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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A학생은 C학생 밑에서 일하게 되는가 그리고 왜 B학생은 공무원이 되는가 - 부자 아빠가 들려주는 자녀의 인생을 변화시키는 법 ㅣ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
로버트 기요사키 지음, 안진환 옮김 / 민음인 / 2014년 9월
평점 :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의 저자이다.
부자 아빠가 가르쳐주는 자녀 교육법.
제목에서 A 학생은 아카데믹스(학자형)을 뜻하는 말이고,
C 학생은 캐피탈리스트(자본가형)이고,
B 학생은 뷰로크래츠(관료형)이다.
학자형(MBA)은 자본가에게 봉사하는 일을 하게 마련이다.
그리고 관료를 지향하는 학생은 공무원이 된다.
이 책의 이론은 어느 부분 옳고, 어느 부분은 틀렸다.
자녀가 부자가 되도록 만드는 가장 쉬운 방법.
바로 자녀에게 돈을 왕창 물려주면 된다.
정몽준이나 이건희를 보면 그렇다.
그런데, 그렇지 못하다면, 경제교육을 시키는 일이 아주 중요하다고 한다.
이 말은 완전히 옳다. 나도 정말 그렇게 생각한다.
교과목도 시대의 분위기에 따라 바뀌어야 하고,
학교도 발빠르게 움직여야 한다.
가난하던 시절에 만들었던 교육과정을
어느 정도 살게 된 시대에 반복하는 일은 교육을 옥죄는 틀로 작용한다.
농부가 90% 이상이던 시절의 교육과정을,
이제 서비스 업에 종사하는 사람이 50%가 넘는 시대에 적용하고 있으니 그게 문제다.
그래서 모든 주장은 조건에 따라서 전적으로 옳을 수도 있고, 전적으로 그를 수도 있다.
초등학교 무상 급식같은 문제도,
한국 정도의 경제 수준을 가진 나라들을 조사해 보면, 거의 무상을 실시한다.
그런데, 거기 쌍수를 들고 반대를 하는 사람들도 있는 것을 보면, 그 사람들은 그 돈으로 뭔가 딴짓을 하고 싶은 것이다.
조건이 다른 것이다.
금융 교육이 필요한 것은 옳으나,
과연 한국의 금융이 어떻게 이루어져 있는지를 먼저 따져 본다면... 참 정의가 땅바닥에 곤두박질 친 나라임을 알게 될 것이다.
친일파의 돈이 그대로 그들 수중에 남아 있고,
이승만, 박정희 시대의 정경유착으로 인한 재벌 경제가 어마어마한 돈을 형성하고 있다.
한국에는 중산층이랄 것이 없다.
그나마 경제개발 시기에는 남보다 조금 일찍 개인 사업을 운영하여 자수성가할 가능성이 없는 것도 아니었으나,
이제 농업은 황폐했고,
2차산업인 제조업도 거의 사양화된 곳에서
서비스 산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대기업의 부속품처럼 살아가는 모습들이다.
사회 경제의 정의가 실현되지 않은 곳에서,
금융교육을 한다는 일은... 글쎄, 무척이나 서글픈 일이 아닐까 싶다.
물론, 아이들에게 '월급쟁이 - 자영업자'처럼 세금 많이 내는 직종보다는,
'대형 사업가 - 투자자'처럼 세금 적게 내는 직종을 노리라고 말하는 일은 쉽다.
손익계산의 수입이 지출로 연결되는 삶은 가난하고,
수입과 부채를 가지고 수익을 올려 자산이 늘어나는 삶은 부유하다는 것은...
한국처럼 불안정한 부동산 시장, 주식 시장을 가진 나라에서는 허망하다.
이명박이 왜 사기꾼인지, 그런 사기꾼은 법적으로 어떻게 처벌을 받는지를 가르치는 일이
또하나의 올바른 경제 교육이다.
작은 은행들, 저축은행들이 왜 망했는지,
그 뒤에 움직이는 검은 커넥션은 법적으로 어떻게 처단하는지를 가르치는 일이,
미래를 위한 투자다.
이건희가 이재용에게 부당하게 물려주는 돈이 왜 범죄가 되는지를 명백하게 밝히는 일,
그리고 수백억대의 '눈물' 그림이 왜 증여세를 물어야 하는지를 따지는 일도 중요하다.
당신의 자녀는 지금 우리가 사는 세상과 크게 다른 세상을 마주하게 될 것이다.
엄청난 경제적 기회가 있을 테지만 동시에 문제도 심각할 것이다.
세계 곳곳에서 국가 부도가 목격되고 있다.(89)
그런 국가 부도는 그 국가들의 문제가 아니다.
세계 경제를 틀어쥐고 있는 미국의 입김이 가장 문제다.
심지어, 불필요한 전쟁을 유도하는 군산복합체가 미국이란 나라 아닌가.
성공이란 자식에겐 부모가 많지만,
실패라는 자식은 고아이다.(210)
성공한 자는 여러 가지 원인을 찾아볼 수 있지만, 실패자는 조용히 있으라는 소리다.
출발 조건이 동등하다면 옳은 말이다.
그러나 한국처럼 출발 조건이 천차만별인 사회에서, 이렇게 말하는 일은 잔인하다.
기울어진 축구장에서 골을 넣으라는 일도 잔인한데,
이미 올라간 녀석들이 '사다리 걷어차기'를 통해
너희는 여기 올라올 수 없어, 이런 국가간 차이가 벌어지는 현실에서,
실패자는 고아다. 다 니들 책임이다... 하는 것은 억울하다.
부모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아이가 자신의 재능과 천재성을 가장 빛낼 수 있는 환경을 찾도록 격려하고 북돋아주는 것.(213)
이 말도 아주 옳지만, 그렇지도 않다.
모든 아이는 어려서 천재다.
그 어려운 모국어를 2,3년이면 다 배운다.
그렇지만, 대부분의 사람은 천재성이 없다. 다 거기서 거기다.
아이가 천재라면 부모가 격려하고 북돋아주는 것이 행복할 수 있지만,
한국의 부모들은 자기 아이가 천재가 되기를 지나치게 격려하고
과잉되게 북돋우는 것이 아닌지...
장자의 '알묘조장'처럼...
웃자라 보이게 쏙, 쏙~ 싹을 뽑아 내 놓으면... 그날 밤을 못넘기고 말라 죽는데 말이다.
당신이 부채를 갚아 줄 자산을 산다면
부채도 당신을 더 부자로 만들어 줄 수 있다.(408)
이런 쉬운 것을...
자리가 좋아서 집값이 오를 것 같은 아파트가 있다면,
빚을 내서라도 사놓는 것이 좋다.
그러면, 은행 이자보다 더 큰 이윤을 얻으므로, 부채가 부자를 만든다.
이런 말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다만... 은행은 담보없이 돈을 빌려주지 않는다.
결국, 이 책은,
돈을 많이 가지고 있어도 부자가 될 수 없다.
이런 것이다.
집값이 오를 만한 아파트를 사놓으면 부자가 된다.
이런 것이다.
"돈은 사람을 행복하게 만들어 주지 못해,"라고 말하는 사람은 조울증 환자와 마찬가지다."(408)
'가난한 사람이 천국에 간다'는 성경의 이야기는 어디까지나 비유이다.
돈은 누구나 좋아한다.
그리고 돈이 없으면 참 슬프고 살기 힘들다는 것은
가난한 시절을 살아온 한국인들에게 깊이 각인되어,
경비원에게 먹을 것을 휘~익 던지는 쌍스런 나라가 되어버렸다.
하지만, 경제 정의가 너무나도 기울어진 이 나라에서는,
경제 정의를 말하는 노조도 빨갱이고, 학자도 빨갱이다.
다행히도 아이들은 대개 빠른 변화를 잘 따라갈 줄 아는 적응력을 가졌다는 사실이다.
그런데 학교와 교사들은 대부분 그렇지 못하다는 게 문제다.(465)
그래서 한국의 아이들은,
삶에 적응하느라고 중2병을 앓는다.
초등학교부터 정석을 푸는 아이들도 있고,
초등학교부터 담배를 피는 아이들도 있다.
교원노조가 해체되기 전까지는 개혁의 희망이 거의없다.
교사들은 전문직으로 대우를 받아야 한다.
학교장이 능력에 준하여 교사들을 고용하고 해고할 수 있어야 한다.(475)
스티브 잡스의 말이란다.
그의 의욕에는 나도 찬성이다.
그러나, 그런 일을 하는 '교장'들은 역시 '관료'다.
능력에 준하여 고용하는 일이 가능할지, 그게 교육적인지는 글쎄~하게 된다.
세상의 변화를 따르자면,
모든 교사가 변해야 한다.
그렇지만, 사실 교육이란, 가장 보수적인 사업 아닌가?
지나간 날들을 가르치는 일이 교육 아닌가...
경제, 금융의 측면과
교육의 측면을 '사회'와 '가정'의 입장에서 이야기하고 있는 이 책은,
자칫, 부유하지 못한 부모나 아이들에게 상처를 입힐 수 있는 흉기이기도 하다.
잘 읽어야 하는 책이다.
그 흉기는 가난한 아이들을 '고아'인 문제아로 만들지도 모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