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저널 제1349호 2015.09.01
시사저널 편집부 엮음 / 시사저널(잡지)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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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때문에 의원 관련 성추문을 모두 갑질의 결과로 치부해선 안 된다는 정색도 있다. 그러니까 우월한 위치를 이용해 상대를 성폭행, 추행한 것과 '저들끼리' 눈이 맞아 하는 거시기는 다르다는 주장이다.

 

 

 

성낙현에 대한 기사에서 나온 구절이다.

 

 성낙현 의원은 여고생의 학교 소지품 검사 때 가발, 그 당시 거액인 10만원권 수표, 콘돔 등이 적발되면서 정체가 드러났다고 한다. 여의도 행사장에 동원되었던 여고생 4명을 자신의 승용차에 태워 자신의 일본인 친구 집 등지에서 관계를 했다고 한다. 물론 친구들과 함께. 그 당시엔 이름도 생소했다는 '집단 거시기'를 벌인 것이다. 그가 구속되었던 때는 1978년이었다. 정치에 거의 관심도 없던 우리 어머니조차도 '이름은 들어봤는데?'라고 하면서 고개를 갸웃거리는 걸 보면 정말 대사건이긴 했나 보다. 뭐 그룹 섹스는 요즘 돈 있는 사람들이 아가씨랑 노래방 갔다고 하면 내심 상상 속에서 아른거리는 장면인데, 여고생이라고 해서 그런지 아니면 그 당시 사람들이 순진(??)했는지 전국적인 충격을 안겨주었다 한다.

 1978년은 박정희 집권 시기이다. 그도 그 당시 연예인들을 끼고 놀았다고 하니, 국회의원이 그러지 않는다고 해서 사실 이상할 건 없다. 아니, 국회의원 뿐만 아니라 사실 대한민국에 있는 모든 남녀가 마찬가지 아닌가. 내가 들은 거의 온갖 업종이 회식에 모여 술만 마시면 노래방 가서 아가씨 부르는 게 일상다반사라고 한다. 최근 여성 일베라고 불리는 메갈리아를 보면 차라리 난 불쌍하기까지 하다. 솔직히 박근혜 대통령이 박정희 딸이 아니라 아들이었으면, 지금 시대에도 저런 일이 일어나지 않을거라 장담할 수 있을까? 아니나 다를까 여당이나 야당이나 제3당이나 마치 약속이나 한 마냥 박근혜 집권시기부터 성추문을 퍼뜨리고 있다. 문제는 이제 눈을 뜬 여성들이 그들을 주시하지 않겠다는 제스처를 취하고 있다는 것이다. 남녀갈등은 앞으로도 한동안 더 지속되리라 본다.

 

김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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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덕스님 시봉일기 1 - 내일이면 늦으리, 반양장
송암지원 지음 / 도피안사 / 200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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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은 죽음이 없는 평화, 고통이 없는 안녕.

번멸이 없는 영원 그 모두가 아닌가.

부처님은 거기 이르셨고 우리도 그 길을 간다.

이 뜨거운 여름철 작업이 아니랴.

그리고 모두 함께 폭류를 건너는 분을 돕고

폭류 속을 헤메는 형제를 돕자.

부처님은 어떻게 폭류를 건넜다고 하셨던가?

"무엇에도 의지함이 없이

아무 것도 구함이 없이 폭류를 건넜다."

부처님의 이 가르침을 새겨 보자.

"의지하면 침몰하고 구하면 말려든다."

이 말씀을 다시 생각하자.

 

 

 

대홍수라던가 폭류라던가 십자가라던가 하는 고난 혹은 재난 이야기는 종교에서 자주 나오는 이야기이다.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처럼 '신들이 느닷없이 벌이는 장난으로 인해 일어나는 해프닝'이라는 이야기도 있고,

천주교에서처럼 '원죄'라는, 간단한 단어지만 속으로 파고들어가면 알쏭달쏭하고 복잡한 이야기도 있지만,

삶이 곧 고난의 길이라는 데에는 모든 종교의 의견이 일치하는 듯하다.

 

 난 당연히 종교인으로서 이 이론들을 매우 좋아한다. 삶은 전체적으로 고난의 길이다. 어떤 명분이 있던, 혹은 어떤 명분도 생각나지 않아 이 세상 모든 것에 불만을 가지고 있던, 우리는 스스로 목숨을 끊던가 아니면 이런 전반적으로 지저분한 세상에서 고통스런 삶을 살던가 둘 중 하나의 선택밖에 할 수 없는 것이다. 특히 최근엔 가정 혹은 사회에 대한 분노가 들끓어올라도 사람들이 그것을 해소할 길이 없는 것 같기에, 마음의 평화를 지니고 그것을 객관적으로 지켜보는 나 자신으로선 괜히 미안해지기도 하고 동시에 흥미롭기도 하다. 종교엔 젊은 사람들이 절대적으로 부족하고, 신흥종교와 대기업의 사기꾼들이 약자들의 몸과 마음을 착취하고 있으며, 예술인 등이 속절없이 굶어죽어 가기에 그것을 지켜보는 사람들은 돈을 벌려고 (혹은 생존하려고) 인간이 되기를 포기한다.

 여기서 광덕 스님이 제시하는 해결책은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애국심. 그리고 또 하나는 다른 사람들의 충고를 바탕으로 한 자기 자신의 정진이다.

 

 

여기서 내가 의의를 제기하는 건 애국심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광복 후 일본인들에게 지역구 단위당 1000명 정도로 집단매장을 당하는데 확실히 진상을 밝히지도 못하고,

8월 4일날 북한도 아니고 우리나라가 매장한 지뢰를 밟아서 앞길 창창한 청년의 다리 한 쪽이 날아갔는데 진상확인도 안하고 무조건 북한 탓이라고 확성기를 틀어놓는 무례를 저질른데다가 26일날 와서야 그 사실을 밝히고 배상 혹은 사과 한 번 안한 채 훈장 휙 던져주고 끝내는데

게다가 시신이 묻혀있는 국가유공자의 5분의 2는 가짜일지도 모른다는데,

이 국가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연민은 느낄지언정 정말 내가 이 나라를 사랑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그러나 자기 자신의 정진, 그것 하나는 정말로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것은 자기 자신을 존중하고 아끼지 않고서는 결코 이룰 수 없는 경지라고 본다. 개인주의는 물론 정말로 잘못된 일이다. 아마 광덕스님은 자기 존중이 그렇게 변모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애국심을 들고 나왔을 것이다. 그렇다면 자신의 주변에 있는 가족 혹은 공동체에 대한 사랑으로 기반을 이룰 수는 정녕 없단 말인가? 나를 사랑하기에, 내가 밟고 지나가는 것들을 한번쯤은 되돌아보고 내 마음을 내가 통제하며 살아가는 것이다. 그렇게 하려면 내 주변에 일어나는 모든 일에 스스로 책임을 지는 자세가 필요하다. 하지만 근묵자흑이라는 말이 있듯이, 더러운 것들은 단호하게 버리는 자세도 필요하다. 폭류 속에 빠진 사람들을 도와주되 구하지는 말라는 것도 그런 의미가 아닐까? 내가 예수님 다음으로 도달할 수 없는 경지라 여기는 성철 스님도 살인자를 부처님 모시듯 하라고 했지만, 협력하라거나 하지는 않았다.

 법정 스님이 돌아가시고 나서 최인호는 법정 스님이 무소유에 너무 집착하신 듯하다는 의견을 조심스럽게 제시하였다. 참으로 예리한 통찰력이라고 생각한다. 나도 법정스님의 글을 보면서 어딘가 편집증적인 데가 있다고 생각했던 참이었다. 광덕스님도 어쩌면 애국심에 너무 매달려서, 나라 말고도 온 세상의 사람들을 사랑할 수 있는 다른 방법들이 많다는 걸 잊어버리신 게 아닐지.

 

김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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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디경향 2015.9
레이디경향 편집부 엮음 / 경향신문사(잡지)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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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사랑 없이 살 수 없다. 인간에게 사랑이 계시되지 않을 때, 인간이 사랑을 만나지 못할 때, 사랑을 체험하고 자기 것으로 삼지 못할 때, 사랑에 깊이 참여하지 못할 때, 인간은 자기에게도 이해할 수 없는 존재로 남게 되며, 그의 생은 무의미하다."

 

 

 

한마디로 이 이야기이다.

 

 요한 바오로 2세 전 교황은 프란치스코 교황처럼 사람들을 달래주는 말을 하지 못했다. 순간순간 돌직구같은 말을 탁탁 던짐으로서 사람들의 폐부를 찌르는 건 잘했다. 그 특징이 가장 강한 명언이 바로 저 한마디라고 생각한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동성애와 이혼을 비정상으로 부르지 말자고 한 이후부터 가톨릭계가 들썩들썩거린다. 동성애는 운동하다가 많은 사람이 죽을 정도로 민감한 주제라서 건드리지 못하니, 이혼에 퇴짜를 놓자고 결심한 것 같다. 심지어 어떤 칼럼에서는 신부가 조심스럽게 결혼에는 사랑이 다가 아니라고 대답한다. 결혼에 대한 교회법에선 서로의 '합의 혹은 동의'가 중요하다고 강조하는 것이다.

 글쎄. 난 지금 이 '이성애자의 파탄'에 대해서 상당히 담담하게 바라보는 편이다. 가족주의라는 공동체주의는 밖의 소외된 인물들에게 너무나 오랫동안 무관심해왔다. 그 덕분에 사회엔 가난한 사람이 넘쳐나고 있고, 그들의 분노가 폭주하면서 중산층의 자식조차 남을 믿지 못해 결혼 혹은 출산을 포기하고 있다. 그 때문에 가치관이 확고한 사람, 용기있는 사람, 혹은 '돈이 많은 사람'만이 결혼할 수 있는 시대가 왔다.

 그렇다면 동성애자였다가 양성애자로 바뀌고, 이성애자로 '돌아온 탕아'인 나는 어떤가? 나는 결혼할 준비가 되어 있는가? 손금엔 별의별 게 다 있다. 일하느라 손이 쭈글쭈글해져 그런지, 결혼운이 있는 손금이 새로 생겼다고 하면서 어머니가 내 손을 보고 좋아하셨다. 최소 사랑한다고 해서 결혼이 성립될 수는 없다는 사실을 최근에야 깨달았다.

 기부에 대해 이야기해보자. 나는 한마음한몸운동본부에 2만원 이상을 기부하는 중이다. 내 종교때문에도 있지만, 허투루 돈을 쓰지 않는 바티칸 교황과 그 체계가 있는 만큼 그만큼 확실한 기부처도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성인 김수환 추기경님이 세우고 직접 초대 이사장을 지낸 곳이기도 하다. 기부하는 데엔 변명이 필요없다. 인터넷이 잘 되서 크라우드 펀딩이 생기질 않나, 요즘처럼 기부하기 좋은 때도 없다. 사회가 이렇다 저렇다 불평만 해대지 말고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일을 해라.

 

김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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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 제1348호 2015.08.25
시사저널 편집부 엮음 / 시사저널(잡지)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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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막살인 사건의 경우에는 가해자와 피해자 사이의 관계가 부부, 연인, 가족 등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 특히 사회의 가장 낮은 하층 계급 노동자들에게서 보이는 이러한 낮은 자존감은 그 상대가 부인일 경우 더욱 심각한 스트레스로 나타난다. (...) 그렇기에 우발적인 살인이 벌어진 후 쉽게 부인의 흔적을 지울 생각을 한 것으로 보인다.

 

 

근황을 이야기하자면 요새 일나가는 거 빼고는 반정도 히키코모리의 삶을 살고 있다. 

 

 솔직히 우리나라는 미국의 종주국이나 다름없는 형국인데 아무리 시간이 지났다 해도 그걸 잊어버릴 수가 있느냐는 말이다. 우리나라는 전쟁 한 번 일으키는 것도 미국의 승낙을 받아야 하고, 전쟁을 하더라도 절대 이길 수 없다고 보는데, 아무튼 일어나지도 않을 전쟁 때문에 온 나라가 들썩거리고 있고 뉴스에 귀를 쫑긋 기울이고 있는 사람들이 딱하고 지긋지긋한 판국이다. 그래서 정말 몇몇 사람들 빼고는 대화 자체를 하지 않으려 생각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반정도 히키코모리가 된 것이다.

 아마도 세상에 대한 정보는 시사저널과 진짜가 나타났다 팟캐스트 방송 위주로 수집하지 않을까 생각중이다. 요즘엔 경향도 본사가 부서지는 등의 심각한 사건이 벌어진 이후로 중요한 시사정보를 받아들이는 데 한계가 온 듯하다. 특히 내가 가장 싫어하는 이지성이 거기서 무언가를 연재할 예정이라고 들은 이후로 여긴 정말 글렀구나 싶었다 ㅋㅋㅋ 인문학도 상당히 중요하지만 주간경향은 그쪽에 너무 많은 분량을 잡아먹고 있다. 현실에 대한 이야기는 규제를 당하다보니, 분량을 그쪽으로 메꾸려 하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독성이 상당한 데다, 최근에 관심이 있는 범죄학 이야기가 꽤 많은 것 같아서 마음에 들었다.

 

김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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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스트 Axt 2015.7.8 - 창간호 악스트 Axt
악스트 편집부 엮음 / 은행나무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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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파탄의 구렁텅이로 빠져 알코올중독자가 되지도 못하는, 몹시도 우유부단한 너. 그렇게 내가 너의 저 무기력한 내면을 크게 휘젓고 돌아 나와 이제 비 내리는 광장에 홀로 섰을 때, 그러나 거기서 너의 입에서 마침내 터져나오는 어떤 절규가 들려왔을 때, 격렬한 어조로 존재의 근원과 삶의 이유를 마침내 묻고자 하는 너의 저 몸부림은 벌써 너의 것만은 아니다, 너는 벌써, 나와 독자와 우리이기 때문이다.

 

 

 

천명관 소설가를 말하기 위해선 어쩔 수 없이 나의 '전전남친'의 이야기를 해야 한다.

 

 전남친도 아닌 더 이전의 이야기를 해야 하는 이유는 나에게 천명관 소설가를 소개해주고 책 구입에 싸인회까지 데려간 게 그 녀석이기 때문이다. 그 녀석은 그 정도로 천명관의 팬이었다. 싸인을 받았을 때 유달리 나에게 말을 많이 걸었던 이유는 아마도 싸인 받으려고 줄 선 사람들 중에 젊은 여성이 나 한명밖에 없어서였을 것이다. 아무튼 '그 당시 남친'의 이름과 내 이름을 같이 적어서 싸인해달라는 내 요구는 지금 생각해보면 상당히 무신경하고 잔인했다 ㅋ 앞만 쳐다보며 돌진하느라 옆과 뒤를 제대로 보지 못하는 성격이어서 그랬다. 지금 와서 이해해달라고 하기에 그는 상당한 필력을 자랑하는, 중견 권투선수같은 작가가 되었다. 그리고 굉장히 멋있어졌다(...) 헤어스타일 맨날 이렇게 하고 다니시면 좀 좋나. 수염도 좀 기르고. 어쩌면 이 분은 중년에 와서야 미모가 빛을 발하는 분이셨는지도 모르겠다. (얼굴은 저래 젊어보이셔도 1964년생이시다. 거의 나를 낳은 엄마 나이와 비슷하다.) 

 

 아무튼 그런 인연으로 라디오에 출연하시거나 글을 볼 때 상당히 위험한(?) 두근두근한(?!) 마음으로 주목하는 편인데, 이 잡지는 창간호에서부터 천명관을 인터뷰했다. 너무 마음에 들잖아 이거. 내일부터 당장 2년 구독 끊는다. 1년치는 무료로 준다고 한다.

 

 

 

  

 나는 이렇게 가만히 견디고 있어, 그저 가만히 있어, 담배 한 대에 우울을 위탁하지 않아도 나는 견딜 수 있어.

 

 사실 처음엔 이 잡지를 보고서도 천병관 사진 외엔 그닥 관심이 없었는데, 이 구절을 보고 잡지를 당장 집게 되었다.

 

 누군가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기도 하고, 멋있잖아. 근데 이 글이 나온 게 최진영이 쓴 '구의 증명'이란 소설의 리뷰였다. 근데 내가 좋아하는 막장물에 카니발... 내가 이런 건 또 잘 고른다니까 하핫... (먼산.)


 책값은 상당히 저렴하다. 2900원이다. '작은 것이 아름답다'라고 따로 보는 환경잡지가 있다. 이 책의 절반분량도 안 되는데 가격이 8000원이다. 물론, 이 환경잡지가 분량이 없다거나 너무 비싸다는 말을 하려는 게 아니다. 이 악스트 잡지 가격이 너무 싼 거다. 이 잡지를 다 읽고나서 그 이유를 곰곰히 생각해보니, 잡지의 디자인 자체가 처음부터 끝까지 흑백일색이었다. 그러나 천명관 작가 사진을 보면 알 수 있듯이, 그렇게 낡거나 허접하게 느껴지진 않았다. 오히려 흑백사진들만 실린 데에 무슨 심오한 의미가 있는 듯이 느껴졌다, 

 

 목차를 자세히 보면 알 수 있겠지만, 목차의 절반은 소설이나 작가에 대한 평론으로 구성되어 있다. 평론들이 그렇게 길지 않아서 느긋하게 볼 수 있지만, 장르문학만이 아니라 꽤 난이도 있는 순수문학작품들도 소개되어 나오는 경우가 있다. 대체로 문학계에서 종사하는 사람들이 좋아하는 책 위주로 소개하는 것 같다. 게다가 외국소설을 소개할 때면 그 소설을 번역한 사람이 직접 나와서 책을 소개한다거나, 꽤나 그 소설에 직접적으로 관계된 사람이 등장한다. 다시 말해, 이 잡지에선 평론가가 나오지 않는다는 말이다. 그러다보니 책소개가 주관적으로 가는 경향이 있지만, 다른 면으로 보면 상당히 간략하고 알차다. 사실 천명관 소설가 자체가 공공연하게 문단계가 썩었다고 주장하는 사람이니, 그를 내세운 데에서 이 악스트 잡지의 의도가 다 드러났다고 보면 된다. 천명관은 이 잡지에서도 '문학의 질적 저하를 우려하는 말을 하는 새끼는 나쁜 새끼'라고 서슴없이 말한다. 우우웃 다시 한 번 더 맘에 들기 시작한다 위험해(...) 나랑 대략 24살 차이다 정신차리자(....)

 

 원래 천명관 작가가 갈고 닦으면 멋있는 남자라는 건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까지 한 작가를 멋있게 찍을 수 있는 이유는 아마도 이 소설가를 잘 아는 사람이 사진을 찍었기 때문일 것이다. 악스트는 이 정도로 문학에 깊숙히 들어가있는 잡지이다. 

 

 

 

 

나는 고립되어 있으니까 책을 읽었던 거다. 그것으로 내 인생이 바뀔 거라고 기대하진 않았지만 그래도 뭔가 알아야 할 것 같은 강박이 있었다.

 

 천명관이 인터뷰에서 직접 한 말을 마지막으로 이 잡지의 소개를 마치려 한다. 어쩌다가 천명관 이야기만 들입다 해버렸지만(...) 이 잡지에 실린 단편소설도 상당히 좋다. 특히 김경욱의 '양들의 역사'라는 소설은 우리나라 사회의 이야기로 잊을 수 없는 여운을 줬다. '누군가 살려면 다른 누군가는 죽어야 한다. 생존자들이란 어찌 보면 살인자들인 셈이다.'라는 이론이 나오는데, 세월호 참사와 유가족들을 외면하는 대다수를 지켜보면서 내가 한 생각과 한치의 오차도 없이 똑같았다. 그래서 난 세월호가 그 대다수 사람들의 입에서 영원히 침묵으로 남을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는데... 뭐 그 이야기는 다른 데서 하기로 하고 아무튼 이 단편소설을 특히 강력추천하고 싶다. 이기호, 김이설, 최정화의 장편소설은 황홀하기까지 했다. 소설을 넘어 인생이야기가 나오니 꼭 보시길 바란다. 페이스북과 책속의 한줄이라는 앱에 무려 27개의 명언들을 올려놓았다. 한 챕터당 인상깊은 구절 하나를 올려놓다보니 그렇게 되었는데, 어느 하나 버릴 수 없었으나 리뷰에 다 써버리면 이 잡지를 구독사람이 없어질지도 모르니;;;

 

 

김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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