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은실 작가의 <<우리 집에 온 마고할미>>라는 책을 읽은 적이 있다. 거기에 보면 주인공 여자 아이가 일하시는 할머니를 마고할미라 생각하면서 집에 있는 그림책을 들쳐 보는 장면이 묘사되어 있다. 그림책을 펼치면 옆으로, 위로 한없이 펼쳐지는 그 책에 대해 호기심이 살짝 생겼다. 그러다가 보수동 헌책방에서 <<마고할미>>라는 책이 있어 <<갯벌이 좋아요>>와 함께 단행본으로 사 가지고 와서 무척 뿌듯했던 기억이 난다.
그러다 동생 집에 가서 이 책이 한 질 폼나게 들어 앉아 있는 걸 보고는, 책을 하나하나 뒤적이다가 꼭 하나 사야겠다는 맘이 들어 샀던 책이다.
낱권낱권으로 리뷰를 쓰다가 지쳐서... 한꺼번에 써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다시 정리 해 본다.
우리는 시골에 사는 것도 아니고, 옛날 문화를 잘 아는 것도 아니고... 역사라고 하면 딱딱하고 어렵고... 그래서 아이들에게 이렇게 재미있는 이야기로 우리 것의 소중함에 대해 알려 준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가령, 학교에서 탈 만들기를 할 때면 나는 인터넷에서 이미지 검색을 해서 아이들에게 프로젝션 TV로 탈 모양을 소개한다. 찾고, 자료를 취하고 버리고... 하는 과정이 제법 시간이 걸렸는데, 앞으로는 <<아무도 모를 거야, 내가 누군지>>를 가지고 실물화상기를 이용해 수업 해 보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거기다 책에는 직접 써 볼 수 있는 탈까지 덤으로 붙어 있으니.
<<한지돌이>>에서는 종이 만드는 방법과 그렇게 만들어진 한지가 책 뒷면에 덤으로 또 붙어 있고.
옷감짜기에 대해서 궁금하면 <<씨실 날실>>을 뒤적여 보면 좋겠다.
이런 책이 어쩜 백과사전의 기능을 어느 부분 맡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김치 이야기는 사회 시간에도 국어 시간에도 그리고 도덕 시간에도 만날 수 있다. 우리 문화의 우수성을 세계에 알리는 글쓰기를 해 볼 때라든지, 우수한 우리 문화에 대해 자세하게 조사해 보기란든지... 그럴 때 아이들이 쉽게 할 수 있는 인터넷 검색보다는 <<김치는 싫어요?>>를 한 번 더 들여다 보고, 엄마랑 아빠랑 부분을 자세히 읽어 보면 좋겠다.
4학년 사회 시간에 고인돌에 관해서 이야기 하면서 못 그리는 그림으로 '옛날 사람들은 어떻게 이 무거운 돌을 올릴 수 있었을까?"를 설명했는데, <<고인돌>>책을 아이들에게 주면서 한 번 읽어 보라고 하면 더욱 효과적일 것 같다.
유아들이 읽어도 무리가 없겠지만, 그리고 실제로 유아들이 있는 집에서 이 책을 많이 사는 것 같지만, 이 책의 활용도는 아이가 초등학교 다닐 때까지도 쭉 이어지리라 여겨진다.
책 한 질 들여놓고 아이보다 내가 더 좋아서 뿌듯해 했던 책이다.
내가 샀을 때보다 책의 권수가 제법 늘었다. 가격도 따라서 u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