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로쟈 > 유전자 스와핑과 바이러스 섹스

10년 전에 스크랩했던 기사다. 판데믹을 다룬 니키포룩의 <대혼란>은(<바이러스 대습격>이란 제목으로도 다시 나왔었다>)은 현재 절판된 책인데 요지 정도는 참고할 만하다. 더 센 놈이 온다고 경고했고 이번 코로나 사태가 실감시켜주듯이 실제로 그렇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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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리엔 반 룬의 <생각하는 여자>(창비)를 손에 들었다. 버지니아 울프를 포함해 여성작가와 문학에 대한 강의가 많아서 자연스레 생각해볼 주제들이 있어서다. ‘반 룬‘이란 성 때문에 기시감이 들긴 했지만 저자는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호주 작가다. <로드 스토리> 외 두어 권의 소설을 펴냈다. 철학박사학위를 갖고 있고 대학에서는 창작을 강의한다.

<생각하는 여자>는(원저를 검색했더니 지난해에 나온 책이고 보급판은 올 가을에나 나온다) 호주예술위원회의 지원을 받아 진행한 ‘삶을 위한 생각: 생각하는 여자를 위한 대중철학‘ 프로젝트의 결과다. 여성 사상가들의 생각을 대중에게 소개하는 프로젝트로 주제별로 저자가 만난 사상가들을 같이 만나보게 된다(독자로서는 같이 읽어보게 된다). 가령 ‘사랑‘이란 주제에 대해선 로라 키프니스를 만나보는 식. 다행히 <사랑은 없다>가 번역돼 있는(품절상태지만) 미국 비평가다.

목차를 보니 생소한 사상가도 있지만 절반 이상은 국내에 소개돼 있어서 겸사겸사 그들에 대한 가이드북으로 읽을 수도 있다. 원래 프로젝트 취지가 그런 것처럼.

한편 여성 사상가들을 소개하는 시리즈로 ‘사상가들‘의 첫권도 최근에 나왔다. 샹탈 무페의 <경합들>(난장). 무페의 책은 앞서 여러 권 나왔고 나도 대부분 읽어본 터라 친숙하다(<경합들>의 원서도 진작 구입했었다). 이어지는 리스트의 사상가들이 무탈하게 계속 소개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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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로쟈 > 데리다 이후의 데리다

10년 전에 올려놓은 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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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로쟈 > 저항의 교착상태와 혁명의 필연성

11년 전에 쓴 지젝의 <시차적 관점> 서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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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 주간경향(1376호)에 실은 리뷰를 옮겨놓는다. 버지니아 울프의 첫 장편소설 <출항>(솔)이 갖는 의미에 대해서 적었다. 울프의 작품들에 대해서는 절반 정도를 강의에서 읽은 듯싶은데, 전집이 나온 걸 계기로 전작 읽기로 나중에 기획해보려고 한다...
















주간경향(20. 05. 11) 버지니아 울프 문학 페미니즘의 출발점


버지니아 울프는 20세기 모더니즘 문학의 대표 작가이면서 페미니즘의 선구자다. 그의 문학은 모더니즘이나 페미니즘에 대한 이해에 중요한 실마리다. 그 궤적은 문학이 세계의 변화에 어떻게 대응할 수 있으며 또 여성적 경험은 어떻게 표현할 수 있는지 모색하고 탐구해나간 여정이기도 하다. 오랜 집필과 개고(改稿) 과정을 거치면서 서른세 살에야 발표한 데뷔작 <출항>(1915)은 그 여정의 출발점이다. 울프 문학의 초기 문제의식과 핵심 주제를 가늠해보려는 독자라면 필히 ‘승선’해야 하는 작품이기도 하다.

여느 작가들과 마찬가지로 울프 역시 성장한 가정환경과 시대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아버지 레슬리 스티븐은 저명한 문인으로 우울증 기질을 가진 가부장적 남성이었고, 세 아이를 데리고 그와 재혼한 어머니 줄리아 덕워스는 남편과 자식들에게 헌신적인 여성이었다. 울프는 이들 재혼 부부가 낳은 네 자녀 가운데 셋째였다. 남편과 자식들을 돌보며 봉사활동도 적극적이었던 어머니가 일찍 세상을 떠나자 울프는 충격을 받는다. 아버지 스티븐은 아내의 상실로 인한 빈자리를 딸들로 채우려고 했고, 그런 독단적 태도는 울프에게 가부장적 폭력성을 각인시켜 주었다. 그렇지만 다른 한편으로 아버지로부터 지적인 성실성과 작가적 재능을 물려받았기에 울프는 아버지에 대해서 애증의 감정을 갖게 된다.

1904년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자 비로소 글쓰기를 시작한 울프의 문학적 과제는 가부장적 가정의 구속에서 해방된 삶의 모색이었다. 울프는 어머니를 사랑했지만 어머니와 같은 ‘집안의 천사’가 되기를 거부했고, 아버지를 사랑했지만 아버지가 보여준 가부장적 권위와 남성 지배에 맞서고자 했다. <출항>의 주인공 레이첼은 일찍 어머니를 여의고 고모들의 돌봄을 받으며 성장한 스물네 살의 여성이다. 그가 선주인 아버지의 배를 타고 외삼촌 부부와 함께 남미로 가는 여정이 소설의 골격이다. 이 여정은 자연스레 자기발견의 여정이 되는데, 결정적인 계기는 이성들과의 접촉이다.

항해 중 레이첼은 전직 의원인 리처드 댈러웨이와 클라리사 부부를 만난다. 대영제국의 시민이 되는 것보다 더 고귀한 목표는 없다고 믿는 중년의 리처드는 빅토리아시대의 전형적 남성 우월주의자이다. 그는 여성 참정권에 반대하며 아내와는 정치이야기를 나누지 않는다고 자랑스레 말하는 위인이다. 리처드는 레이첼과의 대화에서 지적 우월감을 앞세워 가르치려 들지만 젊음과 아름다움에 이끌려 일방적으로 키스를 한다. “당신이 나를 유혹하오”라는 것이 그가 변명 대신 하는 말이다.

외삼촌 부부와 브라질에 잠시 체류하게 된 레이첼은 소설을 쓰려는 청년 테렌스 휴잇과 만나고 그의 구애를 받아 약혼까지 한다. 테렌스는 레이첼이 아름답지는 않지만 무슨 생각을 하는지 궁금하게 만드는 매력이 있다고 말한다. 그렇지만 테렌스 역시 레이첼과 같은 여성의 사고에 대해서는 위협감을 느끼며 그것을 신체적으로 제압하려고 한다. 사회적 관습상 결혼 적령기 레이첼의 선택지는 리처드나 테렌스 유형의 남성과 결혼하는 것이다. 제인 오스틴식의 전형적인 소설 결말이기도 한데, 오스틴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레이첼 이야기의 결말답게 <출항>은 독자의 기대를 뒤집는다. 오지 여행에서 얻은 열병으로 레이첼이 세상을 떠나게 하면서 울프는 결혼소설의 흔한 결말을 거부한다. 레이첼의 죽음은 패배가 아니라 새로운 관습과 정의에 대한 요구로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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