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란과 작약 꽃대를 보듯 책을 보며 살았다.

요즘들어 많이 하는 생각이 내가 '산' '시간'의 가격이다. 

아직까지 내 인생에 휴일을 뺀 매일을 시간을 지켜 어딘가에 가서(학교,회사,가게) 시간을 보내고 저녁 늦게야 집에 돌아올 수 있었던 날들이 더 길다. '저녁 늦게'에서 잠깐 멈칫했는데, 대부분의 시간을 저녁 늦게 귀가했던 것이 맞다. 


돈 없는 나날들을 보내는 것을 가장 안타까워하는 사람은 '아빠'다. 제주에 내려가 아빠와 이야기하면서 내 마음이 더 정리가 되었는데, '아빠, 나는 돈 없는 것에 그렇게 크게 스트레스 받지 않아요.' 라고 여러번 말해야 했다. 물론 '결혼해서 애 있고 그러면 모르겠지만' 이 덧붙여 지긴 한다. '부양고양이'!는 있지만. 


사람이 혹시 모를 경우를 대비해 돈을 좀 세이브해놓고 있어야해. 라는 말이 와닿는건 잔병치레 없고 병원에 거의 가지 않는 나의 미래를 위해서라기보다(이것도 생각해두긴 해야겠지만) 고양님들 정기검진 비용이라던가 (특히여덟살 된 말로) 혹시 모를 병원비를 세이브해두어야겠다는 생각을 자주 하게 된 정도다. 


얘기가 곁길로 샜는데, 평소 생각하던걸 말로 뱉어버리고 나니, 서울 와서는 그에 대한 생각이 좀 더 구체적으로 뻗어나간다. 

예를 들어 ... 회사 다니던 나에게 '노보텔 슌에 가서 일식부페 먹을래, 월요일 오후 출근할래' 라고 묻거나, '샤넬백 살래, 주4일근무할래?' 묻는다면, 난 기꺼이 월요일 오전에 쉬거나 주4일 근무할 것이다. 

그러니, 내가 맛있는 것 좀 덜 먹고 (애초에 몸에 좋은걸 몸에 넣고 싶은 정도를 제외하고 맛있는 곳을 찾아다니며 먹는 것에 대한 욕망은 거의  없다. 거기에 더해 돌아다니는 거 귀찮음) 옷,구두,가방,화장품 좀 덜 사고, 미용실 덜 가고, 네일도 안 하고 산 시간에 나는 수요일 아침 여덟시지만, 출근 걱정 없이 사과 한 쪽 깨 먹으며 물끓여 뜨거운 커피 마시고,책 읽으며 평온하게(?) 끄적거리고 있는거다. 라는 생각이 몸과 마음에 와닿기 시작했다.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주어진 시간인데,'시간'의 가격에 대해서는 과소평가하고 있는 것 같다. 나는 그랬던 것 같다. 지금 이렇게 비싼 돈에 시간을 사서 누리고 있으면서도 말이다. 


시간을 사는 것이, 나를 위한 시간을 보내는 것이 단지 아침 출근시간에 여유로운 것만은 아니고, 의,식,주처럼 인간에게 꼭 필요한 무엇.인데 결핍되고 있다는 것에 대한 좋은 글을 읽어서 쓰기 시작한 페이퍼다. 


표지가 과하게 예뻐서 이거 뭐야, 하고 봤더니 현암사 책이어서 급수긍해버린 장석주의 '불면의 등불이 너를 인도한다' 는 지금까지 읽었던 장석주의 책들 중 가장 좋아서, 와, 표지만으로도 완전 멋져서 안에 백지라도 돈 하나도 안 아깝겠는데, 책도 좋아. 라는 모드로 이렇게 반나절이 멀다하고 계속 글 남기고 있다. 


위에 다 잡설. ㅎㅎ 이 이야기를 옮겨두고 싶었다. 


재독 철학자 한병철은 '피로사회'에서 인간을 성과주체라는 괴물로 만드는 피로사회에 대해 말한다. 그사회는 외부적인 무엇이 우리를 억압하고 착취하는 게 아니라 바로 우리가 스스로를 억압하고 착취하는 사회라고 규정한다. 성과주체는 어떤 기구나 조직에 의해 노동을 강요당하는 자가 아니다. 누구의 예속도 받지 않는것은그들자신이 자기의 주인이고 주권자이기 때문이다. 이 성과주체들은 "성과의 극대화를 위해 강제하는 자유 또는 자유로운 강제에 몸을 맡긴" 존재이다. 


이 사회에서 우리가 겪는 피로는 긍정성의 과잉이 불러온 피로인데, 이것은 삶에서 모든 것을 고갈시키고 파괴한다. 우리는 "사람들을 개별화하고 고립시키는 고독한 피로"속에서 시들어간다. 


우리는 다름 아닌 자기 자신의 착취자로서, 피해자인 동시에 가해자인 것이다.우리는 여전히 활동의 과잉으로 내몰리고 있다. 과제는 "활동적 삶"이다. 우리는 이 과제를 수행하는 동안 노동의 절대적 명령에 포획되고,결국은 노동-기계로 전락한다. 이것의 위기는 곧 삶의 위기이고, 시간과 세게 상실의 위기다. 근대 이후 시간은 빠르게 흐르며, 그 가속화로 밀려가는 시간 속에서 "삶은 더 이상 지속을 수립하는 질서의 구조나 좌표 속에서 자리 잡지 못"한다. 


사색이 없는 노동에 내몰리는 분주한 시간들이 평면화하는 것은 삶에서 "어떤 사건, 형식,진동은 오직 긴 사색적 시선에만 모습을 드러낼 뿐,일하는 시선에는 숨겨"지기 때문이다. 


우리는 바빠질수록 오늘의 삶과 미래의 기획을 지향성 없는 공간에 부려놓는다. 그 공간의 대표적인 예가 지향성이 없는 웹 공간이고, 그것은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은 수많은 연결 가능성, 즉 링크들로 짜"인 세계이다. 


우리는 의미를 소유하고 향유하는 게 아니라 끊임없이 주어지는 정보를 처리하느라 정신이 없다. 


우리는 무엇을 잃어버렸는가? 무엇보다도 우리는 자기 자신을 잃어버렸다. 우리는 머무름의 능력, 정적에 기대어 고유의 삶을 관조하고 누리는습관,사색적 삶, 시간의향기를다 잃어버렸다. 그대신에 지나친 분주함,조급성,활동적 삶에 자신을 내어준다. 시간이라는 주권을 잃고 빠듯한 시간 속에서 표류하며,늘'시간이 없다'고 말하는 자는 "염려의 대상에 분주하게 매달리며 자기 자신을 잃어버리고, 염려의 대상으로 인해 자기시간을 잃어버린"자다. 


시간 부족은 "우리가 시간을 잃어버리기 때문이 아니라 시간이 우리를 잃어버리기 때문에 발생한다." 자기 자신을잃어버린 사람의 특징은 의미의소실 속에서 삶의 메마름을 겪어낸다는 점이다. 그들은 늘 시간이 없다고 말한다. 자기를 잃어버리는 것은 곧 자기시간을 잃어버리는 것과 같기 대문이다. 반면에 "고유하게 존재하는 자는, 말하자면 늘 시간이 있다.그가 항상 시간이 있는것은 시간이 곧 자기이기 때문이다" 


시간은 지속성을 잃고 불연속적 흐름으로 변질한다. 일과 효율성이 삶의 한가로움을 삼켜버린다. 우리는 노동의 분주함에 여유와 한가로움을 자발적으로 헌납한다. 시간에 쫓기며 살아가는 자는날마다 일어나는 일상의사건들 속에서 제 자아를 흩어버리는 자이고, 그들은 결국시간의 지속성을 거머쥐지 못한다. 이 시간의 쪼개어 흩어짐.늘 목적과 목표를 향한 분주함에 매달림. 분주함 속에서 수습되지않는 산만은사색적으로 자기 안에 머무름을 불가능하게 만든다. 


바쁜 자들은 "공허한 지속으로 늘어진 시간"을 사는 자들이다. 이들에게 시간은 장력을 갖고 응집하거나 묶이지않고, 부서지며,흩어지는 것으로, 아무의미도 맺히지 않는"점적인 현재의 연속"에 지나지 않는다. 이런 시간 속에서 삶은 비루해지고,죽음은 불시에 다가와 삶을 무자비하게 끝내버리는 폭력이다. 지나친 분주함으로 "활동적 삶"을 채우는 것은 붕괴하는 시간이며, 위기의 시간이다. 


한병철은 이것을 좋은 삶으로 대체하기 위한 방법으로 하이데거의 시간 전략을 소개한다. 그것은 "다시 시간의 닻을 내리는 것,시간에 중대한 의미를 부여하고 새로운 받침대를 마련하는 것,시간을 다시 역사의 자장 안으로 끌어들임으로써 시간이의미 없이 연속으로 흩어져버리지 않게 하는것"이다. 좋은 삶은,하이데거의 용어를 빌리자면, "머뭇거림", "느긋함", "수줍음", "기다림", "자제"가 온존하는삼ㄹ. "오직 일만 하는어리석음"에 맞서는 지혜로운 삶. 바로 느림과 지속성을 거머쥐는 "사색적 삶"이다. 

















한병철의 책은 늘 좋다. 자신을 돌아보게 만드는 것음 물론이며, 큰 틀 안에서의 나, 사회 안에서의 개인, 역사의 흐름 속에서의 현재.를 돌아보게 해준다. 매우 얇고 작지만, 가장 묵직한 책, 현대인의 필독서다. (-> 아, 흔한 말이지만, 이 말 안 쓰고 참을 수가 없다) 


아,그러니깐, 장석주가 이야기하는 한병철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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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료탑 2015-04-22 10: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한때 저를 위한 시간이 과하게 많던 시절이 있었어요. 그때 참 좋았는데...

하이드 2015-04-22 16:16   좋아요 0 | URL
어떤 시간이든 `의미`를 찾는 여유를 가지고 지내야할 것 같아요.
저 또한 지금의 시간을 제가 잘 보내고 있는지..

비로그인 2015-04-22 17: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필요할때마다 꺼내읽고싶은 글입니다^^
 
모란과 작약 꽃대를 보듯 책을 보며 살았다.

지금의 나와 작년 봄의 나가 다를지언데, 타인과 나의 다름은 너무나 당연하다. 

한동안 '서평 책'을 읽는 것의 쓸데없음에 대해 생각하고 있었던 적이 있다. 그런 이유로 오래간만에 잡은 서평책이 바로 장석주의 ''불면의 등불이..' 인데, 같은 시기에 샀던 '장석주의 글쓰기'가 생각만 못해서 (이 때 글쓰기 책이고, 서평 책이고 다 필요없어~! 모드) 이 책은 이제야 읽기 시작했다. 


말머리에서.부터 흥미로웠고, (..라기 보다 내가 지금 책 읽고 싶어하는 모드인듯. 봄이쟈나~)


이번에 읽는건 헤세의 정원이야기이다. 

이 책을 나는 이레 버전으로도 가지고 있고, 이레에서 나온 공짜책 버전으로도 가지고 있고, 새로 나온 버전도 있고, 

샵할때 예전에 독일에서 찾아온 분께서 이 책의 독일어 버전(독일책들이 진짜 진짜 멋지다!!)을 가져다 주신 것도 가지고 있다. 좋아하는 책인데... 왜 장석주의 서평에서 보는 이야기는 새로운걸까. 


















백일홍 이야기.. 


헤세는 화병에서 시들어가는 백일홍에서 모든 생명이 품은 죽음과 삶의 무상함을 나카롭게 직시한다. 백일홍은 강렬하고 경이로운 색깔과 빛나는 생명력을 뽐내는 꽃이지만 화병에 꽂아두면 어느새 시들고 만다. 


화병 속에서 서서히 빛이 바래 죽어가는 

백일홍을 바라보며 나는 죽음의 춤을 체험하지. 

삶의 무상함에 대해 슬퍼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소중히 받아들일 수 있다네. 가장 무상한 

것이야말로 가장 아름다운 거이기 때문이지.

그래서 죽음이야말로 가장 아름다운 꽃이며

가장 사랑스러운 것일 수 있다네


헤세는 백일홍의 덧없는 시듦에서 삶의 무상성을 엿보고, 그것이 무상한 것이기에 아름답고 사랑스럽다는 결론에 이른다. 


전쟁이 끝난 뒤에도 인류의 영혼은 세계대전으로 말미암아 크게 훼손되고, 사람들은 조화와 균형을 잃은 채 비틀거린다. 

사람들 마음마다 공허가 들어차 이다. 사람들은 그 공허를 과장적인 "건강함, 씩씩함, 생각 없는 낙관주의, 모든 심각한 문제 따위는 웃으며 거부하기, 공격적으로 던지는 질문을 겁내며 거부하기, 순간을 즐기며 얻는 생명의 기술"로 대체하려고 애쓴다. 


헤세의 정원 책을 읽으면 지금까지와는 확연히 다르게 읽힐 것 같다. 

이전에 읽었을 때는 나는 은행원이었고, 예전과 지금 사이에 봤던 모란디 전시에서도 느끼는 바가 컸는데, '전쟁' 이후 정원일로 도피(?)한 헤세의 복합적인 심정에 더 가까이 갈 수 이을 것 같달까.


덧없는 백일홍의 시듦.에 대해서도 분명 예전의 나와 지금의 내가 받아들이는 부분이 다를 것이다. 


세상에 좋은 책이 정말 많고, 읽고 또 읽어도 새롭게 재미있고, 새롭게 의미를 얻는 책들이 많으니, 

이 책 안에서 한 번 더 인용한다면, 


왜 책인가? "책은 생명보험이며, 불사를 위한 선금이다.(움베르토 에코 '책으로 천년을 사는 방법')"라는 문장에 그 답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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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lragu01 2015-04-21 21: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와요
 

장석주의 책을 읽는데, 머릿말 첫문장에 바로 이 문장이 나왔다. 


모란과 작약 꽃대를 보듯 책을 보며 살았다. 


시동걸고 나가려는 첫줄부터 끼익, 걸려 버렸다. 모란과 작약 꽃대를 보듯 책을 보며 사는건 뭘까? 



솜사탕같은 작약, 작약의 계절이 오고 있거든. 



작약은 솜사탕같이, 애기궁둥이같이 포슬슬 예쁘다. 


작약 꽃대는 모르는 사람이 보면, 병걸린거 아닌가 싶을 정도로 얼룩덜룩하다. 

그리고 단단하다. 꽃이 워낙 크기 때문에 단단한데 얼굴에 비해 약하달까. 


모란과 작약 꽃대를 보듯 책을 보며 살았다.는건 무슨 뜻일까. 


이어본다. 


모란과 작약 꽃대를 보듯 책을 보며 살았다. 봄엔 버드나무 가지에 연두색 잎이 돋고, 가을엔 상류의 물이 활엽수들의 낙엽을 안고 하류까지 내려왔다. 그사이 애들은 훌쩍 커서 뿔뿔이 흩어져 먼 곳에서 둥지를 틀었다. 근간들이 도착하고 약속 몇 개는 어그러졌다. 가을이 몇 번 와서 대추나무에 열린 대추를 수확하는 동안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이어서 어머니가 돌아가셨다. 누가 내게 뭘 했느냐고 물으면 겨우 버드나무에 관해 시 몇 편을 썼다고 말할수밖에. 


라고 시작한다. 와 겉표지 벗기니깐 책 안에 생각지도 기대하지도 않은 천싸바리에 엄청 멋지다!! 이거 뭐야?! 

모란과 작약 꽃대 생각이 날아가는 순간. 





 겉표지 벗긴 사진은 사진 정리하고 추가업데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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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사람들이 같은 책을 얼마나 다르게 읽어내는지 보는 것이 재미있다.
    from 책과 고양이와 이대호 2015-04-21 20:35 
    지금의 나와 작년 봄의 나가 다를지언데, 타인과 나의 다름은 너무나 당연하다. 한동안 '서평 책'을 읽는 것의 쓸데없음에 대해 생각하고 있었던 적이 있다. 그런 이유로 오래간만에 잡은 서평책이 바로 장석주의 ''불면의 등불이..' 인데, 같은 시기에 샀던 '장석주의 글쓰기'가 생각만 못해서 (이 때 글쓰기 책이고, 서평 책이고 다 필요없어~! 모드) 이 책은 이제야 읽기 시작했다. 말머리에서.부터 흥미로웠고, (..라기 보다 내가 지금 책 읽고 싶어하는
  2. 시간의 가격
    from 책과 고양이와 이대호 2015-04-22 08:31 
    요즘들어 많이 하는 생각이 내가 '산' '시간'의 가격이다. 아직까지 내 인생에 휴일을 뺀 매일을 시간을 지켜 어딘가에 가서(학교,회사,가게) 시간을 보내고 저녁 늦게야 집에 돌아올 수 있었던 날들이 더 길다. '저녁 늦게'에서 잠깐 멈칫했는데, 대부분의 시간을 저녁 늦게 귀가했던 것이 맞다. 돈 없는 나날들을 보내는 것을 가장 안타까워하는 사람은 '아빠'다. 제주에 내려가 아빠와 이야기하면서 내 마음이 더 정리가 되었는데, '아빠, 나는 돈 없는 것에
 
 
얼음동자 2015-04-23 13: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작약과 책 소개에 혹해서 로그인을 안 할 수 없었어요. ^^

언제쯤이면 작약을 넣은 꽃다발을 살 수 있을까요? 열심히 일해야겠어요.
그나저나 책소개가 너무 혹해서, 내일 여행가는데, 서점에 굳이 들러서 사가야 하나? 생각하고 있어요.

일상이 종종 멈추지만, 그래도 이렇게 혹하는 순간이 제게 숨이 트이는 시간인 것 같아요. ^^
그럼 책 사러 갑니다. ㅎㅎㅎㅎ

하이드 2015-04-23 13:29   좋아요 0 | URL
작약은 철에도 저렴한 꽃은 아니지만, 제가 알려드릴께요. 작약이 튼튼하게 살만한 가격으로 나올 때 가장 예쁜 작약을 준비해서 `얼른 사세요!` 라고 글 올리겠습니다. ㅎㅎ coming soon!

이 책 정말 좋습니다. 저 지금도 읽고 있는데, 이제 `가을` 읽고 있어요.
서평책같은거 별로인지 좀 되었는데, 이건 그냥 서평책이 아니에요. 장석주 책들도 다 읽었는데, 그냥 그랬거든요. 이 책은 정말 좋은데, 표지 디자인도 훌륭하고(커버 벗기면 더 멋져요) 읽고 또 읽어도 좋을 것 같고, 읽고 나면 보관함에 책이 잔뜩 쌓여요.

강추!
 

















나가이 가후의 책은 표지가 참 ...한 사람 책같지가 않구나. 

이제야 이 작가 책을 산 걸 보면 ...이라고 말하고 곰곰히 생각해보니 '강 동쪽의 기담' 은 있는 것 같기도.라고 말하고 불평 하나. 산 책을 또 사면 알라딘에서 '네이년, 네년이 이 책 몇 월, 몇 일, 몇 시에 샀거든? 기억해내라,이년아,또 살꺼야?' 라고 알림을 띄워준다. 근데, 문동의 양장,반양장은( 나도 이렇게 나오게 된데 일조했다만) 내가 그 때 그 때 기분 따라 양장, 반양장 사는지라 ... 쓰고 보니 그냥 내가 바보네. 책 좀 읽어라. 


잡소리가 길었는데, '게다를 신고 어슬렁어슬렁'은 정말 너무 좋다. 

백년전의 산책 이야기는 지금의 처지와 너무나 동떨어져 있어서 옛날 이야기 같은데, 동네 이야기, 산책 이야기는 또 시대를 넘어서는 보편성이 있어서 지금의 이야기 같은 옛날 이야기이다. 


가끔씩 한 권 통째로 필사하고 싶은 책이 있는데, 이 책이 그럼. 아마 지금은 끝났겠지만, 이렇게 좋은 책을 사고 튼튼하고 예쁜 에코백까지 받았으니 이득! 


한번에 읽어내기에는 아름다움이 '너무' 과해서 한 챕터씩 읽으면서 좋은 부분 옮겨보려 한다. 





태평성대 세상에 겨우 남자 몸 하나 어쩌지못하고 괴로워하며 에도지도 품에 넣고 히요리게다를 끌고 있다. 이미 교카와 하이쿠 덕택에 뼛속까지 익숙해진 에도 명소의 터를 애도하며 걷는 내 신세가 참으로 눈물겹다. 하우타에 "풍류가 없어도 고통은 덜하고, 비루하고 조그만 오두막에도 달빛은 비추네"란 구절이 있듯 쓸데없이 슬퍼하고 분개하며 자길 괴롭히는 건 현인이 갖출 행동이 아닐 터.

우리가 사는 도쿄가 아무리 추하고 더럽다 해도 여기 살면서 아치저녁을 보내는한은 그 추악함 속에서 약간의 아름다움이라도 찾아내야 한다.
더러움 속에서 멋을 발견해 억지로라도 마음 편히 살도록 스스로 다짐하지 않으면 안 된다. 이것이 본래 나의 히요리게다 산책에 조그이나마 주의 아닌 주의를 기울이고픈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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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에 상암MBC 배달 다녀오느라 책주문 당일배송의 타이밍을 놓쳤다. 15일에 적립금이 들어와 간만에 두둑하니 책 좀 사볼까 싶었는데, 바로 다음날이 16일이어서 이것도 저것도 안 하고 보내고, 17일까지도.. 오늘은 오전에 배달 다녀오느라. 


그러거나 말거나 책주문할 시간은 많았지만, 제주 가서 책 많이 읽고 가야지, 챙겨갔던거 하나도 못 읽고 온 자괴감의 연장으로 책을 못 사고 있는거다. 그 사이에 꼭 사는 신간들이 많이 나왔다. 

그러니, 주말에는 부지런히 책을 읽고, 월요일에는 책을 사겠다. 
















이 네 권. 

내가 사랑해 마지 않는 요네스뵈의 신간은 살꺼다. 이번에도 페이지수가 만만치 않다. 이 작가의 책은 미드로 말하자면,한 에피가 아니라 한 시즌을 우겨 넣은듯한 많은 이야기와 두꺼운 분량. 읽기 쉽지 않은데 재미있다. 다시 읽을 엄두는 웬만해서는 잘 안 난다. 

존 발리의 '잔상' 불새 시리즈 중 가장 재미있게 읽었던 '캔자스의 유령' 작가이다. 불새 시리즈가 워낙 낯선 작가들이 많다보니 작가 이름도 제목도 잘 안 외워지는데, 여튼, 존 발리의 단편집이 또 나왔다고 하니 이것도 주섬주섬. SF의 상상력에 감탄하며 정말 즐거운 독서였던 존 발리의 '캔자스의 유령'이라는 전작이 있으니 이번에도 기대한다. 

교고쿠 나츠히코의 신간. 새로운 시리즈. 

요네자와 호노부의 새로운 고전부 시리즈. 


이 중에 한 권만 나와도 당장 샀을텐데, 네 권이 나오는 동안 잘도 안 샀다.


 















이런 책들도 사고 싶다. 

더글러스 케네디는 좀 정을 뗀 편인데, 이번에 나온건 에세이니깐 또 옛정을 생각해서 사 볼 생각. 

왜 지루해졌냐면, 주인공을 진짜 너무너무 괴롭힘. 주인공 정점에 오르다. 나락에 빠지다. 다시 딛고 일어서다. 의 패턴의 무한반복. 다시 일어서기 위해 주인공을 똥통에 빠트리는 것 같은 느낌이 들정도. '빅픽처' 를 처음 읽고 그 이후 나온 많은 책들을 다 '빅픽처' 같은 작품 또 안 나오나 하면서 꾸역꾸역 읽었다. 두 권짜리 '행복의 추구'가 좀 재미있다고 하던데, 사 두고 안 읽고 있고. (표지가 무슨 소공녀나 키다리 아저씨 표지 같아서 손이 잘 안 간다. 초등학생 소녀 타겟의 책같아. 


줄리언 반즈의 '용감한 친구들' 지금 보니 1권 2권 표지가 묘하게 다르구나. 이건 실물로 받아봐야겠다. . 가 아니라 읽어봐야겠다. 

M.L. 스테드먼의 '바다 사이 등대'는 사실 표지가 맘에 들어서 작가 이름 생소하지만 장바구니 담아봤다. 이런 내용.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오스트레일리아 작가 M. L. 스테드먼의 장편소설. 외딴섬 야누스 록이 풍기는 적막하고 쓸쓸한 분위기와, 1차대전 직후 상실감과 싸워야 했던 오스트레일리아 사람들의 삶에 대한 섬세한 묘사, 한 남자의 신앙과 같은 사랑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강렬한 스토리텔링에 힘입어 출간 후 단숨에 현지 독자들을 사로잡은 놀라운 데뷔작이다. 

2012년에 출간된 <바다 사이 등대>는 2013 오스트레일리아출판상(ABIA) '올해의 책' '올해의 신인 작가'에 선정되었고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 목록에 오르고 아마존 '2012 최고의 역사 소설'에 선정되는 등 전 세계 40여 개국에 출간되어 많은 사랑을 받았다. 국제 IMPAC 더블린 문학상, 마일스 프랭클린 상, 오렌지 문학상, 월터 스콧 문학상 등의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자신을 지켜보는 시선을 느낀 여인이 톰에게 말을 걸고, 그렇게 해서 두 사람은 부두에서 갈매기들에게 빵을 던져주며 잠시 즐거운 시간을 보낸 뒤 서로의 이름도 모른 채 헤어진다. 그리고 그날 밤 항만관리소장에게 인사차 방문한 톰은 그 자리에 모인 지역 주민들 속에서 다시 한번 그녀의 모습을 발견한다. 

그렇게 해서 알게 된 그녀의 이름은 이저벨. 서로에게 강하게 이끌린 두 사람은 톰이 야누스 록으로 떠난 뒤에도 3개월에 한 번씩 다니는 보급선을 통해 편지를 주고받으며 마음을 키워나간다. 그리고 마침내 외딴섬 야누스 록에서 둘만의 오붓한 가정을 꾸린다.

책소개도 재미있을 것 같다. 신인 작품 읽을때 뭔가 더 기대되고, 점수도 팍팍 주는 편이다. 
















수전 손택의 책은 꼭 살꺼고, 체스터턴 책은 제목이 맘에 안들어서 보류. 앙드레 지드의 오스카 와일드 책이랑 '일곱명의 여자'는 좀 더 두고보다 사야지.
















이런 책들도 담아두었다. 
'채소의 신'은 끝장나게 귀엽고, '일본의 계단'은 제대로 취향저격. 아빠에게 선물했던 데이빗 두쉬민의 책을 이번에 제주 내려가서 다시 보니 좋더라. 실용서적 같은데, 글도 사진도 참 좋아서 여러번 선물했던 작가다. 


 와 - 혹시 내가 가진 책이랑 겹치나 보니깐 다 정보문화사에서 나왔었네. 내가 여러번 선물했던 책은 '프레임 안에서' 아마존에서도 사진분야 1위했던 책이다. 



















이런 책들도 담아두었는데, 
'모던 아트 쿡북'은 선물로 뿅 - 

주말에 읽을 새로 도착한 책이 있으니 좋군!

슬슬 식량 챙겨서 귀가해야지. 집 치우고 (동생군이 왔다.) 주말에는 책을 열심히 읽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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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드 2015-04-18 14: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리고 월요일에는, 아니, 일요일 밤에는 죄책감없이 책을 사겠습니다. 꺄하하하하핳아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