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 없는 새
정찬 지음 / 창비 / 2022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패왕별희>를 몇 번 보아야, 장국영의 죽음에 대해서 얼마나 깊이 생각해야, 난징대학살에 대해서 얼마나 관심을 기울여야 이런 소설을 쓸 수 있을까. 가볍게 읽기 시작해서 묵직하게 마지막 페이지를 넘긴다. 뒷표지에 실린 소설가 김연수의 명문을 뛰어넘는 리뷰가 가능할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낙인이라는 광기 - 정신질환과 낙인의 습격을 받은 어느 가족, 그럼에도 무너지지 않은 희망에 관한 이야기
스티븐 힌쇼 지음, 신소희 옮김 / 아몬드 / 2022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착잡하지만 후련한 심정으로 읽은 책. 정신질환에 대한 시각을 바로 잡아주고 그 고통을 보듬어 주는 책. 정신질환을 겪는 분이나 그 가족이 읽으면 좋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인천에서 제주도 가는 배 Beyond Trust를 탔다. 이 배는 월, 수, 금 오후 7시에 출항해서 제주항에는 다음날 오전 9시 30분에 닿는다. 화, 목, 토는 제주에서 오후 7시 30분 출항, 다음날 오전 10시에 인천에 도착한다. 비행기로 한 시간이면 닿을 거리를 열 시간 넘게 배에서 뒹굴다보면 제주가 아주 멀리 떨어져있는 것 같고 우리나라가 큰 땅덩어리로 다가온다. 여행 기간이 엿가락처럼 늘어나는 것도 좋다. 여행이란 이동 시간이나 여행 기간이 좀 길어야 여행맛이 난다.

 

작년에 이어 이번엔 8코스부터 시작한다. 보통 하루에 최소 2만 보는 걷게 되는데 생각보다 지치지 않는다. 제주 올레길이 워낙 다양하고 아름다워 여간해서 여독이 쌓이지 않기 때문인 것 같다. 솔비투르 암불란도. 걸으면 해결된다. 이 문장 하나 마음에 담고 걷고 걷다보면 어느새 끝이 보이고 길은 다시 그 다음 코스로 이어진다. 14코스까지 걸었는데 벌써 14-1 코스가 궁금해진다. 사진 몇 장 올려본다.

 

 

 

 

 

 

 

 

 

 

 

 

 

 

 

 

 

 

 

 

 

 

 

 

 

 

 

다음은 모슬포 이야기.

 

 

 

 

하루에 다섯 번 운행되는 마을순환버스를 타려면 눈이 밝아야한다. 카카오맵으로 행선지를 확인하는 건 기본, 버스정류장을 찾을 것, 정류장 유리에 붙어있는 버스노선표를 자세히 확인할 것, 또한 버스라는 게 반드시 버스모양이 아닐 수 있음을 염두에 둘 것 등.

 

아담한 녹색 마을버스를 기다리다가 하마터면 저 버스를 놓칠 뻔 했다. 리무진 밴이라니. 저런 차는 동남아를 여행할 때 현지 당일 패키지에서나 타봤지 국내에선 타본 적이 없다. 손님이라곤 남편과 나, 단 둘. 요금은 일인당 1,150원. 40여 분을 달리는데 도무지 벌어진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무엇엔가 홀린 것 같다. 여행맛이 제대로다.

 

 

이 노선표를 찾아낸 우리가 기특하다. 전날 버스 때문에 우왕좌왕 고생을 한 덕에 눈이 밝아졌다.

디지털 세상에 살다보니 아날로그가 참신하게 다가온다. 마치 아날로그 세계에 처음 진입한 것처럼. 디지털 세상에선 아날로그가 디지털이다.

 

 

 

상점 중에서 다방이 가장 많은 동네, 모슬포.

 

 

 

요건 <골목다방>의 메뉴판. 이름에 걸맞게 골목처럼 쏙 들어가 있는 다방.

 

 

 

70~80년대 동네에서 흔히 보던 잡화점을 으례 연쇄점이라고 불렀다. 이 단어가 반가워 사진을 친구들에게 보냈더니 다들 '연쇄점'이 뭐냐고 묻는다. 옆집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같은 지역에서 성장했는데....거 참...

 

 

 

모슬포에 숙소를 잡으려고 여러 호텔 예약앱을 들여다보았으나 별로 만족스럽지 못해 그냥 현지답사를 했다. 두어 군데 호텔을 둘러보았으나 내키지 않아 이리저리 발길을 돌렸다. 모슬포항이 내려다보이는 언덕을 터덜터덜 오르며 "깨끗하고 있을 것 다 있고, 전망 좋고, 가격은 한 삼만 원하는 그런 민박집 어디 없을까?"하는 순간 눈 앞에 예쁘장한 간판이 보였다. <다락민박>. 심지어 집 앞은 올레길 11코스다. 내가 원하는 게 그대로 이루어지다니....그런 일도 다 있다니....게다가 주인아주머니는 어찌나 친절하신지 어느날엔 떡 한 접시와 잡채 한 접시를 갖다 주셨다. 체크아웃할 때는 물이 필요하냐고 물어주셨다. 제주도 한달살기는 이런 곳에서 해야 되겠구나, 다짐했다.

 

 

 

 

100km 쯤 걸었더니 양말이 닳았다. 내 연골은 안녕하신지...묻지 않는다.

 

 

 

 


댓글(4) 먼댓글(0) 좋아요(2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2022-01-25 00: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1-25 16: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hnine 2022-10-21 05: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진이 너무 좋은걸요.
요즘 알라딘에 자주 들어오질 못해 nama님 올리신 글들을 한꺼번에 몰아서 읽었습니다. 꿈꾸시던 생활을 하고 계신가요. 좋아보여요.

nama 2022-10-21 06:57   좋아요 0 | URL
일을 놓으니 얼굴이 밝아졌다는 말을 많이 들어요. 혼자서 노는 게 체질이니 이만하면 꿈이 이뤄진건가요.. 여행 못 다니고 늙어가는 게 좀 아쉬워요. 인생 끝이 서서히 보이잖아요. ㅎ
 
 전출처 : nama > 구절구절 격하게 공감하게 되는 시원한 책

다시 읽어봐도 맞는 말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365일 명화 일력 (스프링) - 하루의 시작이 좋아지는 그림의 힘
김영숙 지음 / 빅피시 / 2021년 11월
평점 :
절판


그림과 함께하는 하루가 기대됩니다. 달력 대신 사용해도 좋을 듯하고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