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작은 새와 방울과 가네코 미스즈 전집
가네코 미스즈 지음, 서승주 옮김 / 소화 / 200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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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과 생시

꿈이 생시이고 생시가 꿈이라면,
좋을 거야.
꿈은 아무것도 정해져 있지 않으니
좋을 거야.

낮 다음은, 밤인 것도,
내가 공주님이 아니란 것도,

달님은 손으로는 딸 수 없다는 것도,
백합 속으로는 들어갈 수 없다는 것도,

시곗바늘은 오른쪽으로 간다는 것도,
죽은 사람들은 없다는 것도.

정말로 아무것도 정해져 있지 않으니,
좋을 거야.
가끔씩 생시를 꿈으로 꾼다면,
좋을 거야.

  

  항상 어떤 말을 감명깊게 들었다가 최근 들어 갑자기 확 식어버리는 그런 유형이 있다. 그게 내가 아니라는 장담을 할 수가 없다. 친구관계는 유지하면서 그 사람이 하는 말은 듣지 않으려 한다니 굉장히 이기적이라는 생각은 들지만, 어떤 말은 그런 법이다.

 

 나에게는 그 말이 "걷는 사람은 달리는 사람을 이길 수 없고 달리는 사람은 나는 사람을 이길 수 없다. 노력하는 사람은 천재를 이길 수 없다. 천재 중에서도 노력하는 사람이 있기 때문이다."라는 문장이었다. 나는 그 문장을 부정하진 않았지만, 설령 그렇다고 해도 어쩌자는 말인지 잘 이해할 수가 없었다. 그런데 '나와 작은 새와 방울과'라는 시가 나의 그 찜찜한 기분을 명확히 문장화해주고 있었다. 아니, 솔직히 내가 새보다 빨리 달릴 수 있다는 말은 상상조차 해본 적이 없었다. 사람은 방울의 음을 낼 수는 없지만 노래를 알고 부를 수 있다. 나는 나고 새는 새고 방울은 방울이며 각기 다르기 때문에 모두가 좋다는 긍정은 한없이 아름다웠다. 이 시집이 전반적으로 슬픈 시가 가득하기 때문에 더욱 그랬다.

  

이 시 말고도 조금이라도 긍정적인 시를 굳이 꼽자면 얻어맞는 흙과 밟히는 흙이 각기 농사를 짓거나 자동차를 지나가게 하기 쉽다는 내용의 '흙'이란 시를 꼽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여기서도 또한 밟히거나 차이지 않은 흙도 생명이 살기에 소중함을 강조함으로써 반전을 꾀하고 있다. 어려운 처지에 있는 남들을 소중히 생각하고 쓸쓸함을 위로해주려는 마음씨 좋은 시들이 자연을 배경으로 찬란히 빛을 발하고 있다. 장르가 동시라서 짧고 쉬운 한자가 많으니 한번 가벼운 마음으로 쭉 읽어 내리기 딱이다. 하지만 무거운 주제로 인해 생각이 많아지면 한번쯤 깊이 숙고해보길 바란다. 예를 들어 위에 눈도 아래 눈도 가운데 눈도 모두 쓸쓸하다는 '쌓인 눈'이란 시에선 순식간에 온 우주를 무대로 하기 때문이다. '꿈과 생시'라는 시는 아직도 왜 죽은 사람들이 없다는 게 정해지지 않아서 좋다는 건지 알 수가 없다. 살면서 천천히 곱씹어보게 될 시들인 듯하여 시 하나하나에 신경을 쓰면서 읽었다. 시에서 나온 것처럼 놀던 사이에 어느새 친해진, 모르는 언니가 내 두뇌에 나막신 끈을 단단히 동여맨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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랩 걸 - 나무, 과학 그리고 사랑 사이언스 걸스
호프 자렌 지음, 김희정 옮김 / 알마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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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를 그만두고 고향에 돌아가 남자에게 구속되는 삶을 살게 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으로부터 나 자신을 구하기 위해 일했다. 시골 마을 결혼식을 거쳐 아이들을 낳고, 내 꿈을 펼치지 못한 실망감을 아이들에게 쏟아내면서 아이들의 미움을 받는 운명에서 나를 구하기 위해. 그런 길을 걷는 대신 나는 진정한 성인이 되기 위한 길고도 외로운 여정을 거치기로 결심했다.

 

 

미안하지만 난 처음에는 이 책이 소설인 줄 알았다. 하와처럼 아담의 갈비뼈에서 태어나거나, 프랑켄슈타인처럼 남성의 실험에 의해 세상에 태어난 피조물이 실험실에서 감금되어 살다가 프롤레타리아 혁명을 일으키는 줄 알았다. 그러나 이 책을 읽다가 내 생각에 몇 개의 오류가 있다는 걸 알았다.

 

 첫째, 이 책은 비소설이다. 하지만 저자가 워낙에 위트가 넘치고 관심이 있는 일은 몸이 작살나서도 하려고 하는 열성적인 미국인의 전형적 기질을 가진지라 코믹한 소설같은 느낌을 주기는 한다. 둘째, 파워퍼프걸의 이미지에 가깝다. 그녀들이 과학자 복장을 하고 식물을 관찰하겠다고 이리저리 통통 뛰어다니는 장면이 뇌리에서 떠나가질 않았다. 캐릭터를 잘 그려서 스티커로 만들어 굿즈로 내놓으면 성공할 거 같았다. 눈길을 달리다 차가 뒤집어지는 장면까지도 그럭저럭 귀엽게 그려놓으면 잘 될 듯했다. 하지만 그렇게 만든다면 후반부에 유방에 난 종양을 빼기 위해 칼을 쓸지 드릴을 쓸지 조수와 토론하는 장면은 빼도 좋을 것 같았다. 너무 아이마이미같잖아?

 

 

 

 아무튼 어떤 사람이 알마출판사의 다른 책을 보고 왜 이런 책을 알마출판사에서 출판했는지 모르겠다는 애매한 칭찬을 하던데 그게 왜 그런지 알 것 같다.

 

 일단 빌어먹을 필기체를 예쁘게 하려는 건 알겠지만 단순한 이야기인데도 너무 읽기 힘들다. (그래서 번역의 틀린 부분이 너무 잘 보여 이중으로 스트레스가 쌓인다.) 그리고 표지가 너무나 얌전하다. 밑에 프로작이라도 살짝 그려놓아야 되는 거 아닌가...

 

 

 

초반부에는 지루했지만 중후반부에 빌에 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오고, 일부러 그런 게 아닌가 싶지만 과하게 빌과 주인공이 썸타는 듯한 이야기로 진행되면서 재미가 점점 급증한다. 이들의 캐미가 어떻게 끝나는지는 직접 책을 보면서 확인하시길. 지지하는 커플이 감정을 교류하는 순간은 볼 때마다 행복하다. 로맨스소설의 묘미.

 어느 분야에 있건, 자신이 종사하는 분야가 그 중요도에 비해 사회적으로 지지와 후원이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반대로 타 분야에 대해선 역으로 현황을 이해하기도 하는 듯....;; 일단 저자가 식물학자인걸 감안할 땐 수긍이 가는 이야기이긴 하지만 말이다. (우리나라도 자연과 생태라는 훌륭한 생태잡지가 있었는데 부도나서 망했답니다?)

 전에도 말했듯이 페이스북에다가 책의 인상깊은 구절을 쓰는데 이번엔 일부러 그녀가 겪는 성추행에 대해서만 썼다. 친구 중 남자분들이 대다수라서 여성 과학자의 스펙타클한 행로에 충격과 공포를 받은 듯하다. 빌이 긴 머리 때문에 자주 곤란한 상황(...)을 당할 뻔했다는 에피소드에 남자들이 주로 반응을 보였다. 가수 김경호씨도 그 특유의 긴생머리 때문에 지하철 성추행을 간혹 당했다나? 여성으로 사회생활 하는 게 이런 거라니 상상도 못했다는 의견도 있었다. 나도 일단 웹에다 이런 이야기 지껄이고 나서 어디 가서 실물을 보이면(여자랍니다?) 다들 깜짝 놀랍니다. 그 다음엔 작업들어가는 인물들이 한 90%죠.

 이 책에선 결국 여성 과학자가 결혼을 한다. 그게 좀 아쉽지만 아무튼 아이가 없거나 결혼 안 한 여성을 결여된 존재로 여기는 건 부당하다고 이 책은 끊임없이 강조하고 있다. '출산과 결혼은 여성의 행복이다.'라는 말은 할아버지 할머니들 뿐만 아니라 여성들이 밥을 먹으면서도 화장실에 가서 볼일 보면서도 자면서도 듣는 말이다. 심지어 돈이 없어도 애만 낳으면 상관없지 않냐는 말도 듣는데 제발 여성 인생의 코스에서 그런 말들 좀 빠졌으면 한다. 결혼해도 일하느라 살 뺄 시간 없어서 추하다고 욕할 거면서.

 

  

나무도 자신의 자식에게 자신이 쓰다가 넘친 물을 자식이 사용할 수 있게 한다고 한다. 게다가 유년기의 혹독한 날씨를 기억할 수 있다고 한다.

 

 그리고 가지를 꺾는 등의 상처를 주면 호르몬 반응을 보인다고 한다.
 사람도 감정을 느끼지만 아무래도 그건 주님이 주신 보이지 않는 영혼의 작용보다는 호르몬의 작용이라 볼 수 있을 것이다.
자식에 대한 배려던 지식이던 사랑이던 어쨌던 무언가가 있고 기억까지 할 수 있다면, 나무는 인간을 사랑할 수도 있고 증오할 수도 있고 왜곡할 수도 있을 것이다.
 기억은 충분히 왜곡될 수 있다.
 내가 사랑했다고 기억했던 게 사랑이 아니었을 수도 있고 우정이라고 생각했던 게 우정이 아닐 수도 있다.
 먼 훗날 인간이 나무를 잃어버릴 수도 있고 나무가 인간을 잃어버릴 수도 있다. 어쨌던 인간이 문명을 택한다면 자연을 잃고 나무가 자연보존을 택한다면 인간을 잃을 수 있는 것이다. 둘 중 하나가 판도라의 상자를 열 때 (나는 그게 인간이 아니라 나무일거라 보는데) 마지막에 남는 건 희망 말고도 더 있다. 기억이다.

 

1951년 대학은 남성들, 주로 돈이 있는 남성들, 적어도 어느 가정의 베이비시터가 아닌 다른 돈벌이가 있는 남성들을 위한 곳이었다. (...) 학교 기술 시간에 오빠들은 벽에 걸거나 천장에 매달 정도로 커다랗고 강력한 도구들을 사용했다. 칼 세이건이나 미스터 스팍, 닥터 후, 프로페서 등을 보면서도 배경으로 등장하는 간호사 채플이나 매리 앤에 대해서는 아무도 이야기하지 않았다. (미스터 스팍과 간호사 채플은 드라마 스타트렉, 프로페서와 매리 앤은 시트콤 길리건의 섬에 나오는 등장인물).

 

머리를 자르기 위해서는 피할 수 없는 물리적 친밀감은 생각만 해도 빌을 겁나게 만들어서, 내가 캘리포니아에서 그를 만났을 때부터 빌은 늘 길고 윤이 나는 머리를 하고 있었다. 가수 겸 배우였던 셰어를 연상시키는 모습이었다. 뒤에서 보고 그를 여자로 착각하는 경우가 흔해서, 지나가는 남자들은 종종 흠모하는 눈길을 보내다가 마침내 앞에서 덥수룩한 턱수염과 남자다운 턱을 본 후에 놀라서 당황스럽고 화난 표정으로 지나치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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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별짓기 -하 - 문화와 취향의 사회학, 21세기총서 3
피에르 부르디외 지음, 최종철 옮김 / 새물결 / 200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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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내 마찬가지인데, 시간이 있어야 해요. 다른 무엇보다도 내게 없는 것은 시간이에요. 내게 시간이 있다면 모든 것에 대해 지식을 쌓기를 좋아하고, 어떤 것, 아니 모든 것들이 어떻게 진행되는지를 알 수 있을텐데. (...) 다시 말해서 좀더 지식이 있다면 누군가와 더 많이 토론할 수 있고, 많이 알지 못할 때는 격리된 채로 남아 있게 되지요. (가정부)

  

이런 자료가 있으면 진작 초반에 공개하지 프랑스 역사 무식자를 가지고 르 뿌엥? 무슨 이상한 신음소리같은 소리 하고 있으면 그게 뭔지 내가 어떻게 알라는 거냐.

 

 끝나가고 있는 건 확실한데 점점 판타지 세계관 보는 기분이다. 아님 외계어 판독이나. 암호 풀이 언제 끝나나 싶었는데, 아무튼 2달만에 다 읽기는 했다. 지금도 이 책을 다 읽었다는 게 믿겨지지 않는다. 상권에서부터 페이지가 계속 이어지는지라 문장을 보려 노력해도 자꾸 밑에 있는 어마어마한 숫자에 눈이 갔다. 옮긴이후기도 책의 내용에 포함된다고 볼 때, 이 책은 990페이지에서 끝난다. 보통 논문에서 파생되어 나온 책들이 몇 권으로 나눠지는가는 상관없이 그렇게 페이지 수를 쭉 표기한다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다. 하지만 실물로 본 것은 처음이다. (혼모노다!) 아무튼 이 책 덕분에 다음엔 이보다 더 쉬운 책들을 빠른 속도로 읽을 수 있게 될 듯하다 ㄷㄷㄷ

 

  

상권에 비해 하권은 유독 개인 한 사람 한 사람을 인터뷰한 게 많다. (그렇다고 해서 결코 한숨 돌리고 읽을 수 있는 책은 아닌 거 같다.)
그리고 도표보다는 그림이라던가 왜 찍었는지 모를 흑백사진들이 많이 나온다. (다시 말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읽기 편하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사진 중에서는 이게 가장 인상적이었다. 위의 사진에서 저 아주머니 둘은 무슨 관계일까. 아래 사진에서 저 두 사람은 왜 의자 세 개 간격으로 서로 떨어져 앉아 있을까. 왜 그 옆의 글에선 '팬'이 광신적 배외주의로 흐른다고 나와 있을까. 

 

 결론은 이거 아닌가 싶다.
 1. 돈 말고도 자본이 많은 애들은 다 말이 진짜 많다. (불평 불만도 죨라게 많다.)
 2. 그러면서 자본 없는 애들한테 꼭 한 마디 한다.
 ex/ 일기 혹은 소설 쓰고 앉았네. 그럴 시간에 도서관이나 가.
 3. 근데 시간도 자본이다. (모모!)
 4. 빈자들은 점점 분노하게 되면서 사회관계자본도 잃고 문화생활도 때려치고 정치도 때려치면서 꼰대가 된다.
 5. 근데 인간으로 지구에 태어난 이상 이 흐름을 벗어날 수 없다. 죽음? 장례도 구별짓기 ㅇㅇ
 부르디외가 트럼프 현상을 봤다면 뭐라고 해석했을지 궁금해지는 대목 ㅎㅎ 그런데 그것도 구별짓기다. "높으신 분들은 이해를 못해요~ 대학교 대학원 나오면 뭐해? 그 따위로 살면서~" 트럼프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마치 이렇게 끝없이 재생되는 히든 트랙이 존재할 것 같은 느낌이다. 아마 샤이 트럼프라고 불리는 미국 시민들도 그 히든 트랙에 대한 기대감이 높았겠지.

 

  투쟁 속에서 그리고 투쟁을 통해서만, 신체화된 경계들은 구체적 경계선이 되는데, 사람들은 그것과 충돌하며 그것을 이동시켜야 한다. (...) 그러나 이 분류체계는 사람들에게 정신구조를 강제로 부여함으로써 그들로 하여금 의도한 대로 보고 믿도록 하는 특징의 상징적인 권력을 갖게 될 때에만 비로소 그 질서의 유지에 나름의 기여를 하게 되는 것이다.

 결국 머리보다는 몸으로 밀어붙이며 투쟁하는 게 제일 좋다는 게 부르디외의 결론이다. 문화의 중심이 되고 싶다면 양극단에 밀리지 않는 새로운 관점을 항상 유지하기 위해 정신적으로 힘써야 하며, 반드시 권력체계로 올라가야 한다는 말도 덧붙인다. 글쎄. 난 분류하자면 오타쿠(대중적)와 순수문학계 사이에서 골고루 문화를 즐기는 편이긴 하지만 중류층에서 하류층으로 몰락한 편이고 딱히 다시 기어오르기도 싫어서 이 책에 쓰여진 구별짓는 사람들은 아닌 듯하다. 하지만 순수문학계도 아니고 오타쿠 층에서 왜 애니메이션 감독이나 성우 운운하면서 어떤 작품을 무턱대고 쓰레기라 비난하고 자신을 P (프로듀서. 아이돌마스터에서 캐릭터를 아이돌로 양산하는 게임의 주인공격 인물이다. 구별짓기에서 말한 대로라면 그들은 아이돌을 발탁해내는 천부적 기질이 있는 신으로서 자신의 존재를 격상시킨다.)라거나 제독(칸코레. 배를 여체화시키는 게임의 인물로서 역할은 P와 비슷한 신적 역할이다.)과 일치시키는지 그 이유를 알 것 같달까. 페친을 끊는 건 물론이고 반경 10m 밖으로 피해야 할 필요성을 느꼈다. 그리고 다시는 가난한 사람들도 도서관에 가서 책을 읽을 수 있다는 둥의 말을 하지 않겠다. 어렴풋이 느끼긴 했지만, 봉사하지 않으면서 개인의 노오력 부족을 비난하는 비열한 발언이었구나 싶다.

 인상적인 글귀들은 아주 많았다. 상권에서 주로 학교에 관해서 이야기했다면, 하권은 좀 더 많은 이야기를 한다. 연극에서 정치까지. 그러다보니 주제를 나눌 수밖에 없을 듯하다. 단편적인 글귀를 위주로 하여 리뷰를 진행해보려 한다.

 

오늘날의 직업여성들에게 접대란 계획을 뜻한다.

 최근 '한끼줍쇼'라는 코너가 JTBC에서 방영 중이다. 손석희 사장님으로 유명한 그 종편방송이다. 아무래도 프로그램이 유명하다보니 아무도 건드리지 않는 게 아닌가 싶은데 한 마디 좀 하자면 그 방송은 제약이 있다. 혼자 있는 남성한테서나 아주아주 부자인 케이스에겐 얻어 먹을 수 있지만 쁘띠 부르주아나 아주아주 가난한 케이스에게선 얻어 먹을 수 없다. 보안의 이유도 있지만. 그들은 한결같이 카메라의 존재를 의식한다. 그럴 수밖에 없다. 인테리어, 외양 등을 신경써야 하지 않나 생각이 드니까. 접대는 인텔리하면서도 따뜻한 가정집답게 보이고 싶은 여성들의 매우 치밀한 계획이다. 그런 프로그램을 보면서 솔직히 나는 부담감을 느꼈다. 낯선 사람은 받아들이고 싶지 않은데, 받아들이지 않거나 받아들여도 식탁이 조촐하다면 인색하다고 비난을 받을까 두려움을 느꼈으니까.

 브레네 브라운의 경우도 옆집에 이사온 이웃이 인사하려고 벨을 눌렀을 때, 자기도 모르게 어떤 CF틱한 장면이 뇌리에 떠오르면서 그 장면에서 나오는 가정의 이미지와 지금 자기 집안의 현실을 비교하며 수치심을 느껴 집에 없는 척을 했다고 한다. 우리 어머니는 내가 없는 틈을 타 집을 축성하기 위해 신부님을 불렀다고 한다. 내 방에 들어가고 나서 '대체 따님은 무슨 일을 하시는 겁니까?' 하고 물었다고... 그도 그럴 게 책들이 라노벨과 환경운동책과 마르크스와 프로이트로 범벅이 되어 있으니까. 그런데 신부님은 어떤 종류의 책에 더 눈길이 가셨을까? 어머니가 은근히 책이 빼곡한 내 방에 대해서 남에게 자랑하고 싶은 기분은 알지만, 이 책을 읽은 이상 나는 아마 신부님에게 내 방의 축성을 부탁하는 일은 없을 듯하다. 쓴 웃음이 절로 나온다.

 

레테르 효과

그러나 그가 어느 정당에 속하는 지를 말하기 시작할 때 더 깊은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가정부)

 레테르 효과는 내가 상대방에게 무언가 기대하는 행동을 말하고 칭찬하여 상대방이 그걸 습관화하도록 도와주는 걸 말한다. 보통 양육에서 쓰는 방식인데, 확실히 여성들에게서 종종 그런 정치행위방식을 많이 보는듯. 아니 근데 솔직히 이렇게라도 해야 사는 게 사는 거지. 내가 10년을 이명박근혜 정권에서 보냈는데 아주 죽을 맛이라고.

 

새로운 문화매개자들은(가장 전형적인 것은 TV나 라디오의 교양프로그램 담당자, 또는 '고급' 신문과 주간지에 기고하는 비평가나 작가적 저널리스트 혹은 저널리스트적 작가들이다) 생산자인 아욱또르(창조자, 쓰는 사람)와 정통적 재생산자인 렉또르(해설자, 읽는 사람)ㅡ대량보급수단인 매스미디어를 지배함으로써 얻게 되는 특정 분야에서의 권력을 보유하지 못한다면 문화매개자들은 이들(아욱또르와 렉또르)에 대하여 성공을 거둘 가능성이 없다ㅡ와의 이중적 경쟁에 직면하여 정통적 문화와 매스미디어에 의한 대량 보급 생산을 매개하는 일련의 장르('단편', '에세이', 증언' 등과 같은)를 발견했다.

 고오급 신문에서 한 번 소름돋았고 단편소설에서 두 번 소름돋았고 에세이에서 세 번 소름돋았다. 한겨레21과 안녕 주정뱅이 등의 소설과 최근 읽었던 서점 관련 에세이들이 영화 필름 돌아가듯 뇌리에 스쳐 지나간다. 특히 마지막에서는 서점을 1등급 2등급 3등급으로 구분하던 어떤 프랑스 기사가 선명히 떠올랐다. 아아! 싸게 책을 살 수 있으면 된 게 아니었다. 책의 품질도 아니고 바로바로 서점에 근무하는 사람이 서점의 건물주인지 아닌지, 서점을 찾아오는 고객의 클라스가 부르주아인지 아닌지가 그렇게 중요했던 것이다. 신자들의 신앙체험 증언들이여! 그 쓰레기들을 담아내기 위해 수없이 낭비되는 종이와 베어지는 나무들이여! 그 저자들만큼 환경에 죄를 저지르는 사람들이 없을 것이니라!

 

개인적 경험을 계급에 공통된 유적 경험의 특수한 사례로 부각함으로써 개인적 경험을 비개인화하는 '정치화'의 조작과는 반대로, '도덕화'와 '심리화'의 조작은 경험을 개인화하고, 그런 점에서 종교적 구원의 추구가 다소간 세속화된 형태와 완벽하게 일치한다. 비개인화하는 정신분석적의 용어를 사용하는 것처럼, 현대적 도덕은 분석이라는 구실로 대상을 도덕화하는 심리학적 유포본이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의 불합리한 제도로 인해 누가 죽거나 피해를 입었다.
 그러나 매스컴과 웰빙에 대한 찬미에 세뇌되어 있던 사람들은 시스템의 잘못을 자신의 탓으로 돌리거나 거부한다.
 이런 사람들은 보통 합의금을 받고 일을 끝낸다.
 그러나 (물론 자신들의 잘못이 아니라서) 여전히 고통받는 사람들이 있다.
 이런 사람들의 아픔을 치료'하지 않고' 심리전문가들이 여기저기 나서서 트라우마에 대한 글들을 쓴다.
 그 책을 읽고 사람들은 "나 힐링받았어요"하며 좋아한다.
 이 무한루프를 최근 정혜신이 깼다.
 이 분이 없었다면 사태는 아마 세월호 전 용산 혹은 기아처럼 되지 않았을까?

 

 지금 분들은 잘 모르시겠지만 한때 신의진이 육아 관련 서적들을 잘 써서 유명했었다. 백과사전 같은 두꺼운 책을 쓰니까 정치나 사상을 감출 수 없어서인지 점점 글이 이상해졌었다. 강한 제재로 아이를 다스려야 한다는 글로 인해 아이한테 절대 매를 들지 말아야 한다는 의견을 가진 부모들이 불매운동 비슷한 걸 벌인 적도 있었다. 결국 신의진은 새누리당으로 입당했었다. 지금쯤이면 새삼 어떻게 되었을지 궁금하다.
 시간이 가면 갈수록 점점 애를 공부 빡세게 시켜서 좋은 대학 보내면 뭐하나 하는 생각이 강하게 든다. (안 낳는게 최고지만.) 차라리 성경 시편과 잠언 구절들을 읽고 또 읽어서 외우게 한 다음 마음에 새겨서 인성을 키우는 게 공부보다 더 중요한 게 아닐까 싶다. 인생에서 중요한 게 줄 잘 서는 거랑 친구 잘 사귀기다. 개인적인 경험으로 볼 때 마음이 비뚤어져 있으면 둘 다 잘 안 되더라.

 

즉 칸트의 저작에서 보면 혐오는 공포의 감정 속에서 누구에게나 공통된 동물성을 발견하는데, 이런 동물성의 위에서 그리고 그 동물성에 대항하여 도덕적 탁월성이 구성된다.

 예를 들어 이 책은 여성혐오를 혐오하는 움직임(오이를 혐오하는 사람들을 혐오하는 진지충)에서도 벗어나라고 강조하고 있다. 여성과 남성의 대립은 청년과 노인의 대립과 비슷하다는데 이게 맞는 것 같다.

 

즉 정신분석은 유적인 메커니즘을 기술하지만 개인의 원체험의 단일성 속으로 귀착시키는 것을 공인하고 장려하는데(반대로 사회학은 그것이 개인적인 것을 유적인 것, 일반적인 것으로 환원하지 않는 한 별로 큰 저항을 야기하지 않는다), 정신분석은 이 자아숭배의 현대주의적 변종 속으로 들어가게 된다.

  후반 넘어가니 아주 대놓고 정신분석을 깐다 ㅋㅋ 사회학 겁나 찬양하네 우와 ㅋㅋㅋ

 사실, 사회학에서의 분석방법론을 크게 나눠보면 "질적방법론"과 "양적방법론" 인데 사회학은 주로 "질적방법론"에 있어서 집중을 하다 보면 결국에는 정신분석과 비슷한 요소가 나타날 수 밖에 없고 "양적방법론"을 취하면 통계 사기극으로 빠지게 되니 별반 차이도 없다는 딜레마가 있다나? 나는 이 책을 보고 질적 양적 방법론과 변산이라는 단어가 존재한다는 걸 처음 알았지만(...) 이 사회학자는 아주 분명하게 정신분석을 싫어한다는 건 확실하게 알았다. 대체 이 책 편찬하고 나서 사람들에게 무슨 소릴 들으며 살았을까 걱정이 될 만큼 노골적이다. 그런 수준이니 학계에 대한 비판은 가려서 보자.

 

  

https://www.youtube.com/playlist?list=PL851070FBC86C544C->클릭하면 Pink Floyd- The Wall 앨범 전곡이 나옵니다.

마지막으로 이 글이 출판된 시절 어떤 간호사의 생활을 들여다보기로 하겠다. 

 성별은 나오지 않았던 것 같지만 사강의 책을 샀다는 걸 보면 십중팔구 여자다(...) 이 글을 올리는 이유는 딱히 길고 지루한 글들 사이에서 갑자기 펄핑크 빛으로 튀어나온 핑크 플로이드가 반가워서만이 아니라 그 사람의 취향으로 사생활의 상당히 많은 걸 추론해낼 수 있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서이기도 하다. 믿거나 말거나. 흠흠. 

 

 그녀는 핑크 플로이드를 좋아하는데 그들의 레코드도 한 장 갖고 있다. 하지만 '단지 피상적으로 좋아할 뿐이다.' (...) 독서로는 주로 소설인데, 최근에는 '한 스인이 쓴 네팔에 관한 책', 사강 소설 모두, 보리스 비앙과 그에 대한 많은 글을 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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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쁨에 찬 가난
Lothar Hardick ofm 지음, 성글라라 익산 수도원 옮김 / 프란치스코출판사(프란치스꼬회) / 200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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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성에 관계되는 지체에서만이 아니라 모든 지체를 타락에서 깨끗하게 보존하고 물들지 않게 해야 합니다. 그런 지체는 동정을 지키면서 혀는 보존하지 못할 때, 혀는 동정을 잘 지키면서 눈이나 표정, 귀나 손은 지키지 못할 때, 그리고 이 모두를 다 동정으로 깨끗이 보존하면서 마음으로 격정과 열정의 왕래를 허락하면 자신을 하느님과 천상천하의 모든 이들 앞에서 조소와 모멸의 대상으로 내어 맡기는 것입니다.

 

  

어머니의 권유에 의해 처음으로 프란치스코 수도회에 관련된 책을 보았다. 프란치스코 성인에 관한 책이라기보단, 프란치스코 성인이 살면서 했던 짧은 명언에 프란치스코 수도회가 결성되고 나서 서로들 같이 살았던 경험을 토대로 자기네들끼리 만든 규칙을 에세이 식으로 풀어놓은 책으로 봐도 되겠다. 

 

 그런데 프란치스코 성인의 명언도 명언이지만, 수도회 사람의 글귀가 심상치 않다. 간간히 혼자 고행을 해온 프란치스코 성인과 달리 수도회는 비교적 평범한 사람들이, 심지어 핏줄로도 연결되어 있지 않은데 존경하는 사람과 모시는 신이 공통되다는 이유만으로 모여서 평생을 함께 살아온 공동체인 것이다. 그래서 이들이 하는 소리를 평범하게 들어 넘길 수가 없다. 생판 모르는 남들이 모여 오랫동안 서로의 등 뒤를 서로에게 맡겨야 하는 현대의 일터에서는 더더욱 그럴 것이다.

 아무리 종교가 많은 사람들에게 심적 육체적으로 상처를 입혔다지만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이유는 인간관계 때문이기도 하다. 종교 내의 단체는 아무런 연고가 없는 자본주의 시대에서 도심 내 사람들이 안심하고 인연을 맺기가 딱 좋다. 왜냐하면 (천주교에서는) 신 아래 모두가 평등하기 때문이다. 신만큼 높은 사람이 없기도 하고 혹은 아무리 어떤 인간이 훌륭하더라도 결국 인간이기에 종교 내 단체에서는 꽤 안정적인 인간관계를 구축할 수 있다. 그러나 세상엔 갖가지 인간이 있기에 오로지 자신의 욕망을 성취하기 위해 종교를 믿는 케이스가 있는가 하면, 신을 믿으면서도 신을 가슴에 모실 수도 있는 타인을 '진짜 신을 사랑하지 않는다며' 따돌리는 케이스가 있다. 이 책은 살면서 만날 수도 있다고 넘길 수도 있는 그런 사람들을 그냥 봐주지 않고, 옷까지 발가벗겨 적나라하게 파헤치며 그들의 못되고 썩어빠진 마음을 꼬집고 있다. 오죽하면 그들에게는 힘센 수도사들의 몽둥이만이 제격이라 하겠는가. (심지어 비유가 아니다 ㄷㄷ.)

 이 책 덕분에 앞으로도 프란치스코 성인과 조금이라도 관련이 있는 더 많은 서적을 읽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눈치와 사회관계의 경험이 부족한 나에게 있어선 정말 유익한 책이었다. 특히 명상에 있어서는 나와 굉장히 의견이 유사해서 재밌게 읽었다. 그 지대넓얕이라는 팟캐스트 방송에서 나오는 김도인이 쓴 책에서 '명상은 쉽다'는 식의 구절이 영 탐탁치 않았는데, 이 책에서도 명상은 쉽지 않다고 써서 묘한 안도감이 들었다. 이는 하느님에 대한 두려움과 사랑과도 관련이 있다 생각한다. '알면 사랑한다'는 말도 있지만, 두려워할수록 사랑하게 될 수도 있고 난 그게 신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리고 사람은 내심 두려워하는 게 있어야 인생을 조심하며 살게 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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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 에이징 -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지금 현명하게 사는 법
마티아스 홀위치.브루스 마우 디자인 지음, 한정 옮김 / 청미 / 2017년 1월
평점 :
절판


물론 극복해야 할 장애물들이 있습니다. 특히 우리가 점점 나이가 들수록 그렇습니다. 하지만 문제가 커지기 전에 작고 쉬운 행동으로 이러한 장애물들을 제거할 수 있습니다. 물론 장애물들을 제거한다고 해도, 장애물이 우리에게서 완전히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가 한평생 원하는 삶을 살려면 가족과 친구 그리고 이웃들도 그러한 장애물들을 제거해야 합니다.

 

 30세의 나이에 별 책을 다 읽는다 싶겠지만 초등학교 시절만 해도 항상 키 순으로 조회할 때 거의 1~2위를 놓친 적 없고 너무 말라서 소말리아 인으로 불린 나로서는 이 나이 자체가 엄청난 성과다(...)

 

 내 혼자서는 맘대로 안 되는 결혼을 제외하고 다른 모든 장래를 정해야 하는 나로서는 미래가 당연히 걱정될 수밖에 없는 것 아니겠나. 자영업을 하시는 우리 부모님, 특히 최근에 다리 수술을 하신 아버지 또한 걱정되긴 마찬가지다. 이 책에서 절대 은퇴를 하지 말라고 쓰는데, 나도 이 글에 동감하는 바이다. 물론 나이가 들면 판단이 흐려지는 건 맞다. 하지만 거기다 지속적으로 하는 일도 없고, 만일 그건 농사로 어떻게든 때운다 쳐도 돈이 없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그분들의 인생을 내가 어찌 해보겠다는 건 아니지만, 여러모로 순탄치 않으리라 예상했다. 그리고 그게 옳다는 게 이 책으로 인해 증명됐다고 할까.

블로그에 서이추를 하더니 자주 접속해서 공감을 눌러주는 출판사가 있었다. 마이너한 블로그에 뭔가 정성을 쏟으시는 게 고마워서 뭐 해드릴게 없을까 출판사를 알라딘에서 검색했다가 이 책을 발견했다. 건축가가 쓰고 디자인 팀이 일러스트를 그렸다는 말을 듣고 당장 솔깃해서 구입했다. 처음에는 자기계발 이야기가 나와서 가볍게 책을 읽으려는 마음을 갖고 봤는데 후반부로 갈수록 복지시설 건축과 관계된 이야기가 나와서 재밌게 보았다. 내용은 적었지만 설명은 꽤 세부적이었다. 예를 들어 자동차 유지비가 뉴욕에서 달러로 얼마가 든다는 이야기가 나오면, 해설 부분에서 아예 서울에서의 자동차 유지비 통계를 설명해주었다. 보통 번역책은 이런 돈 이야기엔 친절하지 못해서, 그냥 뉴욕에서의 자동차 유지비를 원으로 설명해주거나 아예 설명 자체를 안 해주는 경우가 많다. 이로 볼 때 세심한 책임엔 분명하다. 출판사의 초심이랄까 열정같은 게 느껴졌다.

 

다만 아쉬운 건 글자가 작다는 점이었다. 여백이 많아서 나는 보기엔 편했지만 우리 부모님 나잇대인 50대 후반이나 60대 초반은 잘 보이지 않으셔서 뜨개질 하실 때도 돋보기를 쓰시는 편이다. 심지어 책은 오죽할까. 본래 책의 디자인을 고려하여 그렇게 했다고 생각되지만, 번역은 책을 다시 만드는 작업이기도 한데... 그 쪽으로는 대담하게 가지 못한 듯하다.

P. S 마지막 글에 관하여 페이스북에서 출판사 직원분과 나눈 대화를 그대로 올려본다. 우문을 꾸짖지 않으시고 상당히 현명한 답변을 해주셔서 감사하다. 꽤나 으슥한 밤중, 남들 다 자는 시간까지 인상깊은 구절을 페북에 올렸는데 하나하나 좋아요를 달아주셨다. 독자에 대한 세심한 배려가 느껴졌다.

직원분: 책 사주시고 읽어 주시는 것만으로도 너무 고마운 일인데 이런 훌륭한 리뷰까지 널리널리 알리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조언해 주신 글자크기 문제는 계속 고민되는 부분입니다. 시니어 독자들도 큰글씨를 싫어하시는 분들도 계시고. 책의 가독성,꾸밈새 등에 계속 신경쓰겠습니다.

나: 일러스트로 볼때 이 출판사가 겨냥하는 시니어 독자층이 확실한 걸 알 수 있었습니다 ㅎㅎ 민감한 이야기인데 좋게 봐 주셔서 고맙습니다.

직원분: 요즘은 전자책을 이용하시는 시니어들이 증가하고 있다고합니다. 글자크기가 조절가능하고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에 점점 익숙해 지시면서요. 고맙습니다

 

 

  

 뉴에이징 다이어리북 문답도 작성해 보았다.

 

초반 질문 정도가 프라이버시도 지킬 수 있고, 내 연령대에 맞는 설문인 거 같아서 답해보았다.
 다이어리북의 질문은 현재 내가 작성한 것 말고도 더 있다.

1. 당신 자신에게 어떤 선물을 주고 싶은가요? 어떤 특별한 일을 하고 싶은가요?
일단 책을 선물하는 일은 집에 너무 쌓여서 과제같은 게 되어 버렸고(...) 40대 되면 그냥 만화와 라노벨 사다 남은 것들과 시집들 몽땅 구입해서 노년을 보내고 싶다. 매일매일 아침저녁마다 그것들 읽으면 시간도 빨리 갈 테고.
2. 어떤 새로운 일을 시도해 보면 좋을까요? 가장 먼저 해보고 싶은 5가지를 쓴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 노벨문학상 독서모임 만들기
- 동남아 등 해외 여행
- 매장의 책 떨어지는 곳들 모조리 자석으로 붙이고
- CD 진열대에 포스터 받아가는 곳 안내판 붙이기
- 위스키 마셔보기

3. 올해 가장 경험하고 싶은 10가지
- 굿모닝팝스와 이근철의 try again 꾸준히 공부, 지역 녹색당의 보존, 번지점프, 대전 놀이공원 가기, 진해 벚꽃 보기, 풍경화 그리기, 도의 다른 시에 있는 도서관에서 새로운 책 한 권 읽기, 집들이 참가, 자막없이 일본 애니메이션 보기, 책 한 달에 10권 이상 읽기
4. 살아오는 동안 계발한 가장 영향력 있는 재능 10가지.
- 악바리, 포커페이스, 능숙하지 않은 거짓말, 멧집, 지구력, 엄살, 때에 따라 얼마든지 나오는 눈물, 약간의 영어, 재빨리 꿇을 수 있는 무릎, 나쁜 것들만 정확히 끄집어내는 기억력. 공유가 가능한가...? 그 다음으로는 미움받을 용기를 갖고 싶다. 
5. 현재 참여하고 있는 사회 단체.
녹색당. 앞으로는 워커스에도 모임이 있을 때 참여해서 이야기 정도는 듣고 싶다.
6. 변화했으면 좋겠다고 항상 바라던 한 가지.
어떤 사람이던 평범하게 살고 싶다고 바란다면, 그렇게 하도록 내버려두었으면 좋겠다. 그런 의미에서 인플레이션 없이 기본소득 좀 줬으면.
7. 가장 나이가 많은 어르신께 나이듦에 대한 그분의 경험, 하루하루 달라지는 변화를 어떻게 다루는지에 대해 이야기 나눠보기.
개인적으로는 별다른 차이를 못 느끼겠고 체력이 약해진다는 점...? 그리고 하루하루 너무 쏜살같이 움직이는 통에 더 부지런하게 움직이고, 가끔은 멈춰서 자신의 선입견을 점검하고 있다고 하심. 누구신지는 프라이버시상 노코멘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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