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다르게 생각한다 - 다른 생각, 그러나 다투어야 할 생각
이일훈 지음 / 사문난적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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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기저기 들어서는 우리의 신도시들은 어떠할까 깊이 살필 일이다. 그런데 아직도 두바이를 벤처마킹한다고 한다. 정신을 놓은 게 분명하다. 지구의 온도를 낮추는 데 공헌하는 신도시가 제발 대한민국에서 만들어지기를 기대한다.- p. 110  
   

 요새 건축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거론되고 있다. 강남아파트 값이 쑥쑥 내려가고 있는 충격적인 소식과 함께 환경이 이슈화되면서 좋은 '집'의 개념이 뿌리째 흔들리고 있는 탓일 것이라 짐작된다. 이 책 또한 건축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하지만 다른 책들처럼 건축 기술이나 아이템, 디자인을 다루기보다는 환경을 많이 다루고 있다. 뭐 에세이이니 무엇에 대해 쓰는지는 저자 마음일 테지만, 난 그 '채나눔'에 대한 좀 더 자세한 설명을 듣고 싶었달까... 비록 재미있는 그림을 실어가면서 쉽게 설명해주긴 했지만, '채나눔'이 도대체 뭔지 철학으로는 백만번 들어도 이해가 안 간다고! 결국 '채나눔'에 대해 직접 찾아보는 건 독자의 몫으로 남겨둔 것 같다. 이 분은 건축의 철학과 목적에 대해 양념식으로 조금 다루고 있을 뿐이다. 아울러 현대의 사람들이 지켜야 할 기본적 윤리에 대해서도 쓰고 있다. 위에 적힌 좋은 말씀도 그렇고, 명박씨가 세운 컨테이너에 대한 언급도 그렇고, 화끈하고 시원스러운 문장이라서 마음에 든다. 이 분의 강연은 매우 재미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촛불집회에 참여하신 듯한데, 반값등록금 집회가 벌어지고 있는 지금은 또 어떻게 지내시고 계신지? 학생들의 등록금을 쥐어짜내서 만든 대학건물의 허황된 모습을 풍자하는 글도 쓰셨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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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것이 아름답다 2011.5
녹색연합 편집부 엮음 / 녹색연합(잡지)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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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너무나 놀라워요. 한 번씩 수증기를 빼고 청소를 한대요. 지금까지 한 번도 고지 안 해요. (...) 후쿠시마보니까 회색연기 올라오잖아요. - 특집 그날 이후 핵발전소 담장 아래 사람들(고리), p. 57  
   

  

학생이 그린 <작은 것이 아름답다> 5월호 디자인. 

작은것이 아름답다 5월호에 올린 <월마트 이펙트> 감상문 인증샷.
 

일단 이 책을 소개하기 전에 이야기할 것이 있다.

이름을 밝힐 수 없지만 4월달에 <작은 것이 아름답다> 기자분이 일을 그만두셨다 한다. 뭐 본인은 그러려니 하고 있었는데... 그래도 매우 착실해 보이는 분이셨는데 무슨 일이 있었을까 고개를 갸우뚱하고 있었다. 그런데... 문제는 이 5월호가 배달되어 우리 집에 도착할 때였다. 훌륭한 표지와 핵시설에 대한 알찬 정보, 그리고 원자력발전소 세계지도와 방사능 비상상황 행동지침! 본인의 마음에 쏙 드는 내용이었다. (특히 후자쪽이. 비상상황이 생길 때 유용하게 쓸 수 있을 테니깐.) 그 때는 그래도 단순히 '국가에서 이 지침을 좀 더 널리 알려주면 좋겠는데'하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잡지를 다 읽고 후기를 쓰려고 인터파크에 접속해보니... 5월호가 뜨지 않았다. 이미 날짜는 5월 31일이고, 이제 2시간만 지나면 6월 1일이 되는 이 시점에서, 잡지칸을 내주지 않았다..? 놀라워서 네이버책에 다시 '작은 것이 아름답다'를 검색해보았다. 뜨긴 뜬다. 근데 이 표지랑 다른 표지가 뜬다.

정부에서 잡지책 디자인의 자유를 가로막고 있는 건가? 그럼 저번달에 그만둔 기자는...? 지금 나도 내 추측이 나만의 망상으로 끝났으면 좋겠다. 

내용은 너무나 좋았다. 원자력시설 근처에서 살고 있는 시민들과의 인터뷰는 그들이 쓰는 사투리때문에 정겨우면서도... 섬뜩했다. 가뜩이나 지방사람들이라고 차별받는데 생존과 연관되어 위협까지 받고 있다면 그 분들은 얼마나... 두렵고 무섭겠는가.(강남에 원자력시설을 세운다고 하면 로비라도 일어날 기세일텐데 말이다.) 황대권과 마사키 다카시의 인터뷰도 내용은 짧았으나 매우 감명적이었다. 특히 사람들이 국경을 없애고 지구시민이 되어야 한다는 파격적인 주장이 인상적이었다. 일본인들의 정치에 대한 인식이 이제서야 서서히 깨어나는 것 같아 반가웠다고나 할까. 그나저나 진짜 이게 80년대 금서시대도 아니고 뭐야! 소름끼쳐! 
 

  

 

 정기훈 고라니이야기 디지털프린트 70*80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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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음의 과학 - 이윤석의 웃기지 않는 과학책
이윤석 지음 / 사이언스북스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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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여성 코미디언들의 직업적인 성공과 가정에서의 행복이 우리 사회의 진보성을 시험하는 잣대가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p. 151  
   

  매일 코미디 프로에서는 절대약골로 등장하는 이윤석 씨가 이렇게 책을 많이 읽은 박식한 분이었다니, 새삼 감탄했다. 사실 교수라는 사실도 처음 알았다. 다른 이야기들도 재미있었지만, 특히 과학에 대한 설명을 상당히 쉽게 해주기 때문에 나 같이 이기적 유전자를 읽다가 잠들어버리는 초짜마저도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 저렇게 작고 얇은 책에 웃음에 대한 인문적 과학적 사회적 이야기가 알짜배기로 들어있다니 이 책을 다 읽은 나로서도 그저 신기할 뿐이다. 참고문헌에 나온 책들은, 이름만 한국어지 책을 들춰보면 검은 건 잉크요 하얀 건 종이라는 사실만 간신히 알아볼 정도로 난해한 책들도 많다(...) 그런데도 약간 아쉬운 건 이윤석 씨가 귀찮아서 그랬던건지 아니면 그동안 보았던 책들을 다 기억하지 못했던건지... 몇몇 이야기는 참고문헌에서 나온 저서에서 본 적이 없는 지식들이었다. (예를 들면 고위직의 인사들을 만날 때 긴장을 풀기 위해 그 사람이 화장실에 앉는 장면을 생각한다는 이윤석의 이야기는 몽테뉴의 저서에서 따온 것이 아닌가 추측된다.) 아무튼 웃음거리가 되는 대상이 고위직이고 거만한 사람들일수록 웃음이 진보적이 될 수 있다는 이야기는 내심 알고 있으면서도 새로운 이야기이다. 위에 적혀있는 명언은 여성 코미디언들이 직업상으로 인해 차별을 겪을 수밖에 없는 사정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있으며, 이윤석 씨 개인의 격려를 써놓은 잔잔한 감동의 글이다. 저 글 역시 이윤석 씨의 진보에 대한 견해를 알 듯 말 듯하게 드러내보여서 좋았다.
 그러나 가장 새로웠던 글은 위험한 일을 감지했을 때 공격을 표시하려 어금니를 드러냈다가, 곧 대수롭지 않은 일임을 알아차리고 표정을 약간 풀은 어정쩡한 표정이 웃음의 시초가 되었다는 초반의 글이었다. 웃음은 진지하게 생각하는 일조차도 대수롭지 않게 만든다. 때로는 웃음으로 사람을 공격하는 일도 있다. 잔소리하는 아내를 간지럽히는 남편의 심리도 사실 자신이 느끼는 모욕에 대한 방어적 공격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래도 행복하게 살려면 같이 웃어야 한다니 아이러니한 일이 아닐 수 없다고 생각한다. 본인은 아직도 집단의 웃음에 대한 상처를 간직하면서 살고 있는데, 그들과 같이 진심으로 행복하게 웃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아직도 모르겠는데... 나 같은 사람 외에도 웃음으로 인해 상처를 받는 사람들도 많을 텐데.... 이 책을 읽으면서 어딘지 모르게 씁쓸한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 내가 너무 심각하게 생각한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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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과 생태 2011.4
자연과생태 편집부 엮음 / 자연과생태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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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성동은 전쟁으로 인한 실향민의 정착지로 이제 돌이킬 수 없는 다리를 건너온 처지다. 정든 이 곳에서 평생을 마치고 싶다. 누가 뭐라해도 이 곳은 우리의 고향이다. 우리를 다시 이주시킬 도시재생 사업은 절대 불가하다. - 인천 자유공원 일대 오래된 미래, p. 93  
   

 연두색과 노랑색이 뒤섞인 표지의 저 식물이 내 마음을 설레게 했다. 언뜻 봐서는 꽃잎이 아니라 풀인 것 같은데 어째서 저런 오묘한 색깔을 띄고 있는 걸까... 알고보니 저 식물은 괭이눈이라고 하는데, 풀이 추운 날엔 노랑색으로 변해 있다가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점점 광합성을 하려고 초록빛을 띈다고 한다. 요번엔 식물에 대한 알찬 지식들을 상당히 많이 얻은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기분이 좋았다. 봄이 왔음을 알리는 데 봄꽃보다 더 나은 소식이 어디 있으랴. 이번 편에선 인천 자유공원에 대한 간단한 소개라거나, 유명한 프로그래시브 락 밴드 노발리스가 발매한 고래잡이반대음반에 대한 소개가 들어있어서 왠지 이색적으로 느껴졌다. 이전에 친구들하고 차이나 타운으로 놀러갔다가 분위기가 이상해서 올라가지는 못하고 근처만 맴돌다 돌아온 적이 있었다. 그래서 그런지 유달리 사진에 나오는 인천자유공원의 풍경이 아름다워보였다. 나중에 나도 한 번 더 가고 싶은데 본인의 주위 사람들 중에 지리를 알고 있는 사람이 있을지ㅇ<-< 보면 볼수록 점점 괜찮아지는 잡지이다. 하루라도 빨리 5월호를 보고 싶어서 안달내며 기다리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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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것이 아름답다 2011.4 - 속임수 부엌 요리조리
녹색연합 편집부 엮음 / 녹색연합(잡지)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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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파트가 무조건 나쁘다는 말을 하고 싶지는 않다. 적어도 정부가 아파트 말고 좀 더 다양한 형태의 주택을 서민들에게 제공하면 좋겠다. 특히 가난한 서민들이 살 만한 택지를 공급하고, 주민들 스스로 함께 집을 짓고 사회적기업을 만들어 살면 안될까? 내가 꿈꾸는 나라다. - p. 97, 나효우님 글  
   

  읽새코너에 월마트에 대한 평을 써놓고 받은 잡지이다. 우선 겉표지를 포함하여 전체가 재생종이란 점, 글씨 하나하나를 영어없이 쓰려고 노력했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물론 내용도 매우 좋았다고 생각한다. 내용도 매우 소박하고 좋았다. 예술적인 글, 사회에 대한 투쟁적인 글, 농부의 '호박국 같은 글'이 골고루 담겨져 있었다. 특히 베란다농장은 본인의 관심을 끌었다. 꽃을 키우면 다 말려죽이기 일쑤였다는 저자의 말을 듣고, 대파나 콩나물쯤은 괜찮지 않을까라는 괜한 희망을 품어본다. 사실 박형진님의 글이 가장 인상깊으면서도 가장 회의적이었다. 언제나 여자는 어떻게 해야 한다느니 하는 말을 듣거나 글을 보면 반발하고 싶은 마음이 샘솓는다. 자발적 가난이 옳다고 생각하지도 않는다. 하지만 그 분의 구수한 문체와 우스운 시가 내 시선을 단박에 사로잡은 것도 엄연한 사실이다. 언젠가 한 번 그의 시를 읽어야하겠다고 다짐해본다. 
 요즘 일본에서 일어난 방사능사고와 갖가지 루머들 때문에 우리나라 전체가 불안과 혼돈에 휩싸여있다. 하지만 공동체 학교와 친환경무상급식 등, 상상도 하지 못했던 일들이 어딘가에서 벌어진다는 사실만으로도 작은 위안을 얻는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만학도 분께 이 잡지를 보여드렸더니 잘 봤다고, 고맙다고 하셨다. 정성을 들여 잘 만들어진 책은 보는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가져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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