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로 지난 두 달여간의 오전 일이 끝나고, 오늘부터 오후 출근이다. 지난 몇 년간 오후 출근하면서, 오전과 점심 시간을 당연하게 생각했는데, 두 달간 오전에도 점심에도 저녁에도 일하다보니 (일이 반으로 줄은 상태에서 시간만 늘어났다..) 다시 찾은 오전과 점심 시간이 소중해졌다. 오전에는 책을 부지런히 읽으며 시간을 만끽했다. 내일 오전에는 도서관에 가볼까 싶다. 


매 주 도서관에 가는데, 도서관 책들 좀 부지런히 읽고, 덜 빌리려고, 북카트에 있는 책들을 책상 위에 쌓아놓고 있다. 

눈에 보이면 좀 더 읽을까 싶어서. 



취미는 알라딘 신간도서 보기였다. 매일 신간 확인하는건 요즘도 하는 일이긴 하지만, 성에 안 찬지 오래. 

도서관에 다니면서 도서관 신착도서들을 확인하기 시작했다. 이건 한 달에 한 번 정도. 그러다.. 이제는 제주도의 모든 도서관에 들어오는 신착도서들을 확인하기에 이르렀다. 이건 거의 매 주이고, 몇 백권에서 몇 천권까지도 들어온다. 해피~

겹치는 책들도 많고, 어린이 책들도 많지만, 이 도서관에 이 책 들어왔구나 구경하다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다. 


지난 주말에는 중앙도서관에 갔다. 정말 끝내주더라고. 

책 읽다 고개를 들어 보면, 바다랑 하늘이 가득이다. 커다란 야자와 나무와 풀들이 있는 공원 옆에 자리잡고 있다. 제주도에 워낙 공원이 많긴 하지만, 그러고보니, 도서관 근처에 공원이거나 공원급의 자연이 있다. 


내가 서울에 있을 때 다니던 도서관은 동작도서관이었다. 동작도서관 가보신 분. 


서귀포 신시가지는 처음 가봤다. 맥도날드도 있었다! (중대 앞에 살던 내가 이렇게 됨...) 









도서관 너무 좋다. 


책 읽다. 바다 보다. 다시 책 읽다. 더 읽고 싶은 책들 빌리고, 나가서 맛있는거 먹고. 

이 근처에 크루아상 맛집 '시스터 필드' 있다. 크루아상은 다 떨어졌고, 올리브 치아바타랑 레몬 파운드 케이크 사와서 야금야금 먹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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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anca 2022-08-11 18:1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헉, 이곳이 천국인가요? 바다가 보이는 도서관이라니요!

하이드 2022-08-11 18:29   좋아요 1 | URL
버스 내려서부터 정말 헉 소리 나왔어요. 공원 가로질러 올라가면, 도서관이 나오는데, 도서관 올라가니, 바다가 보이더라고요. 명당 자리 있었는데, 사람들 다 앉아 있었고, 사진은 자료실 안에 있는 책트멍 공간이에요. 밖으로 나가면 야외고요. 도서관은 어디나 천국이지만, 바다 보이는 도서관은 좀 더 천국인듯요.

단발머리 2022-08-11 18:1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사진을 눈으로 보면서도 믿을 수가 없는 전경입니다. 축하드려요, 하이드님!
다~~~~~~~~~ 하이드님꺼네요!!!

하이드 2022-08-11 18:31   좋아요 1 | URL
다 제꺼에요~~~~~ ㅎㅎ 애월도서관도 바다 보이거든요. 중앙도서관도 바다 보이는거 이번에 알았지요. 실제로 보면 완전 감격이었는데, 도서관 안에서 본 전경이라니. 정말 너무 좋았습니다.

아른 2022-08-11 18:3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전 우당도서관으로 다녔어요 산책로도 이쁘고 책을 빌리고 높은 곳에서 바다를 보다 집에 가곤 했어요 지금은 어떨지 궁금하네요

하이드 2022-08-11 19:16   좋아요 0 | URL
우당이 제주 도서관들 중에 책 제일 많고, 우당에 들어오는 책들 좋아해요! 먼 길이긴 하지만, 우당에만 있는 책들 잘 골라서 조만간 우당도 한 번 가보려고 합니다. 제주도는 도서관 산책로들이 다 재미있는 것 같아요.
 

엊그제 SNS에서 다치바나 다카시의 '퇴사의 변'을 읽고, (거의 이십여년만에 다시 읽는듯) 예전과는 (당연히) 또 다른 느낌이라 옮겨 본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인간은 할수만 있다면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아야 한다. 내 경우, 하고 싶은 일이란 읽고 싶은 책을 읽으면서 조용히 생각에 잠겨 보는 것뿐이다. "그 정도라면 회사를 그만두지 않아도 할 수 있는 일 아니냐?"고 말하는 사람이 있을지 모르지만, 적어도 내 경우에는 그렇지 않다. 


"좀더 참아 봐. 다른 편집부로 옮기면 책은 얼마든지 읽을 수 있을 거야"라고 충고해 주는 사람도 몇 있었다. 아마 그럴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였다. 그러나 집에 돌아와 서재의 서가 앞에 앉으면 언제나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초조함이 엄습해 왔다. 


학창 시절부터 의식주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고생하는 한이 있더라도 책을 사는 데만큼은 돈을 아끼지 않았다. 읽고 싶은 책을 책상 한쪽에 산더미처럼 쌓아 놓고 그 산을 점령해 갔고, 산을 다 점령하고 나면 또다시 서점을 돌아다니며 새로운 책을 구입하여 책상에 산을 만드는 일이 생활의 대부분을 차지하였다. 그런데 사회 생활을 하면서 점점 그 산을 점령하지 못하고 있다. 언제부터인지 책상 위에 더 이상 책을 올려 놓을 수가 없어 책상 옆에 쌓아 두게 되었다. 그리고 그 산이 둘이 되고 셋이 되어, 이젠 서가를 새로 구입하여 꽂아 두어야 할 상황을 맞고 말았다. 읽고 싶어도 읽지 못하는 책장 가득 꽂힌 책들을 매일 바라보기만 한다는 것은 고통이었다. 


만약 하루에 한 권씩 책을 읽는다면, 1년에 365권을 읽을 수 있다. 10년이면 약 3,600권이다. 아마 정말 읽을 가치가 있는 책은 그정도일 것이다. 포켓 북이나 가벼운 소설류라면 회사를 다니면서도 이 정도의 속도로 읽어 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내가 정말 읽고 싶은 책은 그런 종류와는 다르다. 열흘 걸리는 것이 있는가 하면, 한 달 걸리는 것도 있다. 그렇다면 내가 읽고 싶은 책을 고르고 골라 500권으로 추린다고 하더라도 5,000일, 그러니까 14년 정도 걸리게 된다. 이 정도로 시간을 들여 책을 읽는다 해도 아깝지 않다. 만약 이 계산대로, 고르고 고른 500권의 책을 14년간 다 읽을 수 있다면 회사를 계속 다녀도 상관없다. 


그러나 최근 1,2년 간 나의 독서 방식을 반성해 보면 이 계산대로 되지 않을 가능성이 확실히 높다. 책 한 권을 다 읽고 나서 다음에 읽을 책을 고르려고 서가 앞에 서서 손을 뻗게 되는 책은, 아무래도 읽고 싶은 책이 아니라 쉽게 읽을 수 있는 책이었다. 회사를 다닌 30개월 간 진정으로 읽고 싶은 책을 얼마나 읽었을까? 문자로 표현되어 있는 저자의 심오한 세계로 내 정신이 빨려 들어가, 그곳에서 언어를 초월한 대화를 나누며 하나의 정신적 드라마를 전개해 가는 독서 체험을 그 동안 몇 번이나 했을까? 아마 한 달에 한 번도 되지 않을 것이다. 만약 이런 상태가 이대로 지속된다면, 정말 읽고 싶어서 고르고 고른 500권을 읽는 데 40년이 걸릴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시간적인 측면에서만 생각한다면 그렇게 절망적인 것은 아니다. 읽고 싶은 책을 읽는 데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린다는 것보다 더 절망적인 것은 내가 읽고 싶은 책, 정말 읽을 필요가 있다고 여기는 책을 외면하고 있기 때문에 나 자신이 점점 정신적인 황폐화의 길을 걷고 있다는 자각이었다.


 (..) 진정으로 본다는 것은 자기 자신을 봄으로써 자기 자신과 다른 사람과의 관계를 보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관점을 잃어버린 채, 다른 사람과 다른 사람의 관계만 보려고 한다면, 보았다고 여기지만 결국은 아무것도 보지 못한 결과만 남게 되는 것이 아닐까? 이런 의문들이 나를 엄습해 오고, 점점 물리적으로 보는 것에만 열중하다가는 얼마 지나지 않아 물리적으로 보는 것에 완전히 길들여져 버릴 거라는 생각이 들었을 때, 나는 보다 많은 것을 보기 위해 지금은 조금 덜 보기로 결심하였다.  - 다치바나 다카시, (문예춘추 사원회보, 1966.10.12)



"인간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아야 한다." 

"내 경우, 하고 싶은 일이란 읽고 싶은 책을 읽으면서 조용히 생각에 잠겨 보는 것뿐이다." 

"책을 사는 데만큼은 돈을 아끼지 않았다. 읽고 싶은 책을 책상 한쪽에 산더미처럼 쌓아 놓고 그 산을 점령해 갔고, 산을 다 점령하고 나면 또다시 서점을 돌아다니며 새로운 책을 구입하여 책상에 산을 만드는 일이 생활의 대부분을 차지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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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미 2022-08-09 12:2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어쩔땐 책 때문에 사이보그가 되고 싶어요ㅎㅎ 진짜 원하는 삶과 현실사이 간극을 좁히는 일.
너무 중요한것 같습니다. 공감만땅! ^^*

하이드 2022-08-09 12:41   좋아요 3 | URL
좋은 글이지요. 이 이후로 책관련 책들 많이 나왔고, 많이 읽었는데, 이 책 오랜만에 다시 읽으니, 생각거리 많은 내용들이 잔뜩입니다.

거리의화가 2022-08-09 12:4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도 참 공감하는 글인데 또 일에서 얻는 즐거움도 분명 있는지라 고민이 됩니다.
주중에는 시간이 정말 없어서 책 30페이지도 못 읽고 하루를 마감하는 경우도 많습니다ㅜㅜ 읽고 싶은 책은 상대적으로 쉽게 읽히는 책보다는 진득하니 읽어야 하는데 주중에는 그래서 도전이 어렵고~ 주말에나 겨우 시간을 내서 읽는 그런 형국을 반복하고 있네요.

하이드 2022-08-09 17:02   좋아요 1 | URL
더 하고 싶은 일을 더 많이 하는 것이 좋은 것 같습니다. 자원이 주어진다고 해서 그걸 다 누릴 수 있는건 아니더라고요. 지금 가지고 있는 시간과 여유를 잘 이용해서 좋아하는 일들을 하려고 노력하는 중입니다.
 

엊그제 2미터 책탑을 쌓았다. 빌린 책들과 읽고 판 책들이라 실물책들은 지난 책들이 되었지만, 북적북접앱에는 알차게 쌓아뒀다. 2미터 되면 북적이 동상이고, 지금까지 업데이트로는 7단계 3미터가 마지막이다. 올해 안에 3미터 쌓고, 8단계 내놓아라. 할 수 있을까.

그럴 수 있다면, 집 밖으로 한 발자국도 안 나가며 거북이마냥 살아왔는데, 이런 성향은 늘 그랬던 것 같긴 하지만, 일하느라 나가긴 나갔다. 이제 일하는 곳도 가까워져버려서 집에 있으나 일하나 걸어서 왔다갔다 거의 집에 있는 기분이고, 밖에 정말 나가지 않아서

이렇게 책탑 쌓으며 거북이가 되어 가고 있다. 아.. 북적북적. 거북이에게 어울리는 앱인가.

반지의 제왕 챌린지 시작하고, 엉덩이가 좀 가벼워져서 나갈까? 생각하면 나가는 사람이 되었고, 이건 거북이에게 아주 큰 변화다. 거북이도 반지원정대가 될 수 있나요? 지지난 주 (태풍, 비바람)에 도 토,일 다 나가서 볼 일 세 군데나 보고 왔고, 지난 주말 (폭염) 에도 역시 볼 일 두 군데나 보고 왔다.

볼 일 중 하나나 둘은 도서관이었다. 그래도 도서관이면 내가 좀 움직이지. 아, 저 위에 책 스무권씩 이고 지고도 빠지면 안되겠다.

한 주가 리셋되는 의욕뿜뿜하는 월요일이다.
2미터 쌓은 리스트 올려두고 (트위터에 올려달라고 했는데 깨져서 이미지만 올리려다 말이 길어졌네요. 거북거북) 이번 주 아자자 시작해야지.

월화수, 지나면 이제 지난 두 달간의 오전 일 없어지고, 다시 4시 출근으로 돌아간다. 내 시간에 감사하며, 소중히 써야지.

... 알라딘에도 리스트 사진 안 올라가네요. 넘 커서 그런가봐. 이따 출근해서 컴으로 해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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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에서 빌린 책들
주말이면 도서관을 가면서 새로운 동네를 밟아본다. 도서관에서 빌린 책들로 기억되는 동네들이 늘어간다.
  • 제로의 책강현석 외 지음돛과닻 2022-04-08장바구니담기
  • 전쟁일기올가 그레벤니크 지음, 정소은 옮김이야기장수 2022-04-14장바구니담기
  • 엿보는 마을리사 주얼 지음, 안은주 옮김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2022-05-30장바구니담기
  • 수면의 과학헤더 다월-스미스 지음, 김은지 옮김시그마북스 2022-01-20장바구니담기
  • 아무렇지 않다최다혜 지음씨네21북스 2022-02-16장바구니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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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에 여러권의 책들을 동시에 읽다보니 벽돌책들은 한자리에서 읽을 일이 잘 없어서
읽는 중인 책들이 많습니다만, 읽은 책들, 읽는 책들, 읽을 책들 중에 골라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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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피 2022-07-31 21: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반지의 제왕만 읽은책이네요^^

하이드 2022-08-03 12:03   좋아요 0 | URL
벽돌책들 중 겹치는게 한 권이 있네요. ^^

얄븐독자 2022-07-31 22: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리의 발견 발췌독 한 느낌은 저자의 집념에 박수를 보내지만 국내번역본으로 나오면서 가장 큰 에러는 제목. 제목과 매치가 되는 내용인가? 싶고 본문 편집이나 북커버도 좀... 여러모로 참 아쉬운 책이었습니다

하이드 2022-08-03 12:29   좋아요 0 | URL
저는 번역본 두 번 읽고, 원서 읽고 있는데, Figuring 을 <진리의 발견>으로 바꾼 번역본 제목 적절하다고 생각합니다. 다양한 시기의 인물들과 사상들이 연결되고, 발견되는 아름다운 책이지요. 표지는 원서가 좀 더 디자인 들어가긴 했지만, 우리나라 표지도 나쁘지 않아요. 본문 편집은 거슬리는 부분 없었는데, 있으셨나보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