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야베 미유키와 관련하여 수많은 포스팅을 했으나, 미야베 월드가 부지런히 나오는 관계로, 조금 이른 미야베 미유키 업데이트를 해본다. 미야베 미유키는 다양한 장르의 이야기에 재능을 보이는데, 미야베 미유키의 열렬한 팬들은 각기 취향에 맞는 장르를 골라가며 전혀 다른 모습이 미미여사를 즐길 수 있다.

최근부터 거꾸로 돌아가본다.

I. 미야베 월드 2막 - 시대물

 미야베 월드 2막. 미야베 미유키가 쓰는 시대물이다. 
 가장 화려하고 기괴한 에도시대. 를 배경으로 쓰는 미야베 미유키의 시대 물은 비슷한 장르의 같은 시대를 그리는 소설(추리) 들과는 또 다른 모습이다. 다른 세계관과 가치관을 가진 에도시대의 인정人情을 멋진 솜씨로 그려내어 '역시 미야베 미유키!' 무릎을 치게 만든다.

<외딴집>의 배경은 에도시대. 등장인물은 약간 모자라서 이름도 '바보' 인 소녀이다. 주인공의 성격상 치밀한 심리극이 연상되기도 한다. (왜 정신병자나 아이의 눈으로 바라보는 잔혹한 현실이야기 같은거) 미미여사에게 항상 감탄하고, 존경하는 것은 그녀의 인간에 대한 관찰력이다. 나는 그것이 보편적인 것이라, 나를 그녀에게 빠지게 한 소위 말하는 사회파 추리소설들의 수명이 긴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그것은 보편적이며서 동시에 시대적인것이였다. <외딴집>이 정말 잘 빠진 에도시대 사회파 추리소설이라면, <혼조 후카가와의 기이한 이야기>는 혼조 후카가와라는 마을에 전해져 내려오는 일곱가지 기담을 주제로 하나씩 이야기를 풀어가는 단편들이다. 추리보다는 기담이다. 그 시대여서, 그런 이야기들이여서, 비슷한류의 <음양사>나 현대가 배경이지만 <꽃밥>이라던가 하는 단편들이 떠오른다.

II. 단편 혹은 하나의 긴 이야기


장편과 단편을 모두 잘 쓰는 작가는 흔치 않다. 미야베 미유키는 장르뿐만 아니라, 장편과 단편도 호평을 받으며 넘나든다. <쓸쓸한 사냥꾼>은 헌책방 주인인 할아버지와 손자가 만나는 미스테리한 이야기들이 모인 단편집이다. 헌책방이 배경이고 할아버지 탐정에 손주 왓슨까지.. 소재는 일상의 미스테리들. 이쯤되면, 소개만으로도 구미가 당기는데, 역시나 어느 단편 하나 빠지지 않고 재미있다. <나는 지갑이다>는 그녀의 대작 <모방범>을 쓰기전의 단편집이고, 지갑이 주인공이고, 지갑의 시점에서 이야기가 전개되고, 지갑들 이야기가 모여서 하나의 사건을 구성해나간다. 초기작품이고, 꽤나 실험적이고, 어설픈면도 없지 않지만, <모방범>의 전신이 되는 작품이라는 점. 각기 다른 이야기가 하나의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꽉 짜인 플롯(미미여사는 플롯의 천재!) 이라는 점에서 싫지 않은 단편집. 마지막으로 <스텝파더 스텝>은 프로도둑과 쌍둥이 형제의 에피소드가 나오는 단편집. 처음 오쿠다 히데오를 읽었을때의 배꼽빠지는 포스를 전혀 예상치 못하게도 미미여사에게 느낄 수 있었던 책이였다. 미미여사스럽지는 않지만, 책의 재미만은 단연코 빠지지 않는다.

III. SF? 초능력? 마술사?



 

 

 

나랑 가장 안 친한 류의 책들인데,
게임매니아인 미야베 미유키는 소니의 유명한 게임(이라고 해봤자 나는 모르지만) 인 ICO를 소설로 쓸 정도이다.

<레벨7>은 사실, SF도 초능력도 마술도 그 비슷한것도 아니지만, 선전, 마케팅만은 SF적이다. 막상 소재는 구태의연하기 그지없다나 뭐라나.

<드림버스터>는 꿈 속에 나오는 흉악범 이야기. 열여섯 소년이 주인공인, 그야말로 일본애니메이션이나 게임이 눈 앞에 어른거리는 내용이다. <브레이브스토리>는 책으로는 읽을엄두 안나지만, 만화로, 소설로, 애니로 꾸준히 재생산되는걸 보니, 미미여사 금단증상이 일어날때 읽으려고 놔둔 보험같은 책이다. 일단은. <용은 잠들다>는 초능력소년이 나온다. 미미여사의 책들은 다른 장르의 다른 플롯의 다른 시대의 다른 이야기들인데, 같은 느낌이 든다. 미야베 미유키 특유의 느낌. 내용도 가물가물할 때 많은데, <용은 잠들다>는 재미없게 읽었음에도 불구하고, 기억에 남는 장면들이 많다. 일단 '읽지 않아도 되는 리스트 중에서 그래도 읽을만한' 정도라고나 할까. <마술은 속삭인다> 에서는 마술사가 나오고, 최면에 대해 나오는데. 뭐랄까.. 자극적이고 재미있을 것 같은 시작과 책뒤표지에 낚이게 되는 보통의 소설이다. <이코>는 나랑은 다른 감수성을 지닌 동생이 좋아하는 책이다. 게임속에 들어가서 왕녀를 구해나오는 어쩌구 하는 책인데, 엄청시리 두껍고 개인적으로 지루했다.

IV. 시리즈물


미야베 미유키의 또다른 시리즈물이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이 시리즈가 계속 나올는지도 모르겠다. 번역된 것중의 유일한 시리즈물로 '스기무라 시리즈' 인 <누군가>와 <이름없는 독>은 정 가는 소설이다. 아동문학 편집자 출신에 대재벌의 첩의 딸과 결혼해서 대재벌의 기업체 한 구석에서 사보를 만들고 있는 스기무라상이 주인공. 
지극히 평범한 탐정 ( 부인이 대재벌 첩의 딸인데, 그것이 어째 평범하냐고 묻는 사람도 있긴 하다만) 의 이야기들이 괜시리 정이가서 말이지. 
미스테리가 강하다거나, 감동이 강하다거나 하는 것은 아닌데, 문장 하나하나가 스기무라와 스기무라를 둘러싼 인물, 배경들을 어찌나 잘 나타내주는지. 정이 가는 시리즈다.  

V. 사회파 추리소설

 

 

 

 

분명히, 미야베 미유키는 어떤 장르를 쓰건 사회파적인 요소를 담고 있다. 하지만, 그것 자체가 소재인 것은 위의 소설 정도이지 않을까 싶다. 가장 좋아하는 탑3이기도 하다.

<이유>에서는 두꺼운 양과 엄청난 플롯과 부동산에 대한 이야기.
<모방범>에서는 두꺼운 두꺼운 두꺼운 양과 인간에 대한 그 심리에 대한 집요한 관찰.
<화차>에서는 신용카드 문제, 고독하고 출구없는 여자의 절망. 

VI. etc.  

쓰다보니 남게 된 두 권.
<대답은 필요없어>는 역시 단편집인데, 읽을맛이 안나는 단편집. 미미여사의 단편집이라고 믿고 싶지 않아! 라고나 할까.
<스나크 사냥>은 나쁘지 않았다. 짧은 글에 너무 많은걸 넣으려고 했던점을 제외하면 말이다.

 

 

미야베 월드.. 나오는대로 열씸히! 사고, 읽고, 리뷰하고 있으니깐,
이대로 쭈욱- 쭈욱- 인기 있는것도 , 없는것도 계속계속 나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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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ka 2008-05-07 13: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유지니아..던가? 그것도 미미아줌마 책인거로 기억하는디요.
근데 젤 첨에 나온 저 시대물...빨리 읽어야되는데말이죠. 작년말에 사서 집어넣어뒀는데 그 앞으로 책탑을 두개나 쌓았다가 엊그제 방정리하면서 겨우 책 표지를 발견했다는;;;;;;

chika 2008-05-07 13:32   좋아요 0 | URL
ㄴ ㅑ ~ 유지니아는 온다 리쿠 아줌마 책이었어요! 호곡~ OTL

하이드 2008-05-07 14:34   좋아요 0 | URL
유지니아.. 작년 여름에 읽고 별 두갠가 한개 줬잖아요. ㅋㅋ 온다리쿠 아줌마.

Beetles 2008-05-15 22: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외딴집 읽고 있어요...제가 하이드님덕에 미미여사 팬이 됐잖아요...

몽당연필 2008-05-21 14: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외딴집 읽었는데요. 느낌이 무척 색다르더군요. 미미여사의 새로운 면을 볼 수 있었답니다.
 

엊저녁, 회사에서 버리려고 내둔 잡지 묶음을 지나치다가 '행복이 가득한 집' 이라는 잡지의 커버에 실린 눈을 끄는 '서재' 라는 단어. 어찌나 눈에 쏙 들어오는지.. ^^ 잡지를 가지고 사무실로 돌아와 '21세기의 서재, 선비의 풍류에 젖어들다' 라는 기사를 스크랩해왔다.

 꽤나 즐겨보는 잡지인데, 
 읽을거리가 쏠쏠하다.

 내가 스크랩해온 기사가 있는 건 몇월호인지 모르겠네...

이 기사에서 참조한 책들은

외에 알라딘에서 검색되지 않는

[서재, 지식과 교양을 디스플레이하다]와 [나무로 빚은 예술 나무 공예]라는 책이 나와 있다.

 

 

 



서재에 대한 로망이야, 두말하면 잔소리인데,
요즘 보는 드라마 '아츠히메' 에서 주인공 아츠히메가 당대의 여자답지 않게 사서읽는 것을 좋아한다. 화려한 가운데의 정적인 서재장면이 많이 나와 동양의 서재에 대한 관심의 불씨가 지펴졌는데, 이렇게 재활용통에서 구해낸 기사라니~ 흐믓~

우리 집에는 무엇이 있나
서가에는 만 권 서책이 꽂혀 있네
맹물 마시며 경서를 읊조리노니
이 맛을 어디에 견줄까
                       이하곤(1677~1724) <독서유감>中

기사는 선비의 풍류를 참고 삼아 만든 21세기 서재이다.




테이블 위에 깔 아 놓은 왠지 피크닉 분위기 나는 패브릭과 동양적인 티매트도 보기 좋다.
에르메스 테이블웨어라는데, 티팟과 푸드트레이, 찻잔과 접시가 너무 쌩뚱맞게 따로 떨어져 있다.
다만, 동양과 서양이라는 시도는 좋다. 이 서재의 컨셉은 '소통'이란다.

내가 생각하는 서재에 필요한 것은 햇빛 가득 들어오는 창문, 책 가득찬 책장, 세상에서 가장 편안한 의자, 가끔 레오와 말로와 함께 바닥에 딩굴수도 있는 카펫, 커피잔이나 티잔이나 와인잔을 올려둘 수 있는 작은 테이블 정도였는데, 이런 류의 좌식 테이블.. 나뭇결이 살아 있는 .. 도 운치있고, 독특하다. 아빠집에도 비슷한 테이블이 있긴한데, 거실.. 예전에 방콕의 제이의 집에 갔을적에 인도네시아에서 가져온 정말 죽이는 테이블과 의자... 접시를 놓으면 기운다는 단점이 있었지만, 그런 치명적인 단점조차 무시할 정도로 멋졌더랬는데 말이다..


"서책은 내 목숨과도 같다. 책과 두루마리가 소략하지만 또한 고심 속에서 나온 것이다. 대개 거두어 보관함을 늦추어서는 안 된다. 특히 돌아가신 아버님의 필적은 더더욱 공경하고 중히 여겨야 할 것이다. 그 책 끝의 자잘한 기록을 살펴 하나하나 싸고, 다른 이에게 빌려주면 안 된다. 책자와 글씨는 늘 잃어버리기 쉬우니 십분 조심해서 상자에서 꺼내지를 말아야 한다. 한번 나왔다가는 잃어버리게 될 것이다. " - 소치 허유(1809~1892)의 유언 중.

인테리어 서적들에 나온 서재 아이디어에 허거덩하는 경우가 많다. '분명 이 기자는 책이라고는 잃지 않는 기자일꺼야, 쳇' 하게 만드는 기사들 ^^a  여기도 역시나 '옛 선비들이 책을 차곡차곡 눕혀 쌓아두었는데, 이 책수납법이 요새도 유용하고, '장식효과'도 뛰어나며, 책 몇권만 쌓고 그 위에 화병이나 탁상시계 등의 소품을 올려 놓으면 그것만으로도 훌륭한 데커레이션이 된다' 는 망언이;;

무튼, 위와 같은 사방탁자는 우리집에서도 별 생각없이 자리 차지하고 있는 녀석들인데,
뒤의 벽지 색감이 다 드러나니 멋지다! 책수납에 역할을 많이 하지는 못하겠지만, 책 꾸역꾸역 처넣어 놓은 책장을 거실에 내 놓기 민망하니(아는 사람은 다 안다. 위태롭게 책이 막 흘러나오는듯한 나의 거실의 책장을 -_-;;) , 이와 같은 사방탁자를 이용하면, 최소한의 수납과 디스플레이에 좋을 듯하다.



이 서재에서 맘에 드는건 햇볕이다.

"앞으로는 호수의 풍광을 안고, 뒤로는 언덕을 짊어지고, 오른쪽으로는 붉은 벼랑이 솟아 있고, 왼쪽으로는 모래가 띠를 두르고 있다. 벼슬살이의 부귀영화는 귓전을 스치는 새소리가 되었을 뿐이고, 이곳의 아름다운 언덕과 골짜기에서 만끽하는 즐거움은 깊어만 간다. …산골짜기 사이를 이리저리 거닐어도 보고, 그림과 서책은 찾아서 보고 읽는 즐거움으로 만족한다. 아아! 이 또한 자신의 뜻에 맞는 일이니, 세상 바깥의 무엇을 그리워하겠는가!" 서애 유성룡(1542~1607) 의 <서애집>中

여기도 역시 사방탁자.. 뒤의 저 낮은 장롱같은건 책장이겠다. 개인적으로 책이 보이는 책장을 선호하는지라 패스-



무슨 한복디자이너 서재쯤 되는걸까? 
욕심나는 옷감들이 있다. (흰색테이블은 알레시란다.)
사방탁자위의 패브릭 박스들은 비싸서 침만 흘리던 것들인데, 이렇게 보니, 정말 예쁘다!
뒤에 있는사방탁자아랫칸에 가로로 놓인 커다란 책들은 좋아보인다. 책꽂이에 안 들어가는 책들 책장에 자리 많이 차지하며 누워있는데, 사방탁자에 들어가는지 시도해볼일이다.

 




 책이 많다는 이유로 가장 맘에 든 서재

"방 안에는 책꽂이 두 개를 놓고 책 천삼사백 권을 꽂아놓는다.<주역집해> <모시소>와 고서 명화, 의약에 대한 설명서, 그리고 초목과 새의 계보와 거문고 악보 등에 이르기까지 빠진 것 없이 갖춘다. 책상 위에는 <논어>한 권을 펼쳐놓고 곁에는 질 좋은 화리목으로 만든 탁자를 두는데, 위에는 도연명, 두보의 시 등을 올려놓는다. 책상 아래에는 오동으로 만든 향로를 하나 놓아두고 아침저녁으로 옥유향 한 판씩을 피운다." 다산 정약용(1762~1836)의 <은자의 거처>中

사진에 꽂혀있는 책들은 외국 서점의 여행/음식 섹션을 가지고 온듯하다. -_-a

무튼, 앞에 있는 평상이 맘에 든다!! 보료는 0.1초쯤 맘에 들었으나, 보관이나 관리가 힘들것 같아 급포기. 적당히 푹신하게 깔아 놓고 이쁜 패브릭으로 마무리한다면, 그야말로 옆으로 기대 누워 혀에 침발라 책 넘기는 선비(?)의 풍류를 즐길 수 있을듯..

군데군데 삑사리가 없는 건 아니지만, 까칠한 책에 집착하는 나 같은 독자를 만족시키는건 아마도 미션임파서블..이겠지만,  이런 기사들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 보기만 해도 흐뭇하다-

뒤에 서양의 서가에 대해서도 두피정도 더 있는데, 샤넬의 수장 칼 라거펠트가 독서광인데, ( 다이어트광인줄만 알았지.-_-a)  소장하는 책이 23만권이래나 뭐래나. 가 특히 기억에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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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anca 2008-05-01 16: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잼있게 읽었어요^^ 저도 '나만의 서재'가 영원한 로망인데...지금은 계속 쌓이는 책들을 기증하고 팔고 다 없애고 있다는...좁은 공간 때문에요-..- 넘 슬퍼요.

하이드 2008-05-01 21: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열심히 쓴 글에 댓글 달리면 기뻐요- ^^ BLACA98님~ 저도 한 번 안 읽을 책들은 다 배출(?)하고 있는데, 책읽는 속도가 책사는 속도를 따라가지 못해서 계속 포화에요;;

조선인 2008-05-02 08: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비주얼은 근사한 서재들인데, 수납은 정말 꽝인데요. 그래서 패스~

하이드 2008-05-02 09: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약용 서재는 괜찮지 않나요? ^^ 사방탁자(이번에 처음 안 단어)는 서재 외의 공간에 좋아보여요~
 
2008년 4월 내맘대로 좋은책 - 책의날 특집 이벤트

1. 간단한 자기 소개 부탁드립니다. 깔끔하게 한 줄이면 더 좋고, 길게는 두 줄 정도까지요.
- 커피와 와인에 미쳐살고, 동거견과 동거묘가 사는낙이며, 만성활자중독증 환자.


2. 일 년에 몇 권 정도 책을 읽으세요?
- 200권 정도?


3. 지금까지 읽은 책 중에서 (어떤 의미에서건) 가장 충격적이었던 책은?
-고민.. 아고타 크리스토프의 <존재의 세가지 거짓말>을 읽을때, 어느 순간, 정말로 따귀를 찰싹 맞는 기분이었다. 마르께스의 <백년동안의 고독>의 마지막 열장 정도를 읽을때, 내 몸의 모든 물이 분비되는 기분이였다. 왜 사람 죽으면 일곱구멍에서 온갖액이 나온다고 하는데, 나중에 그 비슷한 느낌이 아니였을까 하는 망상을 했더랬다.


 

 

 

4. 읽는 도중 3번 이상 웃었다, 라는 책이 있습니까?
많다. 많지. 빌 브라이슨의 <나를 부르는 숲>이 제일 먼저 떠오른다. 빌 브라이슨의 책 대부분은 대굴거리며 읽는 편이다. 시마다 소지의 책도 웃기다. 유치한데, 웃겨. 최근에 읽은 <용와정 살인사건>도 손에서 못 떼고 길에서 읽으면서도 키득키득캬캬캬 거리면서 읽어냈다는.. 시마다 소지나 빌 브라이슨 모르는 사람이 들으면, 코믹작가인가 싶겠다. 시마다 소지는 추리작가이고, 빌 브라이슨은 여행작가. ^^

 

 

 



5. 자신과 닮았다고 생각하는, 또는 닮고 싶은 책 속 인물은 누구인가요?
- 전혀 안 어울리지만, 제인 오스틴의 소설들을 읽을때 여주인공에 나를 대입하는 묘한 버릇이 들어있다.
- 닮고 싶은 책 속의 인물.. 이라기보다,그 인물을 꼭꼭 알고 싶은, 옆에서 버선발이라도 붙들고 있어도 아주- 만족스러울 것 같은 유메마쿠라 바쿠의 <음양사> 세이메이.... 으......
- 닮았다고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왠지 어색하지만;; 하드보일드 소설들에 나오는 탐정들? 우울, 멜랑꼴리, 자기학대, 뭐 이런것들이 닮았다.고 생각한다.

 

 

 



6. 이 작가의 책만큼은 챙겨 읽는다, 누구일까요?

 

 

 

 


- 디게 많은데 ^^ 챙겨 모으는 작가가 있고, 챙겨 읽기만 하는 작가가 있다.
* 챙겨 모으는 작가
1) 너세니얼 웨스트 - 네편의 중편소설만 쓰고 죽었다. 읽을때마다 매번 새로운 당황스러움.
2) 카슨 매컬러스 - 꾸준히 번역되어 나오지만, 일단, <슬픈 카페의 노래>와 <마음은 외로운 사냥꾼>을 빼고는 원서로만 다 가지고 있다.
3) 레이몬드 챈들러 - 번역본은 북하우스판으로 가지고 있고, 그 외에 세- 네버전정도를 가지고 있으며, 챈들러가 40페이지까지만 쓰다가 죽었던 <푸들 스프링스>나 레인 어쩌구도 있다.
4) 코엘울리치/윌리엄 아이리쉬 - 구할수 있는한 구하고 있다. <환상의 여인>은 여러버전으로 있고, 블랙시리즈를 틈나는대로 모으고 있음( 물론.. 틈은 잘 안 난다.)
5) 가브리엘  마르께스
일단 생각나는건 이 정도?
* 어쨌든 챙겨 읽고 선별적으로 모으고, 나머지는 버리는 작가
- 미야베 미유키, 시마다 소지.. 역시 지금 생각나는건 이 정도..



 

 

7. 남에게 선물로 줬던 책 중 기억에 남는 것이 있나요?
- 책선물 잘 안 한다.


8. 소장하고 있는 책 중 가장 고가의 책이 있다면 어떤 것일까요?
- 한때 패션포토그래퍼 책들을 사모으던 시절.. 십만원도 우스웠다. ㅡㅜ 한국에서 산 책 중 가장 비싼 책은 아마도 열화당에서 나온 배병우 사진집 (한정판이고, 교보에서 12만원)


9. '책은 나의 oo(이)다'. oo는?
- '책은 나의 생활이다'


10. 이번 달에 읽은 책 중 '내맘대로 좋은 책'은 어떤 것일까요?
빌 벨린저의 <이와 손톱>도 나쁘지 않았지만, 왠지 낚인듯한 마케팅 기법.. <음양사>는 언제나 좋고!  미야베 월드 2막인 <호조 후카가와의 기이한 이야기>도 여운이 많이 남는 작품들이였다. (게다가 에도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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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phistopheles 2008-04-29 15: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장.님.여.기.보.래.요.

turnleft 2008-04-30 03: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빌 브라이슨은 여행작가라기보단 그냥 에세이스트 정도로..;;

하이드 2008-04-30 10:22   좋아요 0 | URL
빌 브라이슨은 여행작가죠! 그의 책 대부분이 여행에 관한 책들인걸요. 서점의 '여행' 코너에 있는건 물론이구요. ^^ 우리나라에는 두권밖에 안 들어왔고, 그 중에 하나가 여행책이 아니긴 하지만요.

turnleft 2008-05-01 02:06   좋아요 0 | URL
아 그게.. 책 수로 보면 여행(이라기 보다는 어디 가서 쓴)책들이 많은건 사실이지만, 최근 나온 [The Life and Times of the Thunderbolt Kid]나 [A Short History of Nearly Everything] 같은 책을 보면 그를 여행작가로 규정짓는건 좀 억울하겠다 싶어서.. -0-;

하이드 2008-05-01 11:18   좋아요 0 | URL
오늘 새책 나온 것 보는데, neither here nor there... 가 번역되었더라구요. 급반갑! 사람따라 다르겠지요. 그가 여러분야의 책에도 손대고 있는건 맞습니다만, 그의 유년기,과학에 대한 책, 셰익스피어책까지도... 그의 전문분야는 아무래도 여행이지요.

Kitty 2008-05-01 05: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빌 브라이슨 책은 저도 대부분 가지고 있어요! ㅋㅋㅋ
너무 웃기다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로버트 사부다의 책은 언제나 기대된다.
로버트 사부다와 <나니아 연대기>의 만남.

그는 그의 책은 읽는 것이 아니라, 경험을 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나니아 연대기>가 다른 판타지들과 다른 것은 작가의 세계관덕이 크다.
<나니아 연대기>의 동화와 사부다의 상상력이 합쳐져서,
한장 한장 넘길때마다 독자의 숨을 앗아간다.

사부다의 책은 한장한장 버릴것이 없긴 하지만, 몇장면 클라이막스스러운 장면들이 있다.
오즈의 마법사의 기구장면이라던가 앨리스의 카드가 마구 날아다니는 장면, 앨리스가 커져서 작은 집에 같힌 장면들 말이다.

<나니아 연대기>에서는 어디 보자... 위의 사진 ④ 에 말타고 달리는 왕자님 장면을 자세히 보면, 굉장히 디테일하다.  손에 꼭 쥐고 있는 고삐의 줄까지도! 그리고 ⑥! 이 장면이 아마 클라이막스이지 않을까? 오즈의 마법사의 열기구 장면을 떠올리게 하는데, 배경그림이 섬세하고, 메인 역시 더 박력있어 보인다. ⑦은 그 동안 못 봤던 새로운 시도다. 이야기가 좌악- 펼쳐지는 압도적인 느낌-

마지막 장면은 사부다가 작업하는 모습-
젊고 훤칠하다. 흠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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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ka 2008-04-27 23: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니까요...덥석 사기엔 좀 비싸요 ㅠ.ㅠ

코코죠 2008-04-27 23: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읽지도 못하는 영문판을 아마존 예약 주문 대행까지 하셔서 덥석 사버린 1인)


손으로 뭔가를 잘 하는 남자는 정말 섹시하지 아니한가 말이죠. 사부다가 곤충이나 공룡, 멸종된 고대 동물들을 만들어낸 팝업도 너무나 근사해요. 이처럼 색을 잘 다루는 사람이 오로지 흰 색으로만 만들어낸 아메리카 찬양 팝업(?)이랑 크리스마스 팝업, 또 아프리카 축제 팝업도 훌륭하죠! 아 글쎄, 쿠키로 숫자를 세는 팝업북에서 바스락 쿠키는 '파삭' 소리까지 난다니깐요! 아시잖아요? 언제 한번 놀러오시겠어요? 제 방 책장의 마지막 칸은 일부러 크게 맞춰서, 그 다섯 칸이 다, 팝업북인데 말이죠!

아, 그런데 이 나니아 팝업은, 지극히 개인적으로는 나의 아슬란님의 포스가 너무 앙증맞아진 것이 아닌가(다소 맹해보이기까지 한다눈!) 하는 불만이 있지만, 여전히 황홀하다눈 것이죠!

아, 그리고 하이드님, 저 이제 삼단 케이크 비슷한 걸 만들 수 있게 됐어요! 뭐 아직은 아무도 제가 말해주기 전까진 그게 케이크인줄 모르죠. 그냥 허름한 빌라의 계단인 줄만 알죠;; 하지만 뭐 좀 더 기다려 주세요. 약속은 지킨다니까요!


chika 2008-04-28 09:27   좋아요 0 | URL
(덥썩) 오즈마님, 친한척해도 되는거죠?
- 사인북 기다리는 1인. ^^

코코죠 2008-04-29 22: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아직 제가 만든 궁전이 아무도 궁전인줄 모르지만 기다려주시겠어요? 치카치카 치카님,전 우리가 친한 사이인 줄 알았는데, 오, 전 혼자 김칫국을 마시고 있었던가요! (석양을 향해 슬피 울며 뛰어간다)
 



 “나는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다. 나는 아무것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나는 자유다.”

조르바를 읽고 불쑥 크레타행을 결정한 몇년전 여름
책은 책일뿐이지만, 때론 그 이상이다.

스물아홉에서 서른으로 넘어가는 그 시점, 나는 조르바를 만났고,
크레타에 가서 카잔차키스의 무덤 앞 올리브 나무 아래 벤치에서 '그리스인 조르바'를 다시 꺼내 읽었다.

소심한 처녀자리 A형이지만,
내 안에도, 아니 누구라도, 그 안에 조르바인자를 가지고 있다면...

카잔차키스의 자서전 <니코스 카잔차키스 영혼의 일기>를 읽고 나서,
그가 뭐라고 하던, 그 역시 또 하나의 조르바다! 라고 생각했다.

그것은 아마도 그리스기질인가보다. 
아마도 크레타라는 섬기질인가보다.
전쟁중의 투쟁하는 본능인가보다. 

다시, 책은 책일뿐이지만,
인생의 두번째 질풍노도에 만난 카잔차키스의 조르바는 내게 특별하게 각인되었다.
그래서인지, 드디어! 나온 카잔차키스의 전집을 보니 왠지 그 시절이 떠올라 감개무량...

벌써 삼년.. 이 지났다.

그 사이 작은 사고 하나 쳤지만, 
나는 아직 사고에, 모험에, 도전에, 변화에 굶주렸다. ^^
왠지 불끈. 다시 한 번 주먹을 쥐게 만드는 새책소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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