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스트 Axt 2015.7.8 - 창간호 악스트 Axt
악스트 편집부 엮음 / 은행나무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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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작가가 나와서 투표합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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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치백 실천문학 시집선(실천시선) 232
박승 지음 / 실천문학사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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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미

 

박승

 

날씨가 차가워지면 북쪽에서 반가운 소포가 온다

 

눌러쓴 주소 안고 비닐로 겹겹이 싸여 석류처럼 빨갛게 가자미 온다

 

동해 먼 곳 외할머니 보내신 식해 빨간 피보다 전설이 많아 이 생 저 생 녹아 있다

 

무 고추 마늘 메좁쌀 엿기름 물 떠난 생물 몸 비비고 피나누며 숨죽인다

 

만삭의 독 소식 풀면 끊어진 몸 추슬러 살 속 흰 뼈를 녹인다

 

바다를 기억하는 날개 하나가 되어 헤엄치고 오래고 삭고 긴 가계 겨울에서 겨울로 익어간다

 

낮은 해류를 지나온 가자미 식탁에 올라 붉게 아침을 토한다 달이 가까운 또 어머니의 눈이 내리는 이곳

 

 

 

 

 

  

왠만하면 속초의 유명한 식당 모두 가자미식해를 반찬으로 내놓는다.

하지만 가자미식해를 굳이 먹고 싶어서 찾는 사람들이 있다면 장수면옥을 추천한다.

(검색해보니 이 식당밖에 안 나온다;;; 홍보를 잘하는 듯?)

가자미식해를 따로 포장해서 준다고도 하니 참고하길 바란다. 

 한동안 회를 싫어했던 내가 속초와서 처음으로 먹었던 회가 가자미식해였다. 그 이후부터 어떤 물고기건 회는 잘 먹게 되었고 이젠 물회마저도 섭렵하기 시작했다. (성게나 말미잘같은 건 빼고.) 시인이 밀양 출신이라길래 별로 기대 안 했었는데 의외로 영동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와서 반가웠다. 무슨 사연인지는 모르겠지만 어머니와 외할머니가 자란 곳을 시인이 매우 선호하는 것 같고, 대체로 여성적인 것들을 상당히 좋아하시는 것 같다. 성적인 의미로 좋아하는 게 아니라, 조숙하고 모성적인 뭔가를 좋아하는 게 아니라, 여성의 초연함과 강인함을... 그것도 주름살 가득한 할머니의 독한 모습을 가장 좋아하는 듯하다. 우리나라 남성들은 왠만하면 좋아할 수 없는 여성의 면모를 좋아하는 데서 범상치가 않다. 주어와 목적어와 마침표가 두서없이 뒤섞인 어투에서 어른들이 카드판을 이리저리 뒤집어 엉망으로 만들어 놓는 아이의 모습마저 엿보였다. 옛날을 회상하면서 자신을 어린 아이로 만들어놓은 것일까. 그러고보면 이 시인이 누님 취향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본다(...)

 스위치백이라는 표제시에서 시인은 뒤로 뒤로 물러가 추억으로 돌아간 뒤 잠시 팔이 가느다란 사람의 손을 꼭 잡는데, 난 시집 말미에서 해설가가 설명한 것처럼 그 사람의 정체가 시인 자신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시인의 외할머니와 어머니와 아내와 딸에 덮여서 드러나지 않은, 박승 시인의 아버지일 수도 있지 않을까? 아무튼 자신이 가장 못났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하나의 인간이라 인정할 수 있어야 사람은 성장하는 법이니까. 그래서 박승 시인은 굳이 스위치백을 표제로 삼은 게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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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터 2015.12
샘터 편집부 엮음 / 샘터사(잡지)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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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이 막히면 나라가 질식하고, 막힌 것이 터지면 사람들이 다친다.- p. 116

 

 

 

 

아직 크리스마스 되려면 한달도 더 남았지만 어쨌던 샘터는 12월호니 러브라이브 산타 특집이다. 

 

 그리고 정리의 달인 코너에서 아주 깊은 인상을 받았으니 이번엔 2015년을 간단하게 여기에 정리해볼까 한다.

 

 1. 인상적인 장소 꼽기

 

 

엄마와 같이 간 이대 아비꼬.

 

 사실 홍차를 마시고 싶어서 아비꼬 카레가 제일 맛있는 홍대점이 아니라 이대점으로 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카레를 한 입 먹더니 엄마가 너무 좋아하셔서 인상에 남았다. 그렇게 정색하고 좋아하는 엄마는 솔직히 28년 평생 내가 대학 인서울한 때 다음으로 본 것 같다. 왠지 제일 맛있는 집을 버려둬서 죄송한 마음이다. 다음엔 꼭 홍대 아비꼬 데려다 줄게요...

 

 2. 베스트/워스트 아이템 선정하기

 

  

베스트: (책 제외하고) 의외로 러브라이브 굿즈.

기본적으로 내 가방에 넣어진 채로 부서지지 않고 버텨야 하는데,

펜도 안경집도 안경닦이도 지갑도 모두 의외로 튼튼해서 의외로 지금도 굉장히 잘 버티고 있다.

굿즈 구입 분량을 좀 더 늘려야 하나 생각 중.

 

 워스트: 여러분. 러브라이브 극장판은 한 번만 보면 족합니다.

 

 3. 올해 5대 뉴스 선정하기

 

 - 메르스

 - 세월호 선원 최종 판결

 - 국정교과서

 - 경찰이 시위하는 농부에게 물대포로 공격해서 살인미수

 - 니코니코 체널에서 박근혜 동생 박근령이 주옥같은 망언들을 날림

 

 ....

 

 4. 성공/실패 스토리

 

 여전히 의문이 드는 부분이 많고, 사람으로서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부분이 있다. 물론 피해자 특유의 억하지심과 원한도 생겼다. 니가 진정 나같은 피가 흐르는 사람 새끼냐고 말해주고 싶다.

 그러나 어쨌던, 이번의 내 실패는 '사람은 극도로 가려서 사귀라.'는 귀중한 교훈을 주었다.

 덕분에 사람을 사귀는 데 대한 내 기준은 훨씬 더 높아졌는데, 세상 사람들을 다 둘러봐도 내 가족만한 인물들은 다시 없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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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것이 아름답다 2015.11
녹색연합 편집부 엮음 / 녹색연합(잡지)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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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재배과정에서 꽃가루가 날려 논밭이 유난히 좁고 밀집된 대한민국 농토가 순식간에 지엠오 천지로 오염될 것이 불 보듯 뻔합니다. 캐나다 카놀라 농민처럼, 지엠오 종자를 뿌리지도 않았는데 난데없이 지엠오 보급사로부터 무허가 지엠오를 재배했다고 특허법 위반으로 고소당해 막대한 벌금을 배상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p. 42

 

 

 

 

쌀에 대해선 비단 이명박근혜 정권만의 문제는 아니다.

 하지만 4대강을 망치면서 미국소고기를 들여오는 것도 모잘라

일본의 우리나라 지배를 찬양하는 국정교과서 사건에 이어 이번엔 지엠오 쌀과 고추와 잔디를 본격적으로 들여온다니...

정말 PK로 대한민국 국민들 팀킬하려고 대통령 하신 건 아닌지 의심가는 사안이 아닐 수 없다.

 

 일단 이번엔 내가 잘 모르는 이야기에 대해서 나왔으므로 작은 것이 아름답다에서 나온 의견과 작은 것이 아름답다 11월호 내용을 올렸을 때 페이스북 지인들이 말해준 지식들을 토대로 정리를 좀 하겠다. 일단 쌀 수입을 전면개방하겠다고 할 때 정부에서 내놓은 이유 3가지를 조목조목 반박한 내용을 싣겠다. 요약본이라 상당히 짧으니 상세한 내용이 궁금하신 분은 작은 것이 아름답다를 구독해라(...) 혹 관심이 있는 사람에겐 현재 내가 다 읽은 11월호 책을 주겠다. 

 

 "밥쌀에 대한 국내 수요가 있어서 밥쌀을 수입해야 한다"->지난 2004년 쌀 재협상에서 세계무역기구 일반원칙에도 어긋나는 밥쌀 30퍼센트 의무수입 비중을 정부가 받아들여 해마다 일정량의 밥쌀을 의무 수입했고, 이것을 처분하기 위해 정부가 시중에 수입산 밥쌀을 풀었던 것이다.

 

 "쌀 협상에서 관세율 513퍼센트를 확보하려면 밥쌀을 수입해야 한다"->관세율을 최종 확정하는 협상이 쉽게 타결되지 않고 장기화된다고 해서 우리나라에 무슨 문제가 생기는 것도 아니다.

 

 "밥쌀을 수입하지 않고 전량 가공용으로만 수입하는 것은 내국민대우와 국영무역 조항을 위반하는 것이기 때문에 밥쌀을 수입해야만 한다"->분쟁이 많은 국가일수록 협상력이 높아지고, 분쟁을 두려워하는 국가일수록 국제 '호구' 취급을 당하는 것이 통상 관련 분쟁의 진실이다. (...) 세계무역기구 판정 이전에 벌어진 전량 가공용 수입에 대해 무슨 처벌을 받거나 배상을 해야 하는 것도 아니다.

 

 우리가 반드시 수입해야 하는 쌀 의무수입물량 기준치 30퍼센트는 GATT가 헤체되고 WTO에 가입하면서 정해진 일이라 한다. 우리나라에선 김영삼 대통령 때 가입하고 김대중 정부 때 한창 흥했다고 한다. 요즘 사람들은 잘 알겠지만 FTA로 인해 쌀 수입량도 급속히 늘어나게 되었는데, 10년이 지나 피해가 급속도로 늘어났는데 책임지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한다. (박근혜가 10년 후 지엠오로 인해 벌어지는 피해에 책임을 질 것이라 생각하는가???) 우리가 이미 겪은 이 경험들을 짚어볼 때 내년부터 당장 가공용 쌀이 지엠오 쌀로 대체되고, 우리가 먹는 쌀까지 번져갈 것은 불보듯 뻔한 일이다. 소비자들은 이번에도 싫으면 안 먹으면 된다고 우길지도 모르지만, 위에서 말한대로의 위험도 있고 우리나라는 지엠오 식품표시도 안 해놓기 때문에 이번엔 미국소고기를 피하는 것보다도 더 어려울지도 모른다. 애초에 식량 불균형 자체가 심각한 나라에서 주식인 쌀까지 수입하니 정말로 이번엔 우리나라가 망하는 건지도! (두근두근!)

 후배 중 진주에서 농사를 배우는 기특한 친구가 있다. 이 분의 말로는 지엠오가 기술 측면에서는 필요한 부분이라 지적한다. 종이 너무 많이 사라지기 때문에 분화 방법으로는 이것이 최선이란다. 하지만 '과연 일개 평범한 농부들이 지엠오 작물을 만들 수 있는가?'를 생각해보면 이야기는 또 달라지는 듯하다. 언제나 강조하는 이야기지만, 발명품은 나같이 기계만 만지면 무조건 부서지는(...) 평범한 문과 출신도 다룰 줄 알아야 진정 흥하는 작품이다. 그래서, 미안하지만 그 이야기엔 동조할 수 없다. 그렇다고 작은것이 아름답다에서 이야기하는 것처럼 무조건 땅을 사서 토종벼를 키우는 데에도 공감하지 못하겠다. 그럴 돈도 시간도 없는 사람들이 세상에 너무 많다. 토종 농산물만 소비하는 것도 일종의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아니. 대단한 일이다. 뜨개질 하나 레이스 하나 부모에게 배우지 못했는지 완성된 식탁보를 사러 대기업 가게를 찾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 먹을거리 하나 제대로 사는 일조차 용기가 필요한 시대다. 나도 상당히 오랜시간 고민해봤는데, 결국 지금은 30대 이후 서울에 가서 살게 되면 비싸더라도 친환경 농산물 꾸러미를 신청하여 가급적 적게 먹어야겠다는 결심을 하고 있다. 그렇다. 결심이다. 우리 가족들에게 이 결심을 말하면 아마도 미쳤다고 말할 게 불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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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디경향 2015.11
레이디경향 편집부 엮음 / 경향신문사(잡지)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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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걸 보면 손해 보고 사는 게 꼭 손해는 아닌가 보다. 내가 더 주었다고 생각하고 상대가 야속하게 느껴지는 사람에게는 아무런 미련이 남지 않는 걸 보니.- p. 124

 

 이 얼마나 명대사인가. 듣고 있나 애인있는 남녀들이여? 있을 때 잘하길 바란다. 사랑은 받는 것도 밀당이지만 주는 것도 밀당이라서 정말 아낌없이 주고 미련없이 떠나는 인간들이 있으니, 잘해주는 사람이 있으면 알아서 그보다 더 잘할 방법을 궁리해보길 바란다.

 

 

  

이번 호는 정말 어느 칼럼 하나 버릴 것이 없었다.

특히 마루 밑 아리에티를 친환경적인 영화로 소개해 준 게 인상깊었다.

이 영화와 함께 마담 프루스트의 비밀정원도 같이 소개해줬다. 기억하겠다.

 

 호스피스에 대한 소개도 등장한다. 죽이는 수녀들 이야기가 오래 전에 책으로 나왔었는데, 나는 이 책소개를 읽다가 처음으로 호스피스라는 직업이 수녀들에 의해 만들어졌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아마도 내가 인생의 국면이 기울어져 수녀가 되었다면 호스피스를 하지 않았을까? 2011년에 연극도 상영되었다는데, 나는 도서관에 책이 있어서 그걸 보려고 한다.

 환경 이야기가 많이 나와서 좋았지만 설악산 케이블카에 대한 이야기가 적게 나와서 안타까웠다. 하지만 생각해보니 우리나라에서 심각한 환경문제가 한 둘이 아니라서 어느 한 쪽에 비중을 치우치게 하지 않으려 신경을 썼나 싶기도 하다. 그리고 또 신경 쓰이는 게 있다면, 이 잡지의 글을 쓰는 지식인들이 너무 침울해져 있다는 것이다. 설악산에 케이블카가 세워지면 멸종위기의 동물들이 모두 죽을 것이라거나, 교황님이 환경에 관한 회칙을 내셨어도 사람들은 그 내용을 문학적으로 다룰 것이며 결국 바티칸 회칙들이 나열된 어딘가에 꽃혀서 먼지나 먹고 있을 것이란 내용이 주를 이루었다. 아직 서울에 올라가 운동권 사람들을 봐서 이에 관련된 이야기를 나눈 적은 없는데, 아무래도 그 분들도 전반적으로 이런 침울한 분위기를 지니고 있는 듯하다. 양양 케이블카는 결국 예산이 모잘라서 결정이 내년으로 미루어졌고 평창올림픽에 관련된 환경 논쟁은 이제부터 시작인데 너무나 지쳐보여서 안타까웠다. 하긴 나도 핵을 찬성하는 인간을 반핵으로 돌아서게 하려다 실패한 경험이 있으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젠장 그 녀석 생각하니 눈 앞이 깜깜해지는구만.

 

 

 

답이 없는 인간들 빼고 최소 핵 찬성하는 인간들 빼고

지구 벗어나서 아쿠아 행성으로 가서 네오 베네치아 만들고 싶다!!

아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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