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노동부가 분석해 밝힌 지난해AA 적용 대상 기업의 평균 여성 고용률은 37.8%다. 관리자 중 여성의 비율은21.3%다. 고용노동부가 2020년 AA 임금자료 (2019년 지급된 임금 데이터)를 분석해보았을 때 여성 근로자의 평균임금은 남성 근로자 대비 67.9%였다. - P13

직급별 고용 격차는 곧 임금 격차로이어진다(<그림 1>의 ⑤열). 고용노동부가 2020년 AA 자료로 집계한 남성 대비여성 임금률은 평균 67.9%이지만, 주요기업들의 개별 숫자를 보면 50%에도 못미치는 곳들이 적지않다. 여성 고용률이높은 보험업과 항공운수업 회사들에서오히려 그 격차가 두드러진다. 여성이 임금 높은 고위직에 드물어서 생기는 당연한 현상 아닐까? 그 이유도 한몫을 하지만 그것만으로 발생하는 격차는 아니다.
같은 직급 안에서도 여성이 남성보다평균임금이 낮다(<그림 1>의 ⑥~⑧열). - P13

하지만 억울해하는 기색 기업도 많았다. 이런저런 요인으로 남녀 임금 격차가 발생한 것은 사실이지만, 개별 기업이들 의도하거나 계획한 차별이라기보다 ‘불를가피하게 발생한 역사적 구조적 차이‘라는 반응이 많았다. 한 기업은 자기 사업장내 성별 직군 분리에 따른 임금 격차의불가피성을 서술하며 끝에 이렇게 적었다. "이는 비단 우리 법인의 문제만이 아닌 국가적인 문제임."
나름 정확한 진단이다. 우리나라 남녀 고용과 임금에서의 격차는 세계 최고수준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회원국들을 대상으로 매기는 성별 임금격차 순위에서 한국은 OECD에 가입한이래 26년째 1위를 기록하고 있다(<그림5> 참조).  - P18

윤건영 민주당 의원은 서해 공무원피격 사건 감사의 실효성을 두고 의문을제기했다. 감사원은 감사를 마친 뒤 범죄혐의가 있다고 인정될 때 수사기관에 고발하거나 수사를 요청한다. 검찰은 현재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을 수사 중이다.
"검찰이 수사 중이어서 감사원이 뭘 밝혀낸다고 하더라도 조치의 실익이 하나도없다. 외교 참사로 윤석열 정부의 지지율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국면을 전환하기위한 정략적 조치가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갖는다(10월5일 KBS 라디오)." - P24

론스타는 외환은행을 당초보다 싼가격에 넘긴 결정적 이유로 금융 당국(금융위원회)의 ‘매각 승인 지연‘을 꼽는다. 그런데 매각 승인 지연의 근본적 원인 제공자는 론스타다. 론스타는 외환은행을 인수한 직후인 2003년 11월 외환카드를 합병하기 위해 주가조작을 했다. 헛소문으로 외환카드 주가를 폭락시켜 2004년 2월적은 비용으로 이 회사를 삼켰다. - P26

금리인상의 여파가 세계경제에 주는충격은 매우 크다. 먼저 급속한 금리인상은 투자와 소비를 정체시켜 경기를 둔화시킬 것이다. 특히 한국과 같이 부채비율이 높은 국가에서 금리인상은 이자 부담을 무겁게 만들고 금융 불안을 낳아 경제에 충격을 줄 수 있다. 미국의 경기둔화와함께 각국의 경기가 동시에 나빠진다면수입이 줄어들고 무역이 둔화되어 세계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미국 경제도 이러한 세계경제의 둔화로부터 자유롭지 못할 것이다. - P30

특히 이 연구는 미국의 급속한 금리인상으로 인해 세계경제가 매우 둔화될것이고 개도국의 부채위기 가능성이 높다며 긴축정책을 비판했다. 저자들은 공급 측 요인과 관련이 큰 현재의 인플레에는 통화 긴축과 수요 측 대응의 효과가 작다며, 전략적인 가격통제나 기업의초과이익 과세, 원자재 투기에 대한 엄격한 규제 등의 대안적인 정책방향을 촉구했다. 그러나 연준은 단호하다. - P31

현재 실업률은 팬데믹 이전보다 크게낮아지지 않았지만 근원인플레이션(가격 변동성이 큰 식료품이나 유류 등을 제외한 인플레이션)이 매우 높아서, 실업률이 노동시장 과열과 인플레이션을 설명하기에 한계가 크다. 그러나 빈 일자리비율과 실업률의 관계를 보여주는 베버리지 곡선은 노동시장이 과열되었음을잘 보여준다. 노동시장 내에서 구인과 구직 사이 매칭 (matching)의 효율성이 낮아지면 빈 일자리와 실업자가 동시에 늘어나 베버리지 곡선이 우상향으로 이동한다(그림 참조). 팬데믹 이후 미국이 바로 그런 상태다. 현재는 팬데믹 이전과실업률은 비슷하지만 ‘빈 일자리 비율은훨씬 높아서 노동시장이 매우 타이트한것이다. - P32

복지팀 활동가는 "법적 가족‘이 아닌 가족을 이루고 있는 사람들은, 함께 살며 서로를 부양하고 있음에도 납세, 사회보험,
주거, 노동 등 사회적 삶의 모든 영역에서 사회체제 안에 온전히 포함되지 못함으로써 시민적 권리를 박탈당하는 실정이다"라고 설명했다. 대표적인 사례로 시급하게 수술동의서를 써야 할 때, 보호자로서 구급차에 동행하거나 진단서 같은 서류를 발급받을 때 ‘가족 밖의 가족‘은 어려움을 겪는다. 공동재산을 형성하기도어렵고 상속 권리로부터도 배제된다. - P39

파겔 교수는이런 상태로 ‘세 번째 겨울‘을 맞게 될 것을 크게 우려했다. 인플레이션과 에너지위기는 이전에 없던 난관이다.
정치권의 응답은 ‘부자감세‘ 정책이었다. 9월23일 리즈 트러스 신임 영국 총리는 경제성장을 이유로 소득 상위 1%에 대한 최고세율 (45%) 인하안을 발표했다.
팬데믹 대응 현장에서 호소하던 요구와는 분명 배치되는 응답이었다. 트러스 총리의 감세 정책 발표이후 영국 파운드화의 가치는 떨어지고 전 세계 금융시장은혼돈에 빠졌다.
지지율이 급락하자 트러스 총리는 10월3일 최고세율 인하안을 백지화했다.  - P44

1차 유행이 시작되자 영국은 유럽에서도매우 높은 초과사망률을 보였다. 지난 10년 동안 심화된 건강 불평등과 팬데믹 기간의 높은 사망률 사이에 무슨 관련이 있는 걸까? DINA SK나는 세 가지 요인이 있다고 본다. 건강을 우선시하지 않는 정치와 심화된 사회경제적 불평등, 공공서비스 지출 감소가 그것이다. 2010년 선출된 정부(보수당)의 우선순위는 긴축정책이었다. 긴축은 퇴보적인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 P47

우익 인사들이 대거 복귀해 트위터가이들의 정치 선전장으로 전락할 경우2024년 대선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뉴욕타임스>는 "트위터가 지금처럼 정치 및 언론에 버금가는 기능을 수행한다면 머스크가 2024년대선에서 공화·민주 양측의 양극화를 부추기는 중심인물로 떠오를 수 있다. 2024년 대선은 머스크 선거가 될 수도 있다"라고 우려했다. 머스크가 표현의 자유를 명목으로 양극화와 혐오, 폭력 등을 부추길수 있는 내용까지 가감 없이 허용할 경우그간 이를 배제하기 위해 노력해온 트위터 직원들의 저항에 직면하거나 트위터직원이 대거 이직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 P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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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쿼소니에 따르면, "어떤 국가가 충분한 양의 핵분열성 재료를 보유한다면, 핵폭탄 제작까지 6개월이면 충분하다." 따라서 이란 역시 농축 우라늄을 일정량 보유하면, 잠재적 핵 강대국이 될 수 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미국, 러시아, 중국, 프랑스, 독일, 영국은 2015년 이란과 협정을 맺고, 이란이 군사용 핵 프로그램 개발을 중단하고, 농축 우라늄 비축량을 축소하는 조건으로 이란에 대한 경제 제재를 해제하기로 했다. 


 프랑스 외교관으로 일했던 마크 피노 제네바 안보정책센터 부교수는 "그런 가운데, 민간용 핵을 이용해 잠재적 강대국이 되고 필요하면 군사용으로 신속하게 전환 가능하다는 이란의 사례를 다른 국가들도 열망하게 됐다"라고 분석했다. 피노 교수는 핵 기술은 일종의 특권이라는 사실도 지적했다. 이 때문에 핵 기술을 보유하려는 국가들이 늘고 있다. _ <르몽드디플로마티크 2022.10> <핵무기를 향한 아랍 국가들의 열망> 中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Le Monde Diplomatique 2022.10>에서는 이미 핵(核)보유국인 이스라엘 외에도 핵보유를 희망하는 이란, 사우디아라비아 등에 대한 기사가 다루어졌다. 북한과 이란의 핵개발 관련 기사가 이제는 낯설지 않지만, 그럼에도 눈길이 가는 것은 최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핵위협 문제, 우리나라 대통령의 전술핵 관련 발언때문일 것이다. 최상위 비대칭 전력이라 할 수 있는 핵무기를 배치하자는 (전시작전권은 없지만) 국군최고통수권자의 발언처럼 전술핵무기는 과연 우리를 안전하게 지켜줄 수 있을까?


 미국이 소련과 핵전쟁을 벌인다면 아마 그것은 틀림없이 소련이 먼저 미국을 공격했기 때문이 아닐 것이다. 전쟁 초기 단계에 전략 핵무기가 오가지는 않겠지만 머지않아 그 단계로 확대되어갈 것이다. 대서양 동맹의 방어 전략은 전쟁이 단계적으로 확대되어 무자비하게 진행될 것이라는 가정 아래 수립된다. 전쟁이 단계적으로 확대되는 모습을 나타내는 은유적인 공식 표현은 '억제의 체인', '억제의 망', '억제의 연속' 따위다. 새로운 미사일이 배치되면 이 체인, 망, 연속이 완성된다. _ 한스 모겐소, <국가 간의 정치> , p203


 한스 모겐소(Hans Joachim Morgenthau, 1904 ~ 1980)는 <국가 간의 정치 Politics Among Nations>에서 핵무기를 국제 정치의 한 요인으로 설정하고 별도의 장(章)에서 이 문제를 다룬다. 이에 따르면 미래의 핵전쟁 양상을 두 강대국의 충돌에서 촉발하는 것이 아니라, 양 진영의 변경에서 재래식 무기에 의한 국지전 양상으로 벌어진 군사충돌이 점차 확전(擴戰)을 보이면서 강대국간의 전략핵무기 사용으로 이어질 것이다. 물론, 이러한 냉전 시대의 논리가 오늘날 그대로 이어지기는 힘들겠지만, 적어도 지역 내에서 한 국가의 전술핵보유가 주변국의 전략핵보유를 자극할 것임은 너무도 분명할 것이다. 


 우리 시대 최악의 핵 공포가 현실로 나타나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모든 수준에서의 억제가 필요하다. 따라서 전술적 전역 핵무기가 사용되지 못하도록 재래식 전쟁은 포기되어야 하며, 전략 핵무기가 사용되지 못하도록 전술 핵무기가 포기되어야 한다. 그리고 전략 핵무기는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포기되어야 한다. _ 한스 모겐소, <국가 간의 정치> , p205


  20세기 중반 핵전쟁으로 가장 가까이 접근했던 시기로 평가받고 있는 쿠바 미사일 사건. 흔히 케네디(John Fitzgerald Kennedy, 1917~1963)의 대범한 승부수에 흐루쇼프(Nikita Sergeyevich Khrushchev, 1894~1971)가 굴복한 것으로 알고 있지만, 소련 또한 이를 통해 성과가 있었던 것은 협상으로 갈 수 있을 정도의 핵전력을 보유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결국 전술핵보유는 전략핵보유으로 가는 징검다리에 불과하며, 어중간한 비대칭전력의 보유는 러시아, 중국의 정밀타격지점에 추가 되는 이상의 의미는 없을 것이다. 그것은 게임이론(game theory)에서 안정적으로 효과적인 전략이 바로 보복전략(Tit for Tat)이라는 점에 근거한다. 


 20세기에 세계의 강대국들이 벌였던 가장 위험한 대치상황을 1962년 10월에 옛 소련이 쿠바에 핵미사일을 반입하려고 한 시도라고 말하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게임이론의 관점에서 흐루시초프와 케네디가 직면하였던 상황은 성과행렬로 요약할 수 있다... 사실상 이 위기에 대한 대부분의 사람들의 기본개념은 두 강대국이 '충동선'상에 있었다는 것이다. 모든 사람들이 지금까지 알고 있는 바와 같이 실제로 취해졌던 의사결정은 봉쇄와 철수였으며, 이는 쿠바 미사일 위가라고 일컬어지는 협상의 결과로 귀착되었다. 소련이 쿠바에서 미사일을 철수하도록 함으로써 게임에서는 미국이 '승리'한 것 같은 일면이 있기도 하지만, 소련도 케네디 대통령으로부터 쿠바를 침공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얻어냈기 때문에 위기의 결말이 실제로는 일종의 협상이었던 것으로 여겨지는 것이다. _ 존 L. 캐스티, <20세기 수학의 다섯 가지 황금률>, p52


 상대에게 당했을 때, 그 이상의 피해를 안길 수 있다는 확신을 심어주기 위해서는 보다 상위의 젼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을 널리 알릴 필요가 있으며, 이러한 인식이 보편화되었을 때에야 비로소 TFT전략의 관대함이 나올 수 있을 것이다. 극단적으로 전세계 모든 나라가 핵무장을 했을 때, 세계평화가 온다는 것은 TFT 전략을 극한으로 밀어붙였을 때의 결과값이 될 것이다. 그렇지만, 이렇게 나가도록 기존 핵보유국들은 지켜보고 있을까. 


 '이에는 이, 눈에는 눈(Tit for Tat : TFT)'류의 전략에서 중요한 것은 경기자가 배신에 의해 벌을 받는다는 것이다. 보복의 위협은 항상 존재해야 한다. 보복할 수 있음을 과시하는 것은 '우리도 살고 남도 살리자' 방식의 주목할 만한 특징이다... TFT류 전략의 중요한 특징은 관대하다는 것이다. 이것은 우리가 이미 살펴본 대로 서로에게 상처를 주는 장기간의 상호 보복이 연쇄를 진정시키는데 한몫한다. _ 리처드 도킨스, <이기적 유전자> , p481/754


 상대보다 우월한 지위를 점하기 위한 군비 경쟁의 가속화에 대해, 자신들의 선도적 위치를 놓치지 않으려는 핵보유국들의 '사다리 걷어차기'는 '세계평화를 위해서'라는 명분으로 이어질 것이다. 자신의 핵우산 밖으로 일본과 한국이 나가기를 바라지 않는 미국의 입장에서 본다면, 북핵개발의 또다른 수혜자는 바로 한국이다. 


 핵무기 경쟁은 서로를 몹시도 두려워하는 신중한 정부가 운영하는 두 초강대국에만 제한되지 않고 전 세계로 확산되고 있는 실정이다. 모든 국가가 때때로 바보와 악당의 손에, 심지어는 이들 모두에 의해 지배되어왔음을 역사가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바보와 악당, 심지어는 이들 모두가 핵무기를 보유하고, 핵전쟁이 피할 수 없게 되어버린 상황을 한번 상상해보자. 이것이 바로 일반화된 무제한 핵무기 경쟁이라는 역동적 현상 속에 내재된 실제 핵전쟁의 피할 수 없는 위험이다. _ 한스 모겐소, <국가 간의 정치> , p206


 아무리 성조기를 들고 집회에 나가서 '미국만세'를 외치더라도, 그들이 보기에 한국은 북한 핵개발의 드러나지 않은 수혜자이며, 경계해야 할 대상이다. 그런 미국이 과연 한국의 독자적인 핵무기 보유를 승인할 것인가. 결코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한국 내 핵무기가 들어온다면 그 통제권은 미군에게 있을 것이며, 우리는 러시아-중국 대륙간탄도미사일의 첫번째 목표가 되는 이상의 의미가 없을텐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술핵배치를 주장하는 속내는 무엇일까.


 한국은 핵무기를 지역적 이해의 구도에서 파악했다. 다수의 한국인들은 북한의 핵무기를 한민족의 핵무기로 이해했다. 핵폭탄을 같은 동포의 머리 위에 떨어뜨릴 리는 만무하므로 일본과 그밖의 잠재 위협 세력으로부터의 한민족의 주권을 수호할 수 있는 좋은 수단으로 북한의 핵무기를 받아들였다. 한국의 관리들과 군 관계자들은 통일 한국의 핵무기 보유 가능성에 대한 희망을 공공연하게 피력했다. 한국의 이해는 잘 반영되었다. 핵무기 개발에 뒤따르는 희생과 국제적 오명은 북한이 짊어져야 하는 반면 한국은 궁극적으로 그것을 승계받을 것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북한의 핵무기와 한국의 발달한 산업이 결합하면 통일 한반도는 동아시아 무대에서 실력 국가로서의 위치를 공고히 다질 수 있을 것이다. _ 새뮤얼 헌팅턴, <문명의 충돌> , p151/289


 새뮤얼 헌팅턴의 주장에 영향을 받았는지는 모르겠지만, 남북한이 핵을 공동개발하고 일본과 전쟁에서 승리를 거둔다는 이야기는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의 마지막을 화려하게 장식한다. 소설에서는 무궁화 꽃처럼 피어오르는 버섯 구름이 독자들에게 통쾌함을 안겨줄지 모르겠지만, 현실은 소설이 아니다. 전술핵보유를 위해 미국에게 얼마만큼의 양보를 해야할 것이며, 미국은 북한핵에 대한 우려를 씻기 위해서라도 우리에게 한미일 안보동맹을 강요할 것이고, 이러한 역학관계에서 '미국의 전략무기 판매- 일본 군수물자 보급 - 한국 지상군 파병'이라는 전략의 큰 줄기가 쿠릴열도에서 부터 남중국해까지 분쟁지역에 적용될 수 있다는 걱정이 단순한 상상에 그치길 바란다... 

 

지구상의 어느 나라보다도 핵에 대한 공포심이 강한 이들 국민에게 어디인지는 모르지만 10분 이내에 핵폭탄이 떨어질 것이라는 공습경보는 전국을 아수라장으로 바꾸어놓고 말았다. 부모들은 어린아이들을 안고 울부짖었으며, 어떻게 대피해야 할지 모르는 사람들은 발을 구르며 고함을 지르고 악을 썼다. 거동 못하는 노모를 들쳐업고 여기저기 지하실을 찾아 헤메는 사람, 기운이 떨어져 거리 한 모퉁이에 주저앉아 흐느끼는 사람, 아예 처자를 버리고 큰 건물의 지하로 깊이깊이 숨어드는 사람, 숫제 미쳐버린 사람까지 일본 열도는 순식간에 천태만상의 지옥으로 변하고 말았다. 제2차 대전때는 모르고 당했으니 차라리 나았지만, 지금의 상황은 처참하기 짝이 없었다. _ 김진명,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2> , p540/546


PS. 어쩌면 그는 핵을 일단 보유하면 '게임이론'에 따라 노련하게 외교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은 아닐까. '죄수의 딜레마'에 따라 많은 용의자들을 수사한 경력과 부족한 외교능력을 연결할 고리를 핵에서 찾은 것은 아니었을까 라는 생각을 잠시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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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0-24 23: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10-25 07: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단발머리 2022-10-25 13:1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전술핵 배치를 주장하는 여권의 중진 의원들의 인터뷰를 슬쩍 보고 들을 때마다 바보 아닌데 왜 바보 같은 이야기를 저토록 진지하게 하나... 궁금한 적이 많았습니다. 비극을 머리에 이고 사는 슬픔과 이런 이들과 공존해야하는 현실을 다시 한 번 뼈저리게 느낍니다.

<문명의 충돌> 이름만 들었던 책이고 아주 예전(?) 책인줄 알았는데 우리 나라 사례가 저렇게 구체적으로 나오네요.
한 번 찾아 봐야겠습니다. 좋은 글, 좋은 사유 감사합니다, 겨울호랑이님!

겨울호랑이 2022-10-25 13:42   좋아요 0 | URL
<문명의 충돌>에서 전망한 헌팅텅의 예지가 모두 맞는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세계를 바라보는 미국 엘리트들의 인식틀은 잘 설명해준다는 면에서 여전히 유효한 책이라 생각합니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시점에는 김진태 발 채무불이행 선언으로 채권시장이 패닉상태에 빠져들었네요... 안보, 경제 등등 사회 거의 모든 면에서 극히 혼란한 요즘입니다... 단발머리님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
 

누군가에게 무엇이 된다는 것.

사람은 불완전한 존재이기에, 자신의 부족한 부분을 메우고 함께 하는 누군가를 원하는 게 된다. 자신과 맞는 존재를 만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렇지만, 흐르는 시간의 변화를 거치면서도 처음의 맞물림을 어긋남없이 가져가는 것은 더욱 어려운 일이다.

셀 실버스타인의 <떨어진 한쪽 큰 동그라밀 만나>는 부족함을 바라보는 관점에 대해 말한다. 지금의 자신을 유지하고 다른 사람을 통해 보다 완전함에 다가갈 것인가, 아니면 스스로 존재가 될 것인가.

어린이들에게 이 물음은 어떻게 읽힐까. 아이에게 물어봐야 하겠지만, 어른들에게 이 질문의 답은 거의 정해졌을 것이다. 스스로 완전해 질 수 있다면, 우리에게 다른 이들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

빠르게 읽자면 5분도 안 걸릴 이 책이 남긴 여운은 매우 잔잔하지만, 멀리 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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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라알라 2022-10-23 16:0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겨울호랑이님께서 리뷰하시는 짧은 동화는, 뭔가 느낌이 다르네요^^ 평소 올려주시던 장르라 달라서 더 오래 기억할 것 같습니다. 생각해보니, 말씀하신대로 어른에게는 답이 어느 정도 정해진 질문이겠어요...

겨울호랑이 2022-10-23 19:29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아이 책장에 있는 책을 꺼내 읽었는데, 많은 문장은 없었지만, 빈 여백만큼 생각할 거리를 받았습니다. 여백미라 해야할까요^^:) 얄라얄라님 평안한 밤되세요!
 

뉴욕 연준의 책임자인 팀 가이트너가 정리해서 전달한 요구사항들에 따르면 9대 은행 모두는 정부 자본에 의한 지분 참여를 어느 정도는 받아들여야 했다. 또한 정부의 지분은 우선주가 될 것이었다. 정부가 요구하는 배당률은 처음에는 낮지만 5년 후에는 높아지는 것으로 설정되었다. 은행이 빨리 정부 지분을 상환하도록 유도하기 위해서였다. 정부의 자본 투입을 승인하는 대가로 은행들의 모든 당좌거래에 대해 FDIC가 보증을 서며 또 2009년 여름까지 발행하는 모든 신규 채권에 대해서는 2009년 말까지 만기가 도래하는 채권의 125퍼센트까지 보증해주기로 했다. 이 두 가지 내용은 서로 연결되어 있었는데, 정부의 지분 참여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FDIC의 어떤 보증도 없었다.

다만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한 건 대형 일반 시중은행인 뱅크오브아메리카가 예상을 깨고 리먼브라더스가 아닌 메릴린치의 구원 투수로 나섰다는 사실이다.

메릴린치는 리먼브라더스보다 덩치가 더 컸으며 부동산 대출상품과도 너무 깊게 연관되어 있었다. 또한 리먼브라더스와 마찬가지로 투자은행으로서 Repo 시장이 없이는 제 기능을 할 수 없었다. 메릴린치로서는 리먼브라더스가 무너지면 그다음 차례가 될 것이 거의 확실했다.28 그렇지만 리먼브라더스와는 달리 메릴린치의 경영진은 민첩하게 대응했고 뱅크오브아메리카와 직접적인 대화에 나섬으로써 회사를 구해낼 수 있었다.

공화당 하원의원의 3분의 1은 더 이상의 구제금융 지원을 적극 반대하고 있었기 때문에 협력을 얻을 가능성은 전혀 없었고 3분의 1은 지지기반을 잃을까 두려워하고 있었다. "한쪽은 금융시스템의 붕괴로 이어지는 길이며 다른 한쪽은 납세자들의 파산과 사회주의로 이어지는 길이다. 그런데 어느 길을 선택할 것인지 24시간 안에 대답하라는 것이었다." 텍사스주 출신으로 보수 성향의 공화당연구위원회(Republican Study Committee)를 이끌고 있던 젭 헨설링(Jeb Hensarling)이 기자들에게 분개해서 내뱉은 말이다.

그런데 독일은 왜 그렇게 비협조적이었을까? 결국 독일도 공동기금을 통해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취약은행을 비슷하게 가지고 있었다. 그렇지만 실제로는 독일의 납세자들이 독일이든 외국이든 자기들과 상관없는 문제에 세금을 낭비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는 냉정한 현실이 그 뒤에 자리하고 있었다. 좀 더 넓은 관점에서 보면 메르켈 총리에게서 독자적 문제 해결과 공동 해결의 차이는 단지 유럽과 미국의 문제만은 아니었다.

유럽연합이라는 가장 기본적인 정치적 프레임이 안정되지 못한 상황에서 독일 정부는 은행들을 구하겠다고 유럽연합 집행위원회에 막대한 권한을 부여하는 그런 일은 지지할 생각이 없었다.

은행 관계자들과 재무부 관료들이 고민한 문제는 정부의 지원금을 받는 자본재구성 계획을 즉시 강제로 시행할 것인가, 또 만일 그렇게 할 경우 시장이 받는 충격은 어느 정도인가 하는 것이었다. 아니면 자본재구성을 천천히 단계적으로 시행하는 것이 더 유리할까? 위기에 빠져 있는 은행들은 아마도 끝까지 이를 거부할 것이 분명했다. 어떤 은행도 국가의 간섭을 받고 싶어 하지는 않았다. 붕괴가 목전까지 다가오는 상황에서도 은행들은 여전히 자신이 얻을 수 있는 이익이 무엇인지 저울질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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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의 개입을 불러들인 건 금융시스템 자체의 오작동과 개별 기업들의 실패가 경제 전반에 걸쳐 악영향을 미치는 것을 막아낼 수 없었던 불가항력적 상황이었다

전투를 위해 동원된 금융 화력이 너무나 엄청나서 이에 대한 해명은 그 자체로 정치 논쟁의 대상이 되어버렸다. 그렇지만 우리가 어떤 기준을 적용하건 상관없이 그 규모가 전례 없이 거대하고 엄청났다는 사실만은 분명하다. 이 전투에 투입된 자금은 7조 달러를 넘어섰다고 한다.

국가와 정부가 개입한 주요 방식은 다음과 같았다. (1) 은행에 대출 형태로 자금 지원 (2) 자본재구성(recapitalization) (3) 자산매입 (4) 은행예금, 채무 혹은 심지어 은행의 대차대조표 전체에 대한 정부의 보증. 위기가 발생한 모든 곳에 대해 각국 정부는 이 네 가지 방식을 몇 가지로 결합해 적용할 수밖에 없었고, 여기에 관계된 기관은 중앙은행과 재무부, 그리고 금융 규제 감독청 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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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10-23 01: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무슨 큰 잘못을 했나요

2022-10-23 07: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 2022-10-23 22:23   좋아요 0 | URL
겨호님과의 관계가 예전과 같지 않다는 생각이 들어서요...

2022-10-24 04:55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