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신화전설 2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7
위앤커 지음, 전인초.김선자 옮김 / 민음사 / 199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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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의 발달된 사상과 철학적 사유를 보여주는 그리스-로마신화와 북유럽 신화가 오늘날 문화 트렌드로서 그리고 민족의 정체성과 영향력을 가지고 전 세계에 열풍을 몰고왔다고 한다면 <<중국신화전설2>>는 서양의 신화와는 전혀 다른 중국만의 그리고 동양적 상상의 나래가 마음껏 펼쳐져 있다. 오늘날 신화와 전설은 단순히 과거의 상상력의 글의 한계만을 담고있지 않다. 신화와 전설은 문화 트렌드이며 한편으로는 민족의 정체성이자 자존심이라고도 말할 수 있다. 구전 문학의 효시이자 인간의 사유가 듬뿍 담겨진 신화와 전설 가운데서 작가 '위앤커'는 <<중국신화전설2>>를 통해서 중국의 전설을 소개한다.

신화와 전설 사이를 나누고 구분하기에는 기준이 다소 애매하고 다양하지만 '역사성'이라는 면에서 그것을 나눠보는 것이 그나마 가장 편하고 이해하기 쉽다. 즉 <<중국신화전설1>>의 신화에는 창세와 문화의 시작을 알리는 불의 기원등이 담겨져있다고 할 때 <<중국신화전설2>>는 좀더 역사에 근접하여 오늘날 우리가 이해하는 등장인물이 역사적으로 실존했던 인물들과 관련된다. 좀더 쉽게 말하자면 '박혁거세'의 이야기나 '고주몽'이 바로 역사와 관련된 전설로 구분할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역사와 전설 그리고 신화의 구분은 참으로 애매하고 절대적 가치로서 매김할 수 없다는 점을 다시 한번 언급하고 싶다.

<<중국신화전설2>>는 1권의 나머지 부분인 6부 주진편 21장을 담고 있다. 작품속 인물들 또한 중국 당대의 뛰어난 실존 인물들 혹은 사건들과 관련된 이야기이다. 서구적 특색에서 벗어나 이야기되는 중국의 전설 이야기는 역사적 사건과 실존 인물들과 관련되어져서 독자들에게 좀더 구체적이고 친숙하게 다가온다. 새로운 세계에 대한 인식이 아닌 본래 있던 세계에 덧입혀져서 전개되기에 독자는 작품을 더욱 쉽게 받아들일 수 있다. 동양의 전설이라고 하여 귀신과 민담 등이 연상된다면 '위앤커'의 <<중국신화전설2>>는 편견에 대하여 새로운 일침을 가하고 재인식할 수 있는 시간을 제공한다. 책을 읽어보지도 않고 평가하는 것은 편견과 오만의 함정이라는 점을 기억하고 열린 자세와 마음을 가지고 책을 바라보아야 할 것이다.

이러한 열린 자세와 마음가짐을 통해서 <<중국신화전설2>>를 접한다면 독자는 아시아의 그중에서도 중국의 역사적 사유를 볼 수 있다. 그리고 책을 덮는 순간 동양에도 <<그리스-로마신화>>에 버금가는 뛰어난 작품들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새롭게 깨닫게 될것이다. '위앤커'의 중국내의 다양한 전설과 신화를 정리한 이 작품은 동양의 신화와 전설에 무지몽매한 독자들에게 충격을 주고 새로운 인식을 심어주는 작품이라고 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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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신화전설 1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6
위앤커 지음, 전인초.김선자 옮김 / 민음사 / 199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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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일 우리나라 청소년들에게 가장 많이 알고 있는 신화는 어느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진다면 무엇이라고 답할까? 우리나라 청소년들이 가장 영향을 많이 받은 신화의 주인공들은 그리스-로마 신화 혹은 북유럽과 관련된 지역의 신들일 것이다. 지금도 서점에 가면 많은 신화와 관련된 책들이 자리하지만 그 중심에는 그리스-로마신화와 관련된 책들이 다수이며 북유럽과 관련되거나 유럽의 환수동물을 소재로한 환타지 책들이 주류를 형성하고 있다. 분명 이러한 신화와 전설, 그리고 이세계에 관련된 이야기는 문학적으로도 또한 플롯면에서도 상당히 잘 짜여져 있으며 흥미롭고 재미있는 이야기들이라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오늘날에 이르러 서양의 신화와 전설을 통해서 영향을 받는 세대를 바라보며 한국의 정서가 반영되지 못하는 안타까움을 느낀다는 것은 나만의 생각일까? 분명 어릴적 들은 전설과 민담은 다양했지만서도 왜 우리나라에는 신화와 관련된 존재들이 제대로 없는 것일까 이것은 한국만의 문제인가 아니면 다른 나라도 마찬가지인가? 이러한 생각과 상념들이 나로 하여금 중국 신화전설1,2권을 읽게 만드는 동기가 되었다. 세상의 중심이자 문화의 종주국을 자처하는 나라인 중국에서는 과연 이 문제를 어떻게 극복하고 있을까? 넘쳐 들어오는 서양의 창세신화와 전설 가운데서 중국인들은 어떤 이야기를 하고 있을까?
1885년 근대 소설로서 그리스 로마신화를 정리한 '토머스 불핀치'가 있다면 중국에는 '위앤커'라는 작가가 있다. 드넒은 영토만큼이나 다양한 당대의 신화들과 전설들을 엮어서 다원화된 시각으로 정리한 작가 '위앤커'의 <<중국신화전설1>>은 창세와 관련되어져서 수많은 동양의 신들이 등장한다. 전세계적으로 공통적으로 드러나는 '홍수신화'는 물론이요 최초의 '인간'의 탄생과 '문화의 시작' 그리고 세상의 창조까지 폭넓은 자료와 문헌들은 '위앤커'의 손을 걸쳐서 '중국의 신화'로 재정리되어 세상 밖으로 나왔다. <<중국신화전설1>>은 1부 개벽편으로 시작하여 2부 황염편, 3부 요순편, 4부 예우편, 5부 하은편을 담고있다. 책에서 소개되는 다양한 신화는 결코 그리스 로마 신화에 뒤떨어지지 않으며 그 내용 또한 매우 흥미진진하며 동양의 철학 사상과 대중들의 이해를 보여주기에 더욱 친숙한 이미지로 다가오게 된다. 특히 관심이 가는 것은 기독교의 성경과 마찬가지로 인류의 기원과 후손들의 번창함을 보여주듯이 <<중국신화전설1>>은 세상의 창조로부터 중국 민족의 형성의 조상까지를 연결하여 허구와 현실을 역사화를 통해서 절묘하게 연결시켜주는 모습 또한 보여준다. 우리나라 또한 다양한 민담이나 전설이 존재하지만서도 신적인 존재로서 등장하는 부분이 중국신화에 비해서 부족하다는 생각에 안타까움과 질투가 함께 교차한다.

<<중국신화전설1>>의 문학적 가치는 오늘날 신화와 문화의 관계라는 트랜드에 맞춰져서 민족의 정신고양과 특성을 보여주며 정체성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와준다는 점에서 독자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 특히 서양의 사상과는 전혀 다른 사고체계를 가지고 있는 중국만의 신화를 소개함으로서 민족의 특성을 설명하고 한발 나아가 자국의 우수성까지 주장할 수 있는 근거가 되니 '위앤커'의 <<중국신화전설1>>의 문학적 가치와 영향력은 시간이 흘러갈수록 더욱 커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중국의 영향을 받아 직간접적으로 연결된 한국 또한 이러한 중국의 문학 연구에 자극을 받아 적극적으로 고전에 대한 연구와 자료의 소개등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독자들은 <<중국신화전설1>>과 <<그리스-로마신화>>에 대한 책을 함께 바라보며 아시아 더욱 나아가 세상의 중심이라고 외치는 중국인들의 긍지와 신념의 근본 뿌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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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국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61
가와바타 야스나리 지음, 유숙자 옮김 / 민음사 / 200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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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의 긴 터널을 빠져나오자, 눈의 고장이었다. 밤의 밑바닥이 하얘졌다. 신호소에 기차가 멈춰 섰다.
영화 속 한장면 혹은 멋진 풍경화나 그림을 묘사한다 하여도 이보다 아름다운 문장이 있을까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설국>>의 시작은  아름다움과 신비함을 담고 여러 독자들을 눈의 나라로 안내하고 있다. 단순히 지명을 설명하는 글일 뿐이지만 독자는 현실의 세계에서 작품의 세계 가운데 빠져들게 되며 이 작품의 전체적인 아름다움과 감성을 대표하는 도입부를 만나게 된다. 작가 '가와바타 야스나리'는 동양적 미를 글로 표현하는 가장 훌륭한 작가 중 한 사람이다. 비록 작가 자신은 어릴적 고독과 슬픔 가운데서 허무주의와 죽음에 대한 동경에 빠져 있었지만 그의 끝없는 갈증은 <<설국>>에서 순수한 서정의 세계를 탄생시켰으며 많은 독자들로 하여금 일본이라는 나라에 방문하고픈 마음을 불러 일으키기도 하였다. 만일 글의 문체만으로 아름다움을 얼마나 잘 표현할 수 있을까 생각한다면 겨울을 배경으로한 <<설국>>을 꼭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설국>>은 1년에 한차례씩 도쿄에서 눈의 고장 '설국'에 방문하는 '시마무라'와 그곳 온천장에서 게이샤로 살아가는 '고마코' 그리고  기차에서 신비함과 순진함을 가지고 '시마무라'에게 강렬한 인상을 준 '요코'라고 불리우는 두 여인과의 이야기이다. 도쿄로부터 낯설고도 한적한 온천장에 방문하는 '시마무라'의 이야기는 두 여인의 사랑과 연민, 질투와 애달픔을 허무함의 관점에서 담담히 그러면서도 세밀하게 묘사하고 있다. 그렇기에 작가는 글 속에서 두 여인의 특징과 배경이 되는 겨울의 감성을 아름답게 조화하여 기다림과 고독 그리고 연민과 사랑을 균형가운데서 절묘하게 독자들에게 이야기 하고 있다. 작품의 전체적인 줄거리는 기승전결에 놓여져 있다기 보다는 만남-헤어짐-기다림-만남-헤어짐-기다림-만남 이라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반복되는 만남은 소설의 배경처럼 한결 같지만 하얀 눈내림이 쌓여가는 것처럼 <<설국>>가운데서 인물들의 감성은 후반부로 갈수록 더욱 깊어지게 된다. 기실 '시마무라'와 '고마코' 그리고 '요코' 세사람의 관계는 우리나라의 정서에서는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들이 있으며 눈덮인 배경의 '설국'의 이미지 또한 오늘날 도시에서 살아가는 이들에게 무덤덤하게 다가올지도 모른다. 하지만 어릴적 순수한 마음으로 새벽 공기 가운데 창을 열고 온 세상이 하얀 배경으로 뒤덮여 논과 밭을 비롯하여 뒷산 정상까지 하얗게 도배된 세상을 보던 독자로서는 설국의 배경 묘사에 무한한 빠져듬을 느낄 수 있으며 각각의 인물들이 보여주는 감수성 넘치는 대사와 동작 하나하나의 설명은 메마른 가슴을 따뜻하게 감싸는 포근함이 자리하다. 우리 모두는 어찌 보면 '허무주의'가운데서 살아가며 세상을 바라보는 감수성이 메말라 가고 있을지도 모른다. 물론 사랑을 이야기 하며 슬픔을 느끼며 웃음을 가지기도 하지만 '순수'함으로부터 격리되어져 버리는 세상 가운데서 우리의 감수성은 날이 갈수록 박탈당하고 버려지고 있다는 생각을 해본다.

<<설국>>의 작품에서 나오는 인물들의 관계를 특정 감정으로 하나로 정리하고 묶으려고는 시도하기 어렵다. 그만큼 <<설국>>은 일본만의 관계의 이해와 정서가 반영되어져 있으며 '허무주의'조차도 다가서게 만드는 다양한 감정들이 작품 속 곳곳에 자리하고 있다. 외로움과 고독의 무게를 알면서도 기다리는 여인인 '고마코' 그리고 그런 그녀를 매년 만나는 '시마무라'의 이야기 속에서 우리는 무엇을 배우며 '허무주의자'로 대변되는 '시마무라'가 서서히 빠져들게 되는 '요코'의 모습에서 무엇을 발견할 수 있을까? 간결하면서도 담담한 문체와 뛰어난 관찰력을 가지고 인간의 고독한 내면 깊숙한 이야기를 이들 세사람을 통해서 작가가 이야기 할때 독자는 현실을 몽환적인 세계로 담고 잇는 <<설국>> 이야기 속 공간에 빠져있을 것이다.

새하얀 눈으로 덮인 마을에에서 이야기 되는 <<설국>>은 순수한 사랑과 애정, 고독 그리고 죽음을 담아 독자들에게 일본 문학의 극상의 맛을 선사한다. 비록 작품 속 배경이 되는 나라와 배경에 대한 직접적인 목격이 없더라도 <<설국>>은 독자들에게 풍부한 감수성을 일깨우고 마음을 사로잡을 것이다. 어릴적 고독과 슬픔과 허무주의에 빠져 죽음을 곁에 두고 있던 작가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마음과  인연과 운명 그리고 자연을 담아냈던 작품을 통해서 슬프도록 아름다운 겨울 이야기 <<설국>>의 매력 속으로 들어가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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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운몽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72
김만중 지음, 송성욱 옮김 / 민음사 / 200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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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중기 문장가인 김만중의 저서 <<구운몽>>은 당시 조선사회에 널리 퍼진 문학의 기류를 살펴 볼 수 있는 중요한 자료이자 한글 고전 문학의 뛰어난 작품성을 담고 있는 작품이다. <<구운몽>>에 대한 저술 배경은 김만중이 유배지 생활 중 어머님을 위로하고 자신이 겪은 정치적인 시련과 세대에 대한 위로이자 교훈이라는 배경이 중론이다. 한글로 쓴 문학 작품이라고는 하지만 다양한 판본이 존재하며 한문번역본도 있다는 점에서 연구가 더욱 이뤄지겠지만 '김만중'의 대표작 <<사씨남정기>>가 한글로 써지고 다시 한문으로 번역된 사례로 보아 <<구운몽>>또한 그러한 선례를 따랐을 것이다. 한글에 대한 지극히 깊은 사랑과 다양한 계층을 아우르는 작품의 성격은 당대에 매우 사랑받는 작품으로서 자리매김하게 된다. 오늘날 있어서 고전 문학 작품에 대하여 근대 문학과 서양 고전 문학에 중점을 둔 독서 열풍에서 <<구운몽>>의 뛰어난 작품성은 새로운 번역과 더불어서 새롭게 재평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구운몽>>의 줄거리와 주제는 다음과 같다. 현실 세계에서 활동하는 주인공 '양소유'는 본래 덕망 높은 육관대사의 제자이다. 그러나 여덟명의 선녀와의 만남과 현세에서의 부귀영화의 욕망에 대한 잠깐의 생각을 하여 그 벌로서 환생하여 '양소유'라는 인물로 살아가게 된다. '양소유'의 삶의 궤적가운데서 만남을 통한 여덞 여인들과의 애정과 그리고 부귀영화 등의 내용이 단 하루의 꿈이었다는 사실에서 환몽 구조 작품의 큰 줄거리이다. 그렇기에 <<구운몽>>은 세상 속 부귀영화와 남녀간의 애정에 대한 작가의 생각이 잘 드러나 있으며 그 주제를 찾고 이해하기에 큰 부담이 없다. 그렇기에 더욱 작품은 많은 사람들에게 쉽게 읽히고 사랑을 받는 것일 것이다. 하지만 작품에 대한 이러한 간단한 요약만으로는 작품을 모두 이해하고 그 재미를 찾기에는 부족함이 많다는 점도 밝혀두는 바이다. 만일 상투적인 애정 작품이라는 편견과 고전 문학에 대한 거부감으로 <<구운몽>>을 읽는다면 독자는 지루한 시간을 보낼 수 밖에 없다. 무엇보다 오늘날 우리가 쓰는 일상 용어가 아닌 원문에 충실한듯 보이는 '고전 어투'만 하여도 독자로 하여금 지루한감을 가지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학창시절 문학 시간에 고전문학에 대해서 배우면서 놀았던 '고전 어투'놀이 '~하뇨', '~하오이다', '~니이다', '~소이다'는 한순간의 유행이었을뿐 지루하고 따분하여 그 놀이가 오래가지 못하였던 것을 필자는 기억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고전 어투'는 원문의 분위기를 좀더 잘 느끼고 당대의 시대에 등장하는 사람들의 인물들의 성품과 문학의 정서를 잘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두번째는 작품 속에 등장하는 다양한 사상의 개념이다. 조선시대에 받아들여지던 여성상과 과거를 통한 신분의 상승을 가문의 영광이자 삶의 정점으로 생각하던 시대사상에 <<구운몽>>은 파격적이니 만큼 거리를 두고 있다. 주인공 '양소유'의 삶의 궤적은 기실 조선시대 성공적 삶을 지향하는 이들과는 거리가 멀다. 과거에 집착하지 않으며 애정에 대한 열정이 남다르다. 즉 '이성'과 '윤리'를 중요시 하며 '예'라는 굴레에 사로잡힌 시대인물들과 달리 '양소유'는 철저히 인본주의적인 사고관을 가진 인물이다. 그렇기에 자신의 감정에 솔직하고 등장인물들과 관계를 맺는 것에 집착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또한 등장 인물들중 '양소유'와 관계된 8명의 여인들의 면모 또한 솔직하고 당당하다. 세밀한 인물 분석을 통해서 각기 조금씩 다른 결과가 나올수 있겠지만 여인들의 자주적 정신과 생각들은 규방에 눌러 앉아 세상과 단절된채 살아가는 양반집 규수들과는 거리가 있다는 점에서 여성적인 면모 또한 살펴볼 수 있게 된다.

뛰어난 인물들과 '애정행각'을 벌이며 '부귀영화'를 한낱 꿈으로 설정하여 부질없는 헛됨으로 마무리하는 <<구운몽>>은 읽으면 읽을수록 그 깊이에 빠져들 수록 색다른 매력을 발견할 수 있으며 단순히 '애정소설'혹은 '남성중심적 소설'이라는 틀을 넘어가 있는 뛰어난 문학작품임을 독자는 발견할 수 있다. 단순히 논술과 문학 공부용으로만 작품을 바라본다면 우리는 드러난 주제와 성격만을 바라보고 인물들만을 분석하여 작품의 실제적 가치에 대해서는 틀에박힌 말 밖에 할 수 없으며 지루하기 짝이 없는 작품이라는 잘못된 판단도 내릴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작품에 대한 좀더 깊이 있는 이해와 작품에 심취하여 '양소유'의 관점과 '여인들의 심리'적 관점에서 작품을 읽는다면 독자는 <<구운몽>>이 가지고 있는 깊이 있는 문학의 세계를 바라보고 9명의 꿈이 이뤄지는 현장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시대의 병고라고도 부를 수 있는 억압된 다양한 규례와 헛된 꿈을 좇는 이들에에게 <<구운몽>>은 아주 매력적이며 답답함을 풀어주는 '감로주'한잔과도 같은 작품이다. 우리나라의 뛰어난 문학 작품의 대표작이라고도 말할 수 있으며 귀족 문화를 넘어서서 평민들과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읽을 수 있는 작품의 탄생이라는 사실과 <<구운몽>>이 차지하고 있는 한글 고전 문학 소설이라는 점등은 <<구운몽>>이 한글 고전 소설 중 베스트 셀러라고 말할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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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의 여자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55
아베 코보 지음, 김난주 옮김 / 민음사 / 200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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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아베 코보'가 선사하는 실존에 대한 문제작품 <<모래의 여자>>는 작가 '아베 코보'에게 세계적인 명성을 안겨준 작품이다. 세계 30여개 언어로 번역되었으며 영화, 연극 등으로도 만들어 졌다. 어느날 갑자기 행방불명된 남자 세상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사라진다고 볼때 그들이 어디로 어떻게 갔는지 알 수 없다. 그렇기에 행방불명이다. 하지만 행방불명인 이 남자는 분명 세상 가운데서는 사라졌지만 그 존재가 확인되지 않을 뿐 어딘가에 존재한다. 단지 우리는 그 행방불명자가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 모를 뿐이다. 죽던가 살던가 그 존재를 확인 하지 못할뿐이다. <<모래의 여자>>작품의 주인공 또한 그러하다. 그는 분명 세상 사람들의 시선에서 사라졌다. 하지만 존재하고 있다. 그 공간이 세상으로부터 단절된 모래 구덩이라는 사실을 사람들이 알지 못할 뿐이다.

<<모래의 여자>>를 직설적으로 과하게 표현하자면 독한 냄새가 풍겨나는 작품이다. 작품은 여기저기 문제 투성이면서 한편으로는 아주 독하디 독하다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모래'에 둘러싸인 공간에서 끝없이 반복되는 노동을 통해 생을 유지하고 살아가기 위한 공간을 확보하는 모습에서 우리는 인간의 투쟁하는 삶을 바라본다. 한편 끝없이 쏟아져 들어오는 '모래' 절벽이 되어 세상과 주인공을 단절시키는 '모래'는 결코 이길 수 없는 넘을 수 없는 벽으로 나타난다. 마지막으로 그들을 구덩이 밖에서 지켜보는 촌락의 사람들은 인간이 보여줄 수 있는 최악의 모습들을 연상시키며 작품 가운데서 등장한다. 작품은 '모래'와 '사람'이라는 두가지 소재만으로도 다양한 문제를 제기하며 보여주고 있다. '곤충 채집'을 위해 방문한 주인공은 '인력 채집'을 하는 사람들에게 속아 '구덩이'속에서 세상 사람들의 인식에서 지워지게 된다. 운명의 장난 속에서 나타난 치명적 결과는 끝없이 시작되는 노동이다. 악몽의 시작은 희망조차도 허락하지 않으며 무한으로 반복되어져서 삶의 모든 것을 부정하게 만든다. 생과 자유로의 갈망을 간구하던 주인공이 구덩이 속에서 삽질을 하며 변화되어가는 모습은 목적을 위한 수단의 정당성 마저도 상실된다. 독자는 <<모래의 여자>>를 통해서 악몽과 투쟁의 두가지 관점을 설정할 수 있다. 만일 독자가 그리스-로마 신화의 시지프스 이야기를 안다면 <<모래의 여자>>를 읽다가 '시지프스'를 생각할지도 모른다.

<<모래의 여자>>에는 대비되는 두 가지의 조건들이 눈에 띈다. 구덩이 속 남자와 여자, 채집하려다 채집 당한 주인공, 모래의 부드러움과 난폭함, 탈출하려는 의지와 순응 하려는 의지, 죽음과 삶 등 작품 속에는 '그로테스크'로 가는 수많은 장치들이 내장되어 있다. 이 작품을 읽고 기이한 플롯과 운명에 아무런 감흥도 일지 않는 독자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감동을 일으킬만한 독자도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작품은 모래를 통해 독자에게 강제적으로 하나를 말한다. 그것은 존재를 유지하기 위한 자세에 대한 가르침이다. <<모래의 여자>>작품 속 모래 구덩이는 오늘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세상의 이면이다. 그렇기에 작품은 지독한 매력을 가지고 있다. 누구나 한번쯤 꿈꾸는 현실에 대하여 작가는 지독하리만치 정확하게 모순을 지적한다. 만일 작품 속 주인공을 생각하는 독자가 있다면 주인공이야말로 바로 현실 도피를 하고 있는 독자라는 사실 또한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끊임없이 시도되는 주인공의 탈출 의지는 어느덧 순종하는 여성의 삶을 닮아간다. 탈출의 희망은 어느덧 바뀌어서 생존에 대한 것으로 바뀌게 되고 아무것도 없는 그 공간에서도 생명은 잉태된다. 사고의 전환과 생각함을 통해서 존재를 증명하던 남성은 어느덧 자신의 성과물로 세상 밖으로가 아닌 세상 안에서 존재여부를 인정받기를 원한다. 주인공의 이러한 변화를 '그로테스크'한 강렬한 상황 가운데 묘사하는 작가 '아베 코보'의 작품 <<모래의 여자>>는 결코 제목처럼 부드럽거나 아름답지 못하다. 그럼에도 그 어떠한 아름다움과 부드러움 보다 매력적이며 모순 투성이인 독자의 세계와 존재가치를 흔들어 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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