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 맞춤법이 어렵다구요? 무지 헷갈린다구요?

네, 저도 동감입니다.

 

한글 맞춤법이 어려운 이유가 몇 가지 있습니다.

1. 한자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한 이는 바른 발음을 모르는 것도 있습니다.

2. 한글이 창제된 것은 500년이 넘었으나, 계속 한문을 사용해 왔고, 일제 강점기 무렵 한글이 본격적으로 쓰인 이유도 있습니다. 그래서 제대로 규정이 정비된 것이 늦었고, 여러번 변화되었으며, 교육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죠.

3. 소리나는 대로 쓰는 말도 있고, 어원을 밝혀 쓰는 말도 있습니다.

4. 동사나 형용사가 활용하는 경우, 모든 용례을 사전에 수록할 수 없습니다.

 

그럼, 이것들을 바로 사용하는 방법은?

1. 한자가 헷갈리면 국어 사전을 찾아보면 됩니다.

2. 표준어 규정에 맞는 말을 알려면 국어 사전을 찾아보면 됩니다.

3. 소리나는 대로 쓸 것인지, 어원을 밝혀 쓸 것인지, 국어 사전을 참고하면 됩니다.

4. 활용하는 경우, 특별한 불규칙은 국어 사전을 참고할 수 있습니다.

 

오늘은 한자가 어려워서 생기는 맞춤법 오류 몇 가지를 공부할까요?

 

  • 휴게실(休憩室) : 휴계실이 아닙니다.
  • 게시판(揭示板) : 계시판이 아닙니다.
  • 역할(役割) : 역활이 아닙니다.
  • 나침반(羅針盤) : 나침판이 아닙니다.
  • 야반도주(夜伴逃走) : 야밤도주가 아닙니다.
  • 실연(失戀) : 시련이 아닙니다.(연인을 잃은 경우 실연... 고난의 비슷한 말은 시련)
  • 폭발(爆發) : 폭팔이 아닙니다.
  • 뇌졸중(腦卒中) : 뇌졸증이 아닙니다.
  • 횡격막(橫隔膜) : 횡경막이 아닙니다.
  • 유례(類例) 없는 : 유사한 사례가 없는

            예) 올 여름 유례 없는 무더위로 고생했다.

  • 유래(由來)한 : 전래된, 전해진

            예) 그 말은 전통 무술에서 유래한 것이다.

 

가장 좋은 법은, 한자어를 자꾸 한문으로 써보는 일이 되겠지만, 갈수록 한자를 사용하는 빈도가 낮아지겠죠.

정확한 표기법이 혼란스러우면, 국어 사전을 찾아보는 것이 좋습니다.

스마트 폰에서도 검색이 되니, 환경은 많이 좋아졌다고 봐야죠? ^^

 

"어, 나 저거 잘못 알고 있었어~ --;"하시는 분은 댓글을 달아 주시면,

얼마나 많은 사람이 헷갈리는지,

잘못 알고 있는 건 부끄러운 게 아니란 걸...

그치만 잘못 쓰면 부끄러울 수 있단 걸 알게 될 거 같은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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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아이즈 2012-08-30 22: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야 맞춤법도 좋지만 문장 구조에 관심이 더 많아요. 기왕 하시는 김에 문장이 얼마나 중요한 지도 강의해 주심 더 열혈한 팬 될 것이야요. 비문, 오문을 거쳐 글샘님 취향에 맞는(좋아하는) 문체 등도 설파해주심 큰 도움 되지요. 바쁘신데 넘 많은 걸 바라지요?

글샘 2012-08-30 22:35   좋아요 0 | URL
제 취향은... 시니컬한 대구법... ㅎㅎㅎ
제목이 맞춤법 교실인데요~ ^^
문장은... 뭐,
오늘 아뢰올 말씀은 두 사람이 결혼하게 되었습니다... 이러면 안 되고,
오늘 아뢰올 말씀은 두 사람이 결혼하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이래야 된다... 뭐, 이런 거 말씀인가요?

순오기 2012-08-30 23: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에 뇌졸증이라 쓴 걸 고쳐주셔서 '뇌졸중'으로 쓰게 됐고요,
위 예시 중에서 '횡격막'이 아닌 '횡경막'이라 잘못 쓰고 있음을 발견했어요.ㅜㅜ

아무개 2012-08-31 08: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횡경막이라 쓰고 있었네요. ㅡ..ㅡ::::::::::::
맞춤법도 그렇지만 전 띄어쓰기가 더 어려워요....

글샘 2012-09-02 17:03   좋아요 0 | URL
띄어쓰기는 대부분 되는대로 쓰면 되는데요. ㅋ~
대~충 띄어 쓰고 싶은 데 띄어 쓰면 될 겁니다. ^^
왜냐면, 신문 같은 데선, 또 문자를 보낼 때... 띄어쓰기가 공간을 먹으니깐 무시하걸랑요.

근데, 뜻이 달라지는 경우엔 꼭 구분해야죠.
'잘생긴 남자'와 '난 여드름이 잘 생겨'
'잘사는 친구'와 '행복하게 잘 살았답니다~'는 뜻이 달라지죠.
'큰집'과 '큰 집', '큰아버지'와 '큰 아버지' 알겠죠?
'작은마누라'와 '작은 마누라' 다 다르다구요. 그런 건 다음 시간에~

별족 2012-08-31 12: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쓸 일은 없지만, 저도 아마 횡경막이라고 썼을 거 같아요!!!

하늘바람 2012-08-31 13: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알다가도 잊어버리는 머리를 갖고 있어서 어디 써 놓고 외워야 할것같은 걸요

다락방 2012-08-31 17: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지금 예시들 보면서 음..제대로 쓰고 있었군 하고 한껏 자만하다가 횡격막에서 뒤통수 맞은것 같네요. 횡격막이라뇨!

수퍼남매맘 2012-09-02 11: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뇌졸중은 정말 혼동되었습니다. 뇌 졸 중 확실히 저장시킬게요. 그 다음 횡격막도 잘못 알고 있었네요.
이 페이퍼 엄청 도움이 됩니다. 감사해요.

글샘 2012-09-03 01: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횡격막(가로 횡, 막을 격, 막 막) : 소리는 [횡경막]으로 납니다.

뇌졸중의 '중'은 병증을 나타내는 '症(병증세 증)'이 아니라, 중풍(中風, 맞을중 바람풍)을 나타내는 '中'을 씁니다.
 

표준어와 한글 맞춤법 : '제기랄!'이 맞아요? '제길헐'이 맞아요?

 

어떤 게 한글 맞춤법에 맞을까요? ^^

 

'표준어'를 먼저 알아야 합니다.

'표준어'를 정하는 원칙, 여러분, 이거 다 아시죠? ㅋ~

'교양있는 사람들이 두루 쓰는 현대 서울말.'

 

근데, 교양있는 사람들이 두루 쓰는~ 참 애매하죠잉~?

이게 바로... '비속어'를 제외한다는 말입니다.

'제기랄'은 교양있는 사람들이 쓰는 말은 아니겠죠? 그러니, 표준어가 아닌 거예요. ^^ 아셨죠?

그럼, 어떻게 쓰는 게 '한글 맞춤법'에 맞냐구요?

 

'한글 맞춤법'의 표기 원칙을 알아 볼까요?

'표준어를 소리나는 대로 쓰되 어법에 맞게 쓴다.'입니다.

 

아까 '제기랄'은 표준어가 아니랬죠?

그러니... '한글 맞춤법' 규정에 없죠. 알맞은 맞춤법이 없는 거랍니다. ^^

 

<소리나는 대로>와 <어법에 맞게 쓴다>에 대해서는 다음 시간에~ 하구요.

오늘은 재밌는 '비속어' 공부 좀. ㅎㅎ

 

비속어 = 비어 + 속어

비어(卑語, 鄙語) : 천한 말, 더러운 말... 개새끼, 씨발롬, 조까치... 등(비어의 어원에 대해서도 다음 기회에~)

속어(俗語) : 낮춤말... 대가리, 모가지, 눈까리, 골때리네, 웃기고 자빠졌네, 지랄한다... 등

 

이 외에도, 상황에 따라 '비속어'가  되는 말도 있답니다.

(1) 친구가 사온 피자를 보며, '맛있겠다~'고 할 경우 감탄의 뜻이지만,

(2) 귀엽게 생긴 여선생님이 지나갈 때 덩치가 백두산인 불량 학생이, '맛있겠다~'고 할 경우 '비속어'가 되기도...

 

자, 오라질~이 표준어일까요? 우라질~이 표준어일까요?

또는, '씨발롬'이 맞춤법에 맞을까요? '씨팔놈'이 맞을까요?

 

정답은, 모두 교양있는 사람들이 두루 쓰는 '표준어'가 아니어서, 한글 맞춤법의 고려 대상이 아니라는 거, 다 아시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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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12-08-26 10: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호호 똑부러지게 강의하신다^*^
아래에서 세번째줄. ㅋ 당연히 표준어 아니겠죠?
근데 글샘님 앞에서 글쓰기 참 힘들다~~~ (눈치 보여!)

글샘 2012-08-26 15:18   좋아요 0 | URL
교양있는 말만 표준어라구요.
'글샘 님'이라고 띄어서 써야해요. ㅎㅎ
근데 말이죠. 공식적인 글에서나 한글 맞춤법 지키면 되죠. 이런데선 좀 틀려도 됩니다. ㅎㅎ

세실 2012-08-26 16:29   좋아요 0 | URL
그런겨? 글샘 님? ㅋ
그럼 교장선생 님? 인가요? 이상하다.....

글샘 2012-08-26 23:02   좋아요 0 | URL
'님'이 있고, '-님'이 있습니다.
'님'은 [의존명사]로 [씨] 대신 쓰이죠. 세실 님, 강호동 님... 이렇게요.
'님'은 [대명사]로 인터넷에서 2인칭으로도 쓰입니다. 님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이렇게.
'-님'은 [접미사]로 다른 낱말의 뒤에 붙어 높임의 뜻을 더해 주죠. 선생님, 개님(ㅋ~), 실장님
또는 대상을 인격화하여 높이기도 합니다. 해님, 달님, 별님...

다크아이즈 2012-08-26 11: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니까 샘요, 표준어는 아니지만 국어사전에 나오는 말은 다 우리말이니 문장에서 마구마구 활용해도 되는 거지요? 예로, <제길헐>은 안 되지만 <제기랄>은 써도 되는지요? 막 헛갈립니다. 저는 국어사전에 나오는 모든 말이 표준어라고 오해하고 있었거든요. 국어사전에 나오는 말과 표준어는 합집합과 부분집함 관계인 거지요? 표준어만 쓸 순 없으니 국어사전에 등재된 모든 단어는 안심하고 마구 써도 되는지요? 글샘님 강의를 들으니 국어사전에 나오는 말은 맞춤법과 관계 있을 뿐, 표준어와는 완전 별개였네요. 이런 무식쟁이. 이 부분 정리 좀 해주시어요^^

글샘 2012-08-26 15:26   좋아요 0 | URL
국어 사전에 나오는 말은 저자들이 채집한 거의 모든 단어를 수록한 거죠.
당연히 거기 채집되지 않은 말들이 많이 있을 거구요. 각 지방 방언, 사투리, 신조어, 새로 들어온 외래어 등... 뭐, 완소남, 오나전, 이런 말은 없잖아요. ㅋ~

표준어...는 공식적인 문서, 방송에서 써야하는 '말'입니다.
한글 맞춤법도 당연히 그런 때 쓰이는 '글자'구요.

국어 사전에는 '표준어(교양 있는 현대 서울말)' 외에도,
교양 없는 말의 일부,
현대어 이전의 말 일부,
서울 지방 이외의 말(서울 방언 이외의 방언 및 사투리) 일부,
그리고 심지어 서울 방언이면서 표준어가 아닌 표현(너허구 나허구, 그리구 말이야~)도 실려 있습니다. 당연히 '전부'를 실을 수는 없겠죠?

시나 소설 등 문학 작품을 쓴다면, 개성을 살려 쓰기 위해 방언, 신조어, 비속어 등도 쓸 수 있겠죠?
다만, 텔레비전 방송에서 자막이 틀린다거나, 신문에서 맞춤법이 틀린다거나 이러면 공신력이 떨어질 거구요.
우린 자유롭게 쓰면 됩니다.

다크아이즈 2012-08-26 17: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깔끔한 정리 고맙습니다. 쉽게 말하자면 제기랄, 개새끼 등은 표준어는 아니지만 국어사전에 등재되어 있는 '표준' 표기법 역할은 하는 거로 이해하면 되지요? 왜냐면 제길헐, 개시끼 등은 바른 표기법이 아니잖아요.(이 부분 사실 자신 없습니다. 표준어도 아닌데 표준 표기법은 있다? 글샘님 추가 강의 필요합니다.) 설마 표준어가 아니니 표기법에서도 자유로운 건 아니지요? 그렇다면 국어사전이 아니라 표준어사전만 있으면 될테니. 글고 모든 비속어가 표준어가 아닌 건 아니지요? (학계에서?) 합의를 봤다면 특정 비속어는 표준어로 승격?했을 것도 같거든요. 제 개인적인 생각으론 '개새끼' 같은 건 표준어가 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저 교양 있다고 생각하는데 개새끼 따위 발언으로 제 교양을 의심 받고 싶지 않아서요. ㅋ

글샘 2012-08-26 23:04   좋아요 0 | URL
어유~ 이제 2교시 수업했는데 뭔 질문이 그리 많으시대유~ ㅋ~
'제길헐, 개시키' 등에 대해서는 표준어도 아니고, 한글 맞춤법에 맞고 틀리고를 따질 것도 없다니깐요?
다만, 제길헐~처럼 어원을 알수 없는 것은 '소리나는 대로' 쓰는 것(제기랄)이 보통이구요.
'개+새끼'처럼 어원이 분명한 것은 '어원을 밝혀' 쓰는 것이 보통이죠.

강아지를 개 새끼라고 부르면 그건 표준어죠. 근데 욕설로 쓸 때는 교양 없어 보이지 않나요? ㅎㅎ
그걸 표준어인지 아닌지 따지는 건... 불필요하겠죠?(사실 표준어도 일정 정도의 범주이므로, 칼로 무 베듯 정확히 자를 수 없죠.)
그리고 팜므느와르 님이 아무리 교양있고 싶어해도... '두루' 써야 표준어걸랑요. ㅎㅎ

saint236 2012-08-26 20: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표준어에도 들지 못하는 제기랄과 제길헐이 불쌍하네요...

글샘 2012-08-26 23:04   좋아요 0 | URL
어~ 불쌍할 건 없죠.
표준어는 공식적 언어에서 사용하자는 거구요. 제기랄과 제길헐은 일상 언어에서 무지 사랑받는 어휘들일걸요? ㅎㅎ

뭐... 서울에 살지 못하는 저를 불쌍히 생각하실 필요는 없으시겠져? --;

하늘바람 2012-08-30 07: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넘 재미나네요

글샘 2012-08-30 17:07   좋아요 0 | URL
계속 재미나면 좋겠네요. ㅎㅎ
 

얼마 전 이런 카톡 이야기를 읽었다.

 

여자친구 : 오빠,나오빠집근천데지금만날수있어?

오빠 : 어돼지어디야?

여자친구 : ??오빠,돼지라니,넘심한거아냐?

오빠 : 아니,된다구...

여자친구 : --; 아~ 찔려서...

 

문자 메시지 등을 보낼 때 띄어쓰기를 안하는 일이 흔한데, 이렇게 맞춤법 실수로 봉변(?)을 당할 수도 있다.

오빠가 보낸 메시지에서는 '되지'를 '돼지'로 잘못쓴 것.

 

'되다'를 활용하여 쓸 때, 주의하여야 한다.

'되고, 되지, 되면, 되어, 되게' 등으로 활용시켜 쓰면 된다.

문제는 '되어'가 줄어서 '돼'로 쓰일 수 있는 경우인데,

'되어, 되어도, 되어야, 되어서, 되었고, 되었다'로 활용하니까,

'돼, 돼도, 돼야, 돼서, 됐고, 됐다'로 줄여 쓸 수 있다.

 

'안 돼.',

'못 돼도 마흔은 돼 보이더라.',

'잘 돼야 할 텐데.',

'밤이 돼서 너무 어두워.',

'됐네, 이 사람아.'

 

흔히 틀리는 사례는 '되면', '되죠' 같은 것을 '돼면', '돼죠' 처럼 쓰게 되는 것인데, '되어면, 되어죠'가 말이 안 되니 따져보고 쓰면 덜 틀릴 수 있다.

 

이렇게 자꾸 활용해서 틀리지 않게 훈련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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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nsient-guest 2012-08-24 13: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거 은근히 어렵더라구요. 저는 자주 헷깔리는 맞춤법입니다.

글샘 2012-08-24 16:11   좋아요 0 | URL
헷갈리다, 헛갈리다... 이렇게 쓰셔야 합니당~ ㅋ~

은근 어려운 건... 훈련을 덜 해서 그래요. 요넘들은 훈련 필요한 항목일 겁니다. ^^

transient-guest 2012-08-25 01:07   좋아요 0 | URL
헛 또 실수가 났네요. 그런데 '깔'은 오타입니다. 저도 그 정도는 알아요.ㅎ 님의 말씀처럼 꾸준한 훈련이 필요하겠습니다. (진짜 오타에요)...

글샘 2012-08-25 08:16   좋아요 0 | URL
네... 그건 오타라고... 진짜로 알고 있을게요. ㅋ~

순오기 2012-08-24 20: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엥~~~ 제가 원고를 부탁했는데,
이렇게 알라딘 식구들과 공유하는 것도 좋겠네요.^^
저는 오늘 빗속에 강진을 훑고 다녔어요.
영랑생가, 백련사, 다산초당까지~~~~~
막내학교 엄마가 9시에 차 마시자고 해서 '돼지' 문자 보냈으니 나가봐야겠네요.ㅋㅋ

글샘 2012-08-25 08:17   좋아요 0 | URL
ㅋㅋ '돼지' 문자 ㅎㅎㅎ
응용력이 뛰어나시네요. ㅋ~
사람들이 한글 맞춤법을 어려워하는 거 같아, 연재를 해볼까 해서요. ^^

가넷 2012-08-24 20: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또 연재로 올려주시는 건가요? 저도 쓰면서 많이 헷갈리는 것들이네요. --;;

글샘 2012-08-25 08:18   좋아요 0 | URL
연재는 손연재가 인기죠? ㅋㅋ
일주일에 한 번 정도 생각하고 있습니다.
사실은 저도 국어 사전 무지 찾아 본다는 고백을...

세실 2012-08-26 09: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홋. 좋아요. 훌륭한 글샘님^*^

글샘 2012-08-26 15:17   좋아요 0 | URL
땡큐~ ^^
 

사람들은 사랑을 모른다

자기 마음대로 사랑하고

사랑한다고 말을 한다

 

너는 어찌되든지 나만 사랑하고

사랑한다고 말을 한다

너는 무엇을 원하는지

너는 무엇이 되고 싶은지

물어보지도 않는다.

그저 내가 원하는 것만

내 마음대로 네가 되는 것을

사랑이라고 말한다

 

사랑하다가 죽어야하는데

너를 사랑하기 위해

내가 죽어야하는 것이

사랑인 것을 알지 못한다

 

나를 살리는 것은

사랑이 아닌 것을 알지 못한다

너를 살리는 것이

사랑인 것을 알지 못한다

 

그러므로

사랑 하다가 죽어버려라

 

---------------------


정호승 시인의 시집 제목으로 유명한 시다.

원 시는 하정완이란 분의 시라고 한다.

 

사랑이란 이름으로 지저귀지만,

가시나무 새처럼 '내 속엔 내가 너무만 많은' 사람들이 많다.

 

뜨거운 시여서 옮겨 둔다.

뜨거운 시에는 데일지도 모를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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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나무 2012-06-18 16: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제목에 끌려 정호승님의 시집을 읽은적 있어요.
원 시가 따로 있었군요.음~

전 이 시도 괜찮았는데,'추억이 없다'라는 제목의 시도 맘에 들어 따로 종이에 적어 둔 적이 있어요.
페이퍼에 올려야지~ 했는데...어찌 오늘!ㅋ
다시 읽어도 좋은 시네요.^^


글샘 2012-06-19 07:39   좋아요 0 | URL
저도 저 시집을 읽으면서 표제시가 왜 없지? 이런 생각을 했던 거 같아요.
추억이 없다, 는 도종환 님 시던가요? ^^

시가 치열해 보이긴 하는데, 의미가 바로 와닿지 않는 느낌???

복숭아 2012-12-29 17: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생각없이 읽다가 울다 갑니다. 사랑이 뭔지도 모르고 살았나봅니다.
 

가을비가 분위기를 돋우며 내리는구나.

시간 참 빠르다.
벌써 올해가 다 가고 마는데,
내일모레면 이제 수능 날이다. 

나름대로 준비한다고 고생이 많았는데,
이왕이면 좋은 결과가 있으면 좋겠다. 

진인사 대천명(盡人事待天命)이라고,
사람이 자기 할 노릇을 다 하고 나면, 하늘의 운명을 기다려도 좋다는 말이 있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만' 도우니 말이다.  

오늘은 수능 전 마지막 시를 한번 읽어 보자.
뭘 뽑을까 하다가 김영랑의 시를 두 편 읽어 보기로 했다.

자네 소리 하게 내 북을 잡지

진양조 중머리 중중머리
엇머리 자진머리 휘몰아보아

이렇게 숨결이 꼭 마저사만 이룬 일이란
인생에 흔치 않어 어려운 일 시원한 일

소리를 떠나서야 북은 오직 가죽일 뿐
헛 때리는 만갑(萬甲)이도 숨을 고쳐 쉴밖에

장단(長短)을 친다는 말이 모자라오
연창(演唱)을 살리는 반주(伴奏)쯤은 지나고
북은 오히려 컨닥타--요

떠받는 명고(名鼓)인데 잔가락을 온통 잊으오
떡 궁! 동중정(動中靜)이오 소란 속에 고요 있어
인생이 가을같이 익어 가오

자네 소리 하게 내 북을 치지 (김영랑, 북)

이 시에 등장하는 용어들은 주로 '판소리' 용어임을 알겠지?
판소리는 1고수2명창으로 이뤄지는데,
첫째가 고수(북치는 사람)이고 둘째가 명창이란 이야기야.
고수가 주로 스승님이었나봐.  

자네 소리 하게, 내 북을 치지 

이 말이 처음과 끝에서 딱, 마주보고 있어서 시를 짝 들어맞게 하고 있단다. 

판소리는 그날 공연장의 모임의 분위기에 따라서 창자가 '판'을 짜서 부른다고 해서 판소리란다.
젊은 남정네들이라면 '흥부가에서 박타는 대목'이나 '춘향가에서 사랑가 대목'을 부를 게고,
할머니들 상대라면 '심청가에서 심청 팔려가기 전날 밤 대목'이나 '춘향의 옥중가'처럼 눈물 철철 나는 대목을 부르기도 할 게다. 

혼자서 진행을 해야 하기때문에
노래하는 부분(창)과 말하듯이 사설을 엮는 부분(아니리)로 이뤄지지.
몸동작도 하곤 하는데 그걸 '발림'이란 용어로 부른대. 

창은 슬프고 처량한 대목에선 '진양조'를,
보통 빠르기는 '중모리(중머리, 중몰이 : 표준어가 없단다. 판소리는 전라도에서만 불렀기 때문이야.)'
조금 빠르게 부를 땐 '중중모리'인데, 주로 누가 등장하는 대목이나 제비몰러 나가는 대목처럼 흥미를 돋우는 부분이지.
아주 빠르게 부르는 건 '자진모리'나 '휘모리'라고 하는데, 전쟁터처럼 박진감이 넘치는 장면에서 부르지. 

김영랑은 고향이 전남 강진으로,
원래 전라도가 "예향"으로 불릴 정도로 예술에 조예가 깊은 동네지. 

판소리에선 고수와 명창의 <숨결이 꼭 맞아야만 이뤄지는 일>인데,
그런 일은 인생에 흔치 않다고 하는구나.
그래서 그 어려운 일이 딱맞게 되면 시원한 일이 되고 말이야. 

소리와 어울리지 않았을 때의 북은 그저 가죽에 불과하대.
그만큼 북과 '고수'는 판소리와 어울려야만 존재 의미가 증폭된다는 강조지. 

장단이 틀리면
만갑이(당대 최고의 판소리 대가. 동편제의 대가)도 숨을 고쳐 쉴 수밖에 없대.
즉, 아무리 이름난 고수라 할지라도 소리와 조화를 이루지 못하면 아무 소용이 없다는 이야기지. 

그래서 판소리에선 장단을 친다는 말로는 부족하대.
판소리의 <고수>는 장단을 맞춰주는 부차적 존재가 아니야.
판소리 연행과 가창을 살려주는 반주를 지나서
북은 오히려 컨닥타(지휘자)이 경지라고 일컫는 것이 옳을 거다.

<1 고수, 2 명창>이란 말을 이 시만큼 잘 표현한 시도 드물어.
훌륭한 명 고수는 잔가락 따윈 온통 잊고서,
떡, 꿍!
북의 울림 소리가 울려나는 가운데 고요가 깃들어 있는 동중정이요.
우렁찬 명창의 소리 속에 감겨드는 고요가 있어
판소리를 듣는 일은
마치

인생이 가을같이 익어 가오 

이런 느낌이라는구나. 
가을같이 익어가는 인생이라...
북과 소리의 조화로움이 무르익어가는 가을처럼 온갖 붉고 노란 단풍으로 가득한 산수화처럼 아름답게 표현되었다. 

이 시는 표현상으로도 묻고 답하는 형식, 수미상관의 구성
시행이 단정하게 가지런히 놓인 모습이 두드러진데,
특히나 시인의 삶에 짙게 묻어든 판소리란 장르의 구성지고도 기름진 맛이 가득 묻어나는 내용이 압권이야. 

판소리에 대하여 친밀하기 그지없으면서
고수와 명창의 찰떡 궁합에 대하여 말하는 듯 궁글리고 있어서
인생과 예술이 하나로 어우러진 경지를 잘 표현하고 있지.

일반적으로 판소리에서 <창>이 주인공이고 <북>은 종속적이라는 통념이 있는데,
실제로 판소리는 북에 의해 창이 예술로 완성되는 경지의 음악임을 강조하고 있는 시란다.  

이런 예술의 세계를 그린 김영랑의 시, 거문고를 한 편 더 읽어 보자.

검은 벽에 기대선 채로
해가 스무 번 바뀌었는데
내 기린(麒麟)은 영영 울지를 못한다.

그 가슴을 퉁 흔들고 간 노인(老人)의 손
지금 어느 끝없는 향연에 높이 앉았으려니
땅 우의 외론 기린이야 하마 잊어졌을라.

바깥은 거친 들 이리 떼만 몰려다니고
사람인 양 꾸민 잔나비떼들 쏘다니어
내 기린은 맘둘 곳 몸둘 곳 없어지다.

문 아주 굳이 닫고 벽에 기대선 채
해가 또 한 번 바뀌거늘
이 밤도 내 기린은 맘 놓고 울들 못한다.  (김영랑, 거문고)

이 시는 당연히 일제 강점기의 울분을 노래한 것이란다.
해가 스무 번 바뀌었단 것은 나라를 잃은 지 20년이 되었단 말이겠지.
검은 벽도 왠지 어두운 분위기를 만들고 있구나.  

 

(그림을 찾다 보니 이 그림이 이뻐서 넣었는데, 줄 수를 보니 가야금이구나. 거문고는 6현이야. 가야금은 12현이고.
아래 그림이 거문고란다.) 

기린은 전설 속 상상의 동물이야.
성인(聖人)이 이 세상에 나올 징조로 나타난다는 상상 속의 동물이지.
화자의 '기린'은 바로 거문고란다. 

거문고를 퉁~ 흔들고 간 노인.
이 구절의 '퉁' 한 글자는 <북>의 '떡 궁'과 마찬가지야.
거문고의 예술혼이 가득 담긴 소리지. 

거문고를 황홀하게 연주하던 노인의 손은
이제 어느 연주석에 높이 읹았는지,
땅의 외로운 기린 따위야 하마 잊고 만 것인지... 

이십 년이 넘도록 울려 퍼지지 못하는 예술의 한이 가득 담겨있는 시다.
거친 들에는 이리 떼가 가득 몰려다니고,
사람처럼 보이는 잔나비(원숭이)들이 끽끽거릴 뿐,
북소리 떡 궁, 울리며 소리를 하고,
점잖게 앉아 거문고 연주하던 아름답던 예술혼이 울려퍼지던 평화로운 날들은 기약도 없이 사라져 버렸다. 

일제 강점기
일본인들은 조선의 문화가 고상하고 아름다운 것을 몹시 질투했어.
그래서 민요와 모든 풍악을 금지하고,
오로지 기생들만 노래할 수 있게 했단다.
그래서 지금도 국악이라면 술집 여자들이 계승한 것처럼 보일 뿐이지. 

해가 한 해 더 가는데도,
희망은 없음을 이야기하면서 시를 닫고 있어.
억압된 시대, 절망의 시대를 전통 악기 거문고를 들어서 이야기하고 있지. 

화자가 희구하는 세상은 거문고 소리 퉁~ 울려나는 높고 아름다운 곳인데,
세상에서 끽끽대는 소리는 이리떼와 잔나비떼의 상스런 문화 뿐이란 상실의 비애가 가득하다.  

오늘은 김영랑의 시 두 편을 읽었어. 
두 편 모두 전통 음악을 이야기하고 있으면서,
그 상실감을 짙은 애수와 함께 풀어내고 있지.
전라도 사투리(맘놓고 울들 못한다)도 화자의 비애를 더 짙게 만들고 있지. 

시험이야 늘 치는 것이라도,
또 시험마다 긴장감이 따른단다. 

시험장에서 마음 속에 느린 거문고 소리라도 퉁 울리듯 이런 시를 읽어보는 일도 좋겠다.
판소리 명창의 마음에 꼭 맞는 떡 꿍, 북소리라도 들리듯 마음을 가라앉히는 일이 필요하니 말이야. 

시험 마치고 하고 싶은 일들도 많지?
그건 시험 마치는 시간까지는 잠시만 더 미뤄두렴.
사람 마음이란 참 간사해서 그런 생각으로도 금세 흔들거리는 거란다.
오로지 시험 시간엔 시험에만 집중하고,
또 너무 걱정같은 건 하지 말기 바란다. 

네가 한 몫만큼 얻을 테니까 말이야.
그리고 나머지는 하느님이 도와주시는 것이고.
착하게 살았으니 행운도 함께 따라줄 거다. 

날씨도 푸근하니 크게 떨릴 일은 없을 듯해서 다행이다.
아무튼, 고생한 만큼 행운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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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바람 2011-11-27 03: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우! 여기 참 좋네요.
저도 문학을 좋아하긴 하는데... 생활에 쪼달려 책읽을 시간이...
종종 놀러올게요.

글샘 2011-11-28 01:28   좋아요 0 | URL
책읽을 시간은 만들기 나름 아닐까요? ^^
종종 오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