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알 청춘 - 일하고 꿈꾸고 저항하는 청년들의 고군분투 생존기
청년유니온 지음 / 삶창(삶이보이는창)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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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멀쩡한 강에다가 삽 내리꽂는 일로 국가원수의 정체성을 확인하는 위인의 만행을 저지하라. 그리하여 남는 돈은 문화 예술 시장에 펑펑 뿌리고 내키는 만큼 생색내라. 흥행은 보장한다.- p. 109  
   

 단순히 말하자면 이 책은 청년유니온과 깊이 관련되있는 분들이 각자 자신들의 일상에서 접한 사람들을 인터뷰한다. 인터뷰하는 사람과 인터뷰되는 대상이 각자 인터뷰 속에서 자신들의 경험을 털어놓으며 공통점을 찾는다. 몇몇 분들은 익명으로 등장했지만 낯익은 말투와 태도로 봐선 누구신지 알 수 있을 것 같기도 했고 ㅎㅎ. 막연히 청년유니온 회원들이 자신들의 이야기만을 털어놓는 책이 아닐까, 생각했던 나로서는 조금 뜻밖이었다. 언제나 그렇듯이 이런 책들엔 한 가지 치명적인 약점이 존재한다. 단순히 주관적이다, 객관적이다 구분하기엔 조금 다른 개념이지만... 어떤 한 개인의 일생을 다른 사람이 설명할 때는, 아무리 조심한다고 하더라도 자신의 관점과 섞어서 해석하기 때문에 독자가 다른 관점으로 해석할 수 있는 여지를 만들어주지 않는다.
 그러나 그만큼의 장점도 있다. 특히 이 책에서는 소박한 꿈에 도전하는 중인 평범한 사람들을 인터뷰 대상으로 삼았기에, 공감적인 측면이 강하다. 사실 그들을 인터뷰하는 청년유니온 회원들이 적극적으로 동감을 해주었기에, 더욱더 책에 몰입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 주었다고 할 수 있다. 또한 혼자 자신의 경험에 대해 진술하는 형식에선, 아주 내밀한 경험 속에 어떤 가치가 있다고 하더라도, 모든 걸 다 드러내지 못할 수도 있다. 혹은 혼자서는 제대로 설명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 심지어 개인의 프라이버시가 보장되는 일기에서도 그런 경우가 종종 있는데, 다른 사람들이 보게 되는 책에서는 오죽할까. 그러나 이 책에서는 인터뷰마다 2명씩 등장하여 서로 자신들의 이야기를 꺼내도록 북돋아주고 다듬어준다. 서로 일상에 찌들어 축 늘어져 있는 어깨를 감싸주고 있었다. 본인은 그 장면이 너무나 흐뭇하기도 했고, 안타깝기도 했다.
 비록 일과 세상에 지쳐있다고 할 지라도, 우리나라의 청년들은 유머감각과 유흥정신을 잊지 않는다. 그 사실이 너무나 신기하고 경이롭기까지 할 때가 있다. 그들을 정규직, 비정규직으로 갈라놓고 소통하지 못하게 만드는 사람들은 누구인가. 아마도 아주 높은 탑의 꼭대기에서 우리들을 내려다볼 그들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그들에게 이 책을 선사하고 싶다. 서로 보듬는 이들처럼 아주 조금만 상대방의 입장을 헤아릴 수 있다면, 세상은 아주 많이 행복해질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해 주고 싶다. 청년들은 의외로 잘 뭉치는 경향이 있고, 그들이 살고 있는 사회에 대해 많은 생각을 품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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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대공황 - 자본주의의 종말과 새로운 사회의 사이 돌베개 석학인문강좌 14
김수행 지음 / 돌베개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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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민들의 필요와 욕구를 충족시키는 양에야 훨씬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지만, 생산자들의 이윤 획득 욕심을 충족시키지는 못할 정도로 너무나 많은 양의 상품이 생산-공급되었다"는 것이 과잉생산의 진정한 의미일 것입니다. - p. 49  
   

 신상재님이 빌려주신 책을 어제 다 끝내버렸다. 버스 안에서 대공황이 진행되기 시작한 2009년부터 2011년까지의 간단한 연표를 볼 때는 살짝 졸았지만(...) 그래도 나름 훑어본 보람이 있다고 생각한다. 파산신청을 하거나 위험하다고 지적된 은행 숫자까지 낱낱이 쓴 책이 또 어디 있겠는가. 아무리 나라고 해도 3년 간의 경제신문을 낱낱이 파헤쳐가면서 대공황이 어떻게 진행되었는지 파악할 시간도 여력도 없으니까. <인사이드 잡>이란 영화에서 본인은 듣도보도 못했던 리먼브라더스에 대한 이야기가 계속 등장해서 그 동안의 스토리를 모르는 나로서는 살짝 짜증이 났었다. 이 책에서 약간이라도 전후사정을 알게 되어서 다행이었다. 그동안 김수행 씨의 이름은 익히 들어왔지만, 그에 대해 내가 확실히 아는 것이라고는 학자라는 직업뿐이었다. 이 책에서 학자치고는 상당히 위험한 발언을 하시길래 도대체 어떤 학자이신가 궁금했다. 책을 다 읽고 끄트머리에 쓰여진 저자의 소개를 살짝 봤는데 <자본론>을 우리나라 최초로 번역하셨다고 한다. 특히 마르크스의 이론에 대해서는 모르는 게 없는 분이시라고. 그럼 그렇지.
 마르크스도 자신의 이론에 끝을 맺지 못해서 말이 많았는데, 이 분도 책의 결말을 매우 애매하게 쓰셨다. 세계는 대공황을 향해서 가고 있다. 소위 이기적인 상위 1% 자본가들의 99% 인간들에 대한 착취 때문에. 그 때문에 99%의 인간들은 각자 지역별로 단결해서 공동체를 만들어야 한다. 해결책을 요약하자면 그게 다이다. (게다가 후자의 주장은 끝부분이 아니라 초중반 부분에서 한 장 분량으로 등장했다.) 언제나 그렇지만 끝을 보지 않는 사회학 저서들은 나를 참 허탈감에 빠지게 하고 당황하게 만든다. 하지만 어째서 지금의 시대를 대공황이라 부르는지 쉽게 설명하려 나름대로 노력한 티가 엿보인다. 뭐 본인도 일단 모르는 문장을 세 번 읽고서 이해할 수 있었으니까. 숫자에 울렁증을 일으키는 대중들을 아예 생각하지 않고 대놓고 수학공식을 내놓은 그 용기도 높이 평가하고 싶다. 늦었다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이런 책이 등장하는 걸 보면, 앞으로도 전세계에 대해 좀 더 폭넓게 생각하는 경제학 저서들이 쏟아져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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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소비의 시작 굿바이 신용카드 - 돈과 멀어지지 않고 행복해지기
제윤경.정현두.박종호.김미선 지음 / 바다출판사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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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돈으로 행복해지는 삶이란, 어느 날 갑자기 생긴 돈을 원 없이 쓰고 사는 것이 아니다. 내게 주어진 만큼 지혜롭게 잘 쓰는 과정에서 조금씩 바뀌고 나아지는 현실을 확인하는 것이다. 저축은 분명 오늘과 내일의 행복을 위해 필요한 것이다.- p. 180  
   

 내용도 매우 짧을 뿐더러, 우리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예시를 들어서 신용카드의 폐단을 설명하기 때문에 비교적 쉽게 들춰볼 수 있었다. 금융소비자협회란 곳에서 증정한 책이었는데, 읽을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보통 사람들은 신용불량자들을 흔히 보기 때문에 이런 책들을 볼 필요도 없이 그 위험을 잘 알고 있다고 코웃음을 칠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들의 지갑 속엔 아직도 신용카드가 있지 않은가. 본인은 어렸을 때부터 도박과 주식과 기타 등등의 요인으로 인해 파산하는 사람들을 너무 흔하게 보아왔기 때문에, 지갑에 신용카드를 만들어놓지 않았다. 그러나 본인에게도 주식에 투자해놓은 금액이 있고, 가끔 신용카드를 만들라고 유혹하는 은행원을 보면 잠시 머뭇거리기도 한다. 무엇보다도, 최근 핸드폰 소액결제로 무언가를 구입하는 일이 많아지고 있었다. 화폐가 아닌 돈을 쓴다는 건 매우 무서운 일임을 알았고, 모든 일엔 반드시 대가가 돌아오게 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마이너스 통장이 신용카드보다 위험하다는 것을 처음 알았고, 백수가 되지 않는 이상은 신용카드와 주식을 효과적으로 이용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다시금 깨달았다. 그리고 저축하면서 빚 한 푼 없이 사는 삶도 가능할지 모른다는 희망을 품을 수 있었다. 이 책이 돈에 대한 애증으로 인해 고생하는 사람들에게 하나의 씨앗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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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없다 2
전여옥 지음 / 푸른숲 / 199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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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은 해외에서 일본 국민이 테러를 당하거나 납치를 당해도 모른 척하거나 회사와 나라를 위해 희생을 강요하는 독특한 대국민 대처로 유명한 나라이다. (...) 이를 두고 우리나라 언론들은 너무나도 침착하고 성숙한 국민이라고 추켜세운다. 그것은 노예 근성을 부추기기 위해서인가?- p. 35  
   

 최근 일본에서 원전사고가 일어난 뒤로 우리나라의 일본에 대한 사과 촉구가 왠지 흐릿해지고 있는 듯하다. 그러나 이 책을 보면 확실히 상황을 구분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일본이 그런 일을 당한 건 안 되었지만 어디까지나 그들이 만든, 자업자득의 사건이라는 사실을. 나는 일본의 지진 구호문구라는 Pray for Japan을 보면서 왠지 그들이 미국의 I♥NY를 따라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 자꾸 들었는데, 이제서야 확실히 말할 수 있었다. 이들은 히로시마 원자폭탄 투여부터, 도저히 자신들을 돌아볼 줄 모르는 민족들이 아닌 듯하다. 일본에 대한 책을 읽어보고 싶다면, 기억상실 상태인 일본인의 눈물을 자아내는 '일본침몰'따위를 읽지 말고 이 책을 읽어보길 강력히 추천하고 싶다. 아무래도 전여옥 씨가 우리나라에서 욕을 먹어서 이 책을 읽는 사람들이 적은가 본데, 그래도 이 책을 쓴 당시에는 기자정신이 아직 살아있어서 사회비판의 날이 번득번득하다. 비록 책 군데군데에 신자본주의의 기질이 드러나긴 하지만, 눈 감아주면 그만이라 생각한다. 적어도 그녀는 우리나라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는 시각으로 일본을 돌아보기 때문에. 고베 지진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데, 이 때도 정부가 전세계에서 보낸 후원자금을 꿀꺽하고 넘어갔나보다. 우리나라 언론은 재난을 어떻게든 돈으로 바꿔보려는 일본의 침착한(?) 태도에 박수를 치느라 독도 뺏기는 줄도 모르고 있고. ...그저 한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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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과 생태 2011.6
자연과생태 편집부 엮음 / 자연과생태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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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갈색마을에서는 돈이 없으면 살아갈 수가 없었습니다. 나도 장사꾼처럼 갈색이 되었습니다. - p. 92  
   

 어쩐지 분량이 줄어든 느낌? 딱히 특집편도 없고 여유롭게 나가는 분위기 때문에 재미있게 볼 수 있었던 점은 좋았지만, 좀 더 다양한 소재를 구해주신다면 좋았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 무덤의 식물을 찍는 코너에서 사진을 깔끔하게 정리해 놓은게 돋보였다. 온통 잡풀들과 꽃들의 잔치가 되었던 모양인지, 사진이 폴라로이드 크기로 덕지덕지 붙여져 있었다. 사진 밑에 깨알같이 붙어있는 세세한 설명 하나하나까지 알차게 다 읽느라 페이지를 도저히 넘길 수 없을 정도였다. 새만금에 대한 뉴스도 반가웠다. 인간과 자연을 연관시켜 설명해주는 텍스트가 너무나 감동적이었다. 이런 잡지가 원래 사진을 중요시한다는 사실은 알지만, 원래부터 사진만 큼지막하게 붙어있는 기사들을 나는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사진하고 텍스트가 있으면 사진을 대충 훑은 다음, 텍스트를 정성들여 읽는 편이다.  뭐 자연과 생태는 그래도 여태까지 읽은 몇 안되는 잡지 중에서 사진과 잡지 전부 합격점에 속한다고 할까. 동생이 속해 있는 강원대 산림관련학과가 실려있어서 반가웠다. '그래도 생물학계에서는 꽤 이름난 데구나' 생각하니 어느정도 안심이 되었달까. 위에 있는 글은 부산 보수동 헌책마을 담벼락에 쓰여져 있는 동화의 일부라고 한다. 부산은 한 번도 가 본 적이 없지만, 헌책방 천지라고 하니 한 번 가보고 싶다... 돈은 없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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