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먼 여행 - 반갑습니다. 이번 강의가 마지막입니다. 마지막 강의라 특별히 다르지 않습니다. , . 강의는 사람과 삶의 이야기가 중심입니다. 사람과 삶에 관한 인문학적 담론입니다. 당연히 여러분이 살아오면서 고민한 문제와 다르지 않습니다. 그렇기때문에 강의실이 공감의 공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우리의 강의가 마중물이 되어 여러분이 발 딛고 있는 땅 속의 맑고 차가운 지하수를 길어 올리게 되기를 바랍니다.

- 신영복, 「담론」 가운데서 


 

1. 먼 여행을 떠나셨군요. 애석하고 안타깝습니다. 여운이 아직 가시지 않았는데 너무 아쉽습니다.

˝책도 사람과 마찬가지로 자기 길을 갈 수밖에 없습니다. 생각하면 모든 텍스트는 다시 읽히는 것이 옳습니다. 필자는 죽고 독자는 끊임없이 탄생하는 것입니다.˝

다시 새겨 보렵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2. 지인들이 건너오는 사이 짬이 나 환영 문구를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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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일하는 청소년, 폭력의 중심에 서다

 

영선의 이야기처럼, 실제로 Jex & Beehr(1991)의 연구에 의하면 부당해고나 일터에서 부정적인 경험을 할 경우 청소년들이 사회에 대한 불신과 무기력감을 느끼게 되고, 우울, 자존감 저하 등이 나타난다고 보고하고 있다. 영선도일을 하면 할수록 뭔가 이렇게 살아가는 게 맞는건가 하는 의문이 들기도 한다고 했다.121

 

현수의 마지막 인터뷰 말에서 자기미래의 불안감이 그대로 드러나기도 했다. 병원에서 주6일을 일해서 받는 돈은 33만원이다. 거기에 식비와 차비를 빼면 30만원도 채 안 되는 금액이다. 부족한 돈은 주말 야간 택배 일을 하면서 충당한다. 현수와 인터뷰를 하면서 고등학교 학력취득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는데, 현수는 아직까지 생각이 없다고 했다. 안타까운 마음이 들긴 하였지만, 한편으론 학력취득만이 청소년 노동환경 개선을 해결하는 것은 결코 아닐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127-128

 

청소년정책연구원의 청소년 아르바이트 실태조사(2014)에 따르면 근로계약서를 작성한 비율은 25.5%이며, 소규모 사업장일수록, 근로일수가 적을수록 근로계약서 작성비율이 낮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또한, 임금체불, 초과근무수당 미지급 등 임금 관련 부당 처우를 경험했다는 응답비율이 31.6%로 실제로 일을 하고도 정당한 대가를 지급받지 못하는 사례가 비일비재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이번에 인터뷰한 친구들 중에서도 근로계약서를 써본 경험이 잇는 청소년은 2명뿐이었고, 그 중 한 친구는 근로계약 내용에 중간에 갑자기 일을 그만두면 단 한 품의 임금도 지급하지 않겠다는 등의 불법적인 조건을 제시했던 고용주들도 있었다. 130

 

2014년 학교 밖 청소년 지원에 관한 법률(2015.05.29.)이 제정됨에 따라 학교밖 청소년 지원 사업이 확대되어 전국적으로 학교 밖 청소년 지원센터가 생겨나고 있다. 대전도 역시 기존 대전시 학교 밖 청소년지원센터와 더불어 서구, 유성구, 2개의 센터가 새롭게 개소하였다. 132

 

지금도 근로 청소년들은 자신의 현장에서 어떠한 형태로든 폭력의 피해자로 서있다. 어쩌면 그들에게 정말 필요한 것은 치료해주고 보호해 주는 것보다, 폭력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환경이 아닌가 싶다. 여기에 청소년이 그 어떤 상처와 시련에도 다시금 일어설 수 있도록 용기를 주고 격려해줘야 한다. 왜냐하면 일하는 청소년역시 미래가 기대되는 청소년이기 때문이다. 132

 

2. 청년, 창업을 말하다

 

지금의 대다수의 청년들은 한 가지만 잘하면 먹고 살 수 있다. 공부 열심히 하면 나중에 좋은 직장을 얻을 수 잇다고 듣고 자라온 세대다. 어른들 말씀 잘 새겨듣고 고등학교에서 기술을 배우고 나와서 취업을 하려해도, 대학가서 졸업하고 취업을 하려해도 사회에서 제대로 대우받고 인정받으며 일할 수 있는 곳은 손에 꼽을 정도다.“ 135

 

취업과 창업을 이야기하기 전에, ‘라는 존재가 어떤 일을 하면서 행복할 수 있을지 고민해봐야 한다. 우리는 행복한 삶을 위해 일을 하고 돈을 번다. 어느 회사에 가야지 돈을 많이 벌 수 있느냐가 아니라 어떤 삶을 살아야 행복한 인간인가를 먼저 생각해야 하는 것이다. 135

 

나에게 7개월의 시간은 정말 인생에서 중요한 시간이었다. 삼성에서의 활동은 뛰어난 능력을 가진 친구들과 협력하고 경쟁하며, 자본주의의 치열함과 수많은 것을 배우게 했다. 행복나눔재단에서의 활동은 새로운 시각을 키우고 사회와 정의에 관한 나의 관점들을 다시 한번 되돌아 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138

 

회사를 운영한다는 것은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월급이 꼬박꼬박 나오는 것도 아니고 손해를 각오하고 투자를 해야 하는 일도 부지기수다. 함께하는 직원이 생기면 그 책임감도 이루 말할 수 없다. 창업은 낭만적인 일이 아니다. 정말 먹고사는 문제다. 그러기에 이 일이 정말 내가하고 싶은 것인지, 내가 꿈꾸는 가치와 목표를 위해 그 시간들을 견뎌낼 수 있는 사람인지 잘 판단하고 도전해야 한다. 143

 

3. ‘관리된 심장콜센터 노동자

 

하지만 내가 여기 직원으로 앉아있으니 욕을 들어 마땅하단다. 내 잘못이 아리라고 하면서 나에게 욕을 하는 게 당연하다니, 알 수 없는 논리다. 20여분에 걸친 진땀나는 통화를 끝내고 마음을 지정시킬새도 없이 또 다시 수화기를 든다. 이번에도 민원이다. 낭패다. 하루 90-110개의 콜을 채워야 한다. 148

 

첫 아이를 출산하고 복직한 후 힘든 시간을 보낼 즈음, 매체에서 감정노동이라는 말이 유행처럼 쏟아져 나왔다. 그래서인지 회사에서도 정신과 의사를 초빙해 힐링을 주제로 상담을 진행했다. 돌아오는 이야기는 터닝포인트가 필요하다, 운동을 해라, 별 도움이 되지 않은 빤한 것들이었다. 상담프로그램은 얼마 가지 못해 막을 내렸다. 148

 

평가 콜이 들어오면 깃발을 올린다. 어느 때는 1분 안에 5번 이상 말해야 하고, 또 어느 때는 한 콜에 우리 고객님2번 이상 말해야 한다. 지금은 고객의 이야기가 끝나면 , 그러세요를 꼭 붙여야 한다. 혹시라도 깜박하면 바로 감점이다. 사물존칭을 해서도 안 된다....평가기준을 누가, 무슨 근거로 만드는 것이며, 누구를 위한 평가인지도 모르겠다. ...완벽한 100점을 요구하는 세상이 야속하기만 하다. 149

 

지난 1013, 한국고용정보원이 국내 730개 직업 종사자 25550명의 감정노동 강도를 비교 분석한 결과 감정노동의 강도가 가장 센 직업이 텔레마케터인 것으로 나타났다. 148

 

고용정보원은 분석 결과 텔레마케터에 이어 호텔관리자, 네일 아티스트, 중독치료사, 창업컨설턴트, 주유원, 항공권 발권사무원, 노점.이동판매원 등이 감정노동을 많이 하는 직업 순위 상위권을 차지했다. 149

 

콜센터 산업의 메카로 불리는 대전의 경우, 일자리 창출을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 정책의 일환으로 2006년부터 콜센터 유치에 주력, 2010년 중 지방으로 이전한 전체 콜센터 31개 가운데 16(전체의 51.7%)를 유지했다. 2008년 지방자치단체로는 최초로 상담사 1만 명을 돌파했고, 20159월 현재 대전시에는 130여개의 콜센터가 자리잡고, 17천여 명의 상담사가 근무하고 있다. 대전시는 콜센터 유치를 위한 비교우위의 입지여건으로 수도권 본사와의 지리적 접근성, 저렴한 임대료 및 관리비, 우수한 인적.기술적 자원 등을 꼽고 있다. 150

 

대전시는 콜센터 근로자의 인권 침해 피해를 예방하고 근무 여건을 개선하기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대전시는 콜센터 상담사의 권익 향상을 위해 법률, 노무, 의료, 경영, 인권 등 분야의 전문가 23명으로 자문단을 구성.운영하고, 상담사 사회인식 개선을 위한 홍보다큐 사랑합니다. 고객님제작에나서는 등 다양한 사업을 벌이고 있다. 151

 

하루에 20-30변씩 전화하는 고객들이 잇어요. 신음소리, 바람소리 내며 속삭이듯 이야기하고, 마치 음란전화처럼요, 우리에게도 작게 천천히 이야기해달라고 요구하죠. 또 수시로 전화해서 요금 조회하는 고객도 있어요. 세부 항목별로 일일이 요금 물어보고 그렇게 반복하다가 실수하도 하면 꼬투리 잡히는 거예요. 그 때부터 큰 소리와 욕이 시작돼요. 도대체 왜 그러는지 이해는 안 가지만 우리는 전화를 끊을 수 없는 입장이니까 요구하는 대로 다 해줘야 한느 거죠. 속상한 건 회사 측에서 다 파악하고 있으면서도 나서주지 않는다는 거예요.” 152

 

억울함을 느낀 A씨는 사직서를 제출했고, 사직서의 건의사항란에는 서비스직일지라도 직원들의 인격은 지켜줘야 함이 당연하다.”는 글을 남겼다. A씨는 다음날 수면제를 과다 복용하는 방법으로 자살을 시도했다. 154

 

유럽은 감정노동이 고령화나 고용불안 등과 함께 미래 사회의 10대 심리적 위험요인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보고, 산업재해 승인 범위를 사고 중심에서 질병 중심으로 전환하는 추세다. 유럽연합은 2000년부터 직장에서 받는 직무 스트레스를 차별 행위로 간주하고 법을 통해 이를 처벌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155

 

4. 예술노동자가 꿈꾸는 노동

 

역시, 그 만큼의 돈을 벌기 위해 노동을 해야 했다. 다시 악순환이 반복되었다. 미래의 평안과 행복을 위해 현재의 평안과 행복을 포기하는 것이 당연한 줄 알았다. 내 인생에도 희망이 있는 줄 알았다. 개미와 배짱이 중에서 개미가 되어야만 하는 줄 알았던 그때의 끔찍하기 짝이 없는 나의 하루는 끝이 없어 보였다. 끝이 없어 보였으므로 희망도 보이지 않았다. 무엇보다 나는 내가 누구인지 조차 알지 못 했다. 나는 무엇을 위해 태어났으며 어디서 왔고, 어디로 가는지, 내가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인지, 꿈은 무엇인지 전혀 알지 못했다. 나는 나를 잃어버린 채 돈을 버는 행위에 하루의 대부분을 바치는 자본주의의 성실한 노예일 뿐이었다. 노예였으므로, 짜증나고 힘들고 삶이 싫었다. 157-158

 

아팠다. 아프고 또 아팠다. 힘들고 힘들었으며, 공감도 위로도 받지 못 했다. 누구나 그렇게 살아가고 잇고, 도한 나보다 앞서가는 많은 이들의 뒤꽁무니를 쫓으면서 달려가야 했다. 응원도 격려도 받지 못 한, 별 볼 일 없는 30대가 되었다. 159

 

서른이 되자 돌연 직장을 때려 치웠다.....피자를 배달하러 가는 15분 동안과 다시 매장으로 돌아오는 15분 동안 정신적인 자유로움을 누릴 수 있었다. 회사를 다니면서 격렬하게 느껴야 했던 스트레0스와 정신적인 압박 대신 시원한 맞바람과 생각할 자유를 얻게 된 셈이엇다. 생각할 자유라...이것은 아주 대단한 선물이었다. 나는 나 자신에 대해서, 그리고 내 삶의 방향에 대해서, 미래의 내 모습과 세상에 대해서 생각할 시간이 충분했다. 너무나 충분하고 넘쳐나서 글 쓸거리가 넘쳐났고, 나는 매일 매일 새벽 1시에 집으로 돌아와 잠이 올 때까지 그 꺼리들을 글로 써낼 수 있었다. 160

 

자정이 넘은 깊은 밤, 시장 골목에서 고물을 줍는 할머니를 보게 되었다. 그리고 나도 모르게 중얼거리고 말았다. - 나는 진짜 늙어서 저렇게 되지 말아야 할 텐데......부끄러웠다. 견딜 수 없이, 부끄럽고 부끄러워서 내 자신에게 화를 낼 수밖에 없었다. 잠이 오지 않을 정도로 분한 마음이었다. 그렇게 당하고도, 똑같은 사람이 되어 있다니,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창피했다. 161

 

배고픈 음악가의 삶을 이어가면서 깨우친 마음 중 하나가,나는 불쌍하지 않다. 나는 소중한 사람이다.’였다. 다시 말해 나는 나의 삶을 소중히 여기면서 무의식적으로 다른 사람의 삶을 소중히 여기지 않고 있었던 셈이다. 내가 타인의 삶을 응원하지 않았던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었다. 평생에 걸쳐 반복되어온 습관적인 태도였다. 나는 언제나 누군가의 삶보다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 힘없고 가난한 사람들의 삶을 무시해왔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내 자신의 삶이 너무나 한심하고 비루하게 느껴져 견딜 수 없었다. 동시에 나는, 남들에게 잘 보이기 위해서 살아왔다. 좋은 모습만 보여주려고 애를 썼고, 조금이라도 흠이 잡히는 것을 견딜 수 없었자. 나의 약점이 드러나는 순간 도망치기를 반복했으며, 무시당하지 않기 위해 무시하고 멸시당하지 않기 위해서 멸시를 일삼았다......타인의 삶을 응원하거나 격려하지 않다보니, 나는 내 자신을 깊이 응원하고 보살피는 힘 역시 잃어버리고 말았다....게다가 나는 지금 이순간의 삶을 늘 결과로 받아들였다. 늘 실망할 수 밖에 없었다. 모든 것을 결과로만 평가하며 결과물의 상태에 따라 내 자신을 다그치는 정도가 다르기만 할뿐, 깊이 응원하거나 격려하거나 위로하지는 않았다. 162

 

있는 그대로의 내 모습을 사랑하게 되면서 가장 많이 달라진 점이라며, 가진 것을 기준으로 사람을 판단하지 않는다는 점과 부를 판단하는 기준이다. 나는 부의 기준을 돈이 아닌 시간으로 매기게 되었다. 얼마나 많은 돈을 가졌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많은 자유시간을 누리느냐로 매기는 것이다. 164

 

이처럼 돈을 벌 것인가, 자유시간을 벌 것인가. 이 두 가지 중 한 가지를 택하는 것은 오직 내 자신에게 달여 있다.....불가피한 선택을 할 것이 아니라, 내가 원하는 선택을 할 수 있다면 삶이 더 재미있어 질 것임을 확신한다. 165

 

우선은 좋아하는 일이나 하고팠던 일을 시작하되 반드시 재미로 시작할 것을 권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무언가를 새롭게 시작할 때는 지금까지 살아온 인생의 판을 갈아엎듯이 제대로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것은 옳지 않다고 본다. 165

 

꿈은 이루는 것이 아니라 꾸는 것이고 꾸준히 하다 보면 저절로 이뤄지는 것이다. 언제까지 반드시 이뤄야겠다는 기한을 정해두지 않는 것이 좋다. 재미로 시작한 모든 일들은 그 한 걸음, 한 걸음 모두가 꿈을 이뤄나가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꾸준히 해나가는 것은 이 재미에 달렸다. 166

 

우선은 부자가 되지 않기로 하는 것이다. 이 말은 부자가 되고자 하는 욕망으로부터 자유로워져야 한다는 뜻이다. 두 번째는 부의 기준을 앞서 말한 대로 자유시간을 얼마나 누리느냐로 바꾸는 것이다. 세 번째는 얼마나 노동시간을 줄일 수 있는가를 고민하고 실천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이 세상의 모든 삶을 소중히 여기며 응원하고 지지하는 것이다. 167

 

세상은 취업을 하더라도 대부분의 노동자가 착취의 대상으로 여겨질 뿐, 그들의 존재를 꿈꾸는 존재, 생각하는 존재, 지혜로운 존재로 여기려고 하지 않는다. 소수가 다수를 돈과 권력으로 지배하는 사회로 변화했고, 앞으로는 좀 더 심해질 것이 분명하다. 168

 

나는 도대체 왜 노동을 하는가?’

 

자유롭고 행복하기 위해서, 꿈을 꾸기 위해서, 사랑하고 사랑받기 위해서, 웃고 울고 춤추고 노래하기 위해서, 함께 살기 위해서, 세상을 아름답게 만들기 위해서, 따뜻한 마음들을 위해서....그것으로 충분하지 않은가? 169

 

5. 주변부의 과학기술자들

 

이 아래의 학력은 연구소의 노동자들을 상대하는 서비스업 계약직으로 일하거나 벤처기업의 생산직으로 근무할 것이다. 이렇게 잘게 부수어진 위계구조는 위로 오르는 상상을 불허하며, 아래로 내려가는 것은 이 구역을 떠나거나 존재가 사라지는 일이 된다. 그들 모두 이 자리가 불안하지만 지켜야할 규칙으로 생각한다. 이 규칙 속에서 위기가 올 때 가장 먼저 버려지는 자는 가장 낮은 계급으 노동자와 기간제 청년노동자들이다. 176

 

사실 과학관련 대학원생도 특정분야를 연구한다는 것을 빼놓고는 한국사회가 작동되는 방식과 똑같다고 보시면 됩니다. 다들 과학 연구하는 사람들 생각하면 어떤 문제가 생길 때 논리적이고 이성적으로 문제를 풀고 대처할 것 같지만 전혀 그렇지 않아요. 우리 사회의 환경, 문화의 작은 축소판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177

 

교수님들을 개인적으로 만나면 다 좋으신 분들이죠. 열정도 있고, 하나라도 더 알려 주려고 매우 열심히 하시는데요. 정작 대학원 시스템에 관해서는 관심이 없어요. 외국에서 유학한 교수님들은 한국의 대학원생들이 얼마나 열악한 환경이신지 아실 거예요. 미국만 해도 우리의 대학원체계와 다르게 대학원생 노동자의 지위와 권리를 보장하고 있거든요. 물론 시스템이 다르겠죠. 하지만 안타까운 건 교수님들이 이런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아무런 노력을 하지 않는다는 거죠. 178

 

이런 일상 속의 작은 위계는 삶을 지배한다. 내가 만났던 비정규직 청년들은 회사에 충실했고 약속을 정해놓고도 바쁜 일 때문에 약속을 연기하는 일이 많았다....그들은 먼 미래를 계획하지 않았고 1, 2년 단위의 계획에 익숙했다. 정치 얘기보다는 대중스타와 먹어보지도 못한 음식 레시피에 더 관심이 많았다. 40대 이상의 정규직도 마찬가지다. 아이들 입시교육과, 해외여행, 펀드, 골프이야기로 대화는 채워졌다. 180

 

철수씨와 헤어진 후 가야 할 곳을 내비에 찍는다. 내비는 목적지를 찾지 못하고 계속 주위를 맴돌게 한다. 과학기술 연구 분야에 종사하는 노동자 또한 우리 사회가 가지고 있는 노동의 틀로부터 자유롭지 못했다. 여전히 연구 현장에서 노조는 거대한 기관과의 싸움에서 노동자가 기댈 희망의 끈이지만, 비정규직과 청년에게도 희망의 불씨가 될 수 있을까? 정해진 답은 없다. 길의 방향만 안다면 목적지에 다다를 수 있다는 바램으로 내비를 잠시 끈다. 우리의 노동에 대한 존중만이 위계와 분열의 피라미드와 싸워 이기는 좌표계가 될 것이다. 181

 

볕뉘.

 

1. 깊이있는 글들이 고맙다. 학교 밖 청소년, 콜센터 노동자, 청년예술가, 주변부 과학기술자들, 청년창업자의 삶들을 깊숙히 들여다볼 수 있다는 점도 그러하다. 어떠한 방식의 삶을 선택하더라도 이땅에서, 변화하는 세상에서 살아가기는 결코 녹녹치 않다는 것을 글들을 통해 아프게 새겨진다. 또 다른 삶의 실험과 그 결을 느낄 수 있는 것도 큰 수확인 것 같다. 문제는 나의 삶의 선택도 다양한 방법과 갈래길을 갖게 될 수 있지만, 다른 삶들의 파고가 늘 나에게도 미치고 있다는 것이다. 다른 삶들에 눈길도 관심도 없이, 나의 삶으로도 벅차다고 생각하는 순간, 다른 삶들의 외피를 쓴 조직적인 파도 끝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2.  양극성 장애를 앓는 것이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증상이라면 그것은 달성해야 하는 목표와 관리시스템이 이 하나에 집중하도록 만드는 수많은 아이러니의 겹침때문에 발생하는 것은 아닌가? 탈진의 기로에 서 있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고, 어떤 사회적 역할도 의미가 없어지는 병증에 도달하는 사람들이 늘어날 수 밖에 없는 확전의 상태에 있는 것은 아닌가? 취재하고 인터뷰한 내용들의 근저에 흐르고 있는 또 다른 삶들의 결을 잘 모아볼 필요성이 있는 것 같다. 이렇게 보이지 않는 삶들은 거대한 노동의 흐름을 묵묵히 움직이고, 그 경제행위가 삶의 방편이자 질곡이 되는 현실이다. 좀더 광범위한 조사와 문제점에 대한 연구, 다층적인 해결책의 실마리로 다양한 삶들을 느낄 수 있는 것, 주식 시세표처럼 등락을 거듭하는 보이지 않는 삶들을 다시 여기로 가져오는 일이 필요할 것 같다.

 

3. 끊임없이 반복하는 자신에 대한 실망과 남에 대한 멸시, 수치심과 증오가 반복되는 삶을 다시 살리고 채워내는 방법과 삶의 실험도 눈여겨보면 좋을 것 같다. 그리고 또 다른 삶들과 섞어내는 다른 삶의 이정표를 느낄 수 있다면 반드시 이 사회에서 다르게 사는 길이 없는 것은 아닐 듯 싶다. 인식의 심화와 일상의 노력들에 응원을 보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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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왜 그렇게 청()년 노동문제에 집착하느냐고 물었다. 그들이 있어야 할 곳이 어디인지 묻고 싶었다. 그들은 집에서 학교에서 혹은 사회에서 내몰린 우리의 미래다. 어쩌면 이 시대 청년들은 시커먼 똥물에서 피고자 하는 꽃인지도 모른다. 기성세대가 배설한 시궁창에서 꽃을 피려고 발버둥치고 있는... 4

 

IMF를 타고 온 경제적 불평등이 우리 삶을 뒤엎던 날, 평등과 행복이 나란히 가출하더니 보란 듯이 개명해서 돌아왔다. 자유를 데려가더니 신자유주의라는 잡것을 만들어 놓았다. 이제 지옥이라는 말은 비좁은 성경이나 문학작품을 뛰쳐나와 세상을 활보하고 있다. 밥그릇을 빼앗긴 사람들은 자발적 가난마저 강요당한다. 5

 

지역은 현실에 더 가깝다. 지역은 삶의 터전이자 정치의 공간이기 때문이다. 실질적인 주권재민도 지역에 근거한다. 지역에서 목소리를 낼 공간을 여는 것이 중요하다는 인식이 상상의 출발점이었다. 5

 

다시 겨울이다. 대숲에 바람이 분다. 그까짓 돈이 뭐라고. 그래도 살았어야 하지 않겠느냐고 살아있는 자는 다그친다. 현실이라는 무덤 앞에서 6

 

 

키메라의 눈

 

10대들에게 왕따가 하나의 놀이로 다가간다는 이야기도 있잖아요. 금방 얘기한 공유라는 게, 자칫 잘못하면 똑 같이 나쁜 것을 행한다는 위험성을 띨 수도 있는거 같아요. 우린 학창시절 제대로 된 공유를하고 살았는지 되돌아봐야 할 거 같기도 하고요. 저 역시, 사람들과 대화를나눌 때 알콜이 있어야 좀 더 친밀감이 쉽게 생기는 거 같았어요. 11

 

상업성에 기대고 있는 문화가 20대 놀이문화의 대표성을 띤다는 것 역시, 바람직한 모습은 아닌 거 같단 생각이 들어요. 나아가서 놀이문화를 즐기려면 꼭 돈이 필요하다는 물음 역시 필요한 거 같고요. 즐거우려면 돈을 써야 한다는 게 너무도 당연하게 되어버린 건 아닐까요? 13

 

락페스티벌 티켓 하나가 10만원이더라도 자기를 우한 것으로 여기며 흔쾌히 소비하는 거죠. 소비의 측면을 떠나서, 스스로를 위해 비용과 시간을 투자한다는 부분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는 거 같아요. 하지만 동시에 관람이란 행위에 익숙해지고 있다는 건 경계해야 할 것 같고요. 버스킹, 프리마켓, 최게바라 기획사 등 큰 비용을 들이지 않더라도 충분히 만들 수 있는 것들이 있어요. 그렇다면 작은 문화이벤트들을 20대들이 스스로 만드는 것도 가능한 얘기겠죠. 13

 

여가 시간이 별로 없는 20대 대다수의 상황을 고려할 때, 우리는 한정된 시간에 최대의 즐거움을 누리려 하는 것 같아요. 여유롭지 못해서 새로운 문화를 상상하지 못한다는 말이 될 수도 있고요. 그래서 당장 눈앞의 익숙한 문화들을 즐기고 있는 게 현실이죠. 15-16

 

여행의 경우도 마찬가지에요. 어는 회사에 스페인 공장이 있는 걸 미리 조사하고 스페인에 가는게 유익하다고 판단 후 간다거나 하는 경우가 많다고 들었어요. 그럼 이건 즐기는 놀이가 아니라 이력서 한 줄을 채우기 위한 수단으로 변질되는 거죠......저는 오히려 놀이가 스펙화되는 걸 더 지원해야 되는 부분도 있다고 봐요. 순수할 필요는 있지만 순진할 필요는 없잖아요. 19

 

지금 우리가 있는 벌집은 일종의 사랑방 개념이라고 봐요. 저희가 진행하는 대전 아트프리마켓도 마찬가지로, 셀러, 공연자, 관객들이 서로 오가며 소통하는 사랑방의 모습을 지향하고 있고요. 중요한 건, 이런 공간들이 많이 늘어나야 할 거 같아요...거점 공간이 있다는 건 무언가 할 때 훨씬 수월해지는 부분이 있죠. 21

 

호모 루덴스

 

아이가 놀이할 때 만큼 진지하다면 인간은 거의 자기 자신에 가깝게 된다. -헤라클리토스- 24

 

학교보다 오래되긴 했지만 가족도 그리 오래된 제도는 아니다. 현대인들에게 익숙한 일부일처제의 가부장 사회는 농경이 시작된 이후에 등장하였다. 농업생산력의 발전을 위해서 밭을 깊이갈이하는 농사법 때문에 남성이 가지고 있는 근육의 힘이 농업에서 중요한 요소에 등장한 이후다. 가부장제 이전의 수 만년 간 모계사회에서 씨족 내부의 놀이생태계가 가족보다 더 오래 전부터 작동하였다. 25

 

남성의 경우 소년기를 지나면서 입사제의를 통해 성년기로 이행하였다. 입사제의는 며칠 만에 끝나기도 했지만 대체로 몇 달씩 계속되었다. 그래도 현대인만큼 성인기를 준비하는 유예기가 길지는 않았다. 입사제의를 거치는 소년들은 혼자 힘으로 또는 멘토 역할을 하는 성인에 의존하여 생존 능력과 기술을 집단의 모두에게 증명해 보여야 한다. 30

 

수 십 년에서 수 백 년 혹은 그 이상의 시간을 두고 전해지고 진화해온 수많은 놀이종들은 1980년대만 해도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었지만, 190년대를 거치면서 십 몇 년 사이에 골목에서 거의 사라지게 되었다. 테크놀로지의 발달과 세계화 덕분에 새로이 도입된 전자오락류의 외래종놀이가 놀이 생태계의 우점종을 차지한다. 이런 놀이종의 대량 멸종과 우점종의 변화도 놀이생태계의 교란의 한 양상이다. 이러한 놀이생태계의 교란은 그저 세상이 달라졌다거나 시대가 변했다는 말로는설명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36

 

20세기 초등학생들은 학교가 파한 뒤 길고 긴 방과후의 여유시간과 주말의 방학을 누렸다. 학원을 몇 곳 다니는 학생도 없지 않았으나 지금처럼 학원 스케줄로 방과후를 빽빽하게 채우는 경우는 드물었다. 그러나 90년대 이후 온갖 학습지와 학원과 과제와 체험학습은 아이들의 여유로운 시간을 포식해 버렸다. 느긋하고 한가하고 여유로운 시간이 희소해졌다. 놀이생태계를 이루는 시간축이 수험산업에 의해서 파편화되었다. 37

 

놀이하는 교실

 

프로이트는 놀이의 주된 기능을 카타르시스즉 부정적인 감정을 정화시켜주는 기능을 한다고 하였습니다. 놀면서 즐거움을 느끼고 부정적 감정을 극복해내는 과정을 통해 심리적으로 건강해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피아제는 발달의 기본적인 메커니즘으로 인간과 환경 간의 상호작용 동화조절을 들었습니다....비고츠키는 놀이를 통해 추상적 사고능력이 생긴다고 주장하였으며 인간과 환경 간의 상호작용만이 아니라 인간과 인간의 상호작용을 매우 중요하게 여겼습니다. 43

 

놀이의 고수(5단계, 배려) - 잘 못하는 친구에게도 기회를 주고 격려하고 함께 기뻐하며 즐기는 사람. 놀이와 삶의 높은 수준으로 들어가는 단계 46

 

놀이의 상상력과 함께 한 IT 간략사

 

미디어가 발달할수록 시각중심의 정보습득 방식은 오감이 동원된 체험으로 이동한다. 그리고 그러한 체험을 제공하는 기술력은 놀이의 즐거움을 충족할수록 더 쉽게 선택받는다. 최근 콘솔 게임업계의 흐름을 보더라도 패권다툼의 질척한 소용돌이에서 빠져나와 놀이의 본질로 회귀하는 움직임이 감지된다. 85

 

대전의 탄생 2

 

조선에서 일본인들만이 모여 살고 처음으로 지명이 생겨 일본 사람들만으로 건설한 도시는 유일하게 대전뿐이다“ 94

 

조선총독부의 통계자료에 따르면 대전, 정확히는 당시 대전면의 1919년 인구수는 7,875명으로 이 중 일본인이 5,860명 한국인이 1,813명이었다. 거의 3배에 가까운 수치다. 96

 

대전에서 펴낸 책 1

 

2002년 대전에서 [민화대전집]이 출간됐다. 민화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주목하기 시작했다. 그때까지 발표된 민화의 도판이 아닌 그동안 공개되지 않은 작품만을 수록한 때문이다. 게다가 이 책은 어느 여염집 아낙이나 글 공부하다 지친 선비가 그린 듯한 아마추어 작품까지도 망라돼 있다. 어떤 것은 술 한잔 걸친 듯 삐뚤삐뚤 불규칙한 선이 그대로 담겨 있다....특히 화초에서부터 호렵도, 용그림, 매 그림, 어해도, 팔경도, 금간산도, 산수실경도,지도, 사실도, 경직도, 평생도, 유희도, 산수도, 무속화, 설화도, 신상도, 효제도, 비백, 문양도, 불화, 초충도, 책가도, 모란도, 연화도 등 민화의 모든 분야를 총망라해 놓았다. 이 책이 값진 또 다른 이유는 민화연구에 기여하고자 하는 각별한 의도로 기획 출판됐다는 점이다. 저자 스스로도 한국 민화의 예술성을 적극 홍보하고 부단한 연구를 통해 계승, 발전시켜 나가고’, ‘민화연구에 미력하나마 도움이 되고자 했다고 밝히고 있다. 110

 

실제 저자인 이영수 단국대 명예교수는 아직도 책을 찾는 사람이 많다때문에 10월 중 [민화대전집]을 재발간할 예정이라고 알려 왔다. 그는 <상상>독자들에게도 한국인이 정신세계를 가늠하게 하는 겨레그림인 민화를 많이 사랑해 달라고 말했다. 112

 

한 달 수입은 얼마 되지 않아요. 이득도 없고 책이 오면 사야해서 남진 않아요. 그냥 생활하는 거죠. 그래도 이 일을 계속하는 이유는 집념 때문입니다. 헌책방을 찾는 대전시민들을 위해 집념으로 하는 것입니다. 종신제죠. 건강유지 될 때까지 할 거예요. 얼마나 행복한가요. 일도 하며 행복을 느낀다는 것이...” 116

 

책이란 건 동화책을 읽어도, 아이들의 그림책을 보고도 감동스럽게 읽을 수 있어요. 책이 수십만권 있어도 도움이 되는 책을 읽어야 하는 거죠. 한 단계 낮은 책을 읽는 것이 잘 들어 올 뿐만 아니라 한문 섞인 것을 읽어야 단계가 올라갑니다. 단골중 무협지로 시작해 사회과학분야로 넓어진 사람이 있어요. 10년 된 애독자인데 한 달에 5-6권 읽어요. 10년 되다보니 올라간 수준이 엄청 높아졌어요. 저렇게 밟아가야 하는구나 배웠죠. 차근차근 쌓아 가면 역량도 커지고 생각도 넓어져요.” 117

 

볕뉘.

 

1. 상상잡지 003호를 차근차근 읽어본다. 처음 시작하는 [대전에서 펴낸 책 1]은 인상깊다. 발간된 사실도 몰랐고, 그렇게 폭 넓고 깊게 담고 있는지도 꼭 보고싶거나 소장하는 싶은 욕심이 인다.  연재중인 [대전의 탄생] 2회분 역시 고윤수샘의 폭넓은 교제와 조사연구, 폭넓은 독서와 사유의 결을 유감없이 볼 수 있다. 근대 속에 서서히 발담그고 어떻게 재사유해나가게 될지 자못 궁금하다. 인근 지역의 근대풍경을 보는 데도 도움이 될 것 같다.

 

2. 아이엠에프 이후로 나타나는 인간형으로 두 가지 특징을 꼽을 수 있다. 태어나면서부터 갖고 싶은 것을 모두 가져본 유일한 세대이기도 하다. 키메라의 눈에서도 살피듯이 이런 경험은 성인기을 유예하고, 그 통과의례가 생략되어 있기도 하다. 사회적 유아상태를 오래갖고 간다. 두번째는 일찍부터 관계가 단절된 경쟁에 노출된다는 것이다. 어려서부터 극소수의 적자와 패배감과 열패감을 갖는 청소년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극한의 소비와 극소의 관계만으로 만들어진 경계밖은 우울증과 과잉행동장애와 온갖 낙인을 찍은 병명으로 가득하다. 그 시대가 만들어내는 인간군상은 잔혹할 수밖에 없고, 극단적이다. 이런 세상에 살고있고, 안타깝게도 더 나빠질 수 있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할 것이다.

 

3. "....그가 보기엔 기아임금 해결도 시급한 문제지만 이 못지 않게 인간답지 못한 대우, 어디에도 소속되지 못한다는 느낌이 더 견디기 힘들다. 그러다보면 인생의 패자가 된 듯하고 수치심이 들며 최대한 남들의 주목을 받지 않으려 하게 된다. 한때의 침묵하는 다수는 이제 자신들의 힘겨운 상황을 최대한 외부에 알리려고 하지 않는 고립된 집단 속의 보이지 않는 다수가 되어버렸다. 이는 다시 연대감을 짓밟는다. 예전보다 더 연대감이 절실한 바로 지금 이 시점에 그렇다...."  역설의 시대에 우리는 피폐해져가는 피폐해진 우리들 자신에게 다시 말걸고 그 원인의 근저를 탐색해 들어가야 할 것 같다. 막연한 추상이야말로 아무 것도 할 수 없게 만드는 것이기도 하다. 배제되고, 침묵하고, 보이지 않는 다수의 삶들이 현재 우리의 지평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좀더 근본적인 접근과 시도가  이어지면 좋을 듯하다.

 

 

4. 가치를 따로 세우고  또 다른 자장에서  또 다른 상상을 만들어내야 할 것이다. 구체적인 삶으로, 일상으로....너의 곁으로 다가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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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인간-이젠 히스테리와 노이로제라는 진단을 받을 수 없다. 대신 과잉행동장애와 우울증류의 병들이 출몰한다. 자기주도-자기경영-성공의 삼각편대에 세뇌된 신민은 점점 더 조기에 환자를 제조해낸다. 내탓의 무한궤도는 열외되지 않고서는 자신이 무슨 짓을 하고있는지 깨달을 길이 없다. 기괴한 인간은 숱한 `나`만 만들어 낸다. 자기분열을 느낄 짬도 없다. `너`로 가는 길이 없다.

-반비, 「신자유주의 인격의 탄생-우리는 어떻게 괴물이 되어가는가」

발. 푸코가 말한 `자기배려`나 도덕이 아니라 너와의 관계를 말한 `윤리`가 부각된다. 배제된 사람-삶이란 늪에서 허우적대며 빠져나올 수 없는 이론적 근거는 여기서 시작한다. 너로 가는 길은 너무 멀고도 험하다. 나도 괴물일 수밖에 없다는 자각이 없는 한 ㆍㆍ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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