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에 깼는데, 마침 말로가 토하는 바람에 하루를 일찍 시작했다.
7시간 이상 수면 시간 확보를 최우선 순위에 올려둔 후로는 새벽에 깨면 다시 자곤 했는데,
새벽에 말로 돌볼일 생기면 다시 잠 잘 생각이 안 든다.
침대에서 핸드폰 보면서 버티다가 1% 남아서 거실로 나왔다.
항구토제도 먹이고, 비상약으로 가지고 있는거라서 한 번 먹이면 3일 연속 먹여야 한다.고 말로 다이어리로 쓰는 아날로그 키퍼 핸디 다이어리에 적어둬야 한다. 딱히 내가 치맨가 싶은건 아니지만, 약 먹이는건 진짜 기억을 못하겠더라고. 과장이 아니라 돌아서면 까먹는 수준이라 무조건 적어두고, 약통으로 매일 먹어야 할 약들을 분리해둔다. 4칸짜리 약통 3개, 그 중 하나는 냉장보관
아침에 일어나면 신장약, 아조딜(유산균), 갑상선(위보호제와 혈압약이 같이 들었고, 호르몬제라 아침 7시, 저녁 7시 시간 맞춰 먹여야 한다), 스테로이드와 식욕촉진제는 하루씩 번갈아 먹이고, 중간에 습식 주면서 카미녹스(칼륨) 스포이드로 1ml 떨어트려 준다. 두 시간 텀 두고, 보통 열두시에 크레메진과 라토늄인가 하는 인흡착제를 먹인다. 둘 다 캡슐이 커서 하나 먹이고, 시간 두고 하나 마저 먹인다.
이걸 7시 기점으로 하루 두 번 반복
구토하게 되면 항구토제 3일 먹이면서 상태 보고.
딱히 나한테 너그러워서가 아니라 적어두고 분류해두지 않으면 계속 늘어서 지금이지만, 주기적으로 처방 받아 먹기 시작한게 벌써 몇 년인데, 못 믿을 기억력
엊그제 친한 동생네 강아지가 무지개 다리 건넜다. 전 날까지 잘 먹고 배변활동도 잘 하다가 아침에 일어나니 그렇게 됐더래. 노견이었지만, 크게 고통스러워하다 가지 않았네 싶다가도 마음의 준비할 틈도 없이 그렇게 되어서 슬프다는 이야기를 듣고 나니, 안그래도 자다 깨면 말로 괜찮나 한번씩 건드려보고,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말로부터 찾는데 불안해져서 내가 오늘 새벽에 잠 더 못 잔거겠지. 어떻게 가더라도 아쉽겠지만, 앞으로 내게 올 네 번의 이별 중 첫번째 이별을 내 첫 고양이와 앞두고 있다고 생각하니 마음의 준비는 아주 오래했지만, 그러니깐, 이 고양이를 내가 사랑하게 된 순간부터 계속 해왔지만, 잘 견딜 수 있을까 싶다.
병원에는 검진 결과에 따라 일주일에 한 번, 한 달에 한 번, 두세달에 한 번 이렇게 가면서 약만 한 달에 한 번씩 타왔는데,
10월에 일주일 간격으로 두 번 가고, 11월에 병원에 갔을 때는 마음의 준비 하고 계시죠. 하는 이야기를 들었다.
언제까지로 보시냐고 물었더니, 봄까지라고 얘기해주셨다.
좀 믿어지지가 않지만, 믿기 싫은 것이 더 클테고, 하루종일 매일 붙어서 보고 있으니, 말로 쇠약해지는 것에 서서히 익숙해져서 잘 먹고, 잘 싸는데, 왜, 하는 마음이 계속 드는 것 같다.
2023년 1월부터 집에서 일하기 시작했고, 진단은 받았지만, 지금 생각하면 말로 날아다니던 때였지만, 완전 재택 전환한 것 정말 잘한 일이다 싶다.
엊그제 펫로스 관련 글 올려준거 봤는데, 아이 보내고 후회할 일 리스트를 미리 적어보고, 그걸 당장 실행하라는 글이었다. 나는 완벽한 반려인은 아니지만, 후회할만한 일은 떠오르지 않는다. 자기만의 페이스로 한결같이 순하게 내 옆에 오래 있어주는 말로가 이렇게 마지막까지 순해서 고마울 뿐이다. 네 마리 고양이들이 다 다르게 애틋하다. 말로 열일곱살, 리처 열살, 코비 일곱살, 양이 세살. 가장 오래 애틋한 고양이가 말로다. 쇠약해지는 것에는 매일 조금씩 익숙해지고 있지만, 계속 작아지는 말로를 보는 것은 쉽지 않다. 체중 잴 때, 빈속에도 측정하지만, 밥 좀 더 잘 먹은 날, 수액 100미리 놓고 체중 재는 꼼수를 부리지만, 그래도 계속 매 달, 거의 백그람에서 이백그람씩 작아지고 있다.
아이들 간식 안 주고 살았는데, 츄르 대용량으로 사두고, 밥에도 뿌려주고, 닭가슴살 간식도 하루에 한 개씩 주고 있다. 환장하고 좋아함. 신장에 무리 되어서 많이는 못 주지만, 사료에 로얄키튼도 조금씩 뿌려주고 있고, 평소 주는 처방식이나 시니어 사료도 먹긴 하지만, 부러 안 줬던 것들 환장하고 좋아해서 다행이다 싶고.
영역 잘 안 바꾸던 아이인데, 한 달 정도 지날때마다 거실, 책방, 침실, 현관 이렇게 영역 바꾸는 것도 무슨 이유가 있는걸까 싶다. 요즘 계속 거실에 있더니, 어젯밤부터 다시 침대에 올라오기 시작했다. 잘 때 같은 공간에 있는 것이 조금 더 안심된다.
아침 뭐 먹을까나
달리기에 빠진 동생이 (시작한지 두 달 좀 안 되었는데, 한 달에 100km씩 뛰고 있고, 러닝 배우는 모임도 나가고, 모임도 만들고) 전화할 때마다 달리기 예찬중이라 오늘부터는 걷기라도 시작해볼까 한다. 과연..
다음 주 부터 (11/25 월) 2025년 다이어리 시작한다. 새 해 다이어리 시작하면 연말+새해 새 마음 새 몸 국룰이다. 그렇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