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가 있어야 책이 나오겠지만, 저자만으로 책이 나오진 않는다. 편집자의 몫이 더해져야 하기 때문이다(통상적으로 그렇다는 말이다. 때로는 저자와 편집자가 겹치기도 하므로. 저자가 자기 책을 편집해서 낸다거나 편집자가 자기 책을 낼 경우가 그렇겠다). 보통은 저자의 배후에서, 혹은 2선에서 '숨은 조력자'(때로는 '숨은 저자')로 역할을 하는데, 가끔씩은 편집자의 일과 역할을 책으로 털어놓기도 한다. 이은혜(글항아리 편집장)의 <읽는 직업>(마음산책)이 최근 사례다. '독자, 저자, 그리고 편집자의 삶'이 부제.


   














"편집자 이은혜가 오랜 시간 골몰해온 출판과 편집에 관한 고민, 태도를 숨김없이 진솔하게 써내려간 책으로, 풍부한 편집 경험에서 우러난 베테랑 편집자의 날카로운 시각과 깊은 통찰력이 돋보인다. 편집자의 일을 실무에 기초한 매뉴얼식으로 나열하지 않고 다양한 실제 사례를 들어가며 보여줌으로써 편집의 세계를 명료하고 입체적으로 그려낸다."


저자로서 책을 좀 내는 과정에서 여러 편집자와 인연을 맺게 되었고(저자는 언젠가 한 도서관강의에서 인사를 나눈 기억이 있다), 편집자의 일과 역할에 대해서 좀 안다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더 자세히 들여다 볼 수 있어서 유익하다. 















이번 책이 마음산책에서 나왔기에 바로 떠올릴 수밖에 없는 책이 정은숙 마음산책 대표의 <편집자 분투기>(바다출판사)다. 나는 시인으로 먼저 알았지만 나중에 아마도 지면 칼럼을 통해서 저자가 편집 일을 한다는 것, 그리고 아예 독립하여 자신의 출판사를 차렸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얼마전에 마음산책은 창립 20주년이 되었다(<스무 해의 폴짝>이 이를 기념하여 나왔다).


또다른 편집자는 <편집자란 무엇인가>(휴머니스트)를 펴낸 김학원 대표. 기억이 틀리지 않다면, 정은숙 대표나 김학원 대표는 출판학교의 강사들이기도 하다. 현장에서 편집자 교육의 실무도 담당해온 경험이 책에 담겼다.  














그밖에도 편집자에 관한 책이 국내서와 번역서로 여러 종 나와 있다. 공식적인 통계는 모르겠지만 출판계에서 전체 편집자가 수천 명(수만 명?)은 될 듯싶은데(인문서의 주요 독자층으로 알려진다) 편집자를 지망하는 청년 독자뿐 아니라 작가 지망생, 내지는 책이 만들어지는 과정에 관심을 가진 모든 독자들이 읽어봄직하다. 나도 내가 모르던 마음이 있는지 확인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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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명한 고전학자 메리 비어드의 그리스 로마 고전세계 가이드북이 나왔다. <고전에 맞서며>(글항아리). 알게 모르게 나온 '메리 비어드 선집'의 셋째 권. 앞서 나온 두 권은 <폼페이, 사라진 로마 도시의 화려한 일상>과 <여성, 전적으로 권력에 관한>이다. 

















"고대 그리스 로마 세계를 둘러보는, 가이드 딸린 여행기다. 크레타섬의 크노소스에 있는 선사시대 궁전부터, 아스테릭스와 친구들이 로마에 맞서 싸우는 갈리아 지방에 있는 가상의 작은 마을까지 31가지 주제를 중심으로 둘러본다. 고전학 분야의 뛰어난 연구자이자 BBC 다큐멘터리 진행자로서 고전의 대중화에 앞서고 있는 메리 비어드는 영미권에서 출간된 고대 그리스 로마 관련 도서 중 31가지 주제에 맞는 책을 뽑아 서평하면서 독자들을 본격적인 여행에 가담시킨다."

















비어드의 책으로 처음 소개되고 내가 처음 읽은 건 <클래식>(동문선)이었다. 1999년간. 그러고는 2016년에 나온 <품페이>가 두번째이고, 2017년에 <로마는 왜 위대해졌는가>가 출간되었는데, 올해 다시 나왔다. 고전 대중화에 앞장 서고 있는 저자인 만큼 고전 입문용으로 유용해 보인다. 그리스를 찾는 일은 수년 뒤에야 가능할 터이니, 그때까지는 책을 통한 여행으로 대신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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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고르는 '이주의 경제서'는 이희재의 <국가부도 경제학>(궁리)이다. 저자의 이름이 생소하면서도 낯익어서 보니 번역가 '이희재'다. <문명의 충돌>의 역자이면서 <번역의 탄생>과 <번역전쟁>의 저자. 서문을 보니 영화 <국가부도의 날>이 책을 쓰게 된 계기라고 한다. 
















"<국가부도경제학>을 쓴 번역가이자 저술가 이희재는 2017년 펴낸 <번역전쟁>에서 ’다원주의, 포퓰리즘, 민영화, 인턴, 모병제, 핵우산, 독립국, 홀로코스트…‘ 등 진보 보수 할 것 없이 한국 사회 전체가 ‘오역’하기 쉬운 키워드들을 소개해 독자들의 뜨거운 반응을 끌어낸 바 있다. 저자는 <번역전쟁>을 쓴 이후 돈과 금융의 역사에 관해 집중적으로 깊이 연구하면서, 결국 세상을 좀더 정확히 알려면 금권집단이 ‘말(word)’을 어떻게 주무르는지를 알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러자면 돈을 어떻게 장악하는지부터 파악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 결과 영국과 미국에서 가르치고 한국의 절대 다수 경제학자와 관료가 신봉하는 영미경제학은 어떻게 해서든 국가를 무책임한 권력으로 낙인찍어 나라를 사유화하여 결국 국가부도를 유도하는 경제학이라는 결론을 얻었다. <국가부도경제학>은 ‘영미주류경제학’의 다른 이름이라고 저자는 강조한다."
















그런 주류경제학과 다른 대안경제학 관련서도 뜸하지 않게 나오고 있어서 지난달에 언급한 적이 있다. 더불어 근래에 나온 경제사상서 몇 권을 주문해놓은 상태인데, <위대한 경제학자들의 대담한 제안>, <경제학의 대결>, <가치의 모든 것> 등이다. 
















마르크스주의와 경제학 관련서로는 미카엘 뢰비와 제라르 뒤메닐 등이 공저한 <마르크스를 읽자>가 새로 나왔고(<마르크스주의 100단어>와 짝이다), 그 때문에 생각이 나서 <신자유주의의 위기>를 구입했다(소장도서 같은데 찾을 길이 없어서 다시 구입했다). 경제서들의 독서만으로도 흠, 한 시절이 부족할 것 같다. 아무튼 부도는 막아야 할 터이니 <국가부도 경제학>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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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의 철학서로 <라 메트리 철학 선집>(섬앤섬)을 고른다. 18세기 유물론자로만 알려진 라 메트리의 최초 번역본이다. 덕분에 영어판도 곧 구할 예정이다. 
















"유물론철학자이자 의사로 현대 뇌과학의 선구자 역할을 한 라 메트리의 주요 저작들인 <인간기계론>, <영혼론>, <인간식물론> 번역본과 더불어 라 메트리 철학이 갖는 현대적 의미에 대한 해제를 덧붙이고 있다."


대표작 <인간기계론>(1747)은 출간시 격렬한 반발을 사서 불태워지기도 했다는데, 지금의 관점에서 보자면 매우 선구적인 통찰로 여겨진다. 언젠가 메리 셸리의 <프랑켄슈타인>(1818)과 관련하여 라 메트리의 인간기계론이 언급된 걸 본 것 같기도 한데, 문학에 미친 영향에 대해서는 따로 알아봐야겠다. 책은 주문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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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로쟈 > 도덕적 이상주의와 테러리즘

13년 전의 읽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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