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부터는 중단되었던 일부 강의를 다시 진행한다(2월에 중단된 강의들!). 알라딘 활동도 줄일 수밖에 없는데, 우선은 페이퍼 끊기부터 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밀린 청소를 해치우는 기분으로 밀린 페이퍼들부터 정리해놓아야겠다. 과학책 얘기가 나온 김에 과학분야부터.
















빌미가 된 책은 고야마 게이타의 <불멸의 과학책>(반니)이다. 부제가 '인류 역사를 바꾼 과학 고전35'다. 어느 분야건 이런 종류의 책은 유익할 수밖에 없다. 고전적 의의를 갖는 책들에 대한 눈요기용도다. 어차피 모든 분야의 고전을 다 섭렵한다는 건 불가능하며, 과학사 쪽은 특히 그렇다. 때문에 눈요기용이면서 독서 대체용이기도 하다. 더불어 과학사적 맥락에 대한 이해도 얻을 수 있겠다.    
















저자는 와세다대학의 물리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조교로 근무하다가 물리학과에서는 자리를 얻지 못하고 대신 사회과학부 전임으로 채용이 돼 과학사를 담당한다. 처음 과학사를 강의했다는 것으로 보아 아마도 일본의 과학사학자 1세대로 보인다(우리로 치면 박성래, 송상용, 김영식 교수 등이 1세대다). 
















고야마 게이타의 책으로는 <연표로 보는 과학사 400년>(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도 최근에 나왔는데, 저자명이 '고야마 게타'로 돼 있어서 같이 검색되지 않는다. 이 시리즈는 일본의 '이와나미 신서'를 꾸준히 옮겨오고 있다. 고야마의 책 가운데 <과학자는 왜 선취권을 노리는가>(전파과학사)도 눈에 띄어서 보니 역자가 성영곤 교수다. 학부 때 과학사개론을 강의한 분인데, 어림에는 한국의 과학사학자 2세대 정도이지 않을까 싶다. 대형강의실에서 진행된 강의였는데, 혈액순환에 관한 하비의 이론만 기억이 난다. 그때 구입했던 책이 토머스 쿤의 <과학혁명의 구조>였는데, 그 학기에 읽은 책 가운데 가장 난해했다는 인상이다. 
















토머스 쿤을 언급하면 과학사에서 과학철학으로 넘어가게 돼 여기서는 짧게 줄인다. 
















대신 읽을 만한 과학사 책이 작년에도 몇 권 나왔기에 다시 상기해본다. 구입한 책도 있고, 보류한 책도 있는데, 고야마의 책을 읽다가 흥미가 동하면 챙겨두어야겠다. 















그리고 전에 적은 바 있지만, 이 분야의 신뢰할 만한 일본 저자는 야마모토 요시타카다. <과학의 탄생>과 <16세기 문화혁명> 등 걸출한 저작의 저자인데, <과학형명과 세계관의 전환1>이 지난해부터 나오기 시작했다. 역시 작년에 나온 <일본 과학기술의 총력전>은 이와나미 신서 시리즈로 포함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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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분야에서 화제는 단연 코로나 사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감염증이 판데믹(대유행)으로까지 이어졌기에. 이 역병의 전세계적인 유행이 언제 종식될지는 가늠하기 어렵지만, 전문가들에 따르면, 언젠가는 종식된다, 그리고 다시 돌아온다. 같은 바이러스건 새로운 변종이건. 
















과학잡지 '스켑틱'의 이달 특집도 '코로나19와 질병X의 시대'인데, 먼저 찾아읽은 기사가 강병철의 '코로나19로부터 무엇을 배울 것인가'였다. 필자는 <인수공통 모든 전염병의 열쇠>(꿈꿀자유)의 역자이자 발행인이다. 언젠가 적었지만 처음 출간시에는(2017년에 나왔다) 희소한 주제의 책이라고 생각했는데, 지금 시점에서 보면 매우 중요한 시의성을 갖게 된 책이다. 특집기사에서는 코로나 바이러스가 원인인 전염병이 늘어가는 추세의 근본원인이 무엇이고 우리가 앞으로 어떻게 대처해나가야 할 것인가라는 문제를 적절하게 정리해주고 있다. 
















당연한 일이긴 한데, 전염병의 역사와 판데믹(팬데믹)에 관한 책들도 몇권 나와 있고(이주에 나온 책도 있다) 앞으로 더 나올 것이다. 장기적이 관점에서도 이해할 수 있지만, 판데믹의 주기가 빨라지고 있다는 관찰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 더불어 이것이 인류의 환경파괴가 불러온 인위적인 재앙이라는 점에도 유념해야 한다. 하기야, 인류가 사전에 무언가를 깨치고 방비한 역사가 있었던가는 의문이지만.
















직접적으로 이번 코로나19 사태를 다룬 책들도 바쁘게 나오고 있다. 하지만 진행중인 사안이라 '속보기사'와 같이 제한적인 의미만을 갖는 듯싶다. 향후 사태가 진정되면 '종합판'이 나와야 할 것으로 보인다. 가령 <코로나19 자본주의의 모순이 낳은 재난>(책갈피)만 하더라도 제목대로 사태의 원인을 자본주의 체제와 국가의 문제로만 다룸으로써 한국정부의 대응조차도 비판거리로만 취급한다. 당장 진행중인 사안에 대해서 원론적인 비판을 퍼부어대는 것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 반문하게 된다(불이 나서 집이 타고 있는데, 옆에서 화제 원인에 대한 분석만 하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 
















생물학적으로는 원론적인 문제까지 다뤄볼 수 있겠다. 전염병이 면역반응과 관계가 있고, 이는 분자생물학의 영역이고 하는 식. 그런 관심까지 갖는 독자라면 일본의 괴물 저자 타치바나 다카시가 1987년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 도네가와 스스무와 나눈 대담집 <정신과 물질>(곰출판)을 읽어볼 수 있다. 대학에 들어갈 때까지 '세포'의 존재조차 몰랐던 화학 전공자가 노벨상 과학자가 되기까지의 지적 여정과 그의 연구 주제('항체의 다양성 생성의 유전학적 원리 해명')가 심도 있는 소개된다. 


면역, 더 구체적으로 면역학 혁명을 다룬 책이라면, 대니얼 데이비스의 <뷰티풀 큐어>(21세기북스)도 참고할 수 있는 책이다. 도네가와의 업적 얘기도 나오는지 봐야겠다. 그리고 몇년 전에 나온 율라 비스의 <면역에 관하여>(열린책들)은 논픽션 작가가 쓴 면역학 이야기다. 이 주제에 관심이 있는 독자라면 수준에 맞는 책을 골라서 읽어봐도 좋겠다. 
















그리고 코스모스. 분야로는 분자생물학에서 천체물리학으로 도약하는 셈인데, 칼 세이건과 함께 부창부수를 이루었던 앤 드루얀의 <코스모스>(사이언스북스)가 최근에 나왔다. 두 사람이 각각 쓰거나 공저한 책만 하더라도 10권이 넘고 이 책들이 계속 소개되는 듯싶다. 
















공저로는 <잊혀진 조상의 그림자>와 <혜성> 등이 있다. 두 사람을 포함한 다수 공저로는 <지구의 속삭임>도 떠오르는데, 벌써 4년 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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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주문해서 받은 책은 니컬러스 머니의 <이기적 유인원>(한빛비즈)이다. 책을 받고서 다소 놀랐는데, 책값에 비하면 분량이 200쪽 남짓에 불과해서다. 리처드 도킨스의 추천사까지만 읽고 바로 주문했던 터라 자세히 확인하지 않고 대략 요즘 나오는 과학책들이겠거니 했다. 저자 니컬러스 머니는 미국의 생물학자인데, 조금 검색해보니 미생학자다. 버섯과 곰팡이, 진균류에 대한 책들을 갖고 있고, 옥스퍼드대학 입문서도 두 권 쓰고 있다. 신뢰할 만한 저자라는 뜻.
















세 권의 책을 나란히 떠올리게 되는데, 먼저 <이기적 유전자>(1976)의 저자 도킨스는 <이기적 유인원>(2019)에 대해서 이렇게 평했다. "나에게 엄청난 깨달음을 던져준 책이다! 게다가 글이 생생하면서도 시적이어서 이 책에는 진정한 문학적 즐거움이 있다." 뒷표지에서는 유발 하라리의 <호모 데우스>와도 비교하고 있다. "호모 데우스의 욕망이 낳은 인류의 자멸". 


나대로 정리하면, '이기적 유전자'에서 출발한 인간 종의 두 갈래 결말이다. 호모 데우스냐, 이기적 유인원이냐. 물론 이기적 유인원의 자연스런 종착지는 소멸이다. 코로나19사태가 인류에게 겸손을 가리칠 수 있을까 싶지만, 이제까지의 경험으로 보아 기대하기 힘든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이런 흥미로운 책을 읽는 즐거움은 피곤한 주말에 잠시 생기를 불어넣는다. 
















저자의 전작들인데, <곰팡이의 승리><버섯의 자연사와 문화사><효모의 발흥> 등 제목만 봐도 상쾌하다. 흠, 언젠가 곰팡이와 버섯을 공부하던 여학생을 만난 기억이 떠오른다. 진균류를 더 자세히 알 수 있었던 기회를 놓쳤다...

















옥스퍼드대학 입문서 시리즈의 <미생물학>과 <진균류>도 저자의 책이다. <실험실의 아메바>까지. 이 참에 몇권 더 소개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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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제트50 2020-03-29 00: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곰팡이. 버섯...저도 관심있는 분야~^^
호모데우스는 읽다가 말았지만
이기적 유인원은 읽고 싶네요! @@

로쟈 2020-03-28 22:41   좋아요 0 | URL
^^

summer 2021-06-15 21: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기적유전자를 읽을 때 무얼 같이 읽으면 좋을까 하다가 발견! 호모데우스와 이기적유인원도 같이 읽어보겠습니다:)
 

<디지털 치매>(북로드)의 저자 만프레드 슈피처의 신간이 나왔다. <노모포비아 스마트폰이 없는 공포>(더난출판사). '스마트폰은 어떻게 우리의 뇌를 망가뜨리는가'가 부제다. 나부터도 스마트폰 의존이 심한 편이어서(원고도 스마트폰으로 쓴다) 경각심을 좀 가지려고 하는데, 마침 맞춤한 책이 나왔다(이 페이퍼는 PC로 쓴다). 
















"베스트셀러 <디지털 치매> 저자의 신작. 저자인 만프레드 슈피처는 독일 뇌 과학계의 일인자로, 사회 문제를 정신과학적, 뇌 과학적, 사회심리학적으로 분석하고 설득력 있게 호소하는 세계적 학자다. 이번에는 스마트폰을 둘러싸고 ‘파괴적 혁신’이라는 미명하에 폭주하는 세계적 IT 기업들의 꼼수를 고발하고, 당장의 편리함 때문에 외면 받는 우리의 건강과 인간성, 민주주의의 회복을 촉구한다."


<디지털 치매>가 베스트셀러였다는 건 물론 우리 얘기는 아니다(독일에서일 듯). 그래도 오래 전에 짧은 리뷰를 쓴 기억이 있어서 구면인데, 그 사이에 <사이버스트레스>(알마)도 나왔었다는 사실은 이번에 알았다(거의 묻힌 책인 듯). 간단한 소개다. 


"디지털 생활은 어떻게 우리를 망치는가? 독일의 유망한 뇌 과학자이자 <디지털 치매>의 저자 만프레트 슈피처가 일상의 디지털화에 관해 명쾌하게 진단한 책이다. 디지털 기술이 우리 아이들의 발달에 해를 끼친다는 사실을 여러 매체의 보도를 통해 증명되었다. 게다가 중독될 확률도 높다. 슈피처는 질문한다. 왜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는가? 그가 바라는 것은 디지털 기기를 금지하는 것이 아니다. 디지털 기기의 위험성을 인식하는 것이다. 이는 우리의 미래를 결정할 것이다."


사회적 거리두기와 '멈춤'이 화두인 요즘 디지털 거리두기와 멈춤에 대해서도 생각해보면 좋겠다. 이 주제의 책이 몇권 나와 있지만 당장은 슈피처의 책들로 재무장해보려고 한다. 아, <디지털 치매>를 다룬 리뷰 제목이 '디지털 치매와 디지털 다이어트'였다. 디지털 다이어트에 대한 결심도 작심삼일이기 일쑤이지만 다시금 시도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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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로쟈 > 스티븐 핑커가 발견한 마음

13년 전의 글이다. 스티븐 핑커의 <마음은 어떻게 작동하는가>는 아직도 다 못 읽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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