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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이주의 과학서'도 고른다. 션 B. 캐럴의 <세렝게티 법칙>(곰출판, 2016)이다. 저자의 책은 <이보디보, 생명의 블랙박스를 열다>(지호, 2007)부터 시작해 네 권의 책이 소개되었는데, 모두 미더운 책들이다. 이번 책의 부제는 '생명에 관한 대담하고 우아한 통찰'.


"물리학에 통일장이론이 있다면 생물학에는 세렝게티 법칙이 있다. 수많은 독자를 거느린 탁월한 이야기꾼이자 생물학자인 션 캐럴은 모든 생명을 아우르는 대자연의 법칙을 찾아 야심 찬 모험을 떠난다. “바이러스에서 코끼리까지”, 분자의 미시적 세계부터 우리가 사는 광활한 지구 생태계를 가로지르는 거시적 세계까지 하나의 보편적 법칙이 꿰뚫고 있다는 논리."

에드워드 윌슨도 강추했다. "일류 과학자가 쓴 한 편의 완벽한 여행기이다. 분자에서 출발하여 생태계에 이르기까지 매끄럽게 이어 나가면서 왜 현대 생물학이 인류의 삶뿐 아니라 지구 자체의 생명에 중심 역할을 하는지 권위 있고 우아하게 설명한다."



그렇게 우아한 책이라면 원서에 대한 구입 욕심도 생기는데, 보급판(페이퍼백)은 내년 2월에야 출간된다. 션 캐럴의 다른 책으론 <대담한 천재>(2014)가 (소개되지 않고) 중간에 빠진 책이다. 어떤 책인지 궁금하군. 연말연초에 읽을 만한 과학책으로 일단 <세렝게티 법칙>을 장바구니에 넣어놓는다...


16. 12.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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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이주의 과학서'를 고른다. 오래 기다린 책이기도 한데, 리처드 도킨스의 자서전이 번역돼 나왔다. 원서와 마찬가지로 두 권짜리다(원서는 진작에 구입해 둔 터이다). '어느 과학자의 탄생'이 1권의 부제이고, 2권의 부제는 '나의 과학 인생'이다. 


"<이기적 유전자> <만들어진 신>의 저자이자 과학자인 리처드 도킨스의 첫 회고록이다. 1권 ‘어느 과학자의 탄생’ 편은 도킨스가 직접 밝히는 어린 시절과 지적 성장기, 그리고 생물학계에 일대 지진을 일으킨 <이기적 유전자>가 탄생하기까지의 과정이 고스란히 담겼다. 아프리카에서 보낸 목가적인 유년기, 지적으로 깨어나는 계기였던 옥스퍼드의 교육, 그의 과학 인생에 결정적 영향을 끼친 전설적인 스승들에 대한 이야기가 소개된다. 2권 '나의 과학 인생' 편은 <이기적 유전자> 출간 이후 세상에서 제일 유명한 생물학자가 된 인생 후반부를 다룬다. 평생 지칠 줄 모르고 이어온 지적 모험들, 그의 인생을 수놓은 유명 과학자와 학자들, 탁월한 저서들과 그 저서를 관통하는 위대한 과학적 통찰과 해설, 가장 대담한 과학서로 평가받는 <만들어진 신>의 출간에 얽힌 이야기가 담겼다."


도킨스의 출세작은 <이기적 유전자>이고 내가 처음 읽은 책 역시 <이기적 유전자>다. 아니 정확하게는 <이기적인 유전자>(두산동아, 1992)라고 나온 책으로 1992년에 동네서점에서 구입해서 읽고 대번에 반한 책이었다. 학부 4학년때의 일이다. 이후에 이 책은 <이기적 유전자>(을유문화사, 1993)란 제목의 증보판이 나왔다. 원저의 개정판을 옮긴 번역본으로, 나는 추가된 부분만 보충해서 읽었다. 그러니까 내가 읽은 <이기적 유전자>는 두 번역본의 합성판인 셈. 이후에 나온 전면개정판과 30주년 기념판으로 나온 원서들도 모두 구입해서 갖고 있지만 새삼스레 다시 읽진 않았다. 올해가 <이기적 유전자> 출간 40주년이 되는 해였는데, 이번에 나온 자서전(회고록)은 그걸 기념하는 의미도 있겠다(원저는 지난해에 나온 것이지만).



사소한 고민 거리 중 하나는 40주년 기념판 원서를 구입할 것인가인데(지난 6월에 나왔다), 조금은 황당하게도 지난 9월에는 증보판 <이기적 유전자>가 하드카바로 출가되었다. 증보 4판이라고도 표기돼 있는 판본이다. 분량이 많이 늘어났기에 증보판인 건 확실해 보인다. 한국어판도 이에 맞추자면 증보판이 다시 나와야 할 것으로 보이는데, 졸지에 40주년판은 위치가 애매해져 버린 게 아닌가 싶다. 나로선 40주년판은 건너뛰고 4판의 보급판이 나오기를 기다리는 쪽으로 마음을 정리해야 할 듯. 


92년에 읽은 <이기적 유전자> 이후 내겐 '도킨스의 모든 책'이 읽을 책이었다. 되짚어 보면 모든 책을 구입했으되, 아직 읽지 않은 책도 적지 않다. 25년 간의 교분을 생각하면 분발해야겠다. 일단은 그의 자서전부터 다시 시작해볼 참이다...


16. 12. 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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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부터 올해의 노벨상 수상자들이 발표되고 있는데, 생리의학상은 일본의 오스미 요시노리 도쿄공업대학 명예교수에게 돌아갔다. 과학분야에서 일본은 내리 3년째 수상자를 배출하게 되었다. 기초과학 분야에서 일본의 저력을 다시금 확인하게 되는데, 마침 일본 과학사를 다룬 책이 나왔기에 '이주의 과학서'로 꼽는다. 고토 히데키의 <천재와 괴짜들의 일본 과학사>(부키, 2016). '개국에서 노벨상까지 150년의 발자취'가 부제다.

 

"일본이 1854년 개국하고 나서 후쿠자와 유키치가 과학 보급에 나선 이래 2012년 야마나카 신야가16번째로 과학 분야 노벨상을 받기까지 일본 과학자들의 150여 년 분투 과정을 그린 책이다. 일본 노벨 과학상 1호 유카와 히데키를 동경해 물리학자를 꿈꾸었고 실제로도 물리, 원자핵 공학, 의학을 전공하며 연구자로 살았던 저자의 과학에 대한 열정과 연구 현장에서 직접 보고 들은 이야기가 풍성하고 생동감 있게 녹아 있다."

찾아보니 이 주제의 책으론 국내서도 나와 있다. 김범성의 <어떻게 일본 과학은 노벨상을 탔는가>(살림, 2010)와 홍정국, 최광학의 <일본의 노벨과학상>(책과나무, 2015) 등이다. 이들 책이 바깥에서 바라본 일본 과학의 모습을 전한다면, <천재와 괴짜들의 일본 과학사>는 내부 시선으로 바라본 일본 과학의 실상을 들려주겠다.  

 

한국 과학자들도 몇몇은 노벨과학상 후보로 오르내릴 만큼 업적을 쌓은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유력 후보로까지 거명되고 있는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일부에서는 한 세대쯤 더 지나야 수상자가 나올 거라는 전망도 하고 있기에. 사회적 여건을 고려하면 '한 세대 뒤'라는 것도 너무 낙관적인 게 아닌가 싶지만 아무려나 자라나는 세대가 이런 책을 읽고 자극과 용기를 얻을 수 있었으면 싶다. 발표가 이번 주 목요일로 미뤄진 걸로 보이는 노벨문학상도 과연 일본 작가(하루키)에게 돌아가게 될지 자못 궁금하다...

 

16. 10. 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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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의 과학서' 두 권을 고른다. 에이미 스튜어트의 <술 취한 식물학자>(문학동네, 2016)와 소어 핸슨의 <씨앗의 승리>(에이도스, 2016)다. 둘다 초면은 아닌데, 에이미 스튜어트는 <지렁이, 소리 없이 땅을 일구는 일꾼>(달팽이, 2005)을 통해서, 소어 핸슨은 화제작 <깃털>(에이도스, 2013)을 통해서 소개된 바 있다.

 

 

먼저 <술 취한 식물학자>는 '위대한 술을 탄생시킨 식물들의 이야기'가 부제다. 저자는 " 각종 작물, 허브, 꽃, 나무, 열매, 그리고 균류를 동원해 독창적인 영감과 필사적인 노력으로 용케 술을 빚어온 인류의 역사를 탐구한다."

"저자는 '모든 술은 식물에서 시작되었다'는 기본적인 사실에서 출발해, 식물학을 바탕으로 생물학과 화학, 그리고 술을 즐겨온 인류의 문화사까지 서술해가며 술의 근원인 식물에 대한 온갖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다 들려준다. 말하자면 이 책은 식물을 통해 우리가 마시는 술이 탄생하기까지의 비밀을 천천히 되짚어가는 책이다. 50가지가 넘는 칵테일 레시피와, 정원에서 직접 술의 재료나 가니시가 되는 식물을 재배하는 법을 알려주는 가이드도 꼼꼼하게 마련되어 있다."

그러니까 식물을 핑계로 '술 이야기' 하는 책으로 읽는 독자도 있을 법하다. 아니나 다를까, '식물 일반'에 관한 책이면서, '술'에 관한 책으로 분류돼 있다.

 

 

<씨앗의 승리>는 제목으로 내용을 어림할 수 있는 책이다. '씨앗은 어떻게 식물의 왕국을 정복하고 인류 역사를 바꿔왔는가?'가 부제. "식단을 씨앗으로 채우면서도 그 중요성과 의미에 대해서는 생각해본 적 없는 존재인 씨앗, 그 씨앗이 식물의 진화에서 또 인류 역사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를 흥미진진하게 풀어낸다." 물론 씨앗에 관한 이야기이면서, 그와 관련된 사람들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수억 년 전 식물계의 일대 사건이었던 씨앗의 탄생에서부터 인류와 아주 밀접한 관계를 맺으면서 인류 진화와 역사에 엄청난 영향을 끼친 씨앗의 우아하고 경이로운 진화의 여정을 다룬다. 이 흥미로운 여정에서 우리는 식물의 화석을 찾아다니는 고생물학자, 우리의 식단을 책임지는 농부들, 전 세계에서 수집한 수십 억 개의 씨앗을 모아 저장해 놓은 씨앗은행의 직원, 정원에 완두콩을 심고 8년에 걸친 치밀한 연구 끝에 유전자를 발견한 수도사 등을 만난다."

주제는 특별하지 않지만(적어도 깜짝 놀랄 만하진 않다) 중요한 건 필력이다. 우연찮게도 <술 취한 식물학자>의 저자 에이미 스튜어트는 이렇게 상찬했다.

 “씨앗이 이토록 흥미진진하고 위험하기도 하다는 걸 누가 알았겠는가? 핸슨은 생동감 있는 이야기꾼이며, 서정적인 저자이고, 재치가 넘친다. <씨앗의 승리>는 우리의 마음을 사로잡는 자연사 저서 그 이상의 것이다. 이 책은 눈을 뗄 수 없을 만큼 매우 재미있는 여행이며, 이 여정에는 과학자와 역사가, 범죄자, 탐험가, 비행가, 미래학자가 등장한다. 경이로움, 시, 발견이 가득한 지상 최고의 여행이 될 것이다.”

다양한 관심과 수준의 독자들에게 어필할 만하다...

 

16. 09.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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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의 과학서'로는 제임스 배럿의 <파이널 인벤션>(동아시아, 2016)을 고른다. '인공지능, 인류 최후의 발명'이 부제. 인공지능 관련서는 거의 매주 출간되고 있는데, 그 가운데에서 뭔가 문제의 핵심을 정확히 짚어줄 만한 책이다 싶다. 저자는 인공지능에 열광하기보다는 인공지능의 논리와 윤리를 차분히 재검토한다.

 

"저자 제임스 배럿은 인공지능 기술 개발이 대중과의 소통 없이 먼저 완성하겠다는 전문가들의 욕구와 경쟁에 휩쓸려 있음을 지적한다. 인공지능이 가지고 올 미래는 아직 불확실하다. 하지만 극단적인 미래에 대한 충분한 논의와 이를 통제할 수 있는 장치가 필요하며 개발자들이 그 위험성을 외면하고 있다고 말한다. 저자는 10년간 미국 내 인공지능 개발자들과 이론가들을 모두 만났고 공개된 인터뷰 영상, 저작, 공개되지 않은 자료까지 섭렵했다. 그리고 이들이 어떠한 태도로 인공지능 개발에 임하는지, 아시모프 3원칙에서 발전하지 못한 인공지능의 논리와 윤리가 얼마나 박약한지를 꼬집는다."

 

서평강좌에서 과학분야의 책은 주로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를 다루고는 하는데, 내년에도 유사한 강의를 진행한다면 인공지능 관련서를 골라야겠다. 이 분야의 책들을 누군가 갈무리해주었으면 싶다...

 

16. 08.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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