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실 - 2005년 제1회 세계문학상 수상작, 무삭제 개정판
김별아 지음 / 해냄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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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삭제 개정판 [미실]을 만나다.

 

  2012년 흑룡의 해를 맞이하여 한 여성의 이야기가 서점가에 등장했습니다. 책의 표지에 실린 그 이름은 <미실>(서울: 해냄, 2012). 책 속의 주인공 미실은 신라 시대의 한 여성입니다.

  저자는 '미실'과의 만남을 우연이자 필연이었노라고 말합니다. <화랑세기>속에 기록된 미실을 현대에 되살리는 작업은 쉬운일이 아니었을 것입니다. '미실'을 만난다는 것 그것은 단순히 역사 속 한 여인을 만나는 일이 아닙니다. 저자가 우연이자 필연처럼 '미실'을 만났듯이 '미실'을 만난 것은 독자와 미실의 필연인듯 싶습니다.

<무삭제 개정판은 기존의 한자표기과 등장인물의 관계, 각주등이 추가 수정되었다.> 

 

   저자는 미실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내가 아는 미실은 세상의 모든 여성이면서

   그 모두를 뛰어넘은 어떤 존재다."

 

  작품 속 미실은 전통적인 여성상과는 또 다른 매력으로 독자들에게 다가옵니다. 그녀는 사랑을 느끼면서도 사랑에 휘둘리지 않고, 권력을 탐하고 지향하지만 권력에 사로잡히거나 잠식되지 않습니다. 색으로 왕을 모시는 자리에서 자신의 운명 속 사랑을 경험하면서 권력을 휘두르는 그녀는 운명을 따르면서 운명을 지배하는 이중적인 모습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3대에 걸쳐 왕을 모시고 왕과 함께 정사를 돌보고 신라의 화랑도를 키우면서 여인의 즐거움과 기쁨 그리고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는 그녀의 모습은 분명 세상의 모든 여인이면서도 그 이상의 존재란 어떤 모습인지를 분명히 제시하고 있다고 생각되어 집니다.

  천 오백년전 역사의 공간 속에서 만나는 '미실' 살아 있는 역사이면서 동시에 미지의 인물인 '미실'을 우리의 곁에서 우리의 삶 속에서 만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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웜 바디스 블랙 로맨스 클럽
아이작 마리온 지음, 박효정 옮김 / 황금가지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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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 로맨스 클럽: 좀비의 매력을 겨냥하다.

 

  로맨스의 새로움을 추구하는 작품 블랙 로맨스 클럽 시리즈의 <웜 바디스>(서울: 황금가지, 2011)는 기존의 로맨스 작품의 구도와 편향적인 작품 소재에서 벗어나는 작품들을 주목한 시리즈입니다. 아마추어 작가이지만 독특한 북 트레일러로 유명세를 탄 이 작품의 가장 큰 특징은 좀비를 주인공으로 삼고 있다는 점입니다. 떨어지는 지능과 무한에 가까운 증식 그리고 탐욕적인 식욕을 가진 좀비의 이미지를 고스란히 옮기우면서도 사색적이고 낭만적인 요소가 가미된 이 작품은 분명 기존의 좀비와는 다른 독특한 좀비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기존과는 다른 색다른 좀비의 매력 속에서 피어나는 로맨스가 한국 독자들에게 어떤 느낌으로 다가올지 궁금합니다. 한 가지 분명히 말할 수 있는 것은 작품의 독특함은 지금까지 만나지 못한 뜻밖의 매력을 멋지게 표현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좀비와 로맨스의 만남이 이렇게 멋지고 우아할지 생각도 하지 못했다.>

 

사색하는 좀비의 로맨틱한 사랑 이야기

 

 자신의 이름을 잃어버린 좀비 'R'은 다른 좀비와 마찬가지로 죽음과 더불어 살아가고 있습니다. 죽은이 얼마 되지 않은 좀비 'R'의 한가지 흥미로운 점은  그가 잃어버린 것에 대한 가슴 아픔을 간직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그는 잃어버린 이름의 첫머리인 'R'이라고 자신을 소개합니다. 좀비 'R'은 사라진 기억 속 과거를 그리워 하며 사색을 하는 좀비입니다.

  모든 단서가 주변에 있지만 더 이상 보지 못하고 이해할 수 없는 처지 속에서도 멸망의 끝에서 살아가는 그는 사색을 하면서 나름대로 살아가기 위한 노력을 기울입니다. 스스로 멸망해 가는 인류 가운데 살아가고 있는 여주인공 줄리와 멸망한 인류의 현장에서 살아가는 좀비 'R'. 두 생명이 마주한 순간부터 디스토피아 세계를 배경으로한 로미오와 줄리엣의 또 다른 해피엔딩을 향한 여정이 시작됩니다.

 

우리가 우리 이름을 잊었다는 것이 슬프다.

모든 것을 잃었지만,이것이 나에게는 가장 큰 비극이다.

나는 내 이름이 그립고,다른 사람들이 잊은 이름에 대해서는 애도한다.

나는 그들을 좋아하고 싶은데,정작 그들이 누군지를 모르기 때문이다.-p.17

 

블랙 로맨스 클럽

 

  황금가지의 야심찬 프로젝트인 블랙 로맨스 클럽의 작품 가운데 처음 접해본 <웜 바디스>는 출판사측의 의도를 잘 보여주는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불사의 존재이자 시간의 흐름을 잊어버리는 뱀파이어의 붉은 사랑과 야성미와 원초적인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늑대인간들에 집중된 작품 흐름과는 다른 신선한 소재 즉 남성 좀비의 로맨스라는 점만으로도 <웜 바디스>를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디스토피아 세계에서 살아남은 자들이 보여주는 사랑과 희망이 불안과 절망으로 우울한 삶을 살아가는 이들에게 또 다른 삶의 희망을 제시하여 줄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영화로도 곧 제작된다고 하는데 원작의 분위기를 잘 살리는 멋진 작품이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나의 뜨거운 피가 몸에서 쿵쾅거리며 뛰고,

모세 혈관을 채우고 7월의 불꽃놀이처럼 세포들에 생기를 불어넣는다.

내 살의 모든 원자들이 기뻐 날뛰고, 그들이 다시 얻기를 기대조차 하지 못했던

두 번째 기회에 대한 감사로 가득한 것을 느낀다.-p.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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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리젬 명작 클래식 1
루이스 캐럴 지음, 야센 기젤레프 그림, 조현진 옮김 / 리잼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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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스 캐럴의 명작 앨리스와야센 기젤레프의 만남

 

  고전의 수많은 작품 가운데 앨리스는 남녀노소가 좋아하는 훌륭한 이야기라고 생각하니다. 우연하게 목격한 토끼를 좇아 들어간 토끼 굴 속에서 만나는 흥미진진한 모험은 여러버전의 소설로 번역되었으며 뮤지컬과 영화, 애니메이션 등으로 소개되었습니다.

  수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고 영감을 주는 작품으로 사랑받는 앨리스의 매력은 무엇일까요? 출판사 리젬은 앨리스가 가지고 있는 독특한 매력을 야센 기젤레프의 멋진 삽화를 넣어 앨리스의 매력을 독자들에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몽환적이고 혁신적인 삽화가 삽입된 앨리스를 보면서 앨리스를 좋아하는 매니아들과 수집가들의 항목이 또 하나 추가될듯 싶습니다.

 <6년이라는 긴 작업이 만들어낸 삽화가 앨리스의 몽환적인 이미지를 더욱 살려준다.>

 

 앨리스 그 끝없는 매력 속으로

 

  말하는 토끼가 조끼 주머니에서 시계를 보면서 뛰어가고 이를 목격한 앨리스는 토끼를 따라 아주 깊은 구덩이로 떨어집니다. 구덩이 속에서 경험하는 앨리스의 모험의 시작인 작아지는 물약과 키가 커지는 물약은 앨리스를 좋아하는 독자라면 누구나 기억하는 명장면입니다.

  앨리스 리델을 위해 들려준 한편의 이야기는 이제 수많은 아이들에게 꿈과 상상력을 자극하는 아동문학의 고전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앨리스를 좋아하고 앨리스를 듣던 아이들이 어른이 된 지금 우리는 앨리스의 매력 속에서 앨리스를 이야기 합니다. 리젬 출판사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서울: 리젬, 2011)는 소장 가치가 있는 작품들로 여타의 버전이 저연령층을 대상으로 쓰여진 다른 책과는 분명 다른 분위기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것은 고전 문학의 삽화를 그리는 야센 기젤레프의 6년간의 노력이 함께 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야센 기젤레프의 삽화는 아동용의 밝은 느낌이 아닌 갈색에 비슷한 어두운 톤과 더불어 기묘하고 몽환적인 느낌의 그림입니다. 그의 그림과 루이스 캐럴의 원작이 만났을때 앨리스는 아동 문학에서 성인문학으로 분위기를 갈아 입었습니다.

  리젬 출판사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앨리스의 무한의 매력을 재 확인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합니다. 고전 문학으로 자리하고 있는 앨리스가 왜 명작인지 그리고 시간이 흘러도 왜 변치 않는 사랑을 받고 있는지 한 권의 책으로 확인해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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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피용 - 인간의 멍청함을 이야기하는 최초의 강아지
데니스 프라이드 지음, 김옥수 옮김 / 뜰book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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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삶 속에서의 개의 위치

 

  개는 인류의 역사 가운데 의미있는 동물입니다. 인간이 공동체를 이루거나 혹은 홀로 나와있을 때 조차도 개의 흔적을 찾기란 어렵지 않습니다. 인류의 오랜 친구이자 벗인 개는 공생관계로부터 출발해서 오늘날에는 반려의 지위까지 누리는 동물이 되었습니다.

  인간의 거주지에서 먹이를 공급받고 인간이 경험할 수 있는 위험을 경고하며 위기를 함께한 개. 아직 많은 것이 베일에 쌓여 있지만서도 오늘날 많은 사람들은 인간과 개가 반려의 관계로서 서로를 보듬어 않는 행복환 관계를 설정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수직적 관계에서 수평적 관계로 옮기워지는 개와 인간의 관계 가운데 <파피용>(서울: 꿈소담이, 2011)은 이러한 관계의 옮기워짐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반려 동물과 인간의 미묘한 관계를 개의 시선에서 다루고 있는 이 책은 비록 작가 데니스 프라이드에 의해서 집필되었지만서도 동시에 개의 입장에서 개의 사고를 최대한 반영하고자 한 작가의 노력이 깃든 작품입니다.

<너무나도 귀여운 강아지 주느비에브의 사랑스러운 모습>

 

개와 인간의 사고의 차이

 

  어릴적 기억에 자리한 개의 모습은 한없이 꼬리를 치며 마당을 가로 질러 뛰어다니는 모습입니다. 무엇이 그리 좋은지 그리고 무엇을 생각하는지 알 수는 없어도 저를 볼때마다 마당을 뛰어다니는 모습이 기억에 선명하게 자리하고 있습니다. 인간의 행동 하나하나에 각각의 의미가 있듯이 개 또한 행동에 의미가 있겠지요. 

  책 속의 주인공 주느비에브는 인간에 대한 호기심이 많습니다. 우리가 명명할 수 있다면 아마도 인간학자라고 말할 수 있을듯 싶습니다. 주느비에브는 자신과 관계된 인간들을 보면서 자신의 나름대로의 기준에 의해 사람들을 이해하고 판단합니다. 작가 데니의 이야기는 온전히 다 맞는것은 아닐겠지만서도 적어도 주느비에브의 몸짓, 태도, 표정, 그리고 각종 소리를 반영한 창작물입니다. 유쾌한듯 보이면서도 때로는 안타까움이 느껴지는 본문을 보면서 개와 인간의 사고의 차이와 그 차이가 만들어 내는 우스꽝스러운 모습과 관계들이 흥미롭습니다.

 

인간 탐구생활

 

  엄밀히 말하면 이 책은 개에 대한 탐구 생활이지만 동시에 인간에 대한 탐구 생활이기도 합니다. 개를 대하는 인간의 여러가지 행동들은 주느비에브가 세워놓은 기준에 의해서 평가되고 분류되기 때문입니다. 주느비에브는 개의 입장에서 평생을 함께할 인간을 고르기 위한 질문 가운데 "나한테 이 인간이 필요한 제일 커다란 이유는 무엇인가?"를 고민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이는 역으로 나한테 이 강아지가 필요한 제일 커다란 이유와도 연결딜것입니다. 개의 인간에 대한 이해는 동시에 인간이 개에게 품는 이해를 역으로 돌려놓은듯한 느낌을 줍니다.

  혹자는 개의 입장에서 인간이 평가되는 것이 불쾌하게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서도 이 책의 위트있는 대화와 문체들은 인간의 어리석음과 잘못을 지적하기 보다는 개와 인간의 관계에 대한 인간이 개랑 사회적으로 인정하는 가능성을 찾고 이해하는데 있다는 점을 다루고 있음을 말하고 싶습니다.

  하나의 예로 주느비에브가 만든 반려인간의 품성을 파악하기 위한 질문과 테스트 그리고 지능을 검사하는 항목들은 인간의 입장에서 보았을때 매우 불확실한 신뢰가운데 이뤄지고 있지만 동시에 우리가 개를 이해하고자 하는 노력의 부족함과 잘못된 행동에 대해 넌지시 묻고 있는건 아닌가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오랜 시간 동안 형성되어온 개와 인간의 관계 가운데 <파피용>은 독특하고 재미있는 책이라고 생각됩니다. <파피용>은 단순히 흥미위주의 창작물을 넘어서 개와 인간의 사회적 관계와 반려적인 지위와 위치에 대해 다시 생각하는 유익한 시간을 제공해 주고 있습니다.

 

Dear my J

 

  <고양이가 쓴 원고를 책으로 만든 책>(서울: 월북, 2010)이 생각나는 책입니다. 작년에 도서관에서 가져온 그 책은 고양이의 관점에서 인간의 사고와 행동을 이야기 한 독특한 책이였지요. <파피용>은 <고양이가 쓴 원고를 책으로 만든 책>의 개 버전어리고 말할 수 있습니다. 물론 문학적으로는 비슷하더라도 그 중심 주제는 앞선 책의 경우 고양이 중심의 사고와 패턴에 대한 이해를 위해 쓰여졌고 이 책은 엄밀히 말하면 개의 입장에서 살펴보는 인간 연구가 비중있게 다뤄지고 있는듯 싶습니다.

  강아지 주느비에브의 사랑스러운 행동과 사고를 엿볼 수록 반려동물인 개에 대한 우리의 자세를 생각해봅니다. 어쩌면 우리는 우리의 삶을 위해 개를 가두고 맞춰나가고 있지는 않을까요? 진정한 반려의 관계 가운데서 인간과 개의 서로를 수용하는 자세란 어떤 것일까요? 주도적인 것은 인간이겠지요 하지만 인간의 주도적인 관계 설정 가운데 개의 입장을 충분히 배려해야한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그것이 주느비에브의 인간 연구가 우리에게 전해주는 의미가 아닐까요?  

  사랑하는 J가 이 책을 통해서 반려의 관계에 대해서 생각해보며 즐거움을 함께 느낄 수 있는 시간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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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가 죽길, 바라다 소담 한국 현대 소설 4
정수현 지음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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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질 수 없는 것에 대한 탐욕의 본능

 

  책의 제목이 도발적이라고 생각됩니다. 문단의 첫 머리를 보면 알 수 있듯이 이 책은 하나의 육체를 두고 펼쳐지는 무거운 느낌의 소설입니다. 끔찍했던 과거의 기억 속의 자신과 육체에 침입한 재희가 죽기를 바라는 민아와 예전의 못난 모습의 자신과 육체의 주인인 민아가 죽기를 바라는 재희. 그리고 두 영혼의 대립 가운데 사랑하는 여인을 아프게 하는 인격이 죽기를 바라는 건우.

  세 주인공이 만들어 가는 사랑의 결여와 그 가운데서 나타나는 왜곡된 가치관과 복수의 구조는 작품의 분위기를 어둡게 만들면서 긴장감 있는 전개와 함께 독자를 인간의 본능이 가지고 있는 탐욕스러움으로 초대합니다. 몰입감도 반전의 재미도 가지고 있지만서도 작품 속 소재들이 가지고 있는 사회적인 어두운 단면들로 인해 스릴러 물 혹은 어두운 작품을 좋아 하는 분들께 추천하고픈 작품입니다.

<긴장감 넘치는 작품의 분위기가 잘 표현된 문구가 아닐까 싶다.>

북 트레일러 영상 주소 : http://youtu.be/n2Y5yOIt0l8

 

인간의 탐욕스러운 본능

 

  <그녀가 죽길, 바라다>(서울: 소담, 2011)는 인간이 가지고 있는 탐욕스러운 본능가운데서도 소유에 대한 갈망을 담고 있습니다. 대한민국 상위 1%에 가까운 변호사 이민아와 전혀 반대되는 삶을 살아가는 재희 한 육체에서 만나는 두 사람이 서로의 본능에 따라 다투는 장면들.

  가지지 못한 자로서 재희가 원하는 꿈을 실현하고자 하는 욕구와 자신의 어두웠던 과거에 대해 복수를 하고자 하는 민아. 둘 모두의 본능은 시간이 흘러감에 따라 더욱 구체화되고 탐욕으로 바뀌면서 또 다른 주인공 건우와 함께 불안한 관계를 형성해 나갑니다. 작품 속 두 여주인공은 사랑의 결여로 인한 세상에 대한 불만족스러움과 분노를 가지고 있습니다. 두 사람의 얽히고 설키는 관계의 불안한 모습 속에는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운 작가의 영리한 복선이 감춰져 스릴러물로서의 재미를 더욱 배가 시키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17개의 챕터 400페이지 분량의 소설임에도 불구하고 작품의 긴장감으로 몰입감이 뛰어나다는 장점은 영화로 만들어도 괜찮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올 겨울 사랑이 더욱 요구되어지는 현실 가운데 사랑의 결여가 만들어내는 위기가 더욱 돋보입니다.

 

모든 것을 털어버리는 느낌

 

  소유의 끝 없는 확장은 무로 정리된다는 말처럼 작품을 모두 읽고난뒤에 다가오는 느낌은 잔뜩 팽창하다 일순간에 폭발하는 느낌입니다. 차곡 차곡 쌓아 올려져가는 팽팽한 긴장감 속에서 제한된 시간안에 펼쳐지는 룰의 변화와 룰 속에서 대립하는 이들의 갈등이 과거의 기억과 사건의 진실과 맞물리면서 작품에 대한 본능적인 탐욕을 일으킨다면 작품의 절정을 이룬뒤의 모습은 지금까지 느껴졌던 감정의 해방이 매력적이라고 느껴지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그 느낌 가운데 먼저 나온 <압구정 다이어리>, <블링블링>, <셀러브리티>등의 작품들이 새삼 궁금해집니다. 물론 기존의 작품들과는 다른 변신의 이미지를 가진 작품이기도 한 <그녀가 죽길 바라다>이지만서도 앞서 나온 작품들이 있었기에 이 작품이 작가의 변신을 가져왔다고 생각합니다. 장편 로맨틱 미스터리물이라고 불리우는 이 작품 속에서 작가의 거침없는 글의 전개와 치밀하고 탄탄한 구성을 통해 올 겨울 긴장감 넘치는 소설의 재미를 흠뻑 누려보는것도 좋을듯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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