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를 지은 사람은 대부분이 훌륭하거나 착하지 않은데, 멀리 떨어진 곳에서 백성들과 가까이하는 관직을 제수하니 마음대로 스스로 일을 맡게 되어 멀리 있다는 것을 믿고 멋대로 잔학하게 굴어서 힘없는 백성이 재앙(災典)을 만나도 끝내 위로 호소하지 못합니다. 바라건대지금부터 무릇 죄를 짊어진 사람에게는 사천(四川)과 광남(廣南)을 맡겨서 상리로 삼는 것을 허락하지 마십시오.

제왕 된 사람은 천하를 위하여 재부를 주관하는 것이다. 경(卿) 등이 회계를 관장하면서 마땅히 공정(公正)함을 마음에 두어야 하고, 잘라내어 깎는 일을 하여 백성을 해치고 화합의기운을 상하게 해서는 안 될 것이다.

서희가 말하였다.
"우리나라는 바로 고구려의 옛 것에 가까이 한 것이니 그러므로 고려라고 호칭하였으며, 평양에 도읍하였다. 만약에 땅의 경계를 가지고 말한다면 상국(國, 요)의 농경(東京, 遼寧)은 모두 우리 경계 안에 있는 것인데, 어찌 이를 침식이라고 하는가? 또 압록강(鴨綠江)의 안팎은 역시 우리 경내에 있지만 지금 여진이 그 사이를 점거하여 도로가 경삽()하여바다를 건너는 것보다 심하니 조빙(朝聘)이 불퉁하게 된 것은 여진 때문이다. 만약에 지금여진을 축출하고 우리의 옛 땅을 돌려받아서 성보를 쌓고 도로를 개통하게 된다면 감히 조공을 수행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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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광 발전기 교과서>, <풍력 발전기 교과서>는 가정에서 발전기를 직접 제조하는 방법이 담긴 DIY 매뉴얼이다. 에너지에 관심이 많은 회사원인 저자가 전문 업체에 의뢰하지 않고 직접 부품을 사서 만든 소용량 발전기. 전문 업체에 의뢰할 때보다 평균 1/10정도 가격으로 발전기를 만들 수 있는 방법과 기재자 구입방법 등이 상세하게 소개되어 있기에 평소 환경과 기계 제작에 관심이 있는 독자들은 관심을 가질만 한 책이라 여겨진다.

개인적으로는 이 책들을 보면서 신재생에너지원에 대한 발전에 대해 다시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다. 독자들은 책을 접하면서 화석연료와 결별한 자연친화적인 발전에 의한 에너지 독립에 대한 기대를 갖고 읽어갈 것이겠지만, 책을 덮으면서는 신재생에너지원의 한계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적어도 우리나라의 현실에서 신재생에너지원만으로 전력 수요를 감당할 수는 없음을 자가발전을 통해 얻어진 전력량은 분명하게 보여준다.

저자는 가정에서 효율적인 전력 이용을 위해 에너지저장장치(ESS, Energy Storage System)의 활용을 말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정에서 필요한 전력을 감당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기에 결국 보조적인 전력공급 수단에 불과하다는 것이 가정용 발전의 현실이다. 물론, 향후 과학기술의 발전에 따라 얻어지는 전력량이 상승할 수도 있을 것이며, 스마트 그리드(Smart Grid)가 활성화되면 획기적인 변화가 가능하겠지만, 지금 당장 에너지 발전원의 급격한 변화는 매우 어려운 것이 현실임을 생각하게 된다.

최근 AI혁명으로 불리우는 여러 변화는 막대한 전력의 안정적 공급이라는 전제 위에 가능하다는 점을 생각해본다면, 앞으로도 전력 수요는 급격하게 증가할 것이다. 그리고, 각국은 이러한 시대 흐름에 뒤쳐지지 않기 위해 노력할 것임을 고려한다면, 신재생에너지가 주류가 되는 시대는 조금 더 기다려야 하는 것은 아닌가 생각하게 된다. 여기에 더해 신재생에너지, 2차 전지 산업을 선점하고 있는 중국에 대한 서방의 견제까지 고려한다면 그 시기는 더 미뤄져야 할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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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에 이회가 말하기를 ‘곡식을 사들이는 것이 아주 비싸면 백성들을 다치게 하고, 아주 값이 싸면 농업을 해치게 된다. 백성들이 다치게 되면 흩어져 버리고 농업이 다치게 되면 나라가 가난해진다. 그러므로 아주 비싸거나 아주 싸면 그것은 다른 하나를 다치게 하니 나라를 잘 다스리는 사람은 백성들로 하여금 다치지 않게 하고 농업을 더욱 권고하는 것이다.‘라고 하였습니다.

황제가 일찍이 불러서 편전(便殿)에 오게 하여 변방의 일을 물었는데 왕화기가 말하였다. "천하를 다스리는 것은 마치 나무를 심는 것과 같으니 걱정할 것은 뿌리가 아직 굳지 않은 것이며, 뿌리가 굳다면 줄기와 가지는 걱정거리가 되기에는 부족합니다. 지금 조정이 잘 다스려지는데 변방의 경계 지역이야 무슨 걱정으로 불안합니까?"

천하는 아주 넓고, 만기(萬機, 정치를 하면서 처리해야 할 업무)는 아주 많은데, 폐하께서 총명하심으로 보필하는 신하들에게 기탁하셨는데, 만약에 여러 관료를 접견하지 않으면 어떻게 밖의 일을 알겠습니까! 옛사람이 이런 말을 했습니다. ‘의심하거든 쓰지 말고, 썼거든 의심하지 말라.‘ 만약에 국운(國運)이 쇠퇴하는 말기에 강한 신하가 멋대로 권력을 전횡하게 된다면 이러한 시기에는 고려할 수 있습니다.

황제가 이 때문에 가까이 있는 신하들에게 말하였다.
"국가에 만약에 밖의 걱정거리가 없다면 반드시 안의 근심거리가 있다. 밖의 근심거리는 변방 일에 불과하여 모두 미리 막을 수 있지만 오직 간사하기가 형편없는 사람들이 만약에 안에서 걱정거리를 만든다면 깊이 두려워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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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커의 강연은 당시 중앙은행 책임자와 경제학자, 나아가 정치인들이 대 인플레이션으로부터 얻은 교훈을 잘 요약했다. 첫째, 인플레이션 완화는 경제를 건전하고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가장 필수적인 기초다. 둘째, 중앙은행은 인플레이션 심리에 대처하고 인플레이션 기대치를 낮은 수준에 묶어둘 정도로 충분한 신뢰를 얻고 끈기를 보여준다면 분명히 인플레이션을 낮은 수준으로 관리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중앙은행이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단기적 정치 압력으로부터 독립성을 유지한 채 통화 정책을 운용할 자율권을 지녀야 한다.

1996년과 1997년에 그린스펀이 보여준 성과는 우드워드의 책을 비롯한 여러 곳에서 그가 받은 극찬에 어울리는 것일까? 여러 면에서 그럴 만하다고 볼 수 있다. 가장 중요한 점은 경제 성과가 훌륭했다는 사실이다. 견고한 성장과 낮은 인플레이션이 지속되었다. 아울러 그가 위원회를 장악한 솜씨나 기본적인 경제 데이터의 이면을 꿰뚫어 보는 능력 등이 여러 사례로 입증되었음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특히 생산성의 본질에 관한 그의 통찰력에는 감탄이 절로 나온다. 나중에 교정을 거쳐서 나온 데이터를 보면 실제로 1996년과 1997년의 생산성 성장은 그린스펀의 예측대로 처음 발표된 것보다 훨씬 높았음을 보여주었다.

지금 와서 생각하면 그린스펀은 자신도 인정했듯이 금융 안정성 면의 위험을 거의 도외시했다. 그러나 그것은 자산 가치의 추이를 주목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시장의 힘이 금융기관과 시장의 위험 감수 성향을 충분히 감당할 수 있으리라는 과도한 신뢰에 그 원인이 있었다. 결국 그런 취약점이 전 세계와 그린스펀이 지닌 중앙은행장으로서의 명성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쳤다.

그린스펀의 정책은 인플레이션을 통제하는 것이 목적이므로 단기적으로 채권 수익률이 떨어지더라도 장기적으로 인플레이션이 낮아지면 결국 금리는 내리게 되어 있다는 것이 그들의 주장이었다(1995년을 기점으로 장기금리는 실제로 하락세를 보였다). 그러나 만약 시장이 인플레이션의 지속을 막으려는 연준의 노력을 대통령이 방해한다고 믿는다면 장기금리는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오를 것이다. 클린턴은 그린스펀을 공개적으로 비판하거나 압력을 가하는 모습을 한 번도 보여주지 않았다는 중요한 선례를 남김으로써 연준의 독립성에 관한 새로운 기준을 확립했다. 조지 W. 부시와 버락 오바마도 그의 이런 선례를 따랐다.

구조적 장기침체와 세계 저축 과잉은 서로 강조하는 점이 약간 다르다. 구조적 장기침체는 적어도 초기에는 주로 미국에 관심을 집중했던 데 비해, 세계 저축 과잉 논리는 저축과 투자의 세계적 흐름과 이를 촉진하는 세계 자본시장의 통합화 경향에 초점을 맞추었다. 구조적 장기침체가 주로 투자 자금 수요(기업의 자본 구성과 정부 적자에 기여)를 더 강조했다면, 세계 저축 과잉 가설은 자금 공급에 더 비중을 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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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똑한 사람을 채용하는 것은 인주(人主)의 일인데 만약에 그 청을 들어 준다면 이는 사사로운 은혜를 파는 것이니 그러므로 이를 준엄하게 끊어서 은혜를 황상에게 돌리려는 것이다. 만약에 채용하지 않을 사람같으면 이미 그 바라는 것을 잃었는데 또 좋은 말조차 하지 않으면 원망을 받는 길이다."

황제가 조보에게 유시(諭示)하여 말하였다.
"경은 자리가 높은 것을 가지고 스스로 방종하지 말고 권력이 무겁다고 스스로 교만하지 말며 다만 상을주고 벌을 주는데 삼가 [사사롭게] 아끼고 미워하는 것을 중지한다면 군사와 국가의 일이 어찌 다스려지지 않을까 걱정하겠소!"

처음으로 세 번 쟁기를 밀자 유사(司)가 예(禮)가 끝났다고 상주하였는데 황제가 말하였다. "짐의 뜻은 농사를 권고하는데 있는 것이어서 1천 무(飮)를 끝까지 할 수 없음을 한스러워 하는데 어찌 단지 세 번 미는 것으로 제한하는가!" 밭 갈기를 하면서 수십 걸음을 갔는데, 시중드는 신하들이 굳게 청하여서 마침내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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