밖에 못쓰는거지? 송편과 전을 너무 많이 먹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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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로 2022-09-11 14:2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 유부만두님도 그런 말씀을 하시니....

유부만두 2022-09-18 07:54   좋아요 0 | URL
책 읽으면서 들었던 생각이나 주제들이 완독 후엔 푸스스 다 사라져서 제대로 정리된 페이퍼를 쓸 수가 없네요. ㅜ ㅜ

책읽는나무 2022-09-12 07:4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송편이랑 전 맛있었겠어요.
힘드시진 않으셨죠?^^

<그래비티> 영화 좋다고 다들 그러시던데 먼저 보고 책 읽으려고 했었는데 만두님도?^^

유부만두 2022-09-18 07:56   좋아요 1 | URL
그럭 저럭 지냈어요. 음식은 너무 먹어서 ....몸과 머리가 함께 둔해졌어요. ㅎㅎㅎㅎ
저도 그래비티는 늘 봐야지, 싶었는데 이 책에서 읽고 봤어요.
책을 먼저 읽어도 영화 보는 데에는 크게 방해/스포일링 되지 않았어요.
영화 꼭 보시길 추천드립니다. ^^

바람돌이 2022-09-12 17:1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연휴동안 어찌나 먹어댔는지..... 머리는 텅 비고 배는 불룩해졌습니다. 배로 글을 쓸 수 있었다면 제가 노벨문학상을 타지 않았을까????? ㅎㅎ
이 책도 사두었는데 조만간 읽어야겟어요. ^^

유부만두 2022-09-18 07:57   좋아요 0 | URL
ㅎㅎㅎㅎ 우리 모두 명절 비만!

바람돌이님의 왕성한 독서력이 그 비만을 누르지 않은겁니까?? 설마요?
 

"털리버부인은 남편과 십삼 년을 살아왔지만, 여전히 신혼 때처럼 자기가 바라는 것과는 정반대로 남편을 몰아가는 말솜씨가 있었다. 놀랍게도 어떤 사람들은 이런 식으로 한창때를 간직하고 있다. 그것은 마치 아주 늙은 금붕어가 어항 유리를 넘어 곧바로 헤엄칠 수 있다는 소싯적 환상을 죽을 때까지 간직하는 것과 같다. 털리버 부인은 말하자면 이런 귀여운 물고기였고, 십삼 년간 한결같이 자신을 막는 환경에 머리를 부딪치고도 오늘 다시 활기차고 민첩하게 머리를 부딪친다." _ 8장 


이렇게 재미있을줄 몰랐잖아요. 냉동 고기랑 생선 해동 시키고 젖은 손 닦지도 않고 식탁에 앉아서 읽고 있을줄 몰랐고요. 아우씨.


폭풍의 언덕의 캐서린 보다 더 엉뚱 발랄, 하지만 (나 어릴 적 생각도 엄청 나는) 아홉살, 초등 4학년 매기가 나온다. 아빠 지인 앞에서 총명함을 뽐내며 내미는 책은 대니얼 디포의 <악마의 역사>, 아이는 아빠 친구에게 마녀 재판장에 선 노파의 억울함을 설명하고 옆에 선 '진짜 악마'에 대해 설명한다. (좋은 제본 책이 세일가격이라 아빠가 딸에게 사다준 책임) 그리고 "제가 그림도 그렸어요, 보실래요?" 라며 검은 몸에 눈알이 빨간 악마 그림을 보여준다. 


엄마가 예쁘게 머리 손질 하고 모자 쓰자니까 머리를 물통에 담가 버리고 이모들이 모여서 한마디씩 핀잔을 주니까 자기 방에서 머리카락을 잘라버리는 아이. 그리고..... 급기야 이모네서 사고를 치고 (이모부는 오디세우스와 나우시카 그림을 성서이야기로 착각하고 사서 집에 걸어두었다) 가출을 하는 데까지 읽었어요. 아, 정말 익숙한 아이다. 우리 아빤 방앗간 안 했는데. 나한텐 남자라고 네다섯 배 명절 용돈 더 받는 오빠도 없었는데. 


여러분, 우리의 <다락방의 미친 여자> 참고 도서이기도 한 조지 앨리엇 (남자 필명 써서 지금은 욕을 더 자시는 여자 작가님)의 이 소설을 지금 1권 1/4 읽고 추천 하려고 들어왔습니다. 아마 전 이 두 권짜리 소설을 추석 보름달이 지기 전에 다 읽을 것만 같아요.... (늙은 금붕어가 뻐끔 뻐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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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2-09-08 11:04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땡투합니다~

유부만두 2022-09-08 14:14   좋아요 2 | URL
고고!

미미 2022-09-08 11:06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아아...조지 엘리엇은 그냥 다 사야할것 같군요!!>.<

scott 2022-09-08 11:18   좋아요 4 | URL
꼬옥 👆^^

유부만두 2022-09-08 14:16   좋아요 3 | URL
미들마치의 분량과 번역에 질려있었는데, 이 소설은 기대 이상이에요. 오스틴보다 더 매콤하고요, 브론테보단 더 사실적이에요. 애들이나 어른들이나 조금씩 제정신이 아니긴 합니다;;;

scott 2022-09-08 14:22   좋아요 2 | URL
미들마치 원서도 8권 장편분량입니다😊
만두님 시간되시면 영드 추천 합니다
다니엘 뎨론다 플로스강 명작🤗

건수하 2022-09-08 13:26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재밌다니 반가운 소식입니다~ ^^!

유부만두 2022-09-08 14:17   좋아요 2 | URL
네! 재밌어요!

책읽는나무 2022-09-08 14:35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젖은 손 닦지도 않은 채~~
그렇게나 재밌는 책이라구요?
얼마나 재밌길래???ㅋㅋㅋ
일단 보관함에 얼른~~

scott 2022-09-08 14:37   좋아요 4 | URL
나무님 플로스강 한번 펼치면 시선 떼기 힘들어여🙈

책읽는나무 2022-09-08 14:39   좋아요 4 | URL
기대되네요~^^
나도 손 물 안닦고 봐야징~ㅋㅋㅋ

유부만두 2022-09-08 16:42   좋아요 4 | URL
책 만질 땐 손 닦아야 합니다;;;;

시험 전날 뉴스마저 재밌는 그런 심정이긴 하지만, 진짜 ˝플로스 강의 물방앗간˝은 재미있습니다.

책읽는나무 2022-09-08 16:53   좋아요 2 | URL
저도 그 심정 이해가 갑니다.
저도 그랬었어요.
음식 꺼내 놓고 영화 틀거나 무심코 책 들었는데 막 눈에 들어와 시간 없는데 짜릿하게 재밌는~ㅋㅋㅋ

쉬엄쉬엄 하세요!
그리고 연휴 같은 명절 잘 보내시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