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100명 싫어하는 사람한테 하나씩 보낸다고 해서,응? 왜 기껏 받은 엽서를 싫어하는 사람에게 보내지? 생각했는데, 

맘에 드는 엽서들 추려내다보니, 왜 그런지 알겠다. ㅎ 나는 좋아하는 사람에게 보내겠다. (나는 회피형애착경향이니깐) 


엄선한 세트는 다음과 같다. 나도 남들처럼 네장만 고르려고 했지만, 가장 맘에 드는 12장과 그 중에 가장 맘에 드는 한 장.



비어즐리는 좀 반칙인듯, 두 장 있어서 두 장 골랐지만, 이십장 있으면 이십장 골랐겠지. 


오른쪽 위는 '체스터턴의 초상'인데, 무슨 그림인가 한참 봤다. 물구나무 서고 있는 그림이다. 

바닷가, 엄청 커다란 달을 배경으로 물구나무 선 그림이라니, 심오하도다. 



집 지어줘서 범죄 예방하자는 포스터. 책 읽는 해골. 미스터리 라디오를 듣는 여자.




이번엔 컬러세트

색감, 그림의 내용 다 맘에 든다. '폴리스FOLLIES'란 잡지 커버가 두 개 들어가 있는데, 두 장 다 맘에 든다. 

어제는 여기 있는 폴리스 커버가 베스트일꺼라고 생각했는데, 오늘은 또 다른 폴리스 커버를 발견. 

위에 11개도 다 맘에 들지만 다음이 나의 베스트다. 





뭔가 1933년 겨울. 이라는 시간까지 맘에 들어.


follies 잡지 이미지로 몇 장 더 찾았더니, 역시 엄청나다. 





알라딘에선 아마 엽서 어젯밤 소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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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엘릭시르에서 사고쳤다. 엘릭시르 정도에서 하니깐 계속 꾸준히 나와주길 기대해본다. 

 요즘 책 읽는 속도가 지지부진하지만, 뭐 꼭 타블로이드 엽서 100매, 100매? 100매가 궁금해서 그런건 아니고, 한 권 사 봤다. 


사실 요즘 출.퇴.근.이란걸 하느라 부채가 필요한데, '버드나무 바람' 부채 원합니다. 흑. 

방문자수는 많은데 북플 유입이 많은지 이제 TTB2 적립금은 내 도서구매 예산에서 빼야할듯. 미미하도다. 15일이 지났는데, 왜 5만원을 채우지를 못하누. 


사고 싶은 책들은 몇 권 있는데, 요즘 책 읽는 속도가 지지부진하므로 찜만 해두고 미스테리아 창간호만 사보는 걸로. 


의외로 잡지사람이 아니라, 잡지 읽을거리 잘 읽지 못하는 편인데, 예전 '판타스틱'은 그래도 쏠쏠하게 봤던 기억. 


갑자기 생각났는데, '판타스틱'을 꾸준히 샀다고 기억하고 있었다. 배은망덕한년 같으니라고. 생각해보니, ㅇㅇㅇ님께서 꾸준히 주셨었네. 뭐하시나 지금. 보고싶다. 대만까지 가서 크리스마스 이브도 함께 했던 분인데. 


이미지가 구려도 너무 구린데, 실사는 당연히(엘릭시르랑 북스피어의 실물을 의심하지 말지어다...) 괜찮다고 한다. 뭐 걱정 안 합니다. 


창간호에 참여한 한국 작가는 SF작가로 명성을 떨치는 배명훈, 현직 판사이자 국내에서 단연 손꼽히는 본격 미스터리물을 써온 도진기, <라일락 붉게 피던 집>으로 주목받은 송시우, <선량한 시민>으로 제9회 세계문학상 우수상을 수상했던 김서진이다. 

지난 두 달 동안 출간된 미스터리 소설을 깊이 있게 읽는 서평 코너 '취미는 독서', 미스터리의 팬이 아니라도 미스터리를 읽는 데 별다른 진입 장벽을 느끼지 못하는 이들의 독서 에세이 'MYSTERY SALON', 일상에서 경험하는 '범죄의 기운'에 관한 발랄한 에세이 코너 '한낮의 미스터리', 번역자들이 꿈의 프로젝트로 소중히 품고 있는 미스터리 외서 기획 '나의 기획서' 등 다양한 연재물도 준비되어 있다. 

창간 기념 특집으로는 한국 미스터리 소설을 독보적으로 출간하는 출판사 황금가지, 시공사, 엘릭시르 세 곳의 편집장과 미스터리 평론가들이 한 자리에 모여 한국 미스터리의 역사와 현황을 정리하는 대담이 마련되었다. 또한 미스터리 작가 데니스 루헤인, 미쓰다 신조를 국내 최초로 인터뷰하였다.


이러합니다. 


이 외에 눈여겨볼 신간들은 


 영미 추리 스릴러를 대표하는 22인의 스타 작가들이 자신의 대표 탐정(형사)을 콜라보로 등장시킨 추리소설 앤솔러지. 이 작품집은 <링컨 차를 타는 변호사>의 마이클 코넬리, <살인자들의 섬(셔터 아일랜드)>의 데니스 루헤인, <본 콜렉터>의 제프리 디버, <최후의 템플 기사단> 레이몬드 코우리, <호박방>의 스티브 베리, 잭 리처 시리즈의 리 차일드, 구스범스 시리즈의 R. L. 스타인 등 국내에서도 번역 출간되어 많은 팬을 확보한 작가들이 대거 참가하고 있어 출간 전부터 많은 독자들의 기대를 모았다. 


작품집에 참여한 22인의 작가들은 전 세계적으로 판매한 소설을 합쳐도 무려 5억 권을 훌쩍 넘으며, 에드거 상, 국제스릴러작가 상, 영국 추리작가 협회 상을 비롯한 유수의 상들을 휩쓴 명실상부 추리 스릴러의 올스타들이다. <페이스 오프>에 첫 작품으로 수록된 마이클 코널리와 데니스 루헤인의 단편 '야간 비행'은 2015 에드거 상 단편 부문에 후보로 오르기도 하였다. 





제임스 설터 신간 '스포츠와 여가' 


























그리고 찬찬히 읽어보고 싶은 책은 밀과 오펜하이머 
















꽤 오래간만의 책페이퍼 


어제 간만에 저녁때 작업실에 나가보니 작업실에 있던 추리소설들의 주인이 돌아왔다. 

처음 작업실 와서 누가 시마다 소지같은걸 읽는거야? 헐. 했었는데. 로저 젤라즈니도 있었고. 


추리소설 지망가라고 들었다. 


추리소설 얘기할 사람 생겼어. 으허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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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연 2015-06-16 12: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부럽. 추리소설 얘기할 사람.
저도 <미스테리아> 사보려고 찜해두었어요 ㅎㅎㅎ

하이드 2015-06-16 17:14   좋아요 0 | URL
얼른 사세요. 선착순 엽서 100장 오는데 쏠쏠해보여요.

그리고 제임스 설터 사실 분들은 제임스 설터 원화엽서 3장 이벤트 걸린다고 하니 기다렸다 사시길!

하이드 2015-06-16 17: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부록은 1000명 한정이라니 빨리 소진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만..

노란곰 2015-06-17 10: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무 생각없다가 하이드님 페이퍼읽고 급 구매해요. 근데 정간물은 땡스투가 안되네요ㅠ

하이드 2015-06-17 14:28   좋아요 0 | URL
오잉, 땡스투 되요. ^-^ 전 엽서퀄이 너무 좋아서 한권 더 살까 생각중입니다.
일단 지금 실사 올라갑니다~

노란곰 2015-06-17 14: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몇번해봐도 안된다고 나오더라구요ㅠ 그래서 위에 한국이 싫어서 땡스투로 했어요 ㅎㅎㅎ 전에 펭귄클래식 엽서셋트도 하이드님 추천받고 구입했는데 아까워서 한장도 못쓰고 그냥있네요 ㅎㅎㅎ
 



피아니스트 손열음의 첫 클래식 에세이. 5년 간 음악 칼럼니스트로 활동하며 집필한 손열음의 글을 모은 것으로,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고 아끼는 주옥 같은 명곡과 음악 거장들의 흥미로운 스토리, 그리고 피아니스트 손열음의 인간적인 고백까지 한 권에 모두 담아냈다.









손석희 깔라고 신간마실 겸한 페이퍼 쓰려고 했는데, 알라딘 검색때문에 빡치네. 

한두번도 아니고, 진짜 내가 페이퍼까지 쓰는건 한 구십구번 짜증나면 백번째 쓰는거다. 알라딘 그것만 알아라. 


책을 팔겠다는거냐 말겠다는거냐 






올리면서도 어이가 없어서 내가 아는 손열음이 손열음이 아니라 사실은 손여름이었나. 손얼음이었나. 막 검색해봄. 


나는 클덕은 아니지만, 팔로잉하는 분들 중에 클덕이 많은 관계로 

원앤온니 손열음에 대한 찬사를 많이 듣고 있었다. 

칼럼도 잘 써서 링크 되면 칼럼도 종종 읽어보고. 


그녀의 신간이 나왔다고 해서 (거의 이십일도 더 전부터 예판했는데, 이제 풀림) 관심 가지고 있었는데, 

며칠전 손석희의 뉴스룸에 나왔나보다. 


인터뷰 중에 이슈가 되고 있는 내용은 다음과 같다. 


손석희 : 논어도 읽으셨다면서요?

손열음 : 예, 아주 살짝

손석희 : 아니 살짝이고 아니고 우리 나이 서른의 여성분이 논어 읽는다는 건 쉬운건 아닌데...


손석희 : 우리 나이로 서른이 됐고 전혀 바뀐 게 없습니까?

손열음 : 네, 저는 없는 것 같아요.

손석희 : 기분으로도? 왜 여성분들은 서른 하면 잔치가 끝났다면서...



최근 진중권에도 실망, 허지웅은 뭐 그런 줄 알고 있었지만, 이번에 완전히 아웃, 그리고, 이제 손석희까지.


그들의 발언을 장동민, 옹달샘에 비할바는 아니다. 


다만, 존경해왔던 지식인이 지식인 '남자'였다는 걸 확인하는 순간.

논객은 구려졌고, 대쪽같은 방송인은 후져졌다. 


좋은건, 이런 이야기를 많이들 하기 시작했다는거. 워딩 하나하나에 예민하게 군다는 말을 들을법도 하다. 하지만, 이런 '말'들로 둘러쌓인 사회에서 살고 싶지 않다고. 그러니 이야기해야 하고, 사람들이 이해는 못하더라도 조심해야 하는구나. 아니, 최소한 기분나빠 하는구나. 를 알게 하려면 계속 이야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미 이야기했는지 모르겠는데, 


트윗에서 팔로잉하는 분들 중에 트레이더이자 책도 두 권 낸 저자가 있다. 

트레이딩 이야기하는 것도 어디서 못 보는 얘기니깐 재미있고, 아들들 이야기하는 것도 재미있으며, 

영화 이야기, 음악 이야기도 자주 하시는데, 다 동의하지는 않아도 신선하다고 생각하고 보고 있다. 


이 분이 두 번 삐끗했는데, 첫번째는 작년 추석 즈음에 명절에 여자들 일하는거 그 때는 힘들겠지만, 죽을때가 되면, 루틴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알게 될꺼다. 뭐 이런 글을 썼다. 


명절 스트레스며 명절후 이혼율 급증 같은 기사가 나던 때에 신선하다면 신선한 발상인데, 

이후로 이어진 타래를 봐도 이분은 진심으로 이렇게 생각한다. 


그리고 얼마전에 허지웅,진중권 마녀사냥에서 폭력남친 있는 친구 사연을 보고 이런 글을 남겼다. 

이번에는 정확하게 옮겨본다. 


폭행 경력이 있는 괜찮은 남자가 나를 사랑할때 주저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폭행 경력이 없는 괜찮은 남자는 나를 사랑하지 않고 나를 사랑하는 다른 남자는 

폭행경력만 없을 뿐 나머지는 별 볼 일 없다면 내 감정은 어디로 흐르는 게 합리적인가


폭행으로 인한 이혼경력이 있는 남자를  사귀는 친구를 말렸다 친구사이가 소원해지니 어떻게 하면 

좋냐는 질문에 진중권은 그런 남자는 사회에서 배제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허지웅은 

진중권의 '배제'라는 말에 발끈했는데 사실 진중권의 논리는 유치한 수준이었다. 


'폭행 경력이 있는'과 '괜찮은' 이 함께 올 수 있는 말인가요? 라고 물었더니 

'경제력이 있는' 이 빠졌다고 했다. 


작년 추석때와 지금의 분위기는 매우 다르다. 적어도 트위터 세상에서는. 

다른 사람들도 댓글 달았고, 해당 글이 알티되며 욕 먹기 시작했다. 


본인은 본인보다 힘 센 여자가 돈만 많으면 맞고 살 수 있는가?? 

이 문제에 대해 본인이 잘못 생각하고 있다고 여기지 않을 수 있지만, 많은 맨션을 받으며, 한번 더 생각해보고, 다음에 공개적으로 이야기할 때 조심할 수 있다면 괜찮다고 생각한다. 


페미니스트도 여성혐오론자도 극과 극이 있는데, 그 극을 설득하는데 에너지를 쏟을 필요 없다. (내가 '안티 페미니스트'를 상대하지 않는 이유) 


중간에서 '인식' 하게 하고, '사회적으로 잘못' 이라는 것이 인지된다면, 당장은 아니라도 앞으로는 조금 더 동성평등에 가까운 사회에서 살 수 있게 되지 않을까. 


손석희님, 여자 나이 서른 타령같은거 후지니깐 그만 하시구요, 서른 여자 말고 다른 게스트들 나왔을때도 '나이' 얘기 많이 하시는데, 사람을 '나이'와 '성별'에 가두는거 촌스러워요. 


진중권님, 예능 좀 그만 나와요. 논객이 아니라 뇌섹남 방송인 진중권이래요. (뇌섹남도 방송인도 다 나쁘게 쓰인 말인건지는 알죠?) 예능에 어울리시지도 않고, 재미도 없고, 가지고 계신거 깎아먹기만 하는 것 같아요. 그리고 형님 형님하는 그 놈 그만 감싸요. 

















저 여잔데, 논어 몇살에 읽어야 하나요?? 


손열음으로 시작했으니 손열음으로 마무리하겠습니다. 

저는 클래식을 즐겨 듣지는 않지만, 좋은 글을 읽는건 그 주제가 뭐라도 좋아요. 


이제 우리나이로 '서른' 되는 '여자'가 '이런 좋은 글을' '쓴다니' '대단하지 않습니까?' '논어도' '읽는' '여자'랍니다. 


http://sunday.joins.com/article/search_list.asp?query=%C7%CF%B3%EB%B9%F6%BF%A1%BC%AD+%BF%C2+%C0%BD%BE%C7+%C6%ED%C1%F6&news_sort=date&news_source=61&news_sch=title&sdate=&e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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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개 2015-05-22 11: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진짜 하이드님!
`좋아요`를 말로와 리처의 터럭 갯수만큼 날려드립니다!!!!!!!!

2015-05-22 11: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비로그인 2015-05-22 13:4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루틴남...죽을때까지 명절에 일시키고 싶....

Phantomlady 2015-05-23 00: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도 이 책 손열음으로 검색하고 없길래 아직 안 나왔나 했는데 ㅋㅋ

곰곰생각하는발 2015-05-23 08: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허지웅은 사이비`죠. 진보 코스프레를 하고 있을 뿐...

2015-06-09 06: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낭만픽션 2권. 일본 도호쿠 지방의 사냥꾼들을 일컫는 '마타기'를 소재로 야마모토 슈고로 상과 나오키 상을 동시에 석권하며 화제를 일으킨 작품이다. 일본 문학 사상 최초의 일이었고 2015년 현재까지도 '더블 수상'의 타이틀을 가진 다른 작품은 없다.

도호쿠는 일본의 본섬 혼슈에서 가장 북쪽에 위치한 산간지방이다. 제대로 농사를 지을 수 없는 이 척박한 땅에서 사람들이 살아남을 수 있는 길은 산에 있었다. 산림에서 나는 목재나 사냥한 짐승을 팔아 살아가는 것이다. 도미지는 대대로 마타기의 집안에서 태어나 총을 다루는 실력이 뛰어나고 사냥일도 좋아하지만 아버지와 형에 밀려 사냥패에서 짐승의 명줄을 끊는 역할인 제1사수를 맡지 못한다. 이 청년 앞에 어느 날 이웃마을 지주의 딸인 후미에가 나타난다.

자신과 달리 교양 있고 천진난만한 이 부잣집 아가씨에게 반한 도미지는, 그녀의 집까지 10킬로미터가 넘는 길을 오가며 남몰래 사랑을 키운다. 그러던 중 후미에가 덜컥 임신을 하면서 두 사람의 밀회가 들통 나고, 도미지는 마을에서 쫓겨나게 되는데…



이 책 딱 사고 싶다! 인터넷 이미지로는 표지가 너무 촌스럽지만, 북스피어니 실물 보면 예쁘겠지!!

낭만픽션이 뭔가 했더니 '천지명찰'에 이은 시리즈다. '천지명찰'도 정말 재미있게 봤다. 

568페이지. 책도 두껍고.히히 


주말에 주문해서 읽으면 딱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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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5-22 07: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5-22 07: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5-22 07: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5-22 07: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하이드 2015-05-22 07: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는 선물 받음.에헤헿 ^-^
 

이름도 없는 당근이 도마 위에 누워 있다. 


나는 언제나처럼 0.1초 정도 재빠르게 그것을 훑는다. 

어느덧 중년을 넘어선 내 앞에 이제 겨우 몇 개월을 살았을 뿐인 당근이 자신의 마지막 생을 맡긴 채 누워 있다. 

일순, 마음 깊은 곳에서 목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로 시작하는 '채소의 신' 






귀여운 일러스트 표지와 제목으로 일단 사고 본 책인데, 첫문장부터 마음을 확 사로잡는다. 원서 따라왔는데, 잘 따라왔다. 












마음의 소리를 따라, 나는 요리사가 아닌 한 명의 인간으로서 당근을 대한다. 

나에게 요리란, '한 생명의 본질이 다른 생명을 살림 조화로운 창작을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창작을 위해 우선 필요한 것은 상대를 제대로 아는 것이다. 

그동안 내가 배운 당근에 관한 지식이나 경험은 방해만 될 뿐이다. 

나는 눈앞의 당근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모른다. 


머릿속에 달라붙어 있는 잡념을 지우고 내 안에 잠들어 있는신성함을 끌어 모아 완전히 새로운 눈으로 당근을 바라본다. 


스윽 하고 당근에 칼집을 넣는 순간 당근 특유의 냄새가 코끝을 스친다. 

마지막까지 당근을 정성껏 보내줘야 한다는 긴장감과 

세상에서 오직 하나뿐인 이 당근을 다시 살려야 한다는 책임감이 

내 안에서 간절한 기도처럼 솟아난다. 


나는 무엇을 만들지 정하지 않고 요리를시작한다. 요리와 재료에 대한 개염을 정해두지 않기 때문에 재료의 상태를 보면서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다. 채소는 '이런 것이다'라는 개념 자체가 없으니까 채소가 가진 무한대의 가능성을 시험해볼 수 있다. 


개념은 과거의 경험 우에 만들어진다. 어째서 개념이 생기는 것일까? 

사회의 고정화된 개념은 공통의 인식을 바탕으로 안정을 모색하기 위한 여할을 담당한다. 



이런 책이다. 막 진지한 이야기를 진지하게 하다가 갑자기 두부곤약하야시라이스. 이렇게 레시피가 나와버리니 뭔가 경건한 마음에 두 손 모으고 읽다가 웃음이 피식피식 나면서 그 반전의 리듬에 익숙해지는 것을 반복하는 것이다. 


불이 닿아 보들보들해진다는 것은 곧 달고 맛있어진다는 말과 같다. 일반적으로는 조리 시간을 가능한 한 단축하는 것을 가치 있는 일로 여기지만, 천천히 시간을 들여야 완성할 수 있는 맛이 있다. 나는 그 기다림의 시간이 몹시 사랑스럽다. 

기다림을 고통스럽거나 쓸모없는 일이라고 여기지 말고, 즐길 때에야 비로소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을 작지만 소중하게 활용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굉장히 심플하지만 공들인 시간만큼 더욱 맛있어지는 이 요리는 별다른 소스 없이 그대로 먹어도 충분히 깊고 균형 잡힌 맛일 터. 물론, 식어도 정말 맛있다. 


"요리는 채소의 생명을 빌려 완성하는 거예요!" 나는 요리 교실에서 이런 말을 자주 한다. 

그러면 학생들은 깜짝 놀란 표정을 짓는다. 요리를 할 때 '채소=요리의 재료'라고 인식하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채소에게도 생명이 있다는 사실을 잊고 종이나 천처럼 무언가를 만들기 위한 하나으 재료라고 여기고 마는 것이다. 

"채소 하나하나는 서로 다른 얼굴을 하고 있습니다.자세히 한번 보세요! 같은 채소라도 어제의 얼굴과 오늘의 얼굴은 분명 다르답니다" 하고 나는 학생들도 채소의 생명력을 느끼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힘주어 이야기한다. 



이 책을 뭐라고 말해야 할까. 인용한 글들을 보면 감이 잡히려나? 반 정도 읽었는데, 감이 안 잡힌다. 어떤 책인지는 알겠는데, 그동안 읽었던 다른 책들과 비교를 할 수가 없어서 말이다. 


읽다보니 무지하게 배가 고파졌기에 이 책을 읽고 떠오른 가장 완벽한 음식, 흑석동 최고의 맛집에 가서 '비빔밥'을 먹어야겠다. 채소를 온몸으로 느끼며 먹어주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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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5-15 10: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5-15 11:02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